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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미리가 본 선운사 단풍 구경, 아직 멀었네! ‘그리운 님’ 찾아 떠난 여행 그리움만 남고… 전북 고창 선운사입니다. 대웅보전의 설법 수수한 멋스러움이 좋습니다. 이 신발은 뉘 것일까? 스님이 설법중입니다. 저에게도 ‘그리운 님’이 있답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 가슴 훵할 때면 어느 때나 찾아 볼 수 있는 ‘그리운 님’은 큰 힘이랍니다. 옆 지기 내 님과 함께 ‘그리운 님’을 찾아 나섰습니다. 내 님과 함께 ‘그리운 님’을 만나 보니 더욱 즐겁더군요. 하지만 ‘그리운 님’은 내 님에게 미안했던지 그리움만 남겼습니다. 가을의 길목입니다. 가을하면 단풍이지요. 그동안 오는 단풍 마중하고 즐기면 그만이었습니다. 지난 2일, 올 가을의 길목에서 단풍이 어디까지 왔을까? 하고 미리 찾아 나섰습니다. ‘그리운 님’은 당당 멀었더군요. 성급한 단풍 맞이었던.. 더보기
사춘기에 접어든 딸을 보는 아버지의 심정 “화를 참고 있었다니깐.” 이게 아빠의 본성? 사춘기 맞은 딸, “그냥 답답해서 돌아다녀요.” “저 사춘기인가 봐요!” 헉, 초등학교 6학년 딸아이에게 닥친 정신과 육체의 성숙기라니 반기고 싶었다. 그렇지만 벌써란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마냥 어린 딸이기 만을 바랐나 보다. 최근 딸아이 행동은 예전과 많이 달랐다. 집에 늦게 들어오기가 다반사. 밤 9시가 넘어도 집에 들어오질 않았다. 걱정됐다. “아들, 누나 좀 찾아봐라. 보이면 꼭 데려 오고.” “걱정 마요. 제가 누구에요.” 아들이 나가자 기다렸다는 듯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딸이 가출을 한 이후에 또 늦는다고요?” 이심전심이었을까, 사춘기 딸을 둔 부모의 애타는 상담 전화였다. 아내는 “우리 딸도 요즘 방황해요. 저도 이런 딸이 있는데 상담은 .. 더보기
학교 가자, 집에 오는 아이 친구를 보니 “아빠, 친구가 문 밖에서 기다린단 말에요.” 초등학교 6학년 딸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다 “아빠, 밥 그만 먹고 학교 갈게요.” “아침을 든든히 먹어야 공부가 잘돼. 다 먹고 가라.” 밥 먹다 말고 학교 간다는 딸아이를 돌려세웠습니다. 그렇잖아도 키가 작아 걱정인데, 아침을 대충 먹고 간다니 말이 될 법한 소립니까. “아빠, 친구가 문 밖에서 기다린단 말에요.” “뭐, 밖에 친구가 기다린다고?” “예. 조용히 기다리고 있어요.” “그럼, 그만 먹고 학교 가라.” 인기척도 없었는데 며칠 간 기다렸나 봅니다. 요즘 세상에도 문밖에서 친구 기다리는 아이가 있다니 놀라웠습니다. 아이들이 가는 뒷모습을 보았습니다. 재잘거리며 신나게 가더군요. 저희 학교 다닐 때가 떠오르더군요. 그때에는 담 너머로 “○○야, 빨리 .. 더보기
집에서 말문 닫은 아이, 어떡해야 할까? 10여년 말 안하던 딸 기다리던 아빠의 간절함 아이의 대화 회피, 아빠에게 쌓인 불만 표출? 연말이라 이래저리 불려 다닙니다. 어제 저녁, 지인과 조촐한 송년 파티(?)를 즐겼습니다. 분위기가 익자 한 지인, “상담할 게 있다”며 심각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더군요. “이번에 수능시험 본 딸이 시험 후 이야기를 안 해요. 아빠가 말을 걸면 입 딱 닫고 모른 척해요. 그렇다고 때릴 수도 없고, 이거 어떡해야 하죠?” “내 아이도 그러는데 상담은 무슨 상담.” “형님은 선생님이잖아요. 그러지 말고 상담 좀 해줘요. 나 심각해요.” “나도 작은 아들과 말 안한지 오래 됐어. 군대 간 큰 놈은 미주알고주알 말하는데 작은 놈은 집에 오면 통 말을 안 해. 그거 방법이 없더라고. 기다리는 수밖에…” 10여 년 말 안하.. 더보기
선암사 단풍과 해우소, ‘비움의 미학’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세상에 돌아오는 순간 또 ‘도로아미타불’ 산야를 물들이던 단풍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습니다. 겨울을 맞이할 준비인 게죠. 자연스레 발밑에는 낙엽이 쌓입니다. 선암사도 예외는 아닙니다. 선암사 단풍은 흔히 말하는 진한 핏빛 단풍보다 연한 파스텔 톤 단풍에 가깝습니다. 이는 소박한 서민적 절집 풍광을 닮은 듯합니다. 이런 선암사에서 꼭 봐야 할 게 있습니다. 먼저 정호승 님의 시를 감상하겠습니다. 선 암 사 정호승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解憂所)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더보기
“어떻게 공부시켰어요?”, “별거 없어!” “어떻게 공부시켰어요?”, “별거 없어!” 세상을 만든 발명가 아버지, 그 대가를 치르다! [아버지의 자화상 24] 시험 표정이 딱딱한 부자연스런 사람도 자녀 이야기를 건네면 몰라보게 살아납니다. 부모에게 자식은 이런 존재, ‘희망’인 셈이지요. 주변에 소위 내놓을 만한 대학(이하 '내논대')이라는 곳에 진학한 자녀를 둔 아버지들이 있습니다. 간혹 그분들에게 묻죠. “대체 어떻게 공부시켰어요?” 그러면 굳었던 표정이 밝아집니다. 덤으로 자세가 확 바뀌죠. 다리를 꼬고, 담배를 꼬나물며 한다는 말, “별거 없어!” 이럴 땐, 정말 힘 빠지죠. 괜히 물었나? 허나,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들어두는 게 좋지 않겠어요? 살살 구슬리는 수밖에…. 공부할 놈은 타고 나나 봐, 그래도 노력이 필요하지 “그러지 말고, 잘.. 더보기
“다시 자식 키우면 잘 키우겠는데….” “다시 자식 키우면 잘 키우겠는데….” [아버지의 자화상 4] 행복 “장담 못할 세 가지는 자식 키우는 부모, 배(船) 사업가, 소(牛) 키우는 농장주다. 왜냐하면 자식은 어찌 될지 몰라 말 못하고, 배 사업가는 파도에 언제 뒤집어 질지, 어디로 떠밀려 갈 줄 모른다. 농장주는 풀어놓은 소가 언제 뉘 집 작물을 먹어 치울지 모르기 때문이다.” 양기원 씨의 말입니다. 배와 소에 대한 건 그렇다 치더라도 자식에 대한 소회는 대체로 공감하고 끄덕일 것입니다. 다른 사람도 “자식에 대해 장담하면 뒤에 후회가 따른다.”며 “자식 자랑을 삼가라!”고 충고하기도 하대요. 근데 정말 그런 것 같더군요. 부모라면 누구나 “내 아이는 특별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또 그 특별함을 자랑하고 싶을 것입니다... 더보기
노력의 대가는 주어진다. 정말? 노력의 대가는 주어진다. 정말? [범선타고 일본여행 2] 기다림 & 김창준 어제 저녁부터 줄곧 내리는 비가 그치길 기다립니다. 비 그치면 화창한 날이 올 것입니다. 인간사도 기다림의 연속이겠지요. 자연과는 달리 인생에선 궂은 후 희망찬 내일이 바로 오지 않습니다. 삶의 화창함은 노력의 대가로 얻어지는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여수를 출발한 범선 ‘코리아나 호’는 하멜 항로를 따라 꼬박 24시간의 항해 끝에 4월 23일 나가사키 인근 후꾸다에 도착하였습니다. 나가사키항으로 직접 들어가지 않고, 이곳으로 온 것은 범선 축제 퍼레이드에 나서기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시간의 기다림 앞에 서 있습니다. 범선에서 입국수속을 받습니다. 12일 만에 도착한 하멜 일행보다 무려 11일이나 빠릅니다. 하멜 일행..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