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남자는 나이 먹어도 아이'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3.09 술 취해 밤늦게 사람 데려오는 남자의 변명

“기다리는 사람도 없으니 우리 집에 같이 가요.”
“자신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 사는 정 아니겠어!”

“밤늦게 사람 데려 오면 어떡해!”

신혼 초, 이런 소리를 들었었다. 아내는 횟수가 거듭되자 앙칼진 볼멘소리 내길 포기했다. 대신 부드러워졌었다.

“여보, 술 취해 밤늦게 사람 데려 오려면 미리 전화 좀 해요.”

그러자 내 태도도 달라졌다. 횟수도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전화까지 미리 넣었다. 아내는 이를 무척이나 반겼었다. 그 후 사람 데려 오는 횟수도 뜸해졌다.

아무래도 밤늦게 손님 데려오는 시기가 있나보다. 그러다 최근 소설가인 지인과 어울리다 집에 데려 온 적이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누가 기다리는 사람도 없으니 우리 집에 같이 가요.”

“형님, 우리 집에 갑시다.”
“아냐. 집에 가야지.”

“형님은 누가 기다리는 사람도 없으니 우리 집에 같이 가요. 집에 아내도 없거든요.”
“그래? 그럼 가지 뭐.”

지인을 꼬드겨 자정이 넘어 집에 당도하니 아내는 무방비 상태였다. 잠옷인 채로 소파에서 남편을 기다리다 잠에 빠져 있었다.

“어이, 빨리 일어나 방에 들어가 자.”

아내가 들어간 후 주섬주섬 술과 안주를 챙겼다. 말을 아끼며 쭈뼛쭈뼛하던 지인, “각시 없다고 했잖아.”라고 속삭였다. 짧게 술자리를 마치고 방으로 들어갔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지인이 보이질 않았다. 잠을 잔 흔적조차 없었다.

“자신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 사는 정 아니겠어!”

지난 주 금요일, 대학교수인 지인과 부어라 마셔라 술을 퍼마셨다. 그러면서 그도 집에 사람 데려가는지를 물었다.

“신혼 초, 일본에서 유학 중이었는데 뻔질나게 사람 데리고 갔지. 지금 생각하면 아내에게 미안해 죽겠어. 인과응보인가 봐. 아내가 천식이라 지금 열심히 병 수발 하잖아.”

헉, 사람 집에 들이는 게 인과응보라는 건 생각조차 못했다. 사람 데려가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진 것 같아. 자신을 보여주고 싶고, 나누고 싶은 사람 사는 정 아니겠어. 나는 유학 중이라 일본 사람들과 친해지는데 이게 최고였지.”

사람 사는 게 어디나 다를까. 이날 3차까지 거친 터라 거나하게 취했었다. 잠결에 눈을 뜨니 지인 집이었다. 후다닥 새벽바람을 맞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건 먼저 번 지인이 내 집에서 흔적 없이 사라진 이유이기도 했다. 아침에 지인 아내와 마주치는 껄끄러움과 미안한 마음을 피하고 싶은 거였다.

‘남자는 나이 먹어도 아이’라더니 그런 걸까? 지인 말처럼 늙어 인과응보 당하지 않으려면 철 좀 들어야겠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BLOG main image
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by 임현철

공지사항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587)
알콩달콩 섬 이야기 (141)
아름다운 여수 즐기기 (112)
알콩달콩 여행 이야기 (162)
알콩달콩 세상 이야기 (422)
알콩달콩 가족 이야기 (476)
알콩달콩 문화 이야기 (205)
장편소설 연재 (68)

달력

«   2019/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922,622
  • 73 57

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임현철 '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NM Media
Copyright by 임현철. All rights reserved.

Textcube TNM Media
임현철's Blog is powered by Tistory.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