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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하실래요? 저도 남는 게 있어야죠.”
한 여름 휴가가 준 뜻하지 않은 딸의 횡재

“아빠, 이 부채 하실래요?”

전라남도학생문화회관에서 진행하는 문화체험 행사에 참여한 딸아이가 직접 만들어 가져온 부채를 내밀며 건넨 말이었습니다.

전체적인 디자인이 예쁘더군요. 또 말린꽃과 잎을 압화 형식으로 눌러 만든 세세한 배치도 멋스러웠습니다. 게다가 손잡이 부분이 부드럽게 잡혀 끌리더군요. 세상에서 하나 뿐인 딸아이가 만든 부채 욕심나더군요.

“그래. 아빠 가질 게. 고마워 딸~. 아빠가 인심 썼다. 수고비로 천원.”

딸이 만든 부채는 이렇게 제 소유가 되었습니다. 제께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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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만든 세상에서 한뿐인 부채 뒷면.

“부채 아빠 줬잖아. 그걸 또 엄마한테 준단 말이야?”

뒤늦게 부채를 본 아내 한 마디 하더군요.

“와~, 예쁘다. 이걸 진짜 네가 만들었어?”

호들갑이더군요. 저는 못 들은 척 했습니다. 딸아이 반응이 재밌었습니다.

“그리 좋아 엄마? 그럼 엄마 해.”

헐. 아빠 줄땐 언제고, 또 엄마랑 흥정을 하다니…. 참을 수 있나요.

“야, 이 부채 아빠 줬잖아. 그걸 네 마음대로 또 엄마한테 준단 말이야.”
“아, 그랬지~.”

딸아이는 넉살 좋게 웃음으로 넘겼습니다. 에이, 나 원 참 치사해서~. 아이는 엄마에게마저 천원을 챙겼습니다. 그런데 또 어쩐 줄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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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탐진강의 물축제 현장.

“저도 남는 게 있어야죠.” 시원한 물속으로 풍덩

주말, 장흥 물 축제 현장에서 처제 식구와 만났습니다. 그곳에서 부채를 본 처제가 욕심을 내더군요.

“부채 예쁘다. 이거 나 주라~ 잉!”

딸아이가 또 나서더군요. 무슨 말을 할지 예상하기가 쉬웠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영락없더군요.

“이모, 이거 제가 만들었어요. 예뻐요? 그럼 이모 가져요.”
“야, 너….”

그러는 사이, 딸아이는 이모에게 천원을 챙겨 “저도 남는 게 있어야죠.”하더니, 득달같이 탐진강의 시원한 물속으로 풍덩. 뭐라 할 수도 없고…. 그런데 집으로 돌아와 보니 부채가 있더군요. 헐~^^

“이 부채 누가 가져온 거야?”
“전 모르는 일이에요.”

 
딸아이의 시치미일까? 묻지 않았습니다. 부채는 한 여름 휴가가 딸에게 가져다 준 뜻하지 않은 횡재(?)였습니다. 간혹 이런 일도 있어야 재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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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만든 부채 앞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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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만 빼면 유치는 끝. 이제 어른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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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지막 유치를 뺀 흔적.


“아빠, 치과 가요. 오늘은 이가 아려 꼭 가야 해요.”

지난 월요일(19일)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전화통화에서 못을 박았습니다. 꼼짝없이 치과에 가야했습니다. 한 달여를 미룬 뒤끝이었습니다. 치과에 가던 중 넌센스 퀴즈를 내더군요.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멋있는 개는?”
“뭘까~?”
“이건 옛날 문젠데 몰라요? 그 개는~ 무지개!”

치과에 들어가면서 “아빠, 저는 치과가 무섭지 않아요. 동생은 주사하고, 입안에서 들들들~ 하는 소리를 무서워해 묶어서 치료했잖아요.” 하더군요. 사실 이때 좀 섬뜩하지요. 묶는 옷을 입고 치료했던 둘째는 그 후로 치과에 가길 많이 꺼려하더군요.

“두 개만 빼면 유치는 끝. 이제 어른이네!”

“이를 두 개 빼야겠어요. 하나는 이가 밑에서 올라오고, 하나는 흔들려요.”
“하나 빼러 왔는데 두 개나 빼요?”

“두 개만 빼면 이제 유치는 끝이네요. 축하해. 이제 어른이네.”
“그럼, 빼세요.”

사진을 들고 설명하는 치위생사의 “이제 어른이네”란 말에 아이가 기분 좋았나 봅니다. 어른 되면 좋을 게 뭐라고 반기는지, 원. 예약 없이 갔을 때 근 1시간을 기다렸는데 이날따라 한산해 금방 이를 빼고 나왔습니다.

“아빠, 주사를 위에 한 방 아래에 한 방, 두 방이나 놨는데 하나도 안 아파요. 원장 선생님이 하나도 안 아프게 주사를 놔요. 그런데 동생은 뭐가 아프다고 치과만 오면 엄살인지 몰라.”

이 두 개를 뺀 아이의 넉살이 싫진 않더군요. 하기야 큰 아이는 주사 맞는데 애를 먹은 기억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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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 모습. 헉, 뺌빵에 썩었네!


오복 중 하나라는 ‘이’ 소중함을 알았을까?

아이의 마지막 유치를 받았습니다. 살펴보니 하나는 땜빵 했는데 썩었더군요. 달려라 꼴찌님에게 배운 가락이 있어, 아이에게 이 닦기 요령에 대해 조언했습니다.

“이 닦을 때 45도 각도가 제일 좋대.”
“알아요. 그렇게 닦는데도 이가 썩네? 어, 이빨 사이에 음식물이 끼었네. 잇몸 속으로 들어가 닦아도 안 닦이더니 이렇게 보이네. 이게 들어가 이가 아렸구나.”

“유아치도 다 빼고 이제 어른 됐다니까 이제 스스로 잘 관리해?”
“예. 아빠 마취를 했더니 입이 얼얼해요. 내 입술이 아닌 것 같아요!”

저녁을 먹으면서 아이는 군소리를 해댔습니다. “하나도 아니고 두 개나 뺐더니 밥이 잘 안 씹히네. 있던 이가 빠지니까 불편하긴 하네요. 할머니ㆍ할아버지들은 얼마나 힘드실까?”

자기 몸 일부분이 빠졌는데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면 이상한 일이겠지요. 오복 중 하나라는 ‘이’. 아이도 그 소중함을 알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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