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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15

 

 

“이놈들, 이게 뭣 하는 짓들이야!”…“퉤!”

비상도가 솟구쳤다. 놀랄만한 점프였다.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권선징악을 주제로 하고 있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역사 안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그 광경을 보고 있었지만 누구하나 관심을 두는 사람이 없었다. 사람의 감성이 아무리 메마르고 남의 일에 무관심한 세상이라지만 이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는 곧장 일어나 그들의 뒤를 따랐다. 소년이 끌려 간 곳은 오래된 여관이 즐비한 후미진 골목이었다. 비상도가 그곳에 갔을 때 불량배들이 아이의 주머니를 뒤지고 있었다.

 

 

  “이놈들, 이게 뭣 하는 짓들이야!”

 

 

 그들은 낯선 사람의 등장에 처음에는 다소 당황 하는듯한 표정을 보이다가 이내 서로 눈을 맞추었다.

 

 

  “퉤!”

 

 

 침을 뱉는 것도 모자라 한 술 더 떴다.

 

 

  “에이씨, 못 본 척 하고 그냥 가세요.”

 

 

 어이가 없었다. 세상이 이 꼴로 되어가는 것이 어디 이뿐일까 마는 그는 이런 일을 만날 때마다 마치 남의 일 보듯 하는 이 땅의 어른들이 미웠다.

 

 

  “이놈들, 어른에게 하는 말버릇을 고쳐야겠어. 그 아이에게서 당장 손을 떼지 못해!”

 

 

 이제 막 뒷골목 양아치물이 들어가는 아이들이었고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들이었다.

 

 

  “험한 꼴 보기 전에 아저씨나 물러가세요.”

 

 

 그놈들은 제법 겁을 준답시고 호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손바닥에 칼날을 갈아댔다.

 

 

  “이놈들, 내가 셋을 셀 때까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지 않으면 모두들 일어나지 못하도록 다리뼈를 부러뜨릴 테니까 알아서들 해.”

 

 

 셋을 헤아린 비상도가 솟구쳤다. 놀랄만한 점프였다. 눈 깜짝할 사이에 세 아이가 다리를 부여잡고 그 자리에 고꾸라졌다.

 

 

  “앞으로 어른들이 말을 할 땐 무릎을 꿇고 들으라는 의미야. 한 달쯤 지나면 일어설 수 있을 것이야.”

 

 

 그는 가출아이를 데리고 기차에 올랐다.
 용화는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홀로 된 엄마가 재혼을 했지만 얼마 전 엄마마저 저 세상 사람이 되자 아이는 구박을 견디다 못해 집을 나와 떠돌았고 마침내 비상도를 만나게 되었던 것이다.

 

 

 그때 아이의 나이 일곱 살이었고 다시 5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니 다음 해에는 용화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나이가 되었다. 세월이 무던히도 빨리 지나간 셈이었다.

 

 

  “방은 차지 않느냐?”
  “네, 장작을 많이 지펴서 따뜻해요.”

 

 

 자신도 저 나이에 이곳에서 밤잠을 설치며 어딘가에 살아계실 부모님을 그리워하며 베갯머리를 적신 날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마음이 상하면 육신이 곪느니라.”
  “네.”

 

 

 초겨울 바람에 풍경소리가 밤잠을 쫒았다. 남재 형의 여윈 육신이 문 밖에서 떨고 있는 것 같아 몇 번이고 문을 열고 닫았다.

 

 

 다음날도 비상도는 해가 지기 전에 산을 내려갔다. 그가 산길을 중간쯤 내려왔을 때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한 여인이 산을 올라오고 있었다. (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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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숫자가 21C에도 문화생활?

‘문화’에 대한 상념들…
섬 문화 보전방안 늦기 전에 찾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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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부 민속촌박물관.

21C는 ‘문화의 세기’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래선지 공연, 전시회, 전통 축제, 스포츠, 건축물, 생활 모습까지 각종 볼거리와 체험 등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는 관심 밖이었던 아프리카와 아마존 소수 민족의 생활상까지 소개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에서는 보전 가치가 있는 문화와 자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여 전 인류가 공동으로 보존하고, 후손에게 전수해야 할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겠지요.

몇 년 전부터 남도의 섬들을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섬 문화 보존’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현재 진행 중인 여수와 고흥 사이의 육지와 섬, 섬과 섬을 잇는 11개의 연육ㆍ연도교 건설 계획이 완료될 경우, 행여 섬 문화가 빠른 속도로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 때문입니다.

하여, 섬 문화 파괴가 자행되기 전에 사진자료 등을 확보해야겠다는 욕심에서 섬사람들의 일상과 애환, 보전해야 할 문화재와 건축물, 특산품, 문제점 등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 작업에는 자연스레 검색 작업을 동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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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와 고흥을 연결하는 11개의 다리의 조감도 중 일부.

21C에 TV 숫자가 문화생활?

검색 과정에서 섬의 특색과 역사, 유래까지 훑게 되지요. 여수시 화정면 홈페이지에 들렸더니 그곳에 딸린 섬의 역사, 유래, 동네소식 등을 알리고 있습니다. 소개란에서는 위치, 인구 등의 기본현황과 문화생활, 학교 등도 설명하고 있더군요.

그중 특히 문화생활 소개에 관심이 가더군요. 문화생활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궁금해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그곳에는 동력선, 자동차, TV, 냉장고, 전화, 세탁기, 신문, 피아노 등의 개수만을 적고 있었습니다.

갖고 있던 문화에 대한 기대치와는 동떨어진 모습이었습니다. 70년대, 학교에서 실시했던 가정 환경조사란에서 보았던 생활척도를 버젓이 문화로 올리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것은 일제가 남긴 잔재 중 하나입니다.

의문이 들더군요. 21C에도 이것을 문화생활이라 할 수 있을까? 가전제품 등의 숫자를 적고 ‘문화생활’ 타이틀을 붙일 수 있을까? 행여 이것이 만연되어 있다면 큰일이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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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숫자 등을 문화생활로 볼 수 있을까?

문화생활 척도에 대한 생각의 변화는 가진 자의 여유?

하여, 다른 홈페이지들을 기웃거렸습니다. 다행스레 관광지 소개, 교통정보, 지명유래, 음식, 유래와 연혁, 지역 특성 및 인구 면적 등을 보여 줄 뿐 TV 숫자로 재는(?) 문화생활 척도는 어디에도 없더군요. 안도의 한숨이 나오더군요.

그리고 여수시의 홈페이지로 다시 돌아와 지역의 다른 섬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그곳에도 관광지 소개, 지명 유래 등만을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별나게 여수시 화정면만 문화생활을 가전제품의 숫자로 안내하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지요.

안심이 되니 또 묘한 생각이 들더군요. 일제의 잔재라고 모두 없애고 무시할 일은 아니다. 한두 군데 정도는 과거 우리의 삶의 모습으로의 문화 형태를 가만둬도 무방하겠다 싶었습니다.

인간의 마음은 이렇게 간사하나 봅니다. 일재 잔재 청산을 외치며 살폈던 홈페이지에서 그것이 아님을 확인 한 후의 안도. 그리고 예전 우리네 삶의 하나로 봐도 무방하겠다는 생각의 변화. 어쩌면 이 생각의 변화는 가진 자의 여유로 치부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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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등의 홈피에는 가전제품 숫자가 문화생활로 적혀 있지 않아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정책 입안자들이 문화 마인드를 갖췄냐 하는 것?

문화는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며, 인간상호 간의 커뮤니케이션 매체로서 기능을 수행한다 합니다. 문화는 본질적으로 인간의 생산 활동과 관련 있습니다. 고급 예술과 밀착된 고전적 문화의 편협한 개념에서도 벗어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몇 년 전, 제주도와 울릉도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주도의 민속촌에서 역사와 문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것이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울릉도의 너와집과 투막집 도 당시의 생활상을 효과적으로 알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졌던 생각, “섬 문화 파괴가 더 진행되기 전에 섬 문화 보존 방안을 찾아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리만 놓을 것이 아니라 그 섬을 알릴 수 있는 소규모 민속박물관(?) 등도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화예술에 대한 투자는 서둘면 서둘수록 비용이 적게 드는 것임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덜렁 다리만 세워놓고 “개발 했네” 떠들 게 아니라, 문화도 함께 개발하고 떠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면 예쁘게 봐 줄 텐데….

문제는 정책 입안자들이 문화 마인드를 갖췄냐 하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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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인드를 갖춰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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