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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건, 돈이 아닌 ‘철학’

사람을 철들게 한 ‘흥국사’ 여행, 그리고 깨우침
자연에서 얻은 지혜 ‘고집멸도(苦集滅道)’
‘부처님 오신 날’ 연등 설화와 삶의 성숙
생로병사 뿐 아니라, 삶의 애착 또한 생명의 신비

 

 

 

그늘을 만들기까지 나무는 얼마나 많은 세월을 이겨내야 했을까?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

 

 

살아보니 이제야 ‘아픔’ ‘성숙’의 상관관계를 알 것 같습니다. 삶은 찰떡궁합처럼 따라다니는 두 단어를 연상하게 합니다. 예를 들면, 성공과 실패 혹은 불행과 행복처럼. 아픔은 성숙을 밑바탕에 깔고 오는 거지만 당하는 입장에선 괴로움 자체입니다. 이로 보면 삶은 깨우침의 과정인 것 같습니다.

 

 

 

나무에 상처가 남았습니다, 왜?

 

 

여수 흥국사 뒷모습입니다. 뒷모습이란...

 

 

 

“인생이 이렇게 꼬이다니….”

 

 

요즘, 한 숨 쉬는 분들이 많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거죠. 그만큼 살기 팍팍하다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이런 한탄은 대부분 경제 및 정치적 상황에서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돈’도 결국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하여,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철학(哲學)’이 동원됩니다. 자연에서 지혜를 얻자는 게지요.

 

 

불교에서는 삶의 고통의 원인과 결과를 ‘고집멸도(苦集滅道)’에서 찾습니다.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며(苦), 번뇌의 집합체(集)라는 겁니다. 그래서 고통과 번뇌를 딛고 일어설 해탈이 필요하며(滅), 깨닫기 위한 실천 수행이 요구된다(道)는 거죠. 살기도 힘든데 무슨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냐고요?

 

 

 

깨달음은...

 

 

흥국사 가람 배치가 한 눈에...

 

 

꽃과 어울린 흥국사 

 

연등에도 설화가 스며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 아내와 ‘나’를 찾기 위한 선문답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그곳은 여수 ‘흥국사(興國寺)’였습니다. 흥국사는 1196년(고려 명종 26년) 보조국사 지눌스님께서 창건하셨습니다. 흥국사는 “나라가 흥하면 이 절도 흥할 것”이라는 염원이 담겨 있습니다.

 

 

흥국사는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을 도와 왜적을 무찌른 ‘의승수군’의 본거지입니다. 오래된 절집인 만큼 흥국사에는 문화재가 수두룩합니다. 보물만 해도 대웅전(보물 제396호), 대웅전 후불탱화(보물 제578호), 홍교(보물 제563호), 대웅전 관음보살 벽화(보물 제1862호) 등 10여점에 달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대기를 그린 팔상탱화 또한 인상적입니다.

 

 

 

흥국사에는 많은 보물이 있습니다. 득도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흥국사 대웅전 안에도 보물이 수두룩. 깨달음...

 

 

 

 

 

이 자체가 보물입니다..

 

 

 

흥국사 입구에는 ‘부처님 오신 날’을 기리기 위한 연등(燃燈)이 걸렸습니다. 명선스님께선 연등에 대해 “번뇌와 무지로 가득 찬 세계를 부처님의 지혜로 밝게 비추는 것으로, 어둠과 번뇌를 물리치고 영원한 진리의 불을 밝히는 의미”라고 설명합니다. 다음은 연등에 관한 설화를 각색한 것입니다.

 

 

연등에 깃든 설화는 공덕...

 

 

“부처님 생전에 가난한 한 여인이 살고 있었다. 여인은 부처님께 등불공양을 올리고 싶었으나 가진 게 없었다. 여인은 하루 종일 구걸하여 얻은 동전 두 냥으로 등과 기름을 사, 부처님께서 지나가실 길목에 작은 등불을 밝히고 간절히 기원했다.

 

 

‘부처님, 저에게는 공양할 것이 없습니다. 보잘 것 없는 등불 하나를 밝혀 부처님의 크신 덕을 기리옵니다. 이 등을 켠 공덕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다음 세상에 태어나 성불하게 해주십시오!’

 

 

세찬 바람에 왕과 귀족 등 다른 사람들이 밝힌 등은 하나 둘씩 꺼졌다. 그러나 여인의 등불은 꺼질 줄 몰랐다. 아난은 깊은 밤 이 등불을 끄려했다. 하지만 등은 꺼지지 않았다. 이를 보고 계시던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그 등은 가난하지만 마음 착한 한 여인이 큰 서원과 정성으로 켠 등불이니 결코 꺼지지 않으리라. 그 여인은 이 공덕으로 인해 앞으로 30겁 뒤에 성불하여 수미등광여래가 되리라!’고 하셨다.”

 

 

부처님께서는 가난한 한 여인의 마음을 훤히 보시고 계셨습니다. 이처럼 무슨 일이든 지극 정성이면 못할 게 없습니다. 살기 힘든 세상, 어려움과 상처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삶을 성숙으로 이끌 것입니다.

 

 

 

 

상처, 스스로 이겼습니다.

 

 

아픔이 이렇게 흔적으로 남았습니다.

 

아픔 중에도 꽃 피웠습니다.

 

 

 

“저, 나무 좀 봐요!”

 

 

나름, 나무 박사인 아내. 흥국사 입구에 서 있는 나무 한 그루를 콕 집어 가리킵니다. 무엇 때문일까? 분명 이유가 있을 터. 그렇지만 중생의 눈에는 보통 나무와 별 차이 없습니다. 다름을 찾아야 합니다. 어떤 관점에서 그 나무를 지목했는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아내, 나무를 보며 말합니다.

 

 

“저기 나무줄기에 볼록 튀어 나온 부분 있잖아? 저건 나무가 아픈 상처를 스스로 치유한 거야. 상처는 저렇게 흔적으로 남아요. 상처를 딛고 꿋꿋하게 자란 게 대단하지요. 그러나 생명은 무엇이든 무심코 라도 건들이지 않는 게 좋아요. 사람도 나무와 마찬가지.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게 최선이지요.”

 

 

 

가지가 꺾이자 직각으로 다시 자랐습니다. 생명의 신비...

 

 

 

아내는 자연 하나하나를 진심으로 보았습니다. 굳이 스님에게 설법 청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배움이자 깨우침이었습니다. 이게 선문답 여행의 묘미지요. 어쨌거나, 상처가 아픈 흔적으로 남았다니, 충격입니다. 살면서 알게 모르게 얼마나 상처를 주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그 상처가 작길 바랄 뿐입니다.

 

 

“저기 봐요. 가지가 꺾이자 직각으로 다시 자랐잖아. 아픈 만큼 성숙한 거죠. 싹이 나고 자라 죽는 생로병사(生老病死) 뿐 아니라, 저렇게 끈질긴 삶의 애착 또한 생명의 신비지요.”

 

 

아내, 자연의 진리를 깨우친 걸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아내는 여전히 사랑스런 여인입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변하며, 영원한 것은 없다”고 합니다. 아내와 살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욕심이라면, 받은 상처 모두 다 용서하시길.

 

여행은 사람을 철들게 합니다.

 

 

 

생명이 함께 상생해야 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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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넓은 거 쓸데없어, 적당한 인맥관리 요구돼
부조는 언젠가 갚아야 할 빚 … 안주고 안 받기

 

 

 

절친 지인 따님의 결혼 피로연이 있었습니다.

절친은 사위가 무척 마음에 든다며 싱글벙글.

남들은 딸 결혼 서운하다며 눈물짓던데...

마음에 들면 뭐든 좋나 봅니다!

신랑신부 행복하고 알콩달콩한 결혼생활 되시길.

 

 

 

 

“저 사람 발 진짜 넓어.”

 

 

발 넓은 거 좋긴 합니다.

하지만 쓸데없이 오지랖만 넓어 피해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적당한 인맥 관리도 필요하지요.

 

 

“미치겠네. 부조할 데가 많아서.”

 

 

주말, 넘치는 경조사에 발을 동동 구르며 이동하는 사람 많습니다.

하기야, 넘치는 경조사 장난 아닙니다.

게다가 주말에 몇 건이 겹치는 날에는 현장 쫓아다니기도 벅찹니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식사 대접 이외에 돈으로도 주는 세상이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 경우 배를 쫄쫄 굶어가며 돌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버거우나 그래도 다행입니다.

이게 싫다면 편부라는 방법이 있으나 얼굴 도장을 찍어야 하는 경우엔 난처합니다.

 

 

부조(扶助)에는 상부상조(相扶相助), 십시일반(十匙一飯) 정신이 녹아 있습니다.

서로 돕는다는 ‘부조’에도 예나 지금이나 변치 않는 원칙 하나가 있지요.

 

 

“받는 만큼 돌려준다.”

 

 

그래, 부조를 받아먹은 사람은 경조사가 생길 때 부조장을 봅니다.

상대방이 얼마를 했는지 확인한 후 액수를 챙겨 봉투에 담아야 하니까.

 

 

이걸 지키지 않을 때에는…. 아시죠?

 

 

상대방으로부터 “경우 없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합니다.

물론 당사자 앞에서는 침묵이지만 돌아오는 소리가 그렇다는 겁니다.

심할 경우, 얼굴 외면하는 일까지 생기더군요.

 

 

절친 지인의 따님 결혼 피로연에 갔었습니다.

결혼식은 서울에서 하는데 지방이라 미리 피로연을 한 겁니다.

여기서 식사 중 한 분이 이러는 겁니다.

 

 

“난 많은 경조사 부조를 확 줄이는 단 하나의 방법을 알고 있지.”

 

 

이 무슨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

그는 확신에 차 있었습니다.

 

하여, 뭐라 하는지 들어나 보자 싶었지요.

그의 답변은 간단했습니다.

 

 

“안 받고 안 주면 된다!”

 

 

빙그레 웃었습니다.

복잡함에서 벗어나 단순 명료했습니다.

삶을 관조하는 철학자가 던지는 교훈 같았으니까.

 

원리는 간단합니다.

그러나 실천이 어려울 뿐입니다.

 

 

왜냐하면 욕심 때문이지요.

욕심은 사람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받고자 하는 욕심, 자신을 과시하고 싶은 욕심 등에 천착되어 사람들이 경조사에 오는 숫자에 연연하고 집착하는 겁니다.

 

 

지인의 말처럼 경조사비 지출 줄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꼭 해야 할 곳을 설정하는 겁니다.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을 꼽아보면 호불호가 확연히 갈립니다.

그러면 부조가 즐거움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욕심을 줄이는 또 다른 방법입니다.

 

 

“부조는 언젠가 갚아야 할 빚이다.”

 

 작은 경조사,

‘빚’이라 여기면 공짜 같은 생각이 들지 않을 테니 사람을 부르는 것도 조심하겠지요. 경조사를 알릴 사이가 아닌데도 불구, 아무나 부르는 남발은 금불이라는 거….

 

작은 경조사가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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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67

 

 

저 글귀가 여러분들 마음속 깊이 박혀 있기를

“부탁을 들어준다면 나도 그 돈을 받으리다.”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주제는 권선징악이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그가 눈을 감았다. 모두들 숨을 죽이고 그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는 지극히 짧은 순간이었다.

 

 

  “슈슈슉!”

 

 

 순식간에 동전 날아가는 소리가 공기를 갈랐다. 실로 눈 깜짝 할 사이였다.  그의 손을 떠난 동전이 출입문 위의 원훈을 새겨놓은 나무판에 깊이 박혔고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가 멎어 갈 쯤 비상도가 입을 열었다. 

 

 

  “나무에 박힌 동전처럼 저 글귀가 여러분들 마음속 깊이 박혀 있기를 바라는 뜻이오.”

 

 

 비상도가 도장을 빠져 나왔을 때 사채업자 사장이 그를 불렀다.

 

 

  “선생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그는 비상도를 가까운 찻집으로 인도하였다.

 

 

  “신문에서 선생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외람되지만 저도 독립 유공자의 후손입니다. 일찍이 가정이 깨지고 못 배운 탓에 이런 꼴로 선생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그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차 한 잔을 마신 뒤에 다음 말을 이어갔다.

 

 

  “저야 비록 이런 일을 하고는 있지만 선생님께서 하시는 일은 돕고 싶습니다. 요즘은 선생님 때문에 속이 후련할 때가 많습니다."

 

 

 그가 호주머니에서 봉투 하나를 꺼냈다.

 

 

  “박승혜의 차용증과 이자내역서입니다.”

 

 

 그가 다시 뜸을 들였다.

 

 

  “선생님께서 지금 박승혜의 원금을 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하리다.”

 

 

 비상도는 호주머니에서 수표 오백만원을 헤아려 그에게 건넸다. 그 돈은 지난번에 성 여사가 자신에게 주었던 돈의 일부였다.

 

 

  “돈을 받았다는 영수증을 써 주시겠소?”

 

 

 사장이 갑자기 일어섰다. 그리고는 박승혜의 서류를 찢은 다음 두 손으로 그 돈을 다시 비상도에게 내밀었다.

 

 

  “무슨?”
  “저는 그 돈을 확실히 받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드리는 이 돈은 선생님께서 하시는 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뜻에서 제가 드리는 성의입니다. 어쩌면 한 번도 뵌 적은 없지만 애국지사이신 할아버지께서 처음으로 사람다운 일을 했노라며 기뻐하실 것 같습니다.”

 

 

 비상도는 갑자기 목이 메어왔다. 억지로 차 한 잔을 밀어 넣었다. 


 어쩌면 배우지 못한 그가 그렇게라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그 방법만이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었다.

 

 

 매국노의 후손들이 잘 살고 독립투사의 후손들이 가난을 대물림하는 이 현실을 두고 얼마나 세상을 욕하며 살았겠는가.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그들에겐 이 세상이 더러웠을 것이다.

 

 

 그럴수록 어떤 방법으로든 돈을 벌어야 했고 그것만이 못 배우고 가진 것 없는 그들이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으리란 생각에 그는 잠시 눈을 감았다.

 

 

  “내 부탁을 들어준다면 나도 그 돈을 받으리다.”
  “말씀하십시오.”


  “이후로는 법이 정한 이자를 받았으면 하는데, 어차피 서민들이 얻어 쓰는 돈이니 하는 말이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고맙소.”

 

 

 박승혜가 술집에서 풀려나 집으로 돌아간 것은 늦은 밤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비상도에게 전화를 걸어와 원금을 주고 싶다며 만나고 싶다는 뜻을 비추었어다. 그는 오늘 있었던 일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그쪽에서 원금을 받지 않으려 했다는 말을 전했다.  (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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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64

 

 

차비조로 내가 오천 원은 줄 수 있는데…

그 많은 재산 아까워 어째 죽었을까?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주제는 권선징악이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다른 곳에 가서 알아보시오. 그리고 남의 일에 괜히 나서지 말고, 손 부장 손님 내보내라.”

 

 

 손 부장이라는 자가 창문을 쾅 하고 닫으며 씨부렁거렸다.

 

 

  “여기까지 온 성의를 봐서 차비조로 내가 오천 원은 줄 수 있는데 어쩔 거요?”
  “그러지. 그 돈이라도 주면 받아야지.”

 

 

 그자가 호주머니에서 지폐 한 장을 꺼내 비상도에게 건네는 순간이었다.

 

 

  “아악!”

 

 

 비상도가 전광석화같이 손바닥을 돌려 그자의 수갑리를 움켜잡은 것이다. 그는 손등의 급소를 잡혀 얼굴에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원금이 오백만원인데 이자가 일억이라. 어때 원금만 받는다면 이 자리에서 돌려 줄 수가 있어. 그렇지만 말도 안 되는 이자를 받고자 한다면 난 줄 수가 없어.”

 

 

 그때였다. 밖이 소란스러워지며 여남은 명의 양아치들이 들이닥쳤다. 그들 손에는 몽둥이가 하나씩 들려 있었다.

 

 

  “나를 치겠다는 말인가?”
  “이자를 주겠다는 각서를 쓰면 곱게 돌려 보내주지.”
  “그럼 이렇게 하는 건 어떤가? 나는 어차피 이자를 줄 생각이 없으니 말일세. 내가 너희 모두를 상대로 싸워 내가 이기면 원금만 주기로 하고 내가 지면 이자까지 주겠다는 각서를 쓰지.”

 

 

 사장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차피 불법이었고 경찰에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이자 또한 물 건너 갈 것이 뻔했다. 아니 이자는 고사하고 협박죄로 쇠고랑을 찰 노릇이었다.

 

 

 이 사람을 보아하니 예사 사람도 아닌 것 같았다. 보통의 경우라면 이곳에 와 있는 깡패들의 몽둥이만 보아도 바짓가랑이에 오줌을 싸기 마련이었다. 뭔가가 있는 사람이 분명했다. 그렇다 해도 싸움이라면 이골이 나 있는 건달들 열다섯 명을 이기는 것은 소설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가 장고를 거듭하던 그때 비상도에게 손을 잡힌 녀석이 소리를 내질렀다.

 

 

  “사장님. 날 죽이려 그러슈?”

 

 

 마침내 사장이 입을 열었다.

 

 

  “좋소. 단 내가 패배를 인정할 때까지요.”
  “나 또한 부탁을 하나 하지. 그 누구도 무기를 사용하지 않기로 하는 게 어떤가? 생각 외로 시끄러워질 수가 있으니 말일세.”


  “좋소.”
  “장소를 말해보게”


  “오늘 밤 구로동에 있는 칠성체육관이요.”
  “그러면 저녁에 만나세.”

 

 

 이 일은 생각보다 쉽게 풀릴 조짐이 보였다.
 그곳을 벗어난 비상도는 식당을 찾아 들어갔다. 점심때가 지나서인지 식당 안은 한산했다. 비상도가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바로 옆자리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사람의 대화가 귀에 들어왔다.

 

 

  “참 산다는 것이 허무해. 그 일성그룹 조천수 회장 말이야. 오늘 아침에 심장마비로 죽었다지.”

 

 

 비상도가 듣고 있던 수저를 떨어뜨렸다. 가슴이 마구 방망이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글쎄 말이야. 돈이 저리도 부질없는 것인 줄을 눈으로 보면서도 이렇게 돈을 벌기 위해 아등바등해야 하니, 참 아이러니야.”

  “그 많은 재산 아까워 어째 죽었을까? 아직 부인이 있긴 하지만 그분도 지병이 있다지?”


  “언젠가 들은 얘긴데 어릴 때 잃어버린 자식이 있었다던데?”
  “나도 어디서 들은 것도 같아. 가만히 있어도 그 많은 재산 다 물려받았을 텐데, 참 복도 지질이도 없는 사람이 아닌가?”


  “그러게나.”

 

 

 그들은 괜히 입맛을 다셨다.

 

 

  “나쁜 짓도 많이 했지만 하여튼 돈 버는 데는 타고난 수완을 가진 사람이었어.”

 

 

 비상도는 밖으로 나와 무작정 걸었다. 뜨거운 액체가 목젖을 타고 올라왔다. 조부에 대한 원망과 아버지의 궁색했던 변명, 그리고 자신이 저지른 패륜에 대한 회한이 형용키 어려운 감정으로 발걸음을 더디게 했다.  (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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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똑같은데 기왕이면, 이런 ‘하루’ 보내시길…

 

 

 

감 떨어지길 기다려야 할까, 여러분 생각은?

 

 

 

지인의 말,

 

어느 집 입구에
이렇게 써 있다고 합니다.

 


" 화내도 하루"
" 웃어도 하루"

 

 

어차피 주어진 시간은
 
"똑같은데"

 

 

기왕이면

 

불평 대신에 감사!
부정 대신에 긍정!
절망 대신에 희망!

 

라고요.

 

 

와~, 어떤 도인일까, 궁금했습니다.

 

뒤에 이걸 보신 스님 왈,

 

 

“맞는 소리네”

 

 

라며 몇 자 더 넣었습니다.

 

 

돈 대신에 가난!
가난 대신에 만족!

 

 

가난과 만족이라….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가난에 호응할까?

 

스님이 추가한 ‘가난’

 

돈의 노예가 되지 말라

 

는 의미가 포함된 ‘가난’이었습니다.

 

이런 <가난>에 만족하자는 의미는 괜찮지요.

 

 

하루, 이왕이면 웃고 보내는 게 좋겠죠?


오늘도 즐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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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28

 

 

도대체 우리가 누구인지 알고 하는 소린가?

비상도가 먼저 기합소리와 함께 뛰어 올랐다!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권선징악을 주제로 하고 있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이번 일은 특별히 조천수 회장님께서 주신 일이니만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야한다.”

 

 

 예상치 않게 그의 입에서 조천수라는 이름이 나오자 비상도는 귀를 세웠다.

 

 

  “이번에 상도지역을 철거하고 아파트를 올리는 일에 지금 반대 데모를 하고 있는 지역민과 그들을 선동하는 놈들을 몰아내기 위해 너희들은 용역회사 직원으로 위장하고 가는 것이다. 따라서 표가 안 나게 행동해야 할뿐더러 모든 것은 여기 배 부장의 지시에 따르길 바란다. 구체적인 지시사항은 다시 세부적으로 내릴 것이다. 알았나?”
  “예.”

 

 

 그들의 모습은 마치 세상 무서울 것이 없는 잘 훈련받은 전사와도 같았다. 조천수 회장이 재개발 사업을 반대하고 있는 사람들을 내쫒기 위해 조직폭력배를 동원하는 모양이었다.

 

 

 돈 되는 일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불법을 자행하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부전자전으로 대물림을 하는 모양이었다. 이대로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고 싶었다.

 

 

  “내 들으니 조천수 회장이 나쁜 짓을 하려는 모양이야.”

 

 

 순간 보스의 눈 꼬리가 사납게 올라갔다. 그냥 시골 촌놈쯤으로 여기고 마음 놓고 다 까발렸는데 그 비밀을 들켜 버렸으니 황당한 표정이었다. 그는 급히 출입문을 잠그라는 신호를 보냈고 무슨 일이 벌어져도 경찰에 알리지 말도록 사장을 불러 엄포를 놓았다.

 

 

  “조천수 회장님을 아는가?”
  “빚을 갚아야 할 일이 있지.”


  “나이깨나 먹은 사람이 배짱 하나는 두둑해서 마음에 들어.”
  “이봐 보스, 이번 일은 참가하지 않았으면 하는데?”


  “도대체 우리가 누구인지 알고 하는 소린가?”
  “돈을 쫓아 옳고 그름도 분간치 못하는 건달들이 아닌가?”


  “뭐야, 저 새끼가!”

 

 

 중간보스로 보이는 배 부장이란 자가 비상도를 당장이라도 죽일 듯이 날뛰었다.

 

 

  “도대체 뭘 믿고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이라도 못 들은 것으로 하면 그 용기가 가상하  여 그냥 보내주지.”
  “그렇게 못 하겠다면?”


  “그럼 죽어서 나가겠지.”
  “좋으실 대로…….”

 

 

 그 순간 분을 못 이긴 중간보스가 의자에 앉아 있던 비상도를 향해 다가와 발을 뻗어 올렸다. 비상도는 허리를 뒤로 젖혀 날아오는 발길을 피하면서 손가락 두 개를 펴서 백목락을 정확히 찍어 눌렀다.

 

 

  “헉!”

 

 

 그가 발목을 움켜쥐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것을 본 보스가 뒤로 물러나 앉았고 열 명쯤의 수하들이 비상도를 에워쌌다. 비상도는 우선 그들의 면면을 살폈다.

 

 

  “일대 오십이라. 설마 나 혼자를 상대로 흉기를 사용하지는 않겠지? 사내답지 못한 놈을 보면 내 자신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거든. 보스, 약속할 수 있는가?”
  “좋아, 약속하지.”

 

 

 보스는 수하들에게 일체 흉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명령을 내렸고 식당의 종업원들은 어찌 할 바를 몰라 허둥대면서도 그들이 시키는 대로 탁자와 의자를 한쪽으로 밀어붙였다.

 

 

 비상도가 먼저 기합소리와 함께 뛰어 올랐다. 어차피 시간을 끌어봐야 불리한 쪽은 자신이었다. 이럴 경우에는 속전속결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계속…)

 

 

 

 

 

 위 소설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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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장에 올인한 딸 VS 저금에 올인한 아들
세배 돈, 받는 입장서 주는 입장 되어 보니
“이게 바로 돈 세탁 과정을 거친 돈이네”

 

 

 

설 전, 딸은 세배 돈을 쓸 구상에 빠졌습니다.

 

 

“우리 아들 세배 돈 모은 게 벌써 백만 원이 넘었다~.”

 

 

어제 저녁, 중학교 1학년 아들의 세배 돈을 통장에 넣고 온 아내는 밥상머리에서 뿌듯해 했습니다. 하지만 중학교 2학년인 딸은 겨우 50만 원 뿐이라며 혀를 찼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돈 쓰는 데에도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크더군요.

 

 

“세배 돈 저축할 사람은 엄마에게 돈을 맡겨라!”

 

 

아내의 말에 아들은 세배 돈으로 받은 16만원 전부와 가지고 있던 5천원을 더해 165,000원을 흔쾌히 내놓았습니다. 돈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녀석은 용돈이 생기면 한 푼 두 푼 모으는 성격이라 허튼 곳에 쓰지 않습니다. 용돈을 줄 때면 “아직 돈이 남아 안 줘도 돼요”라며 거절하는 기특한(?) 구석이 있습니다.

 

 

이에 반해 딸은 정 반대입니다. 용돈이 생기면 먼저 쓰고 보는, 아내 말을 빌리자면 “돈 쓰는 기계”입니다. 이번 설에 세배 돈으로 받은 18만원을 한 푼도 저금하지 않았습니다. 16만원은 벌써 옷, 모자 등을 인터넷으로 구입하고, 달랑 2만원 남았습니다.

 

 

더군다나 딸은 설전에 ‘세배 돈 받으면 어떻게 쓸까?’ 고민 끝에 구입할 옷, 모자, 패션 안경테 등의 구입 구상을 이미 마친 상태였습니다. 딸이 구입할 옷 목록 등을 스케치한 그림을 보면 귀여우면서도 걱정이 앞섭니다. 그러고 보니 세배 돈에 대한 추억과 생각이 많습니다.

 

 

세배 돈 쓸 딸의 스케치가 재밌었습니다.

 

 

 

세배 돈, 받는 입장서 주는 입장 되어 보니

 

 

‘올해 세배 돈은 얼마나 들어올까?’

 

 

어릴 적, 설날 관심사항은 오직 이것뿐이었습니다. 누구에게 얼마 받고, 누구에게 얼마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행복이었습니다. 어른들이 허리가 휘건 말건 관심 밖이었죠. ‘세배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까지 생각이 미치면 그것은 크나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어쨌거나, 나이 들어 세배 돈을 받는 입장에서 주는 입장으로 바뀌었습니다. 뒤늦게 깨달은 건, 받았으면 줘야하는 돌고 도는 세상의 이치였습니다. 내 주머니에서 피 같은 돈을 지출해야 하는 것은 큰 부담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어떤 해는 명절이 싫었습니다. 어떤 이는 “명절이 일 년에 한 번만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공감했습니다. 살다 보니 자연스레 세배 돈 지출 원칙이 생겼습니다. 1:1 맞교환 방식입니다. 봉투에 든 세배 돈 액수를 어찌 알 수 있을까 마는.

 

 

예를 들어, 우리 아이들이 총 5만원을 받았으면 상대방에게도 5만원을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여기에 형편이 어려운 집 아이들에게는 재래시장에서 물건 살 때 좀 더 얹어주는, ‘덤’까지 고려하긴 했습니다. 왜냐하면 어려운 사람에게 굳이 야박하게 굴 필요 없으니까.

 

 

아들이 세배 돈으로 받은 젖은 돈을 말리는 중입니다.

 

 

 

“이게 바로 돈 세탁 과정을 거친 돈이네”

 

가정을 꾸린 후 명절이면 세배 돈에 목매는 아이들을 위해 친가와 처가 ‘순례의 길’에 나서야 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배려이자 미덕의 순례 길이었습니다.

 

이걸 뺐다가는 아이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니까. 이번 설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설 명절 후 아이들은 세배 돈 세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그것도 잠시, 아들의 긴~ 탄식이 터져 나왔습니다.

 

 

“엄마, 내 바지 세탁기에 돌렸어?”

 

 

아들은 후다닥 주머니에서 젖은 세배 돈을 꺼내 책상에 쫙 펴 말렸습니다. 그 광경을 본 아내가 웃으며, “이게 바로 돈 세탁 과정을 거친 돈이네”라며 음성적 방법으로 비자금을 챙기는 못된 정치 행태를 꼬집어 비유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절을 해 번 노력의 대가를 더러운 정치자금에 비교하는 것 자체가 못마땅했습니다.

 

 

“너희 친구들은 세배 돈 얼마나 받았대?”

 

 

친구들은 몇 만원에서 사십여 만 원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두둑하게 챙긴 세배 돈이 주는 즐거움은 가만히 갖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큰 기쁨입니다. 그렇지만 오직 돈 쓰는 데에 집중 중인 딸을 보며 아내가 뼈 있는 말을 했습니다.

 

 

“치장하는 것처럼 공부 좀 하지. 내가 저걸 뭘 먹고 낳았을까?”

 

 

잔소리인 줄 뻔히 알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아내. 그런 엄마에게 굴하지 않고 저축마저 거절한 딸은 ‘남은 2만원을 어떻게 써야 잘 썼다고 소문이 날까?’에만 오롯이 정신 팔려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아이들이 한 인간으로 우뚝 설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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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는 자식에게 직접 보여주는 것을 실감하다
아들과 아내 말 속에서 느낀 삶은 배움의 연속

 

 

 

 

일요일 집에서 늘어져 있던 중, 전화가 울렸습니다. 귀찮아 무시했습니다. 뒤늦게 전화를 확인했습니다. 아뿔싸, 어머니였습니다. 서둘러 전화를 돌렸습니다.

 

 

“저예요, 어머니.”
“전화 안 받더니 바쁘냐?”

 

 

현재 82세인 어머니는 치과 치료 중입니다. 어머니는 치과 치료비가 걱정이었나 봅니다. 그런데 귀찮다는 핑계로 전화를 못 받았습니다.

 

어머니는 십여 년 전 손봤던 이가 망가져 재 치료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치과의사인 후배와 만나 치료비용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있는 이 몇 개를 뺀 후 전체를 틀니로 하는 게 좋겠다. 총 치료비는 이백만 원 정돈데 나이 드신 분들 틀니는 지원금이 백오십만 원이 나온다. 지원금이 나오면 그때 백오십만 원을 돌려준다.”

 

 

비용은 진료가 끝나면 지불키로 한 후 어머니는 치과에 다녔습니다. 약 두 달간 치료해야 한다더군요. 여하튼 틀니 교체 비용 등은 연로하신 어머니가 걱정할 사안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어머니에게는 걱정거리였나 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머니 전화가 온 것입니다. 어머니 전화 핵심은 이것이었습니다.

 

 

“니가 돈이 많이 드니 누나들이랑 형까지 비용을 같이 보태는 게 좋겠다….”

 

 

취지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돈 걱정하지 마시고 치료 잘 받으라” 버럭 화를 냈습니다. 어른이 걱정할 사안이 아닌데도 그것까지 생각하시는 어머니가 속상했습니다. 그러고 말았는데 문제는 다음에 발생했습니다.

 

 

2012여수세계박람회 2기 자원봉사 마지막 날인 일요일 밤 늦게 들어 온 아내, 집에 오자마자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머니 전화 왔던가요?”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옆에 있던 아들이 끼어들었습니다.

 

 

“엄마, 아빠가 전화기에 대고 할머니에게 큰소리를 치며 화를 냈다?”

 

 

헉. 아이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생각도 못했습니다. 아들 말의 의미는 분명했습니다. 할머니에게 큰소리치는 아빠 모습을 상상도 못했다는 것입니다.

 

할머니에게 화내는 아빠 모습이 아들을 언짢게 한 거죠.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고 싶었습니다. 게다가 터진 아내의 한 마디에 ‘KO’ 되었습니다.

 

 

“말조심해요. 아이들이 다 듣고 배워요.”

 

 

짧은 순간, 아들과 아내에게서 느낀 배움이었습니다. 그래서 “삶은 나이를 떠나 배움의 연속이다”고 했나 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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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 원인 카드 연체 독촉 전화

 

돈.

싫어하는 사람 있을까?
다만, 행복의 가치를 돈에 두는 게 아쉬울 뿐.

"형님, 점심 같이 해요. 시간 되면 모시러 갈게요."

후배는 자수성가하기까지 고생 숱하게 한 부지런하고 성실한 가장이었습니다.
또한 아내에게 그랜저를 선물로 안겼던 후배입니다.

저도 아내에게 종종,

“누구는 아내한테 그랜저 뽑아줬다더라.”

하고 비교 당하는 처지입니다.
그는 요즘 사업을 키워 고전 중입니다.
이런 후배에게 뭔 일 있는 게 분명했습니다. 가던 중 순순히 이실직고 하더군요.

“아내와 심하게 싸웠는데 어젯밤 풀었습니다. 제가 잘못했다고 빌었어요.”

아주 통 큰 결단이었습니다. 남자나 여자나 비는 거 쉽지 않거든요.
부부로 살다보면 자존심 싸움에서 샅바 잡기도 한 몫 단단히 합니다.
이 와중에 빌었으니 통 큰 결단이지요. 암요~^^

‘지는 것이 이긴 거’라는 말도 안 되는, 그러면서도 큰 삶의 이치인 거죠.


“부부싸움 후 서로 들어오면 들어오나 보다. 나가면 나가나 보다.
벌레 쳐다보는 것처럼 하고 말도 안했는데 부부는 역시 대화가 필요한 거 같아요. 이야기로 풀던 중 아내가 펑펑 울더라고요.”


한 이불 덮고 자는 부부가 싸웠다고 말 안하는 건 아주 멍청하고 위험한 일입니다.
그러다 큰 코 다칠 수 있거든요. 부부간 마음으로 이야기 하면 못 풀 게 없습니다.
볼 거 못 볼 거 다 본 처지에 그 놈의 자존심이 뭔 소용. 



“화해했더니 아침에 대접이 달라지대요.
밥도 먹던 말든 신경 안 쓰더니 아침밥 차려 놓고 기다리는 거 있죠. 기분 아주 좋대요.”

대접? 달라져야죠. 대접이라기보다 서로를 위한 마음이 낫겠군요.
그렇다 치고, 싸운 이유가 궁금하대요. 또 술술 풀더군요.

“사업 키우느라 대출 받아 건물 사고 기계까지 들였는데 여름이 비수기라 7, 8월에 직원들 월급도 밀렸거든요. 게다가 카드 값을 못 갚았더니 연체됐다고 자꾸 독촉 전화가 오는 거 있죠. 거기에 스트레스 많이 받았나 봐요. 저도 스트레스 팍팍 받았는데 아내는 어쨌겠어요.”

카드 독촉 전화로 인한 스트레스 장난 아닙니다.
시도 때도 없이 돈 갚아 라는 독촉 전화에 받아 본 사람들은 그 속을 알고도 남지요. ㅋㅋ...

후배의 이야기는 계속 되었습니다.

“제 각시는 안 그런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데요. 그동안 넉넉하게 살아 몰랐는데 부부싸움의 가장 큰 원인이 ‘돈’이대요. 돈만 많이 주면 그만이었던 것 같아요. 부부는 어려움을 함께 헤쳐 갈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여기에 실망했어요.”

살아 보니, 가정생활에서 모든 문제가 ‘돈’으로 귀결 되는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돈 필요하지요.

하지만 서로를 위하는 사랑과 배려가 뒷받침 되어야 행복한 가정생활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후배의 넋두리가 여기서 멈출 줄 알았는데 결론까지 착실하게 맺더군요.

이번에 알았어요. 제 아내도 돈 좋아하는 속물이란 걸. 속물 만족시켜 주려면 죽어라고 돈 버는 수밖에 없어요. 이제 가을이라 풀릴 기미가 보여요.”

말끝에 후배는 씁쓸한 웃음을 보였습니다.
속물은 현실이 만드는 것. 누굴 탓하겠어요.
어찌 보면 남편들의 비애일지도 모릅니다. 돈 갖다 주는 기계.

이게 어찌 남자뿐이겠습니까.
돈 벌어야 하는 각박한 세상 속으로 내 몰린 여자와 아내들도 많으니까.

여하튼 쉽지 않은 세상입니다.
냉정한 현실 앞에 굴하지 않고 살기 위해서는 자기를 곧추 세우는 노력이 필요한 듯합니다.

각박한 세상에 의지할 건 가족이요, 부부입니다.
서로 따뜻한 격려가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오늘 하루도 모두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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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돈 주은 후 보인 함박웃음

 

 

길에 떨어진 돈을 보며, "어~, 돈이닷" 외치는 김민재 씨.

 

나에게 횡재수가 있을까?
보통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또는 생각지도 않았던 꿈을 꿨을 때 떠오르는 생각이다.

그렇지만 그 때가 지나면 어리석은(?) 생각을 쫓았구나, 여긴다.
삶은 역시 어느 날 갑자기 떨어지는 횡재수보다, 자기 노력으로 구해야 값지나 보다.
그래도 이런 횡재수 한 번 있어 봤으면 싶다~^^.

 


그는 5천원을 주웠다. 벌써 세 번째란다.   

 

지난 일요일, 구례 화엄사 입구 식당 앞 의자에 앉아 있을 때였다.

“어~, 돈이닷!”

짧은 소리를 쫓았다.
김민재 씨는 벌써 허리를 굽혀 돈을 줍고 있었다.

순식간이었다. 5천원을 득템한 그는 얼굴에 함박웃음을 띠고 있었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었는데 단 한사람, 그만 돈을 보고 주은 것이다.
눈이 보배인 셈이다.

순식간의 일이라 횡재수를 사진으로 담는데 실패했다.
돈을 놓고 다시 줍도록 요청했다. 그가 흔쾌히 응했다.

 


재밌었다. 돈을 주은 김민재 씨는 함박웃음.
그걸 옆에서 보는 사람은 '분하다'란 표정 

 

이 연출에서 새로운 표정일 읽을 수 있었다.
연출을 바라보는 옆 사람 얼굴에 허탈한(?) 표정이 묻어 있었다.

‘왜 나는 돈을 못 봤지? 나도 주을 수 있었는데, 분하다~!’

어쩌면 우리네의 부러움과 질시 섞인 마음이지 않았을까?
연출이 끝나자 일행들의 요구가 쏟아졌다.

“아이스크림 쏴라!”

그는 아이스크림을 사러 갔다. 옆 사람과 한담을 나눴다.

 

“주은 돈에 대해 옆에서 ‘뭐 해 달라?’ 요구할 수 있는 건 왜일까요?”
“저 사람이 대박을 쳐야 할 ‘당위성’이 없으니까 그러겠지?”


그는 예를 들어 설명했다.

“운수대통, 복권 일등에 당첨됐다고 하자.
그 소식을 듣는 순간, 없는 사람이나 친척 등 주위에서 손 내미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것도 정당하게. 왜 그럴까? 그건 횡재에 대한 ‘정당성’이 없기 때문이다.”

일리 있는 말이었다. 그러는 사이 횡재한 김민재 씨가 아이스크림을 돌렸다.

그러면서 하는 말,

“삼천 원, 더 들었어요.”

일행들은 주은 돈으로 산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기뻐하고 있었다.

 


공짜로 먹는 즐거움?^^

 

“돈 줍는 기분 어때?”
“기분 째지죠. 이번 주에 돈을 세 번이나 주웠어요. 한 번은 천원, 두 번째는 2천원, 세 번째는 5천원.”

“복이 터졌구만. 주은 돈으로 아이스크림 산 이유 따로 있어?”
“이건 본래 내 복이 아니니까. 또 주은 돈은 없어지기 전에 빨리 써라 하잖아요.”

 

그래야 주은 돈을 행여나 잃어버리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돈 주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어?”
“걱정되기도 했어요. 이거 몰래 카메라 아닐까? 나를 시험하는 거 아닌가? 하고. 또 한순간 주인 찾아줘? 말아?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만약 내게 횡재수가 있어, 길을 걷다가 돈을 줍는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

이 횡재수? 직접 경험해 봐야 알 것 같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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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08 18:02




부부들 관심사 중 하나가 노후설계다.

아시다시피 자식들이 결혼 등으로 부모 곁을 떠난 후의 외로움.
그리고 노후에 닥칠 경제난을 이기고 살기 위한 몸짓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50 중반의 한 지인을 보면 부러울 때가 있다.
돈 있겠다, 아직 창창하겠다, 그들 부부는 뭐가 부러울까, 싶다.

이들은 지금 아내는 골프, 남편은 테니스 재미에 빠져 있다.
그와 만나 가슴 속 이야기를 건넸다.

 

“형님은 좋겠소. 아이들도 좋은 곳에 취직했고, 무슨 걱정이 있을까?”
“내가 말 안했던가? 어느 집이든 다 말 못할 사정이 있어.”

“헉, 무슨? 한번 들어나 봅시다.”
“보증 잘못 섰다가 8억을 맞았어. 재산 날리게 생겼다니까.”

 

아무리 돈이 있다 하더라도 8억이면 장난 아니다.
본인 실수로 8억을 날렸어도 밤에 잠이 안 올 지경이다.

그런데 보증으로 거금을 날릴 판이니 속이 문드러지고 남을 터.

 

“헐~, 누구 보증을 섰는데 그렇게나 많이….”
“사업하는 동서가 집에 와서 보증 서 달래. 안 된다 했는데 하루 종일 앉아서 조르는 거라. 거기에 각시가 넘어가 보증을 섰지 뭐야. 내가 안 된다고 그렇게 말렸는데 금방 일어설 거라며 덜컥 서대.”

 

“무슨 사업하는데 그렇게 많이 맞은 거요?”
“공기청정제 사업을 했는데…, 한참 잘 나갔지. 그러다 대기업이 그쪽에 달려드는 통에  망한 거야. 쥑일 대기업들, 손도 안대고 코 푼다니까. 내가 지금 이를 빡빡 갈고 있어.”

 

부글부글 끓나 보다. 대기업에 당할 재간 없다.
마트 앞세워 골목 장사까지 눈독 들이는 달려드는 판에 상도덕 따져 봐야 무슨 소용.

 

“가족이니 그래도 괜찮소. 어쩌겠소. 빨리 잊어야지. 돈은 다 갚았어요.”
“다 갚긴 이자만 내고 있지. 우리 부부가 은행장 만나러 갔더니 그러는 거라. 이건 이혼감이라고. 남편이 속이 좋다 그러대.”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나? 그게 이혼감이면 이혼 안 할 사람 없겠네. 은행장이면 은행장이지 남 부부 이혼은 왜 거들먹거린대.”
“나도 허허 웃고 말았어. 나도 나지만 각시가 뼈 빠지게 고생해 번 돈이니 뭐라 할 수도 없어. 나는 죽으나 사나 우리 각시밖에 없어.”

 

이혼은 생각지도 않고 있다. 다행이다.
대신 보증 때문에 아내가 기가 팍 죽어 말 잘 듣는다는 걸 위안 삼을 밖에.

그는 이제 다른 거 안 보고 노후설계에 매진하겠다고 한다.
나이 들어 늙어 힘없으면 자기만 초라해진단다. 그러긴 하다.
그렇더라도 돈이 어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니니….

서민들이야, ‘돈은 하늘에서 필요한 만큼만 준다’는 말 믿고,
더욱 열심히 희망을 갖고 사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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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갑 아직도 갖고 다니는 거야?”
19년 된 지갑에서 보는 삶의 여유

 

 

 

고향에 온 불알친구를 만났다. 눈에 확 띠는 물건이 있었다.

“이 지갑 아직도 갖고 다니는 거야?”

“갖고 다니다 보니 그리 됐어.”

“대체 몇 년 됐어?”
“요거? 미국 유학가기 전 받은 선물이니까 19년 됐네.”

오랜 세월 함께하다 보니 분신 같다고 했다. 19년이란 세월만큼이나 낡고 빛바래 있었다.

하지만 삶의 여유가 느껴졌다.
돈과 신분증, 카드 등을 넣고 다니는 지갑. 삶과 함께한 물건이기도 했다.

“바꿀 생각 없어?”

“그런 생각 안 해봤네.”

“내가 선물 받은 지갑 하나 줄까?”
“있으면 줘.”

“지갑 주면 바꿀 거야?”
“그때 생각해보지 뭐.”

친구에게 지갑 줄 생각을 한 건, 바꾸라기보다 경우에 맞게 수시로 교체하며 갖고 다니라는 의미였다. 그래야 더욱 오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내용물이 많아 뚱뚱했다.

 

친구 부부와 다시 만났다. 만나기 전, 선물 받았던 지갑 하나를 챙겼다.
지갑만 챙기기엔 뭔가 허전했다. 지갑 선물할 때 만원이나 천원 권 신권 지폐를 넣는다는 말이 생각났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러면 돈이 많이 들어온다.”

이 말을 믿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

지폐를 찾았다. 신권이 없었다. 대신 기념으로 갖고 있던 1달러 지폐를 넣었다.

지갑 선물할 때 지폐 등을 넣어서 주는 이유에 하나의 바람을 더 얹었다.
사랑까지 켜켜이 쌓이길….

헤어지면서 지갑을 건넸다. 친구보다 그의 아내가 더 반겼다.

“남편 지갑 정말 오래됐는데….”

아쉬움이 묻어 있었다. 아쉬움 속에는 19년 된 지갑과 함께한 세월까지 녹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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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상관없으니 일자리 알아봐줘!”
“장사? 장난 아닌데, 할 수 있겠어?”

 

  

“아이, 일자리 알아보고 있냐?”

친구의 자기 형 일자리 부탁 전화였습니다.
나이 50인 친구 형은 금융 계통 월급쟁이였는데 명예퇴직 후 노는 중이지요.

친구는 “어머니가 자꾸 형 일자리 왜 안 알아 보냐고 난리다”며 제게 전화를 한 겁니다. 친구가 제게 했던 요구사항이 있습니다.

“월급은 얼마든 상관없고 경비라도 좋으니 일만 하게 알아봐줘.”

돈 있는 집은 다르더라고요. 친구 형 일자리를 알아본다 하면서도 신경 쓰질 못하고 있지요.

사실 제 코가 더 석자거든요.

프리랜서인 저도 일자리를 알아보는 중입니다.
매월 고정적 수입이 보장되는, 적은 원고료의 글 청탁은 가능한 한 사양하는 터라, 수입이 오락가락 합니다.

그래, 가끔 아내의 구박을 견뎌야 합니다.

“당신 프리랜서 그만두고 취직 좀 해봐요.”

이 소리 들을 때마다 뜨끔합니다. 하여, 저도 지인에게 기업체 홍보 자리를 부탁한 상탭니다.

그러던 중, 다른 지인에게 연락이 왔더군요.

 

“자네 돈 있어?”
“왜 그러세요?”
“목 좋고 장사 잘되는 집이 급하게 나왔어. 자네가 해봐.”

 

귀가 솔깃했습니다. 급한 매물이라 권리금이 반 토막인데도. 액수가 장난 아니더군요.
장사 한 번 해볼까 싶어 주위에 상의했더니 반응이 신통찮더군요.

“장사? 장난 아닌데. 할 수 있겠어?”

제 성향과 맞지 않다는 거죠. 문제는 돈이었습니다.
눈물을 머금고 “다음 기회에…”라며 감사 말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감사 문자를 넣었지요.

 

“형님이랑 형수랑 고마워요. 가슴으로 길이 새깁니다. 죄송 홧팅!!!”


다른 데로 샜군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죠.
어제, 친구 형 취직 부탁 겸해서 지인을 만났더니 그러대요.

“요즘 일자리 구하기가 무척 어렵다. 젊은 사람도 많은데 나이까지 많아 더 힘들다. 기대는 말고 기다려는 봐라.”

뻘쭘했습니다. 이것도 다행이다 싶었지요.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에서 별 따기보다 어렵다는 말을 실감하고 돌아섰습니다.
경비직도 사람이 철철 넘치나 보더군요.

어디 일자리 없나요?
세상살이 쉽지 않지요~^^ 그래도 힘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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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08 18:11

“남편에게 다른 도시로 이사 가자고 했죠.”
결실의 계절 가을, 한 해 돌아보게 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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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여행에 함께 나섰던 지인 부부입니다.

걷기 좋은 늦가을입니다.

지인 가족과 단풍 여행에 나섰지요. 가을 여행은 위로이자 평화지요. 걸으면서 나누는 한담은 여유를 느끼기에 안성맞춤입니다. 그래선지, 단풍 분위기에 빠져 있던 지인 아내가 자신의 사생활을 조심스레 꺼내더군요.

“저희 집 이사하기까지 한 달 남짓 걸렸어요. 이사하지 않겠다던 남편이 제 목소리에 응한 이유가 뭔지 알아요?”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궁금해 미치겠다는 표정을 지었지요. 그렇게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더군요.

“우울해 남편에게 다른 도시로 이사 가자고 했죠.”

“결혼 후 14년 동안 남편이 살던 곳에 둥지를 틀었어요. 한 순간 사는 게 답답하고 우울하대요. 그래 남편에게 다른 도시로 이사 가자고 했죠. 남편이 안 된다는 거 있죠.”

그녀의 남편은 새로운 도시에 정착하기가 쉽지 않기에 반대했을 게 뻔했습니다. 잘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이사 가자”고 하면, 출ㆍ퇴근이 불편한 마당에 “그러자” 환영할 남편이 어디 있을까요. 그래서 남편을 협박(?) 했다더군요.

“여기선 더 이상 못 살겠다. 여기서 계속 살면 내가 어찌될지 모르겠다. 그랬더니 남편이 그러대요. 돈도 없는데 그냥 여기서 살자고. 그래서 제가 울면서 당신이 가장이고 남편이니 알아서 돈 구해와 했어요.”

우울증이 심했답니다. 오죽했겠습니까. 그녀는 남편에게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호소했다더군요. 이렇게 이사를 했다나. 그녀는 지금 우울증을 이기고 열심히 일한다더군요. 남편에게 고맙고 감사하면서.

결실의 계절 가을, 한 해를 돌아보게 하는 힘

이 이야기를 듣고 내 경우와 비교하게 되었습니다.

만일, 아내가 어느 날 갑자기 다른 도시로 이사 가자고 하면 나는 어떡할까?

돈도 돈이지만 타지로의 이사, 장담할 수 없습니다. 아니, 직장을 옮기는 등 피치 못할 이유가 아니라면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지인은 한 달 만에 뚝딱 이사를 한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지인의 아내 사랑 깊이가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사랑 타령 하는 걸 보니, 역시 늦가을이나 봅니다. 결실의 계절 가을은 우리에게 한 해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힘인 것 같습니다.

사랑만 하고 살아도 짧은 인생, 미워하며 살 이유 있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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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내 아이에게 주는 용돈 받아 말아, 부담
“용돈 주는 사람 마음이지, 받는 사람 마음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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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돈이 아까우면 남의 돈도 아까운 법.

어릴 때 어른들이 주시는 용돈을 넙죽넙죽 받았습니다. 자식 키우다 보니 남의 자식 용돈주기가 쉽지 않다는 걸 알겠더군요.

지인 가족과 만날 때 간혹 보는 아이들에게 용돈을 줘야 할까? 말아야 할까?

저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주지 않는 편입니다. 가족끼리 종종 저녁 먹는 한 지인은 아이들을 볼 때마다 용돈을 주시더군요.

그런데 지인 자녀는 외지에서 대학과 직장에 다니는 터라 만나질 못합니다. 번번이 제 아이들만 용돈을 챙기니 염치가 없더군요. 하여, 내린 처방전이 있었지요.

“용돈 주는 사람 마음이지, 받는 사람 마음이나.”

“형님, 제 아이들 만나면 용돈 주시지 마세요.”
“왜 그래? 줄만 하니 주지. 그리고 어린 아이들 용돈 주는 재미를 내게서 빼앗지 마.”

용돈 주는 재미도 있나 보더군요. 그래도 제겐 부담이라 다른 방도를 찾아야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어때요? 천원을 주시면 저도 부담이 없을 것 같은데요.”
“에이~, 예쁘니까 주지. 용돈 주는 사람 마음이지, 받는 사람 마음이나. 그냥 냅둬.”

제가 이 같은 판단을 한 이유는 아이들이 지인을 만나면 은근히 또 용돈 주겠지 기대하는 몸짓이 보여섭니다. 어쨌거나 제 의사전달은 한 셈입니다. 이를 아내에게 말했더니 아내 생각은 좀 다르더군요.

용돈 주는 사람, 만날 때마다 반갑고 교감된다?

“나 어렸을 때 이런 사람이 제일 싫었어요. 오빠 둘, 나, 그리고 동생 순으로 5천원, 3천원, 2천원, 천원으로 나눠 용돈을 꼭 차별해서 주는 사람이 있었거든요. 그냥 똑같이 주면 어디 덧나나?”

맞아요. 큰 아이와 작은 아이 구분이 있었지요. 저도 용돈을 달리 받으면서 이런 생각 안했는데, 아내는 생각이 한 발짝 더 나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덧붙이더군요.

“저는 용돈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어요. 그 분은 저를 무척 좋아해서 다른 형제들은 안 줘도 저는 꼭 따로 챙겨줬거든요. 그분을 만날 때마다 어찌나 반갑고 교감이 되던지 지금도 생각난다니까요. 이런 교감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

가족과 친척 아닌 어떤 사람과 특별한 교감은 좋은 거지요. 하지만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내 주머니가 아까우면 남 주머니를 아껴주는 게 인지상정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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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한 번 마음껏 써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적자 가정, “남편에게 타 쓰는 게 훨씬 편해”
세상이 자기 마음대로 된다면 그 무슨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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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집에서 한담 중 가계 사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배추 4포기 얼마에요?”
“요새 배추나 야채가 금값이야. 배추 4포기에 3만원.”

헉, 말로만 듣던 금값이다. 추석이 코앞인데 진정 기미가 없다. 추석 장보기도 힘든데 엎친 데 덮쳤다.

어느 명품녀의 몇 억 원짜리 치장이 사실은 몇 천만 원이라고 야단법석이었다. 또 백화점에서 수백에서 수천만 원짜리 선물세트가 불티나게 팔린다고 한다. 서민들은 몇 천만 원은 고사하고 추석 지내기도 벅찬데 완전 다른 세상이다.

추석 연휴는 최소 3일에서 최장 9일까지 될 예정이다. 최대의 여행 러시가 있을 것이란다. 있는 사람이야 황금연휴지만 없는 사람들은 한숨 나는 추석 연휴기도 하다. 그래선지, 지인 아내의 하소연이 남 일 같지 않았다. 

“돈 관리? 우리 집은 남편이 해. 나는 남편에게 타다 써.”

보통 아내들이 예산을 쥐고 가계를 꾸려나가는 경향이라 생소했다. 더군다나 30대도 아닌 50대 중반 지인 부부라 더 낯설었다. 왜 남편에게 타다 쓰는지를 물었다.

“월급 타봤자 매달 적잔데, 뭐 하러 골치 아프게 살아.”

“월급 타봤자 매달 적잔데, 뭐 하러 골치 아프게 살아. 적은 월급 쪼개서 이리 쓸까? 저리 쓸까? 머리 굴려봐야 내 머리만 아파. 남편에게 타 쓰는 게 훨씬 편해.”

고단수 주부였다. 옆에서 겸연쩍게 웃던 지인이 “신랑 기 어지간히 죽여라”며 눈치다. 한 번 터진 이야기가 그런다고 그칠까.

그녀는 한술 더 떠 “남편에게 타서 쓰는 게 제일 편할 때가 언제인 줄 아냐?”며 호기까지 부렸다. 이를 되물었다.

“명절에는 더 편해. 제수용품도 남편이 다 알아서 처리하고. 시댁과 친정에 주는 용돈까지 알아서 처리하니 골머리 썩을 일이 없다.”

이런 경우라면 굳이 적은 월급 머리 써가며 쪼갤 필요가 없다. 하지만 타다 쓰는 것도 한계가 있다. 돈 한 번 타려면 별걸 다 물어 자존심 상한다는 말 때문이다. 그녀는 이도 단칼에 일축했다.

세상이 자기 마음대로 되면 그 무슨 재미

“말하면 남편이 사 주는데 뭐 하러 머리 싸매고 살어. 안 그래?”

참 편한 주부다. 하여, 지인에게 물었다. 월급 어떻게 쓸까 계산하면 머리 안 아프냐고. 그랬더니 자조 섞인 답변이 돌아왔다.

“각시가 계산을 잘 못해. 그러니 내가 해야지 어쩌겠어. 이번 추석 물가가 장난 아니라 나도 골치 아파. 번번히 돌아오는 명절이 답답하고 무서워,”

이 부부도 역시 한쪽은 골치 아팠다. 이게 우리네 현실이었다. 내 아내도 간혹 “돈 한 번 마음껏 써봤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말을 종종 한다. 아내만 그럴까? 나도 그렇다. 하지만 이에 대한 내 변명은 언제나 비슷하다.

‘세상이 자기 마음대로 되면 그 무슨 재미. 안 되는 것도 있어야 사는 맛이 나지.’

어쨌거나, 현명한 추석나기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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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유명 강사가 말하는 학원 강사의 고충
모든 걸 뛰어 넘는 아름답고 고귀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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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이 즐비한 서울 노량진에서 A급 강사였던 B씨는 연봉 1억 원이 넘는 유명 영어 강사였다. 그도 조금 더 열심히 하면 연봉 3억 원이 넘는 특급 강사가 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학원 강사를 그만뒀다. 돈벌이가 짭짤한 학원 강사직을 그만두기란 쉽지 않았다. 왜 사표를 던졌을까? 그는 두 가지로 정리했다.

애를 쓰던 동료 학원 강사들이 픽픽 쓰러졌다

첫째, 피로누적이었다. 건강이 문제였다. 하루 16시간 이상씩 진행하는 수업 부담이 원인이었다. 그는 수업 부담을 이렇게 설명했다.

“애를 쓰던 동료 학원 강사들이 나보다 어린데도 픽픽 쓰러지는 거예요. 한 명은 갑자기 쓰러져 죽었어요. 그걸 보니 이러다 안 되겠다 싶대요. 눈앞의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매달려야 하는 게 학원 강사에요.”

그런데도 포기할 수 없었다. 한편으로 이렇게 살아 뭐하나 싶었다. 그러고 보면 연봉 수십 억 원 대의 유명 강사들이 강사 직업을 그만두는 게 이해되는 바다.

사랑은 모든 걸 뛰어 넘는 아름답고 고귀한 힘

두 번째 이유는 사랑이었다. 40 중반에 미혼이던 그에게도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다. 그녀와 7년 동안 사랑을 속삭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졌다.

“여자 친구가 갑자기 암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어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대요. 그녀를 보내기 전, 몇 달 만이라도 함께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더라고요. 그날로 학원을 그만두고 병원에서 병 수발을 했어요. 누가 뭐라던 상관없었죠.”

여자친구의 병은 그가 강사를 그만둔 결정적 계기였다. 사랑도 미룬 채 학원 강사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그가 병간호를 해야 했던 사연을 이렇게 전했다.

“내가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베풀 수 있었던 건 병간호 밖에 없었죠. 한 침대에게 같이 뒹굴며 고락을 같이 했어요. 그녀를 저세상으로 보낸 후 미치겠더라고요. 더 사랑해줄 것을 후회가 남대요. 이게 꿈이지 싶었죠.”

왜 학원으로 돌아가려 하느냐고? 삶의 굴레

순정을 다 받쳤다. 그렇지만 운명은 매몰찼다. 그는 사랑을 잃고 한동안 방황했다. 방황을 이길 수 있었던 건 여행의 힘이었다.

그는 이제 빈털터리. 살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다. 죽도록 고생했던 학원 강사 생활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유를 물었다.

“왜 학원으로 돌아가려 하느냐고? 그건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랑도 돈도 삶의 굴레였던 게다. 삶의 굴레란 이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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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앞세워 돈 벌려는 세상 앞에 긴장한 아빠
기막힌 합의 금액과 아이들 화해로 이끈 지혜

연말이라 많은 사람을 만납니다. 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이 기회에 아이 키우는 부모 입장의 선배들에게 배우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아이들 간 다툼으로 인해 불려가야 했던 한 아버지의 에피소드입니다.

“바다낚시 갔는데 아들이 싸워 저쪽에서 다쳤다고 빨리 오라는 거라. 외딴 섬이라 배가 끊겼으니 꼭 가야 할 사정이면 다시 전화하라고, 그러면 사선을 타고 나간다 했지.” 

결국 밤늦게 배를 빌려 현장에 도착했다더군요. 선생님이 “친구가 눈 주위를 바늘로 꿰맸다”며 “때린 죄인(?) 부모니까 무조건 빌어라”고 하더랍니다. 먼저, 고 1 아들에게 물었답니다.

“너보다 약한 친구 때린 거야, 아니면 너보다 덩치 큰 아이 때린 거야?”

힘없는 친구 못살게 굴었으면 반쯤 죽여 놓을 심산이었다나. 다행이 “덩치가 큰 있는 친구였다”더군요. “차라리 맞을 일이지…”하며, 아들 때문에 체면이고 뭐고, 기 팍 죽어 상대 부모를 만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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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말죽거리잔혹사

자식 앞세워 돈 벌려는 세상에 긴장한 아빠

“○○에빕니다. 죄송하게 됐습니다. 아이는 괜찮습니까.”
“괜찮습니다. 아이들이 크다가 그럴 수도 있지요.”

여기까지는 좋았답니다. 그런데 뒤가 캥기더랍니다. 아이들이 치고 박고 싸우다 다치면 학교 폭력으로 크게 걸리는 걸 아는지라 가슴이 두근 반 세근 반 했다나요.

“치료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간단히 16바늘 꿰매고 퇴원했습니다.”

“치료를 더 하시지 벌써 퇴원해요?”
“병원에 입원할 정도는 아닙니다.”

이제부터 협상(?) 해야 하나 싶었답니다. 긴장되더랍니다. 자식 앞세워 돈 벌려는(?) 부모가 더러 있다는 걸 들었다나요. “앞에서 합의해도 뒤돌아서면 ‘더 받을 수 있다’고 훈수(?)하는 통에 왔다 갔다 하는 게 합의 금액”이라나요. 한 번 더 꾹 참았답니다.

기막힌 합의 금액과 아이들 화해로 이끈 지혜, 난 그럴 수 있을까?

“그런데 안면이 있습니다.”
“예. 저도 안면이 좀 있습니다.”

그제야 분위기가 누그러지더랍니다.

“제가 바다낚시하다 급히 와서 왜 그랬는지 듣질 못했습니다. 왜 그랬답니까.”
“제 아들놈이 ○○가 그만해라 하고 세 번이나 경고를 했는데도 뺨을 때렸답니다. 그래도 ○○는 참고 그만해라 그랬는데 계속 놀렸대요. 그래서 ○○가 제 아들놈을 한 대 쳤는데 눈썹 주위가 째진 거라더군요. 제 아들 놈 잘못이지요.”

지인은 상대방이 이렇게 나올 줄 몰랐다며 자신도 깜짝 놀랐답니다. 그리고 합의한 금액이 기막힌 액수였습니다. 치료비 등 53만원. 지인은 7만원을 보태 60만원을 송금했답니다. 그런데 연락이 와 아이들과 함께 다시 만났다나요. 마음이 덜컹하더랍니다.

“돈은 53만원이면 족합니다. 7만원 받으십시오.”
“너희들 서로 친하게 지내지?”
“예.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친군데요.”

잔뜩 긴장했는데 아이들 화해까지 이끈 훈훈한 결말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 “상대방 진심을 몰라보고 긴장했던 내 자신이 너무 초라했다”더군요. 지인은 평소 덕을 많이 베푸는 사람이라 좋은 사람 만난 거겠죠. 아직 훈훈한 세상이나 봅니다.

그처럼 멋진 부모 되어야 할 텐데 그럴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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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donghun.kr BlogIcon 멀티라이프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온뒤에 땅이 굳어진 경우일까요 ㅎㅎ
    계속해서 친하게 지내겠죠? ㅎㅎ

    2009.12.18 09:56 신고
  2.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식 앞세워 돈 벌려는 사람들 허다합니다. ㅎㅎㅎ
    다행이네요. 그래도 둘이 친하게 지내게 도ㅣ었다니...

    잘 보고 가요.

    2009.12.18 10:02 신고
  3. Favicon of https://raonyss.tistory.com BlogIcon 라오니스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대방 부모도 대인이시네요....
    저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들은.. 멋지게 자랄 것 같습니다..

    2009.12.18 11:13 신고
  4. Favicon of https://rubygarden.tistory.com BlogIcon 루비™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훌륭한 부모신 듯...
    진정으로 자식을 사랑하시는 분이군요..!

    2009.12.18 12:04 신고
  5. Favicon of https://junke1008.tistory.com BlogIcon mami5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이 일을 저지르고나면
    부모는 늘 간이 통알 만해진는건 당연합니다.

    큰돈 치르고 합의가 된거네요..
    그쪽 부모가 다행히 좋은 사람이였나봅니다..^^

    2009.12.18 19:26 신고

“중요한 건 외모가 아니라 속까지 닮았냐.”
“번 돈은 혼자서만 갖고 있으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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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가 살아남는 법은 글에 있다. 이를 무시하고 입을 놀렸다가 화를 자초한 글쟁이 여럿 봤다. 누구라고 굳이 말할 필요 없겠지.

이외수는 글로도 입으로도 말한다. 그러나 정치적 발언은 삼간다. 그래서 꽃놀이패요, 양수 겹장인 셈이다. 그의 말을 빌려보자.

“한마디 했더니 이제와 쓴 소리 한다고 하대요.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야죠. 그러나 정치는 중립입니다.”

사실 말이지 이외수의 외양은 볼품없다. 단지, 긴 머리와 콧수염이 인상적인 글쟁이일 뿐이다. 그런데 그의 아내는 그를 부러워한다. “얼굴이 작다.”는 이유였다. 하하~, 묘한 부러움이었다. 어쨌든 그가 타인과 구별되는 건 대체 뭘까?

“중요한 건 외모가 아니라 속까지 닮았냐.”

“선생님. 남들이 제가 선생님과 닮았다 하는데 선생님이 보시기에도 닮았나요?”
“머리와 수염만 닮았다. 중요한 건 외모가 아니라 속(내면)까지 닮았냐 하는 거다.”

역시 이외수였다. 그는 인기작가가 된 이유 대해 “사람들과 다른 시선으로 문제를 보기 때문이다. 똑같이 쓰면 의미가 없다. 독특한 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이 사는 원칙에 대해 말했다.

“제가 지금까지 낸 책은 다 성공했습니다. 제 책을 낸 출판사는 다 돈을 벌었습니다. 저는 한군데 출판사에서만 책을 출간하지 않습니다. 돌아가면서 냅니다. 출판사를 바꾸는 기준은 10억을 벌었을 때입니다.”

돈벌이를 한 군데에 몰아주지 않는 이유는 같이 먹고 살아야 한다는 ‘상생’으로 읽혔다. 이렇게 살아간다면 길거리를 떠도는 노숙자도 사라질 게다. 그러나 인간은 혼자만, 때론 자기 부류만 잘 살려는 욕심으로 가득 찬 찌질한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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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이 자리잡으면 서울역 앞 노숙자도 사라질 게다.

“번 돈은 혼자서만 갖고 있으면 안 됩니다.”

“방송 출연 차 서울 나들이를 하기도 합니다. 지난 번 출판사는 제 책을 내서 100억여 원을 벌었습니다. 이 출판사는 제가 서울에 뜨면 칙사 대접입니다. 돈을 벌어준 사람에게 대접 안 할 수 없는 거죠.

지난번에는 호텔에서 식사 대접을 하겠대요. 이외수가 호텔에 혼자 가서 밥 먹으면 사람들이 욕할 거 아녜요? 허름한 식당도 아니고 호텔이라니…. 그래서 문하생과 같이 호텔에 가서 식사를 즐겼습니다. 벌었으니 쓰게 해야죠. 번 돈은 혼자서만 갖고 있으면 안 됩니다.”

열심히 노력해 돈을 벌되, 돈의 노예가 되지 마라는 충고였다. 이는 배부른 돼지를 더 선호하는 세상에 대한 일갈이었다. 함께 사는 세상…

난, 어느 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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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junke1008.tistory.com BlogIcon mami5   수정/삭제   댓글쓰기

    돈을 벌어도 서로 상생한다는것 배울만 하네요..^^

    2009.10.30 22:57 신고

교통사고, 목격자 유리하게 만나는 요령?

동일 사건에 같은, 그러나 다른 해석
현수막으로 본 시답잖은 사건 추리

사람에 따라 동일 사건을 보는 해석은 다양하다. 물론 같은 물건ㆍ자연현상ㆍ이론ㆍ사람 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는 각자의 입장, 위치, 지식, 생각 등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시답잖은 말을 꺼내는 건, 한 사건을 알리는 현수막 때문이다. 현수막은 한 사건에 대해 너무 다른 두 가지 해석을 전달하고 있었다. ‘박 터지게 싸우겠군’ 지레짐작을 할 만큼.

다른 때 같으면, 흔히 있는 일이라 ‘그런 갑다’하고 지나쳤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무언가를 생각하게 했다.(어쩜, 오지랖 넓을 수도 있겠지.)

“목격자를 찾습니다.”

도로변에 걸린 현수막의 제목이다. 제목은 동일하다. 하지만 내용은 같다. 그러나 확연히 다르다. 여기에서 가정이 필요하다. 목격자를 찾았을 경우이다. 그럼, 현수막을 살펴보자.

교통사고 시, 목격자 유리하게 만나는 요령?

현수막 1)
“일시 11월 2일(일요일) 오후 12:00~12:20 장소 : ○○사거리
15톤 덤프트럭과 검은색 크라이슬러 승용차의 추돌 사고를 목격하신 분은 꼭 연락 주십시요! 후사하겠습니다.”

현수막 2)
“11월 2일 낮 12시20분경 15톤 덤프와 검정색 승용차의 사고를 목격하신 분 제보 바랍니다. 장소 : ○○사거리 제보주시면 후사하겠습니다.”

‘이게 같지 뭐가 다르냐?’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같은 점은 님께서 생각하는 대로다. 다른 점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다고? 

이게 같지 뭐가 다르냐? 그러나 아니다.

자 그럼 다른 점을 보자.

1)은 “15톤 덤프트럭과 검은색 크라이슬러 승용차”를 직접 비교했다. 구체적이다.
2)는 “15톤 덤프와 검정색 승용차”만 비교했다. 밋밋하다.

다른 점은 첫째, ‘동정’이다. 사람의 동정을 유발했느냐? 아니냐? 차이다. “덤프트럭과 검은색 크라이슬러” VS “덤프와 검정색 승용차”란 문구 비교가 가능하다. 경제력이 있고 없고의 차이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있는 자와 없는 자를 비교할 때 없는 사람에게 동정이 쏠리는 게 당연지사 아닐까?

둘째, ‘반발’이다. “크라이슬러”와 “검정색 승용차”는 부의 상징이다. 돈 푼 깨나 있는 사람이 타는 차란 인식. 또 외제차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심이 작용한다. 게다가 2)는 굳이 필요 없는 “검은색”을 넣은 점과 “덤프”를 앞에 쓰는 오류까지 범했다.

셋째, ‘절박’이다. 현수막 바탕 색깔에서 노랑 검정은 절박감부터 차이난다. 검정색은 죽을 각오가 되었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죽기를 각오한 사람에게 해볼 수는 없을 터.

나란히 붙은 현수막.


사고 목격자, 누구에게 유리할까?

먼저, 누가 현수막 1)을, 누가 현수막 2)를 붙였을까? 부터 생각하는 게 우선이다. 당신은 현수막 1)과 2)를 누가 붙였을 것으로 여겨지는가?(잔소리 말고 마무리해라 하면 할 수 없다.)

위의 분석으로 보면, 구체적으로 표현한 사람은 무척 억울한 사람이다. 뒤집어썼을 개연성이 높다. 그는 가난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현수막 1)을 붙인 사람은 덤프트럭 주인임이 분명하다. 자연스레 현수막 2)는 크라이슬러 주인이다. 고로 같은 조건에서 유리한 사람은 덤프트럭 주인이다.

하지만 변수가 있다. ‘끝발’과 ‘돈’이다. “끝발과 돈이 통하지 않은 곳이 없다”하니 말해 뭐할까. 이는 ‘매수’로 나타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 하나 더, 현수막에서 밝혔듯 “후사”를 염두한 목격자라면 힘 있는 2)에게 연락할 가능성이 크다.

당신은 이 교통사고에서 누가 이길 것 같은가?
또 목격자가 만일 당신이라면 누구에게 연락하겠는가?

 

 

 

이렇게 시답잖은 소리를 지껄이게 된 이유는 나란히 붙은 현수막 때문이다. 그 풍경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했다. 없는 사람은 현수막 붙일 때도 문구와 장소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사고는 안 나는 게 ‘최선’”, “안전운전이 ‘최고’”

요즘 세성 돌아가는 걸 보면 꼭 이 현수막 같다는 생각이다. 종부세부터 시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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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굴착, 길 막힘의 상반된 입장

운전자, “이놈의 도로 왜 그리 파 재끼는지”
공사하는 이, “피해 최소로 마무리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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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전력공급 관로매설공사(도로굴착)가 시작됐다.

“역지사지(易地思之) - 입장 바꿔 생각하기”

살면서 역지사지해야 할 때가 있다. 자신부터 챙기다 보니 그럴 새가 없다. 남 먼저 챙기다 보면 왠지 손해 본 기분? 그러나 한 번쯤 입장 바꿔 생각할 필요도 있겠지.

나 또한 도로 굴착 시, 길 막힘을 보고 불평만 쏟아냈다.

“허구한 날, 이놈의 도로는 왜 그리 파 재끼는지. 이유도 가지가지. 토ㆍ일요일에 하면 어디 덧나나? 낮에 말고 통행량 드문 밤에 빨랑빨랑 해치우면 안 되나? 외국은 도로 공사 밤에도 잘만 하드만. 왜 우리는 꼭 바쁜 시간에만 해야 하는지 원.”

그리고 빠지지 않은 불만.

“저 예산, 세금 아닌 감! 예산 없다고 난리더니, 다 헛말이야! 우리나라, 정말 돈 많아!”

그렇담, 도로 굴착과 관련하여 짜증나는 사람과 도로 굴착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 입장을 비교하는 것도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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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의 짜증. 길 막히는데 속수무책. 대안을 세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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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하는 사람. 배운 게 이건데 어쩌겠나?

# 1. 짜증나는 사람

“차가 왜 이리 막히는 거야….”

마음은 급한데 도로는 뚫릴 기미가 없다. 툴툴거림이 절로 나온다. 다른 때는 그렇다 치더라도 출근 시간이면 짜증 배가. 아침부터…. 이러다 지각.

“어디 사고 났나? 길을 잘못 들었군! 에이, 내가 왜 이 길로 왔지?”

짜증내다 결국은 자학. 다른 도로로 빠지지 못하고, 기어코 앞으로만 가다가 막힘의 원인이 도로 굴착일 때, 환장할 일이다. “내일부턴 이 길은 NO.” 욕이 절로 터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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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왜 이리 막히는거야?

# 2. 도로 굴착하는 사람 - 전력 지중화 공사

관리자 김 모(49)씨. 나? 전기 경력 20년. 도로 굴착 경력 5년. 전봇대도 타봤지만 도로 굴착 때가 제일 난감하다. 또 무슨 욕을 먹어야 하나. 욕먹으면 오래 산다는데 오래 살라나? 그러나 욕먹고 기분 좋은 사람 없다.

- 도로 굴착 작업 전, 제일 마음 쓰이는 것.
“우리도 굴착으로 차 막힘을 경험한다. 짜증난다. 그래도 할 수 없다. 사고 나지 않고, 불편과 피해를 최소화하여 공사가 빨리 마무리 되었으면 싶다.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굴착 과정에서 지반 사정 등에 의해 공사 기간이 달라진다. 배운 게 이건데 어쩌겠나?”

도로 굴착은 ‘아스콘 걷어내기→폐기물 처리→터파기→잔토 처리→맨홀 설치→메우기→도로 포장’의 과정을 거친다. 작업 시간은 보통 오전 8시 30분~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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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굴착은 아스콘을 걷어내고, 터파기 후, 바닥에 모래부터 깐다.

- 굳이 낮 시간대에 공사해야 하나에 대한 항변.
“통행량이 많은 사거리 등 복잡한 곳과 대도시에서는 야간작업도 한다. 소도시는 주간작업. 밤 작업 시 애로가 많다. 인건비도 그렇고, 도무지 능률이 안 오른다. 능률은 낮 작업의 절반도 안된다. 그래 주간 작업이다.”

민원도 끊이지 않는다. 시ㆍ한전ㆍ현장에 민원이 제기된다. 하루 10건이 넘을 때도 있다. 상가 앞 공사 시, 민원이 가장 많다. 영업에 직접 피해가 가기 때문이다. 이때가 제일 미안하다. 일이 빨리 끝나도록 독려할 밖에.

- 도로 굴착공사, 민원 대처 법.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사과한다. 죄송하다는데 뭐라 하는 사람은 드물다. 학력이 높아진 만큼 인격이 높아진 것 같다. 간혹 안하무인인 사람이 있다. 피해를 입어서다. 미안함을 전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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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안내판, 급한 사람 돌아가게 교차로나 이면도로 전에 세우면 좋을텐데...


# 3. 굴착 공사로 길 막힘에 대한 대안?

법에서 규정하는 대로 몇 백m 앞에만 ‘공사 중’ 안내판을 내걸 게 아니다. 막히는 도로에 진입하기 전, 교차로에도 대문짝만하게 “공사 중 우회하세요!”라 알리는 건 어떨까?

운전자들이 짜증내고 욕하는 건, 막힘에 대한 대처를 할 수가 없기 때문. 급한 사람들이 돌아갈 수 있게끔 한다면 욕먹을 일도 아니다. 이게 서로에 대한 배려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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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로 1차선만 다니는 도로에서 시내버스가 멈추면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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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들이 대처할 수 있도록 교차로에서 미리 알리면 돌아갈텐데. 이게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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