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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짜리 ‘돔’, “놔줘” 할 사람 있을까?

“욕 먹어가며 낚시할 필요 없잖아요!”
14세 아들과 낚시 다니는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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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돔을 놔 주다니...

사실 말이지, 전 낚시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낚시꾼들이 섬에 버리고 가는 쓰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또한 ‘무심코 던진 돌에 우물 안 개구리 죽는다’고 ‘무심코 던진 낚시 바늘에 물고기 죽는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하지만 이 생각은 바뀌고 있습니다. 원인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로, 어느 날 생선회를 사러 갔다가 횟집 아주머니의 무덤덤한 말 때문입니다.

20㎝짜리 ‘돔’을 보고도 “놔줘” 하다니…

“아무리 물고기라도 매일 생선 잡을 텐데, 살생이 업보로 돌아올 것 같지 않나요?”
“나는 그렇게 생각 안해. 사람도 때가 있는 것처럼 이 물고기들도 죽을 때가 있는 거라. 바다에 있는 물고기들이 다 사람한테 죽는다면 어찌 살겠어? 사람한테 먹힐 물고기만 우리한테 오고, 그걸 우리는 회로 뜨는 거라. 그러니 업보로 돌아올 리 만무하지.”

명쾌한, 나름대로 살생(?)의 원칙을 가진 아주머니의 당당한 말이 생각을 바꾸게 했습니다. 또 하나, 횟집 아주머니와 비슷한 종류의 생각을 가진 낚시꾼이라면 낚시할 자격이 있다는 겁니다. 들어보시죠.

“놔줘. 좀 더 크면 잡게!”

20㎝에 육박한 돔이 방파제 바닥에서 파득거리는 걸 보고도, 태연하게 하는 소리라니. 순간 귀를 의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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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화양면 용주리 호두마을 방파제는 가족 낚시터입니다.

야! 이런 낚시꾼도 있네?

16일 추석 연휴 후, 바람도 쐴 겸 여수시 화양면 호두마을로 나섰습니다. 달빛 아래 방파제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습니다. 자리를 깔고 앉아 있는 모자(母子), 낚시대를 드리운 여인, 아장아장 걸음 연습 중인 아이까지, 가족 낚시터입니다.

“돔은 25~30㎝ 정도는 돼서 잡아야지!”
“안 그래도 좀 작다 싶어 살려주려고 했어요.”

서승록(35) 씨, 돔을 거침없이 바다로 ‘풍덩’ 던져집니다. 야! 이런 낚시꾼도 있네? 이러다 물고기 살려준 낚시꾼 복 받아 소원 이루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까지 나게 합니다.

요즘 이 근방에는 학꽁치, 고등어, 깔따구(농어 새끼), 갈치, 돔 등이 잡히는 철이라 합니다. 애쓰고 잡은 20㎝ 짜리 돔 “놔줘”라던, 중소기업에 다니는 정성표(43) 씨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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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표 씨 일행.

지체장애 2급, 아들과 낚시 다니는 사연

“아들하고 자주 다니시나 봐요? 무슨 사연이라도 있나요?”
“정신지체 2급인 아들과 낚시하며 장애 스트레스를 이기고 있어요. 온전하지도 않은 놈이 컴퓨터 앞에서 게임만 하고 있으니 어쩌겠어요. 차라리 바람 쐬며 낚시하는 게 났겠다 싶어 같이 낚시 다녀요. 저 놈은 8개월 때 경기를 일으켰어요. 새벽에 자다가 기겁했죠. 119에 전화하고서도 집에서 기다리지 못하고, 팬티 바람으로 아이를 안고 거리에 나가 차를 기다렸죠. 팬티 바람으로 차를 기다리는 부모 심정은 아무도 몰라요.”

정무열(14) 군이 우리들의 대화에 호기심을 나타내듯 고개 들어 힐끔힐끔 쳐다봅니다. 낚시 기분을 물으니 씨~익 웃으며 “고기 올라오는 기분이 좋아요”하고 맙니다.

“병은 얼마나 좋아졌어요?”
“아들이 아파 학교를 1년 꿀렸어요. 계속 다녔으면 중학교 2학년일 텐데…. 천둥, 번개 칠 때 깜짝깜짝 놀라기만 하고, 열만 오르지 경기 증세는 안 보여요. 말도 안하다가 지금은 어느 정도 하니까 정말 좋아진 거죠. 그동안 서울, 광주 등 안 가본 병원이 없어요. 그런 놈하고 이렇게 낚시를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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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장애 2급인 정무열 군은 낚시로 힘을 얻는다 합니다.


돈은 없으면 벌면 되지만, 건강은 회복 안돼

“긴 병에 효자 없다고 치료비도 만만찮을 텐데?”
“1억 이상 들었어요. 그중 6천은 빚이었죠. 카드연체에 정지, 신용불량까지 힘들었죠. 4년 전부터 아이 병이 좋아져 빚을 좀 갚고 지금은 천 남았어요. 아직도 정기적으로 병원에 다니고 있어요. 그래도 건강이 좋아졌으니 뭘 바라겠어요. 바란다면 욕심이죠. 돈은 없으면 벌면 되지만 건강은 회복이 안돼요. 건강이 최고에요.”

보건복지가족부가 실시한 2007년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등록 장애인수는 약 210만명으로, 8가구당 1가구는 장애인 가구”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선천적인 장애보다 교통사고 등 후천적 원인에 의한 장애가 89%로” 나타났습니다. 이렇듯 건강은 누구든 장담하지 못할 실정에 도달한 것입니다.

“아이가 낚시 좋아하나요?”
“병 치료와 언어치료 중간 중간 짬짬이 낚시해요. 무척 좋아하죠. 말도 잘 안하던 놈이 고기 한 마리 잡으면 ‘나 고기 잡았어’하고 엄마한테 전화해서 자랑해요. ‘크기는 어떻고, 고기는 뭐고’하고요. 미끼는 새우는 끼는데 갯지렁이는 못 끼어요. 제가 지렁이는 끼워주죠. 아들 덕분에 저도 낚시 마니아가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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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으로 인한 스트레스 낚시로 풀어

“걱정이 많을 텐데?”
“나 죽으면 저 놈이 어떻게 살아갈지가 제일 걱정이에요. 이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죠. 저 놈을 두고 눈을 감을 수나 있을지….”

비장애인 자식을 둔 부모도 취직 걱정에 밤을 새는데, 정성표 씨 걱정이야 오죽 하겠습니까? 이는 생활수준 향상에도 불구하고, 아직 장애인 복지가 아직 받쳐주지 못하는 것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복지 문제는 의료ㆍ보건에서 출발, 결국 경제ㆍ사회 문제로 번질 수밖에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할 대목입니다.

“낚시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었나요?”
“아들도 답답한 집안에 있는 것보다 트인 바깥에 나오면 좋아해요. 얼굴 표정 자체가 다르니 도움이 된다고 해야겠죠. 낚시 끝나고 집에 가서 같이 샤워하고, 같이 자요. 잘 때 뭐라는 줄 아세요? ‘아빠 내일도 낚시 가요’ 하고 자요. 저도 아픈 아들 옆에서 보고만 있어도 스트레스가 쌓이는데 그 스트레스를 낚시로 풀었죠.”

“낚시꾼들이 버리는 쓰레기 땜에 골친데 쓰레기 처리는 어떻게 해요?”
“제일 신경 쓰는 부분이 쓰레기에요. 낚시꾼들이 바위에 앉아 쓰레기를 버리면 결국에는 낚시를 못하게 되지 않겠어요? 그 보다 먼저 욕 먹어가며 낚시할 필요 없잖아요. 저기 좀 보세요. 저리 버리고 간다니까요. 이따 갈 때 치워야지요.”

정성표 씨 부자 경우라면 낚시를 싫어할 이유가 없겠지요. 언어장애를 극복하고 2008베이징올림픽 수영부문 8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던 펠프스처럼 정무열 군이 병을 이기고 사회에 나가 당당히 한 사람으로 우뚝 서길 바랍니다.

한 아이가 크기까지 한 가정뿐만 아니라 교우, 학교, 지역 등 사회의 많은 노력이 스며 있다 합니다. 이로 인해 사회는 서로 유기적인 결합을 필요로 한다 합니다. 내 자녀뿐 아니라 다른 자녀에게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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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터는 쓰레기로 몸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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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세 하루 4천원, 이런 ‘횟집’ 아시나요?

회 써는 법 등 공개모집에 추첨으로 입주 분양
여수 수산시장 노상횟집, 1일 수입 3~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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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회 먹는 방법입니다.


“상추와 깻잎을 손바닥에 펼쳐,
회를 집어 초장에 찍고,
고추와 마늘을 얹어,
돌돌 말아 입안에 쏘~옥 넣기 전에,
소주를 들어 잔을 맞춘 후,
입에 탁 털어 넣고는,
‘캬~’ 추임새 장단에 맞춰,
상추쌈을 입안에 쏙,
그리고 와작와작 씹는다.”

그 씹히는 맛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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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회를 뜰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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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센치 정도의 박스에 광어, 돔, 농어를 먼저 깔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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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싼고 맛있는 여수 남산 수산시장입니다.

싸고 배터지게 ‘회’ 먹는 곳 없을까?

위는 일반 횟집에서 회를 먹는 방법입니다. 여기에, 곁들인 음식(스끼다시)과 분위기가 더해져 생선회 맛은 배가 되지요. 이게 우리가 평상시 편안히 회를 즐기는 모습입니다.

하여, 해안가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가격이 비싸 쉽게 먹을 수가 없는 단점이 있기도 합니다. 결국 곁들인 음식과 분위기, 높은 가게세, 인건비 등이 회 값을 올리는 주범인 셈이지요.
 
그래, ‘싸고 배터지게 회를 먹을 수 있는 곳은 없을까?’란 생각을 할 때, ‘음식을 제외한 거품을 뺀다면 좋을 텐데…’ 합니다. 물론 이런 곳은 어느 도시나 있지만 몰라서 못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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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를 뜬 후 상자에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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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남산 수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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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식들, 물고기들이 수족관에서 목숨이 어떤 상황인 줄도 모르고 놀고 있습니다.

보증금이 없이, 하루 4000원의 가게세만 내면 되는 ‘횟집’
‘회를 써는 법’ 등의 조건으로 입주자 공개모집, 추첨 분양

여수 여객선터미널 옆, 남산 수산시장은 싼 맛에 생선회를 즐기는 곳입니다. 시장 내 노상에는 11.6㎡(3.5평) 넓이의 횟집 23개가 늘어서 있습니다. 횟감을 두는 수족관과 회를 뜨는 주방만 달랑 있는 이곳은 가게세 걱정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맛있게 회를 써는 법, 장사 경험, 회 경력, 영세민 등의 조건을 내걸어 입주자를 공개모집, 추첨 분양했기 때문입니다. 회 업계에서 내 노라 하는 20~30년 경력의 베테랑들이 모였으니, ‘어떻게 써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는 회 맛에 걱정은 접어야합니다.

여수 수산시장 노상횟집 경력 27년의 손간엽(58) 씨는 “수산시장의 횟집들은 마리당 1천원에서 3천원의 이익만 남긴다.” “그래서 많이 벌어봐야 하루 3만~5만원 벌이다.”고 합니다.

원인을 들어보니 “보증금이 없이, 하루 4000원의 가게세만 내면” 되는 까닭입니다. 이점, 정말이지 마음에 쏙 듭니다. 그러니, 자연이 맛있게 생선회 내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겠지요. 영업시간도 새벽 4시부터 저녁 8시까지. 매월 둘째 주 화요일은 쉬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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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어, 농어, 돔을 밑에 깐 후 그 위에 전어 등을 또 깔고 있습니다. 누가 17만원 어지 주문했다 합니다. 주인장 써느라 정신 없습니다. 횡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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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어 등이 놀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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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5만원 짜리 포장입니다.

가격은 달라는 대로, 박스 포장도 가능

회를 즉석에서 먹고 싶으면 노상 횟집 수족관에서 어종을 고른 후, 회를 떠 2층 식당 어디에서든 앉아 맛있게 먹으면 그만입니다. 가격도 저렴합니다. 달라는 대로 주니까요. 1㎏ 당 가격은 장어 아나고와 점성어 13000원, 전어 15000원, 광어ㆍ돔ㆍ농어가 2만원입니다.

박스 포장은 2만원부터 원하는 대로 가능합니다. 이로 인해 전화 예약 많지요. 저도 외지에서 손님이 오거나, 처가 갈 때 이곳을 이용합니다. 그러면, 장인어른 입이 함지박만 해져 입이 귀에 걸리지요. 요즘은 제철인 전어가 가장 많이 팔린다고 하더군요.

저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이런 먹거리 복을 타고 났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맛 중의 맛은 즉석에서 먹는 것입니다. 이런 맛은 글로 뭐라 쓰기에도 불편합니다. 사진으로 보시면 그 맛에 그만 ‘꼴까닥~’ 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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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시장의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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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잡아온 해삼 배에 칼을 대니 알이 '톡' 터져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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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삼 알과 오징어를 즉석에서 초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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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먹으면 군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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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비교한 일본의 바다 양식 실태는?
사료난에 허덕이는 일본…공급은 딸려
[범선타고 일본여행 14] 바다양식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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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안도 바다양식장.

“어민의 꿈은 언제나 만선이었다. 만선 깃발을 달고 선창으로 들어오는 날, 아이들은 머슴밥처럼 봉긋 솟은 쌀밥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그러다 차츰 배 부르는 횟수가 줄어들어 갔다. 어민의 꿈도 차차 물거품으로 변해갔다. 앞길이 막막할 따름이다. …”

이에 따라 어민들이 찾은 새로운 활로가 기르는 어업. 우리의 바다 양식은 1990년대에 시작됐다. 초기, 바다를 등졌던 사람까지 바다로 돌아오는 기현상을 보였다. 그리고 과잉 투자와 가격 폭락에 높아만 가는 사료값ㆍ기름 값 등으로 된서리를 맞게 된다.

비싼 연어까지 사료로 써, 결국 사료난에 포기

일본은 1980년대에 기르는 어업을 시작했다. 우리의 바다양식 현실과 비교해 일본의 실정은 어떨까?

확인을 차, 지난 4월 26일 나가사키시 이오지마를 방문했다. 무라카미 미츠루(村上滿, 71) 씨는 양식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처음에는 치어를 방류, 먹이를 주면 고기가 돌아올 것으로 생각하고, 이를 잡을 해양 목장으로 계획했다.”면서 하지만 “물고기가 돌아오질 않아 바다양식을 하게 됐다.”고 증언한다.

그는 “이오지마에서는 1985년부터 2005년 전까지 양식을 했으나 사료 구하기가 힘들어 문을 닫았다.”며 “비싼 연어까지 사료로 써 보았지만 타산이 맞질 않아 포기하고, 지금은 양식하는 곳이 한 군데도 없다.”고 말한다. 덩그러니 육상시설만 남아 있다.

또 무라카미 미츠루 씨는 어업에 대해 “대하ㆍ새우ㆍ전갱이 등을 잡는데 과거에는 수 십 킬로씩 잡았으나, 지금은 거의 잡히지 않아 대부분 어부를 접고 있다”며 “더욱 심각한 것은 뒤를 이을 세대가 없다”고 전한다.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매 한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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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난으로 폐업한 일본 이오지마의 양식장은 건물만 덩그란히 남아있다.

양식 기술 유출에 신경 쓰는 일본

이오지마에 이어 4월 27일, 요시카와 토시오(吉川俊雄, 77) 씨와 “양식장이 몰려 있다”는 나가사키현 사이카이시 오오시마 섬으로 향했다. 이곳은 주로 “광어ㆍ도미ㆍ복어” 양식이 주종을 이룬다.

오오시마. 건너편으로 조선소가 보인다. 양식장 부근에 조선소가 있다니 의외다. 해양오염 여파로 양식이 될까 싶다. 군데군데 가두리가 보인다. 가두리 개수로 봐선 대규모는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우리와는 달리 해변 육지에 규모 있는 양식시설이 즐비하다.

한 수산종묘장. 일요일, 쉬는 날이라 사람 찾기가 힘들다. 20대 전후의 한 젊은이를 만난다. 인터뷰를 요청하자 “기밀이 많은 양식 기술의 외부 유출 등을 우려해 일절 하지 마라”는 지시에 따라 거절한다. 양식장 구경을 포기하고 스탠딩 인터뷰를 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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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지마의 바다양식장.

복어 등 육상 양식이 주류, 이유에 대해 배워야

“양식장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말할 수 없다. 이해해 달라. 현재 17명이 고용되어 일한다.”

“바다 위 가두리에서 물고기를 기르는가?”
“(옆의 시설을 가리키며) 육상에서 기른다.”

“바다 위 가두리는 어떤 용도인가?”
“바다의 시설들은 고기를 출어 할 때 잠시 내어 두는 곳이다.”

의문이 풀린다. 조선소 인근에서 양식이 가능한 건 육상 양식 때문이다. 바다 양식의 경우 태풍ㆍ적조 등의 자연재해에 무방비인데 일본은 그럴 우려가 없다.

참고로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남해안에서 태풍과 적조로 발생한 양식업의 피해 규모는 1천3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물론 우리나라도 과거 육상양식을 했다. 바다와 달리 육상 양식은 사료값과 치어값 외에도 24시간 전기를 가동해야 하는 등의 부대비용이 만만찮다. 여기에 값싼 수입 어류와의 경쟁으로 판매 단가마저 폭락, 대부분 육상 양식을 접었다. 그런데 일본은 육상 양식을 하고 있다. 아니 육상 양식이 주류다. 그 이유를 배울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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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지난 해 적조로 폐산한 줄돔.

대규모 복어 양식 중인 일본

“양식하는 지역은?”
“오오시마 주변과 나가사키현에서 많이 한다. 또 규수, 시코구 지역에서도 한다.”

“이곳은 언제부터 양식을 하였는가?”
“20여년 됐다.”

“양식 어종은?”
“광어와 복어다. 복어도 자지복을 한다.”

“복어 양식은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
“말할 수 없다.”

복어는 양식하기 힘든 어종이다. 우리나라는 최근에야 복어 양식 배양에 성공했다. 일본은 이미 대규모 복어 양식을 하고 있다. 인터뷰 회피에서 기술 유출에 대한 그들의 경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한다. 기술 전쟁의 시대임을 실감한다.

“사료는 무엇을 쓰는가?”
“새우, 정어리, 전갱이 등을 갈아 비타민과 섞어 먹인다.”

“사료 품귀 현상으로 양식의 어려움이 많다던데 사정은?”
“말할 수 없다.”

이곳도 사료 구하기가 힘든 모양이다. 우리도 조만간 예상되는 문제다. 우리나라는 물고기 생사료와 배합사료를 섞은 혼합 사료를 먹인다. 지난 해 고등어 생사료는 20㎏에 5천 원 선, 배합사료는 20㎏에 2만 원 선. 보통 가두리 당 사료 값은 500만원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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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사격형 가두리에서 원형의 바다목장으로 추세가 변하고 있다.

공급이 딸린다는 일본에서 우리 어민의 한숨이 떠오르고…

“고기는 어느 정도 키워 출하 하는가?”
“말할 수 없다.”

“판매는 어느 정도인가?”
“소비가 생산량보다 많아 잘 팔린다.”

우리나라에서 키운 고기를 상품으로 내기까지 기간은 보통 3년. 2~3㎝ 되는 새끼 치어를 가져다 키우기 때문이다. 일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더 이상 인터뷰를 할 수 없다는 말. 그나저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딸린다니 부럽다. 이런 경제법칙에선 양식업이 문 닫을 리 없다.

우리나라도 IMF 전만해도 양식 사업은 노다지였다. 한해 수억 원의 수익을 올리는 노다지. 이후 많은 사람들이 몰려 하강 국면으로 전락했다. ‘업친 데 덮친 격’ 유가 폭등으로 면세용 경유도 1드럼 11만원대에서 18만원대로 치솟아 더욱 힘든 상황이다.

“살 길이 막막하다”는 우리나라의 한 양식 어민의 말이 귓가를 맴돈다. 지는 해를 바라보며 씁쓸한 마음으로 나가사키시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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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오시마의 바다 양식장. 이곳은 고기 출하시 잠시보관하는 보관소로 이용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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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이 ‘생선’을 좋아하는 이유?
[범선타고 일본여행 12] 스시(생선초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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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초밥 종류들.

금강산(金剛山)도 식후경(食後景). 외국 여행에서 그 나라 음식을 맛보는 재미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일. 우리나라를 대표할 음식으로 비빔밥, 불고기, 된장찌개를 든다면 일본을 대표할 먹거리는 무엇일까?

일본인이 대표적인 일본 음식으로 아라키 게이코(나가사키시 문화관광부), 요시카 토시오(전 나가사키현 공무원), 기무라 히데토(전 교사), 요도 구니아키(소방관) 씨는 ‘스시(생선초밥)’와 ‘스끼야끼(전골)’를 꼽는다. 일본에서 스시 요리가 발달한 이유는 무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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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우동.

‘스시’는 조금이라도 먹고 싶은 서민의 마음

‘사방이 바다인 섬나라여서 물고기가 많아’란 단순한 차원을 넘어 경제적인 이유도 들어 있다. ‘국가가 부자지 국민은 가난하다’는 일본에서도 생선회는 값이 비싸 쉽게 살 수 없다. 큰마음 먹어야 맛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스시는 “작게 조금이라도 먹고 싶은 서민들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특히 “회가 있으면 음식 대접 받을 때에 대접 받는다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한 마디로 회는 고급 음식이다. 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싱싱한 생선이라도 구워서 먹으면 덜 싱싱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점. 날로 먹든, 구워 먹든, 조림으로 먹든 취향에 맞게 먹는다는 의미보다 회가 최고로 선호한다는 것이다.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생선은 뭘까? 아라키 게이코, 요시카 토시오, 기무라 히데토 씨는 10가지를 “지역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르다”며 “규수 지역으로 한정, 도미ㆍ전갱이(아지)ㆍ방어ㆍ고등어ㆍ꽁치ㆍ날치ㆍ복어ㆍ장어ㆍ성대ㆍ쥐치” 등을 꼽는다. 이유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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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용 생선.

도구가와 이에야스의 일화가 있는 ‘도미’가 최고

1. 도미 - 잔치 시 상에 올린다.
2. 전갱이(아지) - 맛이 좋다.
3. 방어 - 크기에 따라 이름이 바뀌며, 먹으면 승진한다는 설이 있다.
4. 고등어 - 기름이 많아 겨울철에 주로 먹고 다양한 조리법이 있다.
5. 꽁치 - 많이 잡히고 값이 싸다.
6. 날치 - 많이 잡히며 알도 있어서.
7. 복어 - 복어의 복이 ‘행복(幸福)’의 복과 같아.
8. 장어 - 한국에서 여름철 먹는 삼계탕처럼 여름에 정력에 좋다하여.
9. 성대 - 된장국에 넣으면 맛이 좋다.
10. 쥐치 - 뼈가 없고 먹기 편하다.

흥미로운 사실은 도구가와 이에야스가 먹다가 죽었다던 일화가 스며 있는 ‘도미(돔)’를 제일로 친다는 점이다. 의외로 잘 먹는다던 참치가 빠져 있다. 이유에 대해 “참치는 규수보다 도쿄에서 즐긴다”고 한다. 이외에도 정어리ㆍ갈치ㆍ갑오징어ㆍ문어ㆍ새우 등도 자주 찾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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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장이 깁밥과 유부초밥을 만들고 있다.


스시에 식초는 왜 넣지?

그렇다면 일본인들은 왜 스시에 식초를 넣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식초를 넣으면 쉽게 상하지 않고, 오랫동안 보관하며 먹을 수 있다. 맛도 맛이지만 부패에 신경을 더 쓰기 때문이다.

맛있는 게 너무 많아 사람 입맛을 잡아두기가 벅찬 것일까? 하지만 요즘에는 선호도가 바뀌고 있다 한다. “생선보다 소고기, 돼지고기를 더 좋아하는 추세다”고 한다. 어족 자원 고갈로 고기잡가가 힘든 점과 소와 돼지의 수입이 급증한 이유를 반영할 것으로 생각된다.

먹어봐야 맛을 알지. 지난 4월 27일, 요시카 토시오 씨와 함께 스시를 먹었다. 오후 6시, 자리가 없어 10여분을 기다린다. 일요일 오후에는 보통 가족끼리 외식을 즐긴다는 설명. 자리를 잡는다. 주방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빙 둘러 앉아 회전대에 놓인 음식을  취향에 맞게 선택하는 구조다. 일명 회전식 스시 요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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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봐야 맛을 알지?

기호에 맞춰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스시’

한 접시 당 105엔. 접시 위에는 2개의 스시가 놓여 있다. 우선 녹차를 따르고 생강과 간장을 놓는다. 움직이는 회전판을 보며 무엇을 먹을까? 고민한다. 주방장은 날랜 손놀림으로 다랑어ㆍ전갱이ㆍ꼴뚜기ㆍ오징어ㆍ새우ㆍ대하ㆍ연어ㆍ참치ㆍ장어ㆍ성게 알 스시와 김밥 등 다양하게 준비한다.

먹고 싶은 것은 별도의 주문이 가능하다. 식성에 따라 와사비를 넣을지 말지, 김밥 속에 오이, 상추, 새우 등 어느 것을 넣을 지 골라서 먹을 수 있다. 요리를 즐긴다. 우리나라에서 자주 접했던 초밥. 맛은 비슷비슷하다. 시큼, 새콤, 달콤. 쌀이 특히 찰지게 씹힌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럴 수가 있을까. 맛있게 먹으면 먹을수록 배가 더 고파진다. 결혼 피로연 등에서 뷔페를 먹어도 먹은 것 같지 않았던 그 느낌이다. 역시 한국 사람은 고추장과 된장에 먹어야 하는가 보다. 된장국에 밥 말아 먹는 게 최고다. 허기진(?) 배를 잡고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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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으로 만드는 어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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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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