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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숨 쉬게 한, 절집 용월사에서의 긴 하룻밤 

 

“때론 넘치게 두는 것도 비우는 한 방법이지요!”

 

 

 

 

 

여수 용월사입니다.

 

 

여수 갯가길 1코스 중, 돌산 월전포와 삼섬 풍경입니다.

 

 

용월사 가는 길입니다.

 


‘올 한 해 잘 살았을까?’

 

 

언제나처럼 또 연말입니다. 이 시점에 서면 늘 그랬던 것처럼 그저 아쉽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해야 합니다. 지나 온 시간을 돌이켜 보니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한 해가 마무리되는 중이라 더욱 그러합니다. 이럴 때 훌쩍 절집으로 떠나곤 하지요.

 

 

“스님, 하룻밤 쉬고 싶은데…. 일행이 있습니다.”
“언제나 오십시오.”

 

 

거절이 아니라 다행입니다. 또한 쉴 곳이 있다는 게 천만다행입니다. 이럴 때 삶이 고맙지요.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 여수 갯가길을 걸었습니다. 돌산 월전포 앞 삼섬이 눈에 포근히 들어오더군요. 자연은 인간을 스스럼없이 꼭 안아주었습니다.

 

 

- 여수 갯가길 걸어 보셨어요?
“아니. 말로는 들었는데 걷는 건 이번이 처음일세.”

 

 

- 허허? 고향 길에 난 여수 갯가길을 안 걸었다니 의왼데요?
“그러게. 초등학교 다닐 때 수업 마치고 소 꼴 먹이곤 했던 곳인데…. 예나 지금이나 풍경은 끝내주는군.”

 

 

 

 

 

이곳에 서니 절로 시인이 됩니다.

 

 

지인이 감탄 중입니다.

 

 

시간은 이렇게 흘러 갑니다.

 

 

나보다 먼저 승진한 이는 나를 밟고 일어선 사람?

 

 

 

겨울 속 여수 갯가길은 아름다움을 마음껏 뽐내고 있었습니다. 갯가길을 걷는 갯가꾼들과 종종 마주쳤습니다. 많은 사람 중, 유독 한 지인과 자연 속에서 이야기를 나눈다는 자체가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는 자신만의 은은한 향을 지녔던 지라 더욱 즐거웠지요. 지인에게 묻고 싶은 게 많았습니다.

 

 

- 나이 60 이후 달라지는 게 있던가요?
“많지. 앞만 보며 직장 다니고 있을 땐 몰랐어. 예전엔 용서되지 않은 것들이 나이 먹으니 자연스레 다 용서가 되데. 그래 마음이 편해. 욕망으로 가득했던 마음을 하나 둘 내려놓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어.”

 

 

- 어느 것이 용서 되지 않던가요?
“나를 더럽게 밟고 딛고 일어선 사람들은 얼굴조차 보기 싫었어. 그래도 봐야하니 불편했지. 그 사람들이 건네는 악수도 꺼려했지, 심지어 일부러 피했으니까. 그런데 60이 넘으니 쳐다보지도 않았던 사람까지 만나면 먼저 가서 인사하게 되더라고. 세월이 내게 너그러움을 선물한 것 같아.”

 

 

지인이 애써 피한 사람이 있었다니 놀라웠습니다. 그는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은 사람이라 여겼습니다. 이처럼 속세는 말 그대로 속세였습니다.

 

 

 

 

무량광전입니다. 

 

 

수행 중인 원일스님.

 

 

여수 용월사 무량광전에서 본 풍경

 

 

 

- 어떤 사람을 피한 거죠?
“직장 생활에서 나보다 먼저 승진한 사람은 나를 발판 삼아 일어선 사람이라 봐도 무방하지. 그 중 나를 음해하고 올라선 사람들이 있지. 언젠가는 밝혀질 것을…. 그들을 미워했지. 지금 생각하면 시기만 다를 뿐 다들 승진하는 거였는데, 그땐 먼저 승진해 살아남으려고 무던히 애를 썼지. 왜 그랬을까?”

 

 

- 피했던 사람들은 자기를 피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모르지. 혼자 속으로만 생각해야지 상대방이 알게 하면 되나. 모르니까 만나면 반갑다고 악수하려 손을 내밀었던 거지. 지금은 용서까지도 내려놨어. 아무래도 용서에도 때가 있나 봐. 세월은 사람을 부드럽게 만드는 힘이 있는 거 같아. 이게 자연이지.”

 

 

자신의 마음을 갈무리 하는 내공이 무서웠습니다. 그렇지만 혼자만 간직했던 비밀을 아낌없이 전하는 그의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보았습니다. 자기가 온몸을 바쳐왔던 삶에서 얻은 결과를 전해주는 자체가 고마움이었습니다. 이심전심이었습니다.

 

 

 

세존이시여!

 

 

나무 석가모니불!

 

 

낮은대로 임하소서!

 

 

 

“때론 넘치게 두는 것도 비우는 한 방법이지요!”

 

 

걷다 보니, 어느 새 용월사 앞이었습니다. 스님에게 하룻밤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기꺼이 마음 한 칸을 내어 주셨습니다. 겨울, 절집에서의 하룻밤은 무척이지 길었습니다. 그 긴 밤을 가득채운 건, 파도 소리와 녹차 및 해수 관음보살의 미소였습니다. 이런 자리에 선문답이 빠질 수 없었지요.

 

 

- 스님 마음의 짐을 내려놓으려는데 그게 잘 안됩니다.
“안 되면 방법을 달리 하세요.”

 

 

- 어떻게요?
“애써 내려놓으려 하지 말고, 자연스레 그냥 흘러넘치게 두세요. 비우는 것만이 다가 아닙니다. 때론 넘치게 두는 것도 비우는 한 방법이지요.”

 

 

헉. ‘비우면 채워진다!’는 세상 이치에 얽매여, 늘 마음을 비우려고만 했습니다. 그러나 마음 비우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욕심과 욕망 등 나를 둘러싼 것들을 내려놓은 것 같으나, 실상은 욕망의 틀 속에 갇힌 여전한 자신을 발견하곤 했습니다. 자만심이 가득했던 게지요. 스님이 잡보장경의 한 구절을 던졌습니다.

 

 

“벙어리처럼 침묵하고, 임금처럼 말하며, 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거워라. 태산 같은 자부심을 갖고,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어라.”

 

 

 

 

 

동백이 만발합니다.

 

 

새벽 예불 전 도량석 중입니다.

 

 

법당 불 밝히는 원일스님.

 

 

새벽 3시 30분. 새벽 예불에 나섰습니다. 혼탁한 가슴에 맑음이 내려앉았습니다. 예불을 마치신 스님 한 마디 하시더군요.

 

 

“매일 같이 부처님을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어떤 날은 방긋 웃었습니다. 어떤 날은 말이 없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인상 쓰고 계신 날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10년. 드디어 알았습니다. 매일 달랐던 부처님의 형상이 실은 내 마음 속에서 왔다는 걸.”

 

 

스님께서 언제나 하시는 염불, “나무 청정법신 비로자나불! 나무 원만보신 노사나불! 나무 천백억화신 석가모니불!” 속에는 우주 진리를 밝힐 그 뜨거움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지인과 스님은 선각자였습니다. 다만, 가여운 중생만이 그걸 모르고 지나쳤을 뿐….

 

 

이렇게 한 해 마무리 중입니다.

 

 

 

 

 

부처님의 가피가 온 누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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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1.07 23:00

지인들과 찾은 꽃 맑은 섬 ‘오동도’ 구경

 

 

 

 

 

 

언제부터인가 오동도는 안락한 휴식처가 되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저 만의 힐링처랄까, 그렇습니다. 이 휴식처에 정다운 지인들과 함께 찾았습니다. 동행자들은 경남 창원 성불사의 신도들이었습니다.

 

이들과 함께 오동도를 찾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오동도에 가면 바다와 어우러진 예쁜 그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녀를 지인들에게 소개하는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너무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이름은 동백꽃입니다. 이 대목에서 시 한편 읊지요.

 

 

        꽃 맑은 섬


                            정 일 석


   남해바다
   파도에 멍든 푸른 몽우리
   동백꽃으로 싹 틔워 붉게 물든
   모성의 섬 오동도

 

 

   동박새 울음따라 피어난 봄내음
   꽃 맑은 섬 오동도 가는
   전라선 기차 긴~ 기적
   수평선에서 떠오른다.

 

 

 

 

 

이 시는 대충 이런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동도 파도에 멍든 동백꽃 몽우리가 붉게 피어난 모습이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며, 동백꽃을 오가는 동박새 울음소리에 봄내음이 물씬 풍긴다는 거죠.

 

이러한 유혹을 갖고 있는 오동도로 향하는 기적소리가 아련하다며 오동도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꽃 맑은 섬, 오동도 동백꽃은 남다른 데가 있습니다.

가만히 귀 기울여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면 천사의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꽃 맑은 섬, 오동도를 찾은 지인들의 힐링 속 산책을 사진으로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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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한 날씨에도 끄떡없는 봄맞이객의 마음
[절집 여행] 여수 돌산도 - 향일암

 

 

 

 봄꽃이 지고 있습니다.

 

 

 

“향일암으로 봄나들이 가네.”

 

 

지인이 봄맞이 소식을 전했습니다.

개나리며, 벚꽃, 그리고 진달래 등이 여기저기 피어 있습니다. 덩달아 봄이 한바탕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겨울은 끝내 봄을 시샘하며 섣불리 물러나지 않겠다고 야단법석입니다. 이 법석은 꽃샘추위라는 명분으로 사람들을 움츠러들게 합니다.

 

 

그렇지만 싸늘한 날씨도 봄맞이에 나서는 사람들 마음까지는 붙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월의 흐름이 버틴다고 어디 버텨지던가요. 그래서 흐름이 무서운 게지요. 창원 성불사 신도회에서 절집 순례 차 여수 돌산도 향일암을 찾았습니다.

 

 

봄임을 알리는 꽃들은 끝물에 다다랐습니다. 게다가 겨울 꽃 동백까지 흐드러지게 피어 물러나는 겨울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불심을 부여잡고 복을 기원하는 들뜬 마음은 마냥 봄기운의 한 가운데로 향하고 있습니다.

 

 

“날이 추워도 봄은 봄이야.”

 

 

향일암에 처음 와 본 사람도 있고, 30여년 만에 다시 찾는 이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봄을 맞는 마음은 누구나 하나였습니다. 향일암으로 가는 오르막 길 양 옆으로 돌산 갓김치며, 총각김치, 고들빼기, 깻잎장아찌 등의 유혹이 장난 아닙니다.

 

여심은 봄나들이에 마냥 좋습니다.

향일암 가는 길은 돌산갓김치의 유혹에 빠집니다. 

맛보기는 유혹입니다. 

 아쉬운 벗꽃이 끝물입니다.

향일암 오르는 입구입니다.

봄 사진찍기는 필수입니다. 

행복한 부부입니다.

바위돌 일주문입니다.

 동백이 마지막 정열을 불사르고 있습니다.

 

 

여수 돌산도 끝자락 임포마을에 자리 잡은 ‘향일암’은 해를 향한 암자입니다. 이뿐 아니라 해수관음 성지이지요. 향일암 예로부터 남해 보리암, 양양 낙산사, 강화 보문사와 더불어 우리나라 4대 관음 성지 중 한곳입니다.

 

 

관음 성지는 “관세음보살님이 상주하는 성스러운 곳”이란 뜻이 깃들어 있습니다. 이곳에서 기도 하면 관세음보살님의 가피를 잘 받는다는 겁니다.

 

정말 그럴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직접 효험을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불교가 윤회를 믿는 만큼 복을 비는 마음이 중요하단 의미겠지요.

 

 

향일암은 신라 선덕여왕 때 원효대사가 '원통암'이란 암자를 짓고 수도하다 관세음보살을 보았다는 기록이 전하는 곳으로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진 것을 1715년(조선 숙종 41년)에 인묵대사가 다시 지으며 '향일암'으로 이름 지었습니다.

 

 

아울러 향일암은 거북 형상의 지형과 뒷산인 금오산 주변 바위들이 거북이 등껍질 모양의 무늬를 띠고 있어 '영구암', '금오암'이라고도 불렀습니다. 등산하다 보면 아주 감탄할 정도로 거북이 등껍질 모양의 바위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웅전에 사람들이 북적입니다.

거북 형상을 한 향임암 임포마을입니다.

불탄 대웅전을 새로 지었습니다. 인증샷은 기본입니다.

 불심은 언제나...

향일암에서 본 망망대해입니다.

 웃음은 만복의 기본입니다.

향일암이 해수 관음 성지임을 알 수 있습니다. 

 

 

“거기 빠져 나가겠어? 호호….”

 

 

향일암은 일주문이 없습니다.

대신 좁은 바위 문이 일주문 역할을 합니다. 이곳을 지날 때 흔히 듣는 말입니다. 살을 빼야 하는데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몸을 가진 사람들이 겪는 굴욕(?)입니다. 이곳도 봄나들이에 나선 사람들이 줄을 섰습니다.

 

 

봄꽃을 감상하며 대웅전에 당도하니, 온통 상춘객 일색입니다.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 풍경은 역시 명품입니다. 수년 전 불에 탔던 대웅전은 불자 등의 힘이 모아져 지난해 다시 지어졌습니다. 그래선지, 대웅전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정신없습니다. 더불어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담고 있습니다.  

 

 

대웅전 옆으로는 동백꽃이 주렁주렁 피어 마지막 열정을 불사르고 있습니다. 땅에 떨어진 동백꽃들이 마치 등신불 같습니다. 보는 사람에 따라 등신불로도, 그저 동백꽃으로 느끼는 이치입니다. 좋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보면 모두가 붓다인 게지요.

 

 

시원한 물을 마시며 호흡을 가다듬습니다.

지천으로 핀 꽃들이 지면 계절은 금방 봄에서 여름으로 향할 것임을 알기에 봄을 흠뻑 들이마시며 여유를 갖습니다. 어느 새 봄은 가슴 속 깊이 쏙 들어와 있었습니다. 만물은 이렇게 또 영글어 가는 것….

 

 

 기도발이 절로 들 것 같은 풍경입니다.

동백꽃이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기도발 잘 통하시길...

여인들의 인증샷!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정적 속에... 

동백의 강렬한 유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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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첫날 밤의 만남처럼 설레이는 '동백'

 

 

 

 

가슴 설레게 하는 아름다운 오동도의 그녀입니다.

생명을 다하는 그 순간까지 그녀는 아름다움을 유지합니다.

 

 

 

제게는 기분 좋은 날이 있습니다.

그건 가슴 속의 그녀를 만나는 날입니다.

 

그녀는 얼굴에 홍조를 띠고 저를 맞이합니다.

그 홍조가 수줍음으로 다가와 더욱 가슴 설렙니다.

수줍음은 첫날 밤 새색시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그렇게 그녀에게 첫눈에 반했습니다.

오동도의 그녀 저에게는 첫사랑인 셈입니다.

첫사랑의 그녀는 여수 오동도 ‘동백’입니다.

 

 

 

정열적인 모습에 반했습니다.

오동도의 그녀는 강렬한 유혹입니다.

이런 열정으로 살았으면 싶습니다.

그녀는 때론 도전입니다. 사랑의 도전은 아름다움입니다.

그녀의 고고한 자태는 떨어져서도 그대로입니다.

가슴시린 그래서 더 보고 싶은 오동도의 그녀 '동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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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본 석가탄신일, 연등 주렁주렁
봄 향일암과 주위 풍경 감상하세요!

 

 

불에 탄 향일암 한창 공사 중입니다.

 

석가탄신일이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불에 탄 여수 향일암은 어떤 모습일까? 지인과 향일암으로 향했습니다.

향일암 입구에는 여전히 돌산갓김치와 고들빼기, 파김치를 팔고 있더군요. 서둘러 향일암에 올랐습니다.

 

길 양쪽으로 연등이 걸렸더군요. 동백 등 꽃들도 만발했더군요. 향일암 이모저모 구경하세요~^^

 

 향일암 오르는 길에는 돌산갓김치가 유혹하고 잇지요.

 불에 탄 후 관광객이 많이 줄었다더군요.

 향일암으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동백꽃도 마지막 열정을 꽃피우고 있었습니다.

시원스런 향일암 풍경입니다.

 관음전으로 가는 길입니다. 

 거북에 동전을 얹으며 복을 빌고 있습니다.

 오백원 동전을 놓으며 어떤 복을 빌었을까?

향일암이 불에 탄 흔적은 대웅전 앞 기둥으로 남아 있더군요.

 불에 탄 향일암(사진 향일암 홈피)

 이렇게 불에 탄 흔적을 기둥으로 남기는 일도 교훈일 것 같습니다.

 한창 공사 중인 향일암 대웅전.

무슨 복을 빌까?

시주가 필요하다더군요. 

성금이 많이 부족하다대요.  

향일암을 내려와 막걸리 한 잔이면 시원하지요. 

초파일을 맞아 연등이 달렸습니다.

원효스님이 참선했던 자리와 해안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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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08 18:16

‘남해댁’ 옛 추억이 새로운 남해에 서다!
2012여수엑스포 경제이익 나눔 아쉬운 '다리'



경남 남해 사촌해수욕장.

선홍빛 동백.

건너 보이는 육지가 여수다.

남해와 여수는 지척지간이다. 그래선지 남해 사촌해수욕장에서 여수가 훤히 보인다. 이런 만큼 남해와 여수는 생활권에 얽힌 사연이 많다. 우선, 어릴 적 주위에 ‘남해댁’이 많았다.

그녀들은 부지런했으며 억척스러웠고 상냥했던 기억이다. 힘들었던 시절, 살기 위해 몸짓이 아니었나 싶다.

어느 여름 날, 돌산 앞바다에서 수영하다 썰물에 오동도를 거쳐 남해까지 떠밀려야 했었다. 그러면 남해 어부들이 건져 올려 군밤 한 대 쥐어박으며 돌산까지 데려다줬던 기억이 아직도 새삼스럽다.


사촌해수욕장 송림.
사촌해수욕장 입구.
보물섬 캠핑장.

“똥배로 척박한 땅 기름지게 똥을 실어 날랐다”

또 다른 기억 파편으로 당시 어른들의 “여수에서 남해로 똥 지개를 퍼 날랐다.”는 소리였다. 확인할 길이 없었는데, 지난 주말 남해 남면 선구리 사촌 방문에서 만난 보물섬 캠핑장 주인 조세윤 씨에게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옛날 남해는 똥배를 이용해 여수에서 똥을 실어 날랐다. 척박한 땅을 기름지게 만드는 거름용이었다.”

이를 듣던 여수YMCA 이상훈 사무총장은 “여수Y 60년사를 정리하다 한 자료에서 50년대 초반 여수시의회가 Y회관에 세 들었던 내용이 있었다. 이에 의회 회의록을 찾아보니 지자체가 가난해 청사 지을 예산이 없어서였다. 예산이 없는 이유는 경기가 어려워 남해에서 사가는 똥 판매 부진 때문이라고 쓰여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남해와 여수는 같은 생활권이었을 뿐만 아니라 뱃길로 30분이면 족한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인데도 육지로 오려면 2시간여가 걸린다.

2012여수세계박람회를 대비해 접근성 제고를 위해 남해와 여수를 잇는 다리의 필요성이 대두되는데도 예산부족을 이유로 계획에 그쳐 아쉬움이 남는다. 이로 인해 박람회 개최에 따른 관광, 숙박 등 경제 이익을 나눌 기회가 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 


사촌해수욕장의 피서지문고가 눈길을 끈다.
백사장에 떠밀려 온 몰을 주은 아낙.

피서객이 그늘에 누워 책 읽는 소리가 들리는 듯

2010년 오늘, 1950년대 초반 사연을 알고 있을까? 사촌해수욕장 백사장은 말없이 편안함을 전할 뿐이었다.

역시 해수욕장은 사람이 북적대야 제격인 곳. 초봄, 백사장의 썰렁한 기운이 온몸을 감싼다. 한 아낙 백사장을 걸으며 몰을 줍고 있다. 저 아낙이라도 없었으면 여름날의 북적거림은 한낱 추억에 그쳤을 게다. 

조세윤 씨는 “남해는 우리나라 바닷가 형태인 갯벌, 모래사장, 몽돌밭 등을 다 갖춘 곳이다.”면서 “사촌 해수욕장에는 여름 성수기에 3천에서 5천여 명이 피서를 오는데 6월이면 숙소 예약이 완료된다.”고 귀뜸이다.

해송 사이로 자리한 ‘피서지 문고 및 환경안내소’가 눈길을 끈다. 저런 아이디어는 누가 냈을까? 피서객이 그늘에 누워 책 읽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남해에서 여름 한 철 보내는 것도 행복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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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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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와 주인의 상생의 도에 놀라고
멀뚱멀뚱 바라보던 귀여운 염소들



오늘 한 달여 동안 중단했던 산행을 하였습니다. 집 뒤의 안심산. 남녘의 점점이 섬들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지요. 안심산에는 누군가 염소를 키우고 있습니다. 그동안 철망 안에 있는 염소를 보며 측은하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때로, 우리에서 도망가 떠도는 염소를 만날 때면 서로 화들짝 놀라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도망쳐 자유를 누리는 염소를 보며 마음속으로 박수를 보내기도 하였지요.

그런데 오늘 오후에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많은 염소들이 철책 밖에서 풀을 뜯거나 이동 중이었습니다. 왜 그러지? 살펴보니 뒤쪽 문이 열려 있었습니다.

누가 고의로 열었을까? 혹, 지나가다 문 열어줬다고 오해 받지나 않을까? 란 생각이 들기도 하였지요.

멀뚱멀뚱 바라보는 염소.

평소와는 다르게 많은 염소들이 우리 밖에서 보였습니다.

남도 다도해입니다.

풀을 뜯느라 정신없습니다.

우리에는 몇 마리 밖에 없었습니다. 다 도망 가지 않았을 텐데….

새끼 염소들까지 나왔습니다.

우리 문이 열렸습니다.

저녁 무렵,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또 많은 염소를 만났습니다. 놀라 달아나는가 하면, 눈을 마주치는 녀석도 있었습니다. 또 어미를 따르는 새끼도 있었고, 소리 내며 ‘까르르’ 웃는 녀석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녀석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우리 쪽이었습니다. “햐! 고거 신통방통하네?” 우리에 다다라 살펴보니 우두머리가 무리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는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 서서 ‘어서 우리 속으로 들어가’ 말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무리들은 하나 둘 우리 속으로 조용히 들어가더군요. 가만 보니 재밌더군요. 혹, 문 열어줬다 오해 받지나 않을까, 했던 생각이 어처구니없던 게지요. 가둬 기르는 녀석들을 시간이 되면 다시 우리 안으로 들오게 훈련시켰을까? 아니면 자연스레 그렇게 된 걸까? 궁금증이 일더군요.

어찌됐건, 대단한 주인인지, 대단한 염소 무리인지 하여튼 대단했습니다. 주인으로선 가둬 길러 고기 맛이 덜한 부분을 상쇄할 수 있을 테고, 염소로선 사는 동안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일정부분은 상생을 이룬 것이라 여겨졌습니다.

어린 것은 귀엽고 깜찍하다더니 엄마를 따르는 아기 염소도 너무 귀엽더군요. 잠시 녀석들 땜에 즐거운 시간 가졌지요. 사진 보시고 즐거운 시간되시길 바랍니다.

새끼들은 조심조심 놀고 있습니다.

다도해. 

요녀석은 등산길을 가로 막았습니다.

안심사.

배설물도 여기저기 보입니다.

 

제가 사색을 즐기는 곳입니다.

주위에는 동백꽃도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산 위에서 본 염소 우리.

달이 걸렸습니다.

때가 되자 우두머리가 무리를 불러 우리 속에 들어가라 말합니다.

하나 둘 우리 속으로 들어갑니다.

거의 다 들어갔습니다.

귀여운 새끼염소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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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섬’을 아시나요? 꽃 섬 가다!

‘사람 꽃’보다 아름다운 게 있을까?
[꽃섬, 하화도 1] 사람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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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지나는 바람에 산들 거립니다. 진달래꽃ㆍ선모초(구절초)ㆍ제비꽃ㆍ패랭이꽃ㆍ분꽃도 만발해 있습니다. 한 여인이 꽃신을 신은 채 꽃 위를 폴짝폴짝 뛰고 있습니다. 나비도 옆에서 너풀너풀 춤을 춥니다.…

땀이 흥건히 젖어 있었습니다. 꽃구경 나서는 꿈이었습니다. 이렇게 꽃과 나비, 그리고 여인을 만나러 길을 나서야 했습니다. 꿈에 나왔던 꽃 섬은 지금 해무에 잠겨 있습니다.

여수시 화정면 ‘아래 꽃섬’, 하화도(下花島). 아래 꽃섬은 동백꽃과 선모초, 진달래꽃이 섬 전체에 만발하여 꽃섬이라 불렀습니다. 마을 앞에 똑같은 꽃섬이 있습니다. 이 꽃섬은 ‘위 꽃섬’ 상화도(上花島)라 부릅니다. 임진왜란 때 난을 피해 뗏목에 식량과 가족을 싣고 지나다가 동백꽃과 선모초가 우거져 은신이 좋을 것 같아 정착했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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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시 화정면 '꽃섬', 하화도. 해무에 싸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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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섬, 가다

                                              서동인

              오라는 말 없어도 달려갑니다.
              바다가 피우는 꽃, 뚝뚝 떨어지는
              붉은 섬을 보러갑니다.
              꽃소식에 놀란 종착역 기차가 바다로 도망칩니다.
              파도가 기적을 울립니다.
              꽃섬의 동백은 꽃으로만 피지 않습니다.
              횟집의 해삼, 멍게, 개불도 꽃으로 피어납니다.
              피고지는 일이 어디 꽃뿐이겠습니까.
              저녁에 피어난 방파제 가로등도 아침에는 동백으로
              떨어집니다.
              먼 바다 불빛 가물거릴 때 그대 입속에 피어난 꽃한송이
              제 아랫도리에서 떨어집니다.
              꽃섬 입구 여인숙은 온통 꽃비린내로
              몸살을 앓습니다.
              밤새도록 뚝, 뚝, 떨어지는
              비명소리에 서울행 첫차가 바다를 출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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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꽃.

‘꽃섬’, 밤새도록 뚝, 뚝, 다 떨어졌는지 꽃은 없고…

밤새도록 뚝, 뚝, 다 떨어졌는지 꽃은 보이지 않습니다. 꿈속에서 기대했던 꽃은 포기해야 할 판입니다. 아주머니들 옹기종기 그늘진 골목에 모여 옥수수 알맹이를 까고 있습니다.

“시방 그거 머 허는 거시다요?”
“요거? 차로 무글라고 이라고 까고 안 있소.”
“차요? 아~, 옥수수차? 근디 꽃섬에 꼿구경 왔는디 꼿은 업꼬 아줌니들만 있네?”

꽃섬, 할머니의 머리에도 하얀 서리꽃이 피었습니다. 골목에는 지천으로 옥수수가 피어났습니다. 할머니들 옥수수 알맹이를 까면서 볶은 옥수수를 간식으로 먹고 있습니다. 입 안 가득 옥수수 꽃을 씹으며 향을 맡는 것이겠지요.

“나가 헐 말이 만쏘. 이걸 글로 쓰믄 맻 달이고, 맻 년이고 써야 헐꺼요. 이 가심에 있는 한을 써서 자석들에게 배겨 줘야겄는디…. 연필 들고 쓸라고 혀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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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눈에 핀 ‘울음 꽃’, 가슴에 핀 ‘멍울 꽃’

스물한 살에 내가 베 짜는 걸 본 서방 시숙이 중신을 섰지. 육지에서 꽃섬으로 시집을 왔지. 나무 하러 다니고, 바다에서도 죽어라 일하는데도 밥은 조금 밖에 안줘. 이렇게 꽃섬에서 3년인가 살다가 배 타러 가는 서방 따라 부산으로 이사를 갔지. 부산에서 잘 살았지. 그러다 우리 아범이 상어 잡으러 간다고 배타고 나갔지.

“올치. 니가 인자 지대로 된 이야길 헌다!” 옆에서 추임새를 넣습니다.

대만에서 그만 배에 불이 난거야. 에어 탱크가 터져 불이 났다대. 다들 불을 피해 나오는데 우리 아범만 밖에 있다가 불 끈다고 기관실로 들어 간 거야. 얘들 아부지가 기관장이라 책임자다운 행동을 한다고 그랬다대. 죽으려고 불 속으로 뛰어 들어 간 거지. 어찌 해보려고 해도 안 되겠더래. 그래, 나오려는데 문이 안 열리더래.

“아이고, 인자 나 죽을랑 갑따” 했대. 그러다 어찌어찌 밖으로 나왔대. 그때 화상치료를 바로 했으면 얼굴에 저리 흉터가 남지 않았을 건대. 1주일간이나 바다를 떠 다녔대. 한국 경비선에다 무선 연락을 해도 안 받아, 일본 경비선에 연락을 했대. 1주일 후에 일본 경비선에 구출돼, 제주도립병원에서 화상치료를 받았지.

죽을 거라는 소리도 들렸어. 그때 피부 이식을 어찌 알았겠어? 지금이니까 그걸 알지. 옛날에는 그런 거 있는지도 몰랐거든. 신랑이 정신을 논거여. 저 아범을 믿고 어찌 살까? 아무리 생각해도 못 살겠어. 세 살짜리와 갓난 얘기를 꽃섬 집에 두고 나오는데 담 너머로 얘기들 울음소리가 들려. 내 가슴이 어쨌겠어? 찢어져. 그 마음 아무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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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울 꽃을 풀어내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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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비는 어머니의 '멍울 꽃'에 앉았을까?

꽃신을 닳아질 때까지 신고 다녔지… ‘사람 꽃’

하루는 친정집에 있는데 꽃섬 사람들이 배를 타고 횃불 들고 집으로 몰려 온 거여. “젖먹이 애기랑, 저런 신랑은 어쩌코롬 살라고 그란다냐?” 그러는 겨. 없던 복에, 미남인 서방 만나 살았는데 앞으로 얼굴 보고 살면 뭐하겠냐? 저 아범 불쌍한 건 둘째 치고, 새끼들 보고 독한 맘 먹고 살자 그랬지. 할 수 없이 꽃섬으로 다시 왔지.

마을회관에서 사년이나 살았어. 서방은 얼굴 화상 땜에 일할 생각을 못했어. 꽃섬 사람들이 쌀도 주고, 밥도 주고, 반찬도 주고 그랬지. 그리고 술도 팔고, 과자도 팔고, 바다 일도 하고, 돼지 밥도 구하러 다니고 그랬지. 사람 행세 못 하고 살았어. 그러다 어느 날 주위에서 일가자고 하는 겨. 아범이 일하고 칠천 원을 타왔는데 얼마나 오졌겠어? 

내가 그걸 한쪽 눈 찔끔 감고, 여수 육지에 나가 꽃신을 샀지. 그 꽃신을 동네에서 닳아질 때까지 신고 다녔어. 동네 사람들이 속으로 “아이구~, 저년이 지금 제정신이 아닌갑따?” 했을 거여. 그때 그 기분은 아무도 몰라. 지금은 형편도 나아지고 서방 얼굴도 좋아졌지만…. 그래도 우리 서방이 최고여!

맞습니다. 산에 들에 피어나는 꽃만이 꽃의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섬에서 모진 풍상 겪으며 꽃다운 청춘을 바친, 할머니들 이야기 중 눈에 핀 ‘눈물 꽃’도 꽃이겠지요. 자식 키우며 온갖 고초 겪은 가슴에 피어난 ‘멍울 꽃’도 꽃이겠죠. 아니, 이 보다 더 아름다운 꽃이 어디 있겠습니까?

꽃섬은 이렇게 ‘사람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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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개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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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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