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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다려 줄게” VS “당신 뭐 잘못 먹었어요?”
“결혼 14년 만에 별일이네. 여보,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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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지금껏 남편 와이셔츠도 안 다렸는데, 딸년 교복 다리고 있으니 기분이 참 묘해요.”

며칠 전, 딸 교복을 다림질하던 아내의 투정(?)입니다. 그걸 보니 자식 앞에선 어쩔 수 없는 모정(母情)이더군요.

우리 부부는 결혼 후 거의 다리미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신혼 때 간혹 내 셔츠를 스스로 다리기는 했으나 이후에는 세탁소에 맡기던지, 그냥 구겨진 상태로 입고 다녔습니다. 아내도 마찬가지였지요.

올해에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중학교에 들어 간 딸이 교복을 다려 입기 시작하더군요. 어제는 아내가 자기 구겨진 옷을 들고 뭐라 하더군요.

“이 정장을 누가 세탁기에 돌렸지? 세탁소에 맡겨야겠어요.”

이 소릴 듣자니 ‘결혼 후 아내 옷을 한 번도 다려본 적이 없는지라 한 번 도전해 볼까?’란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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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다려 줄게” VS “당신 뭐 잘못 먹었어요?”

“내가 옷 다려 줄게.”
“당신 뭐 잘못 먹었어요? 웬일이야!”

다른 때 같으면 ‘해 준다는데 싫어?’ 했을 겁니다. 인심(?) 쓰기로 마음먹은 이상 스스로 점수 깎길 필요가 없더라고요. 꾹 참고 웃으며 말했지요.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이런 서비스 괜찮을 것 같지 않아?”
“저야 감지덕지죠. 내일 해가 서쪽에서 뜨려나?”

어제 오후, 잠시 아내가 없는 틈을 타 다리미를 들었습니다. 윗옷의 어깨선과 바지 엉덩이 선 등을 살려 줄 받침대가 있었는데 그게 보이지 않더군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대충 다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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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4년 만에 별일이네. 여보, 고마워요!”

놀다 온 초딩 아들, 다림질 하는 아빠를 보더니 눈이 휘둥그레지며 한 마디 하대요.

“아빠 뭐해요? 아빠도 다림질 할 줄 아세요?”
“그럼. 다림질과 설거지는 군대에서 배우거든. 아빠도 군대 있을 땐 군복 많이 다렸지.”

“고참들 군복도 다렸어요?”
“군대니까 어쩔 수 없어. 너도 군대 가면 알게 돼.”
“난 처음부터 병장으로 군대 가야지~.”

헐, ㅋㅋㅋ~. 군대를 병장으로 바로 간다니…. 순서를 밟아봐야 삶의 이치를 하나씩 배우는 걸 아직 모를 나이이긴 합니다. 이왕지사 하던 다림질이라 딸 교복까지 다렸지요.

뒤늦게 들어 온 아내, 다림질한 옷을 보고 탄성을 지르더군요.

“어머, 정말 내 옷을 다렸네. 결혼 14년 만에 별일이네. 여보, 고마워요!”

아내가 좋아하니 저까지 기분 좋더군요. 그나저나 자꾸 해달라면 이를 어쩌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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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어떻게 해쳐가야 할 것인지?’고민하길
모든 입학생들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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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대부분 초ㆍ중ㆍ고등학교 입학식이 있습니다. 모두들 축하합니다.

제 딸도 중학교에 입학하는 날입니다.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니 살 게 많더군요. 교복 등의 옷과 신발, 책가방, 학용품 등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주위에서 딸의 졸업과 입학을 축하한다며 금일봉(?)을 주더군요. 유용하게 쓸 수 있었습니다.

먼저 중학교 교복을 보았습니다. 딸이 다닐 중학교는 교복 공동구매로 값싸게 구입했는데, 올해부터 교복 매장에서 공동구매 가격으로 판매한다기에 거품 없이 교복을 살 수 있었지요. 

아이가 키 클 걸 대비해 조금 큰 치수를 사자?

교복 판매점에 조금 늦게 갖더니 일부 사이즈는 이미 매진이더군요. 다행이 개미허리인, 키가 작은 딸의 치수는 남아 있대요. 다른 학생들은 맞는 사이즈가 없어 교복을 구입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훑더라고요.

매장에서 “지금 주문해도 입학 때까지 납기일을 맞출 수가 없다”며 돌려보내더라고요. 이걸 보니 모든 학생 사이즈를 직접 재어 만드는 교복 공동구매의 장점이 생각나더군요. 하지만 교복 매장 입장에서 재고로 남을 경우 낭패를 당할 염려가 있긴 하더군요.

교복을 고르면서 “아이가 키 클 걸 대비해 조금 큰 치수를 사자”는 걸 반대했습니다. 저도 학교 다닐 때 좀 크게 입었던 관계로 몸에 맞지 않은 어정쩡한 교복이 무척 싫었으니까요. 교복에 몸을 맞출 게 아니라 몸에 교복을 맞춰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렇게 고른 중학교 교복을 입은 딸의 모습을 보니 흐뭇하대요. 이런 게 자식 키우는 재미나 봅니다~ㅋㅋ.

‘자신의 삶을 어떻게 해쳐가야 할 것인지?’ 고민하길

“딸, 중학교 정문 앞에 입학을 축하한다는 프랑 하나 붙일까?”
“엄마, 누구 쪽팔리게 할 일 있어?”

“엄마가 붙인다는 게 아니라 우리 집이랑 친한 오빠 둘이서 만 오천 원씩 보태 ‘유빈이 우리 중학교 입학 축하해’하고 붙인다던데. ㅋㅋ~.”
“그 오빠들 왜 그런데. 엄마가 말려줘요. 그러다 나 언니들에게 찍힌단 말예요. ㅠㅠ~”

며칠 전에 있었던 아내와 딸의 대화입니다. ‘참 별 생각을 다 하네’ 싶더라고요. 그런데도 한편으론 그것도 괜찮은 아이디어인데 싶었지요.

딸의 초등학교 졸업식 때에는 꽃다발을 사지 않았는데, 입학식에는 꽃다발을 줄 생각입니다. 경쟁 사회에 한 걸음 나아간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는 의미로. 그리고 이젠 ‘자신의 삶을 어떻게 해쳐가야 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오늘 입학하는 모든 학생들의 입학을 축하합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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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이 합의했으니 중학교 바꿔 달라 떼쓰기도
“어느 중학교 가고 싶어?”…“급식 맛있는 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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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올해 중학교에 갑니다. 그동안 지인들 자녀들이 중학교에  다닌다고 하면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지요. 그런데 제게 막상 닥치니 이것도 무척 신경 쓰이더군요.

딸의 중학교 배정 결과가 나오자 아내의 하소연이 가슴을 찌르더군요.

“여보, 딸의 중학교 뺑뺑이 결과가 나왔는데, 1지망이었던 인근 중학교는 떨어지고, 시내버스도 안 다니는 멀리 있는 4지망으로 떨어졌지 뭐예요. 정말 속상해 죽겠어요.”

저도 은근 가까이 있는 중학교에 배정되길 원했는데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 씁쓸하대요. 게다가 시내버스 노선이 곧바로 가는 게 없고, 갈아타야 하니 교통이 무척 불편한 중학교였습니다.

부모들이 합의했으니 중학교 바꿔 달라 떼쓰기도

결과가 그렇게 나온 걸 어쩌겠어요. 세상사가 자기 마음대로 되면 무슨 재미하고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그렇지만 아내는 “통학 때문에 딸의 고생이 예상된다.”며 울먹이더군요.

더군다나 딸도 내색은 않지만 기분이 썩 좋지 않나 보더군요. 친구들은 대부분 인근 중학교에 가게 되었는데, 혼자만 다른 중학교로 가게 되었으니 마음 다잡기가 쉽지 않나 보대요. 아빠 된 죄(?)로 중학교를 바꿀 방법이 없는지 문의했습니다.

“배정 결과를 번복할 수 없습니다. 매년 중학교 배정이 끝나면 이런 문의가 빗발칩니다. 저희 교육청의 애로사항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가족이 원하는 중학교 배정이 안 돼 쫓아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학생 부모끼리 만나 서로 바꾸겠다며 함께 와서 부모들이 합의했으니 중학교를 바꿔 달라고 떼를 쓰기도 하는데 그럴 수 없는 실정입니다.”

“학교가 코앞인 옆에 있는 중학교에 떨어지고, 멀리 다녀야 하다니 이게 말이 돼요? 이런 아버지들의 하소연도 많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해가 가더군요. 학부모가 원한다고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면 그게 어디 행정이겠습니까. 하여, 아내와 딸의 마음을 위로하는 게 급선무였습니다. 하나 다행인 건 딸이 다닐 중학교는 교복공동구매가 활성화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어느 중학교 가고 싶어?”…“급식 맛있는 중학교!”

옆에서 까부는 올해 6학년이 되는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아들, 넌 어느 중학교에 가고 싶어?”
“저는 학교 급식이 맛있는 중학교로 무조건 갈 거예요.”

살다 살다 별 소리 다 듣습니다. 이런 무 개념, 원초적인 녀석 같으니라고…. 평상시 같으면 빵 터질 말이지만 사정이 사정인지라 실소를 억지로 참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요즘 학교 급식이 맛없는 학교가 어디 있대.”하고 말았습니다.

어쨌거나 아파트 게시판에는 벌써부터 봉고차 등 통학차량 안내문이 나붙었더군요. 그것도 몇 군데 학교를 돌아가는 거더라고요. 울화통이 터지대요. 아이도 아이지만 월 5만 원 이상을 들여 통학을 시켜야 한다는 게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지금부터라도 학생들 통학하기 편리한 버스노선 개편을 요청해야겠습니다. 그동안 이런 불편이 왜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대중교통 사각지대가 없는 그날까지 아버지로서 작은 힘을 보태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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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집서 잔 딸, 우리 집에서 친구 재운 아들
“친구랑 잔 소감은 게임을 같이 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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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즐기는 아이들.

“누나 친구들은 우리 집에 와서 자잖아요. 저도 친구 데려와 하루 밤 같이 잘래요.”
“그래라.” 초딩 5학년 아들도 누나가 친구 데려와 같이 자는 게 부러웠나 봅니다.

시원하게 허락했더니 아들놈이 그러대요.

“와~, 아빠 쿨 하다!”

딸은 이 틈을 비집고 예정에 없던 “친구 외할머니 시골집에서 하루 밤 자면 안 돼요?”하고 나왔습니다.

토요일 밤, 아들 친구가 우리 집에 왔고, 딸은 친구 외가에서 잠을 잤습니다.


아이들에게 하루 밤을 허락한 이유 3가지

쿨 하게 아이들에게 하루 밤을 허락한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소통입니다.
평상시 친구끼리의 소통을 집안까지 확대하는 것이지요.
그로 인해 양쪽 부모와 친밀감을 가져 친구들에 대한 정보 확대 효과까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둘째, 문화 이해입니다.
서로 다른 집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그 집 문화를 접하게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상호 다른 집안 문화를 이해하고 친구를 더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세상 이해 폭 넓히기입니다.
항상 자기 집에서 지내던 아이들이 친구 집에서 잠을 자면서 새로운 세상을 알아간다는 것이지요.
그만큼 모르던 세상을 접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입니다.

이 밖에도 딸은 친구 집에서 잠을 청하기도 하는데, 아들은 그런 적이 없어 형평성의 원칙에서 친구 데려와 재우기를 허락한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친구집과 상호 교차 재우기가 필수입니다.

딸의 농촌 체험 준비.

“친구랑 잔 소감은 게임을 같이 해서 좋았다!”

친구 화영이 외할머니 집에서 잠을 자고 온 딸의 농촌 체험 소감입니다.
이는 감상문으로 준비 중이랍니다.

“염소와 소, 강아지 밥을 주며 동물이랑 친구 됐어요.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되게 심심했지만 염소 밥 줄 때 재밌고 뿌듯했다.
할머니가 좋아하는 것 = 고무과자,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것 = 텔레비전”

둘 도 없는 친구 태욱이와 함께 집에서 잠을 청한 아들의 소감입니다.

“친구랑 잔 소감은 게임을 같이 해서 좋았다.
그리고 친구가 내가 가는 곳마다 졸졸 따라와 귀찮기도 했지만 함께 있어 즐거웠다.”

태욱이는 하루 밤을 더 자고 집에 갔습니다.
녀석은 “화목하고 자유로운 집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더군요.

간혹 이런 소통도 괜찮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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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마음에 든 여자를 만나는 게 우선 아닐까?
“엄마가 저러는데 여자 친구 사귀기 쉽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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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갈망은 본능이지요.
하지만 이 내부 본능을 억제하는 외적 요소가 있더군요.

2녀 1남을 둔 지인 가족과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11월에 외손주를 본 지인 부부가 딸 산후조리에 올인 한 관계로 만남이 뜸했는데,
큰딸이 최근 산후조리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간 다음이었습니다.

저녁 식사에 지인 부부의 막내인 이십 대 아들이 합류했더군요.
아들은 공부하느라 통 보질 못했는데 멋진 청년이더군요.
가만있을 수가 있나요. 젊음의 특권, 연애에 대해 물었지요.

본인 마음에 든 여자를 만나는 게 우선 아닐까?

“사귀는 여자는 있어?”
“아뇨. 공부하느라 연애할 시간이 없었어요.”

“공부한다고 연애를 안 하다니…. 그럼 지금부터라도 여잘 사귀어야겠네?”
“연애도 쉽지 않아요. 여자가 어머니 마음에 들어야 할 텐데, 그게 걱정이죠.”

헉, 말로만 듣던 마마보이 아닐까? 싶었지요.
지나가는 소리였지만 눈치를 보니 장난 아닌 것 같더군요.

“그렇더라도 끌리는 사람 있으면 엄마 생각 말고 잡어.”
“아직 못 만났지만 엄마 마음에 드는 여자를 택하고 싶어요. 그러니 쉽지 않죠.”

“왜? 엄마 눈이 까다로워?”
“장난 아니에요. 그래서 아직 여잘 안 사귀잖아요.”

엄마 마음에 들기 전, 본인 마음에 든 여자를 만나는 게 우선일 것 같은데 만만찮나 보더군요.
하여, 지인에게 물었습니다.

엄마가 저러는데 여자 친구 사귀기가 쉽겠어요?

“아들이 데려온 여자는 만사 OK 아니나요?”
“아니지. 여잘 잘 만나야 집안이 편하다고 따질 건 따져야지.”

“헉, 그건 아들 눈을 의심한다는 소린가요?”
“아들 눈이 아무리 정확하다 해도 여자는 모르거든.
세월을 많이 산 우리들도 사람 보는 눈이 헷갈린데 경험 없는 아들 눈이 정확하겠느냐는 의미야.”

사람은 겉만 봐선 알기 힘들고 겪어봐야 진정한 모습을 알 수 있지요.
그러나 이런 생각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엄마 말을 듣던 아들이 한소리 하더군요.

“보세요. 엄마가 저러는데 여자 친구 사귀기가 쉽겠어요? 아직은 혼자가 마음 편해요.”

양쪽 다 이해할만 하더군요. 그렇더라도 아들의 시각을 믿어야 하는 거 아닐까 싶대요.
왜냐고요? 선택은 부모 몫이 아니라 연애 당사자들의 몫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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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소망, “아빠가 친구들 한 방에 날려줘요.”
아이들의 학예회를 전후해 작은 행복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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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무용 '꼬마 요정들의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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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예회 밖에 전시된 솜씨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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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준비하는 아이들.

“아빠, 구경 오실 거예요?”

학예회를 앞둔 아이들 연습에 몰두하더니 구경 오길 주문했습니다. 그때마다 “글세~, 무슨 일이 있을지 몰라서. 한 번 생각해 볼게”하고 튕겼지요.

그렇지만 초등학교 6학년 딸의 마지막 학예회를 가는 것도 좋겠다 싶었지요. 학예회 날 아침이 되었습니다.

“오늘 아빠가 갈 테니 거기서 보자.”

“앗~싸. 친구들에게 우리 아빠는 기자야 했더니 안 믿는 거 있죠. 이번에 내 말 안 믿는 친구들 아빠가 한 방에 날려줘요.”

헉. 예상치 못한 아들의 소망이었습니다. 어떻게 한방에 날릴 수 있을까? 그동안 이렇게 부담되는 취재는 없었지요.

수화 '아름다운 손짓' 공연.

학예회 솜씨 자랑.


현대무용 '시간은 흘러 흘러'

“우리 아빠야. 오늘 우리 학예회 취재 오셨어.”

23일 오후 1시, 안심초등학교 학예회 시간에 맞춰 시민회관으로 갔습니다.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대요. 아이들이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공연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늘어서 있더군요.

드디어 막이 올랐습니다. 1부 공연은 리코더 합주, 합창 ‘우리의 마음을 싣고’, 리듬합주 ‘개구리 왕눈이’, 핸드 벨 ‘아름다운 사랑의 벨소리’, 마술 ‘수리수리 마수리’, 현대무용 ‘시간은 흘러 흘러’, 발레 ‘천사들의 꽃 축제’ 등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쉬는 도중 5학년 아들과 6학년 딸을 만난 후 아들과 같이 앉았지요. 그런데 옆에 있던 여자 친구가 그러더군요.

“누구야?”
“우리 아빠야. 오늘 우리 학예회 취재 오셨어.”

“진짜~. 그럼, 우리도 나오겠네? 너희 아빠 대단하다.”
“이제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알겠지.”

 핸드 벨 '아름다운 사랑의 벨소리' 공연

 전래동요 '도깨비야, 나오라!'


 합창 '남자의 자격 따라잡기'

“제 말이 정말로 기사로 나오는 거예요?”

아이들 대화를 들으니 민망하더군요. 어깨에 힘을 넣고 아빠 자랑하는 아들을 보니 저도 객기(?)를 부려야겠더군요.

김혜린 양에게 학예회 준비 과정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저 취재하시는 거예요?” 하더니 넙죽 대답 하대요.

“저는 국악하고 수화 공연 2개를 해요. 연습 중간에 아팠어요. 그걸 보고 엄마가 힘드니 하나만 해라 했는데, 제가 두 개 다 하고 싶다고 했어요. 연습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했어요.”

아이들 공연은 2부 마지막 무렵에 배치되어 있었지요. 탈춤 ‘신나게 뛰어보세’, 댄스 ‘미래는 우리의 힘’ 등 공연 후 아들 차례가 왔습니다. 집에서 열심히 연습했던 수화 ‘아름다운 손짓’이 펼쳐졌습니다. 딸은 카드 섹션 ‘스마일 보이’를 선보였습니다. 대견하더군요. 이게 부모 마음이더라고요.

탈춤 '신나게 뛰어보세'

카드 섹션 '스마일 보이'. 틀린 곳이 확연하더군요. 이걸 보고 딸애 뒤끝 작렬했습니다.


댄스 '우리는 미래다!'

“너희들 나한테 딱 걸렸어, 어디 두고 보자!”

저녁에 아이들과 학예회 사진을 함께 보았습니다. 카드 섹션을 펼친 딸이 공연 사진을 보고 귀여운(?) 소리를 하대요.

“너희들 나한테 딱 걸렸어, 어디 두고 보자!”

“그러면 돼? 틀려야 재밌지 다 맞으면 무슨 재미.”하고 말려야 했습니다. 틀린 친구들에게 뒤끝을 발산하면 되겠어요? 그랬더니 앙탈이대요.

“아빠, 이것 봐요. 카드 색깔이 안 맞잖아요.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는데 이것도 하나 딱딱 못 맞춰. 틀린 너희들, 나한테 다 죽었어~.”

장난이라면서 몇 번째 줄에 누구누구 이름을 대더군요. 어쨌든 학예회를 보지 못한 아내도 사진을 보고 즐거워하더군요. 난데없이 집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지요.

초등학교 학예회 덕분에 아이들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가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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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코에 그거 뭐야? 여보, 아들 좀 봐요.”
“음식 쓰레기를 냄새나게 왜 가만 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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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 중인 아들.

“설거지 누가 할까?”

저녁 식사 후 물었더니, 초등 6학년 딸도, 5학년 아들도 말이 없었습니다. 대개 돌아가며 설거지를 하는지라 순번과 상황을 따졌습니다.

“아들 당첨. 아빠는 어제 저녁에, 누나는 고기 굽고 밥 차렸잖아.”
“알았어요. 좀 쉬었다가 할게요.”

어쩔 수 없단 말투였습니다. 설거지 빨리 해치우면 좋으련만 아들은 뜸을 들이더군요.


코에 테이프를 붙였습니다.

“아들, 코에 그거 뭐야? 여보, 아들 좀 봐요.”

“아들, 빨리 설거지 안하고 뭐해.”

설거지 폼을 잡던 녀석이 다른 짓입니다. 빨래집게를 찾아 코를 찝더니 아프다며 다른 방법을 찾습니다. 뒤늦게 퇴근한 아내, 설거지 중인 아들을 보더니 호들갑입니다.

“아들, 코에 그거 뭐야? 여보, 우리 아들 좀 봐요.”

녀석도 ‘씨~익’ 웃으며 한 소리 하더군요.

“헤헤~, 엄마 음식 쓰레기 냄새가 나서 테이프로 코를 막았어요.”

웃음을 터트리던 아내, 아들 모습 사진 찍길 요청하더군요. 아들은 손사래였습니다. 아내는 아들의 신기 발랄한 모습을 꼭 담아야 한다며 거듭 사진 찍기를 요구했습니다. 아들이 퉁명스레 말을 뱉었습니다.


“음식 쓰레기를 냄새나게 왜 가만 뒀어요.”

“나 힘들게, 음식 쓰레기 빨리 버리지 냄새나게 왜 가만 뒀어요.”
“미안~. 은갈치 다듬고 치우는 걸 깜빡했네. 이런 건 추억으로 남겨야지.”

그제야 아들은 사진 찍기를 허락했습니다. 글 올릴 경우 천원 주는 조건부로.(나 원 참, 더러버서, ㅋㅋ~) 빵 터진 건 그 후였습니다.

“엄마, 코가 넘 간지러워요. 코 좀 긁어줘요. 빨리~”
“거길 어떻게 긁어. 너가 긁어.”

그러면서 테이프 위에서 묘하게 긁고 긁히는 엄마와 아들 폼이 너무 우습더군요. 이렇게 온 가족이 한바탕 웃었습니다. 뜻하지 않았던 가족의 추억 쌓기였지요.

코가 가렵다며 긁어달란 소리에 엄마가 긁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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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gimpoman.tistory.com BlogIcon 지후니74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드님이 개그 감각이 있는데요.~~~ ^^
    온 가족이 즐거울 수 있는 시간이 되셨겠네요.~~

    2010.11.19 07:47 신고

“종아리가 부어올랐어요. 뭐 발라야 돼요?”
“지금은 아빠랑 누나랑 꼭 안고 화해했어요!”

사춘기에 접어든 딸로 인해 마음이 복잡하다. 아들 말을 빌리자면 이렇다.

“누나는 그러지 마라는데 왜 그러지. 겁이 없다니까. 저는 이해가 안 돼요.”

어쩜 이렇게 아빠 마음을 잘 헤아릴까. 딸은 하지 마라는 건 어긋나게 하려고 든다. 그렇다면 딸을 대하는 전략을 바꾸는 수밖에.

부정적인 말에서 긍정적인 언어로 바꾸려 노력 중이다. 하여, ‘하지 마라’에서 ‘해라’로 전환 중인데 쉽지 않다. 딸이 밤 10시께 집에 들어왔다. 회초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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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아리가 부어올랐어요. 여기 뭐 발라야 돼요?”

“딸, 잘했어 잘못했어?”
“….”

“몇 대 맞을 거야?”
“….”

대답 없는 딸에게 5대를 예고했다. 딸은 맞으면서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빌었다. 2 대에서 멈췄다. 그리고 딸은 제 방에서 공부를 했다. 30여 분 뒤 딸이 거실로 나왔다.

“아빠, 종아리가 부어올랐어요. 여기 뭐 발라야 돼요?”
“어디 보자. 아들, 가서 연고 좀 가져와라.”

딸을 꼭 안으며 사과했다.

“지금은 아빠랑 누나랑 꼭 안고 화해했어요!”

“아빠가 때려서 미안하다!”
“아니에요, 아빠. 제가 잘못했는걸요.”

속으로 씩씩거릴망정 목소리가 밝아 다행이었다. 딸의 종아리에 연고를 발라 문질렀다.

“아빠, 아파요.”
“연고를 발라야 부기가 가라앉지. 좀 참어.”

딸은 쓰리다며 다리를 뺐다. 뒤늦게 들어온 아내가 분위기를 감지하고 “우리 집, 왜 이리 썰렁해. 무슨 일 있었어?”라고 물었다. 아들이 일러 바쳤다.

“누나가 아빠한테 맞았어요. 근데 지금은 아빠랑 누나랑 꼭 안고 화해했어요.”

아들 판단이 판단이 맞았으면 좋겠다. 부어오른 종아리를 보니 후회막급이다.

탤런트 김혜자 씨가 지은『꽃으로도 때리지 마라』는 책 이름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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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ilovemytree.tistory.com BlogIcon 걸어서 하늘까지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딸아이가 있는데 참 때리기가 많이 주저되더라구요~~
    그래도 필요할 댄 매를 들어야 하는 게 부모의 권위라고 생각합니다~~

    2010.10.24 19:40 신고

“잘 안 씻는 걸 보니 당신 빼다 박았다니깐!”
“불리지 않았는데, 요기 때 밀리는 것 좀 봐요.”

“우리 딸, 다리에 때가 많네. 빨리 가서 씻어.”

아내의 타박. 평상시 잘 씻던 녀석이라 뭔 일인가 싶었지요. 지난 주, 목욕탕 가라 했더니 다음 주에 간다며 버티던 딸이었습니다. 녀석도 민망한지 즉석에서 문지르더니 마른 때가 밀리자 “어~, 진짜네~”하며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덕분에 씻지 않기로 유명한 아들 녀석 어깨가 으쓱하더군요. 아들은 양치, 세수는 하루에 한 번이면 족합니다. 씻어라 해도 한쪽 귀로 흘리던 녀석인데 일요일에 목욕탕에서 때를 민 후라 힘줄만 했지요.

그러고 말았음 아무 일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기어이 아내는 남편까지 끼어 넣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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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안 씻는 걸 보니 당신 빼다 박았다니깐!”

“아이들이 잘 안 씻는 걸 보니 당신 빼다 박았다니깐.”

아니, 잠자는 사자 코털을 건드려도 유분수지 왜 가만있는 남편을 건드려 건드리길. 한 마디를 쏴댔습니다.

“아이들이 잘 안 씻는 것과 내가 무슨 상관이야. 우리 각시, 간이 단단히 부었구만.”
“내 말이 틀렸어. 당신 신혼 때 생각 안나? 그때 하루에 1번 이상 안 씻었잖아. 내가 미처 죽는 줄 알았다니까.”

아내도 맞불을 놓더군요. 울화통 터질 일이었지요. 그렇다고 계속 나가다간 한 바탕 부부싸움이 벌어질 판이었습니다. 작전을 바꿔 웃으며 말꼬리를 잡았습니다.

“옛날 일은 왜 꺼내는데?”
“아이들이 잘 안 씻으니까 그렇지. 나를 닮았으면 잘 씻을 텐데….”

딸이 아빠에게 욕까지 먹일 줄이야. 욕실에서 때수건으로 때를 밀던 딸아이에게 불똥이 튀었지요.

“불리지 않았는데, 요기 때 밀리는 것 좀 봐요.”

“어허~, 우리 딸 땜에 아빠까지 덤터기를 쓰는구만.”

딸은 히죽히죽 웃더니, “왜 저를 걸고 넘어져요”라고 궁시렁 궁시렁. 그리고 이어지는 말에 기절할 뻔 했습니다.

“아빠, 때도 불리지 않았는데 요기 때 밀리는 것 좀 봐요.”
“잘 한다 잘해. 딸년이 지 다리에서 나온 때 구경까지 시키네, 그려!”

깨끗한 척은 혼자 다하던 딸이 이 지경이라니 기찰 노릇이었지요.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런 날도 잠시잠깐입니다. 몇 년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새초롬한 숙녀 티가 날 테니 더 잘 가꾸겠죠.

그러면 저희 부부는 ‘아이들이 잘 안 씻어 부부싸움도 하고 그랬는데…’라고 추억을 곱씹을 수도 있겠지요. 이렇게 하나하나 아이들과 소중한 추억을 쌓는 중입니다.

<덧붙임>

이 글을 보던 딸, 창피한 줄도 모르고 “왜 국수 서로 먹어라 싸웠던 내용을 뺐냐.”고 채근합니다.

“딸 몸에서 때가 국수처럼 밀리네요. 당신 딸이니 때 국수 당신이 말아 드세요.”
“아니야, 당신 딸이니 당신이 맛있게 말아 드셔.”

서로 ‘때 국수’ 먹길 양보하느라 한바탕 웃음이 터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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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춘기 딸 친구 아빠 만나보니
아이는 부모만이 아닌 사회가 함께 키우는 것

딸에게 신경 많이 쓰이는 요즘이다. 초등학교 6학년 딸이 사춘기인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해서다.

무슨 말을 하면 대답은 청승스레 잘하는데 행동은 딴판이다. 부모 입장에선 말 안 듣는 딸이다. 그렇지만 딸 입장에서 보면 어른들은 싫은 요구만 하는 거다. 어쨌거나 딸은 지금 자아에 변화가 있는 건 확실하다.

“잘 지내세요?”

딸의 친구 아빠에게 전화가 왔다. 별일 없으면 차 한 잔 마시자는 거였다. 흔쾌히 그러마고 했다. 한 번 만나 이야기를 나눴으면 생각했었는데 수고를 덜어준 셈이었다. 이런 자릴 종종해야 딸들의 변화 등 근황을 더욱 쉽게 알 수 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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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맞벌이라 아이가 밤늦게까지 다녀도 몰랐어요.”

친구 아빠 : 예전에는 우리 집에 놀러 많이 오던데 요즘은 좀 뜸해진 것 같아요. 딸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죠?
나 : 자주 간다던데 못 보셨나 봅니다. 어른이 없는 시간에만 가서 노나 보네요.

딸 친구 아빠는 가게를 운영하는 관계로 귀가가 늦었다. 이날따라 일찍 문을 닫았다고 했다. 녹차가 은은한 향을 풍겼다.

나 : 요즘 딸아이가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늦어요?
친구 아빠 : 예. 마냥 돌아다니고 싶나 봐요.

나 : 예전에도 밤늦게까지 돌아다녔어요?
친구 아빠 : 부부가 맞벌이라 밤늦게까지 다녀도 몰랐어요. 지금 딸은 아빠랑 눈도 안 마주쳐요. 그런다고 야단칠 수도 없어 그러네요.

꼭 한 명씩은 아이들을 챙기는 우리와는 사정이 약간 달랐다. 그래선지 딸도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늦어졌다. 그렇다고 친구 잘못 만난 탓도 할 수 없다. 인연이 되어 친구 연을 맺었기 때문이다.

아이는 부모만이 아닌 사회가 함께 키우는 것

나 : 아이들 학원은 잘 다녀요?
친구 아빠 : 학원에 다니다가 학원 선생님이 그만 다녔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만뒀어요. 대신 학습지만 하는데 잘 하는지 모르겠어요.

나 : 공부할 때가 있겠지요.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수도 없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야기를 많이 나누세요.
친구 아빠 : 이야기 자체가 없어요. 말을 붙여도 대답을 안 하니 말 거는 것조차 포기했어요.

나 : 딸을 포기하신 건 아니죠. 딸이 앞길을 잘 헤쳐갈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야죠.
친구 아빠 : 그렇죠. 그런데 도통 말을 들어야죠.

딸아이 친구 아빠와 차를 마시며 나눈 담소는 이런 내용이었다. 그와 헤어진 후 마음이 무거웠다. 내 딸도 언젠가 아빠와 말과 눈빛을 섞지 않은 날들이 올까, 두려워서였다. 딸에게 외면 받는 아빠가 되지 않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따를 것이다.

자기 딸이 어긋나지 않길 바란다면 딸 혼자만 잘해도 소용없다. 친구에게도 신경 써야 한다. 그래서 아이는 부모만이 아닌 온 동네와 사회가 함께 키우는 것이라 했나 보다. 사춘기 아이들이 슬기롭게 자아성장을 이루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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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참고 있었다니깐.” 이게 아빠의 본성?
사춘기 맞은 딸, “그냥 답답해서 돌아다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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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서로를 보듬어 주는 것. 그러나?

“저 사춘기인가 봐요!”

헉, 초등학교 6학년 딸아이에게 닥친 정신과 육체의 성숙기라니 반기고 싶었다. 그렇지만 벌써란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마냥 어린 딸이기 만을 바랐나 보다.

최근 딸아이 행동은 예전과 많이 달랐다. 집에 늦게 들어오기가 다반사. 밤 9시가 넘어도 집에 들어오질 않았다. 걱정됐다.

“아들, 누나 좀 찾아봐라. 보이면 꼭 데려 오고.”
“걱정 마요. 제가 누구에요.”

아들이 나가자 기다렸다는 듯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딸이 가출을 한 이후에 또 늦는다고요?”

이심전심이었을까, 사춘기 딸을 둔 부모의 애타는 상담 전화였다. 아내는 “우리 딸도 요즘 방황해요. 저도 이런 딸이 있는데 상담은 무슨 상담요?” 하더니, 만남을 약속하고 밖으로 나갔다. 나가면서 야단치지 말기를 당부했다. 나머지는 아버지인 내 몫이었다.

“화를 참고 있었다니깐.” 이게 아빠의 본성?

아들은 30여분 만에 누나와 함께 현관에 들어섰다. 들어서며 하는 말이 가관이었다.

“누나, 아빠가 지금 화 안 난 것 같지만 속으로는 부글부글하니 조심해.”

헉, 이를 어찌 눈치 챘을까? 저녁도 거른 채 밤늦게까지 싸돌아다니는 딸이 곱게 보이지 않았다. 조용히 “어서 밥 먹어라.”고 얘기했다. 그러나 딸아이는 딴 짓이었다.

“어서 밥 먹어라니깐.”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그랬더니 아들 녀석 하는 말이 가관이었다.

“누나 들었지. 화를 꾹꾹 참고 있었다니깐. 이게 아빠의 본래 마음이고 본성이야.”

이런 아버지였나 싶었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늦은 저녁 먹기를 마친 딸과 대화를 시도했다.

사춘기 맞은 딸, “답답해서 돌아다니는 거예요.”

“날마다 늦는 이유가 뭘까?”
“말했잖아요. 사춘기라고.”

딸아이는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아버지가 무섭다더니 무서운 기색조차 없이 무덤덤한 표정이었다. 그 자체가 반항이기도 했다.

“그래도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저도 이러면 안 되겠다 싶은데 그게 안돼요. 그냥 답답해서 돌아다니는 거예요.”

진심인 것 같았다. 하지만 뭔가가 석연찮았다. 그렇다고 추궁할 수 없었다. 아버지로서 기다림이 미덕임을 실감해야 했다. 내 사춘기도 이랬을까? 곱게 지났던 것 같다. 남자와 여자의 사춘기가 이렇게 다를까, 싶었다.

이런 사춘기 딸의 변화 일단 환영이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의 몸살일 게다. 아버지로서 바라는 게 있다면 질풍노도의 시기인 광란(?)의 사춘기를 슬기롭게 이기길 바랄 뿐.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딸을 더욱 더 사랑하며 안아 줄 수밖에…. 이게 가족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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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하고 싶은 대로 결정하길 기다리고 있다.”
“자기에게 맞는 걸 찾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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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모들.

자녀를 둔 부모들의 주된 관심사는 공부다. 공부가 자녀의 미래를 좌우하는 바로미터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모든 자녀가 공부를 잘 할 수는 없다. 하여, 최선의 방법을 찾지만 이도 쉽지 않다.

최근 두 명의 학부모를 만났다. 박병곤 씨는 중학교 3학년 딸이 있다. 또 문수호 씨는 고등학교 1학년 딸을 두었다. 이들 자녀는 공부 잘하는 아이와 공부만 못하는 아이로 갈렸다. 하지만 삶을 즐긴다는 입장에선 비슷했다.

이들과 자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딸이 하고 싶은 대로 결정하길 기다리고 있다.”

박병곤 씨에게 딸이 공부를 잘하는 편인가를 물었다. 그랬더니 그걸 자신의 입으로 말하기가 껄끄럽단다. 그러자 권병구씨가 옆에서 훈수다.

“공부 잘한다. 최근 친구 집에서 잤는데 특별한 게 있었다. 세면장이고 공부방이고 간에 삶의 목표와 영어 단어가 눈에 잘 띄는 곳곳에 붙어 있더라. 공부가 스트레스가 아니라 공부를 즐기는 걸로 느꼈다. 즐기는 삶이 아름답게 보였다.”

권 씨는 자녀를 둔 부모 입장에서 매우 부러운 듯 말했다. 공부를 즐기는 자녀는 대부분의 부모가 갖는 로망이다. 공부에 재미를 느끼기는 아이는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하기 때문이다. 선망의 시선이 부담스러웠을까. 박병곤 씨가 입을 열었다.

“딸이 공부를 조금 하는데 즐기려고 애 쓰는 것 같더라. 요즘은 어느 고등학교에 갈 것인가 고민이 많나 보더라. 딸이 하고 싶은 대로 결정하길 기다리고 있다.”


“딸이 자기에게 맞는 걸 찾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문수호 씨는 딸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다른 건 다 잘하는데 공부만 못하기 때문이란다. 사연을 물었다.

“멋 내기, 노래하기, 춤추기, 친구 관계, 인간성 등 어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이를 다 즐긴다. 그런데 공부만 못한다. 이렇게 잘하는 게 많은 딸이 얼마나 자랑스럽겠냐. 부모 입장에서가 아닌 딸의 입장에서 봐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거다.”

일반적인 부모라면 공부 못하는 딸은 골칫거리다. 그런데 다른 장점이 많으니 자랑스럽다는 그의 시선이 획기적이다. 이런 문 씨에게도 바람이 있었다.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재능을 찾고 개발하길 바랄 뿐이다. 미용과 요리 등을 권한다. 딸이 관심은 있는데 평생 직업으로는 아닌 것 같다. 아직 여유가 있으니 딸이 자기에게 맞는 걸 찾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자식에게 평정심을 잃은 부모라면 갖기 힘든 기다림의 여유다. 이런 여유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부럽다. 나는 내 아이를 이런 여유로 대할 수 있을까? 잠시, 생각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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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진심으로 죄송해염. 바로 들어갈게요.”
무엇을 잘못했는지 본인이 더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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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보낸 문자.

“빨리 와서 수학 배우러 가야지….”
“예. 알았어요.”

지난 월요일, 저녁 수학 과외 시간에 늦은 초등학교 6학년 딸아이와 통화했다.

친구들과 놀다가도 시간에 맞춰야 하는데 이를 잊은 탓이었다. 순순히 알았다는 표현에 집에 곧바로 들어 올 줄 알았다.

그런데 8시가 넘어도 들어오지 않았다. 학원도 빼먹은 채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아빠가 무서워 집에 못 들어가고 놀이터에 있대요. 너무 나무라지 마세요.”

딸아이는 9시가 넘어도 오질 않았다. 무슨 일이 있는 걸까? 걱정되기 시작했다.

“아빠 진심으로 죄송해염. 바로 들어갈게요.”

“여보, 유빈이내가 놀이터에서 데려왔어요. 제가 잘 타일러 볼게요. ○○○ 선생님 댁에 왔어요.”

저녁 9시 34분, 아내가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아이를 데리고 집에 들어오지 않고 지인 집에 가다니 황당했다. 그리고 4분 후 딸에게 문자가 왔다.

“아빠 진심으로 죄송해염. 엄마랑 문구에서 학습 준비물 사고 바로 들어갈게요.”

딸이 보낸 문자를 보니 뉘우치는 것 같기는 했다. 물론 학원에는 안 갈 수도 있다. 그렇다고 나무랄 게 무서워 집에 들어오질 않다니…. 너무 고지식한 아빠인가 싶기도 했다.

최근 딸아이는 단짝 친구가 학원을 그만 둔 후로 농땡이가 잦아졌다. 땡땡이도 곧잘 쳤다. 하여, 싫다면 그만 보낼 작정이었는데 그 시기를 놓치고 있었다.


지인이 보낸 문자.

무엇을 잘못했는지 본인이 더 잘 알고 있다?

모녀는 10시를 넘기고도 집에 오지 않았다.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그러나 마음속 울화를 누그러트려야 했다. 그러던 차에 10시 31분, 또 다른 문자가 왔다.

“잠자지 않으면 댁 앞에서 맥주 한 잔 합시다. 지금 학굔데…”

인근에 사는 지인 메시지였다. 딸아이 얼굴 보고 화내느니 모른 채 넘어가는 게 좋을 듯 했다. 자리를 피했다. 지인에게 자초지종을 말했더니, 잘 피했다며 딸들 키우다 보면 그럴 때가 있다는 조언이 돌아왔다.

지인과 맥주를 마시고 들어왔더니 딸아이는 자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부안, 남원, 전주 등 전북 여행 때문에 1박 2일 동안 집을 떠나야 했다. 하여, 아직 딸과 이야기를 못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본인이 더 잘 알고 있더라. 그러니 계속 모른 채 하는 게 좋겠다.”

모녀가 들렀던 어느 선생님의 전화 조언도 귀에 쟁쟁하다.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선 때론 알면서도 모른 척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딸아이 키우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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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유빈이 반성문 봤어요? 함 읽어봐요.”
자기가 자기에게 보내는 반성문, 거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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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6학년 딸 유빈이의 반성문 원본.

“여보, 유빈이 반성문 봤어요?”
“아니, 반성문은 왜 썼는데?”
“하도 말을 안 들어서. 함 읽어봐요.”

아내의 권유로 초등학교 6학년인 딸아이 반성문을 읽었다. 반성문을 읽다가 웃음이 빵 터졌다.

뭐 이런 반성문이 다 있어? 했다. 살아오면서 대했던 반성문과는 차원이 달랐다. 익숙하지 않은 반성문이었다. 이런 반성문을 쓰게 한 아내에게 이유를 물었다.

“괜히 반성문 써라하면 역효과 날까봐, 자기가 자기에게 보내는 반성문으로 써라 했다.”

기막힌 아이디어였다. 그러니까, 이건 유빈이의 글인 셈이다. 

내가 나에게 보내는 반성문

To. 임유빈

안녕. 너 참 나쁜 자식이얌^^
엄마가 화 별로 안내시는 편인데 화내게 했으니까,

솔직히 너도 힘들어서 그럴 수 있어.
암 그렇고 말고. 지금은 그럴 수 있쥐.
근데 컴퓨터랑 수학 빼먹은 거 별로다.

너도 놀고 싶겠지만 억제해봐.
이제 공부하려고 마음잡았다며?

그래 너도 할 수 있잖어.
근데 수학 쌤이 별로지?

개보듯 짜증내고 겁주고 비아냥대고.
별로다. 배우기 싫겠는데?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아. 그래도 열심히 해야되지.
너 그리고 옷 옷 옷 거리는데 많이 필요하겠지.

그래도 엄마가 힘드니까 좀 조용히 있자.
그래두 갖고 싶으면 뭐 사달라고 해도 좋아.

공부 열심히 하고, 너 같이 너답게 살아!
기죽지 말고! 공부 좀 해라.

친구랑 놀지만 말고. ㅉㅉ
노래에 빠지지 말고 오직 공부 n 놀기다.
회이팅!

from 임유빈

참 딸아이 키우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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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부모가 밖에서 잔다는 딸 쉽게 허락할까?
부모 양해 하에 귀한 딸을 하루씩 재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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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욕장에서의 딸과 친구.

 

혹시 싶은 게 부모 마음이지요.

아이들이 밖에서 자는 걸 쉽게 용납하는 부모는 없겠지요? 그것도 딸의 요구라면 긴장할 것입니다.

“엄마 친구 집에서 하루 자도 돼요?”

딸아이가 식탁에서 엄마를 졸랐습니다. 13살이라 아직 밖에서 잘 나이는 아닙니다. 버릇은 애초에 잡는 게 좋다지요. 하지만 아내가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았습니다.

딸아이 친구 집은 위로 오빠, 그리고 여동생 둘 등 요즘 보기 힘든 여섯 식구가 사는 대가족입니다. 그렇잖아도 바글바글한 집에 딸아이까지 가세하면 민폐일 것 같습니다.

딸아이는 미적거리는 엄마 허락을 받고 말겠다는 듯 히든카드를 던졌습니다.

“친구 부모님도 허락하셨단 말에요.”  

요 정도면 판이 끝나야 합니다. 그런데 예상이 빗나갔습니다. 아내가 버티기고 있었습니다.


“애지중지하던 딸이 밖에서 자는 걸 허락하실까?”

“안 돼. 네가 친구 집에서 하루 자면, 그 친구도 우리 집에서 하룻밤 자는 조건으로 그 집 부모님 허락을 받아오면 그때 생각해 볼게.”
“왜요?”

“네가 가는 건 문제가 아냐. 그 집 아빠는 저녁에 자기 아이들이 공부하다가 조금만 늦어도 싫어하시잖아. 그런데 애지중지하던 자기 딸이 밖에서 자는 걸 허락하실까?”
“알았어요. 대신 친구 부모님 허락 받아오면 다른 말하기 없기에요.”

저도 이쯤에서 한 수 거들었습니다.

“딸, 친구 집에서 자려면 아빠한테도 허락 제대로 정식으로 받아라.”

딸도 순순히 받아들였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딸아이는 지지난 주 토요일 친구 집에 갔습니다. 딸을 친구 집에 보내면서 “인사는 잘해야 한다.”는 당부를 했었습니다.

자고 온 딸은 맛있는 것도 많이 해주시고 식구들과도 잘 지냈다면서 무엇보다 친구와 같이 자 좋았다고 환한 표정을 지어 보였습니다.


부모 양해 하에 귀한 딸을 하루씩 재우는 이유

지난 토요일은 딸아이 친구가 저희 집에 오는 날이었습니다. 딸은 친구 맞을 준비라면서 집안 청소에 열심이더군요. 식구들은 식구대로 반찬 등을 준비했습니다.

오후 5시, 딸 친구가 집에 왔습니다. 녀석 바로 저희 식구가 되더군요. 일요일에 도서관과 산림욕장 산책 등으로 같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처럼 부모 양해 하에 귀한 딸을 밖에서 재우는 이유는 뭘까?

친구 집에서 그냥 하룻밤 자기보다 자기 집과 다른 그 집 문화를 체험하라는 의도입니다. 그래야 커서도 무턱대고 외박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밖에서 자는 의미를 알 테니 말입니다.

아직 딸아이 외박에 대한 교육이 잘 됐는지 알 수 없습니다. 더 가르치다 보면 스스로 깨닫겠지요. 아무튼 딸의 외박(?)은 이래저래 무척 신경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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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고 깜찍한 옷, 제가 더 어울리지 않나요”
“모녀지간 옷 같이 입는 집이 너무 부러웠어!”



초등 5학년 딸,
거울 앞에서 엄마 옷을 이리 저리 대봅니다.

“딸, 엄마 옷에 눈독 그만 들이지. 너는 옷 많잖아.”
“이 옷, 저도 입고 싶어요!”

생전 이런 일이 없었는데,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아이가 크다보니 생기는 변화겠지요.

“그 옷 마음에 들어?”
“예. 이런 노란색 제가 엄청 좋아하는데,
제 옷은 이런 노란색 옷이 없단 말예요. 아빠, 엄마보다 제가 더 어울리지 않나요?”

그러더니 기어코 엄마 옷을 입습니다. 그러나 팔이 길어 딸 손이 보이질 않습니다. 딸은 억지로 소매를 걷어 손을 내고야 맙니다.

“옷 탐하기 전에 키부터 커라. 키가 커야 쭉쭉빵빵 멋진 옷을 많이 입을 거 아냐.”
“아빠, 요즘 4㎝나 큰 거 아세요? 저도 지금 크고 있다고요.”

딸, 엄마가 오자 쪼르르 달려갑니다.

딸, 기어이 거울 앞에서 엄마 옷을 입었습니다. "아빠, 엄마보다 제가 더 어울리죠?"

“엄마는 모녀지간 옷 같이 입는 집이 너무 부러웠어!”

“엄마. 이 옷 저 입으면 안돼요?”
“입어도 돼. 근데 크기가 맞을까. 어서 키나 크지?”

역시 키 타령입니다. 딸, 기가 한풀 죽습니다. 옷 사달라고 할 판인데 말 아끼는 폼이 재미납니다. 그걸 보던 아내가 옷을 걸칩니다. 그런 아내에게 말을 건넵니다.

“노란 옷 언제 샀어? 그거 입으니 당신 젊어 보이고 귀여운데.”
“정말? 이 옷 자주 입고 다녀야겠네.”

칭찬의 틈을 비집고 딸을 향한 아내의 다다닥 일침(?)이 이어집니다.

“엄마도 우리 딸이랑 옷 같이 입고 싶거덩. 그래야 네 예쁜 옷을 엄마도 마음껏 입지. 그동안 모녀지간 옷 같이 입는 집들이 얼마나 부러웠는데. 엄마도 이제 기대해야겠네?”

이게 여자 마음이나 봅니다. 그나저나 딸, 엄마 옷 눈독 들였다가 나중에 예쁜 자기 옷 엄마가 입을까봐 걱정스런 표정입니다. ‘여자들이란…?’ 치부할 수도 없습니다. 예쁘게 보이고 싶고, 아름다워지고 싶은 본능을 어쩌겠습니다.

에고~ 에고~. 그래, 옷 사라~ 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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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decemberrose71.tistory.com BlogIcon 커피믹스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여자들이란 어쩔수가 없어요
    따님이 이쁘네요^^

    2009.12.17 09:24 신고
  2. Favicon of https://rubygarden.tistory.com BlogIcon 루비™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랑과 행복이 물씬물씬 풍겨나는 가정입니다.이쁜 따님...좋으시겠어요~

    2009.12.17 10:03 신고
  3. Favicon of https://skagns.tistory.com BlogIcon skagns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제가 보기엔 그래도 딸키우는 재미가 있는거 같은데요.
    아직 미혼이라 그렇게 보이는 걸까요? ㅎㅎ;;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구요~! ^^

    2009.12.17 15:29 신고
  4. Favicon of https://blue-paper.tistory.com BlogIcon blue paper   수정/삭제   댓글쓰기

    옷을 같이 입으면 그런 장점이 있군요 ^^ㅋ
    글에서 행복함이 묻어나와 너무 부럽습니다~

    2009.12.17 16:23 신고

어려움 끝에 아이 낳은 아버지의 감격
[아버지의 자화상 40] 탄생


“핏덩이를 보자마자 아이 손가락이 다 있는지, 발가락 개수는 맞는지부터 셌다. 그리고 다른데 이상은 없는지 살폈다.”

막 나은 아이를 보는 부모의 심정입니다. 건강이 제일이기에 무심코 나오는 행동일 것입니다. 최근 만난 지인은 이를 넘어 살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습니다.

“내가 건강한 아이를 낳다니…. 나는 건강한 아이 못 낳을 줄 알았다. 이렇게 멀쩡하고 건강한 아이를 낳다니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마흔 넘어 결혼한 지인은 건강한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에 대해 매우 감격해 했습니다. 이렇게 행복해 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늦은 결혼도 결혼이지만 두 차례나 유산한 끝에 낳은 아이라 더욱 그렇다.”

혈압 약 복용으로 건강한 아이 못 낳을 줄 알았는데

왜 아니 그러겠습니까. 두 차례나 유산했다면 그와 그의 아내가 겪었을 아픔이 짐작되고도 남습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이보다 더한 걱정이 있었습니다.

“수년간 약을 먹었다. 혈압 약이었다. 이 약 때문에 건강한 아이를 간절히 고대했지만 못 낳을 줄 알았다. 그런데 건강한 아이를 낳았다. 모든 것에 너무너무 감사하다.”

그의 얼굴에 행복과 감격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습니다. 궁금한 게 있었습니다.

“아들이야, 딸이야?”
“아들.”
“잘했네. 축하하네.”

눈을 치뜨고 아들을 힘주어 말하는 그에게서 넘치는 자랑스러움을 느꼈습니다. 한편으론 우습기도 했습니다.

그는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아이 낳은 기쁨으로 인해 삶의 목표가 뚜렷해진 것입니다.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부자지간에 어떤 교감을 가져야 할지?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합니다.

“어떻게 키워야 잘 키우는 거죠?”…“살아 봐!”

“아이가 밤이면 깨어 우는 바람에 밤낮이 바뀌어 힘들지만 그래도 마냥 행복하다. 아이들 먼저 낳아 키운 부모들 보면 무척 부럽다. 다들 이렇게 키웠을 텐데 아이 낳기 전에는 전혀 몰랐던 기쁨이다. 그러나 어깨가 무겁다.”

부모라면 누구든 갖는 행복한 부담이지요. 아이 키우려면 왠지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마음가짐인 것이죠. 그는 헤어지기 전, 물었습니다.

“어떻게 키워야 잘 키우는 거죠?”

딱히 해답이 있을 리 없습니다. 각자 자기에게 맞는 방식이 있을 테니까. 그래 할 수 있는 대답이라곤 이것 밖에 없었습니다.

“살아 봐!”
“그게 정답이네요.”

그러고 보니, 아이 낳을 때가 생각납니다. 세상을 얻는 기분이었지요. 다시 그때의 기분으로 돌아가 사는 것도 자신을 다스리는데 도움 되겠지요?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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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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