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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혼자 떼도 못 밀고 이렇게 까마귀처럼 다녀!
“형이 떼 밀어주니 좋아?”…“예, 시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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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우리 오랜만에 목욕탕 갈까?”
“목욕탕에 왜 가요. 집에서 하면 되지.”

아들과 목욕탕 가려면 공갈협박과 애교를 피워야 합니다. 일요일, 아들을 꼬드겨 목욕탕에 갔습니다. 때가 바글바글한 녀석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지요.

목욕탕은 한산했습니다. 탕에서 몸을 불립니다. 그러다 물을 튕기며 부자지간에 장난을 칩니다. 아들과 목욕탕 다니는 재미는 이런 거지요. 앗~, 평소 못 보던 광경이 눈에 띱니다.


넌 혼자 때도 못 밀고 이렇게 까마귀처럼 다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녀석이 동생을 데리고 탕으로 들어오더군요. 어린 형제가 어떻게 목욕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재밌겠더군요.

“때밀게 탕 속에 들어가 몸 불리자!”

동생에게 하는 말이 제법 어른스럽더군요. 그들은 탕에서 장난도 치고, 한동안 몸을 불리더니 밖으로 나갑니다.

“야, 이리와. 때밀자.”

간단명료한 명이 내려졌습니다. 동생은 쪼르르 가더니 의자에 앉아 등을 맡기더군요.

“아야~, 아파.”
“이리 안 와. 형도 힘들어.”

어째, 눈에 익은 모습이었습니다. 어른들이 빡빡 밀면 아이들이 아프다고 엄살이던데 이 형제지간도 마찬가지더군요. 때미는 건 다른 비법이 없나 봅니다. 제 아들 녀석 등을 밀면서 보니 어린 형제간 모습이 너무 귀여워 참견하고 나섰습니다.

“야, 어지간히 세게 밀어라.”
“세게 밀어서가 아니라 비눗물이 들어가 눈이 아파서 그래요.”

어린 것들이 서로 위하는 게 대견하더군요. 아들에게 한 소리 했지요. “초등학생 형이 동생 때미는 것 좀 봐. 그런데 넌 혼자 때도 못 밀고 이렇게 까마귀처럼 다녀. 거지가 친구하자 하겠다.”라고 타박했더니 찍소리도 못하더군요.


“형이 때 밀어주니 좋아?”…“예 시원해요.”

밖에서 어린 형제를 기다렸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인 김현진 군과 동생 김주호(5세) 군이더군요. 잠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빠는 어디가고 둘이 왔어?”
“아빠는 낚시 가셨어요.”

“그럼 엄마랑 목욕탕에 가면 되지 어린 네가 데리고 왔어?”
“엄마랑 다니다가 좀 컸다고 데려오지 말래서 제가 데리고 다녀요.”

“누가 목욕탕에 가자고 그랬어?”
“동생이 가자 그랬어요. 동생이 목욕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아빠는 잘 안 데리고 다니니?”
“아빠는 낚시 다니느라 우리랑 잘 안가요. 동생이랑 다니는 게 더 편해요.”

“주호야, 형이 때 밀어주니까 좋아?”
“형이 등 밀어주니 좋아요. 그리고 시원해요.”

호적에 피도 안 마른 녀석이 벌써 시원함을 알다니, 고놈 별 놈입니다. 하여튼 어린 형제를 보니 기분 참 흐뭇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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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vibary.tistory.com BlogIcon 비바리   수정/삭제   댓글쓰기

    등 밀어 본지가 까마득 합니다
    떼를 잘 밀지 않거든요.
    그나저나..형제나 자매가 있으면
    이런 모습도 있고 참 좋네요`~`

    2010.10.19 13:17 신고
  2. Favicon of http://ab588.oo.ag BlogIcon 100배빠른 영어공식★선택하세요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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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2.14 11:29

“아들 둘을 씻기려면 초죽음이죠. 그래도…”
목욕 후 아이와 손잡고 집에 가는 기분, 상쾌


“목욕탕 갈까?”
“아니요. 저 컴퓨터 할래요.”

일요일, 싫다는 아이를 구슬려 목욕탕에 갔습니다. 오전이라 한산했습니다. 탕은 한 부자가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때 밀기 어른 1만원, 아이 8천원. 맡기면 편하지만 부자지간 끈끈한 정을 포기하는 것 같아 직접 미는 게 최고지요. 머리 감고 탕 속으로 풍덩.  

“어서 들어 와.”

어릴 때 탕 물은 왜 그리 뜨거웠는지. 세월이 흐른 뒤 ‘뜨거움=시원함’을 알았습니다. 하여, 아이의 매번 같은 질문에 똑같은 답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뜨거워요?”
“아니.”
“엇 뜨거. 아빠는 뜨거운데 꼭 아니라고 해요.”

아이와 노닥거린 후 불가마에서 땀도 빼고, 냉온수를 오가는 사이 한 아버지가 때 수건으로 아이 등을 밀고 있었습니다. 그는 때 미는 방법이 저와 다르더군요. 아이 때 밀려면 힘 빠지기 전에 먼저 자신의 몸을 미는 게 상책인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나저나 등밀이 기계에서 등을 밀고 난 후 대강 씻고 아들을 불렀습니다. 아이가 때 수건으로 밀면 아프다며 손으로 밀것을 강력 주문해 꼼짝없이 손을 밀어야 합니다.

“워~매, 때 좀 봐. 까마귀가 친구먹자 그러겠다.”
“때도 없는데, 아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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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목욕탕.


“아들 둘을 씻기려면 초죽음이죠. 그래도…”

등과 팔 다리를 밀고 가슴과 배를 밀려는데 간지럽다며 난립니다. 간지럼은 왜 그리 타는지 손도 못 대게 합니다.

“저 아저씨처럼 때 수건으로 민다? 손으로 밀려면 얼마나 힘든 줄 알아?”

때를 미는 사이, 연거푸 두 명의 아빠가 두 아들을 데리고 탕으로 들어섰습니다. 하나도 힘든데 두 명씩이나 씻길 그들을 생각하면 걱정스럽습니다.

아이에게 해방(?)된 후 불가마에서 몸을 풀었습니다. 두 아이의 아빠가 들어왔습니다. 그에게 말을 시켰습니다.

“아들 둘 씻기려면 힘들겠어요?”
“아들 딸 하나씩 낳아 사이좋게 나눠 씻으면 좋을 텐데, 엄마 따라 여탕에 갈 나이가 지났으니…. 아들 둘을 씻기려면 초죽음이죠. 그래도 내 아인 걸 어쩌겠어요.”

그를 보면서 1남 1녀를 둔 아빠로 행복(?)을 느낍니다. 그래서 요즘 “2녀 1남은 금메달, 1녀 1남은 은메달, 2녀는 동메달, 2남은 목메달”이라 하는지 모르겠네요.

목욕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려는데 그 아빠 아이 등을 밀고 있습니다. 어찌나 정성인지 애틋한 마음이 녹아 있습니다.

후다닥 옷을 입은 아들, 먼저 가겠다고 성화입니다. 먼저 가면 아빠가 사 주는 먹거리를 포기해야 하니 저만 손해지요. 과자를 손에 쥔 아이 입이 벌어졌습니다. 목욕 후 아이와 손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기분처럼 상쾌할 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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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다정히 걸어나오는 모습보면 저도 행복해지던걸요.
    노을인 딸 아들이라 하나씩 나눠서.....ㅋㅋㅋ

    잘 보고 가요.

    2010.01.26 09:53 신고

“노는 사람이 어디 갈 데가 있어야지”
밋밋하던 탕 속 물, 점점 뜨거워지고!

동네 목욕탕의 남탕. 평일 오후라 썰렁하다. 아무도 없다. 혼자 전세 낸 느낌이다. 다른 때에도 그러나?

탕 안의 물은 뜨겁지 않고 밋밋하다. 탕 안에 앉으려다 샤워기로 간다. 면도를 하고, 머리를 감는다. 불가마에서 땀을 뺀다. 유리 사이로 벌거숭이 한 사람이 들어온다. 그가 반갑다. 뜨거운 물 틀기가 미안했었다.

그가 먼저 뜨거운 물을 받고 톼리를 튼다. 땀을 씻어낸 후 탕 속에 앉았다. 좀 더 뜨거웠으면 싶다. 먼저 앉은 그도 콸콸 쏟아지는 물 받기가 미안했나 보다. 한 사람이 더 들어온다. 이제 안심이 되는지 그가 뜨거운 물을 더 받는다.

“어, 시원하다!”

그의 소리가 목욕탕 천장에 부딪쳤다 떨어진다. 천정에 붙은 물방울과 함께. 어릴 때 그랬었다. “뜨거워 죽겠는데, 왜 어른들은 시원하다 하지?” 지금은 뜨거움의 시원함을 안다. 그 시원함이 정겨울 나이다.

동네 목욕탕.


“노는 사람이 어디 갈 데가 있어야지!”

때밀이 기계로 다가간다. 언제나처럼 뜨거운 물을 끼얹은 다음 의자에 걸터앉는다. 머리로는 ‘저번에 너무 빡빡 밀어 쓰라렸지? 이번에는 살짝 밀어야지’ 생각한다. 그러나 막상 앉고 나면 빡빡 밀어야 개운하다. 그렇지 않으면 안한 것 같은 느낌이다.

두 사람은 무신경한 표정이다. 동네 목욕탕은 이래서 좋다. 어떤 자세로 때를 밀든 상관하지 않으니까. 덕분에 등과 몸통에 낀 때를 한꺼번에 빡빡 민다.

샤워기 앞에서 비누칠을 하는데 한 사람이 더 들어온다. 그가 옆에서 비누 거품을 씻어내는 사람을 살핀다. 아는 사람인가 보다. 아무런 낌새가 없자 반대편으로 향한다. 목욕탕 기사 하나 건지려면 말들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다고 생전 모르는 사람에게 뻘쭘하게 다가가 이것저것 물을 만큼 넉살이 좋은 것도 아니다. 기사거릴 포기한다.

비누 거품을 씻어낸 사람, 불가마 쪽으로 가다 말고 “왔어?” 말을 건넨다. 옳다 커니 싶다. 기사거리로 다시 회생하는지, 기대 반 우려 반.

“평일 날, 왜 목욕탕에 있대. 일 안하고?”
“일이 없어 놀아. 노는 사람이 어디 갈 데가 있어야지. 목욕탕이라도 와야지 안 그러면 심심해 못살아. 목욕탕은 시간 보내기도 좋거든.”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쾌재를 부른다. 낚시대를 드리운 것도 아닌데 ‘제대로 물었다’는 생각. 이제 기사거리로 낚아채기만 하면 된다.

“노는 사람이 늘어 손님이 좀 더 늘었지?”

옷을 입는다. 이제 계산대에서 평소 손님이 어느 정도인지만 물으면 기사 하나는 건져 올리는 셈이다.

“요즘 손님 많아요?”
“오전에는 별론데 오후에는 좀 있어. 게다가 겨울이잖아.”

“겨울에는 손님이 많은가 보죠?”
“여름에는 시원해 집에서 샤워하고 마는데, 겨울에는 안 씻을 재간이 없거든.”

“요즘 경기하곤 상관없나요?”
“동네 목욕탕이라 별 영향은 없어. 가만 있자 노는 사람이 늘어 손님이 좀 더 늘었지?”

그러고 보니, 그동안 찡그리던 주인장 얼굴이 조금 펴졌다. 아무리 경기가 어렵다 해도 덕 보는 데가 꼭 있다더니 그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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