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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브샤브 천국 여수, 주꾸미 샤브샤브 먹어봤을까?
아쉬웠을 일상 속의 사랑 놀음에 대한 보상, ‘주꾸미’
[여수 맛집] 봄이 제철 주꾸미 샤브샤브 ‘희야네’

 

 

 

 

주꾸미 샤브샤브의 꽃, 오동통한 주꾸미 대가리

 

 

여수 맛집, 희야네에 갔더니, 막걸리를 들이고 있대요. 친절하게 한 컷...

 

와~, 푸짐하다...

 

 

 

만남과 음식.

 

어떤 사람은 미리 약속 잡고 만나더군요.

저는 그때 상황 따라 보고 싶은 사람 만납니다. 보고 싶은 사람은 바로 만나야 제 맛이니까.

 

특히 친한 친구나 지인 보는데 약속 날까지 잡고 만나는 건 영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각자 취향이지요. 암튼 이런 만남을 돋보이게 하는 건 맛난 음식입니다.

 

 

“성님, 오늘 봅시다!”


“그래 마음 놓고 한 번 보자. 어디서 볼까?”

 

 

아니라도 할 수 없지요.

선약 아닌 터라 기대치 않았던 횡재였습니다. 어디가 적당할까? 둘 다 선술집 분위기를 선호합니다. 그런 만큼 어디를 골라도 무리 없습니다. 다만, 늘 배려했던 것처럼 또 배려하면 됩니다.

 

 

“막걸리 공장 사장 만나는데 막걸리 집에서 봐야지 어디서 봐요.”


“오늘은 내가 그리 갈게. 택시 타고 어디로 갈까?”

 

 

고맙지요. 은연 중 배려하니, 인자하신 지인도 배려합니다. 서로 죽이 맞는 게지요.

 

 

 

주꾸미 샤브샤브 밑반찬입니다.

 

 

수족관에 붙은 주꾸미...

 

 

여수세계박람회 공식 막걸리였던 '여수 막걸리'에는 한 장인의 정신이 녹아 있습니다.

 

 

 

샤브샤브 천국 여수, 주꾸미 샤브샤브 먹어봤을까?

 

 

“오신다면 저야 감사하죠. 소호동 ‘희야네’로 오세요.”


“안주는 뭐 먹게?”

 


“봄 주꾸미라는데 주꾸미 먹게요.”


“좋지. 금방 갈 테니 안주 시켜 놓고 기다려.”

 

 

여수시 소호동 ‘희야네’에 갔습니다.

이곳은 제가 꼽는 여수 맛집 중 하나입니다. 홀과 칸막이가 있고, 안주도 계절 안주라 신선도가 으뜸입니다.

 

마침, 차에서 여수 막걸리를 내리고 있더군요.

수족관에는 주꾸미, 낙지 등이 놀고 있었습니다. 술 마시기엔 조금 이른 술시. 그런데도 손님이 한 테이블 앉았더군요.

 

 

 

 

주꾸미 도망치고...

 

 

그래, 막걸리는 이 맛이지!

 

 

주꾸미 샤브샤브 대령이오!

 

 

 

“물 좋은 안주는 뭐가 있죠?”


“주꾸미도 좋고, 낚지도 좋아요.”

 

 


“그러~엄, 주꾸미로 주세요.”


“구이로 드릴까요, 데쳐 잘라 드릴까요, 즉석 샤브샤브로 드릴까요?”

 

 

요기서 망설였습니다.

글쎄 뭘 먹지? 여수는 샤브샤브(데침회) 천국입니다. 겨울에는 새조개 샤브샤브. 여름에는 하모(장어) 샤브샤브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여수에서도 주꾸미 샤브샤브는 흔치 않습니다.

지인이 이걸 먹어 봤을까? 봄이 제철인 주꾸미 샤브샤브로 주문했습니다. 임용택·조화선 부부가 도착했습니다.

 

 

 

주꾸미 샤브샤브 육수 끓이기...

 

 

육수가 끓자, 주꾸미 투하...

 

 

맛 있겠는데...

 

 

얼릉얼릉 자르시오!

 

 

눈으로 먹는 주꾸미, 아~ 쥑인다!!!

 

 

 

초장에 빠진 주꾸미 맛이요? 그건 이미 상황 끝!

 

 

“뭐 시켰어?”


“주꾸미 샤브샤브. 괜찮지요?”


“주꾸미 샤브샤브는 처음이네. 새로운 걸로 아주 잘 시켰어.”

 

 

지인도 처음이었습니다.

밑반찬으로 단호박, 메추리알, 마늘장아찌, 김무침, 어묵 볶음, 갓 국물김치, 낙지 호롱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여수 막걸리 두 통과 주전자가 대령했습니다. 막걸리를 따랐습니다.

 

목이 말랐을까?

술이 고팠을까? 꿀꺽꿀꺽 단숨에 마셨습니다. 시원한 막걸리가 목줄기를 타고 위로 들어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흐뭇한 표정이 절로 지어졌습니다. 맛 좋다 이거죠.

 

 

 

초장에 빠진 주꾸미...

 

 

이제 드셔도 됩니다!

 

 

주꾸미는 대가리가 꽃이지요... 정말로?

 

야채부터 먹고, 그 다음에...

 

 

주 메뉴인 ‘주꾸미 샤브샤브’가 왔습니다.

뚝배기 그릇에 양파, 다시마, 대추, 바지락, 단호박, 무, 달걀 등이 육수와 함께 들어 있었습니다. 이어 고추, 마늘, 부추, 버섯, 초장, 양념장 등이 놓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족관에서 잡은 주꾸미까지 자리 잡았습니다. 그릇에 담긴 주꾸미 도망가느라 여념 없었습니다. 도망가는 주꾸미 잡느라 신경 쓰이데요.

 

 

주꾸미 샤브샤브 국물이 지글지글 끓었습니다.

주인장,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주꾸미를 집어넣었습니다. 주꾸미가 익자 가위로 잘랐습니다. 주꾸미 자르는 모습을 바라보는 눈에는 이미 침이 흥건하게 고였습니다. 덤으로 “야~, 맛있겠다!”라는 흐뭇한 웃음이 맺혔습니다. 주꾸미 샤브샤브, 눈으로 먹는 맛도 기가 막혔습니다.

 

 

주꾸미 다리 하나 들어 초장에 풍덩 빠쳤습니다.

초장에 빠진 주꾸미를 건져 앞 접시에 놓았습니다. 맛이요? 만나는 사람이 좋으면 그건 이미 상황 끝! 주꾸미에 이어 국물까지 쭉 들이켰습니다.

 

몇 차례 폭풍 흡입 후 한가롭게 자리만 차지하던 막걸리에게도 눈길을 돌렸지요. 막걸리 한 잔 들어가니, 세상사가 모두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헉!!!!!

 

 

요것도 먹다가...

 

 

이게 메인이라!!!

 

 

이 쥑일 놈의 주꾸미 사랑!!!

 

 

 

아쉬웠을 일상 속의 사랑 놀음에 대한 보상, ‘주꾸미’

 

 

배가 살살 불러오는데도 눈길을 잡아끄는 게 있었으니….

그건 바로 알이 오동통하게 꽉 찬 ‘주꾸미 대가리’였습니다. 주인장이 가위로 대가리를 잘랐습니다. 그 틈으로 밥알처럼 삐져 터져 나오는 탱글탱글한 주꾸미 알.

 

 

‘아~’ 탄성과 함께 입맛을 빼앗겼습니다.

푸짐한 주꾸미 대가리를 한 입 입에 넣었습니다. 입안에서 터지는 주꾸미 알 씹히는 소리에 온몸이 짜릿했습니다.

 

 

“당신, 한 입 먹어 봐!”


“어머, 당신이 웬일?”

 

 

지인, 주꾸미 맛에 푹 빠진 상태에서도 아내에게 눈길을 주더군요.

얼굴에 쑥스러운 미소 가득한데도 못 이긴 척 먹여주고 받아먹는 지인 부부…. 예전 같으면 상상 안 될 광경. 당근, 웃음 천지였지요.

 

 

 

음마야~~~, 당신 먹어!

 

 

내가 먹을게... 놀리지 말고...

 

 

요건, 당신 먹어... 난 괜찮은게 당신 머거... 됐다니까! 당신...

 

 

알써, 그럼 내가 먹을게... 고마워...

 

 

 

요건 내가 먹을게용~^^ 아~ 안 돼!

왜? 우리 각시 줘야지..................

 

 

주꾸미 광고 찍어도 되겠네...

 

 

요건, 누가 먹을까?

 

 

난 요거나 먹어야겠당~^^

대가리는 자기들이 다 먹고...

 

 

여기에서 막걸리처럼 농익은 중년 부부의 알싸한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답니다.

사랑, 아주 끈끈한 이 죽일 놈의 사랑이었습니다. 혼자 지켜보기가 아까워 카메라를 치켜들었습니다.

 

 

“뒤에서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닌데 뭐 그리 급해요. 천천히 좀 하세요.”

 

 

몇 차례 연출 했습니다.

사실, 연출 없이 첫 번째 찍은 사진이면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백제의 미소처럼 은은한 웃음이 가득한 지인 부부의 사랑 놀음에 빠져 계속이고 그 광경을 보고 싶었습니다.

 

왜냐?

그들 부부 돌아가며 많이 크게 아팠습니다. 하여, 서로의 건강 돌보며 챙기느라 아쉬웠을 일상 속의 사랑 놀음에 대한 보상 차원이었습니다.

 

 

사랑, 애처로울 때 더 진하나 봅니다. 사랑합니다!

 

 

 

당신 한 입 더해!

 

 

아싸!!! 남편이 먹여주는 게 최고지...

 

 

여보 고맙고, 사랑해!!!

 

 

요런 게 행복이지요!!!

 

 

국물도 쥑이고...

 

주꾸미 샤브샤브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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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꾸미를 올해는 못 먹었는데..
    알찬 주꾸미 먹고 싶네요..

    2015.05.05 10:17 신고

딸의 중학교 졸업식과 선생님의 마지막 당부

기다릴 것인가, 다른 곳으로 갈 것인가, 선택은?

 

 

 

 

어제는 딸의 중학교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딸은 선생님에게 드릴 선물과 편지를 준비했습니다.

 

 

 

만남은 아주 중요합니다.

보잘 것 없던 사람도 언제, 누구를 만나느냐에 삶 자체가 확 바뀔 수 있지요.

 

그래, 선생님을 학생 가르치는 분이란 의미를 넘어, 삶에 영향을 주며 이끄는 분이라 하는 거겠지요.

 

 

“너희 선생님 어때?”

 

 

신학기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 중 하납니다.

 

선생님과의 만남이 가져올 효과에 대해 알기 때문입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인연>에는 조심스런 부분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인연 속에는 <악연>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하여, 사람들은 악연이 없고 좋은 관계만 있는 <반연>을 찾습니다.

이런 만남은 아주 큰 행운이요, 축복입니다.

 

하지만 반연도 관계 중에서 많은 공이 들어야 합니다.

노력 없이 오는 건 아무 것도 없지요.

 

 

 

대표로 나가 상을 받는 것도 영광이지요.

 

 

어제는 딸의 중학교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졸업식은 공연과 졸업장 수여, 회고사 등으로 간단했습니다.

여수 무선중학교 최홍섭 교장 선생님의 ‘작별 당부 3가지’는 새길 만하더군요.

 

 

“첫째, 꿈을 갖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라!
둘째, 책은 말 없는 최고의 스승이니 가깝게 해라!
셋째, 타인이 믿을 수 있는 신의 있는 사람이 되어라!“

 

 

이걸 누가 모르나요.

알면서도 못하기에 강조하는 거겠죠.

누구든 마음에 새기면 좋겠습니다.

 

 

특이했던 건, 졸업생 336명 중 개근상이 72명뿐이었다는 거.

개근 개념이 많이 변했더군요.

 

 

졸업식 식전행사입니다. 

식전 행사 공연에서 댄스가 빠질 수 없지요.

 

 

 

졸업식에 이어 각 반서 담임선생님에게 졸업장과 앨범 등을 받으며, 아쉬운 작별 시간.

 

딸의 담임이신 류경숙 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던진 마지막 질문은 이거였습니다.

 

 

“선생님께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봐.”

 

 

학생들 반응은 뻔했습니다. 농담 반 진담 반.

 

 

“없어요.”
“사랑해요!”

 

 

학생들이 선생님의 마음을 알 턱이 없지요.

그래도 선생님은 ‘한 녀석쯤 내 마음을 알겠지’라 믿겠죠?

인연의 소중함을 아시니까.

 

 

 

딸 유빈이와 절친 이민지입니다. 졸업 축하하!

졸업식은 이제 축제입니다.

선생님은 마지막 종례에서 아쉬움으로 정을 표했습니다.

 

 

 

딸이 그러더군요.

 

 

“우리 선생님은 참 공평해서 좋아요.”

 

 

아니, 이것이 선생님을 평가하다니? ㅋ~~~

 

대개 선생님에 대한 평가는 ‘성격이 좋다, 나쁘다’로 구분됩니다.

그런데 딸은 ‘공평’을 꺼냈습니다. 독특한 관점입니다.

 

 

차별하지 않고 한결같다는 거 쉽지 않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귀하니까.

딸이 담임선생님에게 공평의 의미는 확실히 배운 것 같습니다.

 

 

“만나면 자장면 사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딸 담임선생님이 마지막에 던진 화두는 ‘자장면‘이었습니다.

선생님은 면 종류를 싫어하신답니다. 속이 쓰리데요.

 

그런데도 자장면을 꺼내 든 건 꿈을 이룬 자의 자부심과 배려 및 나눔이 숨어 있었습니다. 제자들에 대한 기대가 자장면이었던 겁니다.

 

 

 

앨범 보는데 푹 빠졌습니다. 인생에는 되감기가 없지요. 이 시기... 

마지막 단체사진입니다. 추억의 한 장면이 되겠지요!

 

 

 

졸업식 후 자장면 집으로 향했습니다.

 

‘짬뽕의 전설’.

 

뭐야? 대기번호 20번이었습니다.

 

기다릴 것인가?

다른 곳으로 갈 것인가?

 

선택은 자신의 몫!

 

 

삶, 무척 아쉽습니다.

인생은 ‘되감기’‘재생’ 버튼이 없습니다.

한 번 지나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되감기와 재생 버튼이 없어서 더 가치 있습니다.

왜냐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갈 의무가 있으니까.

 

모두 졸업 축하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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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37

 

 

이 땅의 무수한 친일인사들이 얼굴을 드러내고
“잃고도 반성을 할 줄 모르니 또 잃을 수밖에”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권선징악을 주제로 하고 있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그는 침대에 드러누웠다. 지금 자신이 하는 일과 앞으로 하게 될 일은 형이나 스승님과의 일과는 별개라 생각했다. 물론 시작은 그곳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그것을 초월한 상태였다.

 

 

 두 분을 만나지 못했다면 결코 형성되지 않았을 가치관이긴 했지만 그는 이런 만남을 가지게 한 것이 운명이었으며 그 운명은 자신으로 하여금 이 같은 일을 하라는 임무이자 사명감 같은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 땅의 무수한 친일인사들이 얼굴을 드러내고 내가 또는 내 아비가 친일을 하였으니 그 일을 사죄한다는 말 한 마디 한 적이 있었던가.

 

 

 겨우 한다는 소리가

 

 

  “상황이 그러하였으니…….”

 

 

 말도 안 되는 궤변만 늘어놓기 일쑤였고 경제에 기여하였으니 애국자 운운 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책임일 수 있었다. 모두가 점잔을 빼고 그들의 술수에 침묵했다. 그냥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 여겼다. 따지는 사람이 없으니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했으니 미래의 일은 보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는 이치였다.

 

 

  “잃고도 반성을 할 줄 모르니 또 잃을 수밖에 없는… 이렇게라도 해야 하는 나를 훗날에 누구 한 사람쯤은 기억 해 주는 사람이 있을 테지.”

 

 

 조회장의 얼굴이 잠시 스치고 지나갔다. 잠시 뒤에는 벽에 걸린 아이의 사진이 떠올랐다.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인데…….”

 

 

 그러고 보면 조선일이란 이름도 어렴풋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이름인 것 같았다.

 

 

  “설마…….”

 

 

 그는 몇 번이고 고개를 흔들었다. 밤이 제법 깊었는데도 잠이 오지 않았다. 잠자리가 바뀐 탓도 있었지만 그 이름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는 자세를 고쳐 잡고 스승님께 편지를 적어 내려갔다. 조동해란 이름에 관해서였다. 자신이 남재 형의 손에 이끌려 산으로 올 때부터 가지고 온 이름인지 아니면 자신이 이름을 기억 하지 못한 것을 스승님께서 지어주신 것인지에 관해서였다.

 

 

 다음날 이른 아침에 성 여사가 문을 두드렸다. 첫새벽에 일어나 운동을 하는 습관이 밴 비상도가 상의를 벗고 있다가 그녀의 방문에 급히 겉옷을 걸쳤다.

 

 

  “쉰 명을 때려눕힌 스님 몸도 구경을 하고… 영광인데요.”
  “나이 탓인지 몸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한 삼십년은 당할 사람이 없겠는데요.”
  “그런데 이른 아침에 어쩐 일로?”


  “스님께서 갑갑해 하실 것 같아 바람도 쐬고 아침밥을 잘하는 식당에서 식사도 할 겸 해서요.”

 

 

 차가 서울을 벗어나 바닷길을 달리고 있었다.  (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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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편이 기대되네요.^^

    2013.11.17 20:31 신고

반갑고 그리운 ‘친구’ 얼굴에 웃음꽃 만발

 

 

 

그의 가게에 앵무새가 앉아 있었습니다.

 

 

‘친구’

 

늘 반갑고 그리운 단어입니다.

또 아스라한 단어이기도 합니다.

이 단어가 얼굴로 형상화 되어 나타날 땐 무척이나 즐거운 일입니다.

 

그래서 친구를 찾아 만나는 <반갑다 친구야~>란 주제의 TV 프로그램이 있었을 테지요.

 

 

“중학교 졸업타고 한 번도 못 본 친구가 처음으로 전활 했대. 얼마나 반갑던지….”

 

 

지인은 기분 좋다며 얼굴에 웃음꽃이 만발했습니다.

 

하기야, 40여년 만에 들어보는 보고 싶었다는 친구 목소리니 얼마나 흐뭇했겠습니까. 더 이상 말 하지 않아도 그 기분 알겠더라고요.

 

 

“친구 만나러 가는데 가서 커피 한 잔 마실래?”

 

 

흔쾌히 “동행 하마.” 했지요.

 

40여년이란 세월의 벽을 허물고 만나는 친구의 모습이 선명히 그려지더군요.

 

창원의 <새들원>이란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섰습니다. 새소리가 청아합니다.

 

 

“어서 오세요~.”

 

 

지인의 40년 지기 친구 가게에 들어서니, 손님 맞는 자세입니다.

중학교 졸업 후, 첫 만남에서 친구를 못 알아본 겁니다. ㅋㅋ~^^

 

 

추억을 더듬는 지인. 

지인의 친구는 친구가 무척이나 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나, ○○이다. 모르겠나?”
“어~, 니가 ○○이가?”

 

 

그제야 호들갑에 악수하며 서로 얼굴을 바라봅니다. 반가움이 피어납니다.

 

고향에 사는 관계로 소식을 종종 듣고 있었다던 그는 최근 너무 궁금해 여기저기 수소문한 끝에 전화번호를 알아내 연락을 하게 되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중학교 때 얼굴이 그대로 살아 있다. 귀엽던 얼굴 그대로네.”

 

 

그 얼굴이 어디 가겠어요.

 

고등학교 진학을 서로 다른 곳으로 한 이후 만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단지 어릴 적, 같이 자라던 시절을 추억할 뿐이었습니다.

 

 

세월이 가도 오래된 추억을 떠올리는 걸 보면 영락없는 친구는 친구였습니다.

아무리 세월이라 하지만 세월도 친구를 갈라 놓을 수 없는 것...

 

 

다음에 또 만날 기약을 하며 헤어지는 그들에게서 아름다운 인연을 떠올렸습니다.

그러고 보니 학교 졸업 후 한 번도 얼굴을 보지 못한 친구가 있네요.

한 번 연락을 해봐야겠네용~^^

 

 

암튼, 만남과 인연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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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와 아들 잘 둔 줄이나 알아라!

 

 

어제, 친구 둘을 만났습니다.
요즘 만남이 뜸했으나 마음만은 언제나 반가운 47년 지기지요.
오랜만에 만났더니, 요 두 놈 자랑(?) 질이 여간 아니더군요.
참나, 눈꼴 시러버서~ㅋㅋ.

자랑 질의 종결자(?) 두 친구 이야기 속으로 고고~.

 

# 친구의 자랑 질 1.

 

“줄 게 있는데….”
“뭔데, 뜸을 들여?”

“선물이야. 뭐 거창한 건 아니고 책이야.”
“책? 책이면 더 좋지. 무슨 책인데?”

친구에게 책 한권 선물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쑥스러운 듯 말하더군요.

 

“우리 각시가 에세이집 한 권 냈어.”
“와, 내가 더 반갑다~. 너 이제 작가 남편 됐네.”

 

정말 축하할 일이었지요. 잠시 책을 살폈습니다.
표지에는 녹차 따르는 사진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내 안에 고요를 만나다>(저자 정광주) 표지의 정적인 느낌이 매우 좋더군요.

“나도 우리 각시가 글 쓰는 재주 같은 거 없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데.
책 쓰는 게 장난 아니더라고. 이번에 각시 재주를 알아봤다니까.”

겸손이었지요. 친구 아내는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입니다.
제가 알기로 그녀는 참 재주 많은 선생님입니다. 그래 친구가 한 마디씩 했지요.

“너, 각시 잘 만난 줄이나 알아라.”

남편들은 이런 소리 듣길 바라지요~^^.

 

# 친구의 자랑 질 2.

한 친구도 친구의 자랑 질이 탐이 났는지 대놓고 그러대요.

“나도 우리 아들 자랑 좀 해야겠다.”

친구 간에 좋은 일 넘치면 좋지요. 흔쾌히 그래라 했지요.

“초등학교 4학년인 (김)상겸이가 며칠 전 생일이었어. 타지로 고등학교 간 딸과 미리 생일파티를 했지만 당일에 밋밋하게 있자니 허전하더라고. 셋이서 조촐히 생일 밥을 먹었지. 근데 이날 어쩐지 알아?”

눈으로 보지 않은 이상, 무슨 일 있었는지 누가 알겠어요.
그래도 맞장구 쳐줘야 신나지 않겠어요. “어쨌는데?” 했지요.

“집에 가는데 아들이 자기가 엄마 손가방을 꼭 들겠대. 가방 속 내용물 흘릴까봐 아내가 마다하는데도 기어이 뺏는 거야. 결국 아들이 들었지. 집에 도착해 뭐 빠진 거 없나 하고 손가방을 확인하던 아내가 깜짝 놀라며 그러대.”
“뭐랬는데?”

“아, 글쎄! 아들이 자기 낳아준 엄마에게 감사하다며 마음 표시로 봉투에 2만원을 넣어놨더래.”

헉. 손가방 이야기 할 때만 해도 가방 들어주는 아들(남자)의 배려로만 알았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에게 이것만으로도 칭찬 할 만하지요.

그런데 아이가 생일날 자길 낳아준 걸 감사 표시까지 하다니….

아이의 의젓함이
너무 부러웠지요.
그런데 친구 놈이 한 마디로 자랑 질을 종결짓더군요.

“내 아들이지만 내가 생각해도 그놈은 나보다 더 가슴이 큰 것 같아.”

부모는 이런 자식이길 바라지요~^^.
모두 즐거운 한가위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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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08 17:48

은은한 목탁 소리와 함께 보리암과 하나되다
[절집 둘러보기] 기도 도량 남해 보리암

 

▲ 경남 남해 보리암은 구름 속에 있었다.

 

몇 번이나 기회가 있었다.
그때마다 인연이 아니었나 보다.
하여, 만남의 기회를 미뤘었다.

인연이 이제야 닿았을까.
드디어 지난 15일 광복절 아침,
경남 남해 보리암을 만났을 수 있었다.

사실, 남해는 내가 사는 여수와 가까운 거리다.
배로 30여분이면 닿을 수 있고, 육지로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남해의 다른 곳은 몇 번이나 갔는데 유독 보리암만은 만남이 어려웠다.
그러니까 남해 금산 보리암에 안기기까지 47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마~하~반~야~….”

거의 반 백 년 만에 얽힌 묘한 인연일까.
보리암과 상견례는 가족들과 함께 했다.
세상사 인연이라지만 절집은 공덕이 쌓여야 가능한 인연.
왠지 이제야 세상에 태어난 업보를 지운 느낌이다.

 


▲ 구름이 바위들을 가리고 있었다.
▲ 보리암 가는 길은 가파랐다.

▲ 보리암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은은한 목탁 소리와 함께 보리암과 하나 되다!

 

무더운 여름인데도 보리암 가는 길은 서늘했다.
보리암 오르는 길은 가파랐다.
쉬 오름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이….

꾸역꾸역 올랐다. 땀이 주르르 흘렀다.
공덕을 쌓는 것이라 여겼다.

보리암 가는 길은 여유가 있었다.
무엇 때문인지 모른다. 그저 마음의 여유랄까.

그 길에서 난 나그네일 뿐이었다.
보리암은 구름 속에 있었다.
속세의 고통을 짊어진 중생을 표현하는 듯했다.

‘똑~똑~똑~똑~’

목탁 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졌다.
가슴 속을 비집고 들어왔다.
이렇게 난 보리암과 하나가 되었다.  

 


▲ 중생들이 끊임없이 기도를 드렸다.
 ▲ 중생들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왜 그랬을까?
▲ 보리암에는 끊임없는 염원이 이어졌다.
▲ 보리암에 서니 나마저 동자승이 된 기분이었다.
  

 

자연 속에 절집을 넣은 듯 아기자기한 ‘보리암’

 

보리암은 바위 사이에 자리하고 있었다.
일본 정원이 인위적이라면,
한국 정원은 자연스러움이 빛나는 정원이라고 한다.
보리암은 자연과 어울리는 한국의 정원을 산중으로 옮겨놓은 듯했다.


다른 절집이 편평한 곳에 자리해 밋밋한 맛이라면,
보리암은 자연 속에 절집을 넣은 듯한 아기자기한 맛이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미어터지나 보다.
기도도량 보리암은 자연 뿐 아니라 사람까지 품고 있었다.


하나 아쉬움이 있었다.
툭 트인 시야를 하락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애당초 생각했다. 한 번의 인연으로 보리암을 알 것이란 믿음은 없었다.
그래서 더 가슴에 넣었나 보다.

앞으로 맺을 보리암과 인연이 기대되는 까닭이었다.

 



▲ 보리암을 이렇게 가슴에 품었다.



▲ 무슨 복을 빌까?


▲ 절집 보리암은 기붕 마저 자연과 하나였다.
▲ 보리암과 인연이 또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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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epaktakraw.life BlogIcon 모피우스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머님 기도 할 때 보리암에 들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받은 느낌은 하늘에 앉은 보리암이었습다.
    날씨가 너무 좋았었습니다. 오랜만에 보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2011.08.19 20:09 신고

본인 마음에 든 여자를 만나는 게 우선 아닐까?
“엄마가 저러는데 여자 친구 사귀기 쉽겠어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랑에 대한 갈망은 본능이지요.
하지만 이 내부 본능을 억제하는 외적 요소가 있더군요.

2녀 1남을 둔 지인 가족과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11월에 외손주를 본 지인 부부가 딸 산후조리에 올인 한 관계로 만남이 뜸했는데,
큰딸이 최근 산후조리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간 다음이었습니다.

저녁 식사에 지인 부부의 막내인 이십 대 아들이 합류했더군요.
아들은 공부하느라 통 보질 못했는데 멋진 청년이더군요.
가만있을 수가 있나요. 젊음의 특권, 연애에 대해 물었지요.

본인 마음에 든 여자를 만나는 게 우선 아닐까?

“사귀는 여자는 있어?”
“아뇨. 공부하느라 연애할 시간이 없었어요.”

“공부한다고 연애를 안 하다니…. 그럼 지금부터라도 여잘 사귀어야겠네?”
“연애도 쉽지 않아요. 여자가 어머니 마음에 들어야 할 텐데, 그게 걱정이죠.”

헉, 말로만 듣던 마마보이 아닐까? 싶었지요.
지나가는 소리였지만 눈치를 보니 장난 아닌 것 같더군요.

“그렇더라도 끌리는 사람 있으면 엄마 생각 말고 잡어.”
“아직 못 만났지만 엄마 마음에 드는 여자를 택하고 싶어요. 그러니 쉽지 않죠.”

“왜? 엄마 눈이 까다로워?”
“장난 아니에요. 그래서 아직 여잘 안 사귀잖아요.”

엄마 마음에 들기 전, 본인 마음에 든 여자를 만나는 게 우선일 것 같은데 만만찮나 보더군요.
하여, 지인에게 물었습니다.

엄마가 저러는데 여자 친구 사귀기가 쉽겠어요?

“아들이 데려온 여자는 만사 OK 아니나요?”
“아니지. 여잘 잘 만나야 집안이 편하다고 따질 건 따져야지.”

“헉, 그건 아들 눈을 의심한다는 소린가요?”
“아들 눈이 아무리 정확하다 해도 여자는 모르거든.
세월을 많이 산 우리들도 사람 보는 눈이 헷갈린데 경험 없는 아들 눈이 정확하겠느냐는 의미야.”

사람은 겉만 봐선 알기 힘들고 겪어봐야 진정한 모습을 알 수 있지요.
그러나 이런 생각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엄마 말을 듣던 아들이 한소리 하더군요.

“보세요. 엄마가 저러는데 여자 친구 사귀기가 쉽겠어요? 아직은 혼자가 마음 편해요.”

양쪽 다 이해할만 하더군요. 그렇더라도 아들의 시각을 믿어야 하는 거 아닐까 싶대요.
왜냐고요? 선택은 부모 몫이 아니라 연애 당사자들의 몫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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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참고 있었다니깐.” 이게 아빠의 본성?
사춘기 맞은 딸, “그냥 답답해서 돌아다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족은 서로를 보듬어 주는 것. 그러나?

“저 사춘기인가 봐요!”

헉, 초등학교 6학년 딸아이에게 닥친 정신과 육체의 성숙기라니 반기고 싶었다. 그렇지만 벌써란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마냥 어린 딸이기 만을 바랐나 보다.

최근 딸아이 행동은 예전과 많이 달랐다. 집에 늦게 들어오기가 다반사. 밤 9시가 넘어도 집에 들어오질 않았다. 걱정됐다.

“아들, 누나 좀 찾아봐라. 보이면 꼭 데려 오고.”
“걱정 마요. 제가 누구에요.”

아들이 나가자 기다렸다는 듯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딸이 가출을 한 이후에 또 늦는다고요?”

이심전심이었을까, 사춘기 딸을 둔 부모의 애타는 상담 전화였다. 아내는 “우리 딸도 요즘 방황해요. 저도 이런 딸이 있는데 상담은 무슨 상담요?” 하더니, 만남을 약속하고 밖으로 나갔다. 나가면서 야단치지 말기를 당부했다. 나머지는 아버지인 내 몫이었다.

“화를 참고 있었다니깐.” 이게 아빠의 본성?

아들은 30여분 만에 누나와 함께 현관에 들어섰다. 들어서며 하는 말이 가관이었다.

“누나, 아빠가 지금 화 안 난 것 같지만 속으로는 부글부글하니 조심해.”

헉, 이를 어찌 눈치 챘을까? 저녁도 거른 채 밤늦게까지 싸돌아다니는 딸이 곱게 보이지 않았다. 조용히 “어서 밥 먹어라.”고 얘기했다. 그러나 딸아이는 딴 짓이었다.

“어서 밥 먹어라니깐.”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그랬더니 아들 녀석 하는 말이 가관이었다.

“누나 들었지. 화를 꾹꾹 참고 있었다니깐. 이게 아빠의 본래 마음이고 본성이야.”

이런 아버지였나 싶었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늦은 저녁 먹기를 마친 딸과 대화를 시도했다.

사춘기 맞은 딸, “답답해서 돌아다니는 거예요.”

“날마다 늦는 이유가 뭘까?”
“말했잖아요. 사춘기라고.”

딸아이는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아버지가 무섭다더니 무서운 기색조차 없이 무덤덤한 표정이었다. 그 자체가 반항이기도 했다.

“그래도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저도 이러면 안 되겠다 싶은데 그게 안돼요. 그냥 답답해서 돌아다니는 거예요.”

진심인 것 같았다. 하지만 뭔가가 석연찮았다. 그렇다고 추궁할 수 없었다. 아버지로서 기다림이 미덕임을 실감해야 했다. 내 사춘기도 이랬을까? 곱게 지났던 것 같다. 남자와 여자의 사춘기가 이렇게 다를까, 싶었다.

이런 사춘기 딸의 변화 일단 환영이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의 몸살일 게다. 아버지로서 바라는 게 있다면 질풍노도의 시기인 광란(?)의 사춘기를 슬기롭게 이기길 바랄 뿐.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딸을 더욱 더 사랑하며 안아 줄 수밖에…. 이게 가족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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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아내의 과거 남자 이야기 기분 묘해
아내 물귀신 작전, “당신 여자 이야기 해봐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랑이란?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가 설과 겹쳤어요. 초콜릿 만들어 주고 싶은데 속상해요. 어떡하죠?”
“만들면 되지. 지금 남자 친구가 좋아도 결혼은 인연이 되어야 해. 엄마도 결혼 전에 만나던 남자가 많았는데 결국 아빠랑 결혼했잖아.”

어제 저녁 식탁에서 아내의 남자 이야기는 딸아이의 밸런타인데이 초콜릿과 함께 기습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얼씨구나 했지요. 덤덤하게 들었지만 한편으로 기분 묘하데요.

“…그 남자들이 왜 싫었는지 알아? 한 남자는 다 좋은데 이름이 너무 촌스럽더라고.”
“이름이 뭐였는데?”
“○○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빠 이름도 촌스러운데 그땐 왜 그랬는지 몰라.”

이름 때문에 퇴짜 맞은 그 남자, 짠하더군요. 하지만 잘 살고 있다더군요. 아내는 딸아이에게 자신의 사례를 계속 설명했습니다.

줄줄이 사탕으로 나오던 아내의 남자 이야기

“고시 공부하던 남자가 있었는데 사촌이 고시에 붙은 거야. 자기도 될 줄 알고 고시 공부에 매달리다가 엄마랑 결혼한다고 때려치우고 취직까지 했는데….”

이야기를 듣던 아이들 슬픈 표정이었습니다. 그러더니 생각지도 않은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엄마 그만해요. 그 아저씨랑 결혼했으면 우리가 안 태어났을 거 아냐.”

불만이었나 봅니다. 자식이 아빠 마음 대변해 줄 걸 언제 생각이나 했겠어요? 아이들이 힘이 되더군요.

“그래도 너희들은 태어날 운명이었으니 들어봐. 그 남자는 다 좋았는데 키가 너무 작았어. 그러니 너희도 많이 먹고 키 커.”

결혼 전 이야기라 가타부타 할 상황은 아니지만, 줄줄이 사탕으로 나오는 아내의 남자 이야기가 썩 기분 좋은 건 아니더군요.

“엄마, 남자 이야기 또 해줘요.”
“한 남자가 엄마에게 맛있는 거 사 준다고 레스토랑에 가자고 하더라고.”

“엄마랑 어울리는 남자가 있다고 만나보라는 거야.”

아이들과 식탁에서 자연스레 나온 이야기라 잠자코 듣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슬슬 용심이 나더군요. 한 마디 했지요.

“그 사람이랑 결혼하지 그랬어.”
“당신도 들어봐요. 글쎄 레스토랑에서 엄마가 생선가스를 시켰는데 스테이크가 나온 거야. 그 남자가 맛있고 비싼 걸 사준다고 엄마 모르게 메뉴를 바꾼 거야. 그래서 엄마가 고기 안 먹는다는 걸 말한 후 그만 만났지.”

“엄마 인기 많았네.”
“또 있어. 하루는 옆에서 엄마랑 어울리는 남자가 있다고 만나라는 거야. 만나는 사람 있다고 싫다 했는데 기어이 만나라는 거야. 그게 아빠였어. 이게 인연이야. 아빠 처음 만났을 때 어쨌는지 알아?”

“어쨌는데요?”
“다 낡아 빠진 청바지에 양복 윗도리를 입고 왔더라고. 못생기고 빼빼하고 아무튼 별로였어.”

“그럼 어떻게 결혼한 거죠?”
“두 번째 만났을 때 조명 있는 곳에서 만났는데 멋져 보이더라. 조명발은 여자만 아니라 남자도 받는다는 걸 엄마도 그때 알았지 뭐야.”

아내의 물귀신 작전, “당신 여자 이야기 해봐요.”

기분 들떠 말하던 아내,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했는지, 물귀신 작전에 돌입하더군요.

“아빠도 인기 많았다. 당신도 결혼 전 사귀던 여자 이야기 좀 해봐요.”
“그래요 아빠. 아빠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

이야기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다 대답 대신 밥그릇을 비우고 일어서는 걸로 의사를 표현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내가 움찔하더군요. 아내는 식사 후 제 눈치를 살폈습니다.

여기서 쿨 하게 행동해야 뒤끝 없는 남편이 될 텐데 싶더군요. 약간 과장된(?) 몸짓으로 개의치 않는다는 걸 보여야 했습니다. 쉽지 않더군요.

어찌됐건, 제가 과거 이야기를 피한 건 뒤탈(?) 말고도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엄마 아빠의 삶을 나누는 자리였지만, 공유해야 할 ‘무언의 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게 잘한 걸까 싶기도 하네요. 잘한 걸까요?

부부란 참 묘합니다. 알콩달콩 더 살아봐야 부부가 뭔지 알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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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decemberrose71.tistory.com BlogIcon 커피믹스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하고 같은 방법을 쓰셨네요. 임현철님도 저의 남편과 같은 반응이네요. 남자들은 뒤탈을 겁내는군요.ㅎㅎ

    2010.01.27 10:22 신고
  2. Favicon of https://0063.tistory.com BlogIcon 카르페디엠^^*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아내의 물귀신 작전^^ 잘보고 갑니다!
    추천 버튼이 안보이네요ㅠ

    2010.01.27 13:07 신고
  3. keedi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자 여자를 떠나 그런 이야기를 듣고 쿨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그것도 전혀 몰랐는데 어느날 갑자기 듣게된 이야기라면... 어느정도 발끈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되네요. 그것을 표출할지 삭힐지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할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한편으로는 부부간의 privacy 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하게 되는 계기일 것 같군요. 부부간의 privacy 는 어디까지 존재하는 것이고 어디까지 공유해야 하는것인가? 누구와 공유해야 하는것인가? 여튼 자제분이 사려깊네요. ^^

    2010.01.2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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