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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66

 

 

“어찌 손가락이 주먹을 이긴단 말입니까?”

급소를 찌르는 힘이 달라야 하기 때문이오!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주제는 권선징악이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실례가 안 된다면 성함을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비상도라 하오.”

 

 

 모두들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에 관해서 익히 들어온 바였고 각종 매스컴에서 매일같이 떠들어도 이정도 일 줄은 몰랐던 것이다.

 

 

  “진작 말씀하셨으면 됐을 것을…….”

 

 

 사채업 사장의 말이었다.
 관장이 자세를 낮추며 두 손을 모았다.

 

 

  “조금 전에 선생님께서 상대방이 내뻗는 주먹을 같은 주먹으로 맞받아친 것이 아닌 줄 압니다만.”
  “보신 그대로입니다.”

 

 

 모두들 그게 무슨 말이냐는 표정이었다.

 

 

  “그렇다면…….”
  “예. 두 손가락으로 맞받아친 것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강하게 들어오는 주먹을 어떻게 손가락으로…….”
  “어찌 손가락이 주먹을 이긴단 말입니까?”

 

 

 도저히 말이 되지 않는다는 듯 한마디씩 내뱉었다. 그것도 십 년 넘게 권투를 해온 사람의 주먹이었다.

 

 

  “그렇소. 보통의 경우라면 손가락이 주먹을 이길 수는 없소이다. 하지만 그 주먹이 바늘 끝을 쳤다고 생각해 보시오. 사람의 손등에는 합곡이라는 혈, 즉 급소가 있소이다. 그곳을 정확히 찌르기만 하면 덩치가 큰 코끼리라도 넘길 수가 있는 것이오.”
  “급소를 찌른다면 손가락의 힘이 주먹의 힘을 능가한다는 말씀입니까?”
  “정확할 경우에는 가능한 일이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소이다. 급소를 찌르는 힘이 달라야 하기 때문이오.”

 

 

 도장에 모인 사람들은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호기심을 나타내며 경청을 하였다.
 그때 한 사람이 냉수 한 컵을 비상도에게 내밀었다.

 

 

  “저 선생님, 저희 도장에 오신 기념으로 시범 하나 부탁드려도 될는지…….”

 

 

 언젠가 그의 시범 보이는 장면을 TV에서 본 것이 생각났던 것이다.

 

 

  “이곳의 주인은 관장님이오. 관장님께서 허락해 주신다면 그렇게 하리다.”

 

 

 자신의 허락을 받겠다는 겸손한 자세였다.

 

 

  “선생님께서 거추장스럽게 생각하시지 않는다면 저도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비상도는 관장에게 목례를 보냈다.

 

 

  “그럼 동전을 한 컵 모아 주시겠소?”

 

 

 그는 조금 전에 받아 마셨던 물 컵을 내밀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동전이 비상도에게 건네졌다.  (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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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54

 

 

동해라는 이름을 지어 줄 수밖에 없었느니라!

저녁에 별다른 일이 없으시면 제가 납치하려구요!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주제는 권선징악이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잃은 자식을 평생 가슴에 묻고 사셨을 그분들을 생각하니 울컥 뜨거운 무언가가 목을 타고 올라왔다. 강추위가 뺨을 때릴 때마다 그는 얼굴을 내밀었다. 밤새도록 얻어맞을 수만 있다면 자신을 그렇게 내던지고 싶었다.

 

 

 무작정 걸었다. 날씨 탓인지 거리는 예상외로 썰렁했다. 얼마 되지 않은 행인들도 저마다 바쁜 걸음을 옮기느라 눈물을 뿌리며 걷는 그를 눈 여겨 보는 사람은 없었다.

 

 

  “아, 이것이 나의 운명이던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마음속에 얽힌 복잡한 감정들이 엎질러진 퍼즐처럼 제자리를 잃고 돌아다녔다. 자신이 저지른 패륜과 누군가를 향한 분노와 그리움이었다.

 

 

 그는 마주 오는 사람과 어깨를 부딪치고 나서야 자신이 걸어가고 있는 방향이 숙소와 반대방향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성 여사에게서 전화가 걸려온 것은 바로 그때였다.

 

 

  “사부님께서 오늘 저녁에 별다른 일이 없으시면 제가 납치하려구요.”
  “일은 없습니다만?”
  “그럼 세 시쯤에 차를 보낼게요.”

 

 

 그가 호텔의 숙소로 갔을 때 편지 한 통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스승님에게서 온 것이었다.

 

 

 얼른 겉봉을 뜯었다.

 

 

 『내가 이곳에 있긴 하다만 조국의 소식에 항상 귀를 귀울이던 중 한국에서 온 사람들을 통해 너에 관한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내가 못한 일을 네가 한다고 하니 다행이라 여긴 다만 이젠 그쯤에서 멈추었으면 한다. 몸을 수고롭게 함이 한가함만 못하느니라. 

 

 그리고 일전에 네가 물었으니 대답을 하마. 네가 처음 남재의 손을 잡고 산으로 왔을 때는 충격 때문이었는지 이름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였어. 며칠을 기다려도 겨우 성만 아는지라 부득이 내가 너에게 동해라는 이름을 지어 줄 수밖에 없었느니라.……중략』

 

 

 비상도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편지를 접어 서랍장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는 목욕할 채비를 끝내고 욕조에 몸을 담근 채 몸을 씻고 또 씻었다.

 

 

 물속에 조부의 모습이 보였다. 잠시 후에는 아버지의 모습이 비췄다. 그는 애써 물을 흔들었다.

 

 

 그가 막 목욕을 끝내고 옷을 갈아입었을 때 노크소리가 들렸다. 성 여사의 개인비서였다.

 

 

 그녀는 삼십대 후반의 지적인 여자로 성 여사의 사적인 일까지 도맡아하며 최측근에서 그를 보좌하며 그녀 집을 드나드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회장님께서 모셔 오시라 하셨습니다.”

 

 

 그녀의 말과 행동에서 최대한 경의를 표하는 모습이었다.

 

 

  “설마 납치하려는 것은 아닐 테지요?”
  “선생님을 매스컴에서 자주 뵈었습니다. 이렇게 뵙게 되어 큰 영광입니다.”   (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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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50

 

 

경운조월, 구름으로 밭을 갈고 달을 낚시질하다
그냥 가기 심심한데 우리 퀴즈내기나 할까?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주제는 권선징악이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매스컴에서 사부님 때문에 난리예요.”
  “뭐라고 하던가요?”


  “사람들의 입을 빌어 영웅이라던데요.”
  “영웅이 없으니 그것을 그리워하는 거겠죠.”


  “사부님께서 하시는 일에 공감들을 한다는 의미라고 보는데요.”
  “그럴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사부님, 더 웃기는 일이 뭔지 아세요?”
  “글쎄요.”


  “사부님께서 복면을 쓰고 나오시니 모두들 얼굴이 궁금한가 봐요. 항간에는 ‘사부님의 얼굴이 잘생겼을 것이다. 또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라며 내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던데요.”
  “어느 쪽으로 사람들이 몰린다고 하던가요?”


  “못생긴 쪽으로요. 왜냐하면 잘 생기기까지 하면 너무 불공평하다는 거예요. 사실은 너무 미남이신데.”

 

 

 그랬다. 사람들은 영웅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대고 의지할 곳이라곤 어느 한 곳 없는 현실에 모두들 식상해 있었고 TV에서 매일 비춰주는 그 얼굴들을 지겨워했다. 그들을 향한 욕지거리도 이젠 질려 가던 마당에 그가 나타났으니 충분히 그를 영웅이라 할만 했다.

 

 

 어쩌면 입에 올리고 입이 마르도록 칭송하고 종일 추켜세워도 지겹지 않을 그런 사람을 목마르게 기다려 왔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니면 모두들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며 돈을 쫒아가는 세상에 나라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었다. 모두들 앞만 보고 달릴 때 뒤를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그런 사람이 나타났으니 사람들은 그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잔뜩 신이 나 있었다.

 

 

 호텔에서 식사를 마친 후 성 여사는 용화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다. 비상도는 어제부터 잠을 자지 못한 탓으로 한꺼번에 피곤이 몰려들었다. 그가 자리에 누우려고 몸을 숙였다. 침대 머리맡에 놓여있던 하얀 봉투가 눈에 띄었다.

 

 

 성 여사가 놓고 간 것이었다.

 

 

 「사부님은 저에게도 영웅이십니다.」

 

 

 쪽지의 글과 함께 돈이 들어 있었다. 그는 휴대폰으로 용화에게 배운 문자를 성 여사에게 보냈다.

 

 

 「경운조월(耕雲釣月 구름으로 밭을 갈고 달을 낚시질하다)」

 

 

 그곳은 모든 시름 내려놓고 언젠가 돌아갈 그의 이상향이었고 자신의 곁에 그녀가 함께 해 주기를 바라는 무언의 메시지이기도 했다.

 

 

 이른 아침 종업원이 신문을 가져다주었다. 성 여사가 미리 일러 둔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실행에 옮겨야 할 구체적인 구상에 몰두해 있었다. 그것은 필수였던 국사과목을 선택과목으로 바꾼 정책입안자들에 대한 응징이었다.

 

 

 그는 처음 그 사실을 알고 분개했다. 시외로 나가는 차 안에서였다. 마침 하교시간이라 차 안은 고등학생들이 이미 점령하고 있었다.

비상도는 용화에게 줄려고 산 사탕봉지를 꺼냈다.

 

 

  “학생들, 그냥 가기 심심한데 우리 퀴즈내기나 할까? 단 내가 낸 문제를 맞힌 학생에게는 이 사탕을 상으로 주지.”

 

 

 학생들도 꽤나 무료했던지 환호성을 지르며 관심들을 보였다.

 

 

  “어떤 문제예요?”
  “음, 국사로 하고 싶은데.”
  “아…….”

 

 

 생각했던 데로 아이들 얼굴에 실망하는 빛이 역력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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