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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5

 

 

“스님, 무예를 배우고 싶습니다.”
비밀리에 전해져온 비상권법의 대가, 김대한

 

 


 스님에 대한 억척이 난무했다.

 무림의 고수였을 것이라는 말도 있었고 심지어는 교도소를 탈옥한 사람일 거라는 소문도 들렸다.

 

 하지만 그것을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못했고 그런 사람이 마을의 뒷산에 살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를 든든하게 여겼다.

 

 그날 집으로 돌아온 남재와 동해는 스님을 졸랐다.

 

 

  “스님, 무예를 배우고 싶습니다.”

 

 

 하지만 스님은 그들에게「맹자」라는 책을 던져주었다.

 

 

  “천하의 넓은 집에 살며 천하의 바른 자리에 서며 천하의 바른 도를 행하며…. 대장부라는 말이 거기에서 나왔느니라.”

 

 

 동해도 점차 공부에 흥미가 붙었다.

 알아가는 재미란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았다. 특히 남재는 학문에 뛰어나 하나를 들으면 열을 깨우칠 정도였다. 스님께서도 그를 생이지자(生而知者:나면서부터 아는 사람)라 할 정도였다.

 

 그는 벌써「도덕경」을 끝내고「장자」를 읽고 있었으며 동해가 감히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스님께 던지곤 했다.

 

 

  “스님의 도는 공맹과 노장 중 어느 것입니까?”
  “나는 공맹으로 걸으며 노장으로 숨을 쉬느니라.”

 

  “노장으로 걷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뒤로 걷는 것과 같으니라.”

 

 

 공맹과 노장의 도가 서로 상반되는 것을 암시적으로 말하는 것이었지만 동해는 눈만 껌뻑일 뿐이었다.

 

 그러던 중 형이 영장을 받고 군에 입대를 하였다.

 

 

  “나라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는 좋은 기회니라.”

 

 

 큰절을 하는 형에게 스님께서 하신 말씀이었다.

 그런데 전방에서 근무하던 중 지뢰를 밟아 중상을 입었다는 놀라운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당분간 오지 말라는 병원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동해는 몇 번이나 병원문 밖에서 서성거렸다.

 

 

  “혼자 있고 싶다!”

 

 

 어쩌다 얼굴이 마주치기라도 하면 형은 충격 때문이었는지 고개를 돌린 채 똑같은 말만 되풀이 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형이 좋아하는 참외를 사들고 찾아갔을 때 그는 이미 행방을 감춘 뒤였고 스님과 동해가 백방으로 그를 찾아 나섰지만 허사였다.

 

 

 그가 모두에게서 잊혀져갈 쯤이었다. 김천 어디를 다녀오시던 스님께서 시장바닥에서 피리를 불고 있던 그를 보았고 다가가서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는 일어나 큰절을 올리고는 시야에서 멀어졌다.

 

 

 억지로 데려가 봐야 다시 떠나갈 것을 안 스님께서 그를 더 이상 붙잡지 않았다. 자존심이 강한 그가 누군가의 짐이 되지 않기 위해 그렇게 했을 것이라 짐작은 했지만 동해는 형의 그런 모습을 마음속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런데 오늘 뜻밖에도 용화가 읍내에서 남재 형을 본 모양이었다. 당장이라도 뛰어가 형을 끌어안고 싶었지만 다시 멀리 사라져버릴까 두려웠다.

 

 

 그는 밖으로 나와 바위에 걸터앉아 있었지만 좀처럼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발걸음을 옮겨 집에서 조금 떨어진 폭포수로 향했다.

 

 

 형이 그렇게 사라진 뒤로 매일같이 스님께 무예를 배우던 곳이었다. 그는 차가운 물속에 몸을 담갔다. 가을 날씨라고는 하지만 산중의 기온은 이미 초겨울로 들어서 있었다.

 언젠가 형이 스님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있었다.

 

 

 스님께서는 중국 궁중으로만 비밀리에 전해져오던 비상권법의 대가로 그의 본명은 김대한이었다.(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허락 없이 불법으로 인용하거나 사용하는 것은 불허하며 고발 조치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출판 의뢰 및 드라마, 영화에 관심 있는 분들의 연락 환영합니다.

 

 

고 변재환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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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 먹다 사회의 희망을 보다!

예의범절(禮儀凡節)은 ‘배려’에서 출발
[아버지의 자화상 30] 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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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적게 낳다보니, 부모들이 오냐오냐 키워 버릇없는 아이가 늘어만 간다.”

주위에서 적잖이 듣는 말입니다. 세태의 변화가 가져온 사회현상이라 봐야겠지요. 그렇다고 마냥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최근 우리 밀로 만드는 구례의 한 팥죽집에 가게 되었습니다. 여름휴가 막바지라 휴가차 온 손님이 넘쳐났습니다. 두 가족 옆에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말투로 보아하니 서울에서 온 것 같더군요.

내부는 많은 사람들로 인해 시끄러웠습니다. 음식을 기다리는 사이 옆을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사람 많은 곳에선 조용조용 말해야지!”

일곱 살 정도 된 아이의 팥죽 그릇이 비워지자, 죽을 먹던 아버지가 일어나 아이에게 팥죽을 덜어주고 있었습니다.

“아빠! 저 그만 먹을래요.”

아이가 작은 소리로 의사를 밝혔고, 엄마도 “그만 먹는대요.”라며 의사를 전했습니다. 그 소리에도 아버지는 여전히 웃으며 팥죽을 덜었습니다. 아이는 자신의 의견을 아버지가 듣지 못한 줄 알았던지 한 번 더 말했습니다.

“저, 그만 먹어요.”

그러자 아버지는 “네가 먹지 않는다고 하니 아빠가 먹어야지…” 하더니, 미소를 거두고 정색하며 한마디를 덧붙였습니다.

“왜 소리치는 거야? 사람 많은 곳에선 조용조용 말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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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정하고 격이 있었던 부자를 이 사진으로 표현이 가능할지?

“아빠, 죄송합니다.”

실내의 웅성거림 때문인지, 여하간 옆에 있던 저도 아이의 말소리를 듣지 못했을 정도인데 “왜 소리 치냐?” 라니…. 하여, 관심 있게 지켜보았습니다. ‘아직 예절교육이, 가정교육이 살아 있구나’ 싶어서요. 그런데 더욱 흐뭇한 일은 그 다음에 벌어졌습니다.

“아빠, 죄송합니다.”

아이의 사과. 퍽이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추더군요.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한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아이들에게 예절교육을 등한히 했던 것과 스스로의 마음가짐에 대한 반성이었습니다.

예(禮)는 예의와 범절이라 합니다. 예의는 의(義)를 이루기 위한 합의 규범이며, 범절은 원만한 대인관계 유지를 위한 바른 언행이라 합니다. 그러기에 예절은 자신이 먼저 실천해야 할 규범이지요.

그러나 실생활에서 자신은 간과한 채 남에게만 하길 강요(?)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선인들이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 하여 자기 수양을 강조했나 봅니다. 그래야 타인에게 피해 주지 않고,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가 생긴다는 이치겠지요.

예의범절(禮儀凡節)은 ‘배려’에서 출발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으로 불렸던 우리나라입니다. 예절의 목적은 남과 어울려 사는 원만한 대인관계를 갖기 위함이라 합니다. 각자 개성을 가지면서 함께 어울리는 방법을 스스로 지닌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맹자(孟子)는 만장(萬章)편에서 “예는 문이다.(禮門也)”라 하였습니다. “문이 없으면 들어오지도 못하고, 나가지도 못하는 것과 같이 안에 있는 예의 마음과 밖에 있는 예의 행동이 문을 통해서 드나들며 한결같아야 한다.”는 뜻이라 합니다.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오늘날,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이기적 발상에서 벗어나 우리 모두 서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예의범절(禮儀凡節)은 배려에서부터 출발함도 있지 말아야겠습니다.

한 멋진 아버지 덕분에 예(禮)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흐뭇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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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을 통해 예를 배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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