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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엄마를 늙은 사슴에 비유한 딸에게
‘아’ 다르고 ‘어’ 다르다, 횡재수 걷어찬 딸

 

 

  

늙으나 젊으나, 남자든 여자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건 뭘까요? 이건 아주 간단합니다.

“예쁘다.”
“멋있다.”

그냥 단어일 뿐입니다.
그런데도 이 소릴 들으면 엔돌핀이 솟아 말을 건넨 사람에게 호감까지 생긴다더군요.
그러고 보면 호감과 비 호감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인 것 같습니다.
까칠한 성격인 저도 이걸 알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지요. 그렇지만 쉽지 않더군요.
특히 나이 든 사람들이 깜빡 죽는 좋아하는 말이 있습니다.

“젊어 보인다.”
“어려 보인다.”

이 소리 들으면 괜히 기분 좋더군요.

내놓고 좋은 기색 드러내지 않더라도 얼굴에는 살짝 웃음꽃이 피었다 사라지지요.
그러니 굳이 상대방이 기분 나빠할 그런 말 골라 할 필요까지 없는 것 같습니다.
한 예로 모녀지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늙은 사자나 늙은 사슴이나. 엄마는 기분 나빠!”

 

“엄마에게 ‘나이 먹은’ 사자도 아닌 ‘늙은’ 사자가 뭐야?”

추석 연휴에 욱 하는 아내의 한 마디가 터졌습니다.
오랜만에 중학교 1학년 딸 침대에 같이 배를 깔고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더니 일이 터졌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딸의 변명이 뒤를 이었습니다.

“엄마, 늙은 ‘사자’가 아니고 늙은 ‘사슴’이라고 했는데….”
“늙은 사자나 늙은 사슴이나 그게 그거지. 엄마는 기분 나빠.”

그 소릴 듣고 씩~ 웃고 있었습니다.
그러게 나이 먹는 것도 서러운데 늙은 사슴이라니….
그랬는데 아내가 저를 부르는 소리가 나더군요.

“여보~, 당신은 좋겠네. 늙은 사슴이랑 살아서.”

아내는 걸고 넘어가기의 귀재였습니다. 혼자 당하면 어디 덧날까.
꼭 물귀신처럼 가만있는 남편까지 걸고넘어지는 꼴이라니.

 

딸, 삶은 그런 거란다! 알았지?

 

어쩌겠어요. 철없는 딸을 나무랄 밖에.

“이런~, 더 좋은 말도 많은데 엄마를 꼭 늙은 사슴에 비유해야겠어?”
“아빠, 그게 아니고….”
“됐고. 다음부턴 그러지 말자~.”

아내 편을 드니 그때서야 아이들 엄마는 의기양양합니다.
두 말 할 것 없이 딸이 잘못한 겁니다.
좋은 단어 제쳐두고 선택한 말이 왜 하필 ‘늙은’이었을까.
‘아’ 다르고 ‘어’ 다른 거죠.

이에 대한 딸의 설명입니다.

“엄마랑 누워 가까이서 엄마 눈을 보니 또랑또랑해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리 그렇더라도,
‘엄마는 꽃사슴을 닮았어?’
라고 말을 돌려 했다면 용돈을 받았을 겁니다.

손에 쥔 용돈을 눈 앞에서 발로 찬 딸, 삶은 그런 거란다.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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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markjuhn.com BlogIcon mark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이 먹는 다는 것 나이 먹어보지 않고는 절대 알 수 없는 것. 늑는다는 것 늙어보지 않고는 절대 이해하지 못한답니다. 나이 먹어봐야 아하~! 이렇게 되는거구나하고 탄식하게 된답니다.

    2011.09.1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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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08 17:45

개거품 문 처제, “망신 다주고, 내가 못살아”
“사퇴하겠습니다.”…“엄마가 하지 마라 해요.”


선거철은 선거철이나 봅니다. 선거 틀은 아이들도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성세대의 나쁜 점은 배우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처제가 전해준 초등학교 3학년 조카 이야기부터 시작하지요.

1. 조카 이야기

“학급 임원선거를 할 거에요. 반장부터 누구 추천 할 사람 있으면 추천하세요~.”

다들 주저하고 있는데 한 학생이 손을 들어 추천의사를 밝혔습니다.

“○○○를 추천합니다.”

그러자 추천받은 조카가 손을 번쩍 들고 그랬답니다.

“저는 사퇴하겠습니다.”
“왜 사퇴할 것인지 이유가 있으면 말해 보세요~.”
“엄마가 귀찮다고 하지 마라 해서요.”

하하하하~. 조카 녀석 이유를 거짓 없이 그대로 까발렸답니다. 이를 전한 처제는 창피해 죽을 듯한 목소리더군요. 여기서 끝인 줄 알았더니 하나가 또 남았더군요.

“부회장 추천하세요~.”
“제가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몹시 임원이 하고 싶었던 조카가 직접 하겠다고 나섰답니다. 그래서 덜컥 물어온 게 부회장이라나요. 처제는 차라리 반장을 할 것이지, 안한다고 하고선 부회장을 맡았다며 “엄마 망신은 다주고~ 내가 못살아”하고 개 거품을 물더군요. ㅋㅋㅋ~.

2. 아이들 학교 임원선거 프랑 이야기

“엄마, 물감이 안보이네.”
“네 서랍에 찾아봐. 물감으로 뭐하려고?”
“친구가 학교 회장선거에 나갔는데 선거 프랑 만들려고요. 엄마가 써주면 안돼요?”

헉! 지난 일요일, 모녀지간 대화를 듣다가 ‘버럭 아빠’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네 것도 직접 해야 한다고 누누이 말하는데, 넌 오지랖 넓게 친구 것까지 가져와서 엄마한테 해달라고?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물감 가져가는 건 뭐라 안할 테니, 그 친구더러 직접 써 라고 해.”

딸은 입을 삐쭉이며 “알았어요!”라고 날카로운 목소리를 남기고 나갔습니다. 프랑을 만든 후 오후 늦게 돌아 온 딸 손에 백설기가 쥐어져 있었습니다. 고맙다며 친구 엄마가 줬다나요. ㅎㅎㅎ~.

사용자 삽입 이미지

딸이 가져 온 백설기.

3. 프랑 만들어 달라 요청 받은 이야기

“선생님, 프랑 좀 만들어 주세요.”
“우리 신랑이 딸 친구 프랑 써주라는 것도 호통 쳐 보냈는데, 이제는 다른 학교 엄마가 부탁을 하네요.”

그제 저녁, 아내는 전화통화에서 부탁을 거절했습니다. ‘아이들 일이 곧 어른일’인지 오래지만 부모까지 나서 잘못된 부탁을 하다니 어이가 없었지요.

“지난해에는 돈 주고 글씨를 썼는데, 올해는 사정상 못한다고 다른데 맡겨라 해서요. 선생님 한 번만 부탁할게요!”
“저희 딸도 학급 회장에 나갔는데, 아빠한테 원고 써달라고 했다가 엄청 혼났거든요. 지금 신랑이 옆에서 도끼눈을 뜨고 있네요.”
 
아내는 통화 말미에 “회장 나가는 아이가 스스로 하도록 지도해야 할 부모가 이러면 안 된다”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4. 후보자에게 찍어 달라 돈 받은 아들

그제 저녁 식탁에서 아이들과 학교 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아들이 자랑을 늘어놓았습니다.

“아빠, 저 1,000원 벌었어요.”
“뭘 해서 벌었을까?”

“학교 임원선거에 나간 ○○가 주데요. 자기 찍어달라고.”
“어떻게 할 건데?”

“돈만 받고 다른 아이 찍으려고요.”
“우리 아들 잘~ 한다. 어른 선거에서 돈 받으면 받은 돈의 50배를 물어주는 거, 알아? 몰라? 너 천원 받았으니 용돈 모아 50,000원 물어내야겠다.”

“정말요? 그럼 전 어떡해요?”
“어떡하긴 돈을 돌려주던가? 아니면 콩밥 먹어야지.”

아들은 깜작 놀라 겁먹은 표정이었습니다. 그러자 아내가 옆에서 “지난 해 학교 임원에 나온 아이가 천 원 씩 돌린 경우가 있었다.”면서 “그런 돈을 우리 아들이 받을 줄 몰랐다”고 탄식했습니다.

5. 선거위원이 된 딸

“너, 회장 나온 친구 선거운동 안 해?”
“아빠, 저는 선거위원이라 운동 안 해요.”

“어떻게 선거위원이 됐는데?”
“제가 6학년 1반 회장이잖아요. 그래서 자동적으로 됐어요.”

“선거위원은 뭐하는 건지 알아?”
“선거 관리하는 거 아니에요? 선거 용지 나눠 줄 때, 누구 찍어라 하고 건네주면 되죠? 농담이에요. 농담.”

“너, 그러다 돈 받은 동생처럼 잡혀갈까 걱정이다. 선거위원은 중립이야. 아무 말 않고 건네줘야지 누구 찍어라 했다간 난리난다. 네가 보기에 회장은 누가 될 것 같아?”
“두 명 중 한 명이 될 것 같아요. 한 명은 외국에서 살다가 와서 영어도 잘하고, 상도 많이 받았는데 뻐겨요. 그래서 아이들이 ‘싸가지 없다’고 안 찍겠다고 하대요. 한 명은 인맥이 장난 아닌데, 부드럽고 상냥해서 아무래도 얘가 될 것 같아요.”

너무 자연스럽게 인맥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이를 어찌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이상이 아이들 초등학교와 관련된 에피소드입니다. 어제 오후, 학교 임원 선거가 있었습니다. 어쨌든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부모 입장에서 한 마디 해야겠지요.

‘어쩜 저리 어른들 선거에서 안 좋은 거만 딱 배웠대!’

누굴 탓 하겠습니까. ‘아이들은 어른들의 거울’이라는 이유를 실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6월에 있을 지방자치선거에서 조금이라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랄 뿐입니다.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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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고 깜찍한 옷, 제가 더 어울리지 않나요”
“모녀지간 옷 같이 입는 집이 너무 부러웠어!”



초등 5학년 딸,
거울 앞에서 엄마 옷을 이리 저리 대봅니다.

“딸, 엄마 옷에 눈독 그만 들이지. 너는 옷 많잖아.”
“이 옷, 저도 입고 싶어요!”

생전 이런 일이 없었는데,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아이가 크다보니 생기는 변화겠지요.

“그 옷 마음에 들어?”
“예. 이런 노란색 제가 엄청 좋아하는데,
제 옷은 이런 노란색 옷이 없단 말예요. 아빠, 엄마보다 제가 더 어울리지 않나요?”

그러더니 기어코 엄마 옷을 입습니다. 그러나 팔이 길어 딸 손이 보이질 않습니다. 딸은 억지로 소매를 걷어 손을 내고야 맙니다.

“옷 탐하기 전에 키부터 커라. 키가 커야 쭉쭉빵빵 멋진 옷을 많이 입을 거 아냐.”
“아빠, 요즘 4㎝나 큰 거 아세요? 저도 지금 크고 있다고요.”

딸, 엄마가 오자 쪼르르 달려갑니다.

딸, 기어이 거울 앞에서 엄마 옷을 입었습니다. "아빠, 엄마보다 제가 더 어울리죠?"

“엄마는 모녀지간 옷 같이 입는 집이 너무 부러웠어!”

“엄마. 이 옷 저 입으면 안돼요?”
“입어도 돼. 근데 크기가 맞을까. 어서 키나 크지?”

역시 키 타령입니다. 딸, 기가 한풀 죽습니다. 옷 사달라고 할 판인데 말 아끼는 폼이 재미납니다. 그걸 보던 아내가 옷을 걸칩니다. 그런 아내에게 말을 건넵니다.

“노란 옷 언제 샀어? 그거 입으니 당신 젊어 보이고 귀여운데.”
“정말? 이 옷 자주 입고 다녀야겠네.”

칭찬의 틈을 비집고 딸을 향한 아내의 다다닥 일침(?)이 이어집니다.

“엄마도 우리 딸이랑 옷 같이 입고 싶거덩. 그래야 네 예쁜 옷을 엄마도 마음껏 입지. 그동안 모녀지간 옷 같이 입는 집들이 얼마나 부러웠는데. 엄마도 이제 기대해야겠네?”

이게 여자 마음이나 봅니다. 그나저나 딸, 엄마 옷 눈독 들였다가 나중에 예쁜 자기 옷 엄마가 입을까봐 걱정스런 표정입니다. ‘여자들이란…?’ 치부할 수도 없습니다. 예쁘게 보이고 싶고, 아름다워지고 싶은 본능을 어쩌겠습니다.

에고~ 에고~. 그래, 옷 사라~ 사! ㅎㅎ~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s://decemberrose71.tistory.com BlogIcon 커피믹스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여자들이란 어쩔수가 없어요
    따님이 이쁘네요^^

    2009.12.17 09:24 신고
  2. Favicon of https://rubygarden.tistory.com BlogIcon 루비™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랑과 행복이 물씬물씬 풍겨나는 가정입니다.이쁜 따님...좋으시겠어요~

    2009.12.17 10:03 신고
  3. Favicon of https://skagns.tistory.com BlogIcon skagns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제가 보기엔 그래도 딸키우는 재미가 있는거 같은데요.
    아직 미혼이라 그렇게 보이는 걸까요? ㅎㅎ;;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구요~! ^^

    2009.12.17 15:29 신고
  4. Favicon of https://blue-paper.tistory.com BlogIcon blue paper   수정/삭제   댓글쓰기

    옷을 같이 입으면 그런 장점이 있군요 ^^ㅋ
    글에서 행복함이 묻어나와 너무 부럽습니다~

    2009.12.17 16: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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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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