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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치매 같다는 어머니 말씀 듣고 보니
아버지가 이상하다는 걸 애써 외면하는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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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날,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있었다.

“아이, 니 아부지가 좀 이상해야.”
“건강하신 아부지가 이상하다뇨?”

“요 앞전에 아부지가 너희 집에 혼자 갔다며?”
“손자 보고 싶다고 오셨는데 그게 어때서요.”

“느그 아부지가 치매인 것 같아.”
“쓸데없는 소리 마시오.”

아니라고 오금을 박았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아내는 친정에 다녀오던 중, 차 안에서 어머니께서 말씀하신 아버지 이야기를 꺼냈다. 

 

아버지가 이상하다는 걸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

 

“아버님이 요즘 안하시던 행동을 하신대요. 좀 이상하신가 봐요.”
“어머니가 그래? 나한테도 그 이야기하시던데 별거 아냐.”

올해 84세인 아버지는 늘상 “할아버지께서 부와 건강한 묘 자리 중, 건강을 주는 묘 터를 구했다”며 “우리 집은 대대로 건강할 것이다”고 말씀하셨다. 그만큼 건강이 재산이었다.

이를 너무 믿었던 탓일까? 아버지의 이상 징후를 받아들이기 힘들었을까? 나는 아버지가 이상하다는 말을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

“옛날 고향에도 혼자 걸어서 가시고, 예전에 끝났던 일까지 짚고 하신대요.”
“아버지 성격은 내가 아는데 괜찮아.”
“그게 아니에요. 들어 봐요.”

아내는 심각하게 말을 이었다.

 

꽃병에 꽂힌 조화에 자꾸 물을 주시는 아버지

 

“어머님 댁 꽃병에 조화가 꽂혀 있잖아요. 물주지 마라 해도 아버님이 자꾸 꽃병에 물을 주신대요. 그리고 물을 열심히 줘 꽃이 잘 자란다고 하신대요.”

아차 싶었다. 이 정도면 부정만 하고 있을 게 아니었다. 아버지께서 종종 밖으로 다니시는 이야기까지 뒤따라 나왔다.

“그러다 집과 전화번호까지 잊으실까 걱정돼요. 집 주소와 전화번호를 새긴 예쁜 목걸이를 하나 준비해야 할 것 같아요.”

아내는 그러면서 아버지의 치매를 부정하는 내게 쇄기를 박았다.

“아무래도 어머니께서 기력이 없어 우리와 함께 사실 때, 우리가 수발하실까봐 걱정되나 봐요. 우리에게 마음 준비를 시키는 것 같아요.”

충격이었다. 부모는 언제나 항상 그 자리에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었나 보다. 갑자기 가슴이 답답했다. 많은 일들이 가슴에 걸렸다. 효(孝)!

내게도 이렇게 말로만 듣던 노인성 치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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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daum.net/teriouswoon BlogIcon 테리우스원   수정/삭제   댓글쓰기

    효성스러운 마음입니다
    잘 돌보시길 바랍니다
    새해 더욱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 !!

    2010.02.16 13:26
  2. Favicon of https://flypo.tistory.com BlogIcon 날아라뽀   수정/삭제   댓글쓰기

    흘러가는 세월을 막을 수는 없나봅니다.

    아무튼 더 나빠지지 않고 건강하셨으면 좋겠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0년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라겠습니다.

    2010.02.16 17:54 신고
  3. Favicon of http://bada92.tistory.com BlogIcon 무릉도원   수정/삭제   댓글쓰기

    팔순이 넘으신 저희 아버지도 하루하루 기력이 쇠해시고 말도 잘 듣지 못하시더군요...
    흐르는 세월 앞에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봅니다...
    자주 말벗 해드리는 것이 가장 좋은 효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늦게 나마 블로그 이주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 되세요....*^*

    2010.02.16 19:14

제주 관광지 내에 버젓이 묘지가 있는 이유
화장으로 변하는 추세, 조촐한 가족묘 아쉬워


롯데와 한화그룹 가족묘 도굴에 이어 태광그룹 창업자 묘까지 도굴한 기사가 떴습니다.  거액을 노려 대기업 가족묘를 도굴했다는데, 씁쓸합니다. 짐승만도 못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겠습니다.

이로 인해 떠오르는 장묘 문화가 있습니다. ‘산담’입니다. 산담은 산소의 ‘산’과 산을 둘러친 ‘담’의 합성어로 삶과 죽음의 경계인 돌담입니다. 제주에서 볼 수 있는 장묘 문화입니다.

산담 구조는 간단합니다. 봉분과 비석으로 이뤄진 다른 지역 무덤과 달리, 봉문 주위로 사각 혹은 원형으로 담을 쌓아올린 것입니다. 이는 “짐승의 침입을 막고, 산불이 났을 때 불을 차단하기 위함이다”고 합니다.

대기업 가족묘 도굴 소식을 접하니, 제주의 산담처럼 짐승(도굴꾼)을 막기 위한 돌담을 쳐야 하는 지경에 이른 것인가? 하는 자괴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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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 가운데에 자리한 산담.


제주 관광지 내에 버젓이 묘지가 있는 이유

제주를 다니면 자연스레 밭과 오름, 산 등지에서 묘를 보게 됩니다. 유심히 보니 개인 소유의 관광지 내에서도 심심찮게 산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왜 개인 땅에, 그것도 관광지 내에 버젓이 묘지가 있을까?

제주 토박이 양경만 씨는 “제주에서 묘 자리가 한 번 서면 연고가 있든 없던 누구도 건드리지 않는 관습이 있다”면서 “예외가 있긴 한데 관공서에서 개발할 때 이장(移葬) 공고 후 일정기간이 지나야 이장 하는 것 뿐이다”고 설명하더군요.

육지 같으면 분묘 물권이 없으면 바로 이장 조치하거나, 보상 후 옮길 텐데 제주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제야 관광지 내에 있는 묘지가 이해되더군요. 이렇듯 시설물을 설치 시, 묘를 비껴 구조물을 설치하는 아량에서 제주다운 여유와 넉넉한 그들의 문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살아서는 모진 삶이었지만 죽은 후에는 편히 살기를 바라는 제주 사람 마음에서 섬 공동체의 훈훈한 인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어우러진 모습에서 삶과 죽음이 하나라는 철학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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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 내에 자리잡은 산담을 그대로 두고 시설물을 설치했습니다.


화장으로 변하는 추세, 조촐한 가족묘 아쉬워

묘 자리 보는 지관에 대해 양경만 씨는 “마을별로 있던 지관은 세습이었는데 요즘 이를 물려받을 후손이 어디 있냐?”면서 “연로하신 지관들이 돌아가시면 누가 대신할지 걱정이다”고 하더군요. 육지나 섬이나 발복을 찾는 건 마찬가지나 봅니다.

그나저나 제주 장묘 문화도 바뀌고 있습니다. 밭과 오름 등에 산담을 두룬 무덤이 조성되면서 토지 잠식 등이 사회문제가 됨에 따라 매장에서 화장으로 변하는 추세입니다.

 “제주지역 화장률이 2004년 30%를 돌파한 후 2007년 41%, 2008년 43%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바람직한 일입니다.

매장에서 화장으로 바뀌는 추세이고 수목장도 관심 받는 시대에 위세를 자랑하는 묘는 사라져야겠습니다. 생각건대, 대기업 가족묘도 조촐하게 조성됐다면 아마 도굴꾼 표적이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검소한 매장 문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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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minjine.kr/story BlogIcon 뽀글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제주에는 넉넉하고 후한 문화가있군요.. 도굴꾼들.. 정말 어찌그런나쁜일은하는지..에휴..
    알수가 없네요..

    2010.01.29 12:07

보기 드문 ‘효자’, 그는 누구일까?

새로운 길을 색다른 만남을 안겨줍니다!
여수시 고락산 산행 중에 만난 ‘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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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 오르던 산행 길 초입에 자리한 묘.

산행 중 이런저런 사람들의 일상과 접하게 됩니다. 거의 매일 같은 코스로 산행을 하다 보니 아들 녀석 지겨웠나 봅니다.

“아빠, 왜 우리는 매일 이쪽으로만 와요? 오늘은 반대쪽으로 가요!”
“엄마 생각에는 이 코스가 쉬엄쉬엄 오르다 산에 적응이 될 쯤 본격적으로 오르는 맛이 난다는구나. 아빠도 같은 생각인데. 왜, 싫어?”
“날마다 같은 코스로 오르니까 싫증나잖아요. 새로운 길도 가봐야죠.”

아들은 입이 튀어 나왔습니다. 저도 며칠 전 아내에게 똑같은 말을 했는데 꿈쩍도 하지 않더군요. 아들의 불만에 찬 얼굴을 보더니 드디어 아내가 입을 열더군요.

“오늘은 그냥 이리 오르고, 다음에 반대쪽으로 오르자~아?”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더니 자식에겐 마음이 흔들리나 봅니다. 어제는 가족들이 서울 간 틈을 타 반대쪽으로 산행 길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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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떠난 흔적.

중년 남자, 터벅터벅 오르는 것이었습니다!

뉘엿뉘엿 서산으로 떨어지는 저녁노을. 가지가지 색깔 참 곱더군요. 자연의 색을 어찌 따라 갈까 싶게 예쁘더군요.

그러던 중, 중년 남자 혼자 터벅터벅 올라오는 것이었습니다. 막연히 ‘시원해지길 기다려 산행 길에 나섰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산에 오르지 않고, 옆으로 새는 것이었습니다.

거기에는 잘 단장된 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묘 앞에 서더니 무슨 말인가를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넙죽 절을 올리더군요. 그 후, 망자에게 말을 걸며 주위를 한 바퀴 돌더니 허리 숙여 삐져나온 잡초를 손으로 뜯는 것이었습니다. 그 모습에 진심이 담겨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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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를 둘러보는 중년 남자.

끝없는 효를 실천하는 보기 드문 효자?

추석은 아직 두어 달이나 남았는데 말쑥하게 벌초된 묘며, 그의 행동으로 봐서 “참 대단한 효자구나!” 여겼지요. 궁금증이 일더군요. 저기 누워 있는 사람이 아버지일까? 어머니일까? 혹은 아내일까? 혹은 자식일까?

망자가 부모라면 끝없는 효를 실천하는 보기 드문 효자겠지요. 아내라면 애닮은 사랑의 그리움을 간직한 애틋한 사랑의 주인공이겠지요. 자식이라면 ‘죽은 자식 불알만지’ 듯 다하지 못한 아버지의 사랑을 전하는 애끓는 아버지겠지요.

애틋한 마음이 중요한 거죠. 그래, 다가가 묻지 않았습니다. 한참을 지켜봐도 내려갈 기색이 없었습니다. 하여, 제가 먼저 물러나고 말았습니다. 아마, 보기 드문 효자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듯 새로운 길은 색다른 만남을 가져다주는 매력이 있습니다. 이날도 같은 길로 올랐다면 이런 효자는 만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암튼, 효를 생각하게 하는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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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숙여 풀을 뜯는 중년 남자. 그는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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