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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어째? 지인들과의 곤혹스런 번개팅 ‘유혹’
“술꾼이 술 안마시고 앉아 있으려니 죽을 맛이지?”
좋은 사람과 술자리를 통해 비로소 나 자신을 보다!
치아 치료 중 술자리를 통해 얻은 엉뚱한 깨달음

[여수 맛집] 여수시 신기동 '미담마차' 계절음식

 

 

 

미담마차의 선어회. 병어는 벌써 다 먹고...

 

 

 

세상살이에 대한 깨달음은 때와 장소를 떠나 어떤 순간에도 오나 봅니다. 최근 술 마실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애써 외면했습니다. 이빨이 시원찮았기 때문입니다. 잇몸이 붓고 염증이 생겼지 뭡니까. 최악이었습니다. 20여 년간 주치의였던 오창주 대표원장을 찾아 여수 모아 치과 병원에 갔습니다.

 

 

“잇몸 뼈가 녹아 이 두개는 빼야겠는데. 그리고 두 개는 임플란트 해야겠어.”

 

 

염증만 걱정했는데 잇몸 뼈가 녹았답니다. 치료를 미룰 수 없는 상황. 세 시간여를 치료받고 나니, 입안이 얼얼하대요. 완전 중노동이었습니다. 다음 번 진료 날짜를 잡고, 주의사항 듣고 나가려는데 최후통첩이 이어졌습니다.

 

 

“술과 담배는 일주일 간 참으세요.”

 

 

뭐라? 담배는 안 피운지 일 년 하고도 십 개월째니 접어두죠. 문제는 술이었습니다. 인류 최대 발명품인 ‘술’을, 그것도 장장 일주일씩이나 마시지 말라니 이게 말이 됩니까. 그래도 어쩌겠어요. 고생 안하려면 작심하고 일주일은 참아야했습니다. 안 그랬다간 저만 손해지요. 유혹이 없으면 견딜 수 있습니다.

 

 

 

 

이를 어째? 지인들과의 곤혹스런 번개팅 ‘유혹’

 

 

“OO이가 오늘 저녁 6시에 번개팅 하자는디?”

 

 

망설였습니다. 야속했습니다. 꼭 일이 있으면 더 성화입니다. 만나는 것 자체만으로 좋은 기운을 받는 일행들의 유혹을 어찌해야 할까? 머리로는 “안 돼”를 외쳤습니다. 하지만 마음은 이미 '참석 중'이었습니다. “이러면 안 돼”하며, 다시 마음 다잡았습니다.

 

 

“저는 오늘 안 돼요.”
“와?”


“이빨 치료 때매 술 못 마셔요.”
“아, 맞다. 이 치료 한다 캤제. 그냥 가만 앉아 있어라.”

 

 

끝까지 망설였습니다. 술꾼이 그 좋아하는 술 마시지 않고, 꿔다 논 보리자루 같이 앉아 있는 것도 영 아니라는 생각. 그렇지만 형님들 얼굴만이라도 보자 싶었습니다. 결국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단골 선술집인 여수시 신기동의 ‘미담마차’로 향했습니다. 다들 벌써 와 계시대요.

 

 

이를 어째. 상차림이 무척이나 걸었습니다. 밑반찬이 왕새우, 소라, 양념게장, 꽃게탕 등 다른 때보다 더 푸짐했습니다. 안주는 삼치와 병어 및 통 갑오징어였습니다. 푸짐한 상 앞에서 곤혹스럽기는 또 난생 처음이었습니다. 치아를 해 넣기 전, 임시 치아를 낀 지 이틀밖에 안 된 덕분에 씹기가 엄청 불편한 탓이었습니다.

 

 

 

임시로 끼게 된 임시 치아입니다.

 

 

 

 

“술꾼이 술 안마시고 앉아 있으려니 죽을 맛이지?”

 

 

“오늘 임 작가는 술 못 묵는다!”
“우리 아우님이 와?”


“하하~. 이빨 치료 중이란다. ㅋㅋ~.”
“사장님, 우리 아우님은 술 대신 밥 주세요.”

 

 

나 원 참. 저도 이런 날이 올 줄 몰랐습니다. “한 잔만 하지”라는 유혹에도 꿋꿋이 술 대신 잔에 물을 채워 건배했습니다. 어느 덧 두 병으로 출발한 여수 막걸리가 열병으로 늘었습니다. 역시나 술 앞에 장사 없대요. 지인들 차츰 얼굴이 붉어지고, 목소리가 커지고, 웃음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 중에도 놀려댔습니다.

 

 

“술꾼이 술 안마시고 있으려니 죽을 맛이지?”

 

 

놀림에도 꿈쩍 않고 두 손 모아 방실방실 웃기만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니 물 마시는 것과 음식 먹는 것조차 어색하대요. 후회막급, ‘괜히 왔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어쩌겠어요. 맑은 날이 있으면 흐린 날도 있는 법. 마음 고쳐먹었습니다. 현 상황을 느끼고 즐기는 게 최선이라 여겼습니다.

 

 

반성되데요. 그동안 저는 일방적으로 술 마시는 사람 편이었습니다. 입장 바꿔 생각한다는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알겠대요. 술 안 마시는 사람들이 술자리 지키는 곤욕을 이해하겠더라고요. 건배와 술잔 돌리기 등 술 마시기 싫다는 사람에게 억지로 술 마시게 강권하는 문화의 폐해를 느끼겠대요. 이 보다 더 곤혹스러웠던 건 따로 있었습니다.

 

 

 

 

 

“나도 저랬구나!” 나를 일깨워준 술 문화 관찰

 

 

지인들, 술이 거나해지자 했던 말이 반복되었습니다. 또한 재미없는 말이 길어졌습니다. 이걸, 술 마실 때마다 당해야 하는 사람 입장에선 죽을 맛이겠더군요. 또 목소리는 얼마나 큰지. 그러다 의외 반응이 나왔습니다. 지인이 손을 지긋이 잡고 하는 말이 우스웠습니다.

 

 

“우리 아우님이 말도 없이 방긋방긋 웃기만 하니까 너무 재밌다. 새색시처럼 다소곳하게 두 손 모아 앉아 있는 게 어색하고 색다르다. 임 작가한테도 이렇게 다소곳한 면이 있었네. 이 모습 적응 안 되면서 좋다.”

 

 

대꾸하지 않았습니다. 정신 말짱하게 앉아있는 나조차 적응 되지 않는 현실이었으니까. 그냥 웃었습니다. 술 취한 사람에게 대꾸해서 통할 일이 아니었으니까. 보기만 해도 좋은, 서로 만나 술 한 잔 나누면 더 즐겁고 맛난 자리는 세 시간여 만에 마무리 되었습니다. 한 가지 다행이었던 건, 지인들이 기분 좋게 취해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렸다는 점입니다.

 

 

'술 한 잔 더 보다, 술 적당히 마시는 인내와 지혜가 필요하다!'

 

 

치아 치료 중, 번개 술자리를 통해 얻은 깨달음입니다. 걸음걸이마저 반듯하게 걷다가 일순간 비틀거리는 현실. 어찌됐건, 술자리를 통해 그동안 몰랐던, 알고 싶지 않았던, 술 취하는 과정에 대한 썩 유쾌하지 않은 관찰이었습니다. 세 시간 동안 멍하니 멀뚱멀뚱 앉아 있으면서 얻은 반성은 이겁니다.

 

 

“나도 저랬구나!”

 

 

 

 

푸짐한 한상 차림이 그림의 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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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10.23 17:03

주꾸미는 탱글탱글 알이 꽉 찬 대가리랑 먹어야 제 맛인데…
“주꾸미 주세요.”…“주꾸미 없는데. 삼치 먹어.”
술꾼들의 예상치 못한 우연한 만남 속 반가움과 의기투합

 

 

 

푸짐한 한상 차림입니다.(핸폰으로 찍었더니 사진이...)

 

 

봄철, 도다리와 주꾸미가 제철입니다. 도다리 쑥국은 먹었습니다. 그러나 주꾸미는 먹질 못했습니다. 저번에 쌈밥에 밀려 놓쳤거든요. 그래, 주꾸미에 필이 꽂혀 있는 상태. 마침, 저녁 먹자는 지인에게, 집에서 가까우며, 새로 개업한 주꾸미 집을 제안했습니다. 좋다더군요. 친구까지 불러, 저번에 놓친, 봐뒀던 주꾸미 전문점으로 ‘룰루랄라~ 고고 씽’했습니다.

 

 

들어서자마자 뭔가 ‘쎄~’ 했습니다. 인테리어가 신세대 취향. 머릿속에, 불판 위에 자글자글 익는 주꾸미를 떠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피자 등과 함께 나오는 신세대 취향의 주꾸미 체인점이었지요. 아이들과 함께 먹기엔 제격. 하지만 어른들이 술안주 삼아 먹기엔 아니었지요. 일단 먹어보자, 시켰지요. 그래도 속으로 기대하고 기다렸습니다.

 

 

나온 음식을 보니, “이걸 어쩌?”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주꾸미는 익혀서 다른 주전부리와 함께 나오더군요. 그것도 주꾸미 대가리는 구경하기 힘들었습니다. 주꾸미, 밥에 비벼 먹는 것으로 만족하자 생각하고, 꾸역꾸역 목구멍으로 넘겼습니다. 그런데 먹으면서도, 주꾸미가 생각나면 들르곤 했던 식당의, 불판에 지글지글 끓는 주꾸미 생각이 떠나질 않는 겁니다.

 

 

지인들과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주꾸미는 탱글탱글 알이 꽉 찬 대가리랑 먹어야 제 맛인데…

 

 

“이게 아닌데. 주꾸미는 탱글탱글 알이 꽉 찬 대가리랑 먹어야 제 맛인데….”

 

 

아쉬움에 가득 찬 투정이 슬금슬금 기어 나왔습니다. 아·뿔·싸. 일행들 입맛까지 버린 꼴이었지요. 일행에게 미안하긴 했지만 본능적으로 나온 터라, 이 집으로 이끌었던 민망함을 참을 수밖에. 분위기 잡친 걸까. 지인, 한 마디 거들더군요.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더니, 너도 이럴 때가 있네. 저 번에 이 집에 와서 못 먹었던 뒤끝이잖아. 이번에도 안 왔으면 이집 생각에 잠 못 이뤘을 거 아냐. 이거라도 먹었으니, 후회 없다 생각하고 그냥 먹어.”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그렇지요. 먹어봤으니 미련 없을 테지요. 역시, 맛에 관한 추억은 정확하나 봅니다. 그러나 다른 테이블 손님들은 잘 먹더군요. 제 입맛이 너무 까탈스럽나 싶었습니다. 근데, 저만 그런 게 아니더군요. 친구도 한 마디 보탰습니다.

 

 

“입맛 버렸다. 이렇게 먹고 집에 가면, 먹고 싶었던 주꾸미 생각에 잠을 못 자겠지? 다른 곳에 가서 주꾸미 다시 먹던가, 아니면 다른 거라도 먹고 가자.”

 

 

무척 반가웠습니다. 친구 말대로, 이렇게 집에 가면 머릿속에 주꾸미 볶음이 뱅글뱅글 돌 것만 같았습니다. 셋이서 의기투합. 택시 타고 이동. 일단 피조개 등 패류 집을 찾아 여수 신기동 골목에서 어슬렁거렸습니다.

 

 

순대 튀김이 덤으로 나왔습니다.

 

 

“주꾸미 주세요.주꾸미 없는데. 삼치 먹어.”

 

 

구수한 경상도 억양의 지인이 벌써 이쪽 터줏대감 친구에게 전활 걸었더군요. 통화가 끝나기 무섭게, 어깨에 힘을 잔뜩 넣은 채로, 웃음을 잔득 머금고, 호기롭게 그러대요.

 

 

“야, 미담 마차로 가자. 내 친구 일행도 거기 있단다.”

 

 

몇 번 갔던 곳이라 익숙했습니다. 제철 안주가 푸짐한 곳이지요. 하여튼 총대 맨 지인을 졸래졸래 따라 갈 수밖에. 지인, 경남 창원서 중학교 같이 다닌 친구 볼 정신에 발걸음이 축지법 수준이었습니다. 선술집에 앉아 있던 세 명의 술꾼이 일행을 반겼습니다. 아는 사이에, 예기치 않았던 만남이라 더욱 의기투합했지요.

 

 

“주꾸미 주세요.”
“오늘은 주꾸미 없는데. 그냥 삼치 먹어.”

 

 

여기까지 온 사연 설명에 웃음이 터졌습니다. 술자리는 이렇게 왁자지껄 해야 제 맛이지요. 고동, 김, 게, 두릅, 파장 등 푸짐한 한 상 차림에 입이 쩍 벌어졌지요. 게다가 순대 튀김까지 덤으로 주시더군요. 김에 삼치 올리고, 양념장 올려, 한 입에 쏙! 이걸 먹으니, 그제야 속이 풀리는 거 있죠. 여수 맛집다웠습니다.

 

 

맛에 꽂히면 먹어야 직성이 풀린다는 거 아시죠. 역시나, 맛은 행복입니다!

 

 

 

입에서 살살 녹는 삼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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