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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피 한 방울 안 섞인 이웃보다 못하다
결혼이민자가 본 한국, 그리고  한국사람

“한국 사람은 자기 혼자만 안다.”

우리나라로 시집 온 중국인 강 모씨의 뼈아픈 말이다. 이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었다. 살기 빠듯하단 핑계로 다른 사람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또 따뜻한 우리네 정이 많이 사라지기도 해서다.

결혼이민자로 시집 온 지 3년 밖에 안 된 그녀. 그녀는 왜 한국 사람에게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됐을까?

그녀의 시댁은 3남 2녀. 서로 돕고 오붓하게 지내면 좋을 텐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가슴을 찌르는 비수처럼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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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

“한국에서는 어른들이 형제ㆍ자매가 최고라며 그 이상 없다고 한다. 그러나 자기 돈벌이에 바빠, 바쁘다는 핑계로 형제간도 모른 채 산다. 피 한 방울 안 섞인 친한 이웃보다 못하다.”

형제간에 어려우면 작은 거라도 서로 의지하고 힘이 되어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심지어 만나면 서로 욕하고 싸우기까지 한다고 했다.

뿐만 아니다. 제사 등 집안 경조사가 닥치면 동서지간에도 일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 눈치 보며 대는 핑계가 뻔한 발뺌용이라는 설명이다. 이쯤 되면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라고 충고도 할 수 없을 지경이다. 그녀는 형제가 많을수록 든든하고 좋다는 말보다, 이 말이 더 들어 맞는단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

‘가지가 많은 나무는 살랑거리는 바람에도 흔들려 조용한 날이 없다’는 뜻이다. ‘자식을 많이 둔 부모에게 근심, 걱정이 끊일 날이 없다’란 의미다. 그녀는 자기 고향에선 그렇지 않다고 했다.

형제가 어렵게 사는데도 나 몰라라 한다?

“내가 살던 중국에선 어려운 사람에게 형제나 동네 사람들이 마음과 물질로 도왔다. 그러나 한국은 옆에 누가 사는 줄도 모르고, 신경 쓰지도 않는다. 혼자 밖에 모른다.”
 
좋은 점도 많은데 나쁜 것만 골라 본 느낌이다. 그러면서 그녀는 더 뼈아픈 소릴 했다.

“형제 중 우리가 제일 어렵게 산다. 그런데 나 몰라라 한다. 혹시 도움이라도 요청할까봐 실실 피한다. 하지만 자기들 힘들 때는 없는 우리를 찾는다. 이로 인해 한동안 우울증에 시달렸다.”

우울증에 시달린 주부들 비보를 간혹 접했던 터라 예삿일이 아니었다. 놀라는 반응에 웃으면서 지금은 그렇지 않단다. 다행히 우울증은 아이를 낳은 후 사라졌다고 했다.

그녀와 대화에서 우리네 현실을 돌아볼 수 있었다. 가족의 소중함을 잊고 지내는 내 자신부터 반성됐다. 바쁘다는 핑계로 형제를 거의 잊고 지냈다. 얼굴 보는 날도 기껏해야 년에 한두 번. 어떤 때는 이마저 쉽지 않았다.

추석이 앞으로 한 달 남짓. 형제들에게 안부라도 먼저 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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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말 안하던 딸 기다리던 아빠의 간절함
아이의 대화 회피, 아빠에게 쌓인 불만 표출?

연말이라 이래저리 불려 다닙니다. 어제 저녁, 지인과 조촐한 송년 파티(?)를 즐겼습니다. 분위기가 익자 한 지인, “상담할 게 있다”며 심각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더군요.

“이번에 수능시험 본 딸이 시험 후 이야기를 안 해요. 아빠가 말을 걸면 입 딱 닫고 모른 척해요. 그렇다고 때릴 수도 없고, 이거 어떡해야 하죠?”
“내 아이도 그러는데 상담은 무슨 상담.”

“형님은 선생님이잖아요. 그러지 말고 상담 좀 해줘요. 나 심각해요.”
“나도 작은 아들과 말 안한지 오래 됐어. 군대 간 큰 놈은 미주알고주알 말하는데 작은 놈은 집에 오면 통 말을 안 해. 그거 방법이 없더라고. 기다리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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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산행.

 
10여 년 말 안하던 딸, 기다리던 아빠의 간절함

그러고 보니 예전에 말 안하는 딸 아이 때문에 속상하던 아빠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말을 안 하더니 23살 돼서야 말을 텄다. 그 전에는 뽀뽀를 하고 안고 난리더니 무섭게 변하더라. 뭐라 말도 못하고 오랜 세월 끙끙 앓았다.”

10여 년 간이나 말 안하던 딸이 말 트기를 기다렸던 지루한(?) 아빠의 간절한 기다림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원인은 아직도 모른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했던 말이 가슴에 오더군요.

“내 딸인데도 직접 말도 못하고 엄마를 통해 말하는 아픔은 고통 자체였다. 이걸 겪지 않으려면 바쁘다는 핑계대지 말고 아빠 역할을 제대로 해.”


아이의 대화 회피, 아빠에게 쌓인 불만 표출?

각설하고, 지인의 걱정은 코앞에 닥친 딸 아이 대학 진학이었습니다. 사립대학에 갈 건지, 국립에 갈 것인지. 전공은 무엇으로 할 것인지 등 할 말은 넘치는데 엄마를 사이에 두고 대화 하자니 속 터진다는 겁니다.

“왜 아빠랑 대화를 안 하려고 할까요?”
“아빠에게 실망해서 그럴 수 있겠지. 혹은 야동을 보고 우리 부모도 이럴까? 회의일 수 있고. 아님 아빠에게 쌓였던 불만이 터진 것일 수 있고. 그동안 딸과 대화 많이 했어?”

“아니요. 바빠 등한히 했어요. 집에서도 아이들 얼굴만 멀뚱멀뚱 보고. 이게 잘못이었을까?”
“그럴 수 있지. 계속 대화를 시도하는 수밖에 없어. 단, 대화할 때 억압적으로 하지 말고,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 하는 ‘I(나) 화법’으로 해봐.”

원인은 항상 있게 마련. 결론은 자기 행동을 살펴보는 자기반성과 고치는 것으로 내려졌습니다. 어찌됐건, 아빠로써 아이가 하루아침에 말문을 닫는다면 복장 터질 일입니다.

아빠의 역할이 돈 버는 것뿐 아니라 아이들과 대화하고 배려하는 것도 포함됨을 실감한 하루였습니다. ‘아이에 대한 투자는 아낌없이 해라’란 말은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살펴라’는 의미 같기도 합니다.

그나저나 부모로서 아이가 말문 닫기 전에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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