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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33

 

아랫사람이 잘못 저지르면 윗사람이 책임지는 법

“친일청산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오.”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권선징악을 주제로 하고 있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회장은 따로 준비되어 있는 소파에 앉았고 비상도에게 맞은편의 소파를 손으로 가리켰다.

 

 

  “내가 진 빚이 무엇인지 말해보게.”


  “지난번에 제 스승님께서 찾아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독립운동 했다던 자의 아들 말인가?” 


  “그분이 제 스승입니다.”

 

  “그래서?”


  “친일파의 자제로써 독립투사의 아드님이신 그분에게 선친을 대신해 사과의 말씀을 드릴 수 있었다고 봅니다.”

 

  “어째서인가?”


  “회장님의 선친께서 그분의 어른을 고문하여 옥사시킨 사실을 알고 계실 텐데요?”

 

  “그럴 리가 있는가? 같은 동포끼리…….”

  “선친이 일제강점기 형사였다고 들었습니다.”

 

  “그건 직업이었지.”


  “독립투사를 잡아 고문하고 죽인 것도 직업이오?”

 

 

 비상도의 언성이 높아졌다.

 

 

  “나는 모르는 일이네. 설령 그렇다 해도 내가 사과할 일은 아니라고 보네. 당사자가 죽으면 그 죄 또한 없어지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 텐데.”


  “아랫사람이 잘못을 저지르면 윗사람이 책임을 지는 법이올시다. 또한 윗사람이 잘못을 했다면 아랫사람이 그 죄를 통감하는 법이오. 그분의 선친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잃은 분이시고 회장님의 선친은 그분들이 흘린 피 위에서 권력과 부를 틀어쥔 사람입니다. 선친이 용서를 구하지 않았다면 응당 그 자식 된 자가 선친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올시다.”

 

 

 한참을 생각하던 그가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꼭 못난 자들이 과거 운운하며 남이 애써 모은 재산을 시샘하고 공짜로 얻어먹으려 달려드는 법이지.”

 

 

 비상도의 얼굴이 순간 험하게 일그러졌지만 곧 냉정을 되찾았다.

 

 

  “그것은 친일의 대가로 얻은 재산일 뿐이오.”


  “나는 자네 스승인가 뭔가 하는 사람에게도 분명히 말했지만 이 땅은 자본주의 사회라는 점을 명심해 주게. 다시 말해 어떤 방법으로든 돈을 벌 수 있으며 또한 승자독식이 용납되는 곳이란 말일세.”

 

 

 비상도의 언성이 높아지고 있었다.

 

 

  “나는 당신네들이 가진 재산 따위에는 관심이 없소. 하지만 그 누구도 말하지 않는 친일청산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오.”


  “거듭 말하지만 내 어른은 그 당시 자신의 직분에 충실했을 뿐이었어.”

 

 

 그 순간 비상도의 손이 회장의 뺨을 후려갈겼다.

 

 

  “일본 놈의 개돼지 노릇을 하면서 말이오? 내가 당신에게 손을 댄 것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다 무수히 숨져간 애국지사들이 반민족행위자를 향해 던지는 한 맺힌 절규라 생각하시오.”


  “네놈이 감히…….”

 

 

 일어서려는 그를 향해 다시 한 번 비상도가 손을 뻗었다. 송풍에 맥을 눌린 그가 맥없이 소파에 뒷목을 젖혔다.  (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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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26

 

 

일제 강점기 독립투사를 잡아 고문하던 친일형사
다른 반민족행위의 차단을 위해서라도….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권선징악이 주제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그가 서울에 도착한 것은 정오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고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곧장 지하철로 몸을 숨겼다. 예전 자신에게 가르침을 청했던 사람들이 이곳에 있어 더러 온 적은 있었지만 서울이란 곳은 늘 불편한 곳이었다.

 

 

 비상도는 지하철에서 내려 간단한 요기를 하고 곧장 조천수의 집을 찾아갔다. 지난번 스승님의 편지 이후 두어 번 서신왕래를 하며 그의 집을 약도로 그려 왔기 때문에 그 곳을 찾아가는 데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큰길에서 꽤 멀리 떨어진 곳이었다. 조천수라는 문패가 달린 3층 저택이 웅장한 위용을 자랑이라도 하듯 떡 버티고 서 있었다. 담장 곳곳에는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 주위를 살폈다.

 

 

 일제 강점기 독립투사를 잡아 고문하던 친일형사에서 해방 후 애국자로 둔갑하여 권세를 누렸던 자의 아들이 사는 집이었다.

 

 

 그의 아들 조천수는 현재 일성그룹 총수에 올라 족벌체제를 구축하며 이 나라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친일의 부를 세습한 그가 이 호화주택의 주인이라 생각하니 말 할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독립투사의 아드님은 변방을 떠돌거늘…….”

 

 

 눈물을 머금고 돌아섰을 스승님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비상도는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세요?”

 

 

 여자의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조천수 회장님을 만나러 온 사람입니다.”
  “지금 안 계시는데요. 누구시라고 전해드릴까요?”


  “회장님의 선친에 관한 일로 한번 만나 뵈었으면 합니다.”
  “회장님 오시면 말씀 드릴게요.”


  “그럼 내일 이 시간쯤에 다시 오겠습니다.”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저쪽에서 일방적으로 수화기를 내려놓은 소리가 들렸다. 예상이야 했지만 역시 만나기가 어려운 사람이었다.

 

 

 그의 사무실을 찾아간다 하여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 분명했다. 왜냐하면 자신의 가문에 대한 치부가 드러날 것이 두려워 만나는 것을 피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내일까지 기다려 보기로 했다.

 

 

 비상도는 일찌감치 근처에서 숙소를 정하고 내일 있을 그 사람과의 만남을 떠올렸다. 어쩌면 그와의 만남이 내일이 될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상황에 따라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그는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갔다.

 

 

 자신은 스승님처럼 쉽게 물러나지 않을 생각이었다. 어떻게 하던 그의 선친이 저지른 죄상에 대한 사과의 말을 꼭 들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 모양새는 지나간 과거사에 대한 정리를 위해서도 아니면 미래에 있을 또 다른 반민족행위의 차단을 위해서라도 신문지상을 통해 사과문을 싣도록 하는 것이었다. (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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