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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 익는 섬, ‘워~매! 여기가 저승인가?’ 얼매나 맛나다고. 이 맛이 젤(최고)이여!” 3년 전, 여수시 나발도의 멸치막 풍경 바다 일에 나선 어선 한 척이 부두에 닿았습니다. 아낙, 배가 닿자마자 멸치 막으로 종종걸음입니다. 멸치 막 가마에 물이 채워지고, 가스불이 켜집니다. 소금이 첨가됩니다. 아낙 다시 배로 향합니다. 어부와 어부의 아내 배에서 멸치를 퍼냅니다. 가마의 물이 데워지자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납니다. 어부와 어부의 아내 멸치를 가마로 옮깁니다. 행여 신선도 떨어질까, 잰걸음으로 성큼성큼 걸어갑니다. 폴짝폴짝 뛰던 멸치가 가마에 마구 떨어집니다. ‘워~매. 여기가 저승인가?’ 할 새도 없이 멸치 익어갑니다. 멸치가 들어가자 가마에서 나던 연기가 잠시 사그라 듭니다. 그러다 다시 기세를 올립니다. 멸치들이 통째로 익어갑니다. 구수한 .. 더보기
배 팔려고 내 놨어! 연락은 올까? 배 팔려고 내 놨어! 연락은 올까? 소작 어부를 ‘선주’로 만들어줬던 배(船) [꽃섬, 하화도 3] 아쉬운 흥정 “배를 팔려고 내 놔써.” ‘아래 꽃섬’, 김중재(69) 어촌계장의 설명입니다. 정작 배 주인인 임중선(79) 할아버지는 그저 조용히 문어 통발 그물 손질에만 열중입니다. 객선이 닿는 부두에서 몇 사람이 낚시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선창에선 그물을 씻고 있습니다. 정자나무 그늘 아래에서도 몇 사람이 그물을 수선하는 중입니다. 그 누구도 입을 열어 말하려 들지 않습니다. 이게 오히려 한가로운 꽃섬 풍경을 더욱 여유롭게 합니다. 예상치 못했던 여유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쉴새없이, 끊임없이 입을 놀려야 했던 육지 생활….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 “이십 년 넘게 움직이던 밴데. 허리도 꼬부라지.. 더보기
지도는 왜 그리게 하셨을까? 지도는 왜 쓰고, 그리게 하셨을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과거와 현재, 미래의 거울? [아버지의 자화상 1] 벼루, 먹, 우리나라 지도 과거는 현재를, 현재는 미래를 나타내는 거울이라고 했던가? 삼십여 년 전. 그러니까 제가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 직업은 어부였습니다. 여름철이면 정어리를, 겨울에는 돔을 주로 잡았던 듯합니다. 지금은 물고기 씨(?)가 말라, 어민들이 삶의 터전인 황폐화된 어장을 떠나는 실정이지만, 이때만 해도 고기가 넘쳐 났지요. 특히 기억되는 건 잡아온 정어리를 털 때, 그물 뒤에 서서 땅에 떨어지는 정어리를 줍기 위해 이리저리 뛰었던 광경입니다. 아버지는 이런 아들에게 뭐라 한 마디 하실 법도한데 아무 말씀이 없었습니다. 제가 재미삼아 주어온 정어리로 만든 찌개는 아버지께서 가져오신.. 더보기
시조로 풀어 본 여행의 잠자리 유형! ‘여행=잠?’ 혹은 ‘인생=바다?’ [범선타고 일본여행 17] 잠자리와 시조(詩調) 여행은 먹거리도 먹거리지만 잠자리가 편해야 합니다. 쌓인 피로 푸는 데는 깊은 잠이 최고니까요. 잠자리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 유형을 살펴볼까요? # 1. 누우면 눈꺼풀이 스르르 감기다. 범선타고 시작한 7박 8일의 일본 여행길. 피로 덕에, 누우면 ‘푹 자야지’ 할 새도 없이 눈꺼풀이 스르르 감겼습니다. 도둑이 훔쳐가도 모를 만치. 아마, 이렇게 잠들지 않았나 싶네요. 다 부르지 못한 노래 내가 나를 지우고 싶다 무력(無力)만을 즐겨온 나 이성(理性)을 갉아먹고도 부화 못한 너로 하여 그 숲속 헤매온 낮과 밤 허울도 벗기고 싶다 부질없이 쌓은 탑 그 오만도 다 지우고 죽어서도 피어나는 가슴 속에 물린 씨앗 지니고 떠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