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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선 항해'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4.30 “왜, 아웅다웅 살았을까?”

“왜, 아웅다웅 살았을까?”
[범선 여행 1] 하멜 항로를 따라 일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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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범선 '코리아나 호'

知者樂水(지자요수)요, 仁者樂山(인자요산)이라.

공자는 <논어〉에서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 자는 산을 좋아한다.”고 하였습니다. 즉,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이 물과 같아 흐름이 낮은 곳을 향하여 유익함이 있고, 인자한 사람은 마음이 산과 같아 변함없이 한 곳을 향한다”며 마음의 도를 강조하였습니다. 이렇게 살면 얼마나 좋으랴마는 쉽지 않은 일.

지난 4월 22일, 범선을 타고 하멜 항로를 따라 일본 나가사키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항해는 9회째를 맞는 일본 나가사키시 범선 축제위원회의 ‘코리아나 호’ 초청에 따른 것입니다.

오전 9시, 부푼 마음으로 여수 소호 요트장에 도착합니다. 썬 그라스에 모자를 쓴 사람들 일행임을 직감합니다. 다가가 인사합니다. “범선 여행 가세요?” 서로 반갑게 수인사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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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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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수속.


범선 여행 기대되나 멀미는 두려워

이순애 씨는 참여 동기에 대해 “인터넷을 통해 이번 여행을 접해 신청했다.”면서 “여자 혼자 7박 8일간의 여행에 나선다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런 기회가 없을 것 같아 낭만적인 범선 여행에 참여하게 되었지만 멀미는 두렵다.”고 말합니다.

이번 범선 여행에는 22명이 참여하였습니다. 출국 수속을 위해 출입국관리소와 세관에서 나와 소지품을 검사하고 여권과 얼굴을 대조합니다. 비행기로 출국할 때와는 또 다른 맛입니다. 11시, 범선이 움직입니다. 낯선 이들과의 낯선 여행의 시작입니다. 정구철ㆍ의진 부녀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언제 우리나라를 벗어나죠?”
“이소연은 지구를 벗어나 우리나라를 보며, 저 아름다운 대한민국에서 왜 아웅다웅 살았을까? 했답니다.”
“기분 좋네요?”
“지금은 좋은데 대한해협 가면 풍랑이 심해 힘들어요. 꼬박 하루 걸리니 느긋하게 준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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돛을 올리는 일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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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차! 영차! 돛을 올리자.

여수 탈출한 하멜 항로 따라 국제 교류에 나서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선원 하멜은 1653년 대만에서 일본 나가사키로 가다 제주도에 좌초되어 서울 등지를 돌다 1663년 전라좌수영(여수)에 거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1667년 인근 섬에 다니던 중 7명의 동료와 배를 타고 탈출, 일본 나가사키로 향하게 됩니다. 이후 네널란드로 건너가 <하멜표류기>를 발간하여 조선을 알리게 됩니다.

정채호 코리아나호 선장은 하멜항로를 따라 가게 된 이유에 대해 “여수는 거북선, 판옥선과 선소, 진남관 등의 역사를 지닌 범선의 도시다.”면서 “이런 여수에서 2007년에 열린 세계범선축제 24만 명이 모일만큼 관심이 많아 하멜과 같은 항로를 타고 하멜을 느끼면서 나가사키 범선축제에 참여해 국제 교류를 하고자 한다.”고 밝힙니다.

바다는 하멜의 온갖 고난을 상기하라는 듯 비를 흩날립니다. 더불어 바람과 풍랑이 일고 추위가 엄습합니다. 잔잔한 바다, 화창한 날씨를 기대하진 않았지만 여행의 각오를 다지게 합니다. 기어이 몇 몇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하고, 배 멀미를 하소연하는 이들이 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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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에서 본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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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호 선장이 범선을 몰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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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몰려 옵니다.

바다 여행은 경건한 마음으로

범선은 바람을 타고 힘차게 나아갑니다. 이 바람은 하멜 일행에게 조선에서의 고난의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갈 수 있다는 기대를 주었을 겁니다. 그들에겐 희망의 바람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일행에겐 배 멀미란 고통의 바람입니다. 하나 둘 범선 갑판 아래의 침실로 사라집니다.

상선 선장 경력이 있는 안승웅 씨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바다는 어떻게 대해야 합니까?”
“바다 여행은 경건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대해(大海)에서 맞이하는 대자연에서 인간의 왜소함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자연 앞에 경건한 마음가짐은 바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자연의 위대함과 맞서 필사적으로 조선을 탈출했던 하멜의 바다는 불굴의 도전과 투지의 바다였을 테죠. 그러나 범선축제 참가자에게 대양은 인간의 왜소함을 보게 하는 ‘겸허의 바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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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이 노~옴”

대한해협을 지나 공해상에 이르러 환한 불빛을 만납니다. 오징어잡이 불빛이라 합니다. 밤바다를 두고 스스로와 선문답(禪門答)을 나눕니다.
 
- 삶은 무엇입니까?
“… 바람 …”

-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 바람따라 …”

-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 이 노~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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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잡이 불빛. 인생도 빛을 만나는 과정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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