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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15 아랫집에 누가 이사 왔을까?

“요즘 좀 시끄럽지요? 미안합니다.”
“조용합니다. 부담 갖지 마십시오!”

‘자식이 많으면 바람 잘날 없다’더니, 사람 많이 사는 아파트 또한 바람 잘날 없습니다. 툭 하면 마이크에서 흘러나오는 소리, “위집에서 조금만 신경 쓰고 아이들 뛰는 것 중의 시키면 되는데….” 하는 ‘배려’ 이야기입니다.

그 소릴 듣다보면 “왜 아파트를 이렇게 지었을까?” 싶습니다. 이런 아우성으로 인해 법적 규제가 강화되었지만 그 전에 지은 아파트는 어쩔 수 없이 현실에 순응하며 살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 집도 한동안 마음 편히 살았었습니다. 왜냐고요? 아래 집이 몇 달간 비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뛰어도 주의시키지 않아도 됨으로 인해 오는 편안함(?)은 대단했습니다. 그렇다고 아랫집과 사이가 나빴느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처음 이사 와서 바쁘다는 핑계로 아랫집과 인사를 차일피일 미루게 되었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누군가 아래층을 누르면 ‘혹 아랫집 아닐까?’ 미안한 마음에 괜스레 움츠러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지인 소개로 아래층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예전의 아랫집 아이들이 무얼 가져왔었습니다. 감자를 딸려보냈습니다.

가슴 아픈 소리, “친구들도 데려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저희 집이 좀 시끄럽지요? 미안합니다. 뛰지 마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아닙니다. 조용합니다. 위에 사람이 살까 하는 정도로 조용하니 신경 쓰지 마십시오.”

시끄러웠을망정 이렇게 말해 주니 고맙더군요. 알고 보니 아랫집 큰 아이가 저희 둘째와 같은 반이더군요. 그리고 간혹 먹거리를 서로 주고받고 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남자들끼리 술도 한잔하게 될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요즘 좀 시끄럽지요? 미안합니다.”
“그래도 조용합니다. 부담 갖지 마십시오. 저는 아랫집 때문에 화가 납니다. 같은 회사 다니는데 조금만 시끄러워도 ‘조용해라’ 전화를 합니다. 저희 아이들이야 발뒤꿈치를 들고 다녀 조용합니다. 그런데 친구들이 놀러오면 쿵쿵거리나 봅니다. 그걸 못 참고 전화를 합니다. 그래 친구들도 데려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뜨끔했습니다. 간혹 뛸 때마다 “아랫집 시끄럽겠다.” 주의 주지만 어디 아이들이 마음대로 되나요. 금방 잊고 맙니다. 아랫집 이사 간 뒤로도 아직까지 가끔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메일도 주고받고 있습니다.

튀밥도 가져왔더군요. 정이지요.


“얘들아”…“아차, 아랫집 이사 왔지!”

그렇담, 윗집과의 사이는 어땠냐고요? 5년 동안 얼굴 한 번 뵌 적이 없습니다. 조용하냐고요? 시끄럽습니다. 자식 키우는 집에서 말한다고 고쳐질 게 아니니 이해하고 삽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한 마디씩 합니다.

“들어봐라. 윗집 소리 들리지. 아랫집은 어떨 것 같아?”
“시끄럽겠어요!”

그런데 며칠 전, 아랫집에 사람이 들었습니다. 이사 온 줄도 몰랐는데 불이 켜져 알게 되었습니다. 그간 누리던 자유(?)도 끝났습니다. 한동안 자유를 누렸던 아이들도 깜박깜박 잊고 뛰기도 합니다. 그러면,

“얘들아”
“아차, 아랫집 이사 왔지!”

조만간 서로 인사 나눠야 하는데 망설여집니다. 어떤 사람일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전의 아랫집 사람들처럼 마음 넓은 사람 만나면 좋을 텐데’란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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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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