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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숨은 그림 찾기 내지는 보물찾기의 정체는?
섣부른 상상, “아 맛있겠다” 관심이 바로 ‘행복’
동심 속, “익으면 꼭 같이 맛볼 기회 주시길….”
여수산단 내 공장에 핀 꽃과 열매에서 느낀 ‘행복’

 

 

 

 

눈길을 잡아 끄는 게 있었으니...

이게 뭐지?

 

 

 

“엥, 저게 뭐지?”

 

 

지난 7월 초. 무심코 눈 돌렸더이다. 깜짝 놀랐더이다. 잔디, 쑥 등 풀 사이로 어렴풋이 꽃 한 송이 보이더이다. 제조 공장 내 공터 잔디 틈새에 핀 노란 꽃. 야생화거니 했더이다. 뭔가 심상찮더이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 내지는 보물찾기 같더이다. 뭔가 찾을 수 있을 듯한…. 찰나 ‘무슨 꽃일까?’ 궁금했더이다. 다가가니 꽃이 한 송이가 아니더이다.

 

 

“오이는 아닌데, 혹시….”

 

 

설마 했더이다. 긴가민가했더이다. 암튼 본 적 있는 꽃이더이다. 줄기를 따라 천천히 눈길을 옮겼더이다. 헉! 꽃 밑에 귀엽고 앙증맞은 작은 열매가 달렸더이다. 그제야 꽃의 정체를 알았더이다. 순간 가슴이 콩닥콩닥 뛰더이다. 열매는 세상에 머리를 쑥 내밀며 말을 걸고 싶은 모양새이더이다. 자태가 당당하게 느껴지더이다. 반갑더이다. 탄성처럼 말이 튀어 나오더이다.

 

 

“어찌 이런 곳에...”

 

 

왜 이런 생각을 했을까. ‘꽃’과 ‘열매’는 내게도 고정 관정이 있음을 반성케 하더이다. 편견은 두 가지더이다. 하나는 생명이 있는 어떤 존재도 자기가 있을 곳이 어디라고 딱 정해진 게 아니라는 것. 또 하나는 화학제품 생산 공장은 막연히 삭막할 것이라는 편견이더이다. 그러니까, 사람이 있는 곳은 어디나 넉넉한 정이 있다는 걸 간과하고 있었더이다.

 

 

본 듯한 꽃이었습니다. 

눈치 채신 분들은 쉿!

 

 

 

 

“아! 맛있겠다.”

 

 

머리는 벌써부터 김칫국을 마시고 있더이다. 열매를 따 시원하게 먹는 상상이더이다. 섣부른 상상만으로도 기분 좋더이다. 그래선지, 꽃마다 열매가 달렸으면 싶었더이다. 바람이 앞섰을까, 욕심이었을까. 다른 꽃 밑에는 아직 열매가 달리지 않았더이다. 이른 듯싶더이다. 차츰 하나 둘 열매가 맺기 시작하더이다. 관심의 대상이 있다는 게 행복이더이다.

 

 

“누가 이렇게 예쁜 짓을 했을까?”

 

 

칭찬이 절로 나오더이다. 나무 주위로 거름이 쌓였더이다. 정성이 고스란히 보이더이다. 흐뭇했더이다. 빙그레 웃음이 나오더이다. 웃음 주는 일이 얼마나 보람찬 일인지 이제야 진심으로 알겠더이다. 무심코 행한 몸짓 하나가 누군가에게 위안과 행복을 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더이다. 이걸 심은 사람이 복 받길 바랐더이다.

 

 

며칠 사이 꽃 밑에는 차근차근 열매가 맺기 시작하더이다. 그랬는데 어느 한순간 눈을 씻고 찾아봐도 꽃과 열매가 사라졌더이다. 한 줄기에 하나를 제외하고. 누가 꽃과 열매를 땄을까? 주렁주렁 달린 열매 보는 것으로 행복했었는데 상대적 박탈감이 들더이다. 알고 보니 의도적으로 땄더이다. 이유는 간단하더이다.

 

 

“꽃이든 열매든 적당히 떼어 줘야 토실토실하게 커. 한 줄기에 하나만 남기고 나머진 다 뗐어. 하나라도 잘 자라야지.”

 

 

뒤통수 한 방 제대로 맞았더이다. 아주 유쾌한, 상쾌한, 통쾌한 뒤통수였더이다. 왜냐? 저는 단순하게 ‘손톱만한 열매가 어느 세월에 클까?’라는 것만 떠올렸더이다. 그는 이를 넘어 알찬 열매 수확을 기대하며 꽃과 열매를 알아서 속아주었더이다. 알게 모르게 ‘선택’과 ‘집중’을 실행하고 있었더이다. 자연의 이치를 보는 눈이 한 수 위더이다.

 

 

행복을 준 당사자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두 열매 보는 게 즐거움이더이다. 이걸 보며 TV에서 종종 보이는 영상을 떠올렸더이다. 정성껏 키운 농작물을 갈아엎는 농부들. 오죽 했으면…. 농민의 마음을 이해 하겠더이다.

 

 

- 많은 나무 중에 왜 이걸 심었죠?
“주위에 묘목이 있어서 얻어 심은 거야. 자라는 거 같이 보면 좋잖아.”

 

 

뭐라. 있어서 심었다? 세상에는 있어도 안 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세상살이 ‘더불어 우리 함께’가 얼마나 어려운 줄 알기나 하냐고. 어쨌거나, 그는 “마음 가는 대로 움직”였답니다. 무심(無心) 하면서도 유심(唯心)한 그 마음이 예쁘게 여겨지더이다. 삶은 이래야 도통하지, 아마.

 

 

그에게 글 한 줄과 열매 사진 한 장을 보냈더이다. 몇몇 지인에게도 덩달아 보냈더이다. 이유가 있었더이다. 그에게 메시지를 보낸 건 ‘당신이 이걸 심은 덕분에 즐겁다!’란 고마움의 전달이었더이다. 지인들에게 메시지를 보낸 건 ‘무더운 여름 잘 나라’는 덕담이었더이다. 그는 무반응이더이다. 반면 지인들 반응은 예상했던 대로이더이다.

 

 

“다 익으면 꼭 같이 맛볼 기회 주시길….”

 

 

어제, 공장 사람들은 “커가는 열매를 보니 동심으로 돌아간 느낌이다”며 “이걸 보니 원두막 생각도 난다”고 하더이다. 사람 사는 정으로 피어난 게지요. 앞으로 2주면 따 먹어도 될 것 같더이다. 그에게 열매가 익으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묻지 않았더이다. 왜냐면 ‘함께’를 아는 사람은 기본에서 벗어나지 않으니까. 아마, 그날은 푸짐한 나눔의 장이 될 테지요.

 

 

화학 공장이 즐비한 여수국가산업단지 내에서 알게 모르게 동료들에게 큰 행복을 안겨 준 열매는 여름 과일의 대명사 ‘수박’이었더이다.

 

 

 

 숨어 있으나 금방 들통나지요.

맛있는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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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찾기해도 되겠어요.”…“대머리 되는 거 아냐?”

 

아빠, 마사지 해 드릴까요?”

피부 관리에 관심이 많다 못해 넘쳐나는 중학교 2학년 딸이 자주 하는 말입니다. 아빠 얼굴은 숨구멍이 크고, 거칠어 피부 관리를 꾸준히 해야 한다나요. 저는 귀찮아 번번이 사양합니다.

아내는 아빠에게 마사지 권하는 딸을 못 마땅해 합니다. 공부에 신경 쓰면 좋겠는데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 공부는 뒷전이고, 엉뚱한 데에만 관심이 있다는 거죠. 결국 양이 안찬다는 거 아니겠어요?

그래 “내가 저걸 뭘 먹고 낳았을까?”란 소리를 입에 달고 있습니다. 이 말 들으면 웃음이 절로 납니다. 자기가 낳았어도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다는 거 아니겠어요?

어제도 딸은 남동생 얼굴 마사지를 해주었습니다. 마사지에 반응 없는 아빠 대신 남동생에게 은전을 베푼 것입니다. 아들 마사지 하는 걸 보니, 은근 ‘한 번 해 볼까?’란 마음이 굴뚝같더군요.

“딸, 아빠도 마사지 좀 해 줄래?”
“아빠가 웬일?”

“마사지 하시려면 깨끗이 씻으세요.”
“귀찮아, 그냥 하삼.”

딸이 반기며 마사지 화장품을 들고 나왔습니다. 마사지 크림을 떠서 얼굴에 발랐습니다. 사실, 딸에게 몇 차례 마사지를 받았습니다. 그 때마다 흐뭇하대요. 이번에도 “아빠 이 크림은 입술에 발라도 괜찮으니 입 다무세요”라며 구석구석 신경 쓰는 딸이 귀엽더군요.

아내는 어째 이렇게 사랑스런 딸을 못 마땅하게 생각하는지…. 세상살이, 공부가 다가 아닌데 말입니다. 말은 이래도 부모 마음은 매 한가지입니다. 사실, 공부 꽤나 하는 아들이 있어 위안입지요.

아내는 아빠와 딸의 마사지 광경을 힐끔힐끔 살폈습니다. 속으로 ‘엄마도 마사지 해준다고 하면 어디 덧나나?’하는 표정이었습니다. 딸은 끝내 ‘엄마도…’란 말을 삼키고 있었습니다.

입술 마사지를 끝낸 딸이 내 얼굴을 덮고 있던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마사지 크림을 바르며 나지막이 한 마디를 내 뱉었습니다.

“아빠, 이마가 엄청 넓네. 이마에서 보물찾기해도 되겠어요.”

딸의 한 마디에 식구들 빵 터졌습니다. “이마에서 보물찾기해도 되겠다니”, 그게 어디 말이 됩니까? 그 정도는 아닌데…. 그러고 보니 아내가 때로 이런 말을 하곤 했습니다.

“당신, 머리가 자꾸 빠져 이마가 넓어져요. 이러다 대머리 되는 거 아니야?”

그때마다 “대머리라니, 그 무슨 귀신 씨 나락 가 먹는 소리”라고 일축했는데, 딸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냥 무시하고 지나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마사지 후 아내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하하하하~”

옆에 누웠던 아내가 밑도 끝도 없이 웃어댔습니다. 웃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의아해 하는 남편을 보며 아내는 기어이 배꼽을 잡고 침대에서 뒹굴었습니다. 웃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어처구니없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딸이 하던 말 기억 나? 이마가 넓어 보물찾기해도 되겠다잖아. ㅋㅋ~”

살다 살다 별일입니다. 그게 배꼽 잡고 뒹굴 일입니까? 이런 일로도 한 번 크게 웃는 거 몸 건강에 좋다니 넘길 수밖에…. 그래도 사람 참 머쓱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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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08 16:54

몽당연필에 대한 추억

연필 깎다 피나는 손가락을 쪽쪽 빨면…
[아버지의 자화상 31] 몽당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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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펜에 끼워 쓰던 몽당연필의 추억이 아련합니다.

소풍 보물찾기에서 연필을 찾아, 혹은 운동회 때 달리기 상품으로 받은 연필을 아끼고 아껴 쓰다가 손에 쥐어지지 않을 정도가 되면 버리기가 너무 아쉬워 애 태우던 때가 있었지요.

연필이 닮아지도록 쓰다가 작아지면 아직 쓸만한 누이의 볼펜을 몰래 꺼내 꼭 다리를 떼어내고 연필을 대신 꽂아 사용했지요. 새 연필이 아닌 몽당연필일 뿐인데도 마치 큰 연필이 있는 듯 든든했지요.

선생님이 칠판에 쓴 글을 공책에 옮길 때에는 몽당연필 흑심에 침을 발라 꾹꾹 눌러가며 꼼꼼히 글을 옮겨 적곤 했지요. 이 때, 선생님의 “글씨 예쁘게 썼네!” 칭찬 한 마디면 입이 귀에 걸렸지요.

칼로 깎기 힘들만큼 몽당연필이 작아져도 깎아 쓰려고 무진장 애를 썼지요. 더 이상 깎기 힘들어 버려야 했을 땐, 서운해 하며 미적미적 버리면서도 묘한 희열과 성취감을 느끼곤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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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깎다 칼에 배여 피나는 손가락을 쪽쪽 빨면…

연필 깎을 때는 또 어땠습니까?

몽당연필을 돌려가며 예쁘게 깎는 기술을 선보일 때면 괜스레 어깨에 힘이 들어갔지요. 깎은 연필의 흑심 가루를 정성껏 벗겨낼 때의 기분은 또 어떻고요. 그리고 깍은 연필 가루는 입 바람으로 후~훅 불어 날려버렸지요. 스트레스까지 날아가는 기분이었지요.

연필 깎다 손가락을 배어 피가 나면 손가락을 입속에 넣고 쪽쪽 빨았지요. 손톱에 때가 낀 상태인데도 왠지 달콤했지요. 간혹, 어른들이 이 모습을 볼 때면 더러운 손가락 빨지 마라며 “저놈이 또…”하기도 했지요.

요즘은 연필 깎는 기계가 있어 편리하긴 합니다. 연필을 넣어 둘둘 손잡이를 돌리기만 하면 뚝딱뚝딱 깔끔하게 깎여 나오니까요. 그렇지만 아이들이 연필 깎는 재미를 기계에 빼앗긴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때론 깨끗하게 깎인 연필 가루들이 허공으로 날리지 못하고 정형의 기계 틀 속에 갇힌 모습에서 기계화 된 아이들의 일상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합니다.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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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에서 휘어지는 연필로 변신?

“아빠, 이런 연필도 있어요. 신기하죠?”

딸,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다고 몽당연필에 대한 추억이 아련한 제게 연필 자랑을 합니다.

“아빠, 보세요. 연필이 이렇게 마음대로 휘어져요. 글도 얼마나 잘 써지는데요.”

정말 연필이 눈앞에서 마음대로 휘어집니다. <해리포터>에서 혼자 마음대로 움직이며 기사를 써 내려가던 ‘리타 스키터’의 펜 생각이 납니다.

아이의 말에 신기함과 이런 걸 가졌다는 자랑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습니다. 부러지지 않는 고무연필이라니. 이걸 기술의 승리라 해야 할까, 아이디어의 승리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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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가 반짝여야 겨우 호기심 자극

사실 말이지 요즘 연필은 천덕꾸러기(?) 신세입니다. 여기저기 굴러다니다 못해 넘쳐납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상품이라야 겨우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구매 욕구를 일으킬 뿐입니다.

부모 세대들이 학창시절, 몽당연필에도 감사하며 생활하던 때와 비교하면 많이 변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세월이 변한다 하더라도 글쓰기 도구인 연필의 본래 기능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듯 무엇이든 본래 기능이 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타고 난 본래의 소질이 있을 것입니다. 부모는 자녀들이 타고난 소질을 찾아 개발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게 역할일 것입니다.

연필이 몽당연필에서 휘어지는 아이디어 상품으로까지 진화한 것처럼 자녀 교육에도 소질 개발을 위한 다양한 변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몽당연필을 소중히 여겼던 부모 세대의 마음과 추억처럼 아이들의 마음을 키워줄 그 무언가가 필요하단 생각이 떨쳐지지 않는 건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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