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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잘게요’ 다짜고짜 시작된 나 홀로 여행
짜장 스님이 진도에서 짜장 대신 밥을 준 까닭
평지가람 선원사, 속세에 나온 스님을 본 느낌

 

 

 

나무 석가모니불

선원사 일주문

일주문을 들어서면 바로 대웅전 등의 가람 배치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대, 용기 내 어디론가 훌쩍 떠나라!’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을 잠재우기 위한 ‘하룻밤’. ‘나’를 감당하기 힘들 때, 변화가 필요할 때 불쑥불쑥 도지는 ‘방랑벽’. 이것은 천지자연이 주는 선물입니다. 오롯이 나와 함께 떠나는 나 홀로 여행은 자신을 살찌우게 합니다.

 

 

“스님, 저 낼 하룻밤 잘게요.”

 

 

스님이 보고 싶었습니다. 배짱이 어디서 생겼을까. 다짜고짜 스님께 문자 날렸습니다. 처분만 기다렸지요. 마음으로 두드리는 노크소리가 약했을까. 감감 무소식. 기다림에 지쳐 마음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랬더니 그제야 핸드폰이 반응을 보였습니다.

 

 

“오세요. 기다리겠습니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더니, 소식이 온 것입니다. 지난 금요일, 벌거벗은 자신과 만나기 위한 온전한 여행을 결행했습니다. 이는 작은 설렘을 동반했습니다. 보고 싶은 스님의 법명은 ‘운천’, ‘짜장 스님’으로 더 유명했습니다. 전북 남원 만행산 선원사(禪院寺)를 찾는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남원 선원사 대웅전 안에는 보물이... 

오층석탑과 절 밖의 건물이 묘하게 하나의 풍경으로 엮어집니다.

 

 

 

 

남원 만행산 선원사는 “신라 헌강왕 원년(875년) 도선 국사께서 창건한 절”입니다. 특이한 건 시내에 있다는 점이지요. 이는 ‘절집=산사’라는 고정관념을 깨트렸습니다. 여기에는 풍수의 대가이신 도선 국사의 자연에 대한 해석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습니다.

 

 

“도선 국사께서 남원 중심산인 백공산의 지세가 약한데 변두리산인 교룡산 지세가 강하다면서 백공산의 기운을 북돋아 주기 위해 이곳에 절을 세웠다."

 

 

선원사는 도선 국사께서 남원의 번영을 부르고 재앙을 물리치는 비보, 수호사찰로 선원사를 세운 거였습니다. 이에 대한 짜장 스님의 보충 설명입니다.

 

 

“도선 국사는 남원이라는 배가 떠내려 갈 것을 걱정해 선원사를 창건하면서 약사전 앞에 두 개의 석주를 세웠습니다. 이 입석이 없었다면 남원은 물에 정처 없이 떠도는 배가 되었을 것입니다.”

 

 

 

진도 세월호 집회에서 점심 공양을 나눠주는 짜장 스님. 

 

선원사 절 마당에 서 있는 스님 짜장 차량이 반갑더군요. 

세월호 집회에서의 짜장 스님의 염화미소...

 

 

 

 

짜장 스님과 친해진 건 진도였습니다. 세월호 참사 1주년 집회였습니다. 당시 스님은 승복 대신 요리사 복장으로 거리에서 식사 준비 중이었습니다. 스님과자원봉사자들이 1천여 명에 달하는 희생자 유가족과 집회 참석자들에게 주먹밥과 반찬 및 국을 만들어 나눠주었습니다. 그 모습에 반했었습니다.

 

“스님 오늘 메뉴는 뭡니까?”
“주먹밥입니다.”


“짜장 스님이 짜장을 만들어야지….”
“서울서 여기까지 걸어오느라 얼마나 허기가 지겠어요. 밥으로 배를 채워야지요.”

 

 

진도에서 짜장 스님은 따뜻한 마음의 곳간지기였습니다. 배고픈 중생에게 공양을 보시하는 실천의 주방장이었습니다. 실제로 스님은 전국의 노숙자, 독거노인, 복지시설 등을 찾아다니며 소외 이웃에게 자장면을 제공하며 솔선수범의 자비를 실천 중입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남원 선원사는 이렇게 도심에 있습니다.

보물 제1852호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소조시왕상 일괄’입니다.

 

 

 

 

선원사엔 두 국가보물이 있었습니다. 보물 제422호 ‘철조여래좌상’은  “고려시대 것으로 높이 1.2m, 무릎 폭은 90cm입니다. 타원형 얼굴에 날카로운 눈, 예리한 코, 꽉 다문 입술 등에서 고려 철불의 특징을 볼 수 있습니다. 얇게 표현한 옷은 마치 한복을 입은 것처럼 옷가슴을 V자로 여민 것이 특징"입니다.

 

 

보물 제1852호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소조시왕상 일괄’은 “1610년과 1646년에 제작된 불상으로, 조선 후기 불교조각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라 합니다. 이 외에도 동종과 약사전 등의 유형문화제 및 요천강가 야외법회 때 쓰던 높이 12m, 폭 .5m에 달하는 괘불 등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선원사 일주문을 지나자 바로 대웅전이 보입니다. 선원사는 가람 배치가 색다릅니다. 보통 산사들은 높낮이를 달리한 공간 배치로 여유로움을 주는데 반해, 평지가람인 선원사는 옹기종기 붙은 가람배치가 마치 속세에 나온 스님을 본 듯한 느낌입니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약사전, 칠성각, 명부전이 좌우로 들어섰습니다. 중정에는 오층석탑, 석등부재, 고려시대 초석 등이 자리했습니다.

 

 

선원사는 특별했습니다. 속세의 중심에 들어선 절집답게 속세에서 속세를 본 듯 하달까. 그것은 내 안의 나와 마주한 듯했습니다. 어디에 있던 마음먹기에 따라 그 존재가치는 달라진다는 간단한 삶의 이치를 일깨우는 듯했습니다. 나를 찾아 떠난 여행은 작은 행복이었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보물 제422호 ‘철조여래좌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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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안녕하셨습니까? 모두가 부처인 까닭
절집 비빔밥, 고추장 없이 먹어야 더 맛있는 이유
경남 창원 여항산 성불사의 ‘부처님 오신 날’ 풍경

 

 

 

 

우리가 바라는 용화세상은...

 

 

나라의 평안을 빌고...

 

 

부처님이 어디 절집에만 있답디까?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대법회

 

 

연등을 접수하고...

 

나무 석가모니불!

 

 

 

어디 갈 데가 있다는 건 행복입니다.
반갑게 맞아 줄 이 있다는 건 행운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

어디로 갈까?

고민했습니다.

 

 

전남 여수 돌산 용월사 원일스님 등이 “석가탄신일, 오세요!”라고 요청하더군요. 하지만 올해 불사를 준비 중인 경남 창원 여항산 성불사 청강스님에게 이미 마음을 허락한 뒤라 어쩔 수 없었습니다. 몸은 따로 있되, 마음만은 하나였습니다.

 

 

 

관욕

 

 

관욕

 

관욕

 

 

읽을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법정스님 글귀 하나 읽고 가지요.

 

 

 

     산에 오르면


                               법정스님

 

  여보게 친구
  산에 오르면 절이 있고

 

  절에 가면 부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절에 가면 인간이 만든 불상만
  자네를 내려다보고 있지 않던가?

 

  부처는 절에 없다네…
  부처는 세상에 내려가야만 천지에 널려있다네
  내 주위 가난한 이웃이 부처고
  병들어 누워있는 자가 부처라네

 

  그 많은 부처를 보지도 못하고
  어찌 사람이 만든 불상에만
  허리가 아프도록 절만하는가?

 

  천당과 지옥은 죽어서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는가?
  살아있는 지금이 천당이고 지옥이라네
  내 마음이 천당이고 지옥이라네
  내가 살면서 즐겁고 행복하면 여기가 천당이고
  살면서 힘들다고 고통스럽다고 하면 거기가 지옥이라네

 

  자네 마음이 부처고
  자네가 관세음보살이라네

 

  여보시게 친구
  죽어서 천당가려하지 말고
  사는 동안 천당에서 같이 살지 않으려나?

 

  자네가 부처라는 걸 잊지 마시게
  그리고 부처답게 살길바라네
  부처답게…

 

 

그러게요. 법정스님 말씀이 백 번 천 번 맞습니다. 부처가 어디 산 속 절집에만 있답디까? 다들 세상에 널린 부처는 왜 보지 못한답니까? 천당과 지옥이 어디 저승에만 있답디까? 언제부터인가, 절에 스님만 있고 부처는 사라졌다더니 안타깝습니다. 그래 설까, 세상은 이미 아수라장입니다. 이걸 깨닫는 순간, 세상은 다시 용화세상이 되겠지요.

 

 

 

나무 석가모니불!

 

 

여항산 성불사 오세홍 종무원장

 

 

김영규 신도회 부회장 촛불 점등

 

 

정상식 신도회장 인사말

 

최명락 신도회 부회장 발원문 낭독

 

 

 

지난 25일 석가탄신일 새벽, 목욕재계했습니다. 아침, 속세에서 만남이란 시절인연을 타고 난 지인 두 분과 함께 창원 성불사로 향했습니다. 절집으로 가는 길, 지인이 암송하던 금강경을 직접 독송해 주신 덕에 귀와 마음 행복했습니다. 게다가 지인 자녀들이 절집에 함께 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김밥으로 대신 싸준 덕분에 입까지 즐거웠습니다.

 

 

“성불하십시오!”

 

 

성불사 입구에 배치된 주차요원 신도님들과 인사 나눴습니다. 그들은 절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한 마음을 헤아린다는 듯 미소 지었습니다. 절집으로 가는 길에는 연등이 빙그레 길 밝히고 있었습니다. 공양 간에는 전과 고사리나물, 콩나물, 버섯나물 등 비빔밥 재료들이 푸짐하게 마련되었습니다. 한쪽에는 신도들과 나눌 떡을 싸고 있었습니다. 옆에서는 식혜로 목을 축이며 인사 건네고 있었습니다.

 

 

 

 

주차 봉사 등...

 

 

류지영 경기민요학원 부산지부 원장의 회심곡 음성 공양

 

배배갑종 이장님의 차량 봉사

 

 

10시, 여항산 성불사 오세홍 종무원장 사회로 ‘제2559년(2015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대법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대법회는 개회, 촛불 점등(김영규 신도회 부회장), 석문스님의 타종, 삼귀의 가창, 반야심경 독송, 봉축 점등(김갑남 신도회 부회장), 정상식 신도회장 인사말 등으로 거행되었습니다.

 

 

이어 헌화 및 관욕, 예불 및 신중단 퇴공, 발원문 낭송(최명락 신도회 부회장), 청법가 가창, 청강스님 법문, 영단시식, 음성공양(회심곡-류지영 경기민요학원 부산지부 원장), 사홍서원 가창, 산회가 가창, 불자님들 상호 인사, 폐회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경남 창원 여항산 성불사 주지 청강스님이 신도들께 인사 올립니다.

 

 

법당 밖에도 신도들이 앉았습니다.

 

안녕하셨습니까?

 

 

“부처님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법문에 나선 청강스님의 엉뚱한 일갈(一喝)에 신도들 의아한 표정이었습니다. 그러다 이내 밝은 표정이 되었습니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이치를 아는 게지요. 그들은 법정스님께서 속세에 천지라던 그 부처님들이었습니다. 속세의 부처님들이 절집에 찾아든 겁니다. 그래서 청강스님은 절집을 찾은 속세 부처님들께 문안 인사를 올린 것입니다. 

 

 

“다들 눈을 감아 보세요. 자 이제 눈을 뜨십시오. 이게 바로 부처님 오신 날의 의미입니다. 눈을 감으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지만, 눈을 뜨면 환하고 밝은 세상이 보입니다. 이렇듯 밝은 세상을 만들려고 부처님이 오신 겁니다.”

 

 

 

 

 

석문스님

 

 

후삼국시대, 궁예는 현세에서 용화세상과 미래불을 꿈꿨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그토록 바랬던 용화세상과 미래불을 맞이하지 못한 채 쓸쓸하게 죽어갔습니다. 왜일까? 항간에선 궁예가 욕심에 빠져 그 시대의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전체를 바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랍니다. 그러니까 욕심으로 인해 백성을 등졌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이는 현실을 직시하는 ‘정견(正見)’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꿈을 이루고 싶다면 자기가 갈 길을 제대로 바르게 나아가야 합니다. 부처님 오신 날, 초발심을 일으켜 행하면 그게 행복입니다.”

 

 

청강스님은 그러면서 불교 수행의 8가지 올바른 길인 정견(正見), 정사유(正思惟), 정어(正語), 정업(正業), 정명(正命), 정념(正念), 정정진(正精進), 정정(正定) 등 ‘팔정도(八正道)’를 강조하셨습니다. 이게 어디 쉽습니까? 그래서 수행이 필요하겠지요. 법당 앞 공중에는 연등이 바람에 살랑이고 있었습니다.

 

 

여항산 성불사 비빔밥

 

 

 

 

“절집에서 먹는 비빔밥은 고추장 없이 먹어야 더 맛있어.”

 

 

부처님 오신 날 나누는 공양, 맛있게 먹는 법입니다. 고추장 없이 먹어야 신선한 각 재료의 맛이 그대로 우러난다는 겁니다. 그래도 속세의 입맛에 맞춰 드시고 싶다면 입맛껏 드시는 것도 한 방편입니다. 다만, 로마에선 로마법을 따라라는 말만 기억하면 됩니다. 하여튼, 공양에는 많은 공양주 보살들의 보리심이 깃들어 있습니다.

 

 

 

공양 준비

 

 

과일 공양 준비

 

 

떡 공양 준비 

 

설거지 공양

 

 

부처님께서 살아생전 제자들과 함께 탁발한 음식을 한 톨 남김없이 맛있게 드셨다고 합니다. 왜냐? 때문이 아니라 덕분에…. 이로 보면 음식 나누는 즐거움은 곧 부처되는 지름길입니다. 그러고 보니, 지인 자녀들이 싸준 도시락도 열반으로 가는 공덕이지 싶습니다. 모두 성불하시길!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김갑남 신도회 부회장의 절

 

 

나무 석가모니불!

 

부처님의 자비가 온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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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맞게 삭은 홍어 냄새가 코를 자극했습니다!

[여수 맛집] 홍어 삼합 - ‘이레 손 두부’

 

 

 

소담스런 푸짐한 한상이 입맛을 자극했습니다.

곱삭은 맛의 홍어입니다.

 

 

어려운 경기에도 허심탄회하게 승복을 보시한 친구가 있습니다.

그 마음이 고마워 식사 대접하려고 친구 사업체로 갔습니다. 친구가 그러더군요.

 

 

“우리 뭐 먹을까?”
“아무거나, 자네 좋을 대로 하게.”

 

 

메뉴 고르기는 언제나 고민거리입니다.

친구는 생각 끝에 “홍어 삼합 어떤가?”라고 물었습니다.

재고 자시고 할 거 없이 ‘콜’ 했습니다.

 

친구는 상가와 거리가 있는 주택가의 한 집으로 이끌었습니다.

이 집을 고른 이유를 물었더니, 그러더군요.

 

 

“이 집 음식은 한결 같아. 부부가 같이 묵묵히 노력하는 모습이 끌리더라고. 음식 맛도 수수하니 투박하고, 두부도 국산 콩을 사용해 직접 만들어 좋더라고.”

 

 

이만하면 뭐 다질 것 없이 ‘OK'였습니다.

특히 마음 따뜻한 친구가 권하는 집이라면 그 집 어디엔가 훈훈한 마음이 스며있을 거란 믿음이 있었습니다.

어제, 그렇게 찾은 곳이 여수시 신기동에 자리한 ’이레 손 두부‘집이었습니다.

 

 

시골스런 분위기였습니다.

간판에 우리콩으로 만든 두부라는 문구가 이색적이었습니다.

시골스런 분위기에 반했습니다.

 

 

“홍어 삼합 주시고요, 두부도 얹어 주세요!”

 

 

간판에 “순수 100% 이리 콩으로 만든 옛 정성 그대로 만들어 최고로 모시겠습니다”라 쓰여 있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출입문에는 홍어 삼합과 홍어탕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간판으로만 보면 두부보쌈, 두부김치가 주 메뉴였습니다.

 

주인 부부가 주방에서 열심히 요리를 만들다가 우릴 맞이했습니다.

영락없는 시골부부처럼 순박한 인상이었습니다.

 

 

친구와 나누는 정은 막걸리가 제격입니다.

 

 

실내도 시골집 같은 분위기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 끌려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자주 찾나 봅니다.

이른 저녁시간이라 손님은 한 방만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주인장이 주문받으러 왔습니다.

친구가 홍어삼합을 제안했음에도 간판에서 보았던 두부 요리가 왠지 끌렸습니다.

제가 망설이는 사이, 친구는 거침없이 주문했습니다.

 

 

“홍어 삼합 주시고요, 이 친구 맛 좀 보게 두부도 얹어 주세요.”

 

 

아무래도 친구는 이 집 홍어 삼합을 꼭 맛보이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었나 봅니다.

 

 

잠시 후 막걸리와 함께 밑반찬이 나왔습니다.

고추, 깻잎 장아찌, 나물, 고구마 등을 보니 소담스런 시골 밥상을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느끼는 시골 정취였습니다.

 

본 메뉴가 나왔습니다.

홍어, 돼지고기, 묵은 배추김치에 두부와 무말랭이까지 더해진 푸짐한 한상 차림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무를 특히 좋아하는 지라 무말랭이에 꽂혔습니다.

보기만 해도 배가 불렀습니다.

 

 

돼지고기도 부드러웠습니다.

제 취향인 무말랭이가 특히 좋앗습니다.

얼맞게 삭아 입을 자극하는 홍어.

 

 

알맞게 삭은 홍어 냄새가 코를 자극했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 손이 가만있을 리 없었습니다.

일단 깻잎장아찌를 깔고 익은 김치, 홍어, 돼지고기를 얹었습니다.

그리고 깻잎을 말아 입에 넣었습니다.

 

알맞게 삭은 홍어 냄새가 코를 자극했습니다. 오독오독 씹었습니다.

익은 김치가 돼지고기 맛과 홍어 맛을 부드럽게 감싸 주었습니다.

흑산도, 목포, 나주 영산포를 휘몰아쳤던 홍어 광풍이 요 몇 년 사이 여수에도 상륙했습니다.

 

 

홍어삼합 요렇게 싸 먹었습니다.

돼지고기입니다.

국산 콩으로 주인장이 직접 만드는 두부입니다.

묵은 김치와 무말랭이입니다.

홍어삼합니다.

 

 

목포 권역에서 행사 때 홍어가 없으면 욕을 바가지로 먹는다고 합니다. 뭔가 허전하다는 거죠.

 

이에 반해 여수는 행사 시 서대가 빠지면 볼 일 보고 뒤 안 닦은 것 같습니다.

이랬던 여수에서도 홍어 집이 많이 늘었습니다.

 

대학에서 홍어 연구를 수년 동안이나 했던 지인과 자주 갔던 곳이 한 군데 있습니다.

하지만 맛이 변한 뒤로 가지 않습니다.

 

간혹 지인들 권유에 못 이긴 척 가지만 그대마다 실망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횡재한 기분이었습니다.

 

홍어 삼합을 두부와 같이 먹는 궁합도 꽤 괜찮았습니다.

맛있는 음식은 많이 앉아 같이 먹어야 더 맛있는 법.

 

전화가 울리고 그들을 불러들였습니다.

고등학교 친구들이 하나 둘 모이더니, 어느 새 여섯 명이 합석하게 되었습니다.

 

옛 추억을 떠올리며 거나하게 취지가 오를 쯤 마지막으로 홍어탕이 나왔습니다.

홍어탕의 알싸한 맛도 가히 일품이었습니다.

 

지난 토, 일요일에 감기 몸살로 인해 꼼짝 않고 집에 박혀 있었는데, 마침 막힌 코를 ‘뻥’ 뚫는 듯한 시원함이 입안을 휘감았습니다. 행복이었습니다.

 

 

알싸한 홍어탕입니다.

푸짐한 한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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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nissi99.tistory.com BlogIcon 아쌤수학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맛있게 보입니다. 홍어 삼합을 먹어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왠지 맛있게 보입니다. 홍어를 싫어하는 편이라 홍어는 빼고 먹고 싶네요.

    2013.01.02 12:52 신고

“나까지 거절하면 그가 세상 살 마음이 날까?”
사업실패로 찾아든 피폐한 그에게 손 내민 절집

 

 

 

 

지난 여름 찍었던 은적사 종효스님과 행자와 차 마시는 광경입니다.

 

 

 

“세상은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한다.”

 

생각은 있으나 행동으로 옮기기란 쉽지 않습니다.

살펴야 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어서 마음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몰라서 못할 때도 있습니다.

 

연말이 가까워 오는 지금, 아름다운 세상을 향한 훈훈한 인심이 기다려집니다.

 

 

“스님이 되겠다고 절에 찾아 온 이가 있는데, 우리 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어디 옷 보시 할 사람 없을까?”

 

 

지난 9월, 만났던 여수 은적사 종효 스님께서 지나가는 말로 이런 부탁을 하셨습니다. 이에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이백만원이나 되는 액수가 장난 아니었습니다.

서민 입장에서 선뜻 낼 수 있는 금이 아니어서 부담이었습니다.

 

누구에게 ‘스님 옷 보시 좀 하세요’라고 요청할지 고민스러웠습니다.

지난 10월 초, 염치 불구하고 먼저 번에 행자 복을 선물했던 지인에게 또 보시를 부탁했습니다.

 

그랬더니 “오십만 원 보태겠네. 나머지 사람들은 더 알아보게”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마음이 무척 고마웠습니다.

 

 

그 후, 다른 몇몇 지인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면서 ‘보시 좀 해라’는 말을 할 기회를 살폈습니다.

 

하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요즘 경제가 얼어붙었다는 현실을 온 몸으로 실감하고 돌아서야 했습니다.

 

 

사업 실패로 찾아든 피폐한 그에게 손 내민 절집

 

종효스님이 전한, 스님이 되려고 절집을 찾은 행자의 사연은 이렇습니다.

 

마흔 일곱인 그는 사업 실패로 쫄딱 망해 빚더미에 내몰렸습니다. 지난 여름, 술로 밤을 새우던 그가 피폐해진 심신을 이끌고 찾은 곳이 여수 은적사였습니다. 그는 결혼도 하지 않은 혈혈단신이었습니다. 절에서 정성으로 보살핀 끝에 그는 심신을 회복했습니다.

 

 

“큰스님, 스님이 되고 싶습니다.”

 

 

그가 선택한 삶은 구도자의 길이었습니다. 스님은 “세상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라면 안 된다”라며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돌이킬 수 없었습니다. 그는 큰스님 허락 없이 머리를 깎았습니다. 2주 후, 그는 병원에 다녀오겠다며 세상에 가선 절에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무 것도 없는 절망 속의 그를 향한 세상의 눈은 싸늘했습니다. 스님이 되겠다는 확고한 진리에의 의지가 부족한 탓이었습니다. 그는 다시 절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정말 스님이 되고 싶으세요.”
“예. 제가 갈 길이 구도자입니다.”


“스님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닙니다. 세상에서 그냥 사시지요.”
“아닙니다. 우주의 법을 알고 싶습니다.”

 

 

스님은 그를, 그렇게 제자로 받아 들였습니다.

 

 

지난 여름, 지인이 보시했던 행자복입니다.

 

 

“나까지 거절하면 그가 세상 살아 갈 마음이 날까?”

 

지난 10월 중순, 보시하겠다는 지인을 다시 만났습니다.

 

 

“자네가 승복 보시, 다 하면 안 될까?”
“보시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어, 힘들대. 다들 사정이 좋지 않더라고.”
“나도 여전 같지 않고 힘든데….”

 

 

뜸을 들이던 지인은 생각 끝에 “그럼, 내가 다 하지”라고 허락했습니다.

미안하고, 고마웠습니다. 지인에게 보시 이유를 물었더니, “나까지 거절하면 그가 세상을 살아갈 마음이 들까?”라는 말이 돌아왔습니다. 베품을 아는 지인이었습니다.

 

스님에게 “이백만원 보시를 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고 전하며, 절 계좌번호를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반응은 빠르게 왔습니다.

 

다음 날 지인에게 “절에 보시했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이어 스님에게 고맙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오늘, 옷 맞췄네. 다시 한 번 고맙네.”

 

 

고마움은 어려움에도 선뜻 보시하고 나선 지인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세상은 이래서 아직까지 살만 한 곳이나 봅니다.

 

그나저나 부디 스님이 되겠다던 그가 큰 깨달음을 얻어 큰 스님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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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되겠다’던 행자님에게 옷 보시한 사연

“이런 귀한 보시 기회를 준 자네가 더 고맙네!”

  

 

 

전남 여수 돌산의 은적사입니다. 천년고찰이지요.

 

 

“스님. 드시고 싶은 거 말씀하세요.”

 

절집에 가기 전, 스님과 전화 통화에서 빠지지 않은 대화입니다. 정신 휴식이 필요할 때 절집에 갑니다.

 

절집에 가는 이유는 자연 속에서 차 마시며 나누는 대화가 차분함을 안겨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절집 기운이 좋아 마음이 따뜻해져 쌓인 화를 지그시 풀어주기 때문입니다. 자연의 기운을 받는 게 최고이니까요.

 

지난 7월, 여수 은적사에 갔습니다. 못 보던 스님이 밭에 줄 거름을 퍼 나르고 있었습니다. 합장으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자급자족이 원칙인 불가에서 키우는 고추, 상추 등 먹거리가 실해야 하니 노력이 필요합니다. 주지스님과 차를 앞에 두고 앉았습니다.

 

 

“스님. 스님 한 분이 늘었네요?”
“스님은? 승복 입는다고 다 스님이 아니야.”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중이 되겠다고 2주 전에 찾아왔어.”

 

 

스님 지망생이 절집으로 찾아든 것이었습니다. 부러웠습니다.

 

 

스님, 제자로 받아들일 생각이세요? 고민 중

 

스님들이 입는 승복입니다.

 

 

결혼 전, 구도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결혼 후, 아내에게 “절에 들어가겠다”며 보내주길 요청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가족들에게 참 염치없는, 무책임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중은 희망사항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가장의 무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육십이 넘으면 벗과 함께 절집 마당을 쓸기로 다짐만 하고 있습니다. 하여, 늦은 나이에 중이 되겠다고 들어온 그가 무척이나 부러웠습니다.

 

 

“스님, 그분 제자로 받아들일 생각이세요?”
“어떡하면 좋겠어?”

 

“관상을 보아하니 거둬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만….”
“세상살이에 진이 다 빠져 여길 찾아왔어, 지금 고민 중이야.”

 

 

삶이 힘들어 절집을 찾았다던 그.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구도자가 되겠다고 절집으로 들어 온 그. 그에게 삶의 마지막 보루인 절집. 답은 하나였습니다. 지친 영혼을 내치지 않고,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게 절집의 임무(?) 아니겠습니까.

 

 

“결혼은 했대요?
“아니 혼자래. 그에게 입힐 ‘행자복’이 없어, 스님 옷을 입혔어.”

 

“스님, 그 옷 제가 보시할게요.”

“그래 주면 고맙지.”

 

 

 

이런 귀한 보시 기회를 준 자네가 고맙네!

 

절집에서 차를 마시면 마음이 차분해지더군요.

 

 

절집에서 하루 밤 청했습니다. 성당에 다니는 터라 새벽 예불은 패스. 대신 아침 공양도 건너뛰었습니다. 불교 설화 책을 읽고 있는데, 스님의 “점심 공양 하세”란 소리가 들렸습니다. 공양 하러 갔습니다. 스님이 밥상머리에서 쪽지 하나를 건넸습니다.

 

“이거 행자복 맞춘 집 연락처와 계좌번호네.”

 

 

옷 보시 기회가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습니다. 아마, 스님 마음이 움직였나 봅니다. 마음 변하기 전, 서두른 듯합니다. 공양 후, 가뿐한 마음으로 집으로 향했습니다. 육십이 넘으면 함께 절 마당 쓸기로 약속했던 벗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친구, 옷 보시 한 벌 하시게나.”
“옷 보시? 그래 함세.”

 

“어이 친구, 고마우이.”
“고맙긴. 이런 귀한 보시 기회를 준 자네가 더 고맙네.”

 

 

스님에게 친구 마음을 전했더니, 고맙다고 하시대요. 아무래도 저는, 절집을 찾아든 행자가 스님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옷 보시를 해야 할까 봅니다. 아무튼 득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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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다른 스님들까지 욕보이십니다!”

 

 

가을!

경남 창원 산골짜기로 길을 나섰습니다.

시린 가슴 안고.
이 시린 가슴, 누가 행여 따뜻하게 보듬아 줄까 기대하고서.

그렇게 한 스님과 마주하였지요.
곡차 한 잔 앞에 두고서.
곡차가 들어가니 용감 무식해 지더군요.


“왜, 스님이 되셨어요?”

“당신은 왜 살아?”


이렇게 된통 당했습니다.
그렇게 스님이 이야기 보따리 하나를 풀어 헤치더군요. 

 

정육점을 하는 한 보살이 고기 옮길 사람이 없다고 날 더러 그러대.

“고기 좀 같이 날라 주세요”
“그러마!”

하고 같이 나섰는데, 도살장인 거라.
도살장에 걸린 소들을 이리 보고 저리 보고 한참 웃으며 구경 하는데,
한 여자 보살이 다가와 그러는 거라.

“스님 보기 안 좋습니다. 스님이 이런 데 오시려면 사복 입고 오시지 그걸(승복을) 입고 민망하게 그리 다닙니까. 스님, 그러면 다른 스님들까지 욕보이십니더.”

그 소리에 “보살, 이리 와 보소” 그랬지.
가까이서 보니 제법 공부한 티가 나. 두 말 않고 물었지.

“부처님의 가장 큰 가르침이 뭡니까?”
“자비!”

“그 다음으로 부처님의 큰 가르침이 뭡니까?”
“보시!”

“이 소들이 전생에 뭔지 모르지만 지금 현생에서는 소로 태어나 부처님의 큰 가르침인 보시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웃으며 이리 보고 저리 보고, 보고 또 보는 것이지요. 그랬더니 뭐라는 줄 알아?”
“….”

 

뒤통수를 망치로 세게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정신이 번쩍 나더군요.
가을이랍시고, 시린 가슴을 부여안은 ‘나’.
세상의 짧은 눈으로 보는 여자 보살과 다름없는 ‘나’였지요.

‘청강’, 그는 내게 이렇게 다가와 작은 희망과 깨우침을 주었습니다.

“스님,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스님은 그날 밤 제게, 곁을 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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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08 17:52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세상에 돌아오는 순간 또 ‘도로아미타불’


선암사 담쟁이 '영금'

해우소의 남녀 구분. '차별'

은행 낙엽. '비움'


산야를 물들이던 단풍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습니다. 겨울을 맞이할 준비인 게죠. 자연스레 발밑에는 낙엽이 쌓입니다. 선암사도 예외는 아닙니다.

선암사 단풍은 흔히 말하는 진한 핏빛 단풍보다 연한 파스텔 톤 단풍에 가깝습니다. 이는 소박한 서민적 절집 풍광을 닮은 듯합니다. 이런 선암사에서 꼭 봐야 할 게 있습니다.

선암사 가는 길. '삶은 길...'

나? 담쟁이넝쿨. '이게 삶…'

'선암사에 가면...'

있다가도 없고... '공즉시색'

붉은 색만 예쁘나요? 노란색도 예쁘죠? 저도 알아주세요. '마지막 절규'


먼저 정호승 님의 시를 감상하겠습니다.

                             선 암 사 
                                                                정호승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解憂所)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등 굽은 소나무. "왜, 나 보고 등 굽었다 그러는 거야?" '생긴 대로 삶을…'

나? 낙엽 아닌 단풍. 물(자연)과 어울리니 더 예쁘지요? '어울림의 미학'

선암사 해우소. "이거 화장실 맞아?" '삶을 바라보는 눈…'

승선교에 걸터앉아 쉬는 단풍. '사색'

산새와 어울린 집. '조화로운 삶…'

은행 열매 냄새는 죽이지요? '썪음의 미학'


근심을 풀어내는 절집 화장실 ‘해우소’

선암사에서 꼭 빼지 않고 봐야할 게 바로 해우소(解憂所)입니다. 해우소는 ‘근심을 풀어내는’ 절집의 화장실을 말합니다. 엉뚱한 생각 같지만 저는 선암사의 단풍이 ‘해우소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변은 살기 위해 먹은 음식을 영양소로 분해ㆍ저장한 후 밖으로 배출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생존을 위해 필요 없는 부분을 제거하는 것이지요.

단풍도 그러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나무가 겨울나기를 위해 최소한의 것만 남기고, 필요 없는 부분은 떨쳐내는 생존 노력은 아닐까?

사람의 건강 척도는 변 색깔로 구별이 가능하다 합니다. 건강한 사람은 황금색 변을 눈다 합니다. ‘건강한 몸은 건강한 색을 부른다’는 순리일 것입니다.

나무도 마찬가지 아닐까. 하여, 맑고 깨끗한 자연 속에 자란 나무가 겨우살이 준비를 위해 배출하는 단풍 색깔이 곱고 예쁠 수밖에 없다는….

선암사를 떠나며... '귀가'

근심을 풀어내는 뒤깐이 절집의 주인보다 더 유명하다. '하기 나름…'

'배설'

뒤깐 풍경. '시원함'

나의 아름다움은 어디까지? '겸손의 미학'

사람, 사람들은... '허무'

한걸음 한걸음 가다보면 보이겠지요. '인내의 달콤함'

선암사, 월동 준비 이걸로 끝~. '고운 자태-새색시의 볼'


소탈하게 먹어야 예쁜 변을 본다!

욕심 부리지 않고 소탈하게 먹어야 예쁜 변을 보겠지요. 하는 만큼 돌아오는 이치지요. 나무도 같을 것입니다. 한 해 동안 욕심 없이 살았으니 곱디고운 자태를 뽐낼 수밖에 없겠지요. 비우며 살았으니 자신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자랑할 수 있는 거겠지요.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떨어진 단풍 한 잎은 낙엽으로 변해 또 스스로를 보호하는 힘이 될 것입니다. 돌고 도는…. 선암사 단풍과 해우소는 이렇게 ‘비움의 미학’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알고 있습니다. 세상에 돌아오는 순간 또 ‘도로아미타불’이란 걸!

그래서 자연을 계속 찾는 게지요.

“아니, 그러나 ‘단풍’?”

살다 지치면 선암사를 또 찾겠지요. '회귀'

그러다 또 배설하고... '쾌변의 즐거움'

마지막 잎새. '보시'

절집의 주인을 안고 있는 단풍. '뉘가 주인인고…'

사람이란...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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