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귀한 것은 사람의 마음, 아름다운 건 사람과의 만남
여수시 선소~장도 가는 길에 만난 봄의 전령에 취하고



세상에서 제일 고귀한 것은 ‘사람 마음’이라 했습니다.
오죽하면 사람 마음을 얻으면 천하를 얻는다고 했을까.
요즘 사람 마음보다 재물을 더 귀하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한 순간 사라질 부귀영화에 빠져 있는 사이,
영혼은 허우적대다 자신까지 잃는 우를 범하고 말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 ‘사람과 만남’이라 합니다.
우리는 이 아름다운 만남을 너무 빨리 잊는 경향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한결같은 사람을 바라나 봅니다.
아름다운 기억 속에 잊히지 않으려면?
한결같으면서도 새로워야 합니다.




여기, 한결같은 향기가 있습니다.
그건 자연 향이지요...
어제, 봄 향기를 맡으로 여수시 망마산으로 향했습니다.
‘선소~장도’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고개 들어 사방을 살폈습니다.
봄이 어디에 있는지 살피기 위함이었지요.
산하의 기운이 부드러웠습니다.
날카롭고 예리하던 겨울의 기운이 지쳐 스르르 잠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한쪽에 분홍색 꽃들이 보였습니다.
홍매화였지요.
그 밭에서 한 촌로가 밭을 매고 있었습니다.
매화와 촌로.
마치 촌로가 무릉도원 속 신선처럼 느껴졌습니다.
“할아버지 이 꽃 이름이 뭐죠?”
흐릿한 하늘에 가는 빗발이 오락가락했습니다.
여우비에 홀렸을까, 답이 있으면 어르신.
없으면 신선으로 여길 참이었습니다.
답이 없길 바라며, 호기심 그윽한 눈으로 촌로를 바라보았습니다.



“매실이여, 매실.”
에구에구~. 투박한 억양.
신선이 아니었습니다.
엉뚱한 상상에 기대가 완전 무너졌습니다.
촌로 옆에서 소 한 마리가 풀을 뜯고 있었다면….
그 옆에서 할아버지가 김을 매고 있었다면,
투박한 말투에도 신선이라 여길 만한 상황이었을 겁니다.
“꽃이 예쁘지?”
그러고 보니 텃밭 군데군데 할아버지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정년 후 텃밭 가꾸기에 나선 할아버지 모습들이었습니다.
맞습니다. 그 촌로들은 소일거리 하는 멋진 신선이었습니다.
이처럼 매화꽃은 한 순간 세상을 신선의 세계로 이끌었습니다.
이상은 홍매의 전설, 신선의 전설….
세상에서 가장 고귀함을 아는 <사람 마음>과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을 아는 <사람과의 만남>은
이렇게 이루어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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