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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8년, 타고난 끼를 어찌 숨기고 살았을까!
도로변에 주렁주렁 달린 사과와 감을 보며 ‘힐링’
[경북 청도 여행] 용감해진 아내 진면목에 ‘미안’

 

 

 

 

경북 청도는 감 천지였습니다.

 

 

과일가게에서 보던 사과를 이렇게 보다니...

 

 

청도 반시.

 

 

 

 

집 떠나면 누구나 용감해지나 봅니다. 때론 용감해지고 싶어 여행을 가는 거겠죠? 가을 부부여행에서 타고 난 자신의 끼를 발산한 아내의 진면목을 보니 안쓰럽고 미안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글쎄, 일행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경남 밀양과 경북 청도 일대를 여행하며 놀란 게 유실수입니다. 주렁주렁 달린 감과 사과에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씨 없는 감 ‘반시’로 유명한 경북 청도 도로변 가로수가 감나무였는데 감이 주렁주렁 달렸습디다.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힐링’되었지요. 심지어 청도군청사에도 감이 열린 모습은 별천지였습니다. 눈물겨운 특산물 사랑이었지요.

 

 

특히 과일 가게 등에서 상품으로만 보았던 사과를, 노지 나무에 탐스럽게 익은 채 달려 있는 사과를, 눈으로 직접 보니 눈이 커질 정도로 놀라웠습니다. 눈을 이리 돌리고 저리 돌려도 눈에 들어오는 주렁주렁 매달린 사과와 감은 마음을 풍요롭게 했습니다.

 

 

신기한 건 손을 뻗으면 과일이 쉽게 잡히는데, 그걸 따먹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겁니다. 열매 보기 힘든 곳에서는 담 너머 과일을 따먹으려는 충동에 나쁜 손이 되곤 하는데 말이지요. 과일이 넘치는 무릉도원 같은 풍경에 차를 멈추고 사진을 마구 찍었습니다. 그러다 큰 사과 옆에 대롱대롱 달린 앙증맞고 작은 열매를 발견했습니다.

 

 

 

 

가로수가 감나무라니... 풍요로웠습니다.

 

 

 

청도군청사에도 감이... 특산품 사랑!!!

 

 

가로수 감은 무릉도원을 연상시켰습니다.

 

 

 

 

 

 

“이건 뭐지?”
“그것도 사과야.”


“그럴 리가.”
“사과라니까. 못 믿겠으면 몇 개 따 먹어봐.”

 

 

망설였습니다. 그렇지만 호기심이 더 컸습니다. 죄송합니다. 이실직고 합니다. 네 개를 땄습니다. 손으로 문질러 하나를 먹었지요. 크기만 달랐지 영락없는 사과였습니다. 풍부한 단맛에 진한 신맛까지 어우러졌더군요. 신맛 좋아하는 제 입맛에 ‘딱’이었지요. 맛있게 씹어 먹고, 아내와 지인에게 하나씩 권했습니다. 둘이 한 입 베어 물더니, 바로 인상 쓰며 하는 말.

 

 

“시고 맛도 이상한데 이게 맛있어?”
“맛있는데 왜 그래?”

 

 

이상한 사람 보는 떱떠름한 표정이대요. 그들이 먹다 남긴 작은 사과를 받아먹었습니다. 달고 신 과즙이 한입 가득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사과 하나를 남겼지요. 사건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이게 뭥미? 

 

 

 사과와 같은 종...

 

 

먹어보니 영락없이 사과네용~~~

 

 

 

 

 

 

“우리 내기해요.”

 

 

아내가 내기를 제안했습니다. 내기는 간단했습니다. 부산의 공덕진ㆍ김남숙 부부가 도착하면, 남편에게 작은 사과를 건네, 그가 먹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1. 전혀 먹지 않는다.(지인)
2. 조금 먹다 버린다.(아내)
3. 맛있게 다 먹는다.(나)

 

 

선택이 끝났습니다. 부산서 일행이 도착했습니다. 이에 맞춰 아내가 긴급 제안을 추가했습니다.

 

 

“진 사람은 늦게 온 공 회장님과 같이 펜션 앞의 개울가에 빠진다.”

 

 

복불복. 날씨는 이번 가을 들어 제일 추웠습니다. 영하 1도라나 뭐라나. 그렇지만 남정네들 시원하게 ‘콜’했습니다. 안 그랬다간 간댕이 작은 쪼잔한 남자로 찍힐까봐. “네 각시가 이런 사람이었나?”란 말까지 나왔으니 말해 뭐해.

 

 

작은 사과를 건네받은 지인은 어리둥절한 표정입니다. 자기를 바라보는 진지한 눈앞에, 무슨 일이 있음을 직감한 듯합니다. 그가 사과를 입에 댔습니다. 한 입 베어 물더니 인상 쓰며 버렸습니다. 환호성이 터졌습니다. 아내가 정답을 맞춘 겁니다. 그리고...

 

 

이번 여행은 오롯이 아내를 재발견한 시간이었습니다. 결혼 18년째, 어찌 타고 난 끼를 숨기고 살았을까!

 

 


 

 

감이 즐거움을 줍니다. 

 

 

영남 알프스

 

 

일행에게 사과가 추억을 선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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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여행] 단아함이 빛나는 고창읍성

 

 

 

운치있는 고창읍성입니다.

정면에서 본 고창읍성.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성곽을 걸으면 좋은 일이 있다고 합니다.

단아함은 꽃마저 힘을 잃게 하나 봅니다.

고즈넉함이 돋보입니다.

 

 

언제부터인가 가슴에 들어온 곳이 있습니다.

 

지명을 들으면 거칠 것 같은 야생의 느낌이 많습니다. 하지만 가서 보면 아주 멋스러운 마을입니다. 그곳은 전북 고창입니다. 부부가 아무 때나 훌쩍 떠나도 좋은 그런 곳입니다.

 

판소리박물관, 미술관, 신재효 고택, 고창읍성에 선운사, 문수사 등까지 갖춰 심신의 피로를 풀기에 제격입니다.

 

제 부부의 가을 단풍 여행의 단골지입니다. 하여, 지난 2일 고창읍성을 찾았습니다.

 

 

“여보, 성을 한 바퀴 돌면 다릿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하고, 세 바퀴 돌면 극락에 간대. 우리도 세 바퀴 돌까?”

 

 

고창읍성에서 아내가 제안했습니다. 사람 욕심이 끝없다지만, 한참 과했습니다. 다릿병 낫고, 건강한 삶에 만족하지 않고, 옥황상제 역할인 극락까지 넘보다니….

 

하지만 고창 읍성은 내친 김에 세 바퀴 돌아 극락까지 보장 받을까 싶을 만큼 좋은 곳입니다.

 

 

흙길도 좋습니다.

아이들을 앞세운 어머니의 산책이 정겹게 느껴집니다.

사색도 좋습니다.

하루 밤 쉬어가고픈 마음 굴뚝같습니다.

대나무도 마주합니다.

 

 

“고창읍성은 모양성(牟陽城)이라고도 한다. 이는 백제 때 고창지역을 모량부리로 불렀던 것에서 비롯되었다. 단종 원년(1453)에 세워진 것이라고도 하고 숙종 때 완성되었다고도 하나 확실하지 않다.

 

성 둘레는 1,684m이며, 동ㆍ서ㆍ북문과 옹성이 3개소, 장대지 6개소와 해자들로 된 전략적 요충시설이 갖춰져 있다. 성 안에는 동헌ㆍ객사를 비롯하여 22동의 관아 건물들로 되어 있었으나 대부분 손실되었다.”

 

 

고창읍성은 여성들의 성벽 밟기 풍습으로 유명합니다. 이는 그 해의 재앙과 질병을 쫓고 복을 비는 의식입니다.

 

‘읍성’의 느낌은 아주 작은 읍의 성곽쯤으로 여겨 기대치가 낮다고나 할까. 그러나 고창읍성은 다릅니다. 새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성곽도 운치 있고 나무가 많아 포근합니다.

 

또 이곳을 걷다 보면 선비가 된 느낌입니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찾는 이들을 단아한 선비로 만들어 주는 듯합니다. 게다가 땅을 밟을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읍성 안에서 본 고창.

동헌과 객사입니다.

푸르름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감옥을 휘감은 담장 곡선이 압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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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08 16:45

[절집 둘러보기] 정(精)적인 순창 강천사

 

 

강천사 일주문.

 

고요한 절집입니다.
아니 고요하다 못해 너무나 정(精)적인 절집을 만났습니다.
고추장의 고장 전북 순창 강천산에 자리 잡은 강천사였습니다.

가족과 남원 선원사에 들렀다가 휴식을 위해 우연히 찾은 절집입니다.
여기에 가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지요.

“당신 어디 갈만한데 없어?”
“계획 없이 무작정 왔잖아. 어디 가고 싶은데 있으면 말해.”
“아니, 남자가 어디 가면 계획을 세워야지 그것도 없이 가족을 끌고 왔단 말이야?”

이렇게 한바탕 하고 선택한 곳이 강천사였습니다.
아이들 물놀이와 어른들 맨발 산책까지 가능한 곳이었습니다.
게다가 절집을 둘러보며 마음까지 가다듬을 수 있는 곳이어서 금상첨화였습니다.

 


강천산 계곡의 물놀이. 
산책로는 맨발걷기가 가능합니다.
병풍폭포.

 

강천사는 풍수지리설을 체계화한 도선 국사가 신라 진성여왕(887년)때 지은 절입니다. 임진왜란(1592)과 한국전쟁(1950~1953) 때 강천사 석탑을 제외한 경내의 모든 건물이 불에 타기도 한 것을 복원한 절입니다.

강천사 석탑은 고려 충숙왕 3년(1316)에 덕현 스님이 다시 지을 때 세운 탑입니다.
화강암으로 세운 5층탑으로, 다보탑이라고도 부릅니다.
2, 3, 4층의 덮개돌에는 6,25 때 총탄을 맞은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강천사 입구. 

강천사 5층석탑과 대웅전. 
강천사 경내. 

 

강천사에서 특이한 것은 망배단(望拜亶)입니다. 

신라 진성여왕 원년(887년)에 강천산을 찾아오신 도선 국사께서 부처바위(관세음보살상)를 보고, 도량으로 적당함을 확인하여 관세음보살이 주석하는 강천사를 창건하였다고 전해오고 있습니다.

하여, "관세음보살님은 괴로움을 겪을 때 지극한 마음으로 절하고 원한다면 자비로운 구제의 손길을 내미실 거다"고 합니다.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 간절한 마음을 담아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을 부르면 “몸, 마음, 입 등 삼업이 모두 청정하여 마음 가운데 백, 천, 만, 억 어려운 일을 성취하지 아니함이 없다.”더군요.

하기야 ‘궁즉통’이라고 노력과 정성이 문제인 게지요.

저희 부부는 가을이면 부부만의 단풍 여행을 다닙니다.
그동안 고창 선운사 등으로 다녔는데 올해에는 강천사에서 단풍을 즐기기로 마음 굳힌 절집입니다.

수려한 자연 풍경 속 천년고찰 강천사에서 관세음보살의 영험을 누려보는 것도 즐거움일 겁니다.

 

배롱나무가 절집과 어울렸습니다. 

망배단입니다. 산 중턱의 바위가 부처바위입니다.

절집 풍경이 고즈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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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ritachang.tistory.com BlogIcon Rita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을이고하니 산속 절을 찾아 그늘에 앉아있으면 마음이 풍성해질 것 같습니다.
    폭포도 멋있어요.

    2011.09.01 10:54


“미안해요. 아이들… 잘 부탁해요. 여보”
‘혼자 잘 먹고 잘 살겠다?’ 토라진 아내

 

 

21일은 ‘부부의 날’이었습니다.

지난주 부부 캠프를 통영으로 다녀왔습니다.

여수시 건강가정지원센터 프로그램 중,

‘생명이 일주일 남았다면…’

가상 하에 배우자에게 유서 쓰는 게 있었답니다.

삶이 일주일 남은 상황을 가상하고, 짧은 시간에 유서를 쓰려니 몹시 가슴이 아프더군요. 부부 간 이런 거 한번 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 아내가 쓴 유서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아내가 미리 쓴 유서입니다.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나의 남편!

 

  그러고 보니 참 그동안 잊고 지냈는데 옛날엔 
  당신한테 편지를 많이 받았는데 답장은 거의 못하고 살았네요. 미안해요.

  버리고 갈 것들만 있어서 참 홀가분하고 자유롭다던 
  박경리 선생님의 싯귀가 생각나네요. 

  나도 그렇게 가고 싶었는데 욕심(꿈?)이 크다고 했죠. 그렇네요. 
  어쩜 좋아요. 난 아직 미련도 많고 버릴 준비가 하나도 안 되었는데….

  당신도 그렇고 아이들도 그렇고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 사랑하는 나의 가족을 두고 떠나야 한다니…. 
  어떤 것들부터 정리해야 할까 갈피도 못 잡고 있네요.

  일한다, 공부한다… 이래저래 동분서주 했는데, 
  우리 가족들을 좀 더 바라보고, 좀 더 얼굴 맞대고 좀 더 나술 수 있어야 하는데….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은 시간 못 보낸 아쉬움만 남기네요.

  너무 미안하고 또 미안해요. “아이들… 잘 부탁해요. 여보!” 

  그리고 먼저 가는 아내, 맘껏 미워하고 미워해서 빨리 적응해주길 바랄게요. 
  그리고 나면, 누구보다 가족들을 사랑하고 열심히 살다간   멋진 사랑 멋진 아내로 기억해줘요.

  PS 
    당신의 수호천사 우리 아이들의 수호천사로 죽어서도 응원할게요.
    당신한테 이제 모두 다 맡기고 떠날게….
    그동안 사랑해주고 아껴주고 함께 해줘서 고마워요. 감사합니다.

 

 

아내의 유서를 보니 눈물이 고이대요.
“아이들… 잘 부탁해요. 여보!”란 대목에서 눈물이 왈칵하더군요.
아내의 과분한 사랑 참 많이 받았구나 싶어요.

저도 아내처럼 아쉬움이 남더군요. 좀 더 사랑할 걸 하는 안타까움이었지요.
사랑은 그래서 언제나 아쉽나 봐요.

 

내가 아내에게 쓴 유서


 

저도 아내에게 유서를 썼지요.

아내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읽더군요.

 

   To. 내 안해!

 

  만약, 당신의 생명이 일주일 남았다면?
  최선을 다해야겠지.

 
어떻게 한 남자를 낭군으로 만났는지, 그 마음을 다시 듣고 싶어.

  그리고 어떤 삶을 살려고 했는지?
  그 바램은 어느 정도 달성 됐는지? 하는 것도.

 
당신이 떠난 후 후회 많이 하겠지.
  그리고 당신이 바랐던 것을 하려고 노력 많이 하겠지,
  온 마음과 몸 바쳐!

 
더 하고 싶은 말은 당신 생명이 일주일이 아니라 더 늘렸으면 바란다는 거야.
  왜? 너무 못해서.

 
그렇다면 지금부터 일주일 남은 부부생활을 더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야겠지.
  그래, 이런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 게 내편, 부부였던 거야.

 
그런데 항상 내 옆에 묵묵히 있어서 그 소중함을 몰랐던 거야.
  삶은 이래서 함께 같이 오래 살려고 하는 건가봐.

 
내가 당신에게 하지 못했던 새로운 걸 찾아
  청혼하는 심정으로 다가서는 새로운 용기가 필요하겠지.

 
‘사랑해’, ‘내 사랑 당신’이 아니라
  내 영혼의 일부분으로 당신은 나의 ‘안해’임을 다시 상기하네.

 
당신 만나서 행복했고,
  또 내 생에 다시 태어나더라도 당신 만나서 결혼할 거고,
  저승에서도 함께하길 바라네.
 
  나, 괜찮은 남편이었지?

 
♬♩♪ 누가 마냥~ 외로울 때면~~~… ♬♩♪

 

 

유서를 읽던 아내가 썰렁하다며 항의 하대요.

“아니 당신. 각시 어디 또 보낼 일 있어. 혼자 잘 먹고 잘 살겠다 이거지.”

아내의 ‘버럭’ 이유는 내 삶이 일주일 남았을 때 배우자에게 남기는 유서인데, 잘못 썼다는 거였죠. 머쓱하대요.

어쨌든, 사랑의 마음만 확실히 전하면 되지 않겠어요. 
부부 사랑의 눈금을 수시로 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랑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더욱 더 사랑해야지….

아래 추천해 주실 거죠? 고마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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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없는 아빠를 사지에서 구해 준 딸
구세주 딸, “암말 말고 그냥 가세요.”

 

 

“여보, 5월에 부부 여행 가요.”

이렇게 3월부터 잡힌 여행이었지요.
하필, 당일 지인 아들의 결혼식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내 요구가 먼저였습니다.
거절했다간…. 어쨌든 가정의 평화가 우선이었지요.

여행 당일이 되었습니다.
간단한 짐을 챙기고, 먹을거리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모자를 쓰고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아내가 그러대요.

“모자 안 써도 돼요.”
“왜? 여기저기 둘러보려면 얼굴 타잖아.”

이때까지만 해도 좋았습니다.
여행 떠날 때의 즐거움이 얼굴에 가득했으니까.

그런데 천청벽력 같은 말이 이어졌습니다.

“부부 여행은 여행인데 놀러가는 게 아니라 공부하러 가요.”
“뭐? 아무 소리 없더니 공부하러 간다고? (씩씩-) 나 안 가~, 혼자 가~.”

부부 여행에서 공부한다니 버럭 화가 났지요.
화를 참지 못하고 순간 토라져 뒤돌아섰습니다.
짧은 순간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아뿔사~, 내가 어쩌자고 못된 꼬라지를 ‘팩~’ 부렸을까?)

(개그콘서트 한 유행 코너 버전으로) ‘그 순간~, 제명이 됐어요!’

들 떠 있던 아내 표정은 싸늘하게 변했습니다. 
또한 엄마 아빠 배웅의 순간을 간절히 기다리던 아이들,
부모 없는 집에서 자유를 준비했던 아이들까지 혼수상태에 빠져들었습니다.

잠시 동안 침묵이 너무나 버거웠습니다.
까딱 잘못했다간, 유행어처럼 식구들에게 ‘제명’을 각오해야 할 처지였지요.

그 때, 침묵을 깨고 터져 나온 딸의 한 마디가 있었습니다.

“아빠, 암말 말고 그냥 가세요.”

딸의 말은 하늘에서 내려 온 동아줄이었습니다.
튼튼한 동아줄이 아닌 썩은 동아줄이라도 기꺼이 잡을 만큼 구세주였지요.
체면이 문제가 아니었지요.

여하튼, 여기서 버티면 죽도 밥도 안 될 처지였습니다.
얍삽하게, 그리고 재빨리 꼬리를 내렸습니다.

“딸, 그냥 갈까? 그게 좋겠지?”
“아빠, 잘 생각 하셨어요.”

순간 아내의 웃음소리가 빵 터졌습니다.
덩달아 아이들까지 씩~ 안도의 웃음을 지었습니다.

부부 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아래 추천해 주실 거죠? 고마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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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함에 여행 온 아내 친구가 내게 준 교훈
아내들도 때론 바람처럼 훌쩍 떠나고 싶다!

 

구속이나 지배를 받지 않는 자유(自由). 자유에 대한 꿈은 어느 곳, 어떤 위치에서나 갖나 봅니다. 특히 결혼한 여자들도 남자 못지않게 자유에 대한 갈망이 크나 봅니다.

“여보, 제 친구가 집에 온대요. 벌써 와서 구경 다니고 있대요.”

지난 3일, 아내 친구가 갑작스레 왔더군요. 그녀의 여행은 결혼 15년 만의 자유였다 합니다. 마음으로 환영했습니다.

하지만 주말에 남편과 같이 오지 않고 평일에 혼자 온 이유에 대해 물어야 했습니다. 그랬더니 생각지도 않았던 대답이 돌아오더군요.

“무엇인가 가슴을 짓누르는 답답함이 바닥까지 찼어요. 이걸 어떤 방법으로든 풀어야 지 안 풀면 돌겠대요. 그래서 왔어요.”


뭐라 할 말이 없더군요. 그녀에게도 가슴 속의 답답한 무엇인가를 풀어야 할 계기가 필요했나 봅니다. 그동안 그녀는 화려한(?) 외출을 꿈꿨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매번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남편은 내 마음을 잘 모르고, 이해 못해요”

그녀는 그간 놀러 오겠다고 하고선 통 오지 않았습니다. 남편과 아이들이 밟힌 탓이었습니다. 그랬는데 15년 만에 과감히 여행을 감행한 것입니다.

“뭐가 그리 답답했어요?”
“있잖아요. 가정을 꾸리고 살아도 한순간 내 자신을 잃어버린 것 같은 그런 느낌.”


그녀의 말투에서 결혼 전에는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었으나, 결혼 후에는 쉽게 떠날 수 없는 여자의 답답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남편과 아이들에게 치여(?) 나이 들어가는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가지지 못한 답답함을 어렴풋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녀의 하소연이 이어졌습니다.

“남편은 아내 마음을 잘 몰라요. 아무리 말해도 이해를 못해요. 그러니 혼자서 답답함을 풀어야지 어쩌겠어요. 여기서 돌아다니니 좀 풀리네요.”


순간 머리가 띵했습니다. 그녀뿐만 아니라 내 아내도 이런 생각 하겠구나 싶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랑은 참 묘합니다.

답답함에 여행 온 아내 친구가 내게 준 교훈

그녀 말을 들으면서 과거 아내가 했던 말이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결혼 전, 아내는 내게 요구했던 게 있었습니다.

“매년 한 번은 나 혼자만의 휴가를 줄 것. 휴가동안 내가 어딜 갈 건지, 뭘 할 것인지 묻지 말고 그냥 자유롭게 해 줄 것.”


그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한 번도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가족 여행, 혹은 부부 여행으로 대신하긴 했지만. 한 집안의 짐을 아내에게 떠맡긴 채 달콤한 휴식을 외면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내 친구 덕분에, 아내가 왜 “혼자만의 휴가”를 요구했는지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여자인 아내에게도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어찌됐건, 그녀는 결혼 15년 만에 단행했던 화려한 외출을 하루 만에 끝내고 씩씩한 발걸음으로 떠나갔습니다. 그 뒷모습에서 당당함을 엿보았습니다. 그녀에겐 단지 가슴을 풀어낼 자유가 필요했던겁니다.

그녀의 화려한 외출은 일탈(?)이 아닌, 그저 음식에 필요한 간 맞춤이었을 뿐이었습니다. 삶이란 그런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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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by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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