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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죽녹원서 즐기는 ‘죽림욕’
중년 부부에게 잉꼬부부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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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죽녹원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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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뿌리가 드러난 이런 길이 좋았다.

사람들은 대나무에서 부러질지언정 꺾이지 않는 곧은 선비정신을 본다. 또한 사계절 변한 없는 푸름에서 지조를 떠올린다. 그리고 나는 여기에서 뭔지 모를 따뜻함을 느낀다.

어릴 적, 나는 대나무 서걱거리는 소리가 좋았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소릴 귀신 나올 것 같다며 싫어했다. 이를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 삶과 죽음이 하나인 것을….

나는 지금도 대나무 흔들리는 소릴 들으면 기분이 좋다. 그래선지, 지난 11월 초 아내와 전남 담양군 죽녹원으로 떠나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비가 오락가락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죽녹원 입구에는 특허 냈다는 대나무 호떡 노점상이 나래비였다. 아내가 호떡을 사들고 왔다. 대나무 향이 물씬 풍겼다. 둘이서 호떡을 먹으며 죽녹원 돌계단을 올랐다.


담양 죽녹원.

시원하게 뻗은 대.

우후죽순, 죽녹원에서 즐기는 ‘죽림욕’

전망대에 올라 주변 경치를 살폈다. 가을이 녹아 있었다. 8가지 숲길이 있었다. 운수대통길, 죽마고우길, 사랑이 변치 않는 길, 철학자의 길, 선비의 길, 성인산 오름길, 추억의 샛길 등의 이름이 붙어 있었다. 정겨웠다. 아내와 손잡고 길을 천천히 걸었다.

“당신, 결혼 전에는 한 마디라도 붙이려고 난리더니 요새는 말이 없다는 거 알아요.”

아내가 무담 시 시비(?)를 걸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

“꼭 말을 해야 알아? 나는 눈빛만 봐도, 손만 잡아도 각시 마음을 알 것 같은데?”

웃으며 대숲을 걸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댓잎 소리가 정겨웠다. 대나무에 부딪쳐 퍼지는 바람이 살가웠다. 특히 좋았던 길이 있었다. 비포장 길이었다. 우후죽순, 대 뿌리가 드러난 자연 그대로의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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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숲 사이 놀이터. 추억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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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굵기는 죽순 굵기와 같다.


부부로 살면서 풀어야 할 숙제는?

사랑이 변치 않는 길에서 “저기요”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사진 좀 찍어 달라”고 한다. 젊은 연인이다. 그들은 하트 모형 세트를 배경으로 나란히 자세를 취했다. 어색했지만 그들이 부러웠다.

“여보 우리도 찍어요.”
“우리가 얘들이야. 이런 데서 찍게.”

“나이 먹어도 이런 유치한데서 찍고 싶은 게 여자야.”
“우리 찍어 줄 사람이 없잖아. 혼자라도 찍어.”

세월은 나에게서 조금이나마 있었을지도 모르는 무드를 이렇게 앗아(?) 갔다. 그렇지만 세월 탓이 아니었다. 스스로 자초한 일….

앞에 걷는 중년 남녀, 무척이나 다정다감하다. 그들에게서 잉꼬 부부 냄새가 댓바람을 타고 온다. 저런 다정은 불륜에게선 도무지 찾을 수 없는 애정의 깊이다.

그럼, 우리 부부는? 살면서 풀어야 할 숙제였다.


아내는 이런 포즈로 사진을 찍고 싶어했다.


중년의 그들, 너무 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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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성벽 밟기로 유명한 ‘고창읍성’
“손잡고 산책길 걷는 것으로 만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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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읍성 입구.

“여보, 돌을 머리에 이고 성을 한 바퀴 돌면 다릿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하고, 성을 세 바퀴 돌면 극락에 갈 수 있다 네요.”

“누가 그래?”
“성 입구에 적혀 있던데요. 고창읍성에 전해지는 전설이라나.”

혼자 다니면 이리저리 유심히 살펴야 하는데 부부가 다니니 대충대충 다녀도 괜찮더군요. 이런 정도라면 부부가 함께 다녀도 좋을 법합니다. 전북 고창읍성에 올라 성곽을 돌던 중 아내가 질문을 던졌습니다.

“우리 한 바퀴 돌까요? 두 바퀴 돌까요? 세 바퀴 돌까요?”
“아이고 다리야. 다리가 슬슬 아파 오는데 어쩌지?”

“그럼, 한 바퀴만 돌아요.”

아내가 곁에 있으니 엄살(?)이 통합니다. 이런 걸 횡재라 해야지요?

 고창읍성의 위용.

여기에도 가을이 내려 앉았습니다.

 성벽.


여성들의 성벽 밟기 풍습으로 유명한 ‘고창읍성’

“고창읍성은 모양성(牟陽城)이라고도 하는데, 백제 때 고창지역을 모량부리로 불렀던 것에서 비롯되었다. 나주진관, 입암산성과 더불어 호남 방어 요충지로, 단종 원년(1453)에 세워진 것이라고도 하고 숙종 때 완성되었다고도 하나 확실하지 않다.

성 둘레는 1,684m이며, 동ㆍ서ㆍ북문과 옹성이 3개소, 장대지 6개소와 해자들로 된 전략적 요충시설이 갖춰져 있다. 성 안에는 동헌ㆍ객사를 비롯하여 22동의 관아건물들로 되어 있었으나 대부분 손실되었다.”

고창읍성은 여성들의 성벽 밟기 풍습으로 유명합니다. 이는 한 해 재앙과 질병을 쫓고 복을 비는 의식이라 합니다. 어찌됐건 세 바퀴 돌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걷다 보니 생각이 달라집니다. 이는 작은 산책길과 나무들의 풍취 때문입니다.

 

고창읍성 외곽길.

 자연과 어울리는 구조물.

소나무 오솔길이 예쁘더군요.

담쟁이도 영락없이 오르고 있었지요.


“손잡고 산책길을 걷는 것으로 만족해요.”

“당신은 그렇게 할 말이 없어요. 연애 때는 말 한 번 더하려고 난리더니 결혼 10년 지나면서부터 말이 없어진 거 알아요. 왜 그래요?”
“같이 산지가 10년이 넘었는데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지 않아?”

“핑계는?”
“핑계가 아니야. 이렇게 같이 자연을 노니는데 무슨 말이 필요해.”

그러고 보니 연애 적, ‘무슨 말을 건넬까?’ 궁리 많이 했었는데 세월이 사람을 변하게 하나 봅니다. 이런 생각을 직감으로 알았을까, 아내가 한 마디 합니다.

“이렇게 당신과 단 둘이 여행 와서 손잡고 산책길을 걷는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해요.”

고창읍성은 이런 만족을 주더군요. 고창을 돌아보니 참 매력적인 곳입니다. 우리나라 어느 지역이든 멋스런 곳이 널리긴 널렸나 봅니다. 금수강산임에 틀림없습니다.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 단풍이 물들고 있었습니다.  

 성곽과 고창읍.

고창읍성은 다시 한법 가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성을 3번 돌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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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e9988.co.kr BlogIcon 날마다 좋은날   수정/삭제   댓글쓰기

    건㈇강㎨정보 <좋은 글 감사합니다.<모든 은혜에 감사드리며 늘! 건강과 행복이 깃드시기를 기원드립니다<평생 건강지킴이>내 병은 내가 고친다

    2010.09.28 20:03

“여기 와 봤어요. 꿈에서 본 곳을 와 보다니”
폭죽처럼 터지는 감과 단풍, 그리고 문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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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숨어 있었네. 고창 문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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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분위가가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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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취한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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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나무 단풍도 가지각색입니다.


‘고즈넉하다’

전북 고창 청량산 문수사 일주문 뒤로 펼쳐진 숲과 길을 보고 들었던 느낌입니다.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아내도 그랬나 봅니다.

지난 일요일 아내와 단둘이 시도한 고창 여행은 저희 부부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었습니다. 관광안내소 도우미 안내로 우연히 문수사를 들렸는데 횡재한 것입니다.

주차장 옆 일주문에서부터 600여m 되는 길을 산책 삼아 걸어가는 길에는 형형색색의 단풍이 멋을 부리고 있었습니다. 그 멋은 아름다움을 뽐내는 도도함이 아니라 수줍은 듯 겸손한 아름다움이더군요.

일주문에서부터 문수사까지 이어지는 ‘은사리 단풍나무 숲’은 천연기념물 제463호로 지정되어 있더군요. 더군다나 한적해 참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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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톤 단풍이라 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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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몸을 불사르던 단풍은 시간이 지나면 장엄하게 산화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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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광에 놀라 사진을 찍어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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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 또한 단풍의 일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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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꿈 속에서 보았다던 풍경입니다.


고창 은사리 단풍나무 숲, 인연이나 봅니다.

은사리 단풍나무 숲에는 수령이 100~400년으로 추정되는 단풍나무 등 500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습니다. 나무 높이만 10~50m가 넘고, 둘레도 2~3m에 달하는 위용을 자랑하더군요. 그런데 절집 입구에서 아내가 놀라운 소리를 하더군요.

“여보, 저 여기 와 봤어요.”
“언제?”

“꿈속에서요. 당신 이 말뜻 알죠? 아! 꿈에서 본 곳을 와 보다니….”
“좋겠다. 꿈속에서 본 곳을 현실에서 만나다니…”

아무래도 이곳은 저희 부부와 인연이 있는 곳이나 봅니다. 가지가 부러질 듯 감나무에는 농익은 감이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그 자태가 단풍 속에서 빛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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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 대웅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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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낙엽은 가을 단풍에 대한 그리움으로 남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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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과 단풍이 어우러져 풍취를 더합니다.


“어느 곳을 파 보아라!”, 문수전 석불

문수사는 신라 고승 자장 율사가 당나라에서 귀국한 후 우연히 지나다가 자신이 수행하던 중국 청량산과 흡사한 문수산 굴속에서 며칠간 기도했던 곳이라 합니다. 기도 끝에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이곳에 절을 지었다고 전해집니다.

문수사 문수전은 지혜 상징인 문수보살을 모신 곳입니다. 건물 내에 모신 석불은 자장 율사가 문수사 위쪽의 자장굴에서 기도할 때 “어느 곳을 파 보아라!”는 소리를 듣고 찾아냈다 합니다. 문수전은 이 석불을 모시기 위해 지었다더군요.

문수전 뒤로 펼쳐진 단풍도 장관이었습니다. 감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감이 마치 폭죽이 터지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이렇게 문수사는 저희 부부의 가슴 속을 파고들었습니다. 아내의 한 마디가 마음 흐뭇합니다.

“여보, 당신 덕에 아무래도 올 겨울은 거뜬히 보낼 것 같아요!”
"그럼 안되는데. 10년은 가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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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맑은 아내, 감을 배경으로 찍어달라더군요. "왠일" 그랬지요. 너무 가슴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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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전과 주렁주렁 매달린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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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전 석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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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 폭죽 터트린 것처럼 뚝뚝 떨어질 기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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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풍광을 가슴에 담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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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leedam.tistory.com BlogIcon leedam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을보면 우리나라도 볼거리가 많죠?
    아름다운 가을풍경 멋집니다 ^^

    2009.11.12 12:13 신고
  2. Favicon of http://blog.daum.net/moga2641 BlogIcon 모과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꽃보다 단풍이 더 많이 예쁩니다.^^
    환상적인 사진 고맙습니다.^^

    2009.11.12 19:32

부모 이혼, “아이에겐 하늘이 무너지는 것”
부부만큼 중요한 게 ‘가족’임을 배운 하루

“아빠. 아빠는 엄마한테 말로 못 당하잖아요. 그러면서 왜 아빠는 엄마한테 이기려고 해요. 그냥 져요. 져.”

간혹 아내와 말다툼 때, 딸아이 훈수는 기가 막혔습니다. 그랬는데 이틀 전 아침, 초등 5학년 딸아이가 방에서 나오더니 울먹이며 난데없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엄마. 아빠랑 헤어질 거야? 어른들은 이해가 안돼요.”

아내는 아이와 방으로 들어가더니 이야기를 나누더군요. 흐느낌과 이야기 소리가 났습니다. 아내는 아이들이 학교에 간 후 한 마디를 남기고 출근길에 나섰습니다.

“지난 주 당신이 여행 가기 전, 아이들이 잘 때 우리가 잠시 다툰 걸 들었나봐. 아무래도 그것 때문에 악몽을 꿨나 봐요.”

지난 주 지인과 술 한 잔 하고 늦게 들어와 아내에게 큰 소리로 불만을 터트렸는데, 아이가 자다가 이걸 들었던 게 원인이라 짐작했습니다. 아내에게 자초지종을 물었습니다.

“엄마랑 아빠가 헤어지려고 하는 꿈을 꿨대요.”

- 여보, 얘가 무슨 꿈을 꾼 거야?
“엄마랑 아빠가 헤어지려고 하고, 자기는 혼자 비를 맞고 마구 돌아다니는 꿈을 꿨대요. 꿈 이야기를 하면서 마치 실제로 겪은 일처럼 서럽게 울더라고. 얘가 얼마나 악몽이었으면 힘도 하나도 없이 흐느적거리며 나왔겠어요.”

- 뭐라고 토닥거린 거야?
“어른들도 의견이 맞지 않으면 싸우기도 해. 그렇다고 꼭 헤어지는 건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엄마, 아빠는 이혼하지 않고 잘 살 거야 하며 꼭 안아줬어요. 그랬더니 아이 얼굴이 밝아지대요. 앞으로 당신에게 더 잘할 게요.”

헉! 아내의 입에서 “더 잘할 게요”란 말이 나올 줄 몰랐습니다. 이걸 전화위복이라 해야 할지, 속없다고 해야 할지 난감하더군요. 사실 아내는 슈퍼우먼입니다. 단, 한 가지 흠이라면 애교가 살짝 없다는 것 빼고 말입니다.(딸은 그 한 가지 흠도 없다 합니다.)

이런 아내에게 술 먹고 불만을 터트렸으니 간이 부어도 단단히 부은 철없는 남편이지요. 부부싸움이 아이에게 충격이었나 봅니다. 부부싸움 하지 않길 바란 것으로 여겼습니다. 그랬는데, 어제 밤 초고를 쓴 후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 너 어떤 꿈을 꾼 거야?
“엄마 아빠가 이혼한다고 이혼 여행을 가자는 거예요. 근데 큰~ 보따리를 들고 가자는 거예요. 저는 이혼 자체가 싫어서 강아지랑 도망을 갔죠. 한참 놀고 있는데 제 얼굴만 한 빗방울이 떨어지자 친구들이 집에 가더라고요. 저는 갈 곳이 없어 강아지와 무거운 짐 보따리를 들고 사정없이 마구 달렸어요. 팔이랑 다리가 아파서 죽는 줄 알았어요.”

-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걸 보니 꿈은 꿈이네. 근데 엄마가 이야기 하던 팩트랑 다르네. 네가 꾸었다는 꿈의 핵심이 뭐야?
“엄마 아빠 이별 여행 때문에 제가 비도 맞고, 무거운 짐을 들고 뛰어야했다는 거죠.”

헐! 부모와 자식 간 생각이 이렇게 다른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더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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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못지 않게 가족도 중요하더군요.

“이기려 들지 말고, 아내 생각을 들으라고요!”

- 엄마 아빠가 자주 싸우는 편이야?
딸 아들 : “아뇨. 자주 싸우지는 않는데 간혹 심각할 때가 있어요.”

- 엄마 아빠 부부 사이를 점수로 매긴다면 몇 점이나 될 것 같아?
딸 아들 : “A+는 아니고 A에서 B+ 사이.”

아이들이 부부를 더 잘 아나 봅니다. 보고 배우니 그러기도 하지요. 부부 사이 평점이 높아 기분 좋았습니다. 마지막 결론은 아이에게 직접 내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랬더니 노트북에 앉아 이렇게 썼습니다.

“부모들은 자신들의 사유로 쉽게 이혼하지만 아이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남편 분들! 아내에게 잘 하세요! 이기려고 들지 말고, 아내의 생각을 들으시라고요!”

어쨌든 어제는 아이들에게 ‘부부’만큼 중요한 게 ‘가족’임을 배운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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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의 엇갈린 사랑의 운명이 시작되고
나는 한 인간을 진정 사랑하고 있을까?


“네가 게 맛을 알아?”

한 때 유행어로 분류됐던 모 광고의 카피다. 사랑을 주제로 다룬 영화 ‘쌍화점’은 “네가 사랑을 알아?”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쌍화점은 전통적인 남녀의 사랑에 비전통적 동성애를 가미시켜 관객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었다.

비주류에 대한 반발은 국민 영웅 ‘박찬호 선수’의 일화에서도 나타난다. 박찬호 선수는 ‘1박 2일’에서 신인시절 동성애자로 오해 받았던 에피소드를 전했다. 아시겠지만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비누칠을 못해 찜찜했던 차에 목욕하던 흑인 선수의 등을 비누로 밀어줬다. 그런 후 등을 대고 내 등도 밀어 달라 부탁했다. 이를 보던 다른 선수들이 이상한 눈으로 보고 소리치며 다 나갔다.”

여기에서 비주류에 대한 미국 선수들의 반감이 그대로 드러났다. 우리네야 ‘아! 문화의 차이구나’ 하면 될 일을, 그네들은 동성애로 받아들인 것이다.

세 사람의 엇갈린 사랑의 운명이 시작되고…

사실, 이 영화를 보다가 좀 헷갈렸다. 간혹 우회적으로 동성애를 그린 영화는 있었지만 이렇듯 노골적으로 조명한 영화는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어쩌면 내가 사랑을 잘 모르기 때문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다음은 쌍화점의 줄거리이다.

“원나라의 억압을 받던 고려 말, 친위부대 건룡위의 수장 ‘홍림’은 대내외적 위기에 놓인 왕을 보필하며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그러나 후사 문제를 빌미로 원의 무리한 요구는 계속되고, 정체불명의 자객들이 왕의 목숨을 위협하자, 왕은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왕을 목숨처럼 따르는 홍림. 왕은 왕위를 이을 원자를 얻기 위해 홍림에게 왕후와의 대리 합궁을 명령한다. 거부할 수 없는 명령으로 충격과 욕망이 엇갈린 그날 밤, 금기의 사랑과 역사의 광풍 속에 왕과 왕후, 홍림 세 사람의 엇갈린 운명이 시작된다.”


한 인간을 진정 사랑하고 있는가를 되돌아보게 해

왕의 동성애. 더군다나 후사를 위해 아낌없이 믿었던 신하에게 아내까지 내주는 왕의 행위는 파격이었다. 뒤집어 말하면 왕은 한 남자만을 더 없이 사랑했다. 그러나 남녀의 전통적 사랑에 눈을 뜬 홍림은 왕의 인간적 사랑을 거절하게 된다. 

이에 따라 사랑을 회복하고자 노력하는 왕의 사랑은 시기와 질투, 분노로 변한다. 그러면서 용서와 화해가 가미되지만 거부로 되돌아오고 만다. 결국 왕의 비전통적 사랑은 파국을 맞는다. 사랑은 한곳을 함께 보는 것이지만 움직이는 생물임을 간과한 것이다.

여기에서 떠올린 게 동성애자로 오해받았다는 박찬호 선수의 일화이다. 여기에는 영화 쌍화점이 비극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음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왜냐면 박찬호의 ‘등 미는’ 행위를 필요에 따른 행위로 받아들이지 않고 동성애로 받아들인 미국 선수들의 오해 때문이다. 또한 한 인간의 애절한 사랑을 동성애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우리네의 현실이 그대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영화 쌍화점은 부부의 사랑을 돌이키게 한다. ‘내가 아내 혹은 남편을 한 인간으로 절절히 사랑하고 있는가?’를 되돌아보게 하는 건 아닐까?

“네가 사랑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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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1.13 17:13

“자기가 하면 로맨스, 남이 피면 불륜”
바람피려면, 한 밑천 챙겨주고 피워라?


“자기가 하면 로맨스, 남이 피면 불륜.”

바람에 대한 일반적 평가이다. 그만큼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열망이 크다는 것일 게다.

부부지간에도 얼마든지 아름다운 사랑을 꽃 피울 수 있다. 그런데도 다른 여자를 호시탐탐(?) 넘보는 이유는 뭘까?

첫째, 새로움의 부족이다. 부부지간 사랑의 권태기는 새로움 부족에서 기인한다. 부부 관계는 생활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항상 맺던 관계여서 사랑의 몸짓까지 파악된 상태에서 신선함의 부족은 당연하다.

둘째,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은 본능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를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듯 사회 속에서 살아야 하기에 늘 주목 받고 싶고, 인기 있는 사람이 되자고 하는 열망이 강하기 때문이다.

셋째, 힘이다. 동물의 세계에서 힘 있는 동물이 많은 암컷을 차지하듯 우월적 존재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동종에서 비교 우위를 누리고자 하는 지배 욕구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인간이 만들어 놓은 1부 1처제의 질서는 힘의 욕구를 용납하지 않는다.

사업상 어쩔 수 없어 바람핀다? 문제는 ‘돈’

일부 사회학자들은 사회가 유지 발전되는 이유를 일탈에서 찾기도 한다. 새로움을 갈구하는 욕구가 문명의 발전을 가져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를 사랑에 적용할 경우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주위에서 바람피우는 사람을 종종 본다. 이 때 가장 많이 용인되는 게 “사업상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서란다. 호기롭게 자랑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동의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최근 지인과 나눈 이야기는 참고할 만하다.

“만약 네가 젊은 여자라면 힘없는 늙은 남자와 섹스를 하겠냐?”
“아니다.”

“그런데도 젊은 여자가 늙은 남자와 섹스를 하는 이유가 뭐겠냐?”
“돈 아닐까?”

“그렇다. 목적은 돈이다. 정말 섹스를 즐기려면 젊은 사람과 하지 누가 다 늙은 사람과 관계 하겠냐. 사업상 섹스를 한다지만 먹고 사는 방법은 많다. 사업도 정도를 걸어야지 다른 방법을 강구하다 보면 결국 망하게 되어 있다.”

바람피고 싶다면 한 밑천 챙겨주고 해라?

먹고 살기 위해 섹스(?) 접대를 한다지만 바람직한 방법은 아닌 게다. 하지만 누구든 알고 있으되 행동하기가 쉽지 않다. 지인이 마무리로 던진 말은 의미 있게 들린다.
 
“바람 피고 싶다면 한 밑천 챙겨주고 해라. 그게 안 된다면 바람피울 생각은 애초에 말고.”

“한 밑천 챙겨 주고 해라”는 말, 일리 있게 들린다. 한편으론 있는 사람만 바람 펴라 란 소리로도 들린다. 그러나 곡해할 필요는 없을 게다. 열 여자 마다할 남자는 없다는 세상에 그만큼 도덕성을 강조하는 말일 테니.

“자기가 하면 로맨스, 남이 피면 불륜.”이란 말이 있을 수 있을까? 아니다 이런 말은 애시당초 없다. 그건 자기가 하던 남이 하던 불륜이기 때문이다. 불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부부지간의 아름다운 사랑에는 노력이 필요함을 간과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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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진행된 아내 외박에 부글부글…
[부부이야기 36] 외박

부창부수라고 아내와 전 몸살감기로 끙끙 앓고 있습니다. 토요일(27일), 아내는 주말 단식에 돌입하며 잠만 잤습니다.

일요일(28일) 아침, 눈을 뜨니 아내가 없었습니다. 운동 갔겠지 여겼습니다. 점심 무렵 통화하니 불가마에 있다더군요. 그런데 저녁에도 오지 않았습니다. 슬슬 화가 나더군요. 밤에 몸살 약 먹은 후 자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그러더군요.

“아빠, 엄마 오늘 자고 오신대요. 몸이 너무 아파 운전을 할 수가 없대요.”
“허허~. 네 엄마가 간이 부어도 단단히 부었군.”

‘말은 그리 했어도 설마 자고 들어오겠어?’ 싶었지요. 한 밤 중에 일어났습니다. 여전히 아내는 귀가 전이었습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아내의 부재는 정신이 확 들게 만들더군요. 아내의 전화기는 꺼져 있었습니다. 걱정되면서도 속이 부글부글 끓었습니다.

부부는 늦으면 늦는다 연락받을 권리가 있다!

아내의 귀가를 기다리는 것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저도 종종 새벽까지 술 마시다, 술 깨기 위해 들렀던 불가마에서 잠이 들어 아침에야 집에 들어간 적이 있기에 반성도 하였습니다. 그럴 때면 아내는 이렇게 항변하곤 했습니다.

“나는 당신 아내다. 부부는 늦으면 늦는다 연락받을 권리가 있다. 자고 들어오는 것 누가 뭐라 하느냐. 아내로 여긴다면 연락이라도 해라.”
“깜빡 잠들었다. 술 마시다 정신이 간 상태에서 어떻게 연락을 하느냐. 신랑이 바람필 위인도 아닌데 믿고 자면 되지, 뭐 하러 기다리느냐.”
“잠은 집에서 자야지, 집 뒀다 뭐하려고 불가마에서 자느냐? 이해 할 수 없다.”

한번은 늦게 들어오는 남편이 싫어 “사람 기다리는 게 어떤 건지 맛 좀 봐라”며 자정께 어린 아이들을 들쳐 업고 불가마로 갔다 합니다. 자려 해도 시끄러워 도저히 잠들 수가 없었던 아내는 “이제 왔겠지 싶어” 두어 시간 후 아이들과 다시 집으로 왔다 합니다. 그런데 웬걸, 남편은 아직 귀가 전. “내가 왜 그랬지.”하고 말았다는군요.

그랬다는데 제가 아내의 귀가를 손꼽아 기다리는 처지가 되니, 그 심정 이해하겠더군요. 아, 이래서 잠을 못 자는구나? 하여간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말없이 결행한 외박 사유에 대한 해명 필요!”

월요일(29일) 오전 8시30분경, 전화가 왔습니다. “바로 출근하겠다.”는 통고였습니다. 헐! 그날 밤에 서로 말을 섞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머릿속은 계산에 바빴습니다. 어떻게 추궁해야 할까? 그럼 아내는 뭐라 답할까?

화요일(30일), 메일을 보냈습니다. “아무런 말없이 결행한 외박 사유에 대한 해명 필요!” 다른 용건 말미에 외박 건을 슬쩍 끼워 넣은 것입니다. 답신이 없었습니다. 쿨한 남편이 되려했던 생각이 싹 사라졌습니다. 저녁, 식탁에 둘러 앉아 말문을 꺼냈습니다.

“너희들 엄마의 예고 없는 외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아빠도 그러잖아요. 아빠도 말없이 외박하면서 엄마만 뭐라 하세요.”

아빠 편이 되어줄 거라 믿었던 아이들이었는데, 완전히 망가지고 말았습니다. 잘못인 줄 알면서도 엄마 편을 들었던 게지요. 여기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허허~’ 너털웃음을 흘리는 것뿐이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야 했습니다.

“당신 뭐 하느라 외박한 거야?”

“당신 뭐 하느라 외박한 거야?”
“무주에서 외부모 가정 아이들 스키캠프가 있었거든요. 몸이 아파 안 가려고 말 안했는데 안갈 수가 있어야죠. 아침에 일어나니 다들 자고 있어 조용히 나갔어요. 그런데 저도 장난기가 발동하더라고요.”

그럼 그렇지. 따질 근거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렇다고 한 마디 안할 수야 있나요.

“살아봐서 알잖아. 일요일 낮에 통화했을 때 불가마란 말 안하고 캠프다 했으면 기다리지도 않잖아. 다음부턴 그러지 마소.”

말은 이리 했어도 별의별 상상을 다했던 터라 겸연쩍었지요. 이를 통해 부부 관계에서도 역지사지가 필요하단 걸 절실히 느껴야 했습니다. 그렇더라도 다음에 또 예고 없는 외박이 결행된다면 용납할 순 없습니다.

그러니 부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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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미아>로 본 부부싸움 화해법


‘부부싸움’ 하는 부부는 ‘건강한 부부’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27] 화해

소통의 부재처럼 느껴집니다.(맘마미아 중에서)

부부싸움’ 하는 부부는 ‘건강한 부부’라 합니다.
왜 이런 역설적인 표현을 하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다만, 부부싸움 후의 화해가 좀 더 긴밀한 ‘이해’와 ‘친근함’,
스트레스와 불만 ‘해소’를 동반하기에 그런 것 아닌가 추측할 뿐입니다. 

‘1+1=2’

각각 한 사람이 만나 부부를 이룬 수학적 계산법입니다.

이에 반해 자연의 셈법은 다양합니다.
이는 결혼한 부부 사이에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각각 한 사람이던 남녀가 결혼하면 어른들은 “비로써 하나 되었다” 합니다.

‘1+1=1’

 결혼하면 “하나가 된다.”는 어른들의 셈법입니다.

가족 체계이론에서는 이 하나는 하나에 머물지 않고 퍼져간다 합니다.

자녀를 낳음으로 인해, 혹은 사랑이 깊어갈수록 
‘1+1=1’을 넘는 시너지 효과를 얻는다는 것이지요.

가족 체계이론에선 이렇게도 표현하더군요. 

‘1+1=2’, ‘1+1=3’, ‘1+1=4’

 부부싸움 뒤의 화해가 중요한 이유는?

 그러나 살아보니 덧셈법만 적용되는 건 아니더군요.
때로 부부 관계는 안 하느니만 못한 뺄셈법이 적용되기도 하더라고요.
이혼 등이 해당되겠지요.

이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1+1=0’, ‘1+1=-1’, ‘1+1=-2’

 이는 부부관계에서 가급적 피해야 하는 경우입니다.
사랑으로 맺은 부부관계에서 상처를 주는 역효과는
서로에게나 자녀에게나 좋을 일은 없지요.  

하여, 평생을 함께 할 부부라면 부정의 효과를 줄이고
긍정의 효과를 내기 위한 많은 노력이 필요로 할 것입니다.

이로 인해 부부싸움 뒤의 화해가 중요한 것이겠지요.

  

부부관계는 이처럼 수직적 관계보다 수평적 관계가 훨씬 났다 합니다.(맘마미아 중에서)

화해의 미덕으로 소통을 강조하는 <맘마미아>

최근 상영 중인 영화 <맘마미아>를 예로 들면 이해하기가 편할 것 같습니다.
그 줄거리입니다.  

오해로 빚어진 어머니와 아버지의 헤어짐으로 인해 유복자로 자랐던 딸.
그 딸은 어머니의 빛바랜 일기장에서 어머니의 옛 남자들을 알게 된다.

결혼식을 앞둔 딸은 아버지를 찾기 위해 엄마의 옛 남자들을 초대한다.
초대에 응한 남자들과 어머니는 조우 과정에서 젊은 날의 오해를 털게 된다.

오해를 벗게 된 어머니와 아버지는 재결합을 통해 사랑을 되찾는다.

 이런 내용의 <맘마미아>는 문화와 생활방식이 달랐던 남녀가 만나 사랑하고,
사랑을 이루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오해로 인해 헤어지는 아픔을 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멈추지 않고 이별을 넘어 대화를 통한 이해와 화해로 다시 사랑하게 되는
진부한 중년의 러브스토리임에도 관람객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부부 관계에서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화해의 미덕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메시지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즉, 소통의 중요성을 직ㆍ간접적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봐야겠지요.

소통하지 않고 이해해주길 바라는 건 억지

각설하고, 어떤 분은
“부부는 느낌으로 서로를 알고 느낌으로 살아간다.  부부 싸움도 마찬가지다.”
고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걸 놓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왜냐면 아무리 느낌으로 산다 하더라도 자라온 문화가 달랐던
태생의 한계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죠.

하여, “대화를 자주하는 부부도 갈등을 겪는데,
특히 부부 싸움 뒤끝에 소통하지 않고 이해해주길 바라는 건 억지”
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부부싸움 뒤끝의 화해가 중요시 되는 것이겠지요.


어떤 것이 최고의 화해법이라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단지, “서로에 대한 이해”와 “더 깊은 친밀감 갖기”, “서로에게 쌓였던 불만 해소” 차원에서
하는 그 어떤 행동도 소통의 최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요즘 소통의 부재를 느끼고 있습니다.

하여, 소통 방법을 찾기 위해 부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쉽진 않네요. 마음이 있으면 행동이 따른다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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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rusk.kr BlogIcon 재밍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시각으로 보셨군요~
    전 우리나라 정서에 안맞는 내용들이 로맨틱하게 포장되어 있다고 느꼈었는데...
    암튼 노래는 신났습니다 ^^

    2008.09.18 17:32

“결혼 전 사귄 여자 이야기 왜 안하죠?”

사람의 눈과 마음의 차이는 바로 ‘그런 것’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26] 남편의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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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남자 이야기를 썼으니 남편의 여자 이야기도 써야겠죠?

“당신은 결혼 전에 사귄 여자 이야기, 왜 통 안하죠?”
“뭐 할 이야기가 있어야지…. 과거일 뿐이잖아?”

“인기가 없었나 보네요. 아님 인간관계를 못했던지”
“….”

별 소릴 다 듣습니다. 삼십 중반에 결혼을 했으니 벌써 10년이 되었습니다. ‘남편의 여자’ 이야기를 풀어가려면 결혼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먼저 짚어야 할 게 있습니다.

“사람을 위에서 아래로 쭈~욱 훑는데 기분 나쁘대요. 직감으로 알겠더라고요.”

결혼 후 1년쯤 되었을 때 아내의 반응입니다. 여자의 놀라운 직감을 실감했습니다. 그저 눈으로 봤을 뿐일 텐데 달랐나 봅니다.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처럼 아이 셋은 놓고 말해야 하나 싶지만 이제 아내에게 말할 때도 된 것 같습니다.

사실 결혼 전 사귀었던 여자는 몇 명 있었습니다. 중ㆍ고등학교 때는 풋사랑이라 보는 게 맞겠지요. 대학 때 쫓아다니던 같은 과 여자가 있었습니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 캠퍼스를 비 맞고 같이 거닐다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사귀는 여자가 있으니 사랑 타령은 말자!”

“사랑하는 마음은 매우 소중해 그것을 무시할 순 없지만 어릴 시절부터 꿈꿔온 내 꿈도 무시할 순 없다. 내 꿈은 수녀가 되는 것이다. 사랑 때문에 내 꿈을 버릴 수는 없다. 대신 다른 여자 만날 때까지 6개월 동안은 만나 주겠다. 허전할 테니까…”

거절이었습니다. 수녀가 된다는데 굳이 6개월 동안이나 만날 이유는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만났던 여자와의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문학 모임에서 한 여자를 대하게 되었습니다.

“난 지금 사귀는 여자가 있으니 사랑 타령은 말자!”

오금을 박고 사귀던 여자와 서로 인사 시켰습니다. 그리고 군대에 가게 되었고요. 첫 휴가를 나왔더니 두 가지 이야기가 들렸습니다.

“네가 입대한 후, 두 여자가 다방에서 컵을 던지고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난리가 났대?”
“입대 전날 밤, 짝사랑에 서러워 한 여자가 수면제를 먹었다가 겨우 살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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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여자를 거부(?)했던 이유는 ‘향기’

군에 있을 때 두 여자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 여자는 다른 남자에게로 갔습니다. 한 여자는 편지지가 아닌 8절지 등에 예쁘게 꾸며 거의 매일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글을 예쁘게 쓰려고 붓글씨까지 배웠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친구였을 뿐입니다.

복학 후, 후배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만나는 남자가 있다. 지금은 군에 가 있다.”는 소릴 듣고 뒤도 안보고 돌아섰습니다. 수컷끼리의 경쟁은 공평해야 하는데 이런 경쟁은 일방적인 흐름으로 갈 수밖에 없으니까.

졸업 후, 군에 있을 때 고무신 거꾸로 신었던 여자와 또 만나게 되었습니다. 청혼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독신을 마음먹었던 참이라 청혼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인연이 아니었던 거죠.

그리고 아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그 사람만의 고유한 체취(體臭)가 있다 합니다. 제가 다른 여자를 거부(?)했던 이유는 ‘향기’였습니다. 왜 향기가 신경 쓰였는지 알 수 없습니다.

사람의 눈과 마음의 차이는 바로 ‘그런 것’

지금 과거의 여자들과는 친구로 지내고 있습니다. 아내와도 같이 만나는 중입니다. 이중 프로포즈를 했던 여자가 아내를 위 아래로 훑어봤나 봅니다. 왜, 위ㆍ아래를 훑었을까?

추측컨대, 누구길래? 얼마나 잘났길래? 그랬을 것입니다. 그러니 눈길이 곱게 나갈 수 없었겠죠. 아내와 결혼 조건으로 “세 번의 외도는 서로 용인하기”를 제안했었습니다.

이유는 “한 남자만 또는 한 여자만 관계를 맺고 죽는다는 건 인생이 좀 그렇지 않냐?”는 것이었습니다. 서로의 믿음과 신뢰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내는 “제안에 동의한 적 없다.” 펄쩍 뛰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내와 살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관계하는 사람 숫자보다 상대방을 대하는  마음이 더욱 더 중요함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눈과 마음의 차이는 바로 그런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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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 빛나는 건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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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장수풍뎅이 짝짓기

장수풍뎅이 짝짓기로 본 부부관계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25] 짝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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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포함한 모든 동물의 짝짓기는 비슷비슷 하나 봅니다.
장수풍뎅이의 짝짓기 모습입니다.
영락없이 후배위 체위입니다.

그럼, 짝짓기 과정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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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 아롱이,
"이 좁은 삶의 답답한 공간을 나갈 방법은 없을까?"
궁리하며 한가로이 노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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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다롱이가 아롱이를 찾아 땅속을 헤매다가
땅위로 올라와 보니 '아! 글쎄' 아롱이가
여기에서 혼자 놀고 있지 뭐에요.

“에이, 그것도 모르고 한참을 헤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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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마음에 놀고 있는 아롱이에게 다가가는 다롱이,

“여기서 뭐하고 있었어~? 한참 찾았잖아! 다치면 어쩌려고…"

코맹맹이 소리로 수작(?)을 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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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롱이의 몸짓을 보고 있던 아롱이,
다롱이의 구애가 마음에 들지 않은지

“어라! 어림없지. 어디서 수작이야!”

아롱이, 엉덩이를 슬슬 빼기 시작합니다.
‘뜅기는 묘미’를 본능적으로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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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롱이의 거친 숨소리에
아롱이 엉덩이를 숨기고 정신없이
줄행랑을 칩니다.

“흥, 어디서 감히…. 이래 뵈도 귀하신 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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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롱이에게 버림받은 다롱이,
벽을 치며 통곡을 합니다.

“내가 뭘 잘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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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의 원인 분석을 마친 다롱이,

“내 사랑을 받아줘!”

땅위 땅속을 가리지 않고
저돌적인 구애작전을 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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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아롱이의 마음을 사로잡은 다롱이,

“그럼 그렇지. 내빼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이지?”

승리의 쾌재를 부르며
아롱이의 등에 올라타는데 겨우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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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짝짓기 자세를 취했지만
구멍 찾기가 힘이 듭니다.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이렇게 찾기가 힘들어서 원!”

“아이~ 참. 그것도 딱딱 못해요?”

아롱이의 핀잔에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겨우 구멍을 찾았습니다.

“어이, 이제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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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안정적인 짝짓기를 합니다.
아롱이 밑에서도, 일침입니다.

“잡아둔 물고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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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필까봐 얘 딸려 보낸 거 아냐?”

코끼리와 개미가 서로 사랑할 때…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24] 아내의 부재(不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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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전함이 일더군요. 한편으론 자유다 싶었습니다.

“어쩐 일로 전화를 다….”
“아내와 아이들이 서울 갔어요. 그동안 못 다한 회포 좀 풀려고…. 헤헤~”
“하하~, 그럼 그렇지!”

어째, 치마폭에 놀아난 사내 같이 느껴지지 않나요? 편안하게 지내는 지인이라 놀림(?)에도 끄떡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보자마자 카운터펀치를 날리더군요.

“혹시~, 각시 서울 가서 바람 필까봐 얘들 딸려 보낸 거 아냐?”

엥~. 헉. 나 원 참. 별소릴 다 듣겠구먼. 그러나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싶었지요. 겸사겸사 아이들이 바라던 놀이동산이 목적이었습니다.

이럴 때나 자유 누려야지 언제 누리겠어!

“형수님은 잘 계세요?”
“서울 갔어. 같이 가자는 걸 마다했지. 밤에 올 거야.”

얼씨구~, 쾌재를 불렀습니다. 이런 상황에 던질 이야기 폭은 대개 정해져 있지 않겠습니까.

“형수 바람나면 어쩌려고 혼자 보냈어요? 아이들은 딸려 보냈나요?”
“어이, 믿음이 중요한 게지. 각시도 이럴 때나 자유 누려야지 언제 누리겠어. 편하게 다녀오라 했어.”

에이~, 회심(?)의 일격이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형수 여행 보내고 뭐하셨어요?”
“도서관서 명리학 책 봤지. 하면 할수록 어렵고 헷갈린단 말야. 덕분에 푹 빠졌지 뭐.”

자식들 밥 챙겨주는 줄 알았더니만 그새 또 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항상 배우는 자세에 혀 내두를 판입니다. 풍수에 몰두하더니 이제 연관된 명리학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말년에 왕따 당하면 어쩌려고. 못 이긴 척 따라나서지 또 버티셨어요?”
“설마 늙었다고 왕따 시키겠어? 그래도 허는 수 없지만…. 슬슬 같이 다닐 때가 됐지? 우스개 소리 하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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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온 남자의 아내 사랑법?

코끼리와 개미가 서로 사랑했대. 이상하게 보는 시선에도 둘이는 열애 끝에 결혼했대. 어느 날, 남편 코끼리가 교통사고로 그만…. 코끼리 장례식 날, 운구를 따르던 아내 개미가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을…. 개미 동생, 말도 안 되는 결혼에 일찍 과부가 된 언니를 달래려 다가갔대. 땅을 치며 통곡하는 언니의 울음소리,

“아이고, 흐흐흑~ 언제 다 묻나, 언제 다 묻나!”

사랑의 한계를 말하고 있습니다. 있을 때 잘하라는 이야기. 코끼리와 개미의 사랑은 “근본적으로 남자와 여자는 차이가 있다”‘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떠올리게 합니다. 아내 없다고 허전해 말라는 지인의 격려지요.

지인은 결국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이해하니 각시 혼자 하는 여행을 배려한 것이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튕기면서 챙기는 그만의 사랑법이지요. 아름답고 좋은 느낌을 함께하지 못한 배우자의 아쉬움을 느끼면서 부부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아내의 부재가 가져다준 자유는 이렇게 새로운 사랑법을 강요당한 셈입니다. 지인의 전화가 울립니다. “도착했다”는, 그의 아내 신고.

돌아와 혼자 있는 집, 참 낯설고 썰렁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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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관심과 사랑으로 산다는데…”

아내, 없던 허리가 생겼다 좋아합니다.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23] 아플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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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이 아프다는데 여러 병원을 다녀 봐도 다행스레 별 이상은 없고, 결국 서울까지 가게 됐습니다. 과도한 집착과 스트레스로 인한 거라 하니 안심이 됩니다. 어째, 동반자가 저토록 스트레스를 받을 때까지 뭐했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아내에 대한 사랑이 묻어나는 지인의 메일입니다. 지인은 아내의 스트레스 원인을 이렇게 진단하고 있습니다.

“장모님이 몇 해 전 뇌졸증(중풍)으로 쓰려졌는데 거기에 대한 강박도 있었고, 따뜻하게 두 손 마주 잡고 바라봐 주지 못한 제 탓도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자는 관심과 사랑으로 산다는데….”

관심과 사랑으로 사는 것이 비단 여자뿐일까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들이 관심과 사랑 속에 살고자 희망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굳이 아내를 들먹이는 건 하지 못함에 대한 반성일 것입니다.

앉고 싶고, 눕고 싶은 게 인지상정. 허나~

그러면서 자신의 마음 상태를 이야기 했습니다.

“엉덩이는 무겁고 머리는 쓰려고 하질 않으니, 내 몸마저도 귀찮기만 합니다. 지치고 힘이 부칠 땐 그저 두 무릎 부여잡고 가만 쉬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쉬는 시간이 길어지면 눕고 싶어지겠죠. 눕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전 고개 들고 다시 뛰었으면 좋겠는데….”

무더위로 인한 ‘지침’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아 있으면, 눕고 싶은 사람의 마음” 변화를 통해 자신을 추스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지인은 자신과 아내의 정신 상태에 대한 처방까지 내렸습니다.

“가족여행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공주ㆍ부여를 중심으로 2박 3일간 백제문화를 체험하고 올 계획입니다. 웬지 서러움이 가득한 백제로 떠납니다. 뭔가 잡을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듭니다.”

말대로 그는 뭔가 잡았을까요? 아마, 잡았을 것입니다. 이 정도의 사랑ㆍ반성ㆍ진단ㆍ처방이라면 못 잡을 게 없겠지요. 그래 묻지 않았습니다.

아내들, 아이 출산 후 안 아픈 곳 있나요?

하기야 이 세상에 쌩쌩한 아내 어디 있겠어요. 이래저래 한두 군데는 꼭 아프지요. 못난(?) 신랑 만나 고생. 또 아이 출산 후, 산후조리 제대로 못한 탓에 여기저기 아픈 곳이 생겨났다지요.

하여, “어깨 주물러 달라, 부황 떠 달라” 요구사항도 가지가집니다. “아이 낳다 망가진 몸, 당신이 챙겨주지 않으면 누가 챙겨주겠느냐?”는데 도리 있나요. 이왕지사 하는 거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지요.

잔병치레가 잣던 아내는 요즘 몸 상태가 부쩍 좋아졌습니다. 지난해와 올 초 연거푸 다리 수술을 했는데, 이로 인한 약이 ‘위 쓰림’ 현상을 동반했었습니다. 그 후 산행과 ‘밥 따로 국 따로’란 식이요법을 하게 됐지요. 산행에서의 아내의 말입니다.

“여보. 몸이 좋아지니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생기네요.”
“무슨 일?”

몸이 편하면 만사형통이라지 않습니까? 이 때지만 해도 무슨 좋은 일이 생긴 줄 알았습니다.

“화장실요. 영양분을 장에서 완전히 소화를 시켜 내리잖아요. 그래 변이 가벼워 나뭇잎 같이 둥둥 뜨는데 이 변이 문제에요. 변기 물을 내려도 둥둥 뜨는 바람에 물과 같이 안내려가는 거 있죠? 어쩔 수 있나요, 도구를 잡고 눌러야 겨우 내려 간다니깐요.”
“그래? 살다보니 별 희한한 소릴 다 듣겠구먼.”

정말 희한한 소립니다. 변이 물에 둥둥 뜨는 것 자체도 신기한데 물에 같이 쓸려 내려가지 않는다니…. 그렇다고 매번 눌러 내릴 수도 없고, 변을 방치하는 건 다음 사람을 위해 좋지 않은 일이니 곤혹은 곤혹 아니겠습니까?

“여보, 허리가 요즘 쬐끔 생긴 거 알아?”

어찌됐건, 아내의 몸은 몇 개월 무척 좋아진 상탭니다. 조금만 걸어도 헐떡이며 피곤해 했었는데, 요즘은 두어 시간 산행에도 끄떡없을 정도니까요.

“여보, 없던 허리가 요즘 쬐끔 생긴 거 알아?”
“정말요? 에이~.”
“정말이라니까.”

무척 좋아합니다. 뭐, 아내 몸매 보고 결혼한 건 아니니 허리가 있건 없건 상관치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허리가 보이니 좋긴 하네요. 그러나 그것보다 더 좋은 건 아내의 정신까지 맑고 깨끗해졌다는 사실입니다.

지인에게 ‘부부가 함께하는 산행’을 권해봐야겠습니다. 가족이면 더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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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왜 그걸 모르는지….”

“마음 편하게 해주면 어디 덧나나?”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21] 여보와 당신


 

“아내는 남편에게 큰 것을 원하지 않는다. 아주 작고 사소한 것을 원한다. 남자들은 왜 그걸 모르는지….”

아내가 간혹 하는 말입니다. 남편들도 이것을 모를 수가 없지요. 신경을 덜 쓰다 보니 지나치는 것이지요. 그래서 여자들은 세밀하고 꼼꼼한 남자를 원하나 봅니다.

이에 대한 남편의 항변,

“신경 쓸 일이 어디 한두 가지나? 그렇잖아도 머리 아파 죽겠는데 아내라도 마음 편하게 해주면 어디 덧나나?”

그렇습니다. 아내의 섬세한 배려 또한 필요하지요. 말하지 않아도 아는데 실천이 안 된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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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如寶)는 ‘보배와 같이 소중하고 귀중한 사람’

이 두 가지를 함께 보면 이럴 땐 이런 것 같고, 저럴 땐 저런 것 같습니다. 최근 ‘아내를 위한 섬세한 배려를 적극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왜냐면 ‘여보’와 ‘당신’의 차이를 일깨워 주는 메일 때문입니다.

“여보(如寶)는 같을 여(如)자와 보배 보(寶)자를 쓴다. 보배와 같이 소중하고 귀중한 사람이라는 의미이며, 남편이 아내를 부를 때 하는 말이다.”

아내를 부를 때 ‘○○씨’ 하고 이름을 부르는 게 최고라 합니다. “누구에게나 이름을 부를 의무가 있다”는 겁니다. 이름은 그 사람을 나타내는 ‘고유의 가치’라 하니까요.

하지만 이름 부르기도 쉽지 않습니다.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 ‘○○엄마’, ‘어이’ 등으로 부르는 남편들이 많습니다. ‘○○씨’라 부르기 껄끄럽다면 소중하고 귀중한 사람이란 의미의 ‘여보’라 부르는 건 어떨까요?

물론 여보를 ‘닭살스럽다’며 기겁 하는 분도 있습니다만 습관 붙이기 나름 아니겠습니까?

이제 그 반대의 경우입니다.

당신(當身)은 ‘내 몸과 같다’는 의미
“당신(當身)이라는 말은 마땅할 당(當)자와 몸 신(身)자를 쓴다. 따로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바로 내 몸과 같다는 의미가 ‘당신’이란 의미이며, 여자가 남자를 부를 때 하는 말이다.”

무심코 사용하던 ‘당신’이란 말이 이런 의미였다니 놀랍기만 합니다. ‘여보’와 비교하면 ‘당신’이 더 깊은 사랑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귀함을 넘어 내 몸과 같다”니 이는 살신성인의 정신입니다. 그리고 떠오르는 생각.

“죽도록 쫓아다니다 성공한 결혼. 그리고 10년의 세월. 이 세월동안 아내를 죽도록 사랑했을까? 혹, 잡아 둔 물고기라 여기고 있진 않았을까?”

생각해도 죽도록 까진 아닙니다. 그냥 너무 익숙해 일부가 되었을 뿐입니다. 이를 사랑이 아니라 할 순 없겠지요.

가둔 물고기에게도 사랑의 밥을…


“사랑을 나눌 때 떨려야 하는데 왜 그 떨림은 없고 편안하기만 하죠?”

아내의 말도 ‘일상이 되어버린 사랑’을 대변할 것입니다. 사랑이 ‘살 떨림’만은 아닐 것이니까요. 그러고 보면, ‘여보’와 ‘당신’의 의미를 실현해 가는 것 또한 ‘부부의 도’일 것입니다.

하여, 이제부터라도 흔히 말하는 가둬 둔 물고기에게 적극적으로 밥을 줄 참입니다. 아주 작은 사랑의 밥부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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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30년 넘은 아내가 '신랑'이라 부르는 이유

‘이런 사람하고 왜 결혼했을까?’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16] 단순한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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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넘이를 같이보는 게 부부라지요?

실화를 바탕으로 가족의 이별을 소재로 제작된 차인표 주연의 <크로싱>을 지난 금요일 심야에 보았습니다. 엇갈린 비극적 운명을 다룬 영화라 차에 오르기 전 육교 아래에서 허전함을 마음을 달래고 있는데 아내가 팔을 쫙 폅니다.

아내도 허전했나 봅니다. 아프지 말고 서로 해로하자는 의미에서 서로 크게 꼭 안았지요. 영화의 한 장면처럼. 평소에도 손을 잡고 다니며 스킨십을 잘하는 닭살 부부라 별 거리낌이 없었죠.

그때 갑자기 봉고 차가 오더니 멈췄습니다. 차에서 중 3 내지 고 1로 보이는 여학생이 내리더니 우리 부부의 모습에 흠칫하더니 종종걸음으로 사라집니다. 예상치 않았던 순간을 접해 당황스럽고 겸연쩍었나 봅니다.

“왜 그리 신랑을 좋아해?”, “좋아하던지 미워하던지 중 하나”

아내는 학생이 사라지기 전 뒤통수에 대고 “우리 부분데. 써서 붙이고 다닐 수도 없고…”하며 말을 날립니다. 차에서 한 마디 안할 수야 없죠.

“아까, 그 학생이 우릴 불륜 남녀로 보았을까요?”
“그렇진 않을 것 같은데. 그러면 어떻고, 아니면 어때? 우리가 당당하면 그만이지. 그런데 당신은 왜 그리 신랑을 좋아해. 결혼 10년차인데 그렇게 좋아?”

“신랑이니 좋아해야죠. 하나밖에 없는 신랑에게 할 수 있는 건 두 가지밖에 없잖아요. 좋아하던지, 아니면 미워하던지 중 하나. 그럼, 좋아해야지 미워해야겠어요?”
“자네 말이 맞네. 좋아하는 게 훨씬 좋겠구만.”

참 단순한 셈법입니다. 이리 재고 저리 재다 ‘왜 이런 사람하고 결혼했을까?’, ‘어디가 끌려 결혼했을까?’, ‘내가 미쳤지, 미쳐!’하면 괜히 골치 아프겠죠. 단순한 셈법의 장점이랄까, 뭐 그렇습니다. 그날 밤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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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라 함은 “새로운 마음으로 새 사람하고 사는 것”

“당신은 왜 신랑신랑 그래? 하기야 결혼 30년 넘은 부인도 남편보고 꼭 신랑이라 하더군. 왜냐고 물었더니, 신랑이라 안 그러면 헌사람 같은 기분인 것 같다고. 그래야 자기도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새 사람하고 사는 것처럼 살기 위해서라고. 당신도 그래?”
“아뇨. 어감이 좋잖아요. 왜, 싫어요?”

“아니, 대접 받는 것 같아 좋아. ‘처음처럼’ 새롭게 대할 수 있는 것 같고.”
“결혼 10년인데 아직도 신랑이라, 좀 그렇죠? 서방이 좋겠죠? 그래 서방이 좋겠다.”

이렇게 신랑도 되고 서방도 되었습니다. 고생만 직살 나게 시키는데 이것만으로도 언감생심이지요. 여기에 ‘처음처럼’이 더해지면 금상첨화(錦上添花)겠지요.

“남녀가 이렇게 함께 누워 있는데, 왜 가슴이 설레지 않을까요?”
“왜? 안 설레? 우리 각시도 다됐군. 생각하기 나름 아냐? 그렇게 나이 먹는다잖아. 애인에서 친구로!”
“그래도 설레면 좋겠는데 이렇게 편안하기만 하니….”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도 단순한 셈법으로 아내에게 다가가야 하겠지요. 그 방법이 뭐냐고요? 뭐가 있겠어요? 그냥 조금이라도 설렘을 줄 수 있게 노력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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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가 알면 안되는데…”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14]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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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씨.

“어디 가는가?”
“야생화 찍으려고요.”

“혼자?”
“저기, 아내랑.”

여수시 대인산 초입 활터에서 지인을 만나 나눈 인사입니다. 그렇잖아도 아이들에게 거절당한(?) 산행 길, 자연이 우리 부부를 기꺼이 받아 줍니다. 아내와 같이 오길 잘했습니다. 아니, 혼자라도 산에 가겠다는 아내 따라 나서길 잘했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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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밥.

“오늘 밤, 우리 집 요강 깨지겠네.”

도로변에서 빨갛게 익은 복분자 딸기를 만납니다. 아내가 딸기를 땁니다. 함께 주섬주섬 따 입에 넣습니다. 맛이 좋습니다.

“여보, 드세요.”
“왜? 자네 먹어?”
“저, 식이요법 하잖아요.”

 
아내는 수술 후 위장이 좋지 않아 식이요법 중입니다. 넙죽 받아먹습니다. 복분자를 삼키는데 한 마디 날아옵니다.

“오늘 밤, 우리 집 요강 깨지겠네.”
“헉! 당신이 딴 복분자를 먹었는데 요강뿐인가? 전봇대도 쓰러뜨려야지.”

한 바탕 웃으며 산을 오릅니다. 양지꽃, 솜양지꽃, 엉겅퀴, 괭이밥, 인동초, 조록싸리, 타래난초 등이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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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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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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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래난초.


“이제 ○○도 다 됐네!”…“아니야!”

중년 남자 일행, 옆을 지나가며 헉헉대는 이에게 핀잔(?)을 줍니다.

“벌써 체력이 떨어져 어째? 이제 ○○도 다 됐네!”
“아니야. 아무리 산 잘 타는 사람도 30분은 적응시간이야! 적응이 끝나면 괜찮아.”

그렇습니다. 산행은 수평운동과 수직운동을 함께 하므로 많은 체력이 소모됩니다. 산행은 체력ㆍ기술ㆍ경험에 맞게 무리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산행은 발바닥 전체로 호흡과 걸음걸이를 리듬에 맞춰 걸으면서 2초간 숨을 들이 마시고, 4초 정도 입으로 내쉬는 게 좋다 합니다.

그리고 출발할 때는 천천히 걷기 시작하여 2~30분 걸어서 몸 기관이 걷는 운동에 익숙해질 때 한 번 쉬며 능력에 따라 3~50분 걷고 10분 휴식하는 정도가 효과적입니다. 또 물, 오이, 배, 쵸코렛 등의 간식으로 적당한 수분과 열량을 공급하는 게 좋습니다.

예스러운 예덕나무, 마가목, 굴피나무도 꽃을 피웠습니다. “꽃은 물주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습니다. 대신 꽃을 피워 보답한다.” 합니다. 이 꽃들은 우리에게 무슨 보답을 위해 꽃을 피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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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덕나무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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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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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록싸리.

“이 향은 무슨 향이에요?”

파란 새싹은 벌써 녹음으로 향하는 중입니다. 여름에는 나무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광합성을 합니다. 광합성 작용으로 엽록소가 만들어져 잎이 녹색으로 보이는 것이지요.

맑고 깔끔한 산새들의 속삭임과 나무가 품어낸 향이 가득합니다. 숲 향기 중, 밤꽃 향도 묻어 있습니다. 밤꽃 향에 얽힌 에피소드가 떠오릅니다.

“이 향은 무슨 향이에요?”
“어, 이건 처녀가 알면 안되는데…”

“왜요? 뭔데요?”
“밤꽃은 남자들의 정액 냄새와 같으니까 그렇지. 밤꽃이 필 때면 여인들이 밤에 몸을 뒤척인다 하잖아.”

말도 안되는 소리에 피식 웃고 말았습니다. 그나저나 밤꽃 향만 맡았지, 정작 꽃은 어떻게 생겼지? 싶습니다. 보니 배, 매화 등 일반 유실수 꽃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한편으론 꽃 끝 모양이 정자를 연상케도 합니다. ‘복분자’와 ‘밤꽃’이 어째 ‘밤’에 그냥 둘 것 같지 않습니다.

제비꽃도 열매를 맺었습니다. 이렇게 부부애가 꽃 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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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나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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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눈물의 운동화를 다시 사고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12] 운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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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여자에겐 이것도 자식과 남편에 대한 사랑일 것입니다.

“100원에 붕어빵 10개 사 먹고 덤으로 1개 더 얻어먹던 여중 시절, 그때는 단발머리에 하얀 칼라 옷에 까만 플레어스커트, 그리고 하얀 목양말에 청 빛나는 일명 맹꽁이 운동화를 신고 다녔죠. 그런데 열 명에 두어 명 정도는 까만 구두를 신었는데 하얀 목양말에 구두가 얼마나 예뻐 보이던지….

그 구두 신어보는 게 소원이라 엄마를 막 졸랐죠. 그때 운동화는 1,300원인가 했는데 구두는 2,500원이었으니 두 배가 비싼 셈이었죠. 하루는, 부스럭 부스럭 새벽 내내 부산하더니만 장에 나가시며 ‘열무 팔면 구두 사 줄 테니 학교 가기 전에 시장에 들러라’ 하는 거예요.

드디어 나도 검정 구두를 신는다는 부푼 기대를 안고 시장에 들렀죠. 저만치서 1단에 300원 하는 열무, 마지막 남은 2단을 팔려고 쪼그리고 앉아 있대요. 6백 원 밖에 안하는데…. 구두를 사 신어야 하나 엄청 망설였죠. 엄마에게 참 미안하데요.”

새로 산 운동화를 앞에 두고 아내가 그 옛날 풋풋했던 중학시절 이야기를 꺼냅니다. 별 어려움 없이 자랐던 나에 비해 아내는 추억이 정말 많습니다. 장흥이 고향이라 시골에 산 덕분이기도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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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헌 운동화. 아이들이 검정 구두약을 칠해 아직 쌩쌩합니다. 그렇죠?

“배드민턴, 누구랑 칠거야?”

각설하고, 초등학교 3, 4학년인 아이들은 지금껏 책상 대신 앉은뱅이 상에 앉아 공부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군말 없던 터라 그냥 지나치게 되었죠. 근데, 책상 들여야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마침 지난 3월, 아이들 방에 있던 책을 몽땅 거실로 빼고 공간을 남겨두었던 참이라 이때다 싶어 대형 마트에 들렀죠. 책상이 없대요. 대신 배드민턴 채와 셔틀콕, 줄넘기를 샀지요.

그리고 지난 해 발목이 부러져 접합 수술과 지난 달 부목 제거 수술을 받은 아내는 6월부터는 운동이 가능하다며 배드민턴 채를 샀습니다. 아내에게 “누구랑 칠꺼야?” 물었더니 다른 사람 이름이 불쑥 튀어 나왔습니다. 괜스레 서운합디다.

“어이, 누구랑 칠거야 하면 ‘당신’ 그럴 줄 알았는데 아니데?”
“그랬어요? 당연히 당신이랑 치려는데 갑자기 물어봐서 저도 순간 당황했어요. 나랑 배드민턴 치기 싫다는 건가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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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새 운동화. 눈물의 그 운동화를 샀다나요?

여자의 마음은 이런 건가?…미안해지고

그리고 딸 샌들을 보았습니다. 구두 같기도, 운동화 같기도, 샌들 같기도 한 신기한(?) 신발이 있대요. 공주표인 딸이 그걸 살 줄 알았는데 편한 샌들을 사 약간 놀랐습니다. 그런 후 아내의 말,

“여보! 저, 운동화 하나 살게요?”
“그러소.”

“운동화가 오래돼 사야겠어요. 등산할 때도 신게. 당신 옷을 사야 하는데 미안해요.”
“이 사람아! 필요 없는 옷은 왜 사. 당신 살 것 사소. 어여 골라.”

듣고 보니 무심했더군요. 미안하대요. 필요한 것 사면서 왜 남편에게 미안해야 하는지…. 이러지 않아도 되는데. 이게 여자인가 봅니다. 결혼 10년간 내 운동화는 두어 번 산 것 같은데 아내 운동화 산 기억이 도통 나질 않아요. ‘아~’ 정말 무심했구나 싶대요.

지금껏 신었던 아내의 까만 운동화는 아이들이 용돈 벌이한다며 검은 구두약을 듬뿍듬뿍 발라 닦아 검은 색이 그대로 남아 있지요. 검은 색이었기에 망정이지 녹색이나 분홍색이었으면 어땠을까,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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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마음은 아직 연꽃입니다.

“내 것 사려다가도 아이와 남편 것에 손이 가고”

운동화를 고르다 말고 아내가 운을 뗍니다.

“처녀 적에 어느 어머니가 그러대요. 처녀 때는 비싼 운동화와 구두만 신고 다녔는데 결혼하고 아이 낳다보니 그게 안된다고. 하나 사면 그만인데 왜 그게 안될까 싶다구요. 결혼하고 살아보니 내가 그 짝이데요. 그 마음 이해 하겠더라구요. 내 것 사려다가도 아이 것, 남편 것에 손이 더 가더라구요.”

집에 돌아와 아내는 운동화를 신고 소녀처럼 앉아 있더군요. 감개무량 했나 봐요. “어이, 그렇게 좋아?” 했더니, 다른 말을 꺼내더라고요. 여중 시절 엄마에게 참 미안했던 그 눈물의 구두를 오늘 다시 얻은 기분이라고요.

참, 철딱서니 없는 남편이죠. 밤, 아내를 안으면서 “어이, 미안하네. 운동화 산단 사람이 ‘당신 옷을 사야 하는데 미안해요’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되더라고. 미안하네!” 그랬죠. 그랬더니 가슴을 파고 들대요.

알다가도 모르는 게 부부라더니 알다가도 모를 여자네요. 어머니도 그랬을 것을. 근데, 참 무심했죠? 이제야 철이 들려는지, 나 원 참!

처녀 적, 아내는 엄마에게 구두를 사주는데 옛날의 구두와 엄마 생각에 눈물을 훔쳤다고 합니다. 여자는 추억을 먹고 사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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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이 헛되지는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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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번 시인을 울게 한 ‘영광 굴비’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11] 백제불교 도래지와 음담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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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의 경지에 오른 순간.

“씻을 수 없는 죄는 그 사람의 행동만으로 짓는 것은 아닙니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마음에서 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모든 진리가 마음에서 시작되었으니 마음 밖에서 진리를 찾지 마십시오.”

아내와 함께 석가탄신일에 들렀던 해당화가 활짝 핀 영광의 백제 불교 도래지에서 마주했던 법문입니다. 왜 이런 가르침이 있었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육신의 주인은 나인데 정신의 주인까지 나일까? 장담할 순 없습니다.

굴비의 고장, 영광 법성포에는 굴비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다른 하나가 더 있더군요. 백제시대 최초의 불교 도래지. 이곳에서 법성포의 유래를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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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특산물 '굴비'

불법(佛法)을 들여온 성스런 포구 ‘법성포’

“법성포는 마라난타 존자(서기 384년, 백제 침류왕 원년)가 중국에서 바다 길을 통해 영광 법성포에 당도하여 불교를 전파했던 곳이다. 백제시대, 법성포 지명은 ‘아무포(雅無浦)’로 ‘아미타불’의 의미를 함축한 지명이다. 고려시대, 불법(佛法)을 꽃피웠다 하여 ‘부용포(芙蓉, 연꽃의 다른 이름)’로 불리다 고려 후기부터 ‘성인이 불법(佛法)을 들여온 성스러운 포구’라는 뜻으로 ‘법성포(法聖浦)’라고 불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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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


불가에서는 불(佛)ㆍ법(法)ㆍ승(僧)을 삼보(三寶)라고 합니다. 불은 부처요, 법은 불경(佛經)이며, 승(僧)은 성인(聖人)을 이릅니다. 이로 보면 ‘법을 가지고 성자가 도래한 곳’인 법성포는 이보(二寶)에 마음까지(佛心) 더해지니 가히 삼보(三寶)를 지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광이란 지명도 ‘무량한 깨달음의 빛’이란 뜻으로 해석되는바, 이곳에 원불교성지와 불갑사가 들어선 게 우연은 아닌 듯합니다. 이런 의미에 맞춰 영광 특산품 굴비에는 재미있는 음담패설(패관문학, 전래야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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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불교 최초 도래지로 가다가...

오탁번 시인을 울게 한 ‘굴비’

소설가이자 시인인 오탁번은 <굴비>란 시를 발표하면서 제목 옆에 “항간의 음담인데 얼마 전 이 이야기를 처음 듣고 나는 차마 웃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란 설명을 붙였을 정도입니다. 오탁번 시인이 눈물을 흘리며 쓴 시 <굴비> 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수수밭 김매던 계집이 솔개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마침 굴비장수가 지나갔다
      -굴비 사려, 굴비! 아주머니, 굴비 사요/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요
      메기수염을 한 굴비장수는/ 뙤약볕 들녘을 휘 둘러보았다
      -그거 한번 하면 한 마리 주겠소/ 가난한 계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품 팔러 간 사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저녁 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올랐다/ -웬 굴비여?
      계집은 수수밭 고랑에서 굴비 잡은 이야기를 했다
      사내는 굴비를 맛있게 먹고 나서 말했다/ -앞으로는 절대 하지 마!
      수수밭 이랑에는 수수 이삭 아직 패지도 않았지만/ 소쩍새가 목이 쉬는 새벽녘까지
      사내와 계집은/ 풍년을 기원하며 수수방아를 찧었다

      며칠 후 굴비장수가 다시 마을에 나타났다
      그날 저녁 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또 올랐다/ ―또 웬 굴비여?
      계집이 굴비를 발라주며 말했다/ -앞으로는 안 했어요
      사내는 계집을 끌어안고 목이 메었다/ 개똥벌레들이 밤새도록
      사랑의 등 깜빡이며 날아다니고/ 베짱이들도 밤이슬 마시며 노래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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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마음 다잡아 해탈한 ‘사내’

아내의 불륜(?) 이야기를 듣고서도 기꺼이 사랑을 나누는 사내. 그는 해탈의 경지에 올랐다 할 수 있겠지요. 또한 아내까지 해탈의 경지로 이끄는 크고 넓은 아량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탁번 시인을 울게 만든 힘은 바로 이것이었겠지요.

결국 해탈의 경지에 오르는 과정을 굴비를 매개로 했다는 데에서 ‘해탈=굴비’로 동일시하려는 의도를 유추해볼 따름입니다. 하여, 해탈한 사내를 통해 바로 백제에 불교를 처음 전했던 승려 ‘마라난타’와 영광을 암묵적으로 나타내는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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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불교 최초도래지 바닷가.

하지만 현실에선 배우자의 불륜을 참을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믿음과 신뢰가 깨졌기 때문입니다. 허나, 여기에선 쾌락을 쫓은 불륜이 아닌, 살기 위한 것인 만큼 제고의 여지는 남겨야겠지요. 몸과 마음을 어찌 다스려야 할지 사색이 필요할 것입니다.

아내는 해안도로에 줄지어 활짝 핀 해당화가 너무 예쁘다 탄성입니다. 해당화는 바닷가에 피어야 맛이라고요. 해당화 마음 뺏긴 아내를 어떡해야 하나요? 하하.

세상살이, 마음먹기 나름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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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마음을 빼앗은 해당화와 바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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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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