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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67

 

 

저 글귀가 여러분들 마음속 깊이 박혀 있기를

“부탁을 들어준다면 나도 그 돈을 받으리다.”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주제는 권선징악이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그가 눈을 감았다. 모두들 숨을 죽이고 그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는 지극히 짧은 순간이었다.

 

 

  “슈슈슉!”

 

 

 순식간에 동전 날아가는 소리가 공기를 갈랐다. 실로 눈 깜짝 할 사이였다.  그의 손을 떠난 동전이 출입문 위의 원훈을 새겨놓은 나무판에 깊이 박혔고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가 멎어 갈 쯤 비상도가 입을 열었다. 

 

 

  “나무에 박힌 동전처럼 저 글귀가 여러분들 마음속 깊이 박혀 있기를 바라는 뜻이오.”

 

 

 비상도가 도장을 빠져 나왔을 때 사채업자 사장이 그를 불렀다.

 

 

  “선생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그는 비상도를 가까운 찻집으로 인도하였다.

 

 

  “신문에서 선생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외람되지만 저도 독립 유공자의 후손입니다. 일찍이 가정이 깨지고 못 배운 탓에 이런 꼴로 선생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그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차 한 잔을 마신 뒤에 다음 말을 이어갔다.

 

 

  “저야 비록 이런 일을 하고는 있지만 선생님께서 하시는 일은 돕고 싶습니다. 요즘은 선생님 때문에 속이 후련할 때가 많습니다."

 

 

 그가 호주머니에서 봉투 하나를 꺼냈다.

 

 

  “박승혜의 차용증과 이자내역서입니다.”

 

 

 그가 다시 뜸을 들였다.

 

 

  “선생님께서 지금 박승혜의 원금을 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하리다.”

 

 

 비상도는 호주머니에서 수표 오백만원을 헤아려 그에게 건넸다. 그 돈은 지난번에 성 여사가 자신에게 주었던 돈의 일부였다.

 

 

  “돈을 받았다는 영수증을 써 주시겠소?”

 

 

 사장이 갑자기 일어섰다. 그리고는 박승혜의 서류를 찢은 다음 두 손으로 그 돈을 다시 비상도에게 내밀었다.

 

 

  “무슨?”
  “저는 그 돈을 확실히 받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드리는 이 돈은 선생님께서 하시는 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뜻에서 제가 드리는 성의입니다. 어쩌면 한 번도 뵌 적은 없지만 애국지사이신 할아버지께서 처음으로 사람다운 일을 했노라며 기뻐하실 것 같습니다.”

 

 

 비상도는 갑자기 목이 메어왔다. 억지로 차 한 잔을 밀어 넣었다. 


 어쩌면 배우지 못한 그가 그렇게라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그 방법만이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었다.

 

 

 매국노의 후손들이 잘 살고 독립투사의 후손들이 가난을 대물림하는 이 현실을 두고 얼마나 세상을 욕하며 살았겠는가.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그들에겐 이 세상이 더러웠을 것이다.

 

 

 그럴수록 어떤 방법으로든 돈을 벌어야 했고 그것만이 못 배우고 가진 것 없는 그들이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으리란 생각에 그는 잠시 눈을 감았다.

 

 

  “내 부탁을 들어준다면 나도 그 돈을 받으리다.”
  “말씀하십시오.”


  “이후로는 법이 정한 이자를 받았으면 하는데, 어차피 서민들이 얻어 쓰는 돈이니 하는 말이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고맙소.”

 

 

 박승혜가 술집에서 풀려나 집으로 돌아간 것은 늦은 밤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비상도에게 전화를 걸어와 원금을 주고 싶다며 만나고 싶다는 뜻을 비추었어다. 그는 오늘 있었던 일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그쪽에서 원금을 받지 않으려 했다는 말을 전했다.  (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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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66

 

 

“어찌 손가락이 주먹을 이긴단 말입니까?”

급소를 찌르는 힘이 달라야 하기 때문이오!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주제는 권선징악이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실례가 안 된다면 성함을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비상도라 하오.”

 

 

 모두들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에 관해서 익히 들어온 바였고 각종 매스컴에서 매일같이 떠들어도 이정도 일 줄은 몰랐던 것이다.

 

 

  “진작 말씀하셨으면 됐을 것을…….”

 

 

 사채업 사장의 말이었다.
 관장이 자세를 낮추며 두 손을 모았다.

 

 

  “조금 전에 선생님께서 상대방이 내뻗는 주먹을 같은 주먹으로 맞받아친 것이 아닌 줄 압니다만.”
  “보신 그대로입니다.”

 

 

 모두들 그게 무슨 말이냐는 표정이었다.

 

 

  “그렇다면…….”
  “예. 두 손가락으로 맞받아친 것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강하게 들어오는 주먹을 어떻게 손가락으로…….”
  “어찌 손가락이 주먹을 이긴단 말입니까?”

 

 

 도저히 말이 되지 않는다는 듯 한마디씩 내뱉었다. 그것도 십 년 넘게 권투를 해온 사람의 주먹이었다.

 

 

  “그렇소. 보통의 경우라면 손가락이 주먹을 이길 수는 없소이다. 하지만 그 주먹이 바늘 끝을 쳤다고 생각해 보시오. 사람의 손등에는 합곡이라는 혈, 즉 급소가 있소이다. 그곳을 정확히 찌르기만 하면 덩치가 큰 코끼리라도 넘길 수가 있는 것이오.”
  “급소를 찌른다면 손가락의 힘이 주먹의 힘을 능가한다는 말씀입니까?”
  “정확할 경우에는 가능한 일이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소이다. 급소를 찌르는 힘이 달라야 하기 때문이오.”

 

 

 도장에 모인 사람들은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호기심을 나타내며 경청을 하였다.
 그때 한 사람이 냉수 한 컵을 비상도에게 내밀었다.

 

 

  “저 선생님, 저희 도장에 오신 기념으로 시범 하나 부탁드려도 될는지…….”

 

 

 언젠가 그의 시범 보이는 장면을 TV에서 본 것이 생각났던 것이다.

 

 

  “이곳의 주인은 관장님이오. 관장님께서 허락해 주신다면 그렇게 하리다.”

 

 

 자신의 허락을 받겠다는 겸손한 자세였다.

 

 

  “선생님께서 거추장스럽게 생각하시지 않는다면 저도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비상도는 관장에게 목례를 보냈다.

 

 

  “그럼 동전을 한 컵 모아 주시겠소?”

 

 

 그는 조금 전에 받아 마셨던 물 컵을 내밀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동전이 비상도에게 건네졌다.  (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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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톱이 길어 잘라야겠다. 이리 와.”
단란한 가정은 여자의 보호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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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톱 깎는 아내.

아내는 가족 손톱 발톱을 잘 깎아줍니다. 장인어른 생전에도 도맡다시피 했습니다. 덕분에 저와 아이들까지 덤으로 아내 차지가 되었지요. 어느 새 발톱이 자랐더군요.

저는 보통 목욕탕에서 자르는데 하필 손톱깎이가 사라졌더군요. 하는 수 없이 부탁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내의 반가운 말이 있었습니다.

“당신 발톱이 너무 길어 잘라야겠다. 이리 와요.”
“얘들아 손톱깎이 좀 가져와라.”

아이들이 손톱깎이를 가져오자 소파에 누워 발을 내밀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아이들 “아빠, 발 너무 늙었다!” 하지 않겠습니다. 뭥미? 제 발톱을 다 자른 아내가 아들을 표적 삼았습니다.

“아들 이리와.”
“싫어요. 전 안 깎을래요.”
“어디서….”

포기할 일이지 꼭 한 번씩 튕기는 모습에 픽 웃음이 나오더군요. ‘뛰어 봐야 벼룩’이지 아들은 기어코 붙들리고 말았습니다. 싱그러운 젊음 때문인지 손톱 발톱 튀기는 소리가 경쾌하더군요.

“바짝 자르지 말라니깐 엄만 꼭 바짝 자르더라.”
“알았어, 알아! 바짝 안 자를게.”

모자지간 실랑이는 이번에도 계속되었습니다. 아시죠? 너무 바짝 자르면 아프다는 거. 딸은 선경지명이 있었는지 미리 잘라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아내에게 가족들 손톱 발톱 잘라주는 이유에 대해 물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동네 아이들 많이 깎아 줬는걸요. 재활원 봉사에서도 할머니 할아버지 손톱 발톱은 제 차지였어요.”

손톱 잘라주는 건 아무래도 여자의 보호본능이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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