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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42

 

 

누가 찾아와 아버지를 물으면 모른다고 해라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목걸이를 낚아챘다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주제는 권선징악이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또 한 번은 형의 고모님이 혼자 집에 있을 때 아버지가 잠깐 집에 들른 적이 있었다. 그날 아버지는 무척 피곤한 기색이었고 뒷방으로 들어가며 딸에게 당부의 말을 놓았다.

 

 

  “혹시 누가 찾아와 아버지를 물으면 모른다고 해라. 잠시 눈을 좀 붙여야겠다.”

 

 

 딸은 아버지를 가끔씩 보긴 했지만 독립운동을 하는 아버지가 집에 오면 덜컥 겁부터 났다. 꼭 누군가가 아버지를 잡으러 금방이라도 뒤를 쫒아 올 것만 같았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밀정 놈을 앞세운 일본순사가 들이닥쳤다. 밀정이 뒤를 밟은 것이었다.

 

 

  “아버지 여기에 있지?”

 

 

 미처 대답할 시간도 주지 않고 그들은 방문을 차례대로 열어 젖혔고 형의 고모님은 두려움에 울음을 터뜨렸다.

 

 

 마침내 저들은 아버지가 들어간 방문을 열었다. 그런데 그곳에 계셔야할 아버지가 보이지 않았다. 인기척을 느낀 당신께선 벌써 뒷방 쪽문을 열고 도망친 것이었다. 그들은 잠을 자도 결코 잠이 들지 않았던 것이다.

 

 

 훗날 그녀의 모친이자 남재 형의 조모님은 친일 형사였던 조운태에게 능욕을 당해 자결하였고 그녀의 아버지인 남재 형의 조부님께서는 고문의 후유증으로 옥사했으며 형의 고모님께서는 이런 일련의 일에 충격을 받고 결혼을 하지 않고 있다가 동생이 폐병으로 죽자 어린조카를 거두어 키웠다.

 

 

 독립투사의 가정은 이렇게 쪼개지고 갈라져 뿌리를 내릴 수조차 없을 정도로 엉망이 된 경우가 허다하였다.

 

 

 얼마 후 전동차가 멈추었고 축구장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북새통을 이루었다. 바로 그때 비상도의 눈에 소매치기 일당이 남의 호주머니에서 지갑을 빼내는 장면이 들어왔다.

 

 

 그들 무리는 모두 4,5명으로 보였다. 일부러 사람을 둘러싸거나 고의로 미는 척하며 정신을 흩트려 놓았다. 지갑을 털린 남자는 그것을 모르고 내렸고 그들 일당은 바로 뒤의 여성을 노렸다.

 

 

 눈 깜짝 할 사이에 여성의 핸드백이 열리는가 싶더니 다른 한쪽에 있던 그들 일당 중 한 명은 아주머니가 밀려 기우뚱하는 틈을 놓치지 않고 목걸이를 낚아챘다.

 

 신출귀몰한 기술이었다. 서로 밀치는 과정이기도 했지만 너무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아무도 눈치를 채는 사람이 없었다.

 

 

 그들 일당은 사람들 틈에 섞여 그곳을 유유히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대로 둔다면 계속해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 분명했다. 더군다나 오늘같이 혼잡한 기회를 그들은 십분 활용할 것이 뻔했다.

 

 

 비상도가 처음 지갑을 빼내어 감춘 녀석의 등 뒤로 다가가 아문을 세게 눌렀다.

 그자가 갑자기 주저앉았다. 언젠가 들은 이야기로 소매치기들은 증거를 없애려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기에 지갑이 다른 자의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살짝 목 뒤의 급소를 누른 것이다.

 

 일행들은 그가 왜 갑자기 주저앉느냐며 다가가 그를 일으켜 세우려 했지만 그는 이미 다리의 힘이 완전히 풀려 있었다.

 

 

 사람들이 비켜서며 웅성거렸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비상도가 아주머니의 목걸이를 훔친 녀석 앞으로 달려들어 명성을 찍어 눌렀다. 흔히 배꼽이라고 말하는 곳이었다. 그자가 허리를 굽히며 바닥에 큰 대자로 뻗었다.

 

 

 사람들이 물러나 공간이 생겼고 저마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무슨 일이라도 생겼냐는 듯 그들을 둘러쌌다.

 

 

 나머지 세 녀석이 칼을 뽑아 들었다. 사람들이 많아 당황하기도 했지만 빨리 빠져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자신도 모르게 칼을 뽑은 것이 분명했다.  (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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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왜 웃어. 무슨 재미는 일 있어요?”
누나 옷 몰래 입은 아들, 천연덕한 뒤통수

요 추리닝이 유행이라네요.

 

‘현빈앓이’ 뒤끝인가?
화살표 추리닝이 유행입니다. 이유는 단 하나.

“간지 나잖아요.”

저희 집도 딸의 “옷 사주세요!” 등쌀에 못 견딜 지경이었지요. 버티고 버티다, 포기 했습니다. 사주면서 조건을 달았지요.

“책 많이 읽어라. 그리고 이게 어린이날 선물이다.”

지난 주말 가족이 대리점에 갔습니다. 대리점에는 자녀와 함께 온 부모들로 북새통이더군요. 학생들이 유행에 민감하다더니, 손님이 이렇게 많을 줄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옷을 입고 어울리는지 묻는 아이들. 자태를 보고 훈수하는 어른들. 어쨌거나 옷을 고르는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이 잔잔히 묻어있더군요. 딸도 디자인과 색을 고른 후 맞는 사이즈를 요구했습니다.

“그 사이즈는 안 나와요.”

ㅋㅋ~, 웬 횡재. 덕분에 지출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이 기쁨(?)을 들키지 않게 표정관리에 들어갔지요. 대신 안타깝다는 듯 “더 커야겠다. 밥 좀 많이 먹어라.”며 연기를 해야 했습니다. 아이들도 찍소리 않더군요.

그런 다음 날부터 또 성화였습니다. 

“옷이 커도 허리 말아 입으면 되니까 그 옷 사 주세요.”

욕심냈던 옷을 일보직전에 놓쳤던 게 못내 아쉬웠나 봅니다. 하는 수 없이 사줬습니다. 딸은 세상을 다 얻은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아들은 무덤덤했습니다. 

딸은 옷을 가방에 넣고 학교에 가더군요. 자랑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어제는 딸이 옷을 두고 학교에 갔습니다. 이를 확인한 아들, 돌발행동을 하고 나섰습니다. 

“아빠, 누나 옷 안 가져갔죠. 누나 옷 어디 있어요?”
“뭐 하려고?”
“제가 입고 가려고요. 왜 그럼 안 돼요?”

여기서 빵 터졌습니다. 관심 없이 보였던 아들이 호시탐탐 누나 옷을 노리고 있었던 겁니다.

“안 될 것도 없지만, 누나가 알면 어쩌려고?”
“아빠만 조용하면 돼요. 아빠 남자지요?”

녀석은 누나 몰래 옷을 입었습니다. 허리춤을 두 겹이나 돌돌 말아서. 녀석은 쏜살같이 학교에 갔습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돌아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옷을 누나 방에 두었습니다.

밤, 뒤통수를 보기 좋게 친 아들은 시치미를 뚝 떼고 누나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천연덕스럽던지 웃음이 빵 터졌습니다. 옆에서 아들이 비밀을 지키라는 듯 손가락으로 입을 막더군요. 딸도 아빠가 웃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아빠, 왜 웃어요. 무슨 재미는 일 있어요?”

아니, 하며 모른 척 했습니다. 이렇게 아빠와 아들은 완전범죄를 저지른 동맹군이 되었습니다. 자식 키우다 보면 이런 날도 있지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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