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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행사 사장의 위기 타개 전략
납작 엎드려 몸 관리하며 기다려야?

화학ㆍ조선ㆍ자동차 등 수출 선도업체를 비롯한 모든 업종에서 세계 경기침제로 인한 판매부진에 따라 아우성이다. 주위에선 최근의 경제 상황에 대해 “몇 년 갈 것”이라 전망한다. 근거로 “IMF 당시”를 제시한다.

16일, 만난 해외여행 전문 업체인 모 여행사 사장도 이러한 경제 전망에 동의했다. 그도 최근 매출액이 평소의 85%까지 떨어졌다. 그 원인으로 경기침체와 환율 급등 등을 꼽는다.

이는 정부의 관광객 집계에서도 나타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내국인 해외여행은 지난 5월 이후 6개월 연속 감소세 기록해 10월에는 전년 동기대비 13.5%가 줄었다. 연도별 성장률도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 참조)

자료 한국관광공사

위기 상황에선 납작 엎드려 있어야 한다?

이대로 가다간 앉아서 폐업 혹은 부도를 맞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는 전략은 무엇일까?

위기 상황에선 납작 엎드려 있어야 한다.”

어두운 얼굴로 그가 제시한 첫 번째 위기 대처 전략이다. 이는 고용 노동자에게나 적합한 말이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할 때, 납작 엎드려 있어야 한다니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고개를 끄덕거릴 수밖에 없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여행업계 현실과 위기탈출 전략이다.

“중소 여행업체 자금회전 막혀 부도 속출”

- 여행업계 사정은 어떤가?
“국외 뿐 아니라 국내 여행도 안가는 추세라 힘들다. 대형업체들은 그동안 벌어놓은 총알로 버티지만 무급 휴가로 돌아가며 쉬고 있다. 중소업체는 어음결재로 인해 자금회전이 막혀 부도가 속출하고 있다. 영세업체는 말할 것도 없다.”

- 본인 회사의 해외여행 팀은 얼마나 받았는가?
“내 경우 겨울철 해외로 나가는 단체 관광객은 10팀에서 15팀 정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2팀 받았다. 여행사 업계에서는 한 팀이라도 있으면 기적이라 한다. 내 경우는 천운인 셈이다.”

- 해외여행을 자제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환율 급등으로 인해 정부가 해외여행 자제 자침을 내린 후, 일반 공무원과 교육 공무원들이 행선지를 국내로 바꿨기 때문이다. 또 전문대들이 신입생을 받는 조건으로 해외 연수시켜 주던 것마저 최근에 사라질 조짐이다. 유일하게 나가는 사람은 3~5년 적금 넣은 시골 사람들 뿐이다.”

- 여행사들의 불경기 타개책은 있는가?
“사업가들의 비행기 표 티켓팅 밖에 남지 않았다. 이도 5~7% 수수료를 주던 항공사에서 2년 뒤부터는 사라진다. 절망이다. 수입이 없으니 직원과 적금 등 관리비를 줄여 버티는 수밖에 없다. 내 경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던 IMF 당시에 부부가 여행사를 함께 꾸리는 방법을 택했다. 그 외에는 특별한 대책이 없다.”

여행업체들도 발이 꽁꽁 묶였다고 한다.


“경기가 호전되는 날까지 버틸 수 있을지?”

- 본인의 위기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IMF 당시 배운 것이다. 첫째, 위기 상황에선 납작 엎드려 있어야 한다. 이리저리 움직여 봐야 돈 벌이는 안되고, 돈만 깨지게 되어 있다. 둘째, 몸 관리가 최고다. 체력관리가 중요하다. 쓰러지고 나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 나는 헬스클럽에 다닌다. 납작 엎드려 시기를 기다리는 게 최선이다.”

- 경기가 언제나 풀리겠는가?
“여행업계는 최소 내년 겨울이 돼야 반짝 풀릴 것이라 보고 있다. 해외여행 자제 지침이 내렸다 하더라도 1년간 못 가게 막았던 기간에 밀렸던 사람들이 있다. 어려움이 덜한 월급쟁이들은 지침이 풀리기만 하면 나갈 수밖에 없다. 경기를 지켜봐야 하지만 3년에서 5년은 지나야 어려움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그도 성수기에 대비, 납작 엎드려 운동으로 건강을 챙기고 있지만 “경기가 호전되는 날까지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다. 왜냐면 최소 3년을 버틸 여력이 있는지 장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빌 언덕이 없는 일반 국민에게 3년에서 5년이란 기간은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다. 실질적인 정부의 민생 안전대책이 강조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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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아서 … NO
“주식은 투자인 것 같지만 실은 투기”

잇따른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침체에서 벗어날 조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덩달아 제대로 된 일자리 없이 지내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실업자는 75만 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만7천명 증가했다. 하지만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은 300만 명을 넘어섰다. 이에 비해 새로운 일자리는 7만8천개에 그치고 있다.

경기침제에 따라 정부는 공기업 구조조정을 기정사실화했다. 또 몇몇 기업도 구조조정을 모색 중에 있다. 이에 따라 직장인들도 납작 엎드린 채 숨죽이며 언제 닥칠지 모를 구조조정에서 버틸 길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에서 지난 15일, 중소기업 간부인 김정완(가명, 45) 씨를 만났다. 그가 질문을 던졌다.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

불경기, 직장인의 애사심이 높은 이유는?

“직장인들이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이 높아진 이유를 아느냐?”

왜일까? 곰곰이 생각해 볼 것 없이 즉답이 가능한 질문이었다. “경기 침체로 새로운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 아닐까? 그런데 김씨는 “맞긴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대답은 아니”라고 했다. 그가 제시한 답은 색달랐다. 설명이 장황했다.

“직장인 대부분은 주식을 한다. 그 중 일부는 꽤 많은 수입을 올린다. 한 번 맛들인 재미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욕심이 생겨 자기 돈 뿐 아니라 돈을 끌어 모은다. 그러나 제 때 팔지 못해 주식 폭락 사태를 맞아 파산지경에 몰렸다.

나도 지난 해 주식으로 2억 원을 벌었다. 그후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올 초 아내를 설득해 적금 깼다. 그리고 아파트 담보로 돈을 빌려 주식에 박았다.”

여기까진 접했던 내용이다. 이에 더해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았으나 팔리지 않아 결국 경매로 넘어갔다.”는 소리도 심심찮게 들었다. 그가 원한 대답은 무엇이었을까? 귀가 솔깃했다.

불경기, 직장인 애사심이 높은 이유에 대한 어긋난 해석

“주식으로 수억 원을 번 사람에게 월급이 무슨 대수겠는가? 월급은 용돈에 불과하다. 이런 불경기에는 용돈벌이라도 있어야 한다. 그래서 애사심이 높아진다. 경기 풀리면 한몫에 보충할 수 있다. 이게 주식이다.”

결국 주식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용돈벌이에 만족하며 납작 엎드려 직장을 다닌다는 말이었다. 일견 색다른 해석이다. 또 일리 있는 말이다. 그러나 열심히, 묵묵히 일하는 대부분의 직장인에 대한 모욕이다. 하여, 그에게 물었다.

“주식에 투자한 원금은 얼마고, 원금에서 얼마나 빠졌는가?”

김씨는 입을 다물었다. 대신 “아린 속 더 쓰리게 하지 마라”란 말이 되돌아왔다. 그도 불경기에 직장인들의 애사심이 놓은 이유는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알 것이다. 그의 어긋난 해석에 시골의사 박경철 씨의 말이 생각났다.

“주식은 투기가 아니라 투자인 것 같지만 실은 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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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마, “안 풀리게 달달 말아주세요”
커트, 길게 기르던지 짧게 자르던지

11일 들렀던 미용실은 썰렁했다. 주인은 소파에 앉아, 손님이 온 줄도 모르고 잠을 청하고 있었다.

“여기 머리 깎아요?”

그제야 일어난다. 의자에 앉으니 “어떻게 잘라 드릴까요?” 묻는다. “그냥 짧게 잘라주세요.” 머리 깎는 솜씨가 제법 날렵하다. 머리만 자르기가 밋밋했는지, 그녀는 침묵을 깨고 입을 연다.

“가까이 사세요?”
“예.”

그리고 또 침묵. 머리 자르는 소리만 날 뿐이다. 동네 미용실에서 본 ‘불경기 헤어스타일 변화’에 대해 써도 좋겠다 싶다. 어색한 침묵을 깨뜨린다.

“요즘엔 공장에서 통 자재를 안 쓴대요.”

“미용실에 오는 손님들 무슨 이야기 하나요?
“경기가 어려워 걱정이단 말을 제일 많이 해요.”

“경기에 대해 뭐라 하는데요?”
“어느 아주머니는 머리하러 와서 벌이에 대해 통 말을 안하더니 그러대요. 신랑이 공단에 물건 납품하는데 너무 힘들다고. 요즘엔 공장에서 통 자재를 안 쓴대요. 미용실도 요새 힘들어요.”

공장 가동이 줄어, 자재 납품업들은 울상이라더니 역시 그러나 보다. 어려울수록 신나는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기분까지 덩달아 다운되니 탈이다.

“미용실은 얼마나 힘들어요?”
“30%는 빠졌어요. 3년 전에는 한 달에 250만원은 벌었는데, 올해는 200으로 줄더니 요즘은 150으로 줄었어요.”

2년 전 결혼한 그녀는 맞벌이 부부다. 아이가 어려, 벌 수 있을 때까지 벌어야 한다며 처녀 적부터 하던 미용실을 계속하고 있다.

불경기 헤어스타일, 기르던지 짧게 자르던지

“사람은 안 쓰나요?”
“쭉 혼자 했어요. 혼자 150만원을 벌어도 수도세, 전기세, 가스비하고, 재료비까지 제하면 100만원 벌어요. 이것도 어디에요. 즐겁게 일해야죠.”

즐겁게 일한다니 다행이다. 언론에선 연일 인원 감원에 대한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래도 자영업은 잘릴 위험은 없으니 행복하다 해야겠지.

“경기가 어려울 땐, 머리 깎는 요구도 다를 것 같은데, 어때요?”
“맞아요. 경기 나쁠 때는 둘 중 하나에요. 머리를 길어 아예 자르지 않거나, 와도 짧게 잘라 달라 하죠. 아줌마들 파마는 안 풀리게 달달 말아 달라 해요. 경기가 좋으면 느슨하게 말아도 또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죠.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니까. 저도 그 마음 이해해요.”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파마를 달달 말아 달라고 한다는 소리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머리 자르는 스타일도 호경기와 불경기의 차이가 확연했다. 서민들은 죽으나 사나 아낄 수밖에 없다. 삶의 이치겠지.

미용실을 나오면서 한 마디 안할 수가 없었다.

“열심히 일해 부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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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호텔, 대체 어떤 사람이 갈까?
“불경기에도 아껴서 사랑을 즐긴다”


경기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수출에 의존하던 기업들의 공장가동률은 90%대였으나 최근 70%대까지 다운시켰다. 제품을 만들어봐야 환율이 높아 적자라는 이유에서다. 앞으로 공장가동률을 더 낮출 예정이라 한다. 

이로 인해 그동안 노동자들에게 지급되던 회식비도 줄인 상태다. 연말 회식도 없다고 한다. 예전 같으면 반발했을 텐데 그런 기미는 찾을 수 없다. 고용 불안 때문이다.

회식이 줄어드니 인근 식당가도 매출이 줄었다며 울상이다. 경기 침체로 인한 연쇄 반응이 몰아치는 상황이다. 이런 불황에 잠깐씩 들려 은밀한(?) 사랑을 나누는, 일명 ‘러브호텔’ 경기는 어떨까?

장수풍뎅이의 짝짓기.


바람피우는 건 불경기가 없다?

대기업에 다니다 명예퇴직 후, 일거리를 찾던 지인은 지금 2년째 러브호텔을 경영하고 있다. 그에게 러브호텔 사정을 들어봤다.
 
- 다들 어렵다던데 그쪽 경기는 어때요?
“경기? 글쎄, 아직 잘 못 느끼겠는데. 경기가 어렵더라도 먹을 건 먹어야 하고, 잠은 자야하니 그러나? 객실비가 비싼 호텔은 몰라도 우리는 예전과 똑같아.”

- 잠시 쉬어가는 아베크족 비율은 변화가 있나요?
“이쪽은 숙박 위주라 아베크 비율은 별로 안돼. 하루에 2~3팀 받아. 외곽으로 빠져야 아베크족이 많지. 그들은 최대 4시간을 주는데, 보통 1~2시간이면 나가. 방이 부족할 땐 시간을 더 짧게 주지. 숙박료도 일반실은 3만원인데 아베크족은 2만원이야. 변화는 별로 없어.”

- 변화가 없는 이유는 뭘까요?
“바람피우는 건 경기를 안탄다 봐야겠지. 예를 들어 술 10만원 어치 먹을 거 8만원어치만 먹고, 아껴서 사랑을 즐긴다고 봐야지.”

러브호텔, 대체 어떤 사람이 갈까?

인간의 기본 욕구인 성욕은 어쩔 수 없다 해도 이건 미친(?) 짓이다. 늘어만 가는 러브호텔 레온사인을 보고 ‘대체 어떤 사람들이 저런 곳에 갈까?’ 싶었던 러브호텔. 지인은  예나 지금이나 매출액이 꾸준하단다. 그래서 여관을 하나 싶다.

- 아베크족 연령대는 어찌돼요?
“3~40대가 주축이지. 20대는 애인이라 봐야 하고, 5~60대는 힘이 없어 안한다고 봐야지? 주로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까지가 많아.”

- 놀러오는 사람들 표정은 어때요?
“요즘 사람들은 바람 펴도 당당해. 처음에는 현관 불이 너무 밝은 것 같아 좀 어둡게 해야겠다 그랬더니 주위에서 ‘얼마나 당당하게 오는지 그런 거 신경 꺼도 된다’ 그러더라고. 해보니 그런 것 같아…”

여행 때, 부부끼리 여관에 들어가도 왠지 낯설음을 느끼는데 그들은 아주 당당하다 신다. 하기야 그런 거 무서워했으면 바람피지도 않을 터. 지인은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일이지만, 어쩔 땐 자신이 더 무안하다”고 한다. ‘세상은 요지경이다’더니 정말 요지경이다.

사랑(?)에는 불경기가 없다? ㅠㅠ~.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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