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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없이 결혼한 게 지금도 억울해.”

 

 

크로즈 호에서의 프러포즈.

 

남녀가 만나 결혼하면 끝일까?
살아 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보면 선녀는 아이 둘 낳고도 하늘로 훨훨 날아갔답니다.
이렇듯 막말로 ‘잡은 물고기’라 해도 안심할 수 없는 게 부부더군요.

부부로 사는 동안 서로 맞춰가며
한 곳을 바라보고 살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더군요.
(그래서 최수종 씨가 아내 하희라 씨를 위한 이벤트를 많이 하는 거겠죠.)

어쨌거나, 건강한 부부 생활을 위한 노력 중 하나는 ‘콧바람 쐬기’입니다.
여행은 아내의 숨통을 틔워 줄 수 있는 이벤트인 셈입니다.
하여, 강원도로 가족 여행을 떠났습니다.

일정 중 한 곳이 주문진이었습니다.
이유는 낭만을 찾기 위함이었습니다.

주문진 항구에 있는  크루즈 배를 탔습니다.
저녁 식사라며 공연을 보고, 불꽃놀이까지 즐기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거 하느라 돈 남녀많이 깨졌습니다. 즐기니 상쇄되더군요.
그랬는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공연 중 틈틈이 생일 등의 축하 이벤트가 있더군요.
그 중, 청춘남녀를 위한 프로그램도 있었습니다.

한 남자가 그의 연인에게 쓴 편지를 읽고 난 후,

“둘 만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준비했다”

며 반지를 건네고 청혼하더군요.

그의 연인은 감동한 나머지 남자의 프러포즈를 흔쾌히 수락하더군요.
멋진 프러포즈였습니다. 이걸 보니 청춘이 부럽더라고요.

그런데 남자의 프러포즈. 요게 말썽이었습니다.
박수치며 축하하고, 즐기면 되는데 여자들은 그게 아니나 봅니다.
글쎄, 아내가 이러지 뭡니까.

“당신, 나한테 다시 프러포즈 해. 아무 이벤트도 없이 결혼한 게 지금도 억울해.”

이 소리에 화들짝 놀랐습니다.

아내와 결혼한 지 14년.
이제 와 지나간 이야기를 꺼내 어쩌자는 건지, 도통 분간이 안 되더군요.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여 온 ‘혹부리 영감’ 꼴이었지요.

아내에게 어색한 표정을 지어 보였지요.
그러다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다시 프러포즈 하는 것도 좋겠다 싶더군요.

아내를 위한 깜짝 이벤트도 미래를 위한 아름다운 추억 쌓기 아니겠어요.
결혼기념일 때 깜짝 프러포즈를 할 생각입니다.

암튼, 아내는 크루즈 이벤트가 완전 새로웠다며 고맙다더군요.
왜냐면 낭만이라곤 눈꼽만큼도 없을 것 같던 남편이
기대하지도 않은 재미를 안겼기 때문이랍니다.

아내의 대만족 이면에도 걱정되는 하나가 있습니다.
자꾸 원하면 어쩌지 하는 것입니다.

무드라곤 쥐뿔만큼도 없는 남편의 한계가 드러날까 염려스럽다는 겁니다.
안 하던 짓하면 뭐한다던데 탈입니다.

뭐라고요?
이런 걱정일랑 붙들어 매라고요? 걱정도 팔자라고요? ㅋㅋ~^^

어쨌거나 아내가 만족했다니 뿌듯합니다.
여행 덕분에 낭만도 쌓고, 부부 생활도 건강히 가꿔갈 것 같습니다.
부부, 이런 재미라도 있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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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도 어려운 데 날로 먹은 불꽃축제?
2012여수세계박람회 유치 1주년 기념



안타깝습니다.

경제가 어려워 서민들은 죽겠다는 판에 수억 원을 들인 세계불꽃 경연대회가 열렸습니다.

사람들을 만났더니 그러더군요.

“2012여수세계박람회 유치 1주년 기념이라고 불꽃축제를 한다. 경제도 어려운데 띵가띵가만 한다. 돈 무서운 줄 모른다. 국가 행사인데도, 노무현 정부가 유치했다고 티만 내려 한다. 국가 비전이나 지역비전 만들 생각은 안한다….”



나를 위해 수억 원을 들여 불꽃놀이 해준다는데…

행사장에 가면 뭐하냐? 집에서 보면 그만이지 생각했었습니다. 저녁 6시, 아이들은 “친구들과 불꽃놀이 같이 보기로 약속했다”며 나갔습니다. 아내와 통화했습니다.

“얘들은요?”
“불꽃놀이 본다고 나가던데….”

“당신은 안갈거예요? 지금 집에 가고 있는데 불꽃놀이 땜에 차가 너무 막혀서 전화했어요. 우리 둘이 가야겠네요?”
“난 그냥 집에서 볼라네. 집에서도 훤히 보이는데 굳이 나갈 필요 있는가?”

“나를 위해 7억5천만 원이나 들여 불꽃놀이를 해준다는데 집에서 봐요? 그러지 말고 같이 가요.”
“…”

결혼 후 아내에게 투자(?)한 게 없어 고민되더군요. 그리고 주섬주섬 옷을 다시 챙겨 입었습니다.



이런 때 아니면 언제 눈이 즐겁겠냐?

차가 길을 가로막더군요. 평소, 전혀 주차할 곳이 아닌 곳에도 차가 넘쳐났습니다. 사람과 차가 얽혀 도로 구분이 없더군요.

띵가띵가 음악이 흐르고 사회자 멘트가 나오더군요. “2012여수세계박람회 유치 1주년 축하를 위해…” 아뿔싸! 조용히 차분하게 보단 흥겹게 보내는 게 장땡이구나 싶었습니다. 이런 1회성 행사 아니더라도 자원봉사 축제나, 박람회 준비 어떻게 할까 등을 주제로 이야기 나누는 난장판을 벌여도 좋을 텐데란 생각이 들더군요.

여수시 관계자를 만났더니 그러더군요. “여수시 5억, 기업 협찬 2억2천. 총 7억2천 들었다” 하더군요. 이 불꽃놀이엔 프랑스, 포르투칼, 중국 3개국과 우리나라 모 기업이 참가했습니다.




이왕 왔으니 사진은 찍을 수밖에. 보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 이런 때 아니면 언제 눈이 즐겁겠냐? 박람회 치룰 도시에 살면서 국제 감각 익히려면 즐겁게 보는 것도 좋겠다.”

이를 본 아이들의 소감. “프랑스는 예술적이고, 포르투칼은 보통이고, 중국은 물량공세. 그래도 우리나라 불꽃놀이가 다이나믹하고 최고네요.”

헐. 역시 보는 눈은 비슷하나 보네요. 7억2천만 원 짜리 불꽃놀이 저만 보는 것 보다 함께 구경 하시는 것도 돈이 아깝지 않을 것 같아 사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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