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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필까봐 얘 딸려 보낸 거 아냐?”

코끼리와 개미가 서로 사랑할 때…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24] 아내의 부재(不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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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전함이 일더군요. 한편으론 자유다 싶었습니다.

“어쩐 일로 전화를 다….”
“아내와 아이들이 서울 갔어요. 그동안 못 다한 회포 좀 풀려고…. 헤헤~”
“하하~, 그럼 그렇지!”

어째, 치마폭에 놀아난 사내 같이 느껴지지 않나요? 편안하게 지내는 지인이라 놀림(?)에도 끄떡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보자마자 카운터펀치를 날리더군요.

“혹시~, 각시 서울 가서 바람 필까봐 얘들 딸려 보낸 거 아냐?”

엥~. 헉. 나 원 참. 별소릴 다 듣겠구먼. 그러나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싶었지요. 겸사겸사 아이들이 바라던 놀이동산이 목적이었습니다.

이럴 때나 자유 누려야지 언제 누리겠어!

“형수님은 잘 계세요?”
“서울 갔어. 같이 가자는 걸 마다했지. 밤에 올 거야.”

얼씨구~, 쾌재를 불렀습니다. 이런 상황에 던질 이야기 폭은 대개 정해져 있지 않겠습니까.

“형수 바람나면 어쩌려고 혼자 보냈어요? 아이들은 딸려 보냈나요?”
“어이, 믿음이 중요한 게지. 각시도 이럴 때나 자유 누려야지 언제 누리겠어. 편하게 다녀오라 했어.”

에이~, 회심(?)의 일격이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형수 여행 보내고 뭐하셨어요?”
“도서관서 명리학 책 봤지. 하면 할수록 어렵고 헷갈린단 말야. 덕분에 푹 빠졌지 뭐.”

자식들 밥 챙겨주는 줄 알았더니만 그새 또 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항상 배우는 자세에 혀 내두를 판입니다. 풍수에 몰두하더니 이제 연관된 명리학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말년에 왕따 당하면 어쩌려고. 못 이긴 척 따라나서지 또 버티셨어요?”
“설마 늙었다고 왕따 시키겠어? 그래도 허는 수 없지만…. 슬슬 같이 다닐 때가 됐지? 우스개 소리 하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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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온 남자의 아내 사랑법?

코끼리와 개미가 서로 사랑했대. 이상하게 보는 시선에도 둘이는 열애 끝에 결혼했대. 어느 날, 남편 코끼리가 교통사고로 그만…. 코끼리 장례식 날, 운구를 따르던 아내 개미가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을…. 개미 동생, 말도 안 되는 결혼에 일찍 과부가 된 언니를 달래려 다가갔대. 땅을 치며 통곡하는 언니의 울음소리,

“아이고, 흐흐흑~ 언제 다 묻나, 언제 다 묻나!”

사랑의 한계를 말하고 있습니다. 있을 때 잘하라는 이야기. 코끼리와 개미의 사랑은 “근본적으로 남자와 여자는 차이가 있다”‘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떠올리게 합니다. 아내 없다고 허전해 말라는 지인의 격려지요.

지인은 결국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이해하니 각시 혼자 하는 여행을 배려한 것이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튕기면서 챙기는 그만의 사랑법이지요. 아름답고 좋은 느낌을 함께하지 못한 배우자의 아쉬움을 느끼면서 부부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아내의 부재가 가져다준 자유는 이렇게 새로운 사랑법을 강요당한 셈입니다. 지인의 전화가 울립니다. “도착했다”는, 그의 아내 신고.

돌아와 혼자 있는 집, 참 낯설고 썰렁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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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왜 그걸 모르는지….”

“마음 편하게 해주면 어디 덧나나?”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21] 여보와 당신


 

“아내는 남편에게 큰 것을 원하지 않는다. 아주 작고 사소한 것을 원한다. 남자들은 왜 그걸 모르는지….”

아내가 간혹 하는 말입니다. 남편들도 이것을 모를 수가 없지요. 신경을 덜 쓰다 보니 지나치는 것이지요. 그래서 여자들은 세밀하고 꼼꼼한 남자를 원하나 봅니다.

이에 대한 남편의 항변,

“신경 쓸 일이 어디 한두 가지나? 그렇잖아도 머리 아파 죽겠는데 아내라도 마음 편하게 해주면 어디 덧나나?”

그렇습니다. 아내의 섬세한 배려 또한 필요하지요. 말하지 않아도 아는데 실천이 안 된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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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如寶)는 ‘보배와 같이 소중하고 귀중한 사람’

이 두 가지를 함께 보면 이럴 땐 이런 것 같고, 저럴 땐 저런 것 같습니다. 최근 ‘아내를 위한 섬세한 배려를 적극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왜냐면 ‘여보’와 ‘당신’의 차이를 일깨워 주는 메일 때문입니다.

“여보(如寶)는 같을 여(如)자와 보배 보(寶)자를 쓴다. 보배와 같이 소중하고 귀중한 사람이라는 의미이며, 남편이 아내를 부를 때 하는 말이다.”

아내를 부를 때 ‘○○씨’ 하고 이름을 부르는 게 최고라 합니다. “누구에게나 이름을 부를 의무가 있다”는 겁니다. 이름은 그 사람을 나타내는 ‘고유의 가치’라 하니까요.

하지만 이름 부르기도 쉽지 않습니다.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 ‘○○엄마’, ‘어이’ 등으로 부르는 남편들이 많습니다. ‘○○씨’라 부르기 껄끄럽다면 소중하고 귀중한 사람이란 의미의 ‘여보’라 부르는 건 어떨까요?

물론 여보를 ‘닭살스럽다’며 기겁 하는 분도 있습니다만 습관 붙이기 나름 아니겠습니까?

이제 그 반대의 경우입니다.

당신(當身)은 ‘내 몸과 같다’는 의미
“당신(當身)이라는 말은 마땅할 당(當)자와 몸 신(身)자를 쓴다. 따로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바로 내 몸과 같다는 의미가 ‘당신’이란 의미이며, 여자가 남자를 부를 때 하는 말이다.”

무심코 사용하던 ‘당신’이란 말이 이런 의미였다니 놀랍기만 합니다. ‘여보’와 비교하면 ‘당신’이 더 깊은 사랑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귀함을 넘어 내 몸과 같다”니 이는 살신성인의 정신입니다. 그리고 떠오르는 생각.

“죽도록 쫓아다니다 성공한 결혼. 그리고 10년의 세월. 이 세월동안 아내를 죽도록 사랑했을까? 혹, 잡아 둔 물고기라 여기고 있진 않았을까?”

생각해도 죽도록 까진 아닙니다. 그냥 너무 익숙해 일부가 되었을 뿐입니다. 이를 사랑이 아니라 할 순 없겠지요.

가둔 물고기에게도 사랑의 밥을…


“사랑을 나눌 때 떨려야 하는데 왜 그 떨림은 없고 편안하기만 하죠?”

아내의 말도 ‘일상이 되어버린 사랑’을 대변할 것입니다. 사랑이 ‘살 떨림’만은 아닐 것이니까요. 그러고 보면, ‘여보’와 ‘당신’의 의미를 실현해 가는 것 또한 ‘부부의 도’일 것입니다.

하여, 이제부터라도 흔히 말하는 가둬 둔 물고기에게 적극적으로 밥을 줄 참입니다. 아주 작은 사랑의 밥부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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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제결혼은 어떤 어려움이 있을까?

결혼 생활의 어려움, 언어ㆍ음식ㆍ문화의 차이
결혼이민자 가정 배우자 교육 “소통과 동행”을 찾아

우리나라에도 국제결혼이 늘고 있다. 결혼 전인 사람은 한 번쯤 떠올렸을 법한 국제결혼. 그들은 잘 살고 있을까? 문화에서 오는 차이도 클 텐데, 어쩐지 궁금하다.

중앙건강가정지원센터에 따르면 결혼 이민자 중 지난해 12월 기준, 이곳을 이용한 사람은 총 10,607명. 국적별로는 베트남 2,524명(32%), 중국 1,954명(24%), 필리핀 1,903명(24%), 일본 632명(8%), 태국ㆍ러시아ㆍ몽골ㆍ네팔ㆍ우즈베키스탄ㆍ캄보디아ㆍ인도네시아 등 기타 1,070명(12%)이다.

국제결혼이 동남아에 치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누구는 어느 나라 여자와 결혼했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주변에서도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이는 세계화ㆍ국제화로 인해 국가 간 경계가 무너진 때문이기도 하지만 조건에 맞는 배우자를 찾기 힘든 국내 사정도 한 몫 거드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10시, 여수시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에서 ‘소통과 동행’을 주제로 마련한 <결혼 이민자 가정 배우자 교육>현장인 여수시 여성문화회관을 찾았다. 

이날 교육 참석자는 윤상준ㆍ미셀(필리핀) 부부, 박성민ㆍ윙띠 끼우띠엔(베트남) 부부, 주태문ㆍ찬셍아이(캄보디아) 부부, 이정일ㆍ쓰엔버(중국) 부부, 하정환ㆍ제니(필리핀) 부부 등 5 가정 10명. 이들의 결혼생활에 대해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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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생활의 어려움, 언어ㆍ음식ㆍ문화의 ‘차이’

- 결혼생활의 어려운 점과 힘든 점은?

미셀 : 힘들었던 건 말과 음식, 문화 차이다. 음식은 천천히 익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시어머니가 맛있다며 이거 먹어라 저거 먹어라 하는 게 스트레스다. 문화에서 힘든 건 많다. 필리핀에선 가족들이 동등한 관계인데 한국은 높낮이가 있었다. 시어머니와 남편이 위에 있다. 남자들이 이것 해, 저것 해, 이런 것이 힘들다.

쓰엔버 : 생활한지 10개월 밖에 안돼 말을 잘 못한다. 시아버지 목소리가 커 적응하기 힘들다. 나머지는 몇 개월 안돼 아직 별 어려움이 없다.

찬셍아이 : 한국말 못해 힘들다. 배우기도 힘들다. 남편이 많이 가르쳐 주며 도와주고 있다. 가족들이 너무 보고 싶다. 국제 전화 요금이 많이 나온다.

끼우띠엔 : 한국에 온지 3개월 됐다. 올 때 엄마가 많이 속상해 울었다. 베트남에 홀로 있는 엄마가 보고 싶어 전화를 자주한다. 핸드폰을 많이 해 2달은 전화비를 많이 썼다.

제니 : 처음에는 대화가 힘들었다. 시어머니가 차근차근 알려줘 괜찮았다. 음식 만들고 일을 같이 할 때, 드라마를 같이 볼 때 시어머니가 많이 가르쳐 주셨다. 한국에 온지 10년이 돼 한국 음식도 이제 잘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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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찬셍아이, 쓰엔버, 끼우띠엔, 제니, 미셜

좋은 점, “시어머니 등 가족과 함께 사는 것”

- 결혼생활에서 사랑을 느낄 때나 좋을 때는 언제인가?

미셀 : 필리핀 집에 돈 보내줄 때 좋다. 또 당장은 아니더라도 내가 원하는 것을 해줄 때와 못해주더라도 하려고 노력할 때 사랑받고 있구나 느낀다. 시어머니는 ‘이거 해라’ 하는데 남편이 ‘안 해도 돼’ 할 때 좋다. 필리핀에서는 그렇지 않은데 여기에서는 친구들을 자주 만나서 이야기 하고 도움 주는 것이 인상적이다.

쓰엔버 : 일하면서 남편과 함께 시아버지가 함께 식구로 사는 게 좋다.

찬셍아이 : 다 좋다. 남편과 결혼한 것도, 특히 남편이 많이 사랑해 줘서 좋다.

끼우띠엔 : 남편 시어머니 등 가족과 함께 사는 게 좋다. 남편도 좋고. 일하면서 내가 힘들어 하면 ‘힘들다고 들어가 쉬어라’는 배려도 좋고. 가족들이 나를 많이 사랑하고, 나를 좋아해줘서 좋다.

제니 : 말을 이해 못해도 대화를 많이 해주는 남편이 고맙다. 필리핀에 있는 가족에 대해 남편 여동생 시어머니 등이 늘 물어보고, 관심을 가져주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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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는 동안에도 그들은 서로 경험을 주고 받았다.

남편들이 느낀 점, “말을 빨리 배우도록 해야”

-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 느낀 점은?

이정일 : 아내들은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서 정기적으로 만나는데 남편은 쉽지 않다. 느낀 점은 긍정적이라는 것. 또 세대별로, 나라마다 다르구나 하는 점이다. 주위에 결혼한 한국여성을 언니 삼아 붙여놓으면 언어를 빨리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언어와 문화, 삶까지 덤으로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주태문 : 이런 모임 자체가 있어서 좋다. 앞으로 많이 도와야 할 것 같다. 내가 출근하고 나면 아내 혼자 아파트에 있는데 제일 쓸쓸하다. 어떤 형태든지 사람을 만나는 게 중요하다.

박성민 : 집에서도 힘든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언어가 안 통할 땐 몸으로, 책으로 통하려 서로 노력한다. 애를 쓰는 모습이 고맙다. 그러면서 내가 많이 배운다.

하정환 : 어린 아이가 있는 집에서 일주일정도만 생활하면 금방 말을 배울 수 있다. 우리의 경우, 어린아이가 있는 집에 가서 낱말 맞추기도 하고, 같이 놀면서 기본적인 것부터 배웠다. 이게 말을 배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윤상준 : 술 담배를 줄이고, 빨리 집에 들어오라 하는데 왜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오는지 이해시키기가 힘들다. 그래도 지금은 조금 이해하는 것 같다.

여성에게 남편에 바라는 것 한 가지를 물었더니 이구동성으로 “술, 담배 줄이고 일찍 들어오길 바란다.”고 한다. 술, 담배에 대해서는 세상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남편들의 도움으로 2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어렵사리 끝낼 수 있었음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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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0년, 아내 생일날 죽는 줄 았았죠!

“아무것도 하지 말랬더니 꽃을 보내요?”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17]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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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놈의 땀은 또 그렇게 흐르는지. 여하튼 죽는 줄 알았습니다. 허리 끊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왜냐고요? 어제(3일)는 결혼 10년 차, 아내의 생일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 수도 없고 성의는 보여야지요. 하루 전 날, 합의(?)를 본 탓입니다.

“여보, 생일 선물 뭐 받고 싶어?”
“저녁에 식구끼리 밥 먹어요. 아무 것도 필요 없어요.”

이럴 땐, 정말이지 곤혹스럽습니다. 말대로 했다가 자칫 부어 있는 아내를 접하는 날엔 무척 당혹스럽기 때문입니다. 나이 드신 분들은 이런 경험 종종 있으실 겁니다. 그럴 땐, 세월이 약이지요. 그렇다고 세월을 죽일 수도 없으니 선수를 쳤습니다.

“아무 것도 받고 싶지 않다면 대신 집안 청소하는 건 어때?”
“너무 좋아요. 대신 밀걸레로 밀지 말고 손으로 빡빡 밀어요. 밀걸레로 밀면 때가 잘 안 져요. 그럼, 선물 청소로 받을게요.”

워~매. 괜히 걸레로 바닥 닦는다, 그랬나? 어휴~! 땀이 많이 날 텐데. 허리는 어떻고. 슬슬 걱정되더라고요.

소박한 밥상 같은 소박한 꽃바구닐 원했는데…

3일 오전, 소박한 밥상처럼 ‘소박한 꽃바구니면 좋겠다’ 싶어, 지인에게 꽃바구니 배달을 부탁했죠. 꽃 위에 뿌리는 스프레이 뿌리지 말고, 많은 꽃 넣지 말고 적당히 넣어 달라는 주문과 함께. 아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꽃, 보내지 말랬더니 꽃을 보냈어요.”

가득이나 어려운 판에 기어이 꽃을 보냈다는 질책성 말투입니다. 여자들은 받고 싶으면서도 돈이 아까워 실제적인 것을 바란다지요? 뒤에 보니 꽃을 잔뜩 넣었더군요. 소박하고는 거리가 멀게. 아쉽더군요.

각설하고, 일찍 들어와 속옷 차림으로 세탁기와 청소기를 돌렸습니다. 그리고 낡은 수건을 물에 적셔 무릎을 바닥에 대고 빡빡 문질렀지요. 이놈의 때가 한두 번의 손길에 지는 게 아니더군요. 그럴 일은 없겠지만 행여, 아내가 검사하면 말할 수 있게는 닦아야겠다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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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쿠폰 선물.

무릎을 바닥에 대고 빡빡 걸레질을 했지요!

거실 소파, 식탁 의자 등을 치워 꼼탁꼼탁 빡빡 문질렀지요. 안방, 아이들 방 등 침대 밑까지 기어들어가 닦았지요. 뒤에는 손목이 아프더군요. 수건을 몇 차례를 빨았는지…. 어, 이런 거 쓰면 안 되는데. 아내가 청소도 안하는 집이라고 온 동네 소문냈다고….

딸이 그러더군요. “우리 아빠, 자상도 하셔! 나도 크면 아빠 같은 남자 만나야지!” 흐뭇하대요. 그러나 속으로 그랬죠? ‘그러다간 너도 쪽박 차기 십상이지. 아빠 같은 남자 안 만났으면 좋겠어!’ 라고.

아내가 들어와 입이 함박만 해졌죠. 반질반질, 뽀득뽀득 윤기 나는 집이니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신랑 죽는 줄은 모르고. 근데 허리 숙여 바닥을 닦으면서 아내 생각보단 어머니 생각이 그렇게 나더라고요. 왜냐구요? 

딸래 집에 한 번씩 갔다 오시면 앓으시거든요. 집 정리하고, 닦고 하시느라 몸살이 나신 거죠. 낼 모래 팔십인 할머니가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그 속을 알겠더라고요. 꼭 다시는 그러지 마시라고 해야지 하면서도 또 그러실 어머니를 생각하니 목이 메더군요.

행복지수는 작은 것에서 오는 것

아이들은 가족 그림 선물과 쿠폰을 내밀더군요. 쿠폰 상자에는 안마, 집안 일 돕기, 놀아주기, 아무거나 원하는 대로, 뽀뽀, 안아주기, 사랑하기, 꽝 등이 다양하게 들어있지요. 그리고 저녁, 단둘이 가까운 산행 길에 올라 이야길 나눴습니다.

“제가 너무 큰 걸 바라나요?”
“위만 보고 살지마. 아래도 보고 살자고. 행복지수를 스스로 떨어트릴 필요는 없잖아?”

“그래도 나이가 있는데…. 맞아요. 행복지수는 작은 것에서 오지요.”
“다시는 손으로 닦지 말소. 밀걸레로 밀세.”

아내는 노후가 자꾸 불안하나 봅니다. 누구든 마찬가지겠지요. 또 열심히 살아야지 어쩌겠어요. 그런데 세상은 만만치가 않더군요. 이렇게 나이 먹고 있습니다. 간혹, 조급증이 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착실히 살아가야겠지요.

알콩달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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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산행길의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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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벌써 까치수염 선물 받았네?”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15] 까치수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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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수염.

“여보, 고마워요!”

감동한 아내의 목소립니다. 왜냐고요? 그럼, 한 번 들어 보실래요?

비가 많은 장마라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도 크게 들립니다. 새들도 오랜만에 보는 화창함에 지저귐이 화통합니다. 지난 일요일, 일이 있던 아내는 아이들과 산에 오르길 권합니다. 하여, 아이들과 여수시 대인산에 올랐습니다.

최근 식구로 맞이한 강아지 몽돌이도 신이나 쫄랑거리며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습니다. 덕분에 아이들의 “아빠, 힘들어요!”하는 소리가 사라졌습니다. 야생화 사진을 찍느라 뒤쳐집니다.

종종걸음으로 쫓아가니 아이들 손에 까치수염이 들려 있습니다. 전에 없이 꽃을 꺾은 것입니다. 몽돌이 코에 들이대고 까치수염의 은은한 향을 맡게 합니다. 몽돌이도 싫지 않은지 향을 들이쉽니다. 자연의, 야생의 향이 최고란 걸, 아는 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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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몽돌이.

엄마에게 선물 주자!

“그 꽃 이름이 뭐야?”
“아빠, 까치수염이잖아요. 처음 이름 듣고 기억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꽃을 왜 꺾었어?”
“아카시아 비슷한 향이 좋아서요. 몽돌이가 향을 맡으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보려고요.”

“산과 들에 있는 야생화는 평상시엔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 않다가 꼭 필요할 때 꽃을 피워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잖아. 일 년에 한 번씩. 그것도 번식할 때 말이야. 번식을 위해 꽃을 피웠는데 네가 그 번식을 가로 막았구나. 몽돌이를 안아 향을 맡게 해야지 그렇다고 꽃을 꺾어?”
“꺾으면서 까치수염에게 미안하다 했어요. 꽃을 꺾어 자세히 보니 뒷면에는 꽃이 없네요. 보이는 곳으로만 꽃이 피었어요. 신기하죠?”

“그렇구나. 이왕 꺾었으니, 버리지 말고 엄마에게 선물로 주자.”
“엄마가 꽃 꺾어왔다고 야단치실 텐데요?”

“그렇게 잘 아는 녀석이 꽃을 꺾어? 그럼 엄마에겐 이렇게 말하자. ‘엄마가 산에 못 오셔서 엄마에게도 우리가 산책한 느낌을 같이 갖게 하고 싶어 대신 까치수염을 가져 왔어요!’ 하고 말이야. 어때?”
“좋은 생각인데, 그래도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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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대에 놓인 까치수염.

싱크대 앞에 놓인 ‘까치수염’

까치수염은 어느 새 작은 그릇에 담겨져 싱크대 앞에 놓였습니다. 땀을 씻는 동안 엄마에게 전해줬나 봅니다.

“여보, 벌써 까치수염 선물 받았네?”
“받긴 했는데…”

떨떠름한 표정입니다. 아이가 말하지 않고 선물만 했나봅니다. 일전에 소설가 이외수 님의 “여자는 큰 것보다 아주 작은 것에 감동한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함께하지 못한 당신에게 우리가 오른 산을 느끼게 해주자며 꽃 선물해라 했어. 그 꽃에 산이 다 들어 있잖아!”

이렇게 아내는 고맙다는 말을 한 것입니다. 마음이 고맙다는 것이겠지요. 허나, 그 고맙다는 말에 ‘정말로 고맙다’는 의미가 스며 있어 저까지 흐뭇했습니다. 사랑은 이런 건가 봅니다. 마음인 게지요. 그렇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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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눈물의 운동화를 다시 사고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12] 운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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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여자에겐 이것도 자식과 남편에 대한 사랑일 것입니다.

“100원에 붕어빵 10개 사 먹고 덤으로 1개 더 얻어먹던 여중 시절, 그때는 단발머리에 하얀 칼라 옷에 까만 플레어스커트, 그리고 하얀 목양말에 청 빛나는 일명 맹꽁이 운동화를 신고 다녔죠. 그런데 열 명에 두어 명 정도는 까만 구두를 신었는데 하얀 목양말에 구두가 얼마나 예뻐 보이던지….

그 구두 신어보는 게 소원이라 엄마를 막 졸랐죠. 그때 운동화는 1,300원인가 했는데 구두는 2,500원이었으니 두 배가 비싼 셈이었죠. 하루는, 부스럭 부스럭 새벽 내내 부산하더니만 장에 나가시며 ‘열무 팔면 구두 사 줄 테니 학교 가기 전에 시장에 들러라’ 하는 거예요.

드디어 나도 검정 구두를 신는다는 부푼 기대를 안고 시장에 들렀죠. 저만치서 1단에 300원 하는 열무, 마지막 남은 2단을 팔려고 쪼그리고 앉아 있대요. 6백 원 밖에 안하는데…. 구두를 사 신어야 하나 엄청 망설였죠. 엄마에게 참 미안하데요.”

새로 산 운동화를 앞에 두고 아내가 그 옛날 풋풋했던 중학시절 이야기를 꺼냅니다. 별 어려움 없이 자랐던 나에 비해 아내는 추억이 정말 많습니다. 장흥이 고향이라 시골에 산 덕분이기도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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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헌 운동화. 아이들이 검정 구두약을 칠해 아직 쌩쌩합니다. 그렇죠?

“배드민턴, 누구랑 칠거야?”

각설하고, 초등학교 3, 4학년인 아이들은 지금껏 책상 대신 앉은뱅이 상에 앉아 공부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군말 없던 터라 그냥 지나치게 되었죠. 근데, 책상 들여야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마침 지난 3월, 아이들 방에 있던 책을 몽땅 거실로 빼고 공간을 남겨두었던 참이라 이때다 싶어 대형 마트에 들렀죠. 책상이 없대요. 대신 배드민턴 채와 셔틀콕, 줄넘기를 샀지요.

그리고 지난 해 발목이 부러져 접합 수술과 지난 달 부목 제거 수술을 받은 아내는 6월부터는 운동이 가능하다며 배드민턴 채를 샀습니다. 아내에게 “누구랑 칠꺼야?” 물었더니 다른 사람 이름이 불쑥 튀어 나왔습니다. 괜스레 서운합디다.

“어이, 누구랑 칠거야 하면 ‘당신’ 그럴 줄 알았는데 아니데?”
“그랬어요? 당연히 당신이랑 치려는데 갑자기 물어봐서 저도 순간 당황했어요. 나랑 배드민턴 치기 싫다는 건가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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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새 운동화. 눈물의 그 운동화를 샀다나요?

여자의 마음은 이런 건가?…미안해지고

그리고 딸 샌들을 보았습니다. 구두 같기도, 운동화 같기도, 샌들 같기도 한 신기한(?) 신발이 있대요. 공주표인 딸이 그걸 살 줄 알았는데 편한 샌들을 사 약간 놀랐습니다. 그런 후 아내의 말,

“여보! 저, 운동화 하나 살게요?”
“그러소.”

“운동화가 오래돼 사야겠어요. 등산할 때도 신게. 당신 옷을 사야 하는데 미안해요.”
“이 사람아! 필요 없는 옷은 왜 사. 당신 살 것 사소. 어여 골라.”

듣고 보니 무심했더군요. 미안하대요. 필요한 것 사면서 왜 남편에게 미안해야 하는지…. 이러지 않아도 되는데. 이게 여자인가 봅니다. 결혼 10년간 내 운동화는 두어 번 산 것 같은데 아내 운동화 산 기억이 도통 나질 않아요. ‘아~’ 정말 무심했구나 싶대요.

지금껏 신었던 아내의 까만 운동화는 아이들이 용돈 벌이한다며 검은 구두약을 듬뿍듬뿍 발라 닦아 검은 색이 그대로 남아 있지요. 검은 색이었기에 망정이지 녹색이나 분홍색이었으면 어땠을까,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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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마음은 아직 연꽃입니다.

“내 것 사려다가도 아이와 남편 것에 손이 가고”

운동화를 고르다 말고 아내가 운을 뗍니다.

“처녀 적에 어느 어머니가 그러대요. 처녀 때는 비싼 운동화와 구두만 신고 다녔는데 결혼하고 아이 낳다보니 그게 안된다고. 하나 사면 그만인데 왜 그게 안될까 싶다구요. 결혼하고 살아보니 내가 그 짝이데요. 그 마음 이해 하겠더라구요. 내 것 사려다가도 아이 것, 남편 것에 손이 더 가더라구요.”

집에 돌아와 아내는 운동화를 신고 소녀처럼 앉아 있더군요. 감개무량 했나 봐요. “어이, 그렇게 좋아?” 했더니, 다른 말을 꺼내더라고요. 여중 시절 엄마에게 참 미안했던 그 눈물의 구두를 오늘 다시 얻은 기분이라고요.

참, 철딱서니 없는 남편이죠. 밤, 아내를 안으면서 “어이, 미안하네. 운동화 산단 사람이 ‘당신 옷을 사야 하는데 미안해요’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되더라고. 미안하네!” 그랬죠. 그랬더니 가슴을 파고 들대요.

알다가도 모르는 게 부부라더니 알다가도 모를 여자네요. 어머니도 그랬을 것을. 근데, 참 무심했죠? 이제야 철이 들려는지, 나 원 참!

처녀 적, 아내는 엄마에게 구두를 사주는데 옛날의 구두와 엄마 생각에 눈물을 훔쳤다고 합니다. 여자는 추억을 먹고 사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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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이 헛되지는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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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번 시인을 울게 한 ‘영광 굴비’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11] 백제불교 도래지와 음담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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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의 경지에 오른 순간.

“씻을 수 없는 죄는 그 사람의 행동만으로 짓는 것은 아닙니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마음에서 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모든 진리가 마음에서 시작되었으니 마음 밖에서 진리를 찾지 마십시오.”

아내와 함께 석가탄신일에 들렀던 해당화가 활짝 핀 영광의 백제 불교 도래지에서 마주했던 법문입니다. 왜 이런 가르침이 있었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육신의 주인은 나인데 정신의 주인까지 나일까? 장담할 순 없습니다.

굴비의 고장, 영광 법성포에는 굴비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다른 하나가 더 있더군요. 백제시대 최초의 불교 도래지. 이곳에서 법성포의 유래를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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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특산물 '굴비'

불법(佛法)을 들여온 성스런 포구 ‘법성포’

“법성포는 마라난타 존자(서기 384년, 백제 침류왕 원년)가 중국에서 바다 길을 통해 영광 법성포에 당도하여 불교를 전파했던 곳이다. 백제시대, 법성포 지명은 ‘아무포(雅無浦)’로 ‘아미타불’의 의미를 함축한 지명이다. 고려시대, 불법(佛法)을 꽃피웠다 하여 ‘부용포(芙蓉, 연꽃의 다른 이름)’로 불리다 고려 후기부터 ‘성인이 불법(佛法)을 들여온 성스러운 포구’라는 뜻으로 ‘법성포(法聖浦)’라고 불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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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


불가에서는 불(佛)ㆍ법(法)ㆍ승(僧)을 삼보(三寶)라고 합니다. 불은 부처요, 법은 불경(佛經)이며, 승(僧)은 성인(聖人)을 이릅니다. 이로 보면 ‘법을 가지고 성자가 도래한 곳’인 법성포는 이보(二寶)에 마음까지(佛心) 더해지니 가히 삼보(三寶)를 지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광이란 지명도 ‘무량한 깨달음의 빛’이란 뜻으로 해석되는바, 이곳에 원불교성지와 불갑사가 들어선 게 우연은 아닌 듯합니다. 이런 의미에 맞춰 영광 특산품 굴비에는 재미있는 음담패설(패관문학, 전래야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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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불교 최초 도래지로 가다가...

오탁번 시인을 울게 한 ‘굴비’

소설가이자 시인인 오탁번은 <굴비>란 시를 발표하면서 제목 옆에 “항간의 음담인데 얼마 전 이 이야기를 처음 듣고 나는 차마 웃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란 설명을 붙였을 정도입니다. 오탁번 시인이 눈물을 흘리며 쓴 시 <굴비> 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수수밭 김매던 계집이 솔개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마침 굴비장수가 지나갔다
      -굴비 사려, 굴비! 아주머니, 굴비 사요/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요
      메기수염을 한 굴비장수는/ 뙤약볕 들녘을 휘 둘러보았다
      -그거 한번 하면 한 마리 주겠소/ 가난한 계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품 팔러 간 사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저녁 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올랐다/ -웬 굴비여?
      계집은 수수밭 고랑에서 굴비 잡은 이야기를 했다
      사내는 굴비를 맛있게 먹고 나서 말했다/ -앞으로는 절대 하지 마!
      수수밭 이랑에는 수수 이삭 아직 패지도 않았지만/ 소쩍새가 목이 쉬는 새벽녘까지
      사내와 계집은/ 풍년을 기원하며 수수방아를 찧었다

      며칠 후 굴비장수가 다시 마을에 나타났다
      그날 저녁 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또 올랐다/ ―또 웬 굴비여?
      계집이 굴비를 발라주며 말했다/ -앞으로는 안 했어요
      사내는 계집을 끌어안고 목이 메었다/ 개똥벌레들이 밤새도록
      사랑의 등 깜빡이며 날아다니고/ 베짱이들도 밤이슬 마시며 노래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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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마음 다잡아 해탈한 ‘사내’

아내의 불륜(?) 이야기를 듣고서도 기꺼이 사랑을 나누는 사내. 그는 해탈의 경지에 올랐다 할 수 있겠지요. 또한 아내까지 해탈의 경지로 이끄는 크고 넓은 아량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탁번 시인을 울게 만든 힘은 바로 이것이었겠지요.

결국 해탈의 경지에 오르는 과정을 굴비를 매개로 했다는 데에서 ‘해탈=굴비’로 동일시하려는 의도를 유추해볼 따름입니다. 하여, 해탈한 사내를 통해 바로 백제에 불교를 처음 전했던 승려 ‘마라난타’와 영광을 암묵적으로 나타내는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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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불교 최초도래지 바닷가.

하지만 현실에선 배우자의 불륜을 참을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믿음과 신뢰가 깨졌기 때문입니다. 허나, 여기에선 쾌락을 쫓은 불륜이 아닌, 살기 위한 것인 만큼 제고의 여지는 남겨야겠지요. 몸과 마음을 어찌 다스려야 할지 사색이 필요할 것입니다.

아내는 해안도로에 줄지어 활짝 핀 해당화가 너무 예쁘다 탄성입니다. 해당화는 바닷가에 피어야 맛이라고요. 해당화 마음 뺏긴 아내를 어떡해야 하나요? 하하.

세상살이, 마음먹기 나름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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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마음을 빼앗은 해당화와 바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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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꽃미남을 ‘제비’라 불렀을까?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4] 제비꽃과 라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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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제비’, 어감이 좀 그렇죠?

그렇다는 분은 여자를 울리는 ‘꽃미남 제비’를 연상하실 겁니다. 그렇지 않은 분은 흥부에게 박씨를 물어다 준 ‘강남 갔던 제비’를 떠올렸을 겁니다.

그럼, ‘제비꽃’은 어떠신지요?

그럼, 제비꽃은 꽃미남이 좋아하는 꽃? 혹은 제비가 좋아하는 꽃? 물 찬 제비처럼 생기기도 합니다만 그건 아닙니다. 산과 들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비꽃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던 때 피는 꽃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또 과거 오랑캐들이 우리나라에 쳐들어와 식량이 떨어질 때쯤 피는 꽃이어서 ‘오랑캐꽃’. 꽃 두 개를 합치면 씨름하는 자세가 된다 하여 ‘씨름꽃’ 등의 이름이 붙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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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저한테 사기 친 거예요, 그럼?”

제비꽃은 색깔에 따라 흰색은 ‘소박함’, 보라색은 ‘사랑’, 노란 색은 ‘수줍음’, 하늘색은 ‘성실’과 ‘정결’ 등으로 각기 다릅니다. 대표적인 꽃말은 ‘사랑’과 ‘나를 생각해주오’입니다. 하여, ‘꽃미남’을 ‘제비’라 부른 걸까요?

제비와 연관된 이야기가 있어 소개합니다. 함께 야생화를 보러 간 날, 샘날 만큼 금슬 좋은 조영철ㆍ김향 부부의 말이 퍽 재미있습니다. 들어보시지요.

“예? 이 꽃이 무슨 꽃이라구요?”
“라일락이요. 그 종류만도 수 십 가지가 되지요.”
“이 꽃, 우리 집에도 있는데 남편이 다른 이름을 가르쳐 주던데…. 남편이 저한테 사기 친 거예요, 그럼?”

김향 씨, 얼굴에 울그락 불그락 꽃이 핍니다. 남편 조영철 씨, 웃는 얼굴에도 무안하고 난처한 표정이 스며 있습니다. 그게 재미있었던지 옆에서 맛난 양념을 듬뿍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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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종류가 여러가지라 헷갈리기 쉽습니다. 종영철 씨 부부처럼...

저 하늘의 별이라도 따줄 테요...

“결혼한 부부치고 사기 안친 사람 있나요? 속아 결혼하고 지금껏 사는 게지요. 남자(남편)들을 사기꾼이라 해도 할 말 없지요. 살다보면 훤히 드러날 것을…. 아직 들통 나지 않는 것 있나요?”

이 말로 치면 남자들은 죄다 도둑놈, 내지는 사기꾼입니다. 하루 밤의 꿈을 그리는 제비가 아닌, 아내를 얻기 위한 사랑의 제비였겠지요? ‘저 하늘의 별이라도 따줄 테요’ 했던 사랑의 제비.

내 경우도 그런 것 같습니다. 사기꾼이라 해도 할 말 없지요. 고생만 죽어라 시키니. 그러나 어쩌겠어요? 그렇게 사는 거지요. 무슨 뾰쪽한 수 있겠어요? ‘그놈이 그놈이라’고 위안 삼아야죠. 이게 삶이겠지요.

라일락은 우리말로 꽃 모양이 수수를 닮아 ‘수수꽃다리’, 혹은 정(丁)자처럼 생겼고, 향이 좋다 하여 ‘정향나무’라 불립니다. 노래 <베사메무쵸>에 나오는 가사 “… 리라꽃 향기에…”의 그 “리라꽃”으로도 불리는, 사랑의 밀어(密語)로 쓰이는 꽃 이름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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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철, 김향 부부. 어째, 웃음이 쑥스럽지 않나요?

 
‘미스 김’ 라일락이 각광받기까지…

라일락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어느 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가져가 정원수로 심었는데 김씨 성을 가진 여인이 죽지 않고 크게끔 도와줬다 하여 ‘미스김 라일락’이라 이름 붙였다. 후에 정원수로는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꽃이 되었다.”

믿거나 말거나, 그래서 라일락의 꽃말을 ‘청춘’ 또는 ‘젊은 날의 회상’이라고 한답니다. 제비 이야기를 하다 잠시 다른 데로 샜네요.

제비꽃은 4~5월에 긴 꽃대 끝에 피며, 줄기는 없고, 뿌리는 자주색입니다. 잎자루는 길며, 날개가 있고,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습니다. 꽃잎은 5장으로 서로 같지 않고, 긴 타원형입니다. 입술 꽃잎은 구둣주걱 모양으로 자색의 줄이 있고, 나물로 먹습니다.

구두 주걱 모양이라 하니 또 제비를 연상케 합니다. 반질반질 윤이 나는, 구두 싣는 주걱이라….

‘아, 이래서 꽃미남을 제비라 했구나!’ 새삼스럽습니다. 결혼 전에 어쩜 저도 아내를 얻기 위한 제비였을 수 있겠다 싶네요.

그러나 이런 경우는 제비라 할 순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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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구이들.


근데, 그게 말 같이 쉽나고요~!
[알콩달콩 부부 이야기] 조개구이

“선술집은 분위기가 어떤가 싶었는데 막상 와보니 괜찮네요.”

긍정적인 아내의 평. 일단은 다행입니다. 지난 토요일, 진달래축제가 열리는 여수 영취산에 부부만 오른 후 뒤늦게 합류시킨 아이들과 조개구이 집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깨복쟁이 친구가 하는 무선에 있는 ‘구이구이 사령부’란 조개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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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도 노릇노릇 익어갑니다.

숯불에 탁 탁 소리 내며 지글지글 익고 있는 전복ㆍ소라ㆍ가리비 등이 군침 돌게 합니다. 시ㆍ청각 효과가 그만입니다. 아내 표현을 빌면, 거기에 시원한 김치 조개국까지 가세해 소주 안주로 딱입니다.

맛이 제법인지 아이들도 먹느라 정신없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일까, 손님이 제법 들어 일손이 부족합니다. 속으로 ‘간댕이가 부어도 단단히 부었지’ 하며 아내에게 부탁합니다.

“여보, 좀 도와주면 어때?”

아내, 흔쾌히 행주 집어 웃으며 나섭니다. 테이블을 치우고 나니 또 손님이 듭니다. 아내가 고맙기도 하고, 내심 뿌듯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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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먹느라 정신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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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무선의 '구이구이 사령부'

워~매 워~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친구 부부가 숯불 피우랴, 조개류 안주 준비하는 사이에 설거지가 쌓입니다. 내가 나서볼까 하다 남정네 체면상(?) 나서지 못하고 아내에게 말을 건넵니다. 간이 붓다 못해 배 밖으로 나왔나 봅니다.

“여보! 설거지도 좀 도와주지?”

열심히 설거지하는 아내가 너무너무 예쁩니다. 어쩔 수 없이 팔불출 한 번 되어야겠습니다. ‘워~매 워~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친구 부인도 “이래서 아는 집은 불편하다니깐요.”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아이들, 조개와 더불어 키조개에 치즈를 얹은 요리까지 후다닥 해치웁니다. 배가 부른지 밖에서 놀아도 되냐고 묻습니다. 얼씨구나! 하며 내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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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류를 손질하는 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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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조개와 치즈의 어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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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의 아내.

아내 손에 물 안무칠랍니다?…이걸 어째?

친구도 한 숨 돌리고 테이블에 잠시 앉습니다. 아내가 술잔을 비운 친구에게 한 마디 던집니다.

“여자 부려먹으려면 여건을 제대로 갖추고 부려먹으세요. 싱크대가 설거지 하는 사람 키에 맞아야 편하게 할 텐데, 싱크대 높이가 안 맞아요. 벽돌을 괴면 될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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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와 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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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에 딱인 김치조개국.


듣던 친구 아내도 덩달아 ‘어~엉 이런 말도 하네’ 하는 표정으로 맞장구를 칩니다.

“이 사람은 한 번 설거지 하더니 다음부턴 불편하다고 통 안해요.”
“예 에에? 그러면서도 안 고쳐줘요? 결혼할 때 장인에게 ‘열심히 살겠습니다!’, ‘고생 안시킬랍니다!’, ‘되도록 아내 손에 물 안무칠랍니다!’ 그러고 결혼 허락받지 않았나요?”
“….”

아내, 이러저런 변명 못하게 오금을 박습니다. 이 불똥 내게까지 튈까 두렵습니다. 반성도 됩니다. 고생 안시키겠다고 결혼 허락 받고선 개코로…. 지지리 궁상, 고생만 죽어라 시키니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아내, 결국 신랑 흉까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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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비도 먹음직스레 익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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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불구이.

근데, 그게 말 같이 쉽냐고요~!

“우리 신랑요? 못 하나 박을라믄 속 터져요. ‘망치 주라, 못 주라, 의자 주라’ 열불 터져 못시켜요. 내가 하고 말지…. 한 번은 ‘왜 꼭 남자가 못을 박아? 아무나 박으면 돼지?’하면서 성차별이대요?”

이럴 땐 실실 웃는 게 최고죠. 하지만 이거 조개구이 먹으러 온 건지, 욕 먹으러 온 건지 도통 알 수가 없네요. 다음부턴 못 박아 달라하면 군소리 없이 박아야겠습니다. 그래도 친구 가게에 와서 이리저리 도와 준 아내가 밉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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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무선의 '구이구이 사령부'

친구 아내, 유쾌ㆍ통쾌ㆍ상쾌인지 피조개에다 개불까지 덤으로 내옵니다. 숫불에 구은 개불도 꽤 맛있습니다. 아내, 피조개 피는 신랑 몫이라며 슬쩍 내밉니다.

그날 밤, 궁금하다구요? 물론 따뜻한 사랑을 나눴죠. 이심전심으로요. 아내 늘상 하던  “여자는 분위기만 좋으면 된다.”란 말을 실감했습죠. 분위기로 먹고사는 여자에게 간혹 맞출 필요도 있나봅니다.

근데, 그게 말 같이 쉽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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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력에 딱? 피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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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력에 그만? 개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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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로 살기가 제일 어렵다”
[아버지의 자화상]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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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죽으면 옆에서 잘 거지?”
“무서워서 죽은 사람과 어찌 자요?”
“무섭긴 뭐가 무서워? 아빠는 할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팔 다리 주무르며 옆에서 잤는데….”
“아빠! 그래도 저는 무서워서 못자요.”

어느 날, 지인의 아들은 아버지의 시신 옆에서 자는 게 무섭다며 꺼려했다 합니다. 아직 철이 없어 그랬겠지요. ‘주검 옆에 자지 않는다’는 말에 서운했을 지라도 가슴 아프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부모의 사랑은 지고지순한 ‘자아희생’의 사랑이라 하니까요.

부모의 사랑은 절대적이라 합니다. 자녀가 몇이든 부모는 사랑을 나누지 않고, 모든 아이에게 모든 사랑을 주기 때문입니다. 사랑한 만큼 자식에게 받고 싶어 한다면 그것은 투자겠지요. 사랑의 반대말이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인 이유겠지요.

부모 자식 간 인연은 죽음 전에는 끊어지지 않습니다. 오래 사실 걸로 착각하고 뒤늦게 “우리 아버지는 오래 사실 줄 알았는데….” 후회해도 소용없습니다. “있을 때 잘해”라는 소리가 어째 만고의 진리처럼 느껴집니다.

아버지, 살아계실 때 잘하는 게 최고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당황스럽고, 당혹스럽다 합니다. 누구나 죽는 것을 알지만 유독 아버지의 죽음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합니다. 그렇습니다.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주신 당신을 어찌 쉬이 보낼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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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채. 그도 “아버지를 보내드리기가 제일 어려웠다” 합니다. 그는 주검으로 무기력하게 누워 있는 아버지를 보고 이런 마음이 들었다 합니다.

“세상에서 아버지로 살기가 제일 어렵다. 원망과 불만 등을 극복하지 못한 죄인 같은 느낌. 더 많은 아버지의 사랑과 정을 만들지 못했던 아쉬움이 컸다. 그리고 더 잘해드릴 수 있었는데 내가 못했구나….”

이제 가면 언제 오나…무덤 안고 통곡하네

그래서 상여소리는 구성지고 구슬픈가 봅니다.

이길 가면 언제 오나/ 다시 못 올 가시밭길/ 어이 어이 어어
북망산천 왠말인가 / 황천길은 머나 먼 길/ 어이 어이 어어
한번 가신 우리 부모/ 다시 한 번 못 보신다/ 어이 어이 어어
살아생전 못 모신 죄/ 어디 가서 사죄할까/ 어이 어이 어어
북망산천 찾아가서/ 무덤안고 통곡하니/ 어이 어이 어어
너 왔구나 소리 없다/ 누구에게 한탄하랴/ 어이 어이 어어
초로 같은 우리 인생/ 백발 되면 황천길에/ 어이 어이 어어
황천길이 왠말인가/ 산천초목 무심하다/ 어이 어이 어어
나는 가네 나는 가네/ 저승길로 나는 가네/ 어이 어이 어어

김동채 씨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의 심경을 이렇게 토로합니다.

“6개월간 아버지의 무덤을 시도 때도 없이 들렸지. 아쉬움에 쉽게 보내드릴 수가 없어서. 6개월쯤 지나니 아버지를 고이 보낼 수 있었지. 역시 세월보다 더한 약은 없는가 보다. 그리운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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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채 씨.



아버지가 계실 때는 무덤덤하다가도 없으면 아쉬운 게 인지상정인가 봅니다. 그래서 묵묵히 지켜주는 버팀목이 아버지겠지요. 그가 한 마디 덧붙입니다.

“세상사는 법은 학교나 직장에서 배우지만 아버지가 되는 것에 대해서는 배우질 못한다. 좋은 아버지가 되는 사회교육이 필요하다. 이런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아버지가 가정에서 귀감이 되어야 한다. 자녀들의 반면 교사인 아버지로서 항상 몸가짐을 조심할 밖에….”

그렇습니다. 좋은 아버지가 되는 준비는 소홀히 합니다. 시스템 자체가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세상살이가 각박해 바쁘게 살아야겠지만 한 번쯤 되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늘이 주신, 부모가 주신 목숨 다하기 전에 아버지로서의 자신과 자식으로의 자신을 생각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아쉬움과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면….

“있을 때 잘해야”겠지요.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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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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