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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는 따뜻한 ‘인간’을 쓸 수 있는 공간
따뜻하고 훈훈한 걸 많이 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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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왜 뉴스는 안 좋은 것만 나와요?”
“글쎄?”

TV 뉴스를 보던 딸의 돌발 질문. TV에선 위장전입, 땅 투기, 공금 유용, 교통사고 등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뭐라 답해야 할까? 망설였다.

나도 글쟁이. 특종, 즉 큰 것 한방 터트리고 싶은 유혹은 언제나 있었다. 또 지적과 고발은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이었다. 때문에 지적과 고발이 주 이슈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사회상의 지적과 고발이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왜냐하면 좋지 않은 걸 다루다 보니 사람이 삐딱(?)해지는 경향이 있는 듯했다.

그래 택한 게 블로그고 블로거였다. 블로그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즐겁고 행복한 것에서부터 괴롭고 힘든 일까지 따뜻한 ‘인간’을 마음껏 쓸 수 있는 공간이었다.

 

“따뜻하고 훈훈한 걸 많이 전했으면 좋겠다!”

일전에 칠순을 목전에 둔 전직 일간지 기자를 만난 적 있었다. 당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살아보니 세상이 금방 변할 것 같아도 그렇지 않아. 글은 까는 것 보다 긍정적인 걸 쓰는 게 더 건설적인 것 같아. 그러나 그것도 쉽지 않더라고.”

그러면서 그는 이유를 밝혔는데 딸애의 질문과 비슷했다.

“뉴스 봐봐. 대부분 싸우고, 돈 돌라 먹고, 무슨 사고 난 것만 나오잖아. 좋은 건 뒷전이야. 그래서 정 있는 사회가 되겠어? 뉴스든, 기사든 따뜻하고 훈훈한 걸 많이 전했으면 좋겠어.”

그의 말에 동의했었다. 정 있는 글과 뉴스들이 많았으면 싶었다. 그러나 특종에 대한 기대가 있는 한, 사회 비리가 사라지지 않은 한 쉽지 않은 일이다.

“아빠, 왜 뉴스는 안 좋은 것만 나와요?”라던 초등학교 6학년 딸의 질문에 아버지로서 아직까지 대답을 망설이고 있다. 뭐가 맞는 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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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짐 제가 들어 줄게요” 말에 가슴 뛰다
아이들은 사회가 함께 키우는 걸 실감한 하루


“아빠, 아빠~”

초등 4학년 아이가 숨을 헐떡이며 아빠를 찾았습니다.

“아들 무슨 좋은 일 있어. 숨 좀 돌리고 차분히 말해 봐.”
“있잖아요, 저 착한 일 했어요.”

이런 일이 없었는데 별일입니다.

“아들, 어떤 착한 일을 했을까?”
“집에 오는데 어떤 할머니가 무거운 짐을 들고 가시더라고요.
뒤에서 ‘저 짐을 들어줄까 말까’ 고민하다 들어드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할머니 제가 짐 들어 줄게요’라고 말하려고 하니까 가슴이 콩탁콩탁 뛰는 거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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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착한 일도 아이에겐 좋은 경험이겠지요.

“왜 가슴이 뛰었는데?”
“모르는 할머니께 착한 일 한다고 생각하니까 저도 모르게 가슴이 뛰는 거예요.
착한 일 하면 이렇게 가슴이 뛴다는 걸 배웠어요.”

녀석, 얼굴이 다른 때와는 사뭇 다릅니다. 생기가 살아 있습니다. 아무래도 값진 배움이었나 봅니다.

“아빠, 그런데 짐 들어준다니까 할머니께서 ‘됐다’ 그러시는 거예요.”
“할머니가 왜 거절하셨대?”

“집에 다 왔다고 하시면서 저에게 고맙다 그러대요. 저 잘했죠.”
“잘했네. 앞으로도 그래라. 착한 일 했으니 특별 용돈 줄게.”

아이들은 가정에서만 키우는 게 아니라 사회가 함께 키운다 하더니 실감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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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짜리 ‘돔’, “놔줘” 할 사람 있을까?

“욕 먹어가며 낚시할 필요 없잖아요!”
14세 아들과 낚시 다니는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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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돔을 놔 주다니...

사실 말이지, 전 낚시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낚시꾼들이 섬에 버리고 가는 쓰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또한 ‘무심코 던진 돌에 우물 안 개구리 죽는다’고 ‘무심코 던진 낚시 바늘에 물고기 죽는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하지만 이 생각은 바뀌고 있습니다. 원인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로, 어느 날 생선회를 사러 갔다가 횟집 아주머니의 무덤덤한 말 때문입니다.

20㎝짜리 ‘돔’을 보고도 “놔줘” 하다니…

“아무리 물고기라도 매일 생선 잡을 텐데, 살생이 업보로 돌아올 것 같지 않나요?”
“나는 그렇게 생각 안해. 사람도 때가 있는 것처럼 이 물고기들도 죽을 때가 있는 거라. 바다에 있는 물고기들이 다 사람한테 죽는다면 어찌 살겠어? 사람한테 먹힐 물고기만 우리한테 오고, 그걸 우리는 회로 뜨는 거라. 그러니 업보로 돌아올 리 만무하지.”

명쾌한, 나름대로 살생(?)의 원칙을 가진 아주머니의 당당한 말이 생각을 바꾸게 했습니다. 또 하나, 횟집 아주머니와 비슷한 종류의 생각을 가진 낚시꾼이라면 낚시할 자격이 있다는 겁니다. 들어보시죠.

“놔줘. 좀 더 크면 잡게!”

20㎝에 육박한 돔이 방파제 바닥에서 파득거리는 걸 보고도, 태연하게 하는 소리라니. 순간 귀를 의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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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화양면 용주리 호두마을 방파제는 가족 낚시터입니다.

야! 이런 낚시꾼도 있네?

16일 추석 연휴 후, 바람도 쐴 겸 여수시 화양면 호두마을로 나섰습니다. 달빛 아래 방파제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습니다. 자리를 깔고 앉아 있는 모자(母子), 낚시대를 드리운 여인, 아장아장 걸음 연습 중인 아이까지, 가족 낚시터입니다.

“돔은 25~30㎝ 정도는 돼서 잡아야지!”
“안 그래도 좀 작다 싶어 살려주려고 했어요.”

서승록(35) 씨, 돔을 거침없이 바다로 ‘풍덩’ 던져집니다. 야! 이런 낚시꾼도 있네? 이러다 물고기 살려준 낚시꾼 복 받아 소원 이루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까지 나게 합니다.

요즘 이 근방에는 학꽁치, 고등어, 깔따구(농어 새끼), 갈치, 돔 등이 잡히는 철이라 합니다. 애쓰고 잡은 20㎝ 짜리 돔 “놔줘”라던, 중소기업에 다니는 정성표(43) 씨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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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표 씨 일행.

지체장애 2급, 아들과 낚시 다니는 사연

“아들하고 자주 다니시나 봐요? 무슨 사연이라도 있나요?”
“정신지체 2급인 아들과 낚시하며 장애 스트레스를 이기고 있어요. 온전하지도 않은 놈이 컴퓨터 앞에서 게임만 하고 있으니 어쩌겠어요. 차라리 바람 쐬며 낚시하는 게 났겠다 싶어 같이 낚시 다녀요. 저 놈은 8개월 때 경기를 일으켰어요. 새벽에 자다가 기겁했죠. 119에 전화하고서도 집에서 기다리지 못하고, 팬티 바람으로 아이를 안고 거리에 나가 차를 기다렸죠. 팬티 바람으로 차를 기다리는 부모 심정은 아무도 몰라요.”

정무열(14) 군이 우리들의 대화에 호기심을 나타내듯 고개 들어 힐끔힐끔 쳐다봅니다. 낚시 기분을 물으니 씨~익 웃으며 “고기 올라오는 기분이 좋아요”하고 맙니다.

“병은 얼마나 좋아졌어요?”
“아들이 아파 학교를 1년 꿀렸어요. 계속 다녔으면 중학교 2학년일 텐데…. 천둥, 번개 칠 때 깜짝깜짝 놀라기만 하고, 열만 오르지 경기 증세는 안 보여요. 말도 안하다가 지금은 어느 정도 하니까 정말 좋아진 거죠. 그동안 서울, 광주 등 안 가본 병원이 없어요. 그런 놈하고 이렇게 낚시를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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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장애 2급인 정무열 군은 낚시로 힘을 얻는다 합니다.


돈은 없으면 벌면 되지만, 건강은 회복 안돼

“긴 병에 효자 없다고 치료비도 만만찮을 텐데?”
“1억 이상 들었어요. 그중 6천은 빚이었죠. 카드연체에 정지, 신용불량까지 힘들었죠. 4년 전부터 아이 병이 좋아져 빚을 좀 갚고 지금은 천 남았어요. 아직도 정기적으로 병원에 다니고 있어요. 그래도 건강이 좋아졌으니 뭘 바라겠어요. 바란다면 욕심이죠. 돈은 없으면 벌면 되지만 건강은 회복이 안돼요. 건강이 최고에요.”

보건복지가족부가 실시한 2007년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등록 장애인수는 약 210만명으로, 8가구당 1가구는 장애인 가구”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선천적인 장애보다 교통사고 등 후천적 원인에 의한 장애가 89%로” 나타났습니다. 이렇듯 건강은 누구든 장담하지 못할 실정에 도달한 것입니다.

“아이가 낚시 좋아하나요?”
“병 치료와 언어치료 중간 중간 짬짬이 낚시해요. 무척 좋아하죠. 말도 잘 안하던 놈이 고기 한 마리 잡으면 ‘나 고기 잡았어’하고 엄마한테 전화해서 자랑해요. ‘크기는 어떻고, 고기는 뭐고’하고요. 미끼는 새우는 끼는데 갯지렁이는 못 끼어요. 제가 지렁이는 끼워주죠. 아들 덕분에 저도 낚시 마니아가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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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으로 인한 스트레스 낚시로 풀어

“걱정이 많을 텐데?”
“나 죽으면 저 놈이 어떻게 살아갈지가 제일 걱정이에요. 이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죠. 저 놈을 두고 눈을 감을 수나 있을지….”

비장애인 자식을 둔 부모도 취직 걱정에 밤을 새는데, 정성표 씨 걱정이야 오죽 하겠습니까? 이는 생활수준 향상에도 불구하고, 아직 장애인 복지가 아직 받쳐주지 못하는 것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복지 문제는 의료ㆍ보건에서 출발, 결국 경제ㆍ사회 문제로 번질 수밖에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할 대목입니다.

“낚시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었나요?”
“아들도 답답한 집안에 있는 것보다 트인 바깥에 나오면 좋아해요. 얼굴 표정 자체가 다르니 도움이 된다고 해야겠죠. 낚시 끝나고 집에 가서 같이 샤워하고, 같이 자요. 잘 때 뭐라는 줄 아세요? ‘아빠 내일도 낚시 가요’ 하고 자요. 저도 아픈 아들 옆에서 보고만 있어도 스트레스가 쌓이는데 그 스트레스를 낚시로 풀었죠.”

“낚시꾼들이 버리는 쓰레기 땜에 골친데 쓰레기 처리는 어떻게 해요?”
“제일 신경 쓰는 부분이 쓰레기에요. 낚시꾼들이 바위에 앉아 쓰레기를 버리면 결국에는 낚시를 못하게 되지 않겠어요? 그 보다 먼저 욕 먹어가며 낚시할 필요 없잖아요. 저기 좀 보세요. 저리 버리고 간다니까요. 이따 갈 때 치워야지요.”

정성표 씨 부자 경우라면 낚시를 싫어할 이유가 없겠지요. 언어장애를 극복하고 2008베이징올림픽 수영부문 8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던 펠프스처럼 정무열 군이 병을 이기고 사회에 나가 당당히 한 사람으로 우뚝 서길 바랍니다.

한 아이가 크기까지 한 가정뿐만 아니라 교우, 학교, 지역 등 사회의 많은 노력이 스며 있다 합니다. 이로 인해 사회는 서로 유기적인 결합을 필요로 한다 합니다. 내 자녀뿐 아니라 다른 자녀에게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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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터는 쓰레기로 몸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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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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