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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선약수'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3.11.19 “어떻게 부르는 것이… 오빠라 하면 어떨까?”

[장편소설] 비상도 1-38

 

상선약수, 가장 으뜸가는 선은 물과 같으며 물은…
“그럼 사부님이라 할게요. 가르침을 주셨으니…….”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권선징악을 주제로 하고 있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성 여사가 예상치 못한 질문을 던졌다.

 

 

  “‘천하의 지유(至柔)는 천하의 지견(至堅)을 마음대로 구사한다’ 하였는데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아 네, 도덕경 43장에 나오는 구절이죠.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것, 즉 물은 이 세상에서 가장 굳은 것, 이를테면 금석까지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말이죠.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과도 상통하는 말입니다. 가장 으뜸가는 선은 물과 같으며 물은 모든 것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아니하고 뭇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하는 까닭에 도에 가깝다 하였습니다. 노자의 ⌜약⌟은 단순한 유약함이 아니라 ⌜강⌟을 손바닥 위에 놀릴 수 있는 유약이라는 말입니다.”


  “그런 뜻이었군요.”
  “그런데 성 여사님께서 어떻게……”


  “스님과 대화라도 하려면 공부를 해야겠기에 책을 한 권 샀어요.”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은데요. 절더러 너무 강하게 나가지 말라는 주문 같습니다.”


  “전 스님께서 별다른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에요.”

 

 

 성 여사가 창문을 내렸다. 짠 바다냄새가 차 안으로 밀려들었다. 차가 도착한 곳은 인천의 어느 바닷가였다. 자리에 앉기가 바쁘게 음식들이 상에 가득 놓였다. 아마 전화로 미리 예약을 해 둔 모양이었다.

 

 

  “일부러 사람이 없는 아침을 택했습니다.”
  “바쁘실 텐데, 저 때문에…….”
  "제겐 스님을 모시는 일이 제일 큰일이죠. “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창이 넓은 이층집이었다.

 

 

  “참 제게 다른 호칭을 써야겠습니다. 스님이라고 하니 남의 이목도 있고 또 땡중도 이런 땡중이 없으니 사실 스님은 격에 맞지가 않죠.”
  “그럼 어떻게 부르는 것이… 그냥 오빠라고 하면 어떨까요?”

 

 

 성 여사도 자신의 말이 우스웠던지 웃음으로 얼버무렸다.

 

 

  “그러면 사부님이라 할게요. 조금 전에도 가르침을 주셨으니…….”
  “그런가요?”

 

 

 두 사람의 웃음소리에 주인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두 분이 참 좋아 보이십니다.”
  “그 말씀이 고마워 다시 와야겠네요.”

 

 

 성 여사의 말이었다.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돌아오는 길에 우체국에 들렀다. 성 여사가 비상도의 편지를 가지고 우체국으로 들어갔다. 봉투에는 조동해라 적혀있었다. 남의 이목도 신경 쓰였지만 스승님께 비상도라고 쓰는 것은 예가 아니었다.

 

 

 성 여사가 돌아오자 비상도는 차에서 내려 공중전화 박스로 들어가 용화가 불러준 전화번호를 눌렀다.

 

 

  “나 비상도라는 사람일세.”
  “아니 선생님, 그러지 않아도 그곳으로 찾아 갔었는데, 지금 어디십니까?” 


  “내 말을 듣기만 하게. 오후쯤에 한 번 만났으면 하는데,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고 혼자 나온다고 약속 할 수 있는가? 아니야 기자 한 사람은 있어야겠어.”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어디가 좋은가?”
  “응. 알았네. 그럼 그때 보세.”

 

 

 비상도는 시간에 맞춰 호텔을 빠져나갔다. 꽁꽁 언 날씨 탓인지 사람들의 통행이 뜸한 편이었다.  (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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