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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13

 

 

오늘은 왜 이리 아저씨 파리들이 귀찮게 구실까?
"입은 겸손한 말이 나올 때 아름다운 것"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권선징악을 주제로 하고 있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형님, 이젠 됐습니다. 그만 들어가시죠.”
  “그래 수고했다.”

 

 

 그들이 막 발길을 돌리려던 순간이었다.

 

 

  “나도 좀 들어갑시다.”

 

 

  비상도였다.

 

 

  “오늘은 왜 이리 아저씨 파리들이 귀찮게 구실까?”

 


 그들은 투덜대며 비상도를 향해 마주섰다.

 

 

  “아저씬 또 뭐요?”
  “젊었을 적에 못 가본 곳이라 구경이나 할까 싶네만.”


  “아저씬 카바레 같은 곳엘 가야지.”
  “카바레라…. 그런 곳도 있었는가?”


  “이봐요 아저씨. 말장난하기 싫으니 빨리 꺼지는 게 어때?”

 

 

 그들의 저지에도 비상도가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니, 이 아저씨가…”

 

 

 주먹 두 명이 그를 내쫒을 심산으로 달려들었다. 그 순간 비상도의 눈이 매섭게 빛났다.

 

 

  “허윽!”

 

 

 동시에 두 놈이 달려들던 그 자세로 꼼짝없이 서 있었고 극심한 고통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 다만 비상도의 양손 끝이 그들의 인중과 염천에 꽂혀 있을 뿐이었다.

 

 그때 다시 세 명이 비상도를 향해 동시에 뛰어들며 힘껏 그를 들어 공중으로 던졌다. 그런데 멀리 날아갔어야 할 비상도를 안고 그대로 맥없이 주저앉았다.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 그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주먹 다섯 명이 힘 한 번 제대로 써 보지도 못하고 땅바닥에 널브러졌다.

 

 눈치 빠른 나머지 한 녀석이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첫눈에 대적 할 수 없는 고수임을 알아본 것이다. 구경꾼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내면서도 자신들이 본 사실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 서로 얼굴을 마주 볼 뿐이었다.

 

 

  “입은 음식이 들어가는 곳이기도 하지만 겸손한 말이 나올 때 아름다운 것이야!”

 

 

 그가 막 손을 털며 발걸음을 돌리려던 순간이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세 명의 경찰이 비상도를 막아섰다. 누군가가 신고를 한 모양이었다. 경찰은 종업원들의 상황설명을 듣고서도 믿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잠시 후 파출소 안에 천 경장과 비상도가 탁자를 마주하고 앉았다.

 

 

  “선생님, 주민등록증 줘 보세요.”
  “없어.”

 

 

 비상도의 분노는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었다. 그는 처음 본 경찰에게 말을 낮추었다.

 

 

  “안 가지고 계신 거예요?”
  “예전에는 있었는데 거추장스러워 강물에 띄워 보냈어.”


  “그럼 성함은요?”
  “성은 비씨고 이름은 상도야.”


  “예? 비씨라는 성은 처음 듣는데요?”
  “아닐 비(非)를 쓰지. 내가 시조야.”


  “…….”
  “국가의 녹을 먹는 사람이 무식하다는 소리를 들으면 되겠어?”

 

 

 그는 직접 한자를 써 보였다. 천 경장은 아무래도 그런 성은 없을 것 같았지만 또 한 번 무식하다는 소릴 들을까 봐 그대로 적었다. (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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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11

 

 저는 스승님과 함께 주무시는 줄 알았습니다!

 하늘의 도가 과연 옳은 것이냐, 그른 것이냐?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권선징악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두 사람은 밤이 늦도록 마주앉아 있었다. 주로 남재가 이야기를 하였고 비상도는 듣는 입장이었다. 나중에는 어떻게 잠들었는지조차도 모를 정도로 취하였다.

 

 비상도는 해가 산마루 위를 두어 뼘 가량 올라서야 잠에서 깨어났다. 그런데 곁에 있어야 할 형이 보이지 않았다. 얼른 밖으로 나갔다. 마침 용화가 마당을 쓸고 있었다.

 

 

  “큰 스승님을 보지 못하였느냐?”
  “예, 저는 스승님과 함께 주무시는 줄 알았습니다.”

 

 

 언뜻 불안한 생각이 엄습하였다. 마당을 가로질러 스승님 방문을 열었을 때 방 한가운데 급하게 접은 것으로 보이는 쪽지가 놓여 있었다. 비상도는 단숨에 그것을 읽어 내려갔다.

 

 잠시 읽어 내려가던 그가 몸서리를 치며 힘없이 두 팔을 동시에 늘어뜨렸다. 그는 쪽지를 호주머니에 쑤셔 넣고 폭포수를 향해 내달렸다.

 

 

 하지만 형은 이미 그곳에서 몸을 던진 후였다. 그의 몸은 이미 차갑게 식어 있었다. 마른 나뭇잎 사이로 강한 아침 햇살이 마치 조명을 쏘아대듯 두 사람을 비추었다.

 

 

  “으아아악…….”

 

 

 비상도는 산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형의 시신을 부둥켜안고 범의 소리로 통곡했다. 마치 자신의 몸뚱아리가 빠개지기라도 하는 것처럼 산을 붙들고 흔들었다.

 

 그는 형을 차가운 땅에 묻고 며칠 동안 방안에 꼼짝도 않고 있었다. 마치 넋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우두커니 앉아 형이 남긴 유서를 다시 꺼내 읽었다.

 

 

 형은 지뢰를 밟은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야외훈련 도중 불만을 품은 신참병이 행정막사에 수류탄을 던졌고 형이 그것을 몸으로 막으려 했던 것을 군 당국에서 사건이 확대되는 것을 염려하여 단순사고로 몰아 간 것이었다.

 

 마침 그때는 모든 병사들이 행군을 나간 뒤였고 그곳에는 행정 일을 맡아오던 그를 포함한 세 사람이 있었으나 이미 그때는 그가 의식이 전혀 없었던 상태라 입막음이 가능했던 것이다.

 

 군에서는 한 때 형을 유공자로 처리하고자 하였으나 그는 주체 할 수 없는 분노로 더러운 혜택을 거부했다. 비상도는 분노로 몸을 떨었다. 심장이 터져 나갈 것처럼 온몸의 피가 역류하고 있었다.

 

 형은 수도 없이 죽음을 생각했을 것이다. 아니 죽음과 현실 사이에서 숱한 갈등을 하며 이 쪽지 하나를 남기기 위해 모진 목숨을 이어왔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떠든다고 누가 귀를 기울여 주기라도 할 것인가. 아니 온전한 상태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천번만번 그 일을 까발렸을 것이다.

 

 

 아무것도 달라질 것은 없었다. 그는 스님과 동생에게 만이라도 짓밟힌 자신의 명예에 대해 죽음으로서 진실을 말하려 한 것이었다.

 

 뒤바뀐 현실, 그것은 스님의 부친을 죽인 조운태의 그것과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 다만 그 가치와 양심이 뒤바뀐 것뿐이었다.

 

 피눈물을 쏟으며 ‘하늘의 도가 과연 옳은 것이냐. 그른 것이냐!’ 하고  외쳤던 저 사마천의 분노가 비상도의 마음속에 깊이 박히고 있었다. 그는 경련을 일으키듯 부르르 떨며 힘껏 주먹을 쥐었다.

 

 

 비상도는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무작정 산을 내려갔다. 뚜렷한 목적지도 없이 버스에 몸을 실었다. 어디든 떠나야 마음이 진정될 것만 같았고 술기운이라도 빌어야 내일을 맞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가 버스에서 내렸을 때 날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누구를 향한 분노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었다. 그저 그렇게 돌아가는 세상이 미울 뿐이었다. 그가 한참 걸어가고 있을 때 길 옆에 세워둔 승용차에서 유난히 밝은 전조등의 불빛이 자신을 쏘아대고 있었다.

 

 

 비상도는 심하게 눈을 찡그렸다. 자신의 속을 꿰뚫어 보는 것 같은 불빛이 눈에 거슬렸다. 가까이 갈수록 눈이 더 부셔 한 손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자동차의 불빛은 자신을 향해 계속 비웃고 있었다.

 

 형에게서 일어난 분노가 불빛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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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8

 

 스님의 글 앞에 무릎 꿇고 큰절을 올렸다, 왜?

『이제부터 너의 이름은 비상도니라!』

 

 

<비상도 줄거리>

 

 독립투사였던 할아버지로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그는 상해임시정부의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으로 그는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이제 너도 장부가 되었으니 내가 너에게 해 줄 말이 있느니라.”
  “……”

 

  “비상권법은 우리 고려국의 무예였느니라.”
  “예?”

 

  “조선이 개국하고 새 왕조가 득세할 때 비상권법의 대가들은 모두 죽음을 당했어. 왜냐하면 비상권의 고수들은 모두 고려 왕가의 후예들이었고 고려부흥을 꾀할 위험인물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던 것이야.”
  “그런데 어떻게……”

 

  “고려 왕족으로 세상을 떠돌던 왕백산이란 도인이 계셨어. 다행히 그분은 화를 피했으나 더 이상 조선에서 몸을 숨기는 것이 어렵게 되자 중국으로 도피를 하셨고, 뒷날 청나라를 세운 여진족 추장이었던 누르하치의 눈에 띄어 그곳 왕실에서 비상권법의 비법을 전수하였느니라.”
  “그렇다면 그들이 고려국의 무예라는 사실을 처음부터 숨긴 것입니까?”

 

  “세월이 많이 흐른 탓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그 권법의 맥이 끊어졌으니 우리 것이라고 내세울 수가 없게 된 것이야.”
  “스승님 제가 그 맥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스님은 잠시 뜸을 들인 뒤 다음 말을 이어갔다.

 

 

  “내가 누군지는 알고 있느냐?”
  “예, 형에게서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동안 내가 너에게 비상권법을 전수해 주었으니 누군가에게 받은 은혜는 물려준 셈이다만 왜 마음 한구석이 이리도 편치 않은지……. 이제는 내가 한 사람을 찾아가 사과를 받아 낼 일이 남았구나.”
  “어딜 다녀오시겠습니까?”  


  “세월이 참 빠르기도 하구나.”

 

 

 스님께서는 동해의 물음에 대답을 피하시고 형 방에서 한참을 그렇게 머물렀다.

 다음날 동해는 어느 때처럼 새벽운동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와 폭포수 아래로 갔으나 어쩐지 예감이 이상했다.

 

 

 얼른 뛰어와 스님이 계신 방문을 열었다. 하지만 방안은 텅 비어 있었고 방 한가운데 하얀 봉투가 놓여 있었다. 그는 얼른 봉투를 열었다.

 

 

 『이제부터 너의 이름은 비상도니라!』

 

 

 짧은 스승님의 글씨였다. 비상도(非常道)라는 말은 도덕경(道德經) 제1장에 나오는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 도로서 도라고 하는 것은 참 도가 아니다.」라는 글귀에서 따온 말로 비상권법 또한 동일한 것이었으며 그 권법이 도가(道家)에서 비롯되었음을 뜻하는 것이기도 했다.

 

 

  “스님…….”

 

 

 그분은 스님이기 이전에 자신을 키워준 아버지 같은 존재였고 오늘의 자신을 만들어준 큰 스승이었다.

 

 

 동해는 스님의 글 앞에 무릎을 꿇고 큰절을 올렸다. 자신을 수제자로 인정해 주신 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자 그동안 자신을 가르쳐준데 데 대한 감사의 인사였다.

 

 

 그것이 스님과의 이별이었고 이후로는 다시 그분을 뵙지 못했다. 그리고 3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다음날 비상도는 용화가 보았다던 곳으로 형을 찾아 읍내로 나섰다. 형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긴장이 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때의 일도 잊었거니 하였다.

 

 

 고아 아닌 고아가 되어 산으로 들어와 형제보다도 더 진한 우정으로 살갗을 맞대며 의지한 긴 시간이었다.

 

 

 어린 나이에 집을 잃은 동해를 형은 늘 가슴 아파하며 훗날 그의 부모를 꼭 찾아 주리라 마음먹었고, 동해는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잃은 형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 적이 있었다.(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허락 없이 불법으로 인용하거나 사용하는 것은 불허하며 고발 조치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출판 의뢰 및 드라마, 영화에 관심 있는 분들의 연락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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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6

 

 

“내일부터 비상권법을 배워라.”
최고는 한 사람으로 족해, 두 사람이면 다퉈

 

 


 스님의 부친은 독립 운동가로 상해임시정부의 요원이었으며 당시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사살 이후 한껏 기세가 올라 있던 임정의 노력으로 중국 왕가는 비상권법을 특별히 조선인인 그에게 전수 받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하였다. 다만 그의 본명 대신 ‘호야’라는 중국식 이름을 갖게 한 것은 그들만의 자존심이었다.

 

 

 뒷날 공산당이 들어서고 비상권의 대가들은 위험인물로 낙인 찍혀 뿔뿔이 흩어지고 대부분 정부의 인권유린에 항거하다 처형을 당했거나 몸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심한 고문을 당해 그 무예는 세상에서 서서히 사라져 갔다.

 

 

 스님 또한 정치범으로 또 한 때는 단순한 난동주모자로 잡혀 여러 차례 고문을 당한 후 신변의 위협을 느껴 하는 수 없이 밀항선을 탔다. 하지만 스님께서 모국인 대한민국을 택한 진짜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그가 처음으로 터를 잡은 곳이 이곳 가야산이었다. 비교적 남의 이목에서 자유로울 수가 있었고 심신을 가꾸기에도 더 할 나위 없는 적당한 장소였다. 그러던 중 남재를 만났고 동해까지 거두게 되었던 것이다.

 

 

 하루는 남재 형이 손자병법을 읽고 있을 때였다. 스님께서 지나가시며 슬쩍 말을 흘렸다.

 

 

  “그것은 동해에게 주고 너는 시경(詩經)을 읽어라.”

 

 

 지금 생각 해 보면 각자의 자질과 취미에 맞춘 교육방식으로 학문보다는 뜀박질에 더 관심이 많았던 동해에게는 무예를 염두에 두고 계셨던 것이 분명했다.

 

 

  “최고는 한 사람으로 족하니 두 사람이 되면 다투게 되느니라.”

 

 

 스님의 그 말씀으로도 그것을 충분히 짐작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처음 형의 병실을 다녀오던 날 밤 스님은 동해를 불렀다.

 

 

  “내일부터 비상권법을 배워라.”
  “예.”

 

 

 오래 전부터 바라던 일이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혹독 하느니라.”
  “견뎌내겠습니다.”

 

  “외롭느니라.”
  “하겠습니다.”

 

  “이십년이 걸릴 수도 있음이야.”
  “삼십년이 걸려도 좋습니다.”

 

 

 수련은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주로 폭포수 아래에서 이루어졌다.
 하루에도 몇 차례 모래주머니를 차고 산꼭대기를 오르내렸고 어깨에 굳은살이 박이도록 통나무를 매고 절벽을 기어올랐다.

 

 

  “새가 날개 짓을 하지 못하면 날 수가 없느니라.”

 

 

 사시사철 눈과 비를 개의치 않았으며 하루도 쉬는 날이 없었다. 땡볕에 껍질이 벗겨지고 혹한에 살갗이 터졌다. 발에 굳은살이 박이기를 수백수천을 거듭하였다. 

 

 

 점차 그의 눈은 매의 날카로움을 닮아갔다. 날렵하기로는 표범의 순발력을 갖추었고 부드러움은 물고기의 움직임을 닮아 있었다. 서 있는 나무 위를 단숨에 예닐곱 걸음 뛰어 올랐으며 웬만한 높이의 나뭇가지 위로 소리 없이 도약해 앉았다.

 

 

 서너 해가 지났을 땐 뛰고 나는 행동 하나에도 발자국 소리는커녕 옷깃 스치는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 모습은 마치 올빼미가 소리 없이 날아와 먹이를 낚아채는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스님은 폭포수 아래의 작은 연못으로 동해를 데리고 갔다. 맑은 물속에는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쳐 다녔다.

 

 

 연못 한가운데에서 가만히 선 채로 한동안 물속을 응시하던 스님은 갑자기 물속에 손을 찔러 넣었다. 잠시 뒤 손을 빼내었을 땐 두 손가락 사이에 낀 물고기가 파닥거리고 있었다.

 

 

  “네 자신이 물고기가 되지 않으면 어려우니라.”

 

 

 상대방의 마음속으로 동화되어 자신을 잊을 수 있어야만 가능한 수련방법이었다. 몇 개월이 걸려 그것을 완성했을 때 스님은 흙탕물 속에서 물고기를 잡아채도록 했다.

 

 

 그것은 인간이 가진 모든 감각기관을 이용해야 하는 최고난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것으로 마치 눈이 퇴화된 동굴 박쥐가 주파수를 이용해 장애물을 피하며 먹이를 채 가는 방법과 흡사했다.(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허락 없이 불법으로 인용하거나 사용하는 것은 불허하며 고발 조치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출판 의뢰 및 드라마, 영화에 관심 있는 분들의 연락 환영합니다.

 

 

고 변재환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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