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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51

 

 “퇴계 아는 사람?”… “영계 반대말 아니에요?”

한일합방, 술 먹고 한 일자로 뻗어 자는 남녀합방?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주제는 권선징악이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자, 그럼 사명당이 누구인지 아는 사람?”

 

 

 조용한 가운데 한 학생이 손을 들었다.

 

 

  “집 이름 아니에요?”
  “아니, 사람 이름이 맞는 것 같은데…….”

 

 

 사임당은 들어 보았으니 그렇게 짐작하는 모양이었지만 아는 학생이 없었다.

 

 

  “그럼 사임당은 누구지?”

 

 

 한 학생이 그것도 문제냐는 듯 떠들었다.

 

 

  “이 율곡의 딸 아니에요?” 

 

 

 참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어머니와 아들을 구분조차 못하고 있었다. 결국은 어느 여학생이 맞혔지만 아이들의 국사소양이 이 정도라면 이것은 분명히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하는 일이었다.

 

 

  “세 번째 문제, 퇴계를 아는 사람?”

 

 

 이번에는 몇 명의 학생들이 손을 들었다.

 

 

  “퇴계가 아니고 퇴계로 아니에요?”

 

 

 이번에는 얼굴에 여드름이 벌집 쑤셔놓은 것 같은 학생이 미리 웃고 들어왔다.

 

 

  “영계 반대말 아니에요?”

 

 

 비상도는 어이가 없어 한마디 흘렸다.

 

 

  “너희 집에 통닭집 하니?”

 

 

 아이들이 까르륵 웃었다.

 

 

  “그럼 마지막 문제를 낼 테니 잘 맞혀봐. 한일합방에 대해 아는 사람?”

 

 

  체구가 유달리 큰 학생이 히죽히죽 웃었다.

 

 

  “술 먹고 한 일자로 뻗어 자는 남녀합방이죠.”

 

 

 아이들이 ‘와’하고 웃었다.
 비상도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뒤로하고 차에서 내렸다.

 

 

 통탄하고도 통탄할 일이었다. 누가 우리의 젊은이들을 역사의 문맹으로 만들었는가?

 피가 끓어올랐다. 지금까지 잘 해오던 국사교육을 선택과목으로 바꾼 장본인들이야말로 매국노 을사오적에 버금가는 인사들이었다.

 

 

 그런 인간들일수록 조상의 무능을 입에 올리고 우리 역사의 위대함을 폄하하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었으나 실제로 그들이 저지른 만행을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분노가 치밀어 올라 견딜 수가 없었다.

 

 

 자신의 조상이 누구인지 눈을 가려 못 보게 하고 자신이 발붙이고 사는 이 나라의 역사를 어둔 미로 속에 가둔 것은 저 일본이 조선을 강제 침탈했을 때 썼던 수법이 아니었던가 묻고 싶었다.

 

 

 감히 조상의 무능을 입에 담는 자는 분명히 알아두어야 한다. 적어도 당신들께선 유구한 역사의 끈을 놓지 않았음을…….

 

 

 모진 희생을 감내하며 후손에게 물려준 이 금수산하에 후대의 우리들이 살고 있는 한 그들은 위대한 것이다.

 

 

 자기의 역사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은 나라를 사랑 할 수 없고 그것을 알지 못하는 자는 나라를 지키지 못한다. 이것이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국사를 가르쳐야하는 이유인 것이다.

 

 

 국가의 존망에 필부라 할지라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책임의 경중이 같을 수는 없다.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우리의 역사가 단절된 것에 그는 분노를 금치 못했다.

 

 

 우리의 역사인 국사가 단절된 이유가 무엇이었던가에 상관없이 아직도 곳곳에 일제의 잔당들이 애국자의 가면을 쓰고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에 그는 섬뜩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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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50

 

 

경운조월, 구름으로 밭을 갈고 달을 낚시질하다
그냥 가기 심심한데 우리 퀴즈내기나 할까?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주제는 권선징악이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매스컴에서 사부님 때문에 난리예요.”
  “뭐라고 하던가요?”


  “사람들의 입을 빌어 영웅이라던데요.”
  “영웅이 없으니 그것을 그리워하는 거겠죠.”


  “사부님께서 하시는 일에 공감들을 한다는 의미라고 보는데요.”
  “그럴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사부님, 더 웃기는 일이 뭔지 아세요?”
  “글쎄요.”


  “사부님께서 복면을 쓰고 나오시니 모두들 얼굴이 궁금한가 봐요. 항간에는 ‘사부님의 얼굴이 잘생겼을 것이다. 또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라며 내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던데요.”
  “어느 쪽으로 사람들이 몰린다고 하던가요?”


  “못생긴 쪽으로요. 왜냐하면 잘 생기기까지 하면 너무 불공평하다는 거예요. 사실은 너무 미남이신데.”

 

 

 그랬다. 사람들은 영웅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대고 의지할 곳이라곤 어느 한 곳 없는 현실에 모두들 식상해 있었고 TV에서 매일 비춰주는 그 얼굴들을 지겨워했다. 그들을 향한 욕지거리도 이젠 질려 가던 마당에 그가 나타났으니 충분히 그를 영웅이라 할만 했다.

 

 

 어쩌면 입에 올리고 입이 마르도록 칭송하고 종일 추켜세워도 지겹지 않을 그런 사람을 목마르게 기다려 왔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니면 모두들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며 돈을 쫒아가는 세상에 나라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었다. 모두들 앞만 보고 달릴 때 뒤를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그런 사람이 나타났으니 사람들은 그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잔뜩 신이 나 있었다.

 

 

 호텔에서 식사를 마친 후 성 여사는 용화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다. 비상도는 어제부터 잠을 자지 못한 탓으로 한꺼번에 피곤이 몰려들었다. 그가 자리에 누우려고 몸을 숙였다. 침대 머리맡에 놓여있던 하얀 봉투가 눈에 띄었다.

 

 

 성 여사가 놓고 간 것이었다.

 

 

 「사부님은 저에게도 영웅이십니다.」

 

 

 쪽지의 글과 함께 돈이 들어 있었다. 그는 휴대폰으로 용화에게 배운 문자를 성 여사에게 보냈다.

 

 

 「경운조월(耕雲釣月 구름으로 밭을 갈고 달을 낚시질하다)」

 

 

 그곳은 모든 시름 내려놓고 언젠가 돌아갈 그의 이상향이었고 자신의 곁에 그녀가 함께 해 주기를 바라는 무언의 메시지이기도 했다.

 

 

 이른 아침 종업원이 신문을 가져다주었다. 성 여사가 미리 일러 둔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실행에 옮겨야 할 구체적인 구상에 몰두해 있었다. 그것은 필수였던 국사과목을 선택과목으로 바꾼 정책입안자들에 대한 응징이었다.

 

 

 그는 처음 그 사실을 알고 분개했다. 시외로 나가는 차 안에서였다. 마침 하교시간이라 차 안은 고등학생들이 이미 점령하고 있었다.

비상도는 용화에게 줄려고 산 사탕봉지를 꺼냈다.

 

 

  “학생들, 그냥 가기 심심한데 우리 퀴즈내기나 할까? 단 내가 낸 문제를 맞힌 학생에게는 이 사탕을 상으로 주지.”

 

 

 학생들도 꽤나 무료했던지 환호성을 지르며 관심들을 보였다.

 

 

  “어떤 문제예요?”
  “음, 국사로 하고 싶은데.”
  “아…….”

 

 

 생각했던 데로 아이들 얼굴에 실망하는 빛이 역력했다.  (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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