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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빠른 네가 있어 음식 만드는 게 빨리 끝났다?
명절 음식에는 여성의 관계 문화가 담겨 있다!

 

 

 

 

 

 

 

설 명절 잘 보내셨어요?

집에서 자연스레 웃음꽃이 피어나는 촉매제는 아무래도 ‘어린 아이’인 것 같습니다. 이 녀석들 덕분에 썰렁한 부모님 집에서 웃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희망’이라 하나 봅니다.

 

 

“너도 이제 할아버지네.”

 

 

며느리와 사위를 본 누나는 혼자 할머니가 되지 않겠다는 듯 말을 건넸습니다. 오십도 안 돼, 족보상 할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어째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기분입니다. 그래도 증조할아버지로 불리는 제 아버지보다는 낫겠죠.

 

 

“화연이 증조할아버지께 세배해라.”
“화연이 세배하는 거 배웠잖아. 어서 해 봐.”

 

 

가족들이 “증조할아버지ㆍ할머니께 절 잘하는지 어디 보자”하며 지켜보고 있으니 쑥스러워 설까, 화연(4)는 세배를 할 듯 말 듯 머뭇거렸습니다. 이럴 땐 동기부여가 필요합니다.

 

 

“학생들, 너희들이 먼저 세배해라.”

 

 

아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께 세배를 드리려고 서자, 화연이가 화들짝 놀라더니 먼저 덥석 세배를 합니다. 이렇게도 웃음꽃이 피어났습니다.

 

 

화연이가 먼저 절을 하고 있습니다.

 

 

 

“여보, 난 맏며느리와 작은 며느리의 차이를 몰랐어요.”

 

 

부모님께 세배 드린 후, 처갓집 가는 차 안에서 아내가 혼자 피식피식 웃으며 말했습니다. 관심이 쏠렸습니다. 맏며느리와 작은 며느리의 차이는 무얼까? 첫째와 둘째쯤으로 여겨왔는데, 또 다른 뭔가가 있는 것일까. 남편 입장에서 행여나 하고 바짝 긴장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서울 사는 큰 며느리가 오질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 어머니의 작은 며느리와 누나의 며느리인 조카며느리가 설 음식하면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싶었습니다. 음식 만드는 풍경에 대해 통 가타부타 말이 없었는데, 남자들이 모르는 그 은밀한(?) 이야기를 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어제 어머님이 그러시는 거예요. 손이 빠른 네가 있어 음식 만드는 게 빨리 끝났다고.”

 

 

둘째 며느리, 시어머니께 칭찬받아 기분 좋았나 봅니다. 그렇더라도 본론이 벌써 나왔을 법한데, 쉬 나오질 않았습니다. 아내가 들이는 뜸이 궁금증을 몰고 왔습니다. 버럭 한소리 했더니, 그제야 입을 열었습니다.

 

 

 

 

 

 

“맏며느리는 음식 할 때 어머니 옆에서 꼭 ‘어머니 이제 뭐 넣을까요? 뭐 할까요?’라고 하나하나 꼬치꼬치 물어가며 요리하는데, 저는 제가 알아서 팍팍 하잖아요.”

 

‘그게 어떻다는 건데’란 뜨악한 표정으로 아내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아내가 해석을 붙였습니다. 아내가 전하는 시어머니가 느끼는 맏며느리와 작은 며느리의 차이는 이러했습니다.

 

 

“맏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의견을 구하며 일하는데, 작은 며느리는 시어머니 의견을 묻기보다 창의적으로 일하는 스타일로 느끼시나 봐요.”

 

 

골자는 큰며느리는 시어머니의 의향을 물어보며 일하니까 시간이 걸리는데, 작은 며느리는 알아서 하니 음식 만드는 시간이 단축된다는 거였습니다. 아내의 말에서 느낀 게 있습니다. 부엌에도 남자들이 모르는 질서가 존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순간, 아내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여인들에게 미안했습니다. 명절 음식에는 정성과 사랑 이외에도 여성들 간의 <관계 문화>가 담겨 있다는 걸 모르고 그저 의미 없이 요리들을 먹어왔기 때문입니다.

 

명절 음식 만드느라 수고하신 이 땅의 모든 여인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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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면 남자로 태어난 것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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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내일 새벽에 저랑 시장에 갈래요?”

며칠 전, “기분 나빠 죽겠어요.”라며 투덜대던 아내였다. 그러면서 “속마음은 안 그러는데, ‘각자 집에서 그냥 설 쇠요’하고, 속과 다른 말을 해버렸지 뭐에요.” 했다.

이유인 즉, “설음식 어떻게 할 거냐?”는 누님 전화 때문이었다.

이 대목에선 누구 편을 드느냐가 중요했다. 이번에는 확실히 아내 편을 들었다.


시장 가자는 아내의 제안을 거절한 이유

“큰 누나는 왜 그런 전화를 했대. 엄마 안 계실 때 한 번쯤 자기 집에서 음식 만들어 아들과 사위, 며느리와 먹으면 좋을 텐데….”

이게 내 속마음이었다. 지금까지 명절 음식은 연로한 어머니 몫이었다.

누나는 명절이면 아들에 딸, 두 사위까지 어머니 집으로 불렀다. 어머니는 “가족이 많이 모이면 즐겁지 않냐?”고 하셨지만, 이게 불만이었다. 일거리가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었다. 

그래, “시장 가자”는 아내 말을 거절했다. 아내의 고생이 보여서다.

제사가 없으니 굳이 음식 할 필요가 없다. 아버지만 집에 모시고 간단하게 떡국만 끓일 참이다. 그리고 입원 중인 어머니께 떡국을 가져가면 그만이다.


명절 때면 남자로 태어난 것이 엄청 행복하다?

그런데 마음에 걸린다. 반응이 벌써 있어야 할 누나의 반응이 없어서다. 나의 속 좁은 소견이 미안하기도 하다. 이게 가족일까?

반대로 설음식 만들겠다는 아내의 말이 엄청 반갑다. 또한 아내가 미스 코리아 저만 가라할 정도로 엄청 예쁘다.

그나저나 오늘 아침에 나는 아내와 함께 새벽시장에서 장을 봤다. 남자의 이율배반은 이런 것?
여하튼, 명절 때면 나는 남자로 태어난 것 자체가 엄청 행복하다. 명절은 여자만 고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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