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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잘게요’ 다짜고짜 시작된 나 홀로 여행
짜장 스님이 진도에서 짜장 대신 밥을 준 까닭
평지가람 선원사, 속세에 나온 스님을 본 느낌

 

 

 

나무 석가모니불

선원사 일주문

일주문을 들어서면 바로 대웅전 등의 가람 배치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대, 용기 내 어디론가 훌쩍 떠나라!’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을 잠재우기 위한 ‘하룻밤’. ‘나’를 감당하기 힘들 때, 변화가 필요할 때 불쑥불쑥 도지는 ‘방랑벽’. 이것은 천지자연이 주는 선물입니다. 오롯이 나와 함께 떠나는 나 홀로 여행은 자신을 살찌우게 합니다.

 

 

“스님, 저 낼 하룻밤 잘게요.”

 

 

스님이 보고 싶었습니다. 배짱이 어디서 생겼을까. 다짜고짜 스님께 문자 날렸습니다. 처분만 기다렸지요. 마음으로 두드리는 노크소리가 약했을까. 감감 무소식. 기다림에 지쳐 마음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랬더니 그제야 핸드폰이 반응을 보였습니다.

 

 

“오세요. 기다리겠습니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더니, 소식이 온 것입니다. 지난 금요일, 벌거벗은 자신과 만나기 위한 온전한 여행을 결행했습니다. 이는 작은 설렘을 동반했습니다. 보고 싶은 스님의 법명은 ‘운천’, ‘짜장 스님’으로 더 유명했습니다. 전북 남원 만행산 선원사(禪院寺)를 찾는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남원 선원사 대웅전 안에는 보물이... 

오층석탑과 절 밖의 건물이 묘하게 하나의 풍경으로 엮어집니다.

 

 

 

 

남원 만행산 선원사는 “신라 헌강왕 원년(875년) 도선 국사께서 창건한 절”입니다. 특이한 건 시내에 있다는 점이지요. 이는 ‘절집=산사’라는 고정관념을 깨트렸습니다. 여기에는 풍수의 대가이신 도선 국사의 자연에 대한 해석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습니다.

 

 

“도선 국사께서 남원 중심산인 백공산의 지세가 약한데 변두리산인 교룡산 지세가 강하다면서 백공산의 기운을 북돋아 주기 위해 이곳에 절을 세웠다."

 

 

선원사는 도선 국사께서 남원의 번영을 부르고 재앙을 물리치는 비보, 수호사찰로 선원사를 세운 거였습니다. 이에 대한 짜장 스님의 보충 설명입니다.

 

 

“도선 국사는 남원이라는 배가 떠내려 갈 것을 걱정해 선원사를 창건하면서 약사전 앞에 두 개의 석주를 세웠습니다. 이 입석이 없었다면 남원은 물에 정처 없이 떠도는 배가 되었을 것입니다.”

 

 

 

진도 세월호 집회에서 점심 공양을 나눠주는 짜장 스님. 

 

선원사 절 마당에 서 있는 스님 짜장 차량이 반갑더군요. 

세월호 집회에서의 짜장 스님의 염화미소...

 

 

 

 

짜장 스님과 친해진 건 진도였습니다. 세월호 참사 1주년 집회였습니다. 당시 스님은 승복 대신 요리사 복장으로 거리에서 식사 준비 중이었습니다. 스님과자원봉사자들이 1천여 명에 달하는 희생자 유가족과 집회 참석자들에게 주먹밥과 반찬 및 국을 만들어 나눠주었습니다. 그 모습에 반했었습니다.

 

“스님 오늘 메뉴는 뭡니까?”
“주먹밥입니다.”


“짜장 스님이 짜장을 만들어야지….”
“서울서 여기까지 걸어오느라 얼마나 허기가 지겠어요. 밥으로 배를 채워야지요.”

 

 

진도에서 짜장 스님은 따뜻한 마음의 곳간지기였습니다. 배고픈 중생에게 공양을 보시하는 실천의 주방장이었습니다. 실제로 스님은 전국의 노숙자, 독거노인, 복지시설 등을 찾아다니며 소외 이웃에게 자장면을 제공하며 솔선수범의 자비를 실천 중입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남원 선원사는 이렇게 도심에 있습니다.

보물 제1852호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소조시왕상 일괄’입니다.

 

 

 

 

선원사엔 두 국가보물이 있었습니다. 보물 제422호 ‘철조여래좌상’은  “고려시대 것으로 높이 1.2m, 무릎 폭은 90cm입니다. 타원형 얼굴에 날카로운 눈, 예리한 코, 꽉 다문 입술 등에서 고려 철불의 특징을 볼 수 있습니다. 얇게 표현한 옷은 마치 한복을 입은 것처럼 옷가슴을 V자로 여민 것이 특징"입니다.

 

 

보물 제1852호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소조시왕상 일괄’은 “1610년과 1646년에 제작된 불상으로, 조선 후기 불교조각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라 합니다. 이 외에도 동종과 약사전 등의 유형문화제 및 요천강가 야외법회 때 쓰던 높이 12m, 폭 .5m에 달하는 괘불 등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선원사 일주문을 지나자 바로 대웅전이 보입니다. 선원사는 가람 배치가 색다릅니다. 보통 산사들은 높낮이를 달리한 공간 배치로 여유로움을 주는데 반해, 평지가람인 선원사는 옹기종기 붙은 가람배치가 마치 속세에 나온 스님을 본 듯한 느낌입니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약사전, 칠성각, 명부전이 좌우로 들어섰습니다. 중정에는 오층석탑, 석등부재, 고려시대 초석 등이 자리했습니다.

 

 

선원사는 특별했습니다. 속세의 중심에 들어선 절집답게 속세에서 속세를 본 듯 하달까. 그것은 내 안의 나와 마주한 듯했습니다. 어디에 있던 마음먹기에 따라 그 존재가치는 달라진다는 간단한 삶의 이치를 일깨우는 듯했습니다. 나를 찾아 떠난 여행은 작은 행복이었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보물 제422호 ‘철조여래좌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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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팽목항 방파제 등대를 돌아 본 소감과 다짐

부디 우리들의 대한민국을 사랑하게 해 주소서! 
 

 

 

 

 

 

 

 

진도 팽목항에 서면 답답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슬픔과 유가족의 애처로움이 함께 담긴 아픈 현장이기에 가슴이 더욱 먹먹합니다. 침묵 속 묵념으로 세월호 희생자들을 지켜주지 못한 죄스러움을 이겨내고자 허나, 살아 남은 자들의 못난 행동으로 여겨질 뿐입니다.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는 커다란 소통 창구입니다. 왜냐면 많은 리본과 현수막, 조형물 등이 저승으로 떠난 이들과 가슴으로 만나 이야기 하게 합니다. 또 그들의 한 맺힌 원한들을 풀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인양과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등을 전체적으로 가다듬고 다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선지,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는 많은 다양한 목소리와 메시지들이 실려 있습니다. 그것들은 하나하나 스스로 살아 움직이는 듯합니다. 등대 가는 길 입구에는 ‘천 개의 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이란 주제로 연중무휴 노상 전시회가 진행 중입니다.

 

 

 

 

  

 

 

 

 

‘세월호, 기억의 벽’ 전시회 속, 가슴 아픈 사연

 

 

타일에는 세월호 유가족과 서울, 고양, 인천 등 전국 각지에서 보낸 그림과 글귀들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이것들은 모두 서사시고, 명화입니다. 아울러 하나하나가 애틋한 메시지입니다. 또한 마치 옆에서 진행 중인 생방송처럼 느껴집니다. 마치, 스스로 살아 움직이며 외치는 것 같으니까.

 

 

"노란 리본

 

비오는 일요일 엄마 손 잡고
세월호 분향소에 갔어요.
노란 리본이 많아서
엄마한테 물어봤어요.
단원고 언니 오빠들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오늘 제 마음에
노란 리본 하나를 달았습니다."

 

 

손잡고 분향소에 간 사람이 혼자였을까?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단 사람은 넘치고 넘쳤지요. <노란 리본>은 그들이 돌아오길 학수고대하는 기다림의 표식이자 새로움을 갈망하는 미래에 대한 다짐이었습니다. ‘… 세월호, 기억의 벽’에는 많은 사연이 드러나 있었습니다.

 

 

 

 

“침몰 5분전 통화 다시 네 목소리 듣고 싶어 이렇게 아플 줄 몰랐어.”

 

“수학여행 전 손목 다쳐 안 보내려고 했는데… 너 없는 집 적응이 안 돼!”

 

“잊지 않겠습니다. '엄마, 저 없으면 어떡해요' 애써 태연한 목소리 그렇게 이별할 줄이야 -정수”

 

“금요일엔 돌아오렴”

 

“단원고 2-8 조찬민 마음껏 꿈을 펼쳐 보렴”

 

 

 

뿐만 아니라 진도 팽목항 방파제 속 전시회에는 자식을 허무하게 먼저 떠나보낸 부모들의 가슴 아픈 통곡 소리가 가득했습니다. 또한 한 명도 구해내지 못한 어처구니없는 광경을 지켜 본 국민들의 굳은 맹세도 담겨 있었습니다.

 

 

“내 새끼, 큰 딸 윤희야! 보고 싶고 사랑한다.”

 

“다빈아! 엄마 딸로 와줘서 고마워! 내 딸, 보고 싶다 많이많이 사랑해!”

 

“유민아! 너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를 꼭 만들어 줄게…. 살아서도 죽어서도 우리 유민이만 사랑해….”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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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백, 가슴 아프게 대한민국 침몰을 외치다!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를 둘러보면서 가장 가슴 아팠던 건, 이시백 님이 쓴 ‘대한민국이 침몰하다’란 문구를 새긴 현수막 앞에서였습니다. <대한민국이 침몰하다>는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또 쉽게 잊힐 걸 두려워하는 몸부림이었습니다. 이시백 님이 외쳤던 ‘대한민국이 침몰하다’의 뒷부분입니다.

 

 

“그러나 세월호는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맥없이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틈만 나면 국격을 이야기하고, 세계 10위의 공적들을 자랑하던 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국민들이 더욱 경악한 것은 400여 명의 사람을 태운 여객선의 조난을 수습하는 정부가 드러낸 무력함과 혼란이었다. 비탄과 경악은 이내 분노로 바뀌었다.

 

 

탑승객 인원부터 실종자의 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몇 차례나 스스로의 발표를 번복하고, 때를 놓쳐 수백 명의 사람이 탄 여객선이 눈앞에서 뒤집어져 속절없이 가라앉는 동안 단 한 사람도 구조하지 못한 채 허둥대는 모습은 '국가'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속수무책, 좌충우돌, 갈팡질팡의 정부를 보다 못해 이번에도 민간 잠수부와 쌍끌이 어선과 오징어 배와 자원봉사자들이 나섰다.

 

 

정부가 한 일은 구급차를 가로막고 행차를 하거나, 한구석에서 라면을 먹거나, 난동을 부리지 못하도록 유족들을 가두고 감시하는 일이었다.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과연 이 나라가 세금을 바치고, 가슴에 손을 얹고 애국가를 부르던 대한민국이 맞는가.”

 

 

그렇습니다. 우리들이 세금을 바치던 대한민국은 지금, 담배 값 인상과 연말정산 등의 꼼수 증세에 시달리는 중입니다. 말뿐인 거짓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지금, 애국가 가사 “…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에 반감을 갖는 중입니다. 왜냐하면 국민의 대한민국이 아닌 정부와 정치인의 대한민국일 뿐이니까.

 

 

  

 

 

 

부디 우리들의 대한민국을 사랑하게 해 주소서!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 끝에는 우체통과 등대가 서 있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째 되는 날 세워진 <하늘나라 우체통>은 “떠난 자와 남은 자의 소통의 끈으로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자 ‘하나’ 됨에 대한 다짐”이었습니다.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를 돌아 본 제 소감은 ‘어떻게 이럴 수가…’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진한 울림, 그 자체였습니다. 그것은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염원하는 민중들의 처절한 외침이 녹아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백성의 이름으로 대통령과 정부, 정치인들에게 바랍니다.

 

 

“행복한 삶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다만, 부디 대한민국 국민이 가슴으로 우리들의 조국인 대한민국을 더 없이 사랑하게 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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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종국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월호를 잊고서 어떻게 살 수가 있을까? 50넘게 살아온 내인생이 죄인처럼 세월호에 희생된 가엾은 영혼을 떠 올린다. 가슴이 매여지고 한없는 슬픔이 끓어오지만, 내가 살아가면서 그 무고한 영혼을 고통스럽게 간직하며 살아야 한다. 그들은 살아가는 사람들의 양심에 영원히 죽지않고 남아 있기 때문이다....

    2015.02.24 22:22
  2. BlogIcon 두아이엄마   수정/삭제   댓글쓰기

    죽는날까지 잊을 수 없을것 같습니다..
    또래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써

    2015.02.25 10:34
  3. BlogIcon 김연화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슬픕니다ㅡ

    2015.02.25 12:04
  4. BlogIcon 하모니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소방차로 길막하는 국민들이 나라가 잘못했다고 태평히 욕하는 모습을 봅니다. 안전은 남이 지키는 거고 안지키면 남이 욕먹는 거지 나는 아무 문제없어 라는 생각뿐...

    2015.02.25 14:46
  5. 클릭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너있고 능력있는분...시원시원한 성격에 잘 웃는분..
    서로 잘 통해서 즐거운 시간 보낼수 있는 분만
    여행일정이나 자세한 얘기는 만나서 하구요..
    그전에 미리 친해지도록 해요.. ^-^*
    제 소개 간단하게..
    http://kgh33.com/

    2015.02.26 00:40

짜장 스님이 만든 짜장면을 먹어야 하는데 웬 밥이에요?
“진도엔 어인 일이십니까?”…“밥해주러 왔습니다.”
한 톨의 곡식에도 만인의 노고가 담겨 있다!
진도 팽목항 찾은 세월호 도보순례단의 ‘탁발’과 ‘발우 공양’

 

 

 

 

 

 

 

 

 

 

 

생(生)과 사(死).

 

중간에 ‘갈림길’이 있다지요. <갈림길>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입니다. 이 경계는 ‘백지 한 장’ 차이라고들 합니다. 말이 백지 한 장이지, 실은 종이 한 장이 아니지요. <백지 한 장>의 의미는 시간(時間)과 공간(空間)을 나누는 바로미터이지요.

 

 

“사즉생(死卽生) 생즉사(生卽死)”

 

 

진도 울둘목에서 왜군을 대파하며 명량대첩을 일궈 낸 이순신 장군이 남긴 말입니다. “죽고자 하면 살 것이오,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란 뜻입니다. 이 역시 백지 한 장 차이입니다. 즉, 어떤 일을 대처함에 있어 신심을 다하면 못 할 게 없다는 교훈이지요. 이를 뻔히 알면서도 외면하는 세상입니다.

 

 

 

 

 

 

 

 

그래선지, 주위에서 이런 말을 흔히 듣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함량 미달이고, 대한민국 국민은 위대하다.”

 

 

세월호 사고 수습에 대한 평가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정부와 정치권은 국민 앞에 내놓은 사체 수습, 책임자 처벌,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등의 약속 이행을 지금껏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를 보다 못한 유가족과 국민들은 단식 등으로 압박하였습니다. 그러나 정부와 정치권은 여전히 꿈쩍 않습니다.

 

 

이에 반해 국민들은 진도 팽목항 주변에서 말없이 유가족을 돕는 자원봉사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또한 마음과 마음으로 성금을 모으는 등 세월호 유가족과 하나 되었습니다. 지난 14일, 진도에서 세월호 도보순례단(이하 순례단)을 접하며 대한민국 국민의 위대한 현장을 직접 보았습니다.

 

 

 

 

 

 

 

 

“진도엔 어인 일이십니까?”…“밥해주러 왔습니다.”

 

 

순례단을 앞질러 팽목항으로 가던 중 눈에 띠는 한 차량을 발견했습니다. 그건 ‘사랑 싣고 달려가는 착한 스님 짜장 콘서트 차량’이었습니다. 반가웠습니다. 사실 예전에 짜장 스님으로 불리는 운천 스님은 남원 선원사에서 뵈었습니다. 당시 승복 입은 풍채에 놀랐는데, 이번에 처음 보는 요리사 복장에 다시 놀랐습니다.

 

 

- 스님, 진도엔 어인 일이십니까?
“순례단 밥해주러 왔습니다.”

 

- 그럼 이번에 스님의 자장면을 먹을 수 있겠네요?
“아닙니다. 지난 번 두 번의 공양은 짜장면이었는데, 이번에는 짜장면 대신 밥입니다.”

 

- 아니, 왜요. 특기인 자장면을 주셔야죠?
“안산에서 진도까지 20일 동안 걸어 온 순례단에게 자장면을 주면 허기질 것 같아 밥을 제공하는 게지요.”

 

- 진도에는 언제 오신 겁니까?
“어제(13일) 오후에 와서 순례단 저녁 준비하고, 오늘(14일) 저녁 공양까지 준비할 예정입니다.”

 

- 스님의 짜장 보시는 주로 어디에서 이뤄집니까?
“교도소, 무료급식소, 복지관, 군부대, 학교, 장애우 등을 찾아갑니다. 부르면 장소 불문입니다. 아직 제주도는 가지 못했네요. 제주도는 비용이 많이 들어 배 값만 대주면 갈 텐데….”

 

 

 

 

도로가의 노상 공터에 삼삼오오 사람들이 보입니다. 알고 보니, 순례단에게 식사를 제공할 자원봉사자들입니다. 순례단의 공양은 남원 선원사 운천 스님 외에도 부산 예일암 우신 스님, 해남 미황사 금강 스님, 해남 대흥사 범각 스님 등 많은 분들이 음으로 양으로 함께했다고 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이 그릇을 닦습니다. 배달된 찐 밥과 김을 뭉쳐 주먹밥을 만듭니다. 한쪽에선 국을 끓입니다. 또 반찬을 만드는 등 분주합니다. 알아서 움직이는 보시의 현장은 침묵 속에서도 생동감이 가득합니다. 이런 게 세상사는 맛이지요!

 

 

 

 

 

 

 

 

한 톨의 곡식에도 만인의 노고가 담겨 있다!

 

 

“스님이 만들어주는 짜장, 진짜 맛있는데…. 스님 짜장을 먹어야 하는데….”

 

 

음식하면 전라도라는, 진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신옥화씨의 말 속에는 진한 여운과 아쉬움이 담겨 있습니다. 짜장 스님 앞에서 직접 하는 표현이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대체 자장면이 얼마나 맛있길래? 그렇지만 맛도 세월호 앞에서는 사치입니다.

 

 

드디어 순례단이 점심 공양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하나 둘, 점심 공양을 위해 길게 줄을 섭니다. 한참 만에 국 한 그릇, 주먹 밥 하나, 반찬을 받아 듭니다.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식사 준비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어떤 이는 다른 사람에게 “먼저 먹어라”고 줄서기를 권합니다. 그러면서 정작 본인은 뒤로 빠집니다. 이유인 즉, “자기가 먼저 먹으면 밥이 모자랄까봐”랍니다. 그리고는 수줍은 듯, “밥이 남으면 뒤에 먹겠다”고 합니다. 부처가 따로 없습니다. 이 광경에서 진정한 탁발과 발우공양을 떠올렸습니다. 

 

 

 

“한 방울의 물에도 천지의 은혜가 스며있고,
한 톨의 곡식에도 만인의 노고가 담겨 있습니다.
정성이 깃든 이 음식으로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여 청정하게 살겠습니다.”

 

- 금강 스님의 책 <땅끝 마을 아름다운 절> 중에서 -

 

 

 

 

 

 

 

대한민국을 따뜻하게 이어주는 사랑의 오작교 ‘발우 공양’

 

 

순례단이 길바닥에 퍼질러 앉아 옹기종기 밥을 먹습니다. 주먹밥 한 입 베어 물고, 국물 한 숟갈 뜨고. 밥을 국물에 말아 후루룩 넘깁니다. 미약한 공양에도 순례단 얼굴에는 염화미소가 가득합니다. 모든 게 별미지요.

 

 

“설거지가 힘들어요.”

 

 

지나다가 무심코 들은 한 마디. 자원봉사자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믿겨지지 않았습니다. 힘들다는 걸 뻔히 알면서 기꺼이 동참했던 자원봉사의 길. 분명 이유가 있지 싶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였습니다.

 

 

“우리 짜장 스님은 세재를 못 쓰게 하세요. 기름기 제거하려면 세재가 있어야 편한데. 이제는 요령이 생겼지요.”

 

 

작은 것까지 놓치지 않는 운천 스님이 다시 보였습니다. 생명과 함께하려는 스님의 사는 법이 부러웠지요. 하여튼, 이러한 ‘발우 공양’에 대해 금강 스님은 그의 수필집 <땅끝 마을 아름다운 절>에서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하는 것”으로 표현했습니다. 또한 발우공양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똑같이 나누어 먹는 평등의 정신과
철저하게 위생적이고,
낭비가 없는 청결의 정신,
그릇 소리나 먹는 소리가 나지 않는 고요함이
발우공양에는 있다.”

 

 

 

 

 

 

 

 

“사는 게 고행”이라던 부처님.

 

‘삶=고행’ 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행복한 이유는 기꺼이 바치는 ‘나눔’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이쯤 되니, 생(生)과 사(死)가 백지 한 장 차이가 아닌 하나임을 알겠더군요.

 

 

그렇습니다. 발우 공양은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징검다리였습니다. 또한 발우 공양은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 대한민국을 따뜻하게 이어주는 사랑의 오작교였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순신 장군의 한 마디를 잊지 않길 바랍니다.

 

 

“사즉생(死卽生) 생즉사(生卽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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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들이 이런 나라에 살고 있다!”…“박 정부가 너무 무섭다!”

빚진 이 기분…“이게 사람 사는 세상입니까?”
지난 14일, 세월호 도보순례단 동참 위해 팽목항 찾다
인과와 윤회를 알면 정치인들이 나쁜 짓을 못한다?
세월호 인양과 진상 규명은 정부의 신뢰도 회복 계기 될 것

 

 

세월호 도보순례단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기억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날 이후 지금까지 줄곧 답답했습니다. 답답함을 털어내려 안간힘을 쓰면 쓸수록 가슴은 오히려 더 먹먹했습니다. 이렇게 가슴에 맺힌 멍울은 점점 내 자신을 옥죄고 있었습니다. 왜 그랬을까? 

 

 

“여보, 세월호 유가족이 안산에서 진도 팽목항까지 걸어서 온데. 우리도 진도에 갈까?”

 

 

뜻하지 않았던 아내의 제안에 흔쾌히 “그러세”했습니다.

 

그동안 팽목항에 가려 할 때마다 일이 생겨 지금껏 가지 못한 것입니다. 꼭 한번은 딸 아이 또래 학생들과 희생자들의 넋을 현장에서 기리고 싶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팽목항에 가지 못하면 꼭 역사의 죄인이 될 것 같았습니다.

 

 

부끄러운 우리들의 자화상입니다. 

진실을 인양하라는 유가족들.

 

 

 

세월호 도보행진단,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14일 아침, 아내와 진도로 향했습니다.

 

세월호와의 인연이 이제야 닿은 게지요. 차를 몰고 팽목항으로 가던 중, 세월호 도보행진(순례)단(이하 행진단)을 만났습니다. 진도군청을 출발한 행진단이 염장리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지요. 그들을 만나러 가는 중간 중간, 바람에 부대끼는 리본 하나가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리본 속의 짧은 문구만으로는 ‘무엇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도통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백성들 모두는 행진단이 ‘무엇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알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TV 생중계를 통해 아이들이 죽어가는 현장을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짧은 리본의 문구는 행진단이 역사 앞에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속에 담긴 의도는 분명했습니다. 그들은 소리 없는 작은 깃발만으로도 큰 함성을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행진단은 가슴과 등에 새긴 문구로 그들의 요구를 정확히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진실을 인양하라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책임자 처벌 철저한 진상 규명”

 

 

행진단을 보니 그냥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놀라웠습니다. 19박 20일 동안 경기도 안산에서 전남 진도까지 약 500km의 먼 길을 걸어 왔다니…. 또한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하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동참한 사실에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이를 보니 행진단은 마치, 고려시대 몽고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한 항몽 운동 중, 몽골에 쫓겨 진도에 둥지를 튼 비장했던 ‘배중손과 그 일행’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들의 외침에 언제 귀 기울일지...

약속은 지키기 위해 존재하지요. 

도보 순례단의 행렬은 길었습니다. 

 

 

 

인과와 윤회를 알면 정치인들이 나쁜 짓을 못한다?

 

 

행진단은 묵묵히 걸었습니다. 저마다의 발걸음에는 작은 목소리의 울림이 스며  있었습니다. 걷기 힘들지만 꿋꿋이 참고 걷는 어린 자녀를 보는 부모의 얼굴에는 회한과 흐뭇함이 섞여 있었습니다.

 

 

양평에서 부모님과 함께 왔다는 김한준(9) 군은 “너무 많이 걸어 아무 느낌 없다”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온전한 선체 인양”“실종자를 가족 품으로” 돌려주기 위한 작은 보탬이었습니다.

 

 

“인과(因果)와 윤회(輪回)를 알면 정치인들이 나쁜 짓을 못한다. 사람은 실수할 수도 있다.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잘못을 고쳐야 하는데, 정치인들은 이 실수를 묻으려고만 한다. 세월호 사건이 이렇게 된 원인은 정치인에게 있다. 우리는 단지 억울한 원혼의 영혼을 달랠 뿐이다.”

 

 

남원 선원사 운천 스님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잘못을 뉘우치지 않은 채 실수를 덮으려고 하는 짓이 나쁘지요. ‘손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하늘이 보이지 않겠습니까! 아주 아둔한 중생이지요. 

 

 

해남에서 왔다는 박상일(56) 씨는 “진도로 향하는 길목인 해남에서도 지금껏 촛불을 꺼트리지 않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팽목항을 지키고, 지원하는 일에 매진해, 최후의 일인까지 온전한 실종자 수습이 되도록 옆에서 돕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러한 마음들이 모인만큼 실종자 수습과 올바른 진상 규명이 이뤄지리라 믿어봅니다.

 

 

양평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바다는 말이 없습니다. 

순례단의 피로함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세월호 인양과 진상 규명은 정부의 신뢰도 회복 계기 될 것

 

 

“이게 사람 사는 세상입니까?”

 

 

지인이 전한, 문규현 신부님께서 토한 울분입니다. 이 어찌 문 신부님만의 울분이겠습니까! ‘사람 사는 세상’이 ‘동물의 세계’보다 못한 세상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정치권에선 다 돈 때문이랍니다. 핑계가 참 민망합니다. 흔히 그러지요.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냐?’고. 사람 목숨이 돈 보다 못한 세상, 바뀌면 좋겠습니다.

 

 

“세월호 사건을 책임지겠다던 정부가 아직까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올바른 정부라면 세월호를 당연히 인양해야 하고, 또 정확히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행진단에서 만난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이 강조한 말씀입니다.

 

금강 스님께선 인양과 진상조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할 이유에 대해 “세월호를 인양함으로써 슬픔에 잠긴 모든 국민들을 슬픔에서 구해내어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합니다. 이 뿐 아니라 “정부의 신뢰도까지 함께의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아마, 금강 스님께서 박근혜 정부에 대고 하시는 말씀이 ‘쇠귀에 경 읽기’라는 걸 모르시진 않을 테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를 향해 굳이 말씀을 토하시는 건, 불자로써 마지막으로 행하는 대자대비(大慈大悲)일 것입니다. 이 어찌 스님 혼자만의 바람이겠습니까!

 

 

아~, 가슴이 답답합니다. 

 희생자들을 위한 마음입니다.

어서 나오렴... 다시 보니 눈물이...

 

 

 

“너네들이 이런 나라에 살고 있다!”…“박 정부가 너무 무섭다!”

 

 

오후, 행진단을 빠져 나와 팽목항으로 향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305일째 되던 날에서야 드디어 팽목항에 섰습니다. 또 다시 가슴이 먹먹합니다. 저도 몰래 눈물이 흐릅니다. 등대 벽면에 나붙은 현수막들이 가슴을 더욱 후벼 팝니다.

 

 

“만나기 전에는 끝낼 수 없습니다. 선체 인양을 촉구합니다.”


"얘들아, 어서 나오렴. 거기 바다는 너무 춥잖아. 우리는 끝까지 친구들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구조도 못한 정부는 인양 약속까지 어기지 마라!”

 

팽목항 등대 길에는 아직까지 가족 품으로 안기지 못한 실종자 9명의 이름이 적힌 현수막도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습니다.

 

"이영숙, 권재근, 권혁규, 박영인, 허다윤, 남현철, 조은화, 고창석, 양승진!"

 

 

아직 가족 품에 안기지 못한 실종자들입니다.

 참담한 심정입니다.

가슴 아픈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등대를 둘러보던 중, 가슴을 훑고 지나가는 한 마디가 있었습니다.

 

 

“너네들이 이런 나라에 살고 있다.”

 

 

이 소리에 저도 모르게 ‘아~’란 한숨 섞인 탄식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런 나라>를 만들지 않아야 하는데, 그걸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목소리를 쫓아 뒤를 보았습니다.

 

 

울산에서 온 가족이었습니다. 엄마가 정해주 군(고 2)과 정임진 양(고1)에게 전하는 현장 교육이었습니다. 정임진 양의 말은 원망으로 다가왔습니다.

 

 

“나라가 잘못했는데, 다 국민에게 떠넘긴다.”

 

 

이렇게 팽목항을 떠나왔습니다. 제가 꿈꾸었던 세상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그저 '사람이 살만한 세상, 사람 냄새나고 정이 통하는 세상'이었으면 하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세상은 온통 내몰릴 뿐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선지, 집으로 오던 내내 정임진 양의 어머니께서 제 뒤통수에 대고 던졌던 말씀이 귓가에 생생하게 맴돌고 있었습니다.

 

 

“박 정부가 너무 무섭다!”

 

 

 전교조 선생님들도 참여하고...

 슬픈 솟대...

팽목항 등대는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단지, 침묵하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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