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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끈 놓지 않으려는 가슴저린 절규
아내 향한 남편의 마지막 사랑 메시지

 

 

한 평생 부부로 살다가,
배우자가 떠나고 없을 때 오는 허전함을 그 어디에 비할까?

“각시가 배가 아파 병원에 입원했어.”

지인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금방 퇴원하겠거니 했다.

하지만 지인의 아내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지난 주 서울로 옮겨야 했다.
췌장암이 의심된다는 이유였다. 절친했던 터라 더 바짝 긴장했다.

사실, 지인 아내는 몇 해 전 이미 한 차례 삶의 고비를 넘긴 상태였다.
지인은 마지막으로 여행하고 싶다는 아내를 휠체어에 태워 여행에 나서기도 했었다.

게다가 KAIST 대학원 졸업 후 유학 가겠다는 딸에게,

“어렵게 공부하기보다 자기 삶을 행복하게 사는 게 제일이다”

며 유학을 만류했을 정도였다. 행복이 우선이었던 셈이다.


지인 아내는 전문의 진찰 후 입원과 MRI를 찍은 후 CT를 예약한 상태였다.
이때 잠시 집에 내려 온 지인은 건강이 좋은 편이라 아무 일 없기를 기대했다.
그러면서 막걸리 한 잔 마시길 청했다.


CT 검사 결과는 그제 나왔다. 연락이 없었다. 결과가 어떠한지 문자를 넣었다. 묵묵부답.
그러다 어제 아침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문자 메시지가 왔다.

 

“삼성병원 결과 바람직하지 않아 서울대병원 진료 5월23일 오전 예약했음.”

 

최악의 상황을 뺀, 조심스런 문자 메시지였다. 지인과 통화했다.

“형수님은 좀 어떠세요?”
“지금 주사 맞고 있어. 여기선 수술이 어렵다네. 그래서 서울대 병원으로 옮겨 진찰 다시 한 번 받으려고. 우리 각시 꼭 살려야지. 아내에게 빚진 거 다 갚아야 하는데….”

전화 속, 지인 목소리는 울음을 가까스로 참고 있었다. 통화 후 지인에게서 또 문자 메시지가 왔다.

 

  

 

“완주의 ○○한의원 자세히 조사해 주게. 항암치료와 병행했음 하네.”

 

기대를,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남편의 애절한 절규였다.
부부로 살며 아내에게 못 한 부분을 기어이 하고 말겠다는,
결의에 찬 한 남자의 마지막 사랑의 메시지로 읽혔다.

아이들에게 이런 사정 말했더니,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할게요.”라며 “아빠가 힘이 되어 주세요!”라고 한다.
모두가 건강하게 사는 게 제일. 평소 부부 간 잘하고 사는 게 최선일 터~.

삶이 힘들지라도 희망 잃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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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08 18:14

며느리들의 반란, “사위들도 고생 좀 혀”

“인자 나도, 우리 사우들 좀 부려먹어야 쓰겄네.”
추석날, 고추밭에 주렁주렁 달린 고추를 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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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흥군 관산면 상발 마을에도 벼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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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어른 허리 수술 후 옴짝달쌀 하기가 힘듭니다.

“밭에 고추를 따야 헐 것인디…”

추석날 오후, 서둘러 도착한 처갓집. 몸이 불편하신 장모님은 누워서도 고추 딸 걱정입니다. 농사꾼은 농사꾼입니다.

장인 장모는 서울에서 지난 여름 며칠 상관으로 복부와 허리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런 양반들이 누워서도 추수 걱정이라니 기가 찹니다. 추수는 손이 없으니, 자연 식구들 몫인 게지요.

장인어른은 지금 옴짝달싹 못하고 누워 계십니다. 큰 딸인 아내, 깨를 갈아 미음을 만듭니다. 장인어른 그제서야 겨우 몇 숟갈 받아 드십니다.

“아이, 네 아부지가 어제까진 좀 괜찮으시더니 어제 송편 세 개 드시고, 오늘 추석 아침부텀 저리 꼼짝을 못하신다야. 물 한 모금 안하더니 그래도 큰 딸이 준께 잡순다야. 큰 딸이 좋긴 좋은 갑따야.”

누워 계신 장모님은 안심인지 반기며 한 마디 거듭니다. 1970년대부터 담석 등으로 10여 차례 넘게 수술대에 오르신 장모님은 환자인 상태에서도 장인어른 수발하고 있습니다. 기가 막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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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랑 건너 고추밭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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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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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농사일 한 번도 안 해 본 사위들을 얻었을까~ 잉.”

아이들을 데리고 고추밭으로 향합니다. 들판에서는 벼가 영글어 가고 있습니다. 저 알곡 추수할 일도 걱정입니다. 지난해부터 장모님과 했던 농이 생각납니다.

“남들은 사우들이 타작도 해주드만, 인자 나도 우리 사우들 좀 부려먹어야 쓰겄네.”
“워매~. 장모가 사위 못 부려먹어 안달이네. 긍께 시집을 잘 보내야지, 왜 농사일 한 번도 안 해 본 사위들을 얻었을까~ 잉. 다른 집, 사위들이 그리 부럽습디요?”

“그래. 부러워 죽겠대. 장인장모 힘들다고 사위들이 주말에 처갓집에 와 모내기도 해주고, 농약도 해주고, 고추도 심어주니 얼마나 부러웠겄어?”
“워매워매. 우리 장모, 사위 맞은 게 아니라 머슴 맹글라 그랬네. 근디 워쩐다요? 이 집 사위들은 일 했다간 ‘아이고 허리야’ 드러누워 약값이 더 들겄구만. 그래도 좋소?”

“그래도 좋은 께, 한 번 혀봐.”
“글다가 이집 딸들만 손핼 것인디….”
“그라긴 햐. 글다가 우리 딸들만 고생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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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밥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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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배꼽.

길가에 핀 며느리 꽃들, 사위들에게 선전포고 하다?

간혹 고추도 따 주고 했더니만 그런 건 다 잊었나 봅니다. 올해는 더 이상 뺀질거릴(?)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아무래도 가을 추수는 거들어야겠습니다. 그러면 장모님 동네방네 “우리 사우들이 추수해 줬어.”하고 자랑하고 다니실까?

아이들을 앞세우고 저수지를 지나, 도랑 넘습니다. 산길 양쪽으로 며느리배꼽, 며느리 밑씻개, 며느리 밥풀꽃이 피어 있습니다. 철이 지났는데 피었습니다. 추석 명절, 고생하는 며느리 위안용 꽃인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니, 그게 아닌 것 같습니다. 이 길에 핀 며느리 꽃 종류들은 딴 의도(?)가 있는 듯합니다. 행여 이런 의미는 아닌지….

‘이제 며느리들 고생은 그만하고, 사위들도 고생 좀 실컷 해라’

그러고 보니, 며느리들의 반란인 것 같습니다. 마치 ‘사위들도 이제 고생 좀 혀’하고 선전포고 하는 역설적인 꽃 같습니다. 에이, 어쩔 수 없네요.

고추밭에 도착합니다. 지난해에는 옆에 있던 밭에서 고추를 땄는데 올해에는 옮겨 심었네요. 고추가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비가 오락가락 합니다. 저 놈의 고추가 고생 실컷 시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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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허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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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밑씻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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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화전


마음으로 눈으로 먹는 ‘화전’
[알콩달콩 부부 이야기] 진달래 화전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인은 그럴 것 같지 않은 부부라 여겼었습니다. 그는 3월에 아내와 진달래를 따 화전을 해서 먹었다는 자랑을 은근슬쩍 던졌습니다. 부러웠습니다. 역시 부부관계는 모를 일입니다.

16일, 아내가 다리 수술을 합니다. 지난 해 다리 수술 이후 뼈를 이어주는 못을 빼는 수술입니다. 어찌됐건, 전신마취를 하는 관계로 수술 전에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일요일 아내와의 추억 만들기를 시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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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와 쑥.

“여보, 오후에 움직이지 말고 오전부터 움직이세?”
“그래요.”

지체할 겨를 없이 답이 옵니다. 아내도 수술의 아픔을 견디게 해 줄 힘을 비축하고픈 마음이었나 봅니다.

“고사리 끊으면서 진달래도 따서 화전 해먹을까?”

의기투합 했습니다. 부부 관계는 언제 어떻게 될 줄 모르니 열심히 공을 들여야 합니다. 공과 덕은 추억을 쌓는 길이 최고입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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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와 찹쌀가루 반죽.

밀가루+찹쌀가루+진달래=화전=사랑

이산저산 다니며 야생화도 보고, 간식도 즐기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방에는 진달래와 쑥이 들어 있습니다. 아내는 “남편이 나물을 잘 먹지 않는다”며 고사리는 지인에게 넘겨주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찹쌀가루 등을 샀습니다.

진달래와 쑥을 다듬어 물에 씻습니다. ‘화전이면 진달래만 있으면 되는데 쑥을 뭐 하러 가져왔을까? 쑥국 끓일 양은 아닌데?’하며 궁금증을 참습니다. 밀가루에 찹쌀가루를 섞어 반죽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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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반죽을 해?”
“화전은 전으로 만들어 먹는 거예요. 튀김하곤 달라요.”
“그래서 찹쌀가루를 샀구나. 난 진달래 꽃 튀김과 쑥 튀김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결혼생활 10년. 생각만으로도 통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봅니다. 대화의 필요성을 느낍니다.

반죽을 떼어내 호떡 누르듯 납작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진달래를 얹습니다. 연분홍 꽃이 핍니다. 그런 후 쑥을 얹습니다. 분홍빛에 녹색이 더해지니 차이가 확연합니다. 음식은 색깔로도 먹는다더니 과연 그렇습니다. 쑥의 용도를 알게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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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먹는 ‘화전’, 맛있어요!

“맛은 없을 텐데, 한 번 드셔보세요.”

맛은 밋밋합니다. 밀개떡 같습니다. 그러나 사랑으로 빚은 만큼 맛있게 먹습니다. 눈으로 먹는 게 화전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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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꿀에 찍어 드세요.”

아이들도 맛있다며 즐겁게 먹습니다. 사랑에 꿀이 스며드니 더욱 맛이 납니다. 꿀 대신 조청이면 금상첨화겠지만.

화전에 얽힌 추억을 밑천 삼아 아내 병간호와 아이들 뒷바라지를 해야겠습니다. 기꺼이. 아내의 다리 수술 잘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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