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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18

 

“이놈의 세상 누군가가 신나게 뒤집었으면 좋겠어.”
술을 마시면 위아래도 모른다는 것인가?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권선징악이 주제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젠장, 윗물이 맑아야 하는데 한쪽에선 그런 인사를 감싸고 또 다른 한쪽에선 허물 뜯기 바쁘고…, 하긴 똥 묻힌 놈이 재 묻힌 놈을 나무라는 격이니 미안하기도 하겠지.”


  “이놈의 세상 누군가가 한 번 신나게 뒤집었으면 좋겠어.”

  “니기미, 초록은 동색이니 어디 바라볼 곳이 있어야지.”

 

 

 취기가 오른 듯 그들은 계속해서 쓴 소리를 늘어놓았다.

 

 

  “나라꼴이 온통 개판이야. 이놈의 돈만 챙기는 세상 교육도 정치도 경제도 예술도 씨팔!  어느 것 하나 썩지 않은 게 없어.”

 

 

 쉰 줄의 남자손님 세 사람이 앉은 테이블에는 벌써 빈 소주병이 긴 줄을 서있었다. 옆 사람이 애써 집은 안주를 내려놓고 다시 그 말을 거들었다.

 

 

  “이놈의 세상, 하늘과 땅이 맞붙어 이 지구상에 있는 모든 인간들이 다 죽으면 깨끗해질런지…, 하기야 중놈도 여자를 끼고 술을 마시는 세상이니…….”

 

 

 그 말은 비상도가 들으라고 하는 말이었다. 순간 성 사장은 긴장했고 비상도는 입가에 미소를 뛰었다.

 

 

  “취하긴 했지만 틀린 말은 아닌데요.”

 

 

 이때 저쪽 구석에서 컵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거 죽으려면 당신들이나 죽지 뭔 개소리야!”

 

 

 아까부터 귀에 거슬릴 정도로 바닥에 가래침을 뱉어대던 젊은이들이었다.

 

 

  “씨…팔, 술맛 떨어지게…. 억울하면 돈을 벌면 될 것 아냐.”

 

 

 이건 대놓고 한 판 붙자는 선전포고였다. 쉰 줄의 남자들이 겨우 일어서긴 했지만 몹시 취한 듯 몸을 바로 세우지 못하고 비틀거렸다.

 

 

  “어쭈, 일어서는 것을 보니 한 대 치겠다는 말 같은데?”

 

 

 젊은이들도 따라 일어섰다. 그때 술집 여주인이 급히 뛰어가 젊은이들의 팔을 붙잡고 늘어졌다.

 

 

  “이봐요, 젊은 오빠들. 그러지 말고 제발… 진정들 하시고, 자 앉아요.”

 

 

하지만 아저씨들의 한마디 말이 또 불을 댕겼다.

 

 

  “저놈들 말하는 것 좀 봐. 위아래도 모르고 세상 잘 돌아간다.”

 

 

 성 사장은 긴장이 되면서도 한편으론 호기심이 일었다. 이런 싸움을 구경할 기회가 없기도 했지만 어쩌면 스님의 무술실력을 구경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 고맙기까지 했다.

 

 

 양측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야말로 멱살잡이 일보직전까지 가 있었고 몇몇 손님들이 자리를 뜨기도 했지만 일부는 그 싸움을 느긋하게 즐기는 모습들이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둥대던 주인에게 눈치를 보낸 비상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법들을 잘못 배웠어!”

 

 

 짧은 말이었지만 그 말 속에 강한 위엄이 느껴졌다. 그가 젊은이들 앞으로 다가갔다.

 

 

  “이보게 젊은이들, 술을 마시면 위아래도 모른다는 것인가?”

 

 

 낯선 사람의 등장에 그들이 잠시 당황해 하며 머뭇거렸다. 이번에는 비상도가 아저씨들 앞으로 눈을 돌렸다. 그의 기세에 눌린 그들 중 한 사람이 눈치를 살피며 자리에 앉았다.

 

 

  “내가 승복을 입은 것은 잘못이지만 난 스님이 아니오.”

 

 

 그들이 놀라는 눈치였다.

 

 

  “일반인이 군복을 입었다 하여 군인은 아니지 않소이까? 물론 승복을 입은 내 잘못이긴 하지만 그건 누구나 입을 수 있는 복장에 불과한 것이오. 그러니 내가 여자 분과 술을 마신다 한들 양심에 어긋나는 일은 아닐 것이오.”

 

 

 빈틈이 없는 말이었다. 함부로 그 말에 토를 달지 못할 무게가 느껴졌다.

 

 

  “그…렇…다…면 미안하게 됐습니다.” (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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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맞게 삭은 홍어 냄새가 코를 자극했습니다!

[여수 맛집] 홍어 삼합 - ‘이레 손 두부’

 

 

 

소담스런 푸짐한 한상이 입맛을 자극했습니다.

곱삭은 맛의 홍어입니다.

 

 

어려운 경기에도 허심탄회하게 승복을 보시한 친구가 있습니다.

그 마음이 고마워 식사 대접하려고 친구 사업체로 갔습니다. 친구가 그러더군요.

 

 

“우리 뭐 먹을까?”
“아무거나, 자네 좋을 대로 하게.”

 

 

메뉴 고르기는 언제나 고민거리입니다.

친구는 생각 끝에 “홍어 삼합 어떤가?”라고 물었습니다.

재고 자시고 할 거 없이 ‘콜’ 했습니다.

 

친구는 상가와 거리가 있는 주택가의 한 집으로 이끌었습니다.

이 집을 고른 이유를 물었더니, 그러더군요.

 

 

“이 집 음식은 한결 같아. 부부가 같이 묵묵히 노력하는 모습이 끌리더라고. 음식 맛도 수수하니 투박하고, 두부도 국산 콩을 사용해 직접 만들어 좋더라고.”

 

 

이만하면 뭐 다질 것 없이 ‘OK'였습니다.

특히 마음 따뜻한 친구가 권하는 집이라면 그 집 어디엔가 훈훈한 마음이 스며있을 거란 믿음이 있었습니다.

어제, 그렇게 찾은 곳이 여수시 신기동에 자리한 ’이레 손 두부‘집이었습니다.

 

 

시골스런 분위기였습니다.

간판에 우리콩으로 만든 두부라는 문구가 이색적이었습니다.

시골스런 분위기에 반했습니다.

 

 

“홍어 삼합 주시고요, 두부도 얹어 주세요!”

 

 

간판에 “순수 100% 이리 콩으로 만든 옛 정성 그대로 만들어 최고로 모시겠습니다”라 쓰여 있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출입문에는 홍어 삼합과 홍어탕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간판으로만 보면 두부보쌈, 두부김치가 주 메뉴였습니다.

 

주인 부부가 주방에서 열심히 요리를 만들다가 우릴 맞이했습니다.

영락없는 시골부부처럼 순박한 인상이었습니다.

 

 

친구와 나누는 정은 막걸리가 제격입니다.

 

 

실내도 시골집 같은 분위기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 끌려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자주 찾나 봅니다.

이른 저녁시간이라 손님은 한 방만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주인장이 주문받으러 왔습니다.

친구가 홍어삼합을 제안했음에도 간판에서 보았던 두부 요리가 왠지 끌렸습니다.

제가 망설이는 사이, 친구는 거침없이 주문했습니다.

 

 

“홍어 삼합 주시고요, 이 친구 맛 좀 보게 두부도 얹어 주세요.”

 

 

아무래도 친구는 이 집 홍어 삼합을 꼭 맛보이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었나 봅니다.

 

 

잠시 후 막걸리와 함께 밑반찬이 나왔습니다.

고추, 깻잎 장아찌, 나물, 고구마 등을 보니 소담스런 시골 밥상을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느끼는 시골 정취였습니다.

 

본 메뉴가 나왔습니다.

홍어, 돼지고기, 묵은 배추김치에 두부와 무말랭이까지 더해진 푸짐한 한상 차림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무를 특히 좋아하는 지라 무말랭이에 꽂혔습니다.

보기만 해도 배가 불렀습니다.

 

 

돼지고기도 부드러웠습니다.

제 취향인 무말랭이가 특히 좋앗습니다.

얼맞게 삭아 입을 자극하는 홍어.

 

 

알맞게 삭은 홍어 냄새가 코를 자극했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 손이 가만있을 리 없었습니다.

일단 깻잎장아찌를 깔고 익은 김치, 홍어, 돼지고기를 얹었습니다.

그리고 깻잎을 말아 입에 넣었습니다.

 

알맞게 삭은 홍어 냄새가 코를 자극했습니다. 오독오독 씹었습니다.

익은 김치가 돼지고기 맛과 홍어 맛을 부드럽게 감싸 주었습니다.

흑산도, 목포, 나주 영산포를 휘몰아쳤던 홍어 광풍이 요 몇 년 사이 여수에도 상륙했습니다.

 

 

홍어삼합 요렇게 싸 먹었습니다.

돼지고기입니다.

국산 콩으로 주인장이 직접 만드는 두부입니다.

묵은 김치와 무말랭이입니다.

홍어삼합니다.

 

 

목포 권역에서 행사 때 홍어가 없으면 욕을 바가지로 먹는다고 합니다. 뭔가 허전하다는 거죠.

 

이에 반해 여수는 행사 시 서대가 빠지면 볼 일 보고 뒤 안 닦은 것 같습니다.

이랬던 여수에서도 홍어 집이 많이 늘었습니다.

 

대학에서 홍어 연구를 수년 동안이나 했던 지인과 자주 갔던 곳이 한 군데 있습니다.

하지만 맛이 변한 뒤로 가지 않습니다.

 

간혹 지인들 권유에 못 이긴 척 가지만 그대마다 실망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횡재한 기분이었습니다.

 

홍어 삼합을 두부와 같이 먹는 궁합도 꽤 괜찮았습니다.

맛있는 음식은 많이 앉아 같이 먹어야 더 맛있는 법.

 

전화가 울리고 그들을 불러들였습니다.

고등학교 친구들이 하나 둘 모이더니, 어느 새 여섯 명이 합석하게 되었습니다.

 

옛 추억을 떠올리며 거나하게 취지가 오를 쯤 마지막으로 홍어탕이 나왔습니다.

홍어탕의 알싸한 맛도 가히 일품이었습니다.

 

지난 토, 일요일에 감기 몸살로 인해 꼼짝 않고 집에 박혀 있었는데, 마침 막힌 코를 ‘뻥’ 뚫는 듯한 시원함이 입안을 휘감았습니다. 행복이었습니다.

 

 

알싸한 홍어탕입니다.

푸짐한 한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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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nissi99.tistory.com BlogIcon 아쌤수학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맛있게 보입니다. 홍어 삼합을 먹어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왠지 맛있게 보입니다. 홍어를 싫어하는 편이라 홍어는 빼고 먹고 싶네요.

    2013.01.02 12:52 신고

“나까지 거절하면 그가 세상 살 마음이 날까?”
사업실패로 찾아든 피폐한 그에게 손 내민 절집

 

 

 

 

지난 여름 찍었던 은적사 종효스님과 행자와 차 마시는 광경입니다.

 

 

 

“세상은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한다.”

 

생각은 있으나 행동으로 옮기기란 쉽지 않습니다.

살펴야 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어서 마음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몰라서 못할 때도 있습니다.

 

연말이 가까워 오는 지금, 아름다운 세상을 향한 훈훈한 인심이 기다려집니다.

 

 

“스님이 되겠다고 절에 찾아 온 이가 있는데, 우리 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어디 옷 보시 할 사람 없을까?”

 

 

지난 9월, 만났던 여수 은적사 종효 스님께서 지나가는 말로 이런 부탁을 하셨습니다. 이에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이백만원이나 되는 액수가 장난 아니었습니다.

서민 입장에서 선뜻 낼 수 있는 금이 아니어서 부담이었습니다.

 

누구에게 ‘스님 옷 보시 좀 하세요’라고 요청할지 고민스러웠습니다.

지난 10월 초, 염치 불구하고 먼저 번에 행자 복을 선물했던 지인에게 또 보시를 부탁했습니다.

 

그랬더니 “오십만 원 보태겠네. 나머지 사람들은 더 알아보게”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마음이 무척 고마웠습니다.

 

 

그 후, 다른 몇몇 지인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면서 ‘보시 좀 해라’는 말을 할 기회를 살폈습니다.

 

하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요즘 경제가 얼어붙었다는 현실을 온 몸으로 실감하고 돌아서야 했습니다.

 

 

사업 실패로 찾아든 피폐한 그에게 손 내민 절집

 

종효스님이 전한, 스님이 되려고 절집을 찾은 행자의 사연은 이렇습니다.

 

마흔 일곱인 그는 사업 실패로 쫄딱 망해 빚더미에 내몰렸습니다. 지난 여름, 술로 밤을 새우던 그가 피폐해진 심신을 이끌고 찾은 곳이 여수 은적사였습니다. 그는 결혼도 하지 않은 혈혈단신이었습니다. 절에서 정성으로 보살핀 끝에 그는 심신을 회복했습니다.

 

 

“큰스님, 스님이 되고 싶습니다.”

 

 

그가 선택한 삶은 구도자의 길이었습니다. 스님은 “세상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라면 안 된다”라며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돌이킬 수 없었습니다. 그는 큰스님 허락 없이 머리를 깎았습니다. 2주 후, 그는 병원에 다녀오겠다며 세상에 가선 절에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무 것도 없는 절망 속의 그를 향한 세상의 눈은 싸늘했습니다. 스님이 되겠다는 확고한 진리에의 의지가 부족한 탓이었습니다. 그는 다시 절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정말 스님이 되고 싶으세요.”
“예. 제가 갈 길이 구도자입니다.”


“스님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닙니다. 세상에서 그냥 사시지요.”
“아닙니다. 우주의 법을 알고 싶습니다.”

 

 

스님은 그를, 그렇게 제자로 받아 들였습니다.

 

 

지난 여름, 지인이 보시했던 행자복입니다.

 

 

“나까지 거절하면 그가 세상 살아 갈 마음이 날까?”

 

지난 10월 중순, 보시하겠다는 지인을 다시 만났습니다.

 

 

“자네가 승복 보시, 다 하면 안 될까?”
“보시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어, 힘들대. 다들 사정이 좋지 않더라고.”
“나도 여전 같지 않고 힘든데….”

 

 

뜸을 들이던 지인은 생각 끝에 “그럼, 내가 다 하지”라고 허락했습니다.

미안하고, 고마웠습니다. 지인에게 보시 이유를 물었더니, “나까지 거절하면 그가 세상을 살아갈 마음이 들까?”라는 말이 돌아왔습니다. 베품을 아는 지인이었습니다.

 

스님에게 “이백만원 보시를 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고 전하며, 절 계좌번호를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반응은 빠르게 왔습니다.

 

다음 날 지인에게 “절에 보시했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이어 스님에게 고맙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오늘, 옷 맞췄네. 다시 한 번 고맙네.”

 

 

고마움은 어려움에도 선뜻 보시하고 나선 지인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세상은 이래서 아직까지 살만 한 곳이나 봅니다.

 

그나저나 부디 스님이 되겠다던 그가 큰 깨달음을 얻어 큰 스님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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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되겠다’던 행자님에게 옷 보시한 사연

“이런 귀한 보시 기회를 준 자네가 더 고맙네!”

  

 

 

전남 여수 돌산의 은적사입니다. 천년고찰이지요.

 

 

“스님. 드시고 싶은 거 말씀하세요.”

 

절집에 가기 전, 스님과 전화 통화에서 빠지지 않은 대화입니다. 정신 휴식이 필요할 때 절집에 갑니다.

 

절집에 가는 이유는 자연 속에서 차 마시며 나누는 대화가 차분함을 안겨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절집 기운이 좋아 마음이 따뜻해져 쌓인 화를 지그시 풀어주기 때문입니다. 자연의 기운을 받는 게 최고이니까요.

 

지난 7월, 여수 은적사에 갔습니다. 못 보던 스님이 밭에 줄 거름을 퍼 나르고 있었습니다. 합장으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자급자족이 원칙인 불가에서 키우는 고추, 상추 등 먹거리가 실해야 하니 노력이 필요합니다. 주지스님과 차를 앞에 두고 앉았습니다.

 

 

“스님. 스님 한 분이 늘었네요?”
“스님은? 승복 입는다고 다 스님이 아니야.”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중이 되겠다고 2주 전에 찾아왔어.”

 

 

스님 지망생이 절집으로 찾아든 것이었습니다. 부러웠습니다.

 

 

스님, 제자로 받아들일 생각이세요? 고민 중

 

스님들이 입는 승복입니다.

 

 

결혼 전, 구도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결혼 후, 아내에게 “절에 들어가겠다”며 보내주길 요청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가족들에게 참 염치없는, 무책임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중은 희망사항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가장의 무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육십이 넘으면 벗과 함께 절집 마당을 쓸기로 다짐만 하고 있습니다. 하여, 늦은 나이에 중이 되겠다고 들어온 그가 무척이나 부러웠습니다.

 

 

“스님, 그분 제자로 받아들일 생각이세요?”
“어떡하면 좋겠어?”

 

“관상을 보아하니 거둬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만….”
“세상살이에 진이 다 빠져 여길 찾아왔어, 지금 고민 중이야.”

 

 

삶이 힘들어 절집을 찾았다던 그.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구도자가 되겠다고 절집으로 들어 온 그. 그에게 삶의 마지막 보루인 절집. 답은 하나였습니다. 지친 영혼을 내치지 않고,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게 절집의 임무(?) 아니겠습니까.

 

 

“결혼은 했대요?
“아니 혼자래. 그에게 입힐 ‘행자복’이 없어, 스님 옷을 입혔어.”

 

“스님, 그 옷 제가 보시할게요.”

“그래 주면 고맙지.”

 

 

 

이런 귀한 보시 기회를 준 자네가 고맙네!

 

절집에서 차를 마시면 마음이 차분해지더군요.

 

 

절집에서 하루 밤 청했습니다. 성당에 다니는 터라 새벽 예불은 패스. 대신 아침 공양도 건너뛰었습니다. 불교 설화 책을 읽고 있는데, 스님의 “점심 공양 하세”란 소리가 들렸습니다. 공양 하러 갔습니다. 스님이 밥상머리에서 쪽지 하나를 건넸습니다.

 

“이거 행자복 맞춘 집 연락처와 계좌번호네.”

 

 

옷 보시 기회가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습니다. 아마, 스님 마음이 움직였나 봅니다. 마음 변하기 전, 서두른 듯합니다. 공양 후, 가뿐한 마음으로 집으로 향했습니다. 육십이 넘으면 함께 절 마당 쓸기로 약속했던 벗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친구, 옷 보시 한 벌 하시게나.”
“옷 보시? 그래 함세.”

 

“어이 친구, 고마우이.”
“고맙긴. 이런 귀한 보시 기회를 준 자네가 더 고맙네.”

 

 

스님에게 친구 마음을 전했더니, 고맙다고 하시대요. 아무래도 저는, 절집을 찾아든 행자가 스님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옷 보시를 해야 할까 봅니다. 아무튼 득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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