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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께 전화가 왔더라고.” … 순간 긴장하고
아내가 시어머니에게 사랑받은 자기만의 비결
시어머니 이런 모습 처음 “감동하시며 감사하대”

 

 

 

 

 

 

“여보, 여보. 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네!”

 

 

반갑게 미소 짓는 가운데, 다소 들뜬 아내의 목소리. 살다 보면 별 일 다 있지요.

이걸 아는 아내의 호들갑에 예전 같으면 ‘무슨 일인데?’ 할 터인데, 이젠 무덤덤합니다. 그렇다고 애정이 식은 건 아닙니다.

 

 

17년이란 세월동안 부부생활에 익숙해진 탓입니다.

즉각 반응하던 직성에서 입놀림 참는 방법을 안 게지요.

그렇더라도 부부는 작은 일에도 맞장구 정도는 쳐줘야 내 편에 대한 예의요, 배려지요.

 

 

그런데 요즘 입이 점점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이걸 아는 아내가 뒷말을 알아서 풀어냅니다.

 

 

“어머님께 전화가 왔더라고….”

 

 

순간 긴장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고부사이라도, 며느리에게 시어머니 전화가 반가울리 없을 텐데….

 

웃음 띤 얼굴이라 싫은 소린 아닐 테고, 무슨 일인데 저렇게 반길까, 싶습니다.

한 번 터진 말은 담을 수가 없는 법.

 

 

“어머니가 감동하시며 계속 고맙고 감사하대. 이렇게 고마워하시는 어머니 모습 처음이네.”

 

 

어머니께서 아내에게 감사할 일이 무얼까?

마누라가 남편 몰래 무슨 일을 꾸민 게 분명합니다.

이게 긍정적 반응으로 나타나 다행이지요.

 

이쯤에서 말대꾸가 필요합니다.

추임새가 들어가야 신바람이 나는 판소리와 같은 게지요.

 

 

 

 

어머니(좌)와 이모님입니다. 아내는 종종 식사대접을 하지요.

 

 

 

“당신이 뭘 엄청 잘했나 보네?”
“지난 설 때 어머니에게 따로 선물했잖아. 그걸 고맙다고 입에 침이 바르도록 칭찬하시네.”

 

 

“당신이 무슨 선물 했는데?”
“책 선물했잖아. 날마다 성경책 읽으시는 어머니가 좋아할만한 손양원 목사님 책을 두 권 드렸어. 그걸 읽고 감동하시고, 내게 전화해 감사하고 고맙다며 칭찬 하신 거야.”

 

 

<사랑의 원자탄>으로 유명한 손양원 목사님.

그는 사랑을 실천한 순교자였습니다.

손양원 목사의 감동 일대기는 책과 오페라, TV 다큐멘터리 등 많은 곳에서 다루어졌습니다. 어머니께서 그걸 보시고 감동한 겁니다.

 

 

사실, 아내가 전한 책은 아내가 대학원 다닐 때 리포트 작성용으로 구입했던 겁니다.

그 책을 시어머니께 전한 것뿐입니다.

 

이게 엄청난 반응을 불러왔으니 놀랄 법도 합니다.

아내도 뜻밖의 시어머니 반응으로 인해 깨달은 게 있답니다.

 

 

“선물은 그 사람에게 필요한 맞춤형 선물이 최고다.”

 

 

아내는 그동안 시어머니에게 용돈에서부터 화장품이며, 옷 등 다양한 선물을 정성껏 했습니다.

 

 

이에 대한 시어머니 반응은 “고맙다”하고 끝.

그런데 이번에는 완전 달랐답니다.

 

 

그러니까, 책읽기를 즐겨하신 어머니의 눈높이에 맞춘 게 즉효 약이었던 셈입니다.

관계의 미학이지요.

 

 

하여튼, 아내와 시어머니의 사랑스런 교감에 흐뭇했습니다.

아내는 사랑받는 법을 아는 예쁜 여우(?)였습니다.

 

이런 여인을 그 뉘라서 사랑하지 않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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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임 씨가 느끼는 부부 사랑의 변화 과정
하얀나무 화우회 그림전시회에서 느낀 단상
화우회 단체전, 여수 예울마루 7층 전시실서 12일까지

 

 

 

 

 

 

 

지난 6일, 여수시 웅천동 예울마루 전시실에서 진행 중인 아마추어 작가들인 ‘하얀나무 화우회’의 단체 전시회에 갔습니다. 이 전시회는 오는 12일까지 열릴 예정입니다. 단체전을 감상하다 색다른 점을 발견했습니다.

 

 

일반적인 전시회에서는 그림 옆에는 그림 제목과 규격 등을 작가 이름과 함께 적는데, 이번에는 작가 이름만 붙어 있었습니다. 하여, 작품 제목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몇 작품의 제목 등을 물으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림보다 더 흥미로운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부부는 해로동혈(偕老同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체전에 나선 이윤임 씨의 말입니다. 그녀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더군요. 알고 보니 “해로동혈은 시경에 나오는 말로, 부부는 살아서는 함께 늙고 죽어서는 한 무덤에 묻힌다는 뜻의 ‘부부의 맹세’”더라고요. 부부 인연을 쉽게 생각하는 요즘 세태와 달리 구시대적 부부 상을 떠올리는 케케묵은 부부상이 의미롭게 느껴졌습니다.

 

 

해로동혈은 이윤임 씨의 아버지께서 살아계실 때 해 주신 말씀이라 합니다. 그녀도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고 살기에 힘이 부친답니다.

 

왜냐? 남편은 자신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 건네는 걸 못한답니다. 심지어 “시어머니께서 내가 낳은 자식이라도 밉다”며 “네가 고생하고 산다“고 격려하신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부의 연을 맺는 이유는 단 하나.

 

 

“궁핍했던 결혼 생활을 이제야 접었지만 그래도 의지할 언덕은 부부, 서로 밖에 없다는 것 때문이다. 부부는 ‘그래도’가 중요하다.”

 

 

이윤임 씨는 부부를 그대로 그림 ‘해로동혈’로 표현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부부의 의미에 대해 끌적거렸다던 종이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녀가 지금껏 느꼈던 부부 사랑의 과정을 그대로 옮겨보겠습니다.

 

 

 

 

 

“시작할 때 하늘의 양털구름은 솜사탕이었고
수평선 언덕배기 별을 품은 밤바다는 빛나는 보석이었다.

 

뿌리기만 하면 곱절로 살찌워 주는 옥토는
내가 가는 길도 신작로로 해 줄줄 알았다.

 

아름드리 나무 아래 눈을 감은 귓가에 간질이는 바람도
영원한 사랑의 속삭임인 줄 알았다.

 

그땐 그랬다…,

 

양털구름에 비가 숨어 있었고,
뜰채에 가득 담긴 별빛 밤바다에 풍랑이 숨어 있었고,

기름진 흙 아래엔 마의 트라이앵글 늪이
도사리고 있었다.

 

분명!!

 

Sweet Whisper 였는데
알 수 없는 언젠가부터 태풍이 일고 있었다.

 

지게미와 쌀겨를 먹으며 이 고난을 함께 했기에 애잔하고 아픈 거
그게 부부이던가!

 

나는 偕老同穴(해로동혈) 할 수 있을까
숙연한 글귀에 고개가 조아려 진다.

 

사바세계를 지나 淨土(정토)로 가고 싶다
태양이 머물렀던 도시!
잉카제국의 마추픽츄라도 오늘 밤 가리라

 

영원한 Utopia를 꿈꾸며….

 

 

누군들 안 그럴까.

이 글 속에는 사랑의 달콤한 꿈을 갖고 결혼했으나, 행복도 잠시. 서로 뻔히 들어나는 ‘존재의 얕음’에 실망하고 마는 부부 관계.

 

그러나 이 속에서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자 하는 인내와 희생…. 편함과 위안을 찾으려는 삶의 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녀의 그림 속에는 그녀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던 것입니다.

 

 

이 글을 본 후 다시 해로동혈 그림을 보니 의미가 확 달라지더군요. 또한 더욱 친근해졌고요. 이는 뭐랄까, 지휘자 금난새 씨가 어려운 클래식 연주에 설명을 덧붙여 관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음악으로 재탄생시킨 것과 같은,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그림은 부유층만 즐기는 취미생활인줄 알았다. 그러나 내가 해보니 가난과 배우지 못한 것에 대한 ‘자격지심’이었다. 그림을 그릴 때 가슴 속에 맺힌 것들을 물감으로 풀어낼 수 있어 행복하다.”

 

 

그림을 대하는 이윤임 씨 마음의 변화입니다. 그래선지, “자신이 하고픈 건 과감히 도전하라!”고 합니다.

 

 

‘멍석을 깔아줘도 못하는 마당’에 그게 어디 쉽던가요. 그렇지만 도전만이 방황을 끝낼 지방의 무기라더군요. 이게 어디 그림뿐이겠습니까. 자신에게 맞는 그 무언가를 찾아내는 작업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윤임 씨는 6년 전부터 그림에 도전하면서 없었던 꿈이 생겼답니다. 60이 되면 그림과 시를 하나로 묶은 시화전을 하고 싶답니다.

 

 

시화전을 통해 어릴 적 꿈이었으나 멀어져만 가는 ‘작가의 길’과 살면서 새롭게 생긴 ‘그림의 꿈’을 한꺼번에 실현하고픈 간절한 열망이 그것입니다. 이 속에는 또 다른 꿈이 녹아 있습니다.

 

 

“‘바람’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다. 그것도 ‘도솔천을 다녀 온 바람’을…. 이 말을 듣고 주위에선 ‘꿈 깨라’ 하지만 난 욕심이라도 꼭 하고 싶다.”

 

 

헐~. 도솔천을 다녀온 바람은 어떤 바람일까?

전생, 어느 시점에 잠시 머물렀을지도 모를 도솔천이지만, 현생에선 기억할 수 없는 도솔천이기에, 알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꿈이 있다면 뭔들 못하겠습니까. 미래는 이렇듯 꿈꾸는 자의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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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빠른 네가 있어 음식 만드는 게 빨리 끝났다?
명절 음식에는 여성의 관계 문화가 담겨 있다!

 

 

 

 

 

 

 

설 명절 잘 보내셨어요?

집에서 자연스레 웃음꽃이 피어나는 촉매제는 아무래도 ‘어린 아이’인 것 같습니다. 이 녀석들 덕분에 썰렁한 부모님 집에서 웃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희망’이라 하나 봅니다.

 

 

“너도 이제 할아버지네.”

 

 

며느리와 사위를 본 누나는 혼자 할머니가 되지 않겠다는 듯 말을 건넸습니다. 오십도 안 돼, 족보상 할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어째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기분입니다. 그래도 증조할아버지로 불리는 제 아버지보다는 낫겠죠.

 

 

“화연이 증조할아버지께 세배해라.”
“화연이 세배하는 거 배웠잖아. 어서 해 봐.”

 

 

가족들이 “증조할아버지ㆍ할머니께 절 잘하는지 어디 보자”하며 지켜보고 있으니 쑥스러워 설까, 화연(4)는 세배를 할 듯 말 듯 머뭇거렸습니다. 이럴 땐 동기부여가 필요합니다.

 

 

“학생들, 너희들이 먼저 세배해라.”

 

 

아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께 세배를 드리려고 서자, 화연이가 화들짝 놀라더니 먼저 덥석 세배를 합니다. 이렇게도 웃음꽃이 피어났습니다.

 

 

화연이가 먼저 절을 하고 있습니다.

 

 

 

“여보, 난 맏며느리와 작은 며느리의 차이를 몰랐어요.”

 

 

부모님께 세배 드린 후, 처갓집 가는 차 안에서 아내가 혼자 피식피식 웃으며 말했습니다. 관심이 쏠렸습니다. 맏며느리와 작은 며느리의 차이는 무얼까? 첫째와 둘째쯤으로 여겨왔는데, 또 다른 뭔가가 있는 것일까. 남편 입장에서 행여나 하고 바짝 긴장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서울 사는 큰 며느리가 오질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 어머니의 작은 며느리와 누나의 며느리인 조카며느리가 설 음식하면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싶었습니다. 음식 만드는 풍경에 대해 통 가타부타 말이 없었는데, 남자들이 모르는 그 은밀한(?) 이야기를 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어제 어머님이 그러시는 거예요. 손이 빠른 네가 있어 음식 만드는 게 빨리 끝났다고.”

 

 

둘째 며느리, 시어머니께 칭찬받아 기분 좋았나 봅니다. 그렇더라도 본론이 벌써 나왔을 법한데, 쉬 나오질 않았습니다. 아내가 들이는 뜸이 궁금증을 몰고 왔습니다. 버럭 한소리 했더니, 그제야 입을 열었습니다.

 

 

 

 

 

 

“맏며느리는 음식 할 때 어머니 옆에서 꼭 ‘어머니 이제 뭐 넣을까요? 뭐 할까요?’라고 하나하나 꼬치꼬치 물어가며 요리하는데, 저는 제가 알아서 팍팍 하잖아요.”

 

‘그게 어떻다는 건데’란 뜨악한 표정으로 아내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아내가 해석을 붙였습니다. 아내가 전하는 시어머니가 느끼는 맏며느리와 작은 며느리의 차이는 이러했습니다.

 

 

“맏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의견을 구하며 일하는데, 작은 며느리는 시어머니 의견을 묻기보다 창의적으로 일하는 스타일로 느끼시나 봐요.”

 

 

골자는 큰며느리는 시어머니의 의향을 물어보며 일하니까 시간이 걸리는데, 작은 며느리는 알아서 하니 음식 만드는 시간이 단축된다는 거였습니다. 아내의 말에서 느낀 게 있습니다. 부엌에도 남자들이 모르는 질서가 존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순간, 아내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여인들에게 미안했습니다. 명절 음식에는 정성과 사랑 이외에도 여성들 간의 <관계 문화>가 담겨 있다는 걸 모르고 그저 의미 없이 요리들을 먹어왔기 때문입니다.

 

명절 음식 만드느라 수고하신 이 땅의 모든 여인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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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배꼽'이 '사위배꼽'으로 바뀔까?

야생화 보며, 우리 집 며느리를 생각하는 것도…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12] 며느리배꼽과 며느리밑씻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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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배꼽.

“집안이 편하려면 며느리를 잘 들여야 해!”

간혹 남의 집 며느리를 욕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 “우리 며느리? 우리 며느리는 달라.”

자기 며느리 자랑하기 위해 다른 며느리 흉을 잠시 본 게지요. 이렇게 며느리 자랑하는  시어머니들을 많이 만납니다. 이는 세태가 바뀌어 며느리 위상(?)이 높아진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잘하는 며느리들이 많지요.

이런 세상에 ‘며느리배꼽’이라니…. 무슨 이런 요상한 이름이 있을까? 싶습니다. 사실 ‘며느리’자(字)가 붙은 야생화는 더러 있습니다. 며느리배꼽 외에도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밥풀, 며느리주머니(금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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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배꼽’, 옛날에는 며느리가 제일 만만했다?

며느리배꼽은 “턱잎이 둥근 배꼽 모양”이라 하여 지은 이름입니다. 많고 많은 배꼽 중, 왜 하필 ‘며느리’를 갖다 붙였을까?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체로 옛날에는 며느리가 제일 만만했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또 여권(女權)이 신장된 요즘에는 조만간 “‘며느리배꼽’에서 ‘사위배꼽’으로 바뀔 것이다” 예측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양한 생각과 다양한 의견들이 만들어지기 때문이겠지요. 다양성의 사회임을 실감합니다.

며느리배꼽은 우리네의 산천에 피어나는 덩굴성 한해살이 야생화입니다. 아마, 시골에서 자란 사람은 며느리배꼽을 보면 이름은 몰라도 ‘아~ 이거, 봤다 봐!’하고 무릎을 칠 것입니다.

잎은 어긋난 삼각형으로 줄기에 가시가 나 있습니다. 열매는 동그란 연두색에서 청색으로, 그리고 보랏빛으로 익어갑니다. 열매를 보면 “아이를 잉태한 산모”를 연상하는 분도 계십니다. 하여, 며느리배꼽으로 부르지 않았을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 해석이 맞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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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배꼽은 잎이 둥그스름한 삼각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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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밑씻개는 잎이 뾰쪽한 삼각형입니다.

얼씨구, 뒤 닦을 거 좀 가져다주십사~

이와 비슷한 종류가 며느리밑씻개입니다. 가지와 잎줄기를 놓고 비교하면 구분이 힘들지요. 꽃으로 피는 건 밑씻개, 열매로 맺히는 건 배꼽으로 생각하면 무난할 것입니다. 며느리밑씻개는 하필 이런 요상한 이름을 갖게 됐을까? 의아해 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것은 전설 때문인 듯합니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는 다양합니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나름, 각색한 전설 한 번 들어 보실래요?

옛날 아주 옛날, 화장지 대신 지푸라기나 나뭇잎, 옥수수 깡과 새끼줄로 뒤처리를 하던 시절, 고부 간 사이가 좋지 않은 어느 집이었습니다요. 하루는 배탈 난 며느리가 급히 가느라 밑 닦을 준비하지 못하고 가지 않았겠습니까!

이 며느리 일을 보다가 이리저리 둘러봐도 밑 닦을 것이 없는 거라. 다른 대는 볏짚, 나뭇잎 등이 많기도 하드만, 개똥도 쓸라면 없다고 이날은 그것마저 없는 거라. 아무리 자기 똥이라지만 그렇다고 손으로 닦을 수도 없고. 난감하던 차에 시어머니가 뒷간 앞을 지나가는 거라!

하는 수 없이 떨어지지 않는 입을 열고 얼씨구 시어머니께, “뒤 닦을 거 좀 가져다주십사” 부탁을 드렸겠다. 평소에도 일은 안하고 뒷간만 들락거려 밉상 박힌 며느리가 뒷간에 앉아, 턱하니 시어미한테 밑 닦을 걸 달라? 이에 심통이 발동한 시어머니, 텃밭 가에 자라는 잔가시 박힌 풀을 뜯어 안으로 들이밀었겠다!

며느리가 고마움에 냉큼 받아들고 밑을 닦는데 “아이고, 나 죽겠다. 아이구 엄니~”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아프네. “요것이 뭣이다냐?” 하고 쳐다보니, 가시 박힌 풀인 거라! 하여, 이 풀을 ‘며느리밑씻개’라 불렀다고 합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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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밑씻개. 뒤로 희미하게 곤충의 짝짓기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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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곤충의 짝짓기 모습입니다.


며느리의 정갈한 마음이 담긴 듯한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밑씻개를 보면 슬퍼 보일 따름입니다. 아마, 이 며느리는 아들을 못 낳았나 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미워할 수가 있을까요? 아니면, 며느리에게 아들을 빼앗겼다는 질투(?)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선지, 며느리밑씻개 꽃은 하얀색과 어우러진 연분홍이 며느리들의 고생을 떠올릴 만치 가녀리고 부드럽게 느껴집니다. 특히 어려웠던 시집살이를 견뎌낸 며느리의 고고하고 정갈한 마음이 담겨있는 듯합니다.

시어머니의 질투가 담긴 며느리밑씻개와 태아를 잉태한 산모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며느리배꼽은 지금 우리네 산야에 지천으로 피었습니다. 며느리배꼽과 며느리밑씻개를 보고 우리 집 며느리를 생각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아니면, 주말 아이들과 야생화 나들이에 나서 보는 것도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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