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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 해당되는 글 89건

  1. 2011.06.08 아내 목욕시킨 후, 샤워하고 나갔더니 하는 말
  2. 2011.06.07 놀라 기절초풍하면서 빵 터진 초딩 아들 자태
  3. 2011.06.01 하늘이시여, 말기 암 환자의 간절한 소원 들어주소서!
  4. 2011.05.12 '누나 뭐 잘못 먹었어?', 딸의 꼼수가 숨어있었네
  5. 2011.05.11 한때 늘보였던 딸이 전하는 지각생의 비밀
  6. 2011.05.07 은근 남편의 질투심 유발하는 아내의 몸짓
  7. 2011.05.06 누나 뒤통수 제대로 친 아들 모습에 '빵' (1)
  8. 2011.05.04 부모 생전에 딸, 사후에 아들을 선호하는 이유
  9. 2011.04.28 빵 터진 훈련소 초청장, 얼마나 배고팠길래
  10. 2011.04.25 여친 줄 선물을 둘러싼 황당한 ‘뒤끝’
  11. 2011.03.25 빵 터진 아들의 예상치 못했던 꿈 이야기
  12. 2011.03.21 결혼 14년 만에 처음으로 아내 옷 다려보니
  13. 2011.01.18 사랑하고픈 욕망은 인간의 끝없는 ‘욕구’
  14. 2011.01.11 하루 외박, 아이들에게 허락한 이유 3가지
  15. 2011.01.07 연애, 아들의 여자 친구에 관한 엄마의 시각
  16. 2010.12.17 많이 받은 거스름돈, 정직하지 않아도 돼?
  17. 2010.12.09 한 여자를 차지하기 위한 남자들의 결투
  18. 2010.12.06 목욕탕도 부자간에 함께 다니는 때가 있다?
  19. 2010.12.03 기적처럼 산다던 십자손금의 위력을 보다
  20. 2010.11.25 뒤끝 작렬 초딩 딸, ‘너희들 나한테 딱 걸렸어’
  21. 2010.11.19 신기 발랄한 초딩 아들 땜에 빵 터진 사연 (1)
  22. 2010.10.18 아빠 빵 터지게 한 초딩 아들의 필살기
  23. 2010.10.15 처제와 형부 좋은 사이 틀어막는 언니, 왜?
  24. 2010.09.18 ‘제빵왕 김탁구’ 종영이 남긴 것은? (2)
  25. 2010.07.17 장마철, 아들의 장난에 뒤통수 맞다 (1)
  26. 2010.05.13 "내가 원하는 아버지는 친구 같은 아버지"
  27. 2010.01.26 목욕탕에 아들 둘 데리고 온 아빠를 보니 (1)
  28. 2009.01.06 “내가 이렇게 건강한 아이를 낳다니…”
  29. 2009.01.01 목욕 전후 부자지간 교감법

“남탕에서 등 미는 기계로 밀면 돼지.”
그래서 ‘내리 사랑’이라 하나 봅니다!!!

 

 

“아들 먼저, 다음 딸, 그리고 엄마 아빠.”

연휴, 여행 후 아내는 목욕 순서를 정했습니다.
아내는 결혼 후 처음으로 남편과 목욕하는 걸 아주 당연하다는 듯 요구하고 밝혔습니다.
평상 시 부부가 함께 목욕하길 꺼리던 아내였던지라 놀라웠습니다. 

아이들이 목욕을 미루던 사이, 아내가 먼저 샤워를 하대요. 그리고 외침이 있었습니다.

“여보, 이리 좀 와 봐요!”

갔더니, 아내가 때를 밀고 있대요. 

“등 밀어 달라는 거지? 때가 장난 아니지.”

실실 웃으며, 아내가 건네는 때 수건을 받아들었습니다.
잠시 아내의 나신을 훑었지요. 사랑스런 몸매였습니다.
중년 여인의 펑퍼진 몸이지만, 내겐 아이 둘을 선물한 몸이었지요.

쪼그려 앉은 아내 등을 밀었습니다. 이땐 가차 없이 나오는 소리가 있습니다.

“때 없지, 여보?”

민망함을 없애려는 우리 부부의 방법입니다.
이럴 땐, 아무 말 말아야 하는데 꼭 반발하게 되더군요.

“뭐, 때가 없다고? 이건 때 아냐?”

때가 덕지덕지 붙은 때 수건을 보여줍니다.
“악, 쪽팔려~!”하면서도 웃음 가득입니다. 요런 게 부부의 재미죠. 인심 팍팍 썼습니다.


  

“팔도 쫙쫙 밀어 줄까?”
“나야 좋지. 당신이 웬일?”

“싫어? 싫으면 말고.”
“싫다는 게 아니라, 처음이라 그렇지.”
 

어깨며, 팔, 겨드랑이 등을 시원하게 밀었습니다.
간지럼을 타면서도 행복하게 웃는 아내를 보니 저까지 기분 좋더군요.
행복은 가까이 있다더니, 잠시 잊고 있었나 봅니다.

아내가 나가고 혼자 샤워 했지요. 하다 보니 때를 밀게 되었지요.
아내에게 등 밀어 달라 할까? 생각도 했지만 참았습니다.

샤워 후 나갔더니 아내가 한 마디 하대요.

 

“당신은 남탕에서 등 미는 기계로 밀면 돼지?”

그런데 좀 서운하대요.
아내가 두어 번 등 밀어주긴 했지만 ‘등 밀어 달라지?’ 하면 어디 덧나나 싶었지요.

제가 나오고 아들이 세면장에 들어갔습니다. 조금 있다 아내가 들어가더군요.
아들과 엄마의 간드러진 웃음소리가 소리가 쩌렁쩌렁하대요.

아무래도 아내가 목욕탕 때밀이 기계 운운했던 건,
아들 때 밀어주기 위함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리 사랑’이라 하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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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배꼽에 돼지 그림 그린 사연
“수염이야. 아빠가 되고 싶어서….”

 

 

아들의 돼지 그림.

 

열이 많은 초등학교 6학년 아들, 옷을 다 벗고 팬티만 입고 있습니다. 자주 보는 차림이라 무심히 넘겼습니다.

 

어제는 그게 아니더군요. 다리를 봤더니 빨간 점들이 다닥다닥 있대요. 뭘 잘못 먹어 두드러기 난 줄 알았습니다.

 

“아들, 몸에 뭐 난 거야. 왜 이래?”

 

아들은 실실 웃으며 입 꾹 다물고 있고, 대신 아내가 답하데요.

 

“그건 아무것도 아냐. 배꼽 좀 봐봐. 기절초풍, 배꼽 빠지는 줄 알았다니까.”

 

대체 배꼽을 어떻길래? 심심하던 참에 신기한 구경거리가 생긴 거지요.

 

“아들, 배꼽 좀 보자.”

 

순순히 보여줄 줄 알았는데 빼더라고요. 사인펜으로 돼지를 그린다고 그렸다는데… ㅋㅋ~. 

 

“아들, 어찌된 일이야?”
“여보, 재밌잖아 놔 둬. 사람에겐 문신 욕구가 있대. 멋있게 보이려는 본능.”

 

아내가 자초지종을 설명하대요.

 

 “아들이 학교 끝나고 친구들과 보건소에 건강검진 겸 파상풍 주사 맞으러 갔대. 보건소에서 부모 동의서가 없다고 동의서 받아서 다음에 오라고 했다나.

 

근데 아들이 왜 친구들과 같이 보건소에 파상풍 맞으러 간 줄 알아? 글쎄, 공짜라서 돈 삼만 원 아낀다고 갔대. 옆에서 아들과 전화 통화 듣던 직원이 ‘아들 너무 귀엽다’고 빵빵 웃더라고.

 

보건소 헛걸음하고 집에 와서 다리랑 배꼽에 싸인 펜으로 그림 그렸대. 나도 엄청 놀랐어. 그걸 보니 옛날 아들이 얼굴에 그림 그렸던 게 생각나대. 당신 그거 기억 안나?”

 

아내가 컴퓨터에서 어릴 적 아들의 얼굴 낙서 사진을 한참 찾데요.

 

“여보, 여깄다. 이 사진 좀 봐봐.”

 

사진은 아들이 6살이던 2004년에 찍은 거더군요. 아내가 당시 상황에 대해 말하더군요.

 

7년 전, 아들이 6살 때 얼굴에 그린 그림.

 

 

“태빈아! 너 입이 왜 그래, 그랬더니 뭐라는 줄 알아?”
“음~ 수염이야. 아빠가 되고 싶어서….”

 

어린 마음에 아빠 수염이 부러웠나 봐요. 전 수염 귀찮은데…. ㅋㅋ~^^
아내는 아들 어릴 때 사진을 보며 과거 속으로 빠지대요.

 

“그때 배꼽 빠지는 줄 알았어. 이리 귀엽던 아들이 지금 많이 변했지?”

 

제가 봐도 넘 재밌더군요. 나이가 몇 살인데 아직도 낙서를 하는지, 원~. 팬티만 입고 있어 좀 ‘야~’ 하지만 넘 재밌어서 아들 사진 올렸습니다용~^^.

사진은 이런 재미가 있나봅니다.

훗날, 아들이 나이 들어 이 사진 보면 사진 속 즐거운 추억이 되겠지요.

추억은 이렇듯 아름다운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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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와 넙치 바다에 놓아주며 건강 빌다!
“고마우면 병을 이긴 후 갚으라고 하네.”

 

 

 

“집사람이 편해 하니 함께 가주소.”

지인의 부탁 문자가 왔습니다.
지인은 급작스레 말기 암 판정을 아내를 위해 천도제와 방생을 한다대요.

그는 다른 곳에서 천도제를 지낸다며, 저에게 아내와 함께 방생에 참석해 주길 바라더군요.

6월 중순 경부터 시작될 본격적인 항암 치료에 앞서 건강을 기원한다니 간절한 마음을 함께 하기로 했지요.


방생은 여수시 돌산의 은적사 주시스님인 종효 스님 주관 하에 했습니다.

  

방생은 종효스님이 주관했다.

방생에 사용된 넙치 치어.

 

어제 오전, 지인 부인 및 아들과 함께 해양수산과학관이 자리한 여수시 돌산 무술목으로 갔습니다.

지인 부인은 아직 항암 치료 전이라 얼굴이 좋은 편이대요. 아픈데도 웃음 띤 얼굴이라 좋았지요.

스님 말씀이 지인 가족 외에서 다른 가족이 함께 방생에 참여키로 했다더군요.

저희는 여수시 남산동 어시장에서 방생 어류로 장어를 사갔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넙치 치어를 팔더군요. 마리당 천원에요. 미처 몰랐습니다.


바닷가에 제단이 차려지고 향이 올랐습니다. 두 손을 모아 소원을 빌었습니다.
또 물고기를 바다에 놓아주며 제각각 바람을 빌었지요.
방생을 마치기까지 40여분 걸리더군요. 한 분에게 무엇을 빌었냐고 물었습니다.

 

“건강이 제일이지요. 방생은 잡은 물고기를 놓아주며 그동안 쌓인 업보를 풀어주는 거라 마음이 편합니다.”

역시 삶의 최고의 복은 건강이나 봅니다.

  

여수시 돌산 무술목 몯돌 해변에서 진행된 방생. 

하늘이시여, 소원 들어주소서!!! 

방생은 용왕님께 소원을 비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방생을 마치고 돌아오던 중 아픈 지인 부인과 차에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방생과 천도제는 어떻게 하게 되었어요?
“서울 병원에 있는데 병문안 온 사람들이 ‘쌓인 원을 풀어라’며 조언하대요. 그래서 하게 되었는데, 하고 나니 홀가분하네요.”

- 아드님이 병간호 한다고 수고가 많던데 아들을 보는 느낌은 어떤가요?
“든든하고 좋아요. 그래서 아들을 낳으려고 하나 봐요. 호호~^^”

- 삶을 잘 산 것 같나요?
“아프기 전에는 주위에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제가 아프니까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음으로 양으로 힘을 주대요. 기분 좋더라고요.”

- 따님도 옆에서 병간호 잘 하죠?
“잘하죠. 딸에게 문자가 왔는데 ‘엄마, 옆에서 사람들이 마음 써 주는 거 부담 갖거나 신경 쓰지 말고, 고마우면 병을 이긴 후 갚으라고 하네. 우선 엄마 건강 찾는 것부터 신경 써.’라고 보냈대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려고요.”

- 병을 이기려면 스트레스도 잘 풀어야 할 텐데, 푸는 방법은?
“마음이 편안해야 하는데 쉽지 않네요. 남편과 딸에게 많이 풀어요. 대신 아들한테는 아직까지 스트레스 푼 적은 없어요. 남편과 딸에게 미안하죠.”

- 하실 말이 있다면?
“감사하고, 고마워요. 아픈 모든 사람들 건강이 회복되길 저도 바라네요. 건강하시고 즐겁게 세상 사셨으면 해요.” 

 

‘지성이면 감천’.

하늘이시여, 말기 암 환자의 애절하고 간절한 소원 들어주소서!!!

 

 바다에 장어를 놓아주고 있다.

간절하게 건강 소원 등을 빌고 있다. 

하늘이시여, 이들에게 건강을 허락해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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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또, 운동화가 더러워 빠는줄 알았네”
딸 아르바이트, 운동화 4켤레 1만2천원

아르바이트 중인 딸.

 

“딸, 웬일이야?”

부처님 오신 날인 10일 아침, 중 1 딸이 서둘러 밥을 먹고 일어서더니, 운동화를 들고 세면장으로 가대요.

“운동화 빨려고. 내가 좀 착하고 예쁘잖아.”

헐, 우리 딸 공주병(?)이 또 도졌습니다. 그래도 운동화 빠는 딸이 귀엽고 기특하대요.

“네가 운동화를 직접 빤다니, 내일 해가 서쪽에서 뜨겠다.”
“그러게요. 누나 뭐 잘못 먹었어?”

저와 아들 말을 옆에서 듣고 있던 아내가 환상을 여지없이 깨버리더군요.

“시키지 않은 일 알아서 하는 거 봤어요. 저거 순전히 알바(아르바이트)에요.”

‘그럼 그렇지’ 했습니다용~^^. 꼼수가 숨어 있었던 겁니다. 초등 6학년 아들도 “난 또~, 운동화가 더러워서 빠는 줄 알았네.”라고 거들더군요.

아내는 딸이 “친구 생파(생일파티)에 갈 때 선물 사려고, 한 켤레 당 삼천 원씩 딸 운동화 두 켤레, 아들 운동화 두 켤레 등 4켤레를 빨면 만이천원을 주기로 했다”더군요.

어쨌거나 대단한 알바였습니다. 솔을 가져다 앉아서 운동화 씻는 딸을 보니 그래도 흐뭇하대요. 직접 빨아봐야 힘든 걸 알지 않겠어요?

그런데 딸은 2켤레는 아침에 빨고, 2켤레는 생일파티 갔다 와서 저녁에 빤다대요. 딸, 역시 잔머리의 대가였습니다. 그것도 어딥니까.

운동화 빠는 딸, 기념사진 찍으려고 사진기를 들이댔습니다. ‘NO’라더군요. 그걸 듣던 아내의 한 마디에 딸도 군소리가 없대요.

“이건 기념사진으로 남겨야 돼. 사진 찍는 값까지 알바 비용에 포함 됐으니 아무 말 마.”

대단한 아내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말을 생각하는지 깜짝깜짝 놀란다니까요. 운동화 2켤레를 빤 딸에게 소감을 물었습니다.

“신발 중간에 있는 띠가 검은 색인 줄 알았는데 빨고 나니 흰색이대요. 힘들지만 깨끗하게 씻고 나니 기분 좋아요.”

빤 운동화는 세탁기 속에서 탈수를 거쳐 베란다에 널었습니다. 이것까지 인증 샷을 날렸습니다.

 

널린 운동화를 보니, 어째 아빠 마음까지 깨끗해진 느낌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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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등교 교통지도 봉사 직접해보니
“어머니 아닌 아버지가 봉사 오셨네요.”

 

 

지난 9일,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의 녹색 어머니회에서 펼치는 교통지도 봉사에 나섰습니다.

봉사활동에 지원한 어머니들이 하루에 4명씩 돌아가며 교통지도를 하는데 순서가 돌아왔기 때문이지요.

하루 전 날, 아내는
“토요일에만 할 수 있다고 했는데, 평일인 월요일에 배치했네. 이를 어쩌지?”라며 난처해했습니다. 

그러더니 “내가 8시부터 8시 30분까지 하고 출근할 테니,
나머지 20분은 당신이 좀 하면 어때요?”라고 제안하더군요.

마침, 중학교에 다니는 딸이 10일까지 효도 방학이라
딸을 유용하게 쓸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딸이 후배들을 위해 아침 교통봉사 하면 되겠네.”

“맞아, 맞아. 우리 딸이 있었지.”
“후배들 앞에서 쪽팔리게 제가 어떻게 해요.”

반발하는 딸에게 아르바이트를 제안했습니다. 흥정이 쉽지 않더군요.

“에이~, 말아. 아빠가 할 테니까.” 하고 말았지요.

봉사 활동 당일
아침 7시50분, 아내가 맡은 건널목으로 갔습니다. 아직 이른데도 등교하는 아이들이 있더군요. 서둘러 깃발을 들고 교통봉사에 나섰습니다.

뒤늦게 한 어머니 오시더니 그러더군요.

“안녕하세요. 어머니가 아닌 아버지가 봉사하러 오셨네요.”

생소하단 표정이었습니다. 할 수 있는 사람이 나서는 게 맞지 않겠어요? 아이들을 위한 일에 엄마, 아빠 구분이 있을 수 없었지요.

봉사활동 중, 아이들이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등의 인사말을 건네더군요. 그 소리에 작은 보람을 느꼈지요.

아침 교통봉사를 하니 새로운 풍경이 있더군요. 딸 가방을 메고 손을 잡고 학교 정문까지 데려다 주는 아빠, 아들을 데려다 주는 엄마, 손을 잡고 등교하는 형제 등 다양한 모습이 눈에 띠더군요.

가장 많이 등교하는 시간은 8시 20분부터 30분 사이였습니다. 8시 30분을 넘기자 등교 행렬이 줄더군요. 또한 늦은 등교로 인해 달리는 아이들이 차츰 생기더라고요.

제 아들도 이때 나타났습니다. “아빠~” 하며 씨~익 웃고 가더라고요. 40분부터는 아이들이 뜸하대요.

어떤 아이들은 늦었는데도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어슬렁어슬렁 걸어가더군요. 일명 ‘늘보’ 아이들이었습니다. 그걸 보니 딸이 생각나더군요.

제 딸도 지난 해 6학년 2학기 때부터 느림보였거든요. 그걸 보며 속이 터져 한 마디 했었지요.

“빨리 학교 안 가고 뭐해. 빨리 가.”
“아직 괜찮아요.”

대답이 듣고 싶었던 게 아닌데도 딸은 답하며 늑장을 부렸습니다. 부글부글 했지요. 하지만 “6학년으로 누려볼 건 누려보고 싶다”니 어쩌겠어요.

교통 봉사를 마친 후 시간이 좀 지나 아내에게 문자가 왔더군요.

“다 끝나고 들어왔어요? 날씨도 궂은데 아침부터 고생했네요. ♥ 그래도 등교 길 아이들 생기가 팍팍~ 고마워요.”

덕분에 기분이 살짝 좋아졌지요.


아내가 보낸 문자 메시지.

 

어제 밤 딸에게 늦게 등교하는 느림보 아이들 이야기를 했더니, 늘보 지각생의 비결(?)을 가르쳐 주더군요.

“처음에는 선생님이 늦지 말라고 주의를 줘요. 근데 몇 번 더 늦으면 선생님도 포기해요. 그리고 그 후론 늦어도 괜찮아요.”

헐~, 이 소릴 들으니 기가 막히더군요. ㅠㅠ~. 어쨌거나 아이들 등교 교통지도를 하니 뿌듯하더라고요. 나라의 기둥이 될 아이들 모두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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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하는 기색이 있으면 어쩐지 알아”
요런, 여우같은 마누라가 어디 없나요?

 

“내가 죽겠어~. 어디서 말도 못하고…”

친구가 앉자마자 던진 말입니다. 말은 약간 격해도 얼굴에 잔잔한 웃음이 묻어 있습니다. 자초지종을 모르니 뭐라 훈수 들 수가 없대요.

“왜 그래? 무슨 일 있는 겨.”
“무슨 일은, 아들 놈 땜에 그렇지.”

살살 구슬리니 실타래처럼 한 올 한 올 이야기가 나옵니다. 초등학교 5학년인 친구 아들이 아빠를 자극했나 봅니다. 

“아들놈이 엄마랑 죽고 못 살아. 둘이서 보듬고 뽀뽀하고 가관이야. 꼴사납다니깐. 자꾸 신경 쓰여. 내 각시를….”

친구 아내와 어린 아들이 벌이는 격한(?) 포옹과 뽀뽀가 아빠의 질투심을 유발한 거였습니다. 나 원 참. ‘별 걸 다 자랑질이네’ 싶었지요. 

이즈음에서 “모자간의 사랑스런 행동을 문제 삼는다”고 찍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랍니다. 좀 더 들어 보라나요.

“아들이 나랑 이야기 할 땐 반말하다가도, 엄마한테는 ‘그랬어요? 저랬어요.’하고 말을 올린다니까.”

사랑에 눈먼 아비의 못난 질투, 그 자체였습니다. 더 이상 들을 것도 없었지요.

“야~,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 그만하고, 술이나 마셔!”

살짝 오금을 박았지요. 그런데 자기가 약이 오른 건 따로 있다나요. 여기에 묘한 반전이 있더군요.

 

 

 “속 터지는 건 각시야. 아들하고 안고 뽀뽀하면서도 내 눈치를 살살 봐. 행여 남편이 질투하나 하고.”

이것들이 사랑 놀음을 아직까지 하다니 배가 아프대요. ‘사돈이 땅을 사면 배 아프다’더니, 저도 친구에게 곱지 않은 눈을 흘겼습니다.

“질투하는 기색이 있으면 어쩐지 알아~? 묘한 표정으로 은근히 즐긴다니까.”

친구 부부가 결혼 20여년을 신혼처럼 사는 비결이 여기에 숨어 있었습니다. 남편의 질투심을 적당히 유발해 아직까지 섹시함을 어필하는 거였습니다.

자극에는 ‘질투’ 유발이 제일이나 봅니다. 요런, 여우같은 마누라가 어디 없나요? 이러다 각시한테 혼날라~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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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왜 웃어. 무슨 재미는 일 있어요?”
누나 옷 몰래 입은 아들, 천연덕한 뒤통수

요 추리닝이 유행이라네요.

 

‘현빈앓이’ 뒤끝인가?
화살표 추리닝이 유행입니다. 이유는 단 하나.

“간지 나잖아요.”

저희 집도 딸의 “옷 사주세요!” 등쌀에 못 견딜 지경이었지요. 버티고 버티다, 포기 했습니다. 사주면서 조건을 달았지요.

“책 많이 읽어라. 그리고 이게 어린이날 선물이다.”

지난 주말 가족이 대리점에 갔습니다. 대리점에는 자녀와 함께 온 부모들로 북새통이더군요. 학생들이 유행에 민감하다더니, 손님이 이렇게 많을 줄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옷을 입고 어울리는지 묻는 아이들. 자태를 보고 훈수하는 어른들. 어쨌거나 옷을 고르는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이 잔잔히 묻어있더군요. 딸도 디자인과 색을 고른 후 맞는 사이즈를 요구했습니다.

“그 사이즈는 안 나와요.”

ㅋㅋ~, 웬 횡재. 덕분에 지출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이 기쁨(?)을 들키지 않게 표정관리에 들어갔지요. 대신 안타깝다는 듯 “더 커야겠다. 밥 좀 많이 먹어라.”며 연기를 해야 했습니다. 아이들도 찍소리 않더군요.

그런 다음 날부터 또 성화였습니다. 

“옷이 커도 허리 말아 입으면 되니까 그 옷 사 주세요.”

욕심냈던 옷을 일보직전에 놓쳤던 게 못내 아쉬웠나 봅니다. 하는 수 없이 사줬습니다. 딸은 세상을 다 얻은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아들은 무덤덤했습니다. 

딸은 옷을 가방에 넣고 학교에 가더군요. 자랑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어제는 딸이 옷을 두고 학교에 갔습니다. 이를 확인한 아들, 돌발행동을 하고 나섰습니다. 

“아빠, 누나 옷 안 가져갔죠. 누나 옷 어디 있어요?”
“뭐 하려고?”
“제가 입고 가려고요. 왜 그럼 안 돼요?”

여기서 빵 터졌습니다. 관심 없이 보였던 아들이 호시탐탐 누나 옷을 노리고 있었던 겁니다.

“안 될 것도 없지만, 누나가 알면 어쩌려고?”
“아빠만 조용하면 돼요. 아빠 남자지요?”

녀석은 누나 몰래 옷을 입었습니다. 허리춤을 두 겹이나 돌돌 말아서. 녀석은 쏜살같이 학교에 갔습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돌아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옷을 누나 방에 두었습니다.

밤, 뒤통수를 보기 좋게 친 아들은 시치미를 뚝 떼고 누나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천연덕스럽던지 웃음이 빵 터졌습니다. 옆에서 아들이 비밀을 지키라는 듯 손가락으로 입을 막더군요. 딸도 아빠가 웃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아빠, 왜 웃어요. 무슨 재미는 일 있어요?”

아니, 하며 모른 척 했습니다. 이렇게 아빠와 아들은 완전범죄를 저지른 동맹군이 되었습니다. 자식 키우다 보면 이런 날도 있지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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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08 18:15


금메달  딸 둘에 아들 하나, 목메달 아들 들
딸 둔 부모는 비행기 타고 아들 둔 부모는?

 

 

“안녕하세요.”

병원 입원실에 갔더니 많은 할머니들이 누워 계시대요. 대부분 허리와 무릎 수술 후 진료 중이시더군요. 역시 건강이 제일이대요. 젊어서 고생한, 세월 탓이려니 했습니다.

아내가 병상에 계시는 할머니들께 호두와 바나나를 쫙 돌렸습니다. 고맙다더군요. 그 중 한 할머니께서 그러시데요.

“교대하러 왔어? 살아선 딸이, 죽어선 아들이 좋다더니, 역시 딸이 제일이야.”

많이 듣던 말인지라 웃음이 나대요. 자식을 대하는 부모 마음은 이렇다고 합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봐라 어디 안 아픈 손가락 있는지?”

부모에게 자식은 그 자체로 소중하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자식을 대하는 부모 마음이 과연 다 똑 같을까요?

“아들 딸 구분이 무슨 소용이냐?”

그렇지만 이 구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생깁니다. 무엇을 달고 나오느냐에 따라 집안 희비가 바뀝니다. 그래 옛날엔 칠공주 집 등의 말이 나왔을 겁니다. 남아 선호사상이 뿌리 깊었습니다.

그러다 차츰 세상이 바뀌고 있습니다. 대개 자녀가 한명이나 두 명입니다. 하여, 많이 낳으려 해도 현실적으로 어렵지요. 자식 키우는 입장에선 교육비 등의 부담이 많기 때문이지요.

각설하고, 요즘엔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금메달, 딸 둘에 아들 하나.
은메달, 딸 하나 아들 하나.
동메달, 딸이 둘.
목메달, 아들만 둘.

왜 이렇게 바뀌었을까?

요즘엔 딸은 부모에게 외국 여행 시켜주고, 아들 둔 부모는 대중교통 탄다고 합니다. 연유로 딸을 많이 선호한다나요.

일반적으로 부모 생전에는 딸이, 부모 사후에는 아들이 효도합니다. 아들은 부모 사후에 제사를 지내기 때문이라나요. 그래서 요즘은  부모 생전에 딸을, 부모가 돌아가신 후에는 아들을 선호하는 거겠죠. 

부모에게 형편이 좋은 자식은 좋은 대로 못한 아이는 못한 대로 모두 신경이 쓰입니다. 단지 그 사랑이 ‘자랑’‘측은’으로 나뉠 뿐입니다.

이로 보면 생전이든 사후든 아들 딸 상관없이 자식은 부모에게 보배 같은 존재입니다. 하여, 자식은 존재 자체로도 행복하고 귀한 존재입니다.

“죽고 난 후 후회하지 말고, 부모님 살아 계실 때 잘하라!”

병원에 누워 계시는 할머니들 말씀이 자식이 보고 싶다는 하소연을 많이 하시더군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다가왔습니다. 한 번씩 들러 보시는 게 길러주신 부모에 대한 최상의 효도요, 자녀에겐 좋은 교육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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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로션, 핸드크림, 썬크림, 갖고와줘.”
“요즘은 피자가 제일 먹고 싶은가 보네.”

 

 

논산훈련소 수료식 초청장입니다.

 

어제 밤늦게 친구들에게 전화가 왔더군요.

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가까운 곳이기도 하고, 친구들 재촉이 심해 주섬주섬 옷을 입고 나갔습니다.

친구들 얼굴을 보니 반갑더군요. 이야기 중 한 친구가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뭔가를 꺼내더니 편지 왔다고 자랑하대요.

“너희들 요즘 편지 받은 적 있어? 나는 편지 받았다~^^”

연애편지일리는 없고, 무슨 편질까? 궁금하더군요. 녀석이 졸갑증을 이기지 못하고 순순히 밝히더군요. 

 

“올 때 스킨로션, 핸드크림, 썬 크림, 갖고와줘.”

 

“군대 간 큰 아들한테 온 편지다. 너희들은 아직 멀었지?”

친구 아들 편지 내용은 제 경험상 신병 수료식을 알리는 내용과 ‘잘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등의 내용일 것이라 예감했습니다.

갑자기 한 녀석이 편지를 가로 채더니 일어나서 큰 소리로 읽더군요.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내용이더군요.

 

“올 때 스킨로션, 핸드크림, 썬 크림, 갖고와줘.
그리고 먹을 것 갖고 와. 피자나 치킨 + 음료 + 과자 등등.
* 스킨로션 유리통은 안 된데…”

순간, 다들 ㅋㅋ~ 빵 터졌습니다. 그리고 한 마디씩 주절대더군요.

  


친구 아들은 초청장 귀퉁이에 화장품과 먹고 싶은 걸 적었더군요. 빵 터졌답니다. 

 

“요즘 군발이는 피자가 제일 먹고 싶은가 보네.”

 

 

“요즘 군대 좋아졌다더니 진짜네. ㅋㅋ~”

“무슨 군발이가 스킨로션에 핸드크림, 썬 크림이 필요해. 아직 군기가 안 잡혔어.”

“치킨, 과자? 배가 고프긴 고팠나 보네. 훈련소에서 배고팠던 기억이 새롭네.”

“요즘 군발이는 피자가 제일 먹고 싶은가 보네.”

 

편지를 보았습니다. 그동안 훈련소에서 사라졌던 수료식이 부활됐다더니, 5월 4일 논산훈련소에서 있을 ‘수료식 초청장’이었습니다.

친구 아들은 초청장 위 귀퉁이에 작은 글씨로 먹고 싶은 것과 필요한 물건을 적었더군요.

그러고 보니 현빈이 휴가 후 백령도 귀대 당일 배편이 매진됐다더군요. 관심 대단합니다.

아무튼 힘든 신병훈련과 배고파 고생했을 대한의 모든 건아들 수고했고, 자랑스럽습니다~^^

면회 시 유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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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육 판타지 보인 아들에게 놀라다
“화나고 무안해서 그랬어요. 죄송해요.”

 

아들이 수학여행에서 사온 귀여운 펭귄 인형.

 

수학여행 시즌이더군요. 제 초딩 아들도 서울 등지로 수학여행을 갔다 왔습니다.

대개 어디 다녀올 때 고민거리가 있지요. 선물입니다.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산다면 무엇으로 고를지?

아들이 수학여행에서 사 온 선물을 둘러싸고 한바탕 뒤끝이 작렬했습니다.

 

글쎄, 선물을 중 1 누나 것만 사왔지 뭡니까. 조금 서운하대요. 어제 아침, 뒤늦게 펭귄 선물이 발견되었습니다. 아내가 욕심이 동했나 봅니다.


“펭귄 너무 귀엽다. 핸드폰 고리를 이걸로 바꿔야겠다.”

“엄마, 그거 여자 친구에게 줄 선물이에요.”
“어떻게 여자 친구 선물은 사오고 엄마 건 안 사 와?”

 

웃으며 말하던 아내는 펭귄 인형을 보며 호들갑이었습니다. 덩달아 딸까지 귀엽다며 욕심을 냈습니다. 이를 지켜보니 웃음이 나더군요.

그러나 아들은 끝내 여자 친구에게 줄 선물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런데도 아내와 딸은 눈독을 들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난리가 났습니다. 

 

“엄마랑 누나가 여자 친구에게 줄 펭귄을 주라잖아요.”

 

“아니, 줄려면 좋게 주지 이게 뭐야.”
“여자 친구 선물이라니깐 엄마가 계속 주라고 했잖아요. 누나랑 나눠 가져요.”
“아무리 그렇다고, 펭귄을 이렇게 만들어.”

 

안방에서 어쩔 줄 모르는 큰 목소리 터졌습니다. 무슨 일이지? 살폈습니다. 헉! 귀여운 펭귄 인형이 찢어져 있더군요. 아들을 불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왜 이걸 찢었어?”
“자꾸 엄마랑 누나가 주라잖아요. 하나 밖에 없는데 어쩌겠어요? 나눠 줘야지.”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너무 황당하더군요. 딸에게 이 상황에 대해 소감을 말해보라고 했더니, 한 마디로 평하더군요.

“가정교육의 판타지.”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기어 다닐 때부터, 화분의 나무를 만지고 괴롭히면 생명의 소중함을 알라는 차원에서 사과 등을 시키곤 했지요. 그랬던 교육이 말짱 도루묵 된 셈이었습니다.

 

아들이 찢은 펭귄. 너무 슬펐습니다.

 

“너무 화가 나고 무안해서 그랬어요. 죄송해요.”

 

찢어진 펭귄이 종일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더군요. 가만있을 순 없었습니다.

 

어제 밤, 가족이 함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들은 누나는 선물 사올 것을 주문했고, 엄마 아빠는 요구하지 않아 사오지 않았다고 항변하더군요.

 

참나, 그걸 어디 말로 해야 아나요? 어쨌든 교육 잘못시킨 부모 잘못이 컸습니다. 저도 반성이 되더군요. 선물 잘 사오지 않은 아빠를 닮은 셈이니까요. 그래도 아이들이 학교 다닌 뒤로는 꼬박꼬박 선물을 안겨줬는데….

 

“너무 화가 나고 무안해서 그랬어요. 죄송해요.”

 

아들은 결국 잘못을 사과했습니다. 저는 아들에게 ‘일주일 간 집안 청소’ 벌을 내렸습니다. 아내는 찢어진 펭귄을 꿰맸습니다. 그리고 아들에게 주었습니다. 꿰맨 펭귄 인형을 보던 녀석이 놀래더군요.

 

어쨌거나, 한동안 찢어진 펭귄 영상이 뇌리에서 사라지질 않을 것 같습니다. 자식 키우기 쉽지 않네요. ㅠㅠ~.

 

아내가 바느질로 꿰맨 펭귄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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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가 덮쳤어?”…“저는 도망가다 깼어요.”
꿈에서 쓰나미 피해 달아나느라 목이 아프다?




“악몽에 시달려 너무 피곤해요.”


아침에 일어난 초딩 아들의 하소연이었습니다. “잘 주무셨어요?”라는 인사말을 제쳐두고 피곤하다니, 대체 어떤 꿈일까? 어릴 적, 흔히 꾸던 가위 눌린 꿈이었을까?


“노는데 갑자기 땅이 갈라지고, 쓰나미가 제 쪽으로 덮치는 거예요.”


몇 마디 들어보고, 어린놈의 개꿈이거니 했습니다. 발버둥 치며 도망가다 일어난 꿈이지 싶었지요. 실실 웃었더니, 웃지 말고 들어 달라대요.


“쓰나미를 피해 도망가는데 어느 새 인라인을 신고 있더라고요. 인라인은 위쪽으로 도망가기 불편하잖아요. 그래서 위쪽으로 못가고 옆으로만 도망갔지 뭐예요.”


별 요상한 꿈을 다 꾸더군요. 요즘 아이들은 꿈속에서 도망가더라도 인라인 타고 도망가나 봅니다. 그나저나 ‘일본의 대지진과 쓰나미가 녀석에게 충격이었구나!’ 싶었지요.




“쓰나미가 덮쳤어?”…“저는 도망가다 깼어요!”


“다들 살았어?”
“저를 중심으로 달아나느라 정신없었어요. 제가 주인공이었다니까요.”


“자기 꿈에서는 다 자기가 주인공이야. 쓰나미가 너를 덮쳤어?”
“일부는 파도에 휩쓸리고 저는 도망가다 깼어요.”


아들이 이런 꿈을 꾼 게 일본 대지진 관련 뉴스를 너무 본 게 아닌가 싶더군요.

하지만 대자연의 힘 앞에서는 하잘 것 없는 한 인간일 뿐이라는 배움을 얻기를 바랐었지요.

더불어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로 여겼는데 여파가 이것만 아니었나 봅니다.


어쨌든, 아침까지만 해도 아들의 어릴 적 꿈 정도로 가볍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저녁 식사 때 생각지도 않았던 반전이 있었습니다.




꿈속에서 쓰나미 피해 달아나느라 뒷목이 아프다!


“아빠, 오늘 학교에서 배가 아프더니 설사가 나대요.”

“왜, 학교에서 뭐 잘못 먹은 거야?”
“아뇨. 뒷목도 아프고, 머리도 아파요.”


자식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신경 쓰이더군요. 아프지 않고 아무 탈 없이 커주는 게 부모에게는 큰 위안 아니겠어요?


“너, 무슨 일 있었던 거야?”

“아뇨. 꿈속에서 쓰나미 피해 도망 다니느라 힘을 너무 써서 그런 것 같아요.”


전혀 예상치 못한 답변에 빵 터지고 말았습니다. 꿈속에서 쓰나미를 피해 얼마나 달렸으면 뒷목까지 아플 정도였을까? 이걸 생각하니 너무 우습대요.


꿈은 삶 속에서 일어나는 변수 등을 담는다더니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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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다려 줄게” VS “당신 뭐 잘못 먹었어요?”
“결혼 14년 만에 별일이네. 여보,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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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지금껏 남편 와이셔츠도 안 다렸는데, 딸년 교복 다리고 있으니 기분이 참 묘해요.”

며칠 전, 딸 교복을 다림질하던 아내의 투정(?)입니다. 그걸 보니 자식 앞에선 어쩔 수 없는 모정(母情)이더군요.

우리 부부는 결혼 후 거의 다리미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신혼 때 간혹 내 셔츠를 스스로 다리기는 했으나 이후에는 세탁소에 맡기던지, 그냥 구겨진 상태로 입고 다녔습니다. 아내도 마찬가지였지요.

올해에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중학교에 들어 간 딸이 교복을 다려 입기 시작하더군요. 어제는 아내가 자기 구겨진 옷을 들고 뭐라 하더군요.

“이 정장을 누가 세탁기에 돌렸지? 세탁소에 맡겨야겠어요.”

이 소릴 듣자니 ‘결혼 후 아내 옷을 한 번도 다려본 적이 없는지라 한 번 도전해 볼까?’란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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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다려 줄게” VS “당신 뭐 잘못 먹었어요?”

“내가 옷 다려 줄게.”
“당신 뭐 잘못 먹었어요? 웬일이야!”

다른 때 같으면 ‘해 준다는데 싫어?’ 했을 겁니다. 인심(?) 쓰기로 마음먹은 이상 스스로 점수 깎길 필요가 없더라고요. 꾹 참고 웃으며 말했지요.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이런 서비스 괜찮을 것 같지 않아?”
“저야 감지덕지죠. 내일 해가 서쪽에서 뜨려나?”

어제 오후, 잠시 아내가 없는 틈을 타 다리미를 들었습니다. 윗옷의 어깨선과 바지 엉덩이 선 등을 살려 줄 받침대가 있었는데 그게 보이지 않더군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대충 다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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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4년 만에 별일이네. 여보, 고마워요!”

놀다 온 초딩 아들, 다림질 하는 아빠를 보더니 눈이 휘둥그레지며 한 마디 하대요.

“아빠 뭐해요? 아빠도 다림질 할 줄 아세요?”
“그럼. 다림질과 설거지는 군대에서 배우거든. 아빠도 군대 있을 땐 군복 많이 다렸지.”

“고참들 군복도 다렸어요?”
“군대니까 어쩔 수 없어. 너도 군대 가면 알게 돼.”
“난 처음부터 병장으로 군대 가야지~.”

헐, ㅋㅋㅋ~. 군대를 병장으로 바로 간다니…. 순서를 밟아봐야 삶의 이치를 하나씩 배우는 걸 아직 모를 나이이긴 합니다. 이왕지사 하던 다림질이라 딸 교복까지 다렸지요.

뒤늦게 들어 온 아내, 다림질한 옷을 보고 탄성을 지르더군요.

“어머, 정말 내 옷을 다렸네. 결혼 14년 만에 별일이네. 여보, 고마워요!”

아내가 좋아하니 저까지 기분 좋더군요. 그나저나 자꾸 해달라면 이를 어쩌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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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랑 받지 못한다’는 그저 시샘일 뿐
‘모두들 누나만 좋아하고 나는 뒷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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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갈망은 생명에게는 끝없는 욕구이다. 또한 사랑받고자 하는 마음도 그러하다.
우연찮게 사랑의 욕구 한 자락을 보니 새삼스러워 웃음이 절로 나온다.

지인 가족과 식사 중, 그의 아들이 하는 말이 걸작이다. ㅋㅋ~.

“다들 누나만 좋아해요.”

불만 가득한 어투다. 조만간 군대 입대 예정인 그도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나 보다. 이유를 물었다.

“누나는 어려서부터 부모님과 이모들 귀염을 독차지 했어요. 나는 아들인데도 뒷전이고. 쳇~.”

차별받고 자란 아이, 몸에 밴 차별 때문에 고생이라고 한다.
하여, 그도 사랑받는 자식이란 걸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게 상책일 터.

‘나는 사랑 받지 못한다’는 그저 생각이고 시샘일 뿐

“아저씨는 네가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잘 알지도 못하면서 왜 그래요.”

“아냐. 네 이모나 부모님이 아저씨한테 얼마나 너 자랑을 많이 하는 줄 알아?”
“예이~, 설마. 무슨 자랑할 게 있다고 그랬을까.”

“너 이름 ○○지. 아저씨가 너를 오늘 처음 보는데도 네 이름 아는 거 보면 모르겠어. 이모나 네 부모님이 아들 자랑을 얼마나 했는지, 내가 너 이름까지 알잖아.”
“어~, 그러긴 하네요. 근데 무슨 자랑 하던가요.”

비수를 들이댄다. 사실, 그에 대해 그닥 잘 알지 못한다.
다만, “착하고 남에 대한 배려심이 깊다”는 정도 밖에. 그는 이 짤막한 대답에도 금방 화색이 돌았다.

‘아니꼬우면 너도 여자 만나 결혼하던지…’

그러고 말았는데, 집에 온 내 아들 녀석이 불만 섞인 표정으로 말한다.

“아빠, 아빠는 왜 엄마를 사랑하는 것처럼 저를 사랑해 주지 않나요?”

헉, 꼭 뒤통수 당차게 한방 먹은 기분이다.
그렇다고 초딩 5학년 아들에게 ‘아니꼬우면 너도 여자 만나 결혼하던지…’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 그저 웃으며 꼭 안아 줄 수밖에.

사랑하고 사랑 받고 싶은 욕구는 언제나 반갑고 즐거운 게다.

아무튼, 사랑 받고픈 욕구와 사랑하고픈 욕망은 인간의 끝없는 욕구임에 틀림없다. 진심으로 사랑을 나누는 일 또한 그러할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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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집서 잔 딸, 우리 집에서 친구 재운 아들
“친구랑 잔 소감은 게임을 같이 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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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즐기는 아이들.

“누나 친구들은 우리 집에 와서 자잖아요. 저도 친구 데려와 하루 밤 같이 잘래요.”
“그래라.” 초딩 5학년 아들도 누나가 친구 데려와 같이 자는 게 부러웠나 봅니다.

시원하게 허락했더니 아들놈이 그러대요.

“와~, 아빠 쿨 하다!”

딸은 이 틈을 비집고 예정에 없던 “친구 외할머니 시골집에서 하루 밤 자면 안 돼요?”하고 나왔습니다.

토요일 밤, 아들 친구가 우리 집에 왔고, 딸은 친구 외가에서 잠을 잤습니다.


아이들에게 하루 밤을 허락한 이유 3가지

쿨 하게 아이들에게 하루 밤을 허락한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소통입니다.
평상시 친구끼리의 소통을 집안까지 확대하는 것이지요.
그로 인해 양쪽 부모와 친밀감을 가져 친구들에 대한 정보 확대 효과까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둘째, 문화 이해입니다.
서로 다른 집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그 집 문화를 접하게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상호 다른 집안 문화를 이해하고 친구를 더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세상 이해 폭 넓히기입니다.
항상 자기 집에서 지내던 아이들이 친구 집에서 잠을 자면서 새로운 세상을 알아간다는 것이지요.
그만큼 모르던 세상을 접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입니다.

이 밖에도 딸은 친구 집에서 잠을 청하기도 하는데, 아들은 그런 적이 없어 형평성의 원칙에서 친구 데려와 재우기를 허락한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친구집과 상호 교차 재우기가 필수입니다.

딸의 농촌 체험 준비.

“친구랑 잔 소감은 게임을 같이 해서 좋았다!”

친구 화영이 외할머니 집에서 잠을 자고 온 딸의 농촌 체험 소감입니다.
이는 감상문으로 준비 중이랍니다.

“염소와 소, 강아지 밥을 주며 동물이랑 친구 됐어요.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되게 심심했지만 염소 밥 줄 때 재밌고 뿌듯했다.
할머니가 좋아하는 것 = 고무과자,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것 = 텔레비전”

둘 도 없는 친구 태욱이와 함께 집에서 잠을 청한 아들의 소감입니다.

“친구랑 잔 소감은 게임을 같이 해서 좋았다.
그리고 친구가 내가 가는 곳마다 졸졸 따라와 귀찮기도 했지만 함께 있어 즐거웠다.”

태욱이는 하루 밤을 더 자고 집에 갔습니다.
녀석은 “화목하고 자유로운 집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더군요.

간혹 이런 소통도 괜찮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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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마음에 든 여자를 만나는 게 우선 아닐까?
“엄마가 저러는데 여자 친구 사귀기 쉽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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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갈망은 본능이지요.
하지만 이 내부 본능을 억제하는 외적 요소가 있더군요.

2녀 1남을 둔 지인 가족과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11월에 외손주를 본 지인 부부가 딸 산후조리에 올인 한 관계로 만남이 뜸했는데,
큰딸이 최근 산후조리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간 다음이었습니다.

저녁 식사에 지인 부부의 막내인 이십 대 아들이 합류했더군요.
아들은 공부하느라 통 보질 못했는데 멋진 청년이더군요.
가만있을 수가 있나요. 젊음의 특권, 연애에 대해 물었지요.

본인 마음에 든 여자를 만나는 게 우선 아닐까?

“사귀는 여자는 있어?”
“아뇨. 공부하느라 연애할 시간이 없었어요.”

“공부한다고 연애를 안 하다니…. 그럼 지금부터라도 여잘 사귀어야겠네?”
“연애도 쉽지 않아요. 여자가 어머니 마음에 들어야 할 텐데, 그게 걱정이죠.”

헉, 말로만 듣던 마마보이 아닐까? 싶었지요.
지나가는 소리였지만 눈치를 보니 장난 아닌 것 같더군요.

“그렇더라도 끌리는 사람 있으면 엄마 생각 말고 잡어.”
“아직 못 만났지만 엄마 마음에 드는 여자를 택하고 싶어요. 그러니 쉽지 않죠.”

“왜? 엄마 눈이 까다로워?”
“장난 아니에요. 그래서 아직 여잘 안 사귀잖아요.”

엄마 마음에 들기 전, 본인 마음에 든 여자를 만나는 게 우선일 것 같은데 만만찮나 보더군요.
하여, 지인에게 물었습니다.

엄마가 저러는데 여자 친구 사귀기가 쉽겠어요?

“아들이 데려온 여자는 만사 OK 아니나요?”
“아니지. 여잘 잘 만나야 집안이 편하다고 따질 건 따져야지.”

“헉, 그건 아들 눈을 의심한다는 소린가요?”
“아들 눈이 아무리 정확하다 해도 여자는 모르거든.
세월을 많이 산 우리들도 사람 보는 눈이 헷갈린데 경험 없는 아들 눈이 정확하겠느냐는 의미야.”

사람은 겉만 봐선 알기 힘들고 겪어봐야 진정한 모습을 알 수 있지요.
그러나 이런 생각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엄마 말을 듣던 아들이 한소리 하더군요.

“보세요. 엄마가 저러는데 여자 친구 사귀기가 쉽겠어요? 아직은 혼자가 마음 편해요.”

양쪽 다 이해할만 하더군요. 그렇더라도 아들의 시각을 믿어야 하는 거 아닐까 싶대요.
왜냐고요? 선택은 부모 몫이 아니라 연애 당사자들의 몫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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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가 때론 정직하지 않아도 될 때가 있다?
뜻하지 않은 아들 횡재에 대한 부모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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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가게에서 더 받아 온 천원입니다.

“아빠. 사람은 정직해야죠?”
“그럼.”

어제 밤,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다가와 뜬금없는 말을 건넸습니다. 무슨 일일까? 요건 녀석의 설레발이었습니다.

“아빠, 때로는 정직하지 않아도 될 때가 있죠?”
“그러긴 한데, 상황이 어떤가가 중요하지.”

아들에게 정직하지 않아도 될 상황에 대해 들어야 했습니다.


많이 받은 거스름돈, 정직하지 않아도 된다?


“가게에 과자를 사러 갔는데 거스름돈 1,350원을 주대요. 모른 척 그냥 받았어요.”

“뭘 샀는데?”

“뿌셔뿌셔요.”
“아들이 얼마를 줬는데 1,350원을 받았을까?”

“천원 줬는데 많이 주더라고요. 이건 정직하지 않아도 될 상황이죠?”
“헐. 그건 정직해야 할 상황인 것 같은데, 안 그래?”

아들은 일전에 4만5천원이란 거금을 주워, 일주 일 간이나 누나와 친구들과 신나게 써 땠던 즐거운(?) 경험이 있었습니다. 이 재미가 그렇게 솔솔 했을까? 녀석은 뜻하지 않은 횡재를 또 즐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로서 정직에 대해 가르쳐야 했습니다. 가게서 받은 잔돈을 가져오길 주문했습니다. 그랬더니 150원은 가게에서 잔돈이 부족한 친구에게 주고, 200원은 사탕 사 먹었다고 천원만 가져왔더군요.


세상은 가르치는 재미와 배우는 재미가 있다!

“아들, 많이 받은 잔돈은 정직하지 않아도 되는 때일까?”
“아주머니는 모르던데….”

“그럼 어떡해야겠어?”

“어쩔~, 그런데 제가 2천원을 줬는지 모르잖아요.”

“그럴 리가. 정말 그렇게 생각해?”

“아니오. 알았어요. 되돌려 드릴게요.”

“언제 되돌려 줄 건데?”

“내일요.”
 
“내일 가게에 들러 잔돈을 많이 받았다고 말하고 꼭 되돌려 줄 거지?”
“예.”

아들이 가게에 거스름돈을 돌려준 걸 확인한 후 특별용돈 천원을 줄 생각입니다.

그래야 정직할 때와 정직하지 않아도 될 때에 대해 확실한 구분을 하겠지요. 세상은 이렇게 가르치는 재미와 배우는 재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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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저도 혼자 자면 무섭고 외로워요.”
“두 남자 다 싫으니, 둘이서 같이 자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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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본능은 치열함 자체나 봅니다. 어디에서나 여자를 차지(?)하기 위한 욕망은 끝이 없나 봐요. ㅋㅋ~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냐고요? 그냥 방긋 웃으며 이야기를 상상하며 재밌게 읽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아들, 밤이면 밤마다 꼭 저희 부부 침대에서 자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지요. 혼자는 외롭다나~. 헐~. 그래,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너 침대에서 자라.”

몇 번이나 일렀는데도 언제 올라갔을까? 싶게, 침대에서 버젓이 자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이라 옮기려면 꽤 무겁거든요. 하여, 아들과 담판을 지었습니다.

“어쩔~. 저도 혼자 자면 무섭고 외로워요.”

“너는 그렇게 말해도 너 침대에서 안자고 꼭 엄마 아빠 침대에서 자더라. 엄마 아빠도 사생활이란 게 있단다.”
“아빠, 가족이 같이 자면 어디 덧나요?” 

아빠가 말하면 ‘예, 알았어요’ 하면 좋으련만 녀석도 지지 않습니다. 그런다고 한 대 쥐어박을 수도 없고….

“너하고 같이 자면 잠자리가 불편하단 말이야.”
“어쩔~. 저도 혼자 자면 무섭고 외로워요. 그래서 같이 자려는 건데 왜 그러삼.”

요, “어쩔~” 소리, 기막힌 타이밍에 나옵니다. 신나게 이야기 하는데 이 소리가 나오면 정말 힘 빠집니다. 하지 마라 해도 막무가내죠. 점잖게 나가다간 씨알이 먹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강경, 억압, 치사로 전략으로 바꿔야 했지요.

“두 남자 다 싫으니, 둘이서 같이 자더라고.”

“엄마는 아빠 각시야. 아빠가 엄마랑 자는 게 당연하잖아. 너도 각시를 만나던가.”
“완전 치사 빤스네. 미성년자는 결혼도 안 된다면서요. 저도 엄마랑 결혼 할래요.”

부자지간 티격태격 소릴 듣던 아내가 웃음 가득 찬 얼굴로 한 소리 거들고 나섰습니다.

“어이~, 거기 두 남자들. 나는 오늘 한 여자를 두고 벌이는 두 남자의 결투에서 이긴 남자랑 잘 테니 그리 알아.”

정말, ‘어쩔~’입니다. 졸지에 남편과 아들이 아닌, 두 남자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두 남자의 말다툼이 끝나지 않자 아내는 기막힌 처방을 내렸습니다.

“나는 오늘 두 남자 다 싫으니, 둘이서 같이 자더라고.”

우 잉~. 이럴 때 정말 허탈합니다. 에고~ 에고~, 이렇게 두 남자는 함께 자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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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에는 옷을 벗는 전라의 자유가 있다!
목욕탕에 함께 온 부자간을 보며 드는 상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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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목욕탕입니다.

“형님, 요즘 아들에게 목욕탕에 함께 가자면 안 가려고 해요. 왜 그러죠?”

지인에게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씨~익’ 웃으며 답하더군요.

“그런 때가 있잖아. 아랫도리에 곰실곰실 털도 나고, 왕성한 발기력을 주체하지 못하는 때. 그럴 때 아버지는 알아도 모른 척하고, 혼자 목욕탕에 다니는 게 좋아.”

지인 말처럼 제 청춘시절에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이에서 남성으로 변화하는 시기에 느끼는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한 몸짓이랄까. 뭐, 어쨌든 그런 것이었습니다.

두 아이 아버지가 되다 보니 생각이 좀 달라지더군요. 아버지로서 아들과 목욕탕에 함께 가는 재미는 뭐니 뭐니 해도 ‘든든함’입니다. 하지만 어쩌겠어요. 아들이 싫다는데. 그런가 보다 하고 말아야죠.

 

목욕탕에는 속박에서 벗어난 전라의 자유가 있다!

마다하는 아들을 두고 혼자 털레털레 목욕탕에 갔습니다. 목욕탕에는 홀가분한 자유가 있습니다. 온몸을 감싸는 옷, 팬티마저 벗어던진 전라의 몸은 태고의 인간이 되는 듯합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맨몸은 속박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기분이랄까.

사우나에 앉아 세상사에 찌든 노폐물을 땀으로 배출시키던 중 아랫배를 봅니다. 볼품없이 배가 나왔습니다. 손으로 배를 툭툭 쳤습니다. 둔탁한 소리가 허공에 울립니다.

젊은 날, 살이 찌지 않은 체질이라 남들의 더부룩하게 나온 배를 부러워 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부질없는데…. 중년이 된 지금, 제 아랫배도 나이테 마냥 켜켜이 쌓여가는 중입니다.

잠시 상념에 젖은 사이, 두 사람이 들어왔습니다. 한 사람은 중년, 한 사람은 노년입니다. 한 눈에 척 봐도 부자지간입니다. 이들을 보니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목욕탕에 다니는 시기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목욕탕에 함께 다니는 시기

“땀 너무 많이 흘리면 힘들어요. 어서 밖으로 나가요.”

중년 아들의 노년 아버지를 염려한 말인데도 말투가 명령조입니다. 아마도, 써늘한 부자지간인 것 같습니다. 아들 키울 적에 좀 더 친근한 어법을 구사했다면, 부자지간 전세가 역전된 마당에 이런 써늘함은 없었겠지요.

“때 밀게 등 대요.”

노년의 아버지는 말없이 아들에게 등을 맡겼습니다. 그의 구부러진 허리, 탄력 없는 몸에서 한 가닥 하던 시절은 어디 갔을까 싶습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는 거겠죠?

이렇듯 아버지와 아들이 목욕탕에 함께 다니는 때는 대개 두 시기인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자녀가 어릴 때. 두 번째는 부모가 나이 드셨을 때. 이 두 시기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한 때’라는 사실입니다.

이로 보면, 자신이 잘나갈 때 가족에게 최선을 다하는 게 상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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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손금 위력, 아내 교통사고에서 무사 귀환
“각시가 없어져야 소중한 줄 알거야, 당신은.”


“여보, 나 차사고가 나서 죽을 뻔 했어.”
“그런 장난은 치는 게 아냐.”

뭔 소린가 했습니다. 설마 했지요. 아내의 다급하고 짜증난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정말이라니깐. 지금 견인차 불렀어. 장난치지마, 하기 전에 각시한테 다친 데는 없냐? 물어보는 게 먼저 아냐? 각시가 죽다 살았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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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사고에서 기적처럼 살아난다는 십자손금이 아내에게도 있다.


설마 했던 차 사고가 현실로, 십자손금의 위력

“왜 그러셩~. 당신은 손금이 십자손금이라 죽을 수가 없어. TV 안 봤어? 삼풍백화점 등 대형 사고에서도 살아나는 게 십자손금을 가진 사람이야. 장난 그만 치시지.”

그런데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장난 아니더군요. 주유소로 급히 들어가다 턱에 받쳐 언덕으로 구를 뻔 했다나요. 정신을 차린 후 시동을 걸어 출발하려는데 차가 앞으로 나가지 않더랍니다.

차를 살펴보니 뒷바퀴가 거꾸로 돌아가고 바퀴와 바퀴를 이어주는 휠까지 휘었더랍니다. 운전 조심해라 했건만 기어이 사고를 낸 것이었습니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아내가 멀쩡한 모습으로 집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들어서자마자 한바탕 퍼붓더군요.

“당신, 너무 서운해. 각시가 사고 났다는데 어찌 됐냐? 전화도 없고. 지금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

아내는 사고로 출장은 고사하고 차를 강진의 카센터에 두고, 시외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더군요. 차는 수요일에 찾으러 오라 했다나. 이쯤이면 대형 사고였습니다.


“각시가 없어져야 소중한 줄 알거야, 당신은.”

아내의 짜증을 ‘멍’ 때리고 들어야 했지요. 그랬더니 KO 펀치를 날리더군요.

“각시가 없어져야 소중한 줄 알거야, 당신은.”

그러더니 설움에 겨워 울음을 토해내더군요. 미안하고 겸연쩍더군요. 요럴 때 어떤 위로와 해명을 해야 할지 막막하대요. 에구에구~, 욕먹어도 싸지. 이렇게 못난 남편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들도 기죽어 말이 없었습니다. 대신, 아들은 설거지 하는 것으로 엄마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하더군요. 꼭 시켜야 설거지를 하던 녀석이 선수를 치다니. 아들의 설거지를 보던 아내가 웃으면서, 저를 향해서는 뼈 있는 말을 하대요.

“아들이 아빠보다 백배 천배 났네. 이래서 자식이 최고나 봐. 당신도 좀 배워요.”

휴~, 천만 다행이었습니다. 아내 눈치 살피느라 간이 조그맣게 오그라들었는데 아들 덕에 겨우 넘겼습니다. 그 후 아내는 “여보, 진짜 십자손금 위력이 있나 봐. 나도 죽다 살았잖아.”하고 설레발이었습니다.

여하튼 자식 키우는 재미는 요런 거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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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소망, “아빠가 친구들 한 방에 날려줘요.”
아이들의 학예회를 전후해 작은 행복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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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무용 '꼬마 요정들의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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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예회 밖에 전시된 솜씨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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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준비하는 아이들.

“아빠, 구경 오실 거예요?”

학예회를 앞둔 아이들 연습에 몰두하더니 구경 오길 주문했습니다. 그때마다 “글세~, 무슨 일이 있을지 몰라서. 한 번 생각해 볼게”하고 튕겼지요.

그렇지만 초등학교 6학년 딸의 마지막 학예회를 가는 것도 좋겠다 싶었지요. 학예회 날 아침이 되었습니다.

“오늘 아빠가 갈 테니 거기서 보자.”

“앗~싸. 친구들에게 우리 아빠는 기자야 했더니 안 믿는 거 있죠. 이번에 내 말 안 믿는 친구들 아빠가 한 방에 날려줘요.”

헉. 예상치 못한 아들의 소망이었습니다. 어떻게 한방에 날릴 수 있을까? 그동안 이렇게 부담되는 취재는 없었지요.

수화 '아름다운 손짓' 공연.

학예회 솜씨 자랑.


현대무용 '시간은 흘러 흘러'

“우리 아빠야. 오늘 우리 학예회 취재 오셨어.”

23일 오후 1시, 안심초등학교 학예회 시간에 맞춰 시민회관으로 갔습니다.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대요. 아이들이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공연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늘어서 있더군요.

드디어 막이 올랐습니다. 1부 공연은 리코더 합주, 합창 ‘우리의 마음을 싣고’, 리듬합주 ‘개구리 왕눈이’, 핸드 벨 ‘아름다운 사랑의 벨소리’, 마술 ‘수리수리 마수리’, 현대무용 ‘시간은 흘러 흘러’, 발레 ‘천사들의 꽃 축제’ 등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쉬는 도중 5학년 아들과 6학년 딸을 만난 후 아들과 같이 앉았지요. 그런데 옆에 있던 여자 친구가 그러더군요.

“누구야?”
“우리 아빠야. 오늘 우리 학예회 취재 오셨어.”

“진짜~. 그럼, 우리도 나오겠네? 너희 아빠 대단하다.”
“이제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알겠지.”

 핸드 벨 '아름다운 사랑의 벨소리' 공연

 전래동요 '도깨비야, 나오라!'


 합창 '남자의 자격 따라잡기'

“제 말이 정말로 기사로 나오는 거예요?”

아이들 대화를 들으니 민망하더군요. 어깨에 힘을 넣고 아빠 자랑하는 아들을 보니 저도 객기(?)를 부려야겠더군요.

김혜린 양에게 학예회 준비 과정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저 취재하시는 거예요?” 하더니 넙죽 대답 하대요.

“저는 국악하고 수화 공연 2개를 해요. 연습 중간에 아팠어요. 그걸 보고 엄마가 힘드니 하나만 해라 했는데, 제가 두 개 다 하고 싶다고 했어요. 연습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했어요.”

아이들 공연은 2부 마지막 무렵에 배치되어 있었지요. 탈춤 ‘신나게 뛰어보세’, 댄스 ‘미래는 우리의 힘’ 등 공연 후 아들 차례가 왔습니다. 집에서 열심히 연습했던 수화 ‘아름다운 손짓’이 펼쳐졌습니다. 딸은 카드 섹션 ‘스마일 보이’를 선보였습니다. 대견하더군요. 이게 부모 마음이더라고요.

탈춤 '신나게 뛰어보세'

카드 섹션 '스마일 보이'. 틀린 곳이 확연하더군요. 이걸 보고 딸애 뒤끝 작렬했습니다.


댄스 '우리는 미래다!'

“너희들 나한테 딱 걸렸어, 어디 두고 보자!”

저녁에 아이들과 학예회 사진을 함께 보았습니다. 카드 섹션을 펼친 딸이 공연 사진을 보고 귀여운(?) 소리를 하대요.

“너희들 나한테 딱 걸렸어, 어디 두고 보자!”

“그러면 돼? 틀려야 재밌지 다 맞으면 무슨 재미.”하고 말려야 했습니다. 틀린 친구들에게 뒤끝을 발산하면 되겠어요? 그랬더니 앙탈이대요.

“아빠, 이것 봐요. 카드 색깔이 안 맞잖아요.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는데 이것도 하나 딱딱 못 맞춰. 틀린 너희들, 나한테 다 죽었어~.”

장난이라면서 몇 번째 줄에 누구누구 이름을 대더군요. 어쨌든 학예회를 보지 못한 아내도 사진을 보고 즐거워하더군요. 난데없이 집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지요.

초등학교 학예회 덕분에 아이들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가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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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코에 그거 뭐야? 여보, 아들 좀 봐요.”
“음식 쓰레기를 냄새나게 왜 가만 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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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 중인 아들.

“설거지 누가 할까?”

저녁 식사 후 물었더니, 초등 6학년 딸도, 5학년 아들도 말이 없었습니다. 대개 돌아가며 설거지를 하는지라 순번과 상황을 따졌습니다.

“아들 당첨. 아빠는 어제 저녁에, 누나는 고기 굽고 밥 차렸잖아.”
“알았어요. 좀 쉬었다가 할게요.”

어쩔 수 없단 말투였습니다. 설거지 빨리 해치우면 좋으련만 아들은 뜸을 들이더군요.


코에 테이프를 붙였습니다.

“아들, 코에 그거 뭐야? 여보, 아들 좀 봐요.”

“아들, 빨리 설거지 안하고 뭐해.”

설거지 폼을 잡던 녀석이 다른 짓입니다. 빨래집게를 찾아 코를 찝더니 아프다며 다른 방법을 찾습니다. 뒤늦게 퇴근한 아내, 설거지 중인 아들을 보더니 호들갑입니다.

“아들, 코에 그거 뭐야? 여보, 우리 아들 좀 봐요.”

녀석도 ‘씨~익’ 웃으며 한 소리 하더군요.

“헤헤~, 엄마 음식 쓰레기 냄새가 나서 테이프로 코를 막았어요.”

웃음을 터트리던 아내, 아들 모습 사진 찍길 요청하더군요. 아들은 손사래였습니다. 아내는 아들의 신기 발랄한 모습을 꼭 담아야 한다며 거듭 사진 찍기를 요구했습니다. 아들이 퉁명스레 말을 뱉었습니다.


“음식 쓰레기를 냄새나게 왜 가만 뒀어요.”

“나 힘들게, 음식 쓰레기 빨리 버리지 냄새나게 왜 가만 뒀어요.”
“미안~. 은갈치 다듬고 치우는 걸 깜빡했네. 이런 건 추억으로 남겨야지.”

그제야 아들은 사진 찍기를 허락했습니다. 글 올릴 경우 천원 주는 조건부로.(나 원 참, 더러버서, ㅋㅋ~) 빵 터진 건 그 후였습니다.

“엄마, 코가 넘 간지러워요. 코 좀 긁어줘요. 빨리~”
“거길 어떻게 긁어. 너가 긁어.”

그러면서 테이프 위에서 묘하게 긁고 긁히는 엄마와 아들 폼이 너무 우습더군요. 이렇게 온 가족이 한바탕 웃었습니다. 뜻하지 않았던 가족의 추억 쌓기였지요.

코가 가렵다며 긁어달란 소리에 엄마가 긁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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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gimpoman.tistory.com BlogIcon 지후니74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드님이 개그 감각이 있는데요.~~~ ^^
    온 가족이 즐거울 수 있는 시간이 되셨겠네요.~~

    2010.11.19 07:47 신고

“○○교회 2주만 다니면 5천 원씩 준대요.”
“교회에서 생일 파티 한 후에 옮기려고요.”


“아빠, 우리 반에서 유행하는 말 들어 보실래요?”

“아니”라고 했는데도 설거지를 마친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은 어제 저녁 내내 허튼소리를 주절거렸습니다.

“마그마를 마그마!”

사회시간에 화산이 폭발해 흘러내리는 마그마를 막는다는 소리라고 덧붙이더군요.

“가수 구하라를 구하라!”
“배우 구혜선을 구해선 안 돼!”
“개그맨 김주리의 주리를 틀라!”

녀석의 쉰 소리에 갑자기 집안 분위기가 썰렁해졌습니다. “야, 너 오늘 뭐 잘못 먹었냐?” 그런데 아들의 필살기는 따로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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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하는 아들.

“○○교회에 2주만 다니면 5천 원씩 준대요.”

“엄마, 저 다음 주부터 교회 옮길래요.”
“왜? 지금 다니는 교회가 마음에 안 들어?”

“그건 아니고, 친구들이 그러는데 ○○교회 2주만 다니면 아이들한테 5천 원씩 준대요.”
“에이~, 설마~?”

반신반의 했습니다. 친구들과 5천원 받으려고 교회를 옮긴다는 것도, 이름만 들어도 알 대형 교회에서 돈으로 아이들을 꼬드기는 것도 우스웠습니다. 실소였지요.

그렇잖아도 초등학교 6학년 딸이 토요일엔 성당을, 일요일엔 교회를 다니고 있습니다. 하여, 절에도 가보도록 권하는 중입니다. 왜냐면 자신에게 맞는 종교 선택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아들까지 종교에 대한 혼란 중이라니. 빵 터진 건 다음이었습니다.


“교회에서 생일 파티 한 후에 옮기려고요.”

“그런데 왜 이번 주부터 5천원 주는 ○○교회 안 가고 다음 주부터 간다는 거야?”
“제가 다니는 교회에서 이번 주 생일 파티가 있어요. 생일 파티 한 후에 옮기려고요.”

하하하하~. 잔머리의 대가였습니다. 챙길 것은 챙기겠다는 심산인 거죠. 언제부터 이렇게 실리(?)를 챙기는 녀석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 마디 거들어야 했지요.

“아들, 5천원은 우리가 줄 테니, 다니던 교회 그대로 다녀라. 5천원 땜에 교회 옮긴다면 너무 속 보이지 않냐? 예수님이 노하시겠다!”

아들은 5천원 준다는 말에 ‘헤헤~’ 거리며 “진짜죠?”를 대뇌었습니다. 그러더니 하는 말이 가관입니다.

“아빠, 교회도 여기저기 가보고 저하고 어디가 맞는지 봐야죠.”

아이들에게 종교의 선택을 강요할 순 없지요. 스스로 선택하는 게 제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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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를 안다. 형부는 처제의 봉이 아니다!
처제가 형부를 뜯어야 조카 옷 등을 사준다?

“생일 파티 겸 출산 파티 겸 해서 같이 하자는데 어떡해요.”

지난 일요일 아들의 열두 번째 생일이었습니다. 조촐한 가족 파티를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출산이 임박한 지인 딸이 왔다고 함께하자는 제안이더군요. 지인 집으로 향했습니다.

출산이 2개월 여 남은 임산부가 먹고 싶다는 아구찜과 피자는 지인의 이모가, 아들 놈 케이크는 저희가 준비했습니다. 그래야 음식 만드는 일손을 덜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었지요.
 
생일 축하 노래가 울려 퍼지고 촛불이 꺼졌습니다.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담소가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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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생일 잔치를 지인 가족과 같이 했습니다.

내가 너를 안다. 형부는 처제의 봉이 아니다!

“결혼 후 언니가 달라졌다니까.”
“어떻게 달라졌는데?”

“결혼 전엔 용돈도 주더니 이젠 아예 안주고, 형부도 처제한테 용돈 주면 어디 덧나?”
“좀 봐 주라. 언니가 돈을 안 버니 그러지. 형부가 줘도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거나 마찬가진데 살림하는 언니가 쉽게 줄 수 있어?”

처제와 형부는 재밌는 사이입니다. 사실 처제들은 형부에게 받는 용돈을 은근 기다리는 경향입니다. 불로소득이라 이거죠. 하기야 형부가 처제를 안 챙기면 누가 챙기겠습니까.

“그럼, 언니는 형부가 밥 사주는 걸 왜 말리는데?”
“몇 번 사줬잖아. 그리고 너를 잘 아는 언니가 막아야지, 네 청을 형부가 다 들어주면 우리 살림이 남아나겠어?”

그러긴 합니다. 형부는 처제들의 봉이지요. 그렇다고 처제들이 형부를 봉으로 알면 안 되지요. 이쯤에서 훈수를 들었습니다.

처제가 형부에게 뜯어 먹어야 조카 옷 등을 사준다?

“형부 생긴 재미도 있어야 하지 않겠어. 형부가 지금 풀어야지 처제가 태어나는 조카에게 옷 등을 바리바리 사주지.”

동생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그렇다고 한쪽 편만 들었다간 괜히 미운 털 박히기 십상이지요.

“언니한테 용돈 타다 쓰는 형부 주머니 사정도 생각해줘야지. 형부는 체제의 봉이 아니야.”

한담에도 손주를 기다리는 지인 부부는 가타부타 말이 없었습니다. 다만, 이런 게 아이들 키운 재미라는 듯 빙그레 웃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마치 작은 행복은 이런 거란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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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만들어 가는 것임을 보여주려 했다.”
3가지 경합 과제는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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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왕 김탁구>가 최고시청률 50.8%까지 기록하며 종영됐다.

그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팔봉 선생은 제자들에게 3가지 경합 과제를 부여했다. 1차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빵’을, 2차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을, 3차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을 제시했다.

생존을 위해 같이 먹고, 삶에서의 도전을 통해 인생을 즐기고 느끼는 공동체의 실현을 목표로 한 과제였다. 이렇듯 세상을 품겠다는 당찬 포부였으니 시청자들이 모여들 수밖에….

<제빵왕 김탁구>가 남긴 것은? ‘행복’


그렇다면 <제빵왕 김탁구>가 시청자들에게 남긴 것은 무엇일까?

첫째, 행복이었다. 강은경 작가의 말을 빌려보자.

“행복은 만들어 가는 것임을 보여주려 했다.”

이 말은 팔봉선생이 임종 전에 탁구에게 한 “이 세상에 사람보다 중요한 것은 그 어디에도 없다”는 말과 맞닿아 있다. 또 제작진이 밝힌 기획 의도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우리가 살아왔던 시정 중 어느 한 때는 돈보다도 인정이라든지 의리, 우정, 사랑 같은 것들의 가치가 더 아름다웠던 시절도 있었다. 이 드라마는 바로 그러한 소중한 행복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한다.”

그래서 <제빵왕 김탁구>는 마지막까지 권선징악을 표현하는데도 비극적 결말보다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지었지 싶다.

아버지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그대로 반영된다!


둘째, 아버지에 대한 이해였다.

자식을 대하는 무뚝뚝한 아버지의 깊은 속마음을 엿볼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다. 구일중이 김탁구와 재회하며 내뱉었던 “내 아들아….”에는 많은 아버지의 아들에 대한 마음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또한 구마준이 한승재에게 한 말은 그 의미가 깊다.

“단 한 번만이라도 당신이 나한테 존경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내가 옆에서 다 지켜보고 있는데 좀만 더 잘 살지….”

이는 아버지가 자식에게 어떤 모습으로 보여 질 것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과 고뇌를 요구했다. 집에서 보는 아버지의 모습은 있는 그대로 아이들의 눈에 투영되어 다시 재평가되어 나타난다는 교훈을 뚜렷이 부각시켰다.


 

형제간 우애가 귀하고 소중함을 배우게 했다!


셋째, 형제간의 우애였다.


재산으로 인한 형제간의 갈등을 심심찮게 접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쯧쯧쯧~’하고 혀를 차지만 실상 자신이 당사자가 된다면 ‘그깟 돈이 중요해? 형제간 우애가 더 중요하지!’라고 장담할 수 없다.

더군다나 아버지와 어머니의 불륜으로 각각 세상에 태어나있는 자와 없는 자로 살아야 했던 탁구와 마준. 물과 불처럼 평행선을 달리던 형제가 거성식품의 후계 자리를 두고 벌이는 대결. 여기에서 구자경이 후계자가 되는 결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형제간에 오가는 양보의 미덕이 곧 모두의 승리라는 것을 의미했다. 또한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돈 보다 형제간의 우애가 귀하고 소중한 것임을 배우게 했다.

의미롭고 가치로운 삶을 살라는 작가의 메시지


그렇다면 <제빵왕 김탁구>가 시청자들에게 전하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

드라마가 진행되는 동안 우리에게 그림자처럼 따라 다녔던 경합의 주제가 아닐까 싶다.

1차 경합 과제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빵>
2차 경합과제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
3차 경합 과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

이는 많은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공공의 선’이기도다. 또한 이 세 가지는 우리네 삶이 지향하고 목표해야 할 과제였다. 강은경 작가는 빵을 소재로 드라마를 쓴 것은 “순전히 자신이 빵을 좋아하는 사심 때문”이라고 했다.

이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도전하는 것은 아름다운 삶일 터. 그러니까, 살아가는 동안 의미롭고 가치로운 삶을 살라는 작가의 메시지였던 셈이었다.

하여튼, <제빵왕 김탁구>는 오랜만에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했던 드라마였다. 권선징악과 해피엔딩이라는 결말에서도 모두를 승리로 이끈 여운이 많이 남는 드라마였다. 그래서 종영에 대한 아쉬움이 많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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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edhardykleidungshop.com/ed-hardy/mens/watches.html BlogIcon ed hardy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산으로 인한 형제간의 갈등을 심심찮게 접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쯧쯧쯧~’하고 혀를 차지만 실상 자신이 당사자가 된다면 ‘그깟 돈이 중요해? 형제간 우애가 더 중요하지!’라고 장담할 수 없다

    2010.09.1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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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산으로 인한 형제간의 갈등을 심심찮게 접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쯧쯧쯧~’하고 혀를 차지만 실상 자신이 당사자가 된다면 ‘그깟 돈이 중요해? 형제간 우애가 더 중요하지!’라고 장담할 수 없다

    2010.09.19 17:45

후두두둑~, 나무에서 떨어진 물에 몸 젖다
한 수 아래 아들에게 장난치는 법 일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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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기를 머금은 나무를 발로 툭 차면 후두둑 빗물이 떨어지지요.

“아빠 이리 와보세요.”
“왜, 무슨 일이야?”

잠시 비가 멈춘 틈을 타 잠시 밖에 나갔습니다.
녀석에게 다가가니 나무를 발로 탁 차더군요.

후두두둑~. 아뿔싸, 나무가 물을 쏟아냈습니다.

짜식 이렇게 뒤통수를 치다니….
녀석은 같이 물을 맞으며 ‘헤헤~’거리다 저만치 달려갔습니다.

“너, 이리 안와!”

어제 새벽 천둥 번개에 놀라 “무섭다”며 침대를 비집고 들어왔던 모습은 오간데 없습니다.

제대로 장난치는 법을 알려주는 수밖에….

비온 후, 나무 밑을 지나가는 아이들을 보면 발로 차고 도망가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아들의 장난에서 어릴 적 내 모습을 봅니다.

그래서 섬뜩합니다. 닮을 것 닮아야지. 어째 저런 걸 닮을까?
배시시 웃음이 장마 비처럼 흐릅니다.

녀석, 아직 모르는 게 있습니다. 제대로 장난치는 법을 알려주는 수밖에….

“나무를 발로 찬 후 바로 도망가야지 가만히 있으면 너까지 비 맞잖아.”
“그런 거예요? 아, 그렇구나.”

아직 한 수 아랩니다. 부자지간 같이 놀려면 더 가르쳐야 합니다.
장마철에도 이렇게 아버지와 아이들 사이의 간격을 또 줄여갑니다.

이런 게 아이 키우는 작은 행복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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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nextgoal.tistory.com BlogIcon 티비의 세상구경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랫만에 어릴때 장난치면서 놀았던 기억이 나네요 ^^;;;
    부자지간에 너무 보기 좋으세요~ 즐거운 주말되세요!

    2010.07.17 10:50 신고

“내 아버지 문제는 자식을 이끌려고만 하는 것”
유학 중 잠시 귀국한 지인 아들과 나눈 ‘아버지’

부모 자식 간은 하늘이 내린 관계라고 합니다. 이러한 천륜도 서로를 이해하기까지 많은 과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버지와 아들 간은 어머니와 딸과는 달리 서먹서먹한 사이가 의외로 많더군요. 하여, 그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하더군요. 마침, 한 부자지간을 만났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를 가르치는 지인과 호주 유학 중 3년 만에 잠시 귀국한 스물여덟 살 지인 아들이었습니다. 이들 부자지간이 썩 매끄러운 관계가 아닌 터여서 떨어져 있던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 싶었지요.

오랜만에 만난 아버지와 아들에게 부자상봉 소감을 물었더니 “도둑이 들어와도 아버지(아들)이 있어 든든하다.”란 말을 하더군요. 역시 부전자전이었습니다. 그리고 지인 아들과 자식이 생각하는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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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부자.

“내가 원하는 아버지는 친구처럼 마음 여는 아버지”

- 외국 생활은 할만 했는가?
“호주에 갔던 초기에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군대 마치고, 대학도 갓 졸업했으니 얼마나 혈기왕성했겠는가. 그런데 살다보니 그게 아니었다.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 자랄 때 아버지와 사이는 어땠는가?
“뭔지 모를 벽이 있었다. 아버지가 선생님이라 보수적이어서 많이 다퉜다. 이야기를 하면 ‘그래그래’하며 들어주는 척, 하는 척하며 나를 이끌려고만 했다. 예를 들어 어떤 이야기를 하면 NO라는 말은 안하시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결국 NO란 소리였다. 그게 하나의 벽이었다.”

- 어떤 아버지를 원했는가?
“대학 때 존경하는 교수님이 ‘세 살이든 육십이든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배울 점이 있다며 어떤 사람과도 친구가 되어라’고 강조하셨다. 그러나 아버지와 친구 되기란 쉽지 않았다. 아버지도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자란 걸 어떻게 바꾸겠나. 내가 원하는 아버지는 자식을 생각대로 이끄는 것보다 친구처럼 마음 먼저 여는 아버지였다.

- 아버지가 선생님이라 더 힘들었을 것 같은데 어떤 점이 힘들었는가?
“사랑은 컸지만 너무 보수적이셨다. 우리 집은 술과 담배는 물론 만화책, 오락 등까지 죄악이었다. 어린 나이에도 아버지가 갖다 주는 딱딱한 책만 읽어야 했다. 또 아버지는 100점 아니면 칭찬을 안 하셨다. 한 문제를 틀려도 꾸중을 하셨다. 지금 생각하면 아버지가 칭찬하기를 부끄러워하지 않았나? 싶다.”

- 아버지에 대한 스트레스도 꽤 있을 법한데 스트레스는 어떻게 풀었는가?
“아버지에게 혼난 후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폭력적이고 반사회적 행동이 나왔다.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풀었다.” 

“부모의 문제는 사랑과 관심의 차이를 모른다는 것”

- 3년 만에 아버지를 만난 소감은 어떤가?
“뒤에 버팀목이 있는 것 같아 든든하고 반갑다. 그동안 아버지가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또 60이 다 된 아버지가 더 늙은 것 같아 안쓰럽다.”

- 아버지가 변한 건 무엇인가?
“아버지 기대치가 높았다. 나는 기대치를 충족시켜주는 아들이 아니었다. 3년 만에 보니 아버지가 자식의 징징대는 생각을 바랐던 게 아니었던 것 같다. 한 사람으로 당당히 크길 바랐던 것 같다. 아마 내가 원하는 아버지 상에 갖혀 있어 그렇지 않았나 싶다.”

- 우리나라 부모의 문제점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문제는 사랑과 관심의 차이를 모른다는 것이다. 자식 과외 시키고 진로에 대해 간섭하는 것을 사랑으로 여기는 경향이다. 하지만 그건 어긋난 사랑이다. 부모의 사랑은 자식을 묵묵히 지켜봐 주는 관심이어야 한다. 자기가 낳은 자식, 즉 내 새끼가 아니라 한 생명과 사람으로 대해야 한다.”

- 지금은 아버지를 이해한다는 소린가?
“아버지를 이해한다기 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후회한다는 말을 이해하는 것이다. 아버지에게 뭘 자꾸 해달라고 요구하는 아들이 아니라 아버지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자 란 생각이다. 나도 아버지처럼 아버지를 변화시키려는 입장이었던 것 같다. 사람은 천성이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 아버지와 맞춰가려고 노력하는 입장이란 의미다.”

- 아버지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진 것 같은데 그런가?
“호주로 떠나기 전에는 아버지도 나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였다. 지금은 변했다. 아버지도 그동안 안 하시던 일을 열심히 하시는 게 존경스럽다. 새로운 인생을 찾은 것 같다. 나도 호주에서 내가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 인생의 방향을 찾았다. 이게 서로를 대하는 변화의 물꼬이지 싶다.”

부러웠다. 지인은 “아들이 많이 컸다”“무엇보다 삶의 방향이 뚜렷한 게 흐뭇하다”고 했다. 자식 키우는 아버지인 내가 원하는 바도 바로 이점이다. 기다림의 과정이 필요함을 절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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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둘을 씻기려면 초죽음이죠. 그래도…”
목욕 후 아이와 손잡고 집에 가는 기분, 상쾌


“목욕탕 갈까?”
“아니요. 저 컴퓨터 할래요.”

일요일, 싫다는 아이를 구슬려 목욕탕에 갔습니다. 오전이라 한산했습니다. 탕은 한 부자가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때 밀기 어른 1만원, 아이 8천원. 맡기면 편하지만 부자지간 끈끈한 정을 포기하는 것 같아 직접 미는 게 최고지요. 머리 감고 탕 속으로 풍덩.  

“어서 들어 와.”

어릴 때 탕 물은 왜 그리 뜨거웠는지. 세월이 흐른 뒤 ‘뜨거움=시원함’을 알았습니다. 하여, 아이의 매번 같은 질문에 똑같은 답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뜨거워요?”
“아니.”
“엇 뜨거. 아빠는 뜨거운데 꼭 아니라고 해요.”

아이와 노닥거린 후 불가마에서 땀도 빼고, 냉온수를 오가는 사이 한 아버지가 때 수건으로 아이 등을 밀고 있었습니다. 그는 때 미는 방법이 저와 다르더군요. 아이 때 밀려면 힘 빠지기 전에 먼저 자신의 몸을 미는 게 상책인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나저나 등밀이 기계에서 등을 밀고 난 후 대강 씻고 아들을 불렀습니다. 아이가 때 수건으로 밀면 아프다며 손으로 밀것을 강력 주문해 꼼짝없이 손을 밀어야 합니다.

“워~매, 때 좀 봐. 까마귀가 친구먹자 그러겠다.”
“때도 없는데, 아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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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목욕탕.


“아들 둘을 씻기려면 초죽음이죠. 그래도…”

등과 팔 다리를 밀고 가슴과 배를 밀려는데 간지럽다며 난립니다. 간지럼은 왜 그리 타는지 손도 못 대게 합니다.

“저 아저씨처럼 때 수건으로 민다? 손으로 밀려면 얼마나 힘든 줄 알아?”

때를 미는 사이, 연거푸 두 명의 아빠가 두 아들을 데리고 탕으로 들어섰습니다. 하나도 힘든데 두 명씩이나 씻길 그들을 생각하면 걱정스럽습니다.

아이에게 해방(?)된 후 불가마에서 몸을 풀었습니다. 두 아이의 아빠가 들어왔습니다. 그에게 말을 시켰습니다.

“아들 둘 씻기려면 힘들겠어요?”
“아들 딸 하나씩 낳아 사이좋게 나눠 씻으면 좋을 텐데, 엄마 따라 여탕에 갈 나이가 지났으니…. 아들 둘을 씻기려면 초죽음이죠. 그래도 내 아인 걸 어쩌겠어요.”

그를 보면서 1남 1녀를 둔 아빠로 행복(?)을 느낍니다. 그래서 요즘 “2녀 1남은 금메달, 1녀 1남은 은메달, 2녀는 동메달, 2남은 목메달”이라 하는지 모르겠네요.

목욕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려는데 그 아빠 아이 등을 밀고 있습니다. 어찌나 정성인지 애틋한 마음이 녹아 있습니다.

후다닥 옷을 입은 아들, 먼저 가겠다고 성화입니다. 먼저 가면 아빠가 사 주는 먹거리를 포기해야 하니 저만 손해지요. 과자를 손에 쥔 아이 입이 벌어졌습니다. 목욕 후 아이와 손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기분처럼 상쾌할 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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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다정히 걸어나오는 모습보면 저도 행복해지던걸요.
    노을인 딸 아들이라 하나씩 나눠서.....ㅋㅋㅋ

    잘 보고 가요.

    2010.01.26 09:53 신고

어려움 끝에 아이 낳은 아버지의 감격
[아버지의 자화상 40] 탄생


“핏덩이를 보자마자 아이 손가락이 다 있는지, 발가락 개수는 맞는지부터 셌다. 그리고 다른데 이상은 없는지 살폈다.”

막 나은 아이를 보는 부모의 심정입니다. 건강이 제일이기에 무심코 나오는 행동일 것입니다. 최근 만난 지인은 이를 넘어 살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습니다.

“내가 건강한 아이를 낳다니…. 나는 건강한 아이 못 낳을 줄 알았다. 이렇게 멀쩡하고 건강한 아이를 낳다니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마흔 넘어 결혼한 지인은 건강한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에 대해 매우 감격해 했습니다. 이렇게 행복해 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늦은 결혼도 결혼이지만 두 차례나 유산한 끝에 낳은 아이라 더욱 그렇다.”

혈압 약 복용으로 건강한 아이 못 낳을 줄 알았는데

왜 아니 그러겠습니까. 두 차례나 유산했다면 그와 그의 아내가 겪었을 아픔이 짐작되고도 남습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이보다 더한 걱정이 있었습니다.

“수년간 약을 먹었다. 혈압 약이었다. 이 약 때문에 건강한 아이를 간절히 고대했지만 못 낳을 줄 알았다. 그런데 건강한 아이를 낳았다. 모든 것에 너무너무 감사하다.”

그의 얼굴에 행복과 감격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습니다. 궁금한 게 있었습니다.

“아들이야, 딸이야?”
“아들.”
“잘했네. 축하하네.”

눈을 치뜨고 아들을 힘주어 말하는 그에게서 넘치는 자랑스러움을 느꼈습니다. 한편으론 우습기도 했습니다.

그는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아이 낳은 기쁨으로 인해 삶의 목표가 뚜렷해진 것입니다.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부자지간에 어떤 교감을 가져야 할지?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합니다.

“어떻게 키워야 잘 키우는 거죠?”…“살아 봐!”

“아이가 밤이면 깨어 우는 바람에 밤낮이 바뀌어 힘들지만 그래도 마냥 행복하다. 아이들 먼저 낳아 키운 부모들 보면 무척 부럽다. 다들 이렇게 키웠을 텐데 아이 낳기 전에는 전혀 몰랐던 기쁨이다. 그러나 어깨가 무겁다.”

부모라면 누구든 갖는 행복한 부담이지요. 아이 키우려면 왠지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마음가짐인 것이죠. 그는 헤어지기 전, 물었습니다.

“어떻게 키워야 잘 키우는 거죠?”

딱히 해답이 있을 리 없습니다. 각자 자기에게 맞는 방식이 있을 테니까. 그래 할 수 있는 대답이라곤 이것 밖에 없었습니다.

“살아 봐!”
“그게 정답이네요.”

그러고 보니, 아이 낳을 때가 생각납니다. 세상을 얻는 기분이었지요. 다시 그때의 기분으로 돌아가 사는 것도 자신을 다스리는데 도움 되겠지요?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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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함께하는 시간
[아버지의 자화상 38] 자장면과 짬뽕

“목욕탕 가자.”

아버지의 제의에 대한 아들의 반응은 여러 가지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반길 경우 아직 어리다는 반증이고, 보통이면 조금 큰 상황이며, 거부한다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시기라고 판단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아들이 성장 정도와 상관없이 흔쾌히 받아들인다면 아버지의 눈높이가 자식에게 맞춰져 이상적인 부모 교육을 실현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허나 그렇지 않다면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저도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이라 아직 판단할 처지는 아니지만 스스럼없는 부자지간이 되려고 노력 중인 아버지일 뿐입니다. 그나마 다행으로 여기는 게 있습니다.

“아빠, 우리 목욕 가요.”
“그러자.”

이런 상황이라 아직까진 긍정적 요소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 긍정 요소가 계속 이어지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아이들을 키운 아버지들께서는 “다 키워봐야 안다. 더 키워봐라.”하지만 가만히 앉아 크기만을 기다릴 순 없겠지요.

목욕 전 후 부자지간 교감 이루는 법

아버지들의 노력 중 하나는 목욕 전 후에 이뤄지는 교감을 들 수 있습니다. 그 교감은 서로의 때를 밀어주는 육체적 교감과 음식을 먹으면서 나누는 대화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이 방법을 간혹 이용하고 합니다.

“아들. 목욕하고 뭘 먹을까? 먹고 목욕탕 갈까?”
“아빠, 배고프니 먹고 가요.”

“어디로 갈까?”
“중국집으로 가요.”

목욕탕 가는 길에 중화요리 집에 먼저 들렀습니다. 여기에도 부자지간 대화거리는 있습니다.

“우리 뭘 먹지?”
“자장면. 짬뽕. 아빠, 우리 하나씩 시켜요. 나눠 먹게요.”


자장면이 주는 보너스 “아빠, 짱!”

자장면을 오른쪽으로 쓱쓱 비비고, 왼쪽으로 쓱쓱 비비던 녀석이 드디어 한 젓가락 들어 올려 입에 넣습니다. 짬뽕도 나눠주며 맛있게 먹는 자식 보는 아버지 입장에선 흐뭇하면서도 다소 걱정되기도 하지요.

“야, 안 뺐어 먹을 테니 천천히 먹어라. 그러다 얹힐라.”

다 먹은 후 입에 묻은 춘장을 보며 “입 좀 봐라, 잔뜩 묻었네?” 한 마디에도 녀석 즐거운 표정으로 씨익 웃으며 닦아내지요. 여기에서 추가할 말이 있습니다. 덤으로 보너스가 떨어지는 말입니다.

“자장면이 그렇게 맛있어?”
“예. 아빠 짱!”

이렇듯 자장면에도 부자지간 교감 순간이 속속 들어 있지요. 저도 어릴 적 목욕 후 아버지와 먹었던 자장면의 맛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게 자장면에 스민 부자지간의 추억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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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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