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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53

 

 

아마도 민심을 두려워한 모양입니다!

왠지 낯설지 않은 모습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주제는 권선징악이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선생님, 천 경장입니다.”
  “오랜만이야.”

 

  “선생님께서 휴대폰을 가지고 계시니 훨씬 편리한데요.”
  “그런가?”

 

  “저 선생님, 지난번에 부탁하신 일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점심시간에 맞춰 한 번 뵈었으면 합니다.”
  “응, 알았네. 그곳에서 보세.”

 

 

 천 경장이 얼마 전 서울로 발령이 나는 바람에 비상도와 수월하게 만날 수 있었다.

 전화를 끊은 비상도는 기분이 묘했다.

 

 

 어릴 적에 잃어 버렸다던 조천수 회장의 어린 아들 때문이었다. 왠지 낯설지 않은 모습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종업원이 아침밥을 방으로 들일까하고 물어왔지만 그는 차 한 잔으로 대신하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가 시간에 맞춰 약속장소로 나간 곳은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천 경장이 먼저 나와 있었다.

 

 

  “번번이 자네에게 폐를 끼쳐 미안해.”
  “선생님,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도와 드려야죠.”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마워.”
  “그런데 선생님, 다행히 조 회장님께서 선생님에 대한 고소 건을 취하하신 모양입니다.”

 

  “그런가?”
  “아마도 민심을 두려워한 모양입니다. 어차피 떠들어봐야 자신들의 치부만 드러날 것인지라…….”

 

  “그럴 수도 있겠어.”
  “그리고 조폭폭행건도 마무리가 된 것 같았습니다. 조 회장님 쪽에서 그들을 동원하려 했다는 사실이 탄로 날 것 같아 미리 손을 쓴 것 같습니다. 어차피 쌍방폭행으로 몰아가기에도 힘든 상황으로 본 것이죠.”

 

  “그건 그렇고 부탁한 일은 어찌 되었는가?”
  “제가 조회장의 측근을 통해 알아보았더니 어릴 적에 잃어버렸다는 그 아들의 오른쪽 어깨에 작은 점 세 개가 정삼각형으로 그려져 있다고 하였습니다.”

 

  “음.”

 

 

 비상도의 음성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어릴 적에 남재 형이 그것을 삼토성이라 한 적이있었다. 그것은 자신이 부모를 찾기 위한 유일한 징표였다. 그는 거울에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을 볼 때마다 그것을 기억하고 있을 부모를 애타게 그리워하곤 했었다.

 

 

  “이럴 수가…….”

 

 

 그는 마음속으로 몇 번이고 그 말을 되뇌었다.
 천 경장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말씀하신 김백일 의원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대표적인 친일인사인 김종태의 아들이었습니다. 현재 그의 아들은 한강대학교 이사장직을 맡고 있으며 미국시민권을 가진 이중국적자였습니다. 짐작컨대 군대를 회피할 목적으로 그곳 시민권을 취득한 것 같습니다.”
  “숙제를 너무 완벽하게 해 왔어.”

 

  “하지만 그는 현재 국방상임위 소속 국회의원이라 조심해야 할 겁니다. 워낙 인맥이 넓고 힘을 가진 사람입니다.”
  “알았네. 천 경장, 오늘은 내가 식사라도 대접해야 마음이 편안할 것 같으이.”

 

  “공무원이 접대 받았다고 나중에 혼쭐내는 것 아닙니까?”
  “그런가? 하하…….”

 

 

 식사를 한지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비상도는 마음이 착잡했다. 조 회장은 자신의 아버지가 분명했다. 그토록 부르고 싶었던 이름이었건만 지척에서 몰라본 것도 모자라 손찌검까지 한 자신이었다.   (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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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37

 

 

이 땅의 무수한 친일인사들이 얼굴을 드러내고
“잃고도 반성을 할 줄 모르니 또 잃을 수밖에”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권선징악을 주제로 하고 있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그는 침대에 드러누웠다. 지금 자신이 하는 일과 앞으로 하게 될 일은 형이나 스승님과의 일과는 별개라 생각했다. 물론 시작은 그곳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그것을 초월한 상태였다.

 

 

 두 분을 만나지 못했다면 결코 형성되지 않았을 가치관이긴 했지만 그는 이런 만남을 가지게 한 것이 운명이었으며 그 운명은 자신으로 하여금 이 같은 일을 하라는 임무이자 사명감 같은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 땅의 무수한 친일인사들이 얼굴을 드러내고 내가 또는 내 아비가 친일을 하였으니 그 일을 사죄한다는 말 한 마디 한 적이 있었던가.

 

 

 겨우 한다는 소리가

 

 

  “상황이 그러하였으니…….”

 

 

 말도 안 되는 궤변만 늘어놓기 일쑤였고 경제에 기여하였으니 애국자 운운 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책임일 수 있었다. 모두가 점잔을 빼고 그들의 술수에 침묵했다. 그냥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 여겼다. 따지는 사람이 없으니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했으니 미래의 일은 보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는 이치였다.

 

 

  “잃고도 반성을 할 줄 모르니 또 잃을 수밖에 없는… 이렇게라도 해야 하는 나를 훗날에 누구 한 사람쯤은 기억 해 주는 사람이 있을 테지.”

 

 

 조회장의 얼굴이 잠시 스치고 지나갔다. 잠시 뒤에는 벽에 걸린 아이의 사진이 떠올랐다.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인데…….”

 

 

 그러고 보면 조선일이란 이름도 어렴풋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이름인 것 같았다.

 

 

  “설마…….”

 

 

 그는 몇 번이고 고개를 흔들었다. 밤이 제법 깊었는데도 잠이 오지 않았다. 잠자리가 바뀐 탓도 있었지만 그 이름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는 자세를 고쳐 잡고 스승님께 편지를 적어 내려갔다. 조동해란 이름에 관해서였다. 자신이 남재 형의 손에 이끌려 산으로 올 때부터 가지고 온 이름인지 아니면 자신이 이름을 기억 하지 못한 것을 스승님께서 지어주신 것인지에 관해서였다.

 

 

 다음날 이른 아침에 성 여사가 문을 두드렸다. 첫새벽에 일어나 운동을 하는 습관이 밴 비상도가 상의를 벗고 있다가 그녀의 방문에 급히 겉옷을 걸쳤다.

 

 

  “쉰 명을 때려눕힌 스님 몸도 구경을 하고… 영광인데요.”
  “나이 탓인지 몸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한 삼십년은 당할 사람이 없겠는데요.”
  “그런데 이른 아침에 어쩐 일로?”


  “스님께서 갑갑해 하실 것 같아 바람도 쐬고 아침밥을 잘하는 식당에서 식사도 할 겸 해서요.”

 

 

 차가 서울을 벗어나 바닷길을 달리고 있었다.  (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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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편이 기대되네요.^^

    2013.11.17 20:31 신고

부부싸움 원인 카드 연체 독촉 전화

 

돈.

싫어하는 사람 있을까?
다만, 행복의 가치를 돈에 두는 게 아쉬울 뿐.

"형님, 점심 같이 해요. 시간 되면 모시러 갈게요."

후배는 자수성가하기까지 고생 숱하게 한 부지런하고 성실한 가장이었습니다.
또한 아내에게 그랜저를 선물로 안겼던 후배입니다.

저도 아내에게 종종,

“누구는 아내한테 그랜저 뽑아줬다더라.”

하고 비교 당하는 처지입니다.
그는 요즘 사업을 키워 고전 중입니다.
이런 후배에게 뭔 일 있는 게 분명했습니다. 가던 중 순순히 이실직고 하더군요.

“아내와 심하게 싸웠는데 어젯밤 풀었습니다. 제가 잘못했다고 빌었어요.”

아주 통 큰 결단이었습니다. 남자나 여자나 비는 거 쉽지 않거든요.
부부로 살다보면 자존심 싸움에서 샅바 잡기도 한 몫 단단히 합니다.
이 와중에 빌었으니 통 큰 결단이지요. 암요~^^

‘지는 것이 이긴 거’라는 말도 안 되는, 그러면서도 큰 삶의 이치인 거죠.


“부부싸움 후 서로 들어오면 들어오나 보다. 나가면 나가나 보다.
벌레 쳐다보는 것처럼 하고 말도 안했는데 부부는 역시 대화가 필요한 거 같아요. 이야기로 풀던 중 아내가 펑펑 울더라고요.”


한 이불 덮고 자는 부부가 싸웠다고 말 안하는 건 아주 멍청하고 위험한 일입니다.
그러다 큰 코 다칠 수 있거든요. 부부간 마음으로 이야기 하면 못 풀 게 없습니다.
볼 거 못 볼 거 다 본 처지에 그 놈의 자존심이 뭔 소용. 



“화해했더니 아침에 대접이 달라지대요.
밥도 먹던 말든 신경 안 쓰더니 아침밥 차려 놓고 기다리는 거 있죠. 기분 아주 좋대요.”

대접? 달라져야죠. 대접이라기보다 서로를 위한 마음이 낫겠군요.
그렇다 치고, 싸운 이유가 궁금하대요. 또 술술 풀더군요.

“사업 키우느라 대출 받아 건물 사고 기계까지 들였는데 여름이 비수기라 7, 8월에 직원들 월급도 밀렸거든요. 게다가 카드 값을 못 갚았더니 연체됐다고 자꾸 독촉 전화가 오는 거 있죠. 거기에 스트레스 많이 받았나 봐요. 저도 스트레스 팍팍 받았는데 아내는 어쨌겠어요.”

카드 독촉 전화로 인한 스트레스 장난 아닙니다.
시도 때도 없이 돈 갚아 라는 독촉 전화에 받아 본 사람들은 그 속을 알고도 남지요. ㅋㅋ...

후배의 이야기는 계속 되었습니다.

“제 각시는 안 그런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데요. 그동안 넉넉하게 살아 몰랐는데 부부싸움의 가장 큰 원인이 ‘돈’이대요. 돈만 많이 주면 그만이었던 것 같아요. 부부는 어려움을 함께 헤쳐 갈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여기에 실망했어요.”

살아 보니, 가정생활에서 모든 문제가 ‘돈’으로 귀결 되는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돈 필요하지요.

하지만 서로를 위하는 사랑과 배려가 뒷받침 되어야 행복한 가정생활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후배의 넋두리가 여기서 멈출 줄 알았는데 결론까지 착실하게 맺더군요.

이번에 알았어요. 제 아내도 돈 좋아하는 속물이란 걸. 속물 만족시켜 주려면 죽어라고 돈 버는 수밖에 없어요. 이제 가을이라 풀릴 기미가 보여요.”

말끝에 후배는 씁쓸한 웃음을 보였습니다.
속물은 현실이 만드는 것. 누굴 탓하겠어요.
어찌 보면 남편들의 비애일지도 모릅니다. 돈 갖다 주는 기계.

이게 어찌 남자뿐이겠습니까.
돈 벌어야 하는 각박한 세상 속으로 내 몰린 여자와 아내들도 많으니까.

여하튼 쉽지 않은 세상입니다.
냉정한 현실 앞에 굴하지 않고 살기 위해서는 자기를 곧추 세우는 노력이 필요한 듯합니다.

각박한 세상에 의지할 건 가족이요, 부부입니다.
서로 따뜻한 격려가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오늘 하루도 모두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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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갈 시간이라니까. 어서 일어나!”
늘보 딸이 아빠 사람 만드는구먼~^^

 

 

 

아침, 알람이 울려 퍼진다. 그리고 조용하다. 딸이 잠결에 껐다.
그렇지만 인기척이 없다. 할 수 없이 딸 방으로 간다.

“딸, 일어날 시간이다."

반응이 없다. 잠이 부족한 아이들인지라 1분 1초가 아쉽다. 얼굴을 보다가 속으로 ‘좀 더 자라’며 물러난다.

일어날 시간에서 5분이 지났다. 아직도 인기척이 없다. 
그러게 일어나지도 않을 알람은 왜 맞추고 자는지….

또 딸에게 간다. 목소리에 잔뜩 힘이 실린다.

 

“딸, 학교 갈 시간이야. 이러다 늦겠다.”
“알았어~, 아빠!”

 
거의 매일 반복되는 아침 일상이다.

간혹 알아서 일어나기도 하지만 시원하게 일어나는 일이 드물다. 
일찍 자야 일찍 일어난다 해도 ‘소귀에 경 읽기’다.
어떤 날은 잠자리에 들어서도 핸드폰하며 놀다가 들키기도 한다.

한 번은 8시에 일어나 후다닥 학교 가는 딸의 원망을 듣기도 했다.
이 때, 부녀지간 대화에 핏발이 서 있었다.

 

“아빠, 7시에 깨워야지 지금이 몇 시야.”
“너 일은 네가 알아서 해야지. 왜, 아빠한테 그래.”

“나 몰라. 학교 지각이다. 다 아빠 때문이야.”
“저것이~. 자기를 탓해야지, 왜 아빨 물고 늘어져.”

 

고성이 오간 후, 아침부터 기분 잡친다. 누굴 탓하고 원망하는 게 아닌, 그저 내뱉는 말인 줄 뻔히 알면서도 참지 못한 게 마음 아프다.
 
지난 금요일, 딸은 인상 찌푸리고 일어나며 그간 한 번도 않던 요구를 했다.

 

“아빠. 깨울 때 기분 좋게 깨울 수 없어?”

 

 ㅠㅠ~. 헉. 뭥미? 망치로 뒤통수 한 대 얻어맞은 기분. 
한 번 깨울 때 벌떡 일어나면 그런 일 없다.
몇 번씩 깨워야 일어나면서 무슨 할 말 있다고….

딸은 또 아침밥을 굶고 학교에 갔다. 빵이라도 들고 가면 좋으련만….

딸이 맨 먼저 나가고 나면 나머지 세 식구는 식탁에 앉아 여유로운 아침을 먹는다.
기분 좋게 깨워달라는 딸의 말이 생각나 정말 그럴까? 물었다.

 

“여보, 내가 사람 기분 나쁘게 깨워?”
“꼭 그렇다고 할 수 없지만 기분 좋지는 않지.”

 

참~나. 수긍해야 했다. 이왕이면 웃고 깨우고, 웃고 일어나면 서로 좋은 거다.
그렇다면 어떻게 깨워야 기분 좋게 깨울까? 어제 밤, 딸에게 물었다.

“물을 살짝살짝 뿌리던지, 냄비를 치던지. 아~, 이건 안 되겠고.
몸을 흔들어 깨우는 건 어때 아빠? 아니다. 강아지를 데려와 깨우는 게 제일 좋겠다.”

 

 

이 외에도 간지럼과 음악도 사용한다.
역시 최선의 방법은 아빠가 성질 죽이며 부드럽게 웃으면서 사랑스럽게 깨우는 것일 거다.

허허~, 늘보 딸이 뒤늦게 아빠 사람 만드는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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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아침밥을 해, 뭐 하러 결혼했대?”
남자도 밥 할 줄 알아야 한다던 어머니


“아침에 엄마가 감동했다”

어제 아침, 아내가 아이들에게 불쑥 던진 말이었습니다. 안 들은 척하며 귀를 쫑긋했습니다.

“아빠가 밥을 해놨지 뭐야. 실은 아빠가 엄마보다 밥을 더 잘한다. 엄마는 눈금에 맞춰 하는데도 밥이 별론데, 아빠는 손으로 대충 물을 맞춰도 잘한다. 거 신기하지?”

뭔 소린가 했습니다. 사실 남자가 아내를 제쳐두고 아침 밥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꼭 덜 떨어진 남자처럼 여겨지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간혹 아침밥을 짓고 있습니다. 아침밥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기 밥통에는 물 높이까지 맞추게 되어 있습니다.


“신랑이 아침밥 해놓고 각시를 깨운대요.”

“여보. ○○네 있잖아, 그 집에는 신랑이 아침 밥 지어 놓고 기다린대.”
“각시 두고 신랑이 아침밥을 해. 뭐 하러 결혼했대? 혼자 살지.”

“정말이라니깐. ○○네는 신랑이 새벽같이 일어나 아침 밥 해놓고 각시를 깨운대요.”
“남 핑계대지 말아, 그 집 가서 살던지. 신랑에게 별 걸 다 시키려고 안달이구먼.”

자초지종은 이렇습니다. 맞벌이 부부인 그들 가족은 보통 저녁 9시에 잠들어 새벽 5시에 일어나는데 늦게 퇴근하는 아내는 좀 더 늦게 일어난다나요. 하여, 남편이 아내를 위해 아침밥을 한다더군요.

아무리 그렇다 치더라도 ‘뭣 달린 남자가 어떻게?’ 자존심(?)이 일더군요. 아침은 아내가 따뜻하게 정성껏 차려주는 걸 먹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니까요.

남자도 밥 할 줄 알아야 한다던 어머니

그런데 저도 생각이 달라지더군요. 한 달 동안 자정이 되어서야 퇴근하는 아내를 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그래, 저녁 설거지를 하면서 밥을 해, 다음 날 아침 취사 버튼을 누르게 되었답니다. 다음 주까지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밥 짓는 법을 배운 건 어머니였습니다. 어머니는 “남자도 밥도 할 줄 알아야 한다”면서 “쌀을 씻어 손등에 까지 물을 맞춰 불을 지피면 된다”고 하셨지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한 밥을 지금까지 하고 있으니, 간혹이지만 경력이 무려 30년 가까이 되는군요. 아내의 작은 감동을 보니 어머니께 고마워해야겠습니다. 어머니의 자녀 교육철학이 이제야 빛(?)을 본 셈이나요?

그나저나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다 시킨다고, 남자 망신 제가 다 시켰나요? 사랑은 이런 것…?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손등으로 물을 맞춰 지은 밥입니다. 잡곡을 넣어야 하는데 그것까진 잘 안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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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yiybfafa.tistory.com BlogIcon 해피아름드리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은 사랑에 감동하죠^^
    저도 님의 팁에 다라서 한번쯤 시도해 봐야겠는걸요....

    2009.12.10 09: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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