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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만 먹고 어찌 사냐? 짜장 번개 어때요?”
자장면 앞에서 드러난 두 얼굴의 사나이, 왜?
자장면 면발, 꼬들꼬들 야들야들 술술 넘어가고
시뻘건 짬뽕 국물에 빠진 홍합이 일광욕하고…
[여수맛집] 전남대 여수캠퍼스 앞 자장면 집 - 거상





고놈, 맛 한 번 볼까?



와~따, 길다~~~



한 번 먹어 보더라고...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걸까?’



늘 따라 다니는 숙제입니다. 알쏭달쏭, 헷갈립니다. 쉬우면서 어렵습니다. 이럴 때 찾는 이들이 있습지요. 반복되는 일상서 일탈을 꿈꾸는 자들의 모임이랄까.


구성원은 딸랑 4명. “먹어야 산다!”는 명제 아래, 생일 등 특별한 날 번개로 만납니다. ‘밥만 먹고 살 수 없다’는 소주제에 따라 먹을거리의 다양성을 추구하지요.



언제 봐도 반갑고 즐거운, 스트레스 날리는 모임이 언제부턴가 뒤로 우선순위가 밀리데요. 먹고 살기 빡빡한 탓에 챙길 일들이 늘어난 때문이지요.


허나 이보다 더 큰 이유가 있습지요. 모임 자체가 번개 위주라 보니 대부분 선약에 밀리더군요. 그래 꾀를 낸 게 저녁식사 자리에서 점심으로 바꿨습니다. 이게 그나마 수월하대요. 그렇게 찾은 곳이 자장면 집입니다.



“짜장면 번개 어떠삼? 의견 남기삼!”



와우~, 대박. 단체 톡에 불났습니다. 즉각 “밥만 먹고 어찌 사냐? 신선하다”며 콜. 면발 좋아하는 지인들 완전 쾌재였습니다. 이렇게 찾은 곳이 최명락 교수(전남대 생명공학과)의 단골집. 그는 "자장면이 땡기는 날에는 과사무실서 일부러 걸어서 간다"고 합니다.


그곳는 전남대 여수캠퍼스 정문 앞에 있는 ‘거상’입니다. 평가가 좋아 세 번 연속 모였습니다. 우선 자장면 가격이 싸고 푸짐합니다. 찾는 손님이 꾸준하고, 맛이 좋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낮 모임이라 부담 없다는 게 매력입지요.




섞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단골인 교수님은 먹기도 전에 살짝 웃음부터...



거상 내부입니다...





자장면 밑반찬, 단무지와 양파 식초 칠까, 말까?



“뭐 시킬까?”



요거, 어딜 가나 고민입죠. 자장 번개인데도 막상 닥치니 망설여집니다. 먼저 자장과 짬뽕 사이에서 갈등입니다. 자장면도 “짜장면, 간짜장, 볶음짜장, 고추쟁반짜장, 삼선짜장”이 있습니다.


짬뽕도 “짬봉밥, 삼선짬뽕, 고추짬뽕”으로 나뉩니다. 메뉴 고르기부터 즐거운 비명입니다. 사람이 많다는 게 장점입니다. 따로따로 시켜 조금씩 맛볼 수 있으니까.



특이한 게 식당서 먹으면 500원 빼준다는 거. 자장면 배달하면 3,500원인데 식당서 먹으면 3,000원입지요. 보통 자장면 한 그릇이 5,000원이니까 이보다 저렴하지요.


“자장면 배달 아르바이트 일당 100,000원”이라 붙었더라고요. 저는 일단 오토바이를 못 타 알바는 물 건너갔고~. 이러니 식당에서 먹을 때 배달 비용 빼주는 게 맞습니다요. 주문은 갈 때마다 다릅니다만, 대개 이렇습니다.



“짜장 하나, 삼선 짜장 하나, 간 짜장 하나, 짬뽕 하나 주세요.”



밑반찬은 단무지, 양파, 배추김치 등. 단무지와 양파에 식초를 칠까, 말까? 어릴 때 자장면 많이 먹었지요. 특히 초등학교 졸업식 날 먹었던 자장면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삼삼합니다.


그러니까 옛 추억 살리려면 식초 쳐 먹는 게 향수를 자극하지 않을까 싶네요. 지금은 나이 먹어선지 되도록 덜 자극적인 걸 찾게 되더군요. 때론 자극적인 걸 찾긴 하지만.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식초 치는 여부는 “각자 취향에 따라 식성 껏 드시라”네요.




단무지와 양파에 식초를 쳐, 말어?



다 먹어 가는데 뒤늦게 나왔습니다. 그래야 이것도 맛보고...






자장면 면발, 꼬들꼬들 야들야들 술술 넘어가고



메뉴가 다르면 따로 따로 나옵니다. 요럴 때 간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하나가 도착했습니다. 콩과 깨가 송송. 기다리는 사이, 옆에서 자장면 비비는 구경에 나섭니다.


양손에 젓가락 하나씩 들고 면발 사이를 벌립니다. 허연 면발이 드러납니다. 면을 휘휘 휘어 젓습니다. 면발이 점차 검게 변해갑니다. 아시죠? 그 흐뭇함을. 침이 꼴까닥 넘어갑니다.



“성님, 말 좀 하고 드쇼!”



소리까지 내가며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 샘이 납니다. 지인 얼굴이 모든 걸 말해 줍니다. 무슨 일 있으면 금방 표시 나는, 그래서 얼굴만 봐도 금방 태가나는 지인은 그 자체가 ‘거짓말 탐지기’입니다.



정말이지 표정이 ‘짱’. 두 얼굴의 사나이입니다. 자장면 먹기 전과 후가 확연히 다릅니다. 어쩜, 인상 찌푸릴 때와 웃을 때 차이가 저렇게 다를까? 이렇게 밝고 예쁜 얼굴, 웃으면 좋으련만!





무표정한 얼굴이...



맛을 보더니...



음미까지 하더니...



활짝 폈습니다...



음, 그래 이 맛이야!






간자장이 나왔습니다. 삶은 달걀 반쪽에 깨 송송. 자장 양념이 따로 나왔습니다. 한 번에 탁 털어 붓고 섞습니다.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납니다. 젓가락을 푹 누른 후 면발을 들어 올립니다.


입에 쏙 자장면을 집어넣었습니다. 면발이 꼬들꼬들, 야들야들, 쫄깃쫄깃, 설설 녹습니다. 뭐 씹을 게 있어야 씹지요. 술보다 더 술술 넘어가는 듯합니다. 어, 조금 먹었는데 벌써 배가 부르다니….




간짜장입니다...



따로 먹는 자장도 괜찮지요...



언제 나온다냐? 한담이 이어집니다...



요거 비비는 맛이...





시뻘건 짬뽕 국물에 빠진 홍합이 일광욕하고…



드디어 짬뽕 대령입니다. 짬뽕은 먹으면서 땀 빼는데 제격이지요. 시뻘건 짬뽕 국물에 빠진 홍합. 푸짐한 홍합이 요염한 포즈로 일광욕하는 분위기입니다.


속으로 ‘홍합아, 소원이라면 너부터 맛있게 먹어줄게’ 하며 손으로 들고 속살을 뺍니다.



“짬뽕 국물 드셩!”



뻘건 국물에 눈독들이던 지인에게 그릇째 밉니다. 지난 밤, 술 꽤나 퍼 마신 거죠. 남자들, 끝 모르게 부어라 마셔라 하는 거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짬뽕 국물이 끝내 줍니다.



지난 2월 번개 때 지인이 웃음지었지요. 그래 계속 번개


어, 시원타~. 뜨거운데 시원하다고 하는 건 세월이 주는 미학이지요~^^




뻔히 다음 날, “내가 술 또 마시면 네 새끼다!”란 호언장담에도 언제 그랬냐는 듯, 마셔대는 걸 보면 말입지요. 술, 인류 최대 발명품 맞습니다요. 지인, 후루룩 마시더니 한 마디 말과 함께 그릇을 내밉니다.



“어~, 시원타!”



낮에 이어지는 2차가 어색합니다. 밤에는 술집 순례에 나설 텐데, 낮이라 찻집으로 직행합니다. 이런 모습 적응하기 힘듭니다. ‘거상’ 건너편 ‘별 다방’을 찾았습니다.


대학가 앞, 다방이 안겨주는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앗, 내부는 현대식입니다. 지인들과 오랜만의 추억 번개로 삶의 재충전입니다.




추억의 별다방...



씨뻘건 요 짬뽕, 해장에 딱이지요.


별다방 내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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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도 흰 머리가 났네. 흰머리가 많네!”
“서빙 하는 날 앉아서 고기 사 먹을 수 없잖아.”
“전혀 모르는 사람 이름으로 십만 원이 입금됐더라.”
추석 풍경과 아르바이트에 나선 딸, 부모 마음은?

 

 

 

 

아이들이 있어 분위기 삽니다.

 

 

 

추석 전날, 부모님 댁에 가족들이 모였습니다. 시부모님이 돌아가신 큰누나와 작은 누나 식구들까지 함께 모였습니다. 목사인 형은 미리 다녀간 관계로 공석. 누나 손자들까지 합류해 북적대니 명절답습니다. 덩달아 웃음꽃과 울음꽃이 피어납니다. 역시 아이들이 있어야 제 맛입니다.

 

 

바뀔 때도 되었건만 명절 모습은 어찌 그리 한결같은지. 여자들은 부침개, 나물, 생선 찜 등을 만드느라 정신없습니다. 남자들은 거실 TV 앞에 앉아 과일 등을 먹는 그림. 언제나 대하는 이러한 명절 모습, 남자로써 싫은데도 어찌 할 수 없는 노릇. 반란을 꿈꾸지만 찻잔 속일 뿐. 팔십 중반의 어머니께선 한쪽에서 배추김치 담을 준비에 한창입니다.

 

 

“어머니, 김치 제가 담을 게요.”

 

 

어머니는 웃으시면서 오십이 넘은 아들을 보시며 “그래라. 우리 아들이 담은 김치 한번 묵어보자!”하십니다. 그러면서 “배추를 꽉 짜 물 빼고 살살 버무리면 된다”고 훈수하십니다. 말 그대로 이미 준비된 파 등 야채와 갈아 놓은 고춧가루 등을 넣고 버무리기만 하면 되는 아주 쉬운 일입니다. 어머니가 다 해놓은 걸 손 안대고 코 푼 격이지요.

 

 

“우리 아들도 흰 머리가 났네. 어~ 흰머리가 많네.”

 

 

놀라움에 찬 목소리. 세월무상, 인생무상을 느끼셨던 걸까. 어머니께서 김치 버무리던 아들 머리를 무심코 바라 보셨나 봅니다. 그러다 발견한 아들의 흰머리가 어색하나 봅니다. 어릴 적, 아버지 어머니 흰머리 많이 뽑았지요. 물론 공짜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당 얼마인가를 받았지요. 요것도 쏠쏠한 효도 아르바이트였지요.

 

 

 

 

 

“저 7시까지 알바 가야 돼요.”

 

 

명절 음식 준비를 돕던 고등학교 2학년 딸, 밥 일찍 먹고 아르바이트가야 한다고 선전포고합니다. 예상대로 반발이 있었습니다. 아이들 큰고모가 눈을 크게 뜨고 놀라더니 그러더군요.

 

 

“고등학생이 공부안하고 알바 한다고?”

 

 

“토요일에만 아르바이트 한다”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지만 ‘제정신 아니’란 표정 역력합니다. 사실 딸이 고깃집 아르바이트에 나선지 한 달 조금 넘었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일하다가 어제부터 토요일만 하기로 했답니다. 왜냐면 디자이너가 꿈인 딸이 주 5일 미술학원에 다녀야 하기에 그만둬야 할 상황이었지요.

 

 

그런데 딸에 의하면 주인이 일 잘한다고 잡았답니다. 학원비도 보탤 겸 시간 쪼개 일하기로 했답니다. 기특합니다만, 지켜보는 아버지 입장에선 애가 탑니다. 그래도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고난도 헤쳐 나갈 힘이 있어야 하기에 묵묵히 지켜보는 중입니다. 딸이 아르바이트에 나서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다음은 두 달 전 상황입니다.

 

 

딸 : “치킨 집 홀 알바하면 안됨까? 깔깔~”
아내 : “최저 임금 줌?”


딸 : “ㅇㅇ 주는뎅. 밥도 줌!!! 제발.”
아내 : “안돼. 그럴 시간 있으면 책을 읽어서 마음의 양식을 채우렴 ㅋ”

 

 

 

 

 

어째야 할까? 아내 의견이 맞습니다. 하지만 험난한 세상 살아남는 방법을 배우는 게 좋겠다 싶었습니다. 저는 화초처럼 키우는 것보다 잡초처럼 자라는 게 낫다는 주의로 경험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그 중 살면서 편의점, 음식점, 주유소 아르바이트는 해봐야 삶의 쓴맛, 단맛을 맛볼 수 있다 여겼습니다. 흔쾌히 그랬지요.

 

 

“하고픔 해라!”

 

 

한 마디로 정리되었습니다. 지난 8월 말, 뒤늦게 자리를 구한 딸의 아르바이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주말 저녁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일하며, 임금은 시간 당 6천원. 손님 있을 때와 없을 때 근무시간이 유동적인 형태였습니다. 88만 원 세대의 고달픈 삶은 보는 듯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딸이 애교를 피우며 다가왔습니다.

 

 

“아빠. 나 수요일에 빨리 끝나는데, 시간 나?”
“우리 딸이 시간 내라면 없어도 일부러라도 내야지. 왜?”


“나 알바 집 서빙 하느라 고기 맛을 아직 못 봤어. 어떤 맛인지 먹고 싶어.”
“그랬구나. 아빠랑 삼겹살 데이트 하자.”

 

 

2주 전, 딸과의 고기 데이트는 다른 때와 달랐습니다. 앉아서 서빙 받는 게 적응 안 돼 어색하다대요. 주방 이모 등에게 인사도 않고 의자에 앉아 있는 자세 또한 안절부절. 딸에게 “오늘은 알바생이 아니고 손님이니 어색해 말라”며 당당함을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주방 이모 등 식구들에게 스스럼없이 인사하고 오길 당부했습니다. 그 후부터 편하게 앉더군요.

 

 

 

- 딸, 알바는 할만 해?
“엉. 계속 서서 일하느라 다리가 아파. 저번에 끝날 시간이 다 됐는데, 단체 손님이 와서 3시에 끝났어. 그런 게 짜증 나.”

 

 

- 힘들었겠구나. 서빙은 몇 명이 해?
“세 명. 한 명은 대학생 언니고, 한 명은 나랑 동갑이야.”

 

 

- 동갑? 네 친구들도 알바 많이들 하나 봐?
“엉, 많아. 일하기 편한 편의점이 제일 많고, 다음이 음식점이야.”

 

 

- 알바는 어떻게 구했어?
“친구한테 소개받았어.”

 

 

- 일은 잘해?
“대학생 언니랑 같이 서빙하면 편해. 언니가 일을 잘하거든. 그 언니가 나보고 서빙 잘한데.”

 

 

- 알바는 언제까지 할 거야?
“9월 한 달만 할래. 앞으로 미술 학원 다니면서 공부까지 하려면 시간이 부족할 거 같아.”

 

 

- 알바 한 달만 한다고 말했어?
“아직. 오늘 가서 말하려고. 알바생 빨리 구해야 하잖아. 고기 먹기 전에 말할까, 다 먹고 나서 말할까? 그게 제일 고민이야.”

 

 

- 나올 때 말하는 게 좋겠는데. 어쩌다 고기 맛을 아직 못 봤을까?
“돈 받고 파는 걸 그냥 공자로 주겠어. 그렇다고 서빙 하는 날 앉아서 고기 사 먹을 수 없잖아. 그래서 아빠랑 고기 먹자 한 거야.”

 

 

 

 

 

그 후, 지인과 딸이 일하는 곳에 들렀습니다.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했기에. 딸과 아는 척 않기로 하고, 눈빛만 교환키로 했습니다. 조용히 지켜 본 딸은 쭈뼛쭈뼛했습니다. 성에 차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한다고 하는 모습이 대견했습니다. 경험이 쌓이다 보면 자연스레 당당하게 될 날이 오겠지요.

 

 

“전혀 모르는 사람 이름으로 십만 원이 입금됐더라. 누굴까?”

 

 

추석 연휴 첫날, 은행에 들렀던 아내가 의아해했습니다. 알고 보니, 딸이 8월에 이틀 일했던 임금이었습니다. 살다 살다 이런 날이 올 줄이야. 26일, 20여명의 식구들이 둘러 앉아 저녁 밥 먹는 중, 후다닥 밥을 먹은 딸이 일어났습니다. 아내까지 덩달아 일어났습니다. 알바 장소에 데려다 준다나. 나갔다 온 아내는 나눠 줄 음식을 싸느라 바빴습니다. 밤이 깊어가자 가족들이 흩어졌습니다. 저희도 길을 나섰습니다.

 

 

“여보, 우리 딸 알바 하는 곳으로 지나가게. 딸 데려다 줄 때는 세 테이블 있었는데, 손님이 얼마나 늘었는지 궁금하네.”

 

 

나만의 생각이었을까. 명절 전날 손님이 없을 듯한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손님이 바글바글. 아내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한 마디 날렸습니다. 이심전심이었습니다.

 

 

“손님이 많아 우리 딸 고생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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