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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도 흰 머리가 났네. 흰머리가 많네!”
“서빙 하는 날 앉아서 고기 사 먹을 수 없잖아.”
“전혀 모르는 사람 이름으로 십만 원이 입금됐더라.”
추석 풍경과 아르바이트에 나선 딸, 부모 마음은?

 

 

 

 

아이들이 있어 분위기 삽니다.

 

 

 

추석 전날, 부모님 댁에 가족들이 모였습니다. 시부모님이 돌아가신 큰누나와 작은 누나 식구들까지 함께 모였습니다. 목사인 형은 미리 다녀간 관계로 공석. 누나 손자들까지 합류해 북적대니 명절답습니다. 덩달아 웃음꽃과 울음꽃이 피어납니다. 역시 아이들이 있어야 제 맛입니다.

 

 

바뀔 때도 되었건만 명절 모습은 어찌 그리 한결같은지. 여자들은 부침개, 나물, 생선 찜 등을 만드느라 정신없습니다. 남자들은 거실 TV 앞에 앉아 과일 등을 먹는 그림. 언제나 대하는 이러한 명절 모습, 남자로써 싫은데도 어찌 할 수 없는 노릇. 반란을 꿈꾸지만 찻잔 속일 뿐. 팔십 중반의 어머니께선 한쪽에서 배추김치 담을 준비에 한창입니다.

 

 

“어머니, 김치 제가 담을 게요.”

 

 

어머니는 웃으시면서 오십이 넘은 아들을 보시며 “그래라. 우리 아들이 담은 김치 한번 묵어보자!”하십니다. 그러면서 “배추를 꽉 짜 물 빼고 살살 버무리면 된다”고 훈수하십니다. 말 그대로 이미 준비된 파 등 야채와 갈아 놓은 고춧가루 등을 넣고 버무리기만 하면 되는 아주 쉬운 일입니다. 어머니가 다 해놓은 걸 손 안대고 코 푼 격이지요.

 

 

“우리 아들도 흰 머리가 났네. 어~ 흰머리가 많네.”

 

 

놀라움에 찬 목소리. 세월무상, 인생무상을 느끼셨던 걸까. 어머니께서 김치 버무리던 아들 머리를 무심코 바라 보셨나 봅니다. 그러다 발견한 아들의 흰머리가 어색하나 봅니다. 어릴 적, 아버지 어머니 흰머리 많이 뽑았지요. 물론 공짜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당 얼마인가를 받았지요. 요것도 쏠쏠한 효도 아르바이트였지요.

 

 

 

 

 

“저 7시까지 알바 가야 돼요.”

 

 

명절 음식 준비를 돕던 고등학교 2학년 딸, 밥 일찍 먹고 아르바이트가야 한다고 선전포고합니다. 예상대로 반발이 있었습니다. 아이들 큰고모가 눈을 크게 뜨고 놀라더니 그러더군요.

 

 

“고등학생이 공부안하고 알바 한다고?”

 

 

“토요일에만 아르바이트 한다”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지만 ‘제정신 아니’란 표정 역력합니다. 사실 딸이 고깃집 아르바이트에 나선지 한 달 조금 넘었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일하다가 어제부터 토요일만 하기로 했답니다. 왜냐면 디자이너가 꿈인 딸이 주 5일 미술학원에 다녀야 하기에 그만둬야 할 상황이었지요.

 

 

그런데 딸에 의하면 주인이 일 잘한다고 잡았답니다. 학원비도 보탤 겸 시간 쪼개 일하기로 했답니다. 기특합니다만, 지켜보는 아버지 입장에선 애가 탑니다. 그래도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고난도 헤쳐 나갈 힘이 있어야 하기에 묵묵히 지켜보는 중입니다. 딸이 아르바이트에 나서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다음은 두 달 전 상황입니다.

 

 

딸 : “치킨 집 홀 알바하면 안됨까? 깔깔~”
아내 : “최저 임금 줌?”


딸 : “ㅇㅇ 주는뎅. 밥도 줌!!! 제발.”
아내 : “안돼. 그럴 시간 있으면 책을 읽어서 마음의 양식을 채우렴 ㅋ”

 

 

 

 

 

어째야 할까? 아내 의견이 맞습니다. 하지만 험난한 세상 살아남는 방법을 배우는 게 좋겠다 싶었습니다. 저는 화초처럼 키우는 것보다 잡초처럼 자라는 게 낫다는 주의로 경험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그 중 살면서 편의점, 음식점, 주유소 아르바이트는 해봐야 삶의 쓴맛, 단맛을 맛볼 수 있다 여겼습니다. 흔쾌히 그랬지요.

 

 

“하고픔 해라!”

 

 

한 마디로 정리되었습니다. 지난 8월 말, 뒤늦게 자리를 구한 딸의 아르바이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주말 저녁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일하며, 임금은 시간 당 6천원. 손님 있을 때와 없을 때 근무시간이 유동적인 형태였습니다. 88만 원 세대의 고달픈 삶은 보는 듯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딸이 애교를 피우며 다가왔습니다.

 

 

“아빠. 나 수요일에 빨리 끝나는데, 시간 나?”
“우리 딸이 시간 내라면 없어도 일부러라도 내야지. 왜?”


“나 알바 집 서빙 하느라 고기 맛을 아직 못 봤어. 어떤 맛인지 먹고 싶어.”
“그랬구나. 아빠랑 삼겹살 데이트 하자.”

 

 

2주 전, 딸과의 고기 데이트는 다른 때와 달랐습니다. 앉아서 서빙 받는 게 적응 안 돼 어색하다대요. 주방 이모 등에게 인사도 않고 의자에 앉아 있는 자세 또한 안절부절. 딸에게 “오늘은 알바생이 아니고 손님이니 어색해 말라”며 당당함을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주방 이모 등 식구들에게 스스럼없이 인사하고 오길 당부했습니다. 그 후부터 편하게 앉더군요.

 

 

 

- 딸, 알바는 할만 해?
“엉. 계속 서서 일하느라 다리가 아파. 저번에 끝날 시간이 다 됐는데, 단체 손님이 와서 3시에 끝났어. 그런 게 짜증 나.”

 

 

- 힘들었겠구나. 서빙은 몇 명이 해?
“세 명. 한 명은 대학생 언니고, 한 명은 나랑 동갑이야.”

 

 

- 동갑? 네 친구들도 알바 많이들 하나 봐?
“엉, 많아. 일하기 편한 편의점이 제일 많고, 다음이 음식점이야.”

 

 

- 알바는 어떻게 구했어?
“친구한테 소개받았어.”

 

 

- 일은 잘해?
“대학생 언니랑 같이 서빙하면 편해. 언니가 일을 잘하거든. 그 언니가 나보고 서빙 잘한데.”

 

 

- 알바는 언제까지 할 거야?
“9월 한 달만 할래. 앞으로 미술 학원 다니면서 공부까지 하려면 시간이 부족할 거 같아.”

 

 

- 알바 한 달만 한다고 말했어?
“아직. 오늘 가서 말하려고. 알바생 빨리 구해야 하잖아. 고기 먹기 전에 말할까, 다 먹고 나서 말할까? 그게 제일 고민이야.”

 

 

- 나올 때 말하는 게 좋겠는데. 어쩌다 고기 맛을 아직 못 봤을까?
“돈 받고 파는 걸 그냥 공자로 주겠어. 그렇다고 서빙 하는 날 앉아서 고기 사 먹을 수 없잖아. 그래서 아빠랑 고기 먹자 한 거야.”

 

 

 

 

 

그 후, 지인과 딸이 일하는 곳에 들렀습니다.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했기에. 딸과 아는 척 않기로 하고, 눈빛만 교환키로 했습니다. 조용히 지켜 본 딸은 쭈뼛쭈뼛했습니다. 성에 차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한다고 하는 모습이 대견했습니다. 경험이 쌓이다 보면 자연스레 당당하게 될 날이 오겠지요.

 

 

“전혀 모르는 사람 이름으로 십만 원이 입금됐더라. 누굴까?”

 

 

추석 연휴 첫날, 은행에 들렀던 아내가 의아해했습니다. 알고 보니, 딸이 8월에 이틀 일했던 임금이었습니다. 살다 살다 이런 날이 올 줄이야. 26일, 20여명의 식구들이 둘러 앉아 저녁 밥 먹는 중, 후다닥 밥을 먹은 딸이 일어났습니다. 아내까지 덩달아 일어났습니다. 알바 장소에 데려다 준다나. 나갔다 온 아내는 나눠 줄 음식을 싸느라 바빴습니다. 밤이 깊어가자 가족들이 흩어졌습니다. 저희도 길을 나섰습니다.

 

 

“여보, 우리 딸 알바 하는 곳으로 지나가게. 딸 데려다 줄 때는 세 테이블 있었는데, 손님이 얼마나 늘었는지 궁금하네.”

 

 

나만의 생각이었을까. 명절 전날 손님이 없을 듯한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손님이 바글바글. 아내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한 마디 날렸습니다. 이심전심이었습니다.

 

 

“손님이 많아 우리 딸 고생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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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개용 두부, 순두부, 콩나물 사다줄 수 있어요?”
저녁 먹고 집에 간다, 양해 못 구한 게 미안하고
아내 영역 확장 본능에 작아만 가는 수컷의 비애

 

 

여수시 돌산읍 군내리에 자리한 은적사 입구입니다.

 

 

 

 

“당신, 같이 걸을 겨?”

“아니오. 다녀오세요.”

 

 

걷기와 힐링이 필요했습니다. 아내의 양보.

 

대신, 여수 갯가길이 처음이라는 지인과 같이 걷기로 했습니다.

 

어떤 코스로 가면 잘 걸었다 소문날까.

머릿속으로 움직일 동선을 그렸습니다.

 

 

“절집에서 점심 공양하고 걷는 거 어때요?”
“절밥 먹어본 지 오래네. 어느 절인데?”


“돌산 은적사. 스님과 통화했어요.”
“거 좋지.”

 

 

여수시 돌산읍 군내리 은적사 인근에 다다르자 청아한 목탁소리와 스님의 염불소리가 산속에 울려 퍼져 적막을 깨뜨리고 있었습니다.

 

핏빛 동백꽃이 방긋 웃으며 나그네를 반겼습니다. 미소로 답했습니다.

 

 

 

열정을 가득 담은 핏빛 동백입니다.

 

 

 

염불이 끝난 주지스님과 마주했습니다.

 

 

“스님, 미얀마 수행에서 언제 돌아오셨어요?”
“좀 됐어. 오늘은 49제가 있어 좀 바뻐.”

 

 

공양 후, 아니온 듯 가라는 눈치였습니다.

 

그렇지요. 우리 삶은 나그네 자체지요.

살짝 왔다 훌쩍 떠나는 나그네.

 

그래도 아쉬웠습니다.

녹차도 한 잔 해야 하는데….

 

 

3월 개장을 준비 중인 여수 갯가길 2코스(돌산 무술목~방죽포해수욕장) 중, 돌산 계동~두문포를 둘러보았습니다.

 

역시, 자연은 나그네를 따뜻하게 안아주었습니다.

 

 

 

여수 갯가길에 함께 했던 지인, 포스가 장난 아닙니다.

 

 

 

오후 4시쯤, 집으로 가다말고...

지인과 참치 집에 자리 잡았습니다.

 

이를 어찌 알았을까,

아내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들어올 때 생협 매장에서 감자 칼국수, 찌개용 두부, 순두부, 콩나물 사다 줄 수 있어요?”

 

 

새지 말고 들어오라는 당부가 포함된, 의향을 묻는 질문형 문자.

그렇더라도 ‘헐~’이었습니다.

그동안 이런 부탁은 없었습니다.

 

 

하여, 그저 애교(?)로 여겼더이다.

가족이 먹을 걸 사가는 것도 좋으니까.

 

근데,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일단, 침묵. 아내가 보낸 다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감자 칼국수, 찌개용 두부, 순두부, 콩나물, 액상스프, 유정란이 필요하옵니다.”

 

 

아내의 황당한(?) 문자 메시지였습니다.

지인에게 아내의 요구사항을 호기롭게 말했더니, 씩 웃더군요.

웃음 속에는 나이 들어가는 남편의 어쩔 수 없는 입장을 이해한다는 암묵적 동질감이 들어 있었습니다.

 

 

처음 문자에 답이 없자, 아내는 'OK'사인으로 읽었나 봅니다.

간장과 계란이 추가된 걸 보니.

 

 

 

 

아내의 문자...

 

 

 

재밌는 건, 문자 끝의 ‘~옵니다’체였습니다.

 

그 속에는 웃음이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또한 부부만이 공감하는 언어로 해석하면 웃음 속에는 ‘당신 사 올 거지?’란 의미가 녹아 있었습니다.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맛있는 요리를 행복한 마음으로 준비하려는 아내의 요구.

 

이를 어쩐다?

문자 받기전, ‘저녁 먹고 집에 간다’고 양해를 못 구한 게 무척 미안했습니다.

빨리 아내의 기대(?)를 포기시켜야 했습니다.

 

 

“못함. 삼치 먹으러 옴….”

 

 

남편 답신에 대한 아내의 문자는 아주 간단했습니다.

 

 

“허걱!”

 

 

정말 ‘허걱’입니다.

그동안 넘나들지 않았던 요리 재료까지 사 오라는 여자의 영역 확장 본능(?) 앞에서 작아만 가는 수컷 남자의 비애(?)가 잠깐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아내의 사랑스런 문자가 좋았습니다. 에구에구~^^.

 

여보, 미안 혀! 그리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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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들은 딸의 이런 모습에 꼴까닥 넘어가지요!

 

 

 

집 근처 초등학교에 갔더군요.

 

 

 

 

“아빠 친구들이랑 집에 가도 돼?”

 

중학교 3학년인 딸의 문자 메시지입니다.

 

 

“아니, 주말에 오라고 해.”

 

 

식구들이 저녁 먹는데 딸이 왔습니다.

딸은 “아~, 배부르다”하며 얼쩡거립니다.

 

평소 같으면 방으로 들어가 군말 없이 핸드폰 보고 있을 텐데, 오늘 따라 잔소리가 많습니다.

 

눈치 빠른 아내, 한 마디 합니다.

 

 

엄마 : “친구들 집 밖에 세워 두면 어떡해. 어서 들어오라고 해.”


딸 : “엄마, 친구들 밖에 있는 줄 어찌 알았어. 우리 엄마 귀신이네, 귀신. 아빠 친구들 들어오라 할까?"


아빠 : “집 앞까지 왔으면 같이 들어와야지, 친구들만 밖에 세워 뒀어?”


딸 : “얘들아, 들어와.”

 

 

저녁은 친구들끼리 사먹고 왔답니다.

딸 친구들과 방으로 문 닫고 들어가더니 시끌시끌합니다.

 

 

남편 : “저것들이 방에서 뭐한대?”
아내 : “보면 몰라? 며칠 전에 하복 찾고 난리더니, 또 작당을 하네.”

 

 

예비 숙녀들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게 분명합니다.

이윽고 문 열고 나와 왔다 갔다 어지럽습니다.

얼굴 등에 무엇인가 칠했는데 가관입니다.

 

 

남편 : “저건 또 뭐야?”


아내 : “변장했잖아. 귀신 변장. 이번에는 또 누굴 놀래키려고 저리 분장을 했을까. 나 둬요. 다 한 때니까.”


아들 : “누나, 나도 해 줘.”


딸 : “안 돼. 너는 여자 교복이 없잖아.”

 

 

딸, 가까이 와선 몸을 비틀며 코맹맹이 소리로 아양을 떱니다.

아빠들은 딸의 이런 모습에 꼴까닥 넘어가지요.

 

 

“아빠 카메라 좀 빌려 주면 안 돼?”
“뭐 하시려고 그럴까?”
“그냥 좀 빌려 줘.”

 

 

단번에 허락하면 재미없지요.

“안 돼”하고 한 번 세게 튕겼습니다.

 

딸, 바로 물러섭니다.

에이~, 한 번에 물러날 줄이야. 겸연쩍습니다.

시무룩한 딸 등에 대고 말합니다.

 

 

“이거 조심히 써라.”

 

 

시무룩하던 아이들, 단박에 얼굴이 확 폅니다.

그러고 나가 두 시간 만에 들어 온 아이들 사진을 다운 받아 달랍니다.

 

 

사진 봤더니, 헉~^^.

아니, 이것들이 지금 뭐하는 시츄에이션~.

 

요즘 아이들은 예전과 확실히 다른 별종이나 봅니다.

중학교 하복 이제 입지 않는다고 퍼포먼스를 했네요. 저것들을~.

 

 

딸 사진만 보세요! ㅋㅋㅋ~^^.


 

 

귀신 분장한 아이들, 나름 상황 연출을 했더군요.

  조신하게 있넹~^^

귀신이냣! 

일부러 흔들리게 찍었다는 녀석들...

이 분장, 재밌는 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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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갖고 마중 나오라 했으면 나왔을까?”

 

 

 

아내가 보내온 문자. 딸 안경 맞추다 속터져...

 

 

 

비가 오락가락합니다.

 

 

“아빠에게 우산 갖고 정류장으로 마중 나오라 했으면 나왔을까?”

 

 

중학교 3학년인 사랑스런 딸, 집에 들어오면서 의미심장한 물음을 던졌습니다.

교복은 젖어 있었습니다.

 

사연인 즉, 버스에 내렸는데 어떤 학생은 엄마가 정류장에 우산을 들고 나왔더랍니다. 그게 부러웠는데 참았다나요. 하여, 냉정한(?) 아빠에게 묻고 싶더랍니다.

 

 

누구나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아련하고 그리운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지요.

지금도 비오는 날이면 초등학교로 우산 들고 가는 엄마들 종종 보이대요.

 

저희 부부는 그걸 못했습니다.

맞벌이 한다는 핑계로. 아이들에게 참 미안할 뿐입니다.

 

 

“우산 가지고 마중 오라 전화했으면 나왔을까?”

 

 

이 질문에 “물론, 아빠가 있다면 나가지”라고 답했습니다.

이유는 딸의 애교 섞인 투정이 무척 반가워서입니다.

 

딸이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동생과 싸울 때에는 “아빠는 항상 누나편이더라.”는 편파 판정으로 아들의 원망을 듣기도 합니다.

 

 

아이들 크는 걸 보면 흐뭇하다가도 걱정스럽습니다.

아들은 그렇지 않은데 딸은 대하기가 조심스럽습니다.

 

남녀 차이이긴 허나, 더 큰 이유는 주위에 딸과 10여 년간 말 한 마디 섞지 못한 아빠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유도 모른 채, 딸이 초등학교 6학년일 때부터 대학 3학년 때까지 투명인간 아빠 취급을 받았다. 그 전에는 딸과 뽀뽀하고 안으며 부러운 부녀지간으로 지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투명 아빠 취급을 받으니 미치고 환장하겠더라. 투명 인간 취급은 딸이 대학 4학년 때 풀렸다.”

 

 

이 말을 들은 후, 딸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아버지와 딸로 가깝게 지내면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한 인격체로 대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힘듭니다.

 

아내와 딸의 힘겨루기가 시시때때로 이뤄지기에 어느 편을 들어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어제 밤, 아내에게서 문자메시지가 왔습니다.

 

 

“딸래미 안경 맞춰주다 속 터져서 죽는 줄 알았네.
시력은 더 나빠졌구만.
패션인 줄 알고 짜증나서 한 대 패주고 싶은 걸 간신히 참았네욤.“

 

“이 사진은 아빠 전송용 인증샷.
여기까지는 괜찮았는데 (안경)테 고르다 미치는 줄 알았음. ㅠㅠ~“

 

 

그래도 안경 잘 맞추고 왔으니 다행입니다.

여기서 생각한 게 있습니다.

 

아내와 딸이 힘겨루기 할 때 누구 편을 들었지? 제 경우 이렇습니다.

아들과 딸이 싸울 땐 항상 딸 편입니다.

 

하지만, 아내와 딸 여자들끼리 다툴 땐 중립입니다.

 

이유요? 그래야 뒤탈이 없거든요. ㅋㅋ~^^ 여지는 알쏭달쏭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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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닭살 부부, 이렇게 사랑하는구나~

 

 

 

 


“내 물건을 숨기면 되겠어?”

 

 

ㅋㅋㅋㅋ~.

 

역시, 닭살 부부는 <달라도 ‘너무~’ 달랐>습니다.

 

이런 말은 보통 화를 내기 쉽습니다.

또 차분하더라도 상대를 비난하는 힐책 성격이 짙습니다.

 

하지만 지인은 싱글 생글 웃어가며 말했습니다.

여기에는 사실 ‘구렁이 담 넘어가는 것’처럼 중년의 여유로움도 묻어났습니다.

 

 

지인 부부 이야기의 자초지종은 이렇습니다.

 

수영, 헬스, 골프, 걷기 등을 즐기는 지인은 체력 저하를 대비해 꾸준히 운동합니다.

앞으로 남은 세월 견딜 체력을 쌓는 게지요.

 

그런데 수영장에 가려는데 수영복이 없더랍니다.

아내가 수영복을 숨긴 걸 직감적으로 알았다나요.

 

그래, 수영복을 새로 산 후 보란 듯이 입고 수영을 즐겼답니다.

이야기를 함께 듣던 제 아내, 한소리 하대요.

 

 

“우리 남편 같으면 화를 냈을 텐데, 알아서 사 입고 가셨다니 대단하네요.”

 

 

제 아내요? 사람이 있건 없건 이렇게 비교합니다.

그것도 아닌 척, 웃으면서 능청스레 신랑 욕하는 걸 보면 단수가 보통 아닙니다.

다시 본론으로 가지요.

 

지인 부부입니다.

 

 

중년의 닭살 부부, 이렇게 사랑하는구나~

 

 

“수영복 사건 후 또 골프 가려는데 준비물 가방이 또 사라졌다”

 

 

군소리 없이 신발 등은 헌 것을 챙기고 골프장에 가면서 모자만 새로 샀다나요.

물건이 갑자기 사라진 게 두 번인 셈입니다.

아내에게 당한(?) 지인의 솔직 담백한 소감이 놀라웠습니다.

 

 

“우리 각시가 왜 틀어졌을까? 오십이 넘은 각시가 아직도 남편에게 투정 부리는 걸 보면 그 자체로 엄청 깜찍하대. 이렇게 애교 피우는 아내가 난 늘 사랑스럽더라고.“

 

 

이에 대한 형수의 해명은 이러했습니다.

 

 

“이틀 연달아 잡혀 있는 골프 스케줄 중 하나를 문자로 보고하지 않은 거야. 보고를 제대로 해야지~ 잉!”

 

 

남편이 보고를 남편이 깜빡 잊었다나요.

살던 대로, 하던 대로 안한 남편 잘못이죠, 뭐.

 

웃으면서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어가는 지인 부부를 보니 부럽더라고요.

50이 넘은 중년의 사랑도 이렇게 아름답구나 했지요.

 

 

 

 

 

아내의 애교, ‘끔찍’과 ‘깜찍’의 차이 3가지

 

 

지인 부부 이야기를 들으며 애교 피우는 아내의 ‘끔찍’‘깜찍’ 차이를 생각했습니다.

 

제 마음대로 아내의 애교, ‘끔찍’과 ‘깜찍’의 차이 3가지를 꼽아보았습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1. 남편이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깜찍. 아니면 끔찍.
2. 아내의 애교가 적당하면 깜찍. 과하면 끔찍.
3. 아내가 사랑을 담고 표현하면 깜찍. 마음이 없으면 끔찍.

 

 

‘끔찍’과 ‘깜찍’ 사이에는 남편의 ‘넓은 아량’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랑에 대한 이해가 동반되지 않으면 모두가 귀찮고 짜증나는 일일 테니까.

또 아내의 애교 섞인 투정이 넘쳐 ‘잔소리’가 될 때 도를 넘는다 보면 맞을 겁니다.

 

그러고 보면 ‘적당’이란 말 참 무섭습니다.

세상살이에서 ‘적당히’를 알면 누구나 도인 될 것 같지 않나요?

 

아내들이여, 오늘 밤 남편을 향해 적당한 애교로 신랑의 마음 살살 녹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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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아무 말 않니?”…“아무 말 안하겠어?”
“미술학원 다니고 싶어~. 엄마는 허락했는데~.”

 

 

 

 

 

 

 

 

 

“삼겹살 먹을래? 그 식당에서….”

 

 

아이들과 번개팅은 버스 안에서 보내는 늘 이런 문자메시지로 시작됩니다.

중학생인 딸과 아들 녀석과 대화가 줄어들다 보니 이야기를 하려면 이렇게라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과 점점 더 멀어질까봐 가까워지기 위한 아버지의 처절한 몸부림인 셈입니다.

 

 

아이들과 번개팅은 매번 아내가 없을 때 이뤄집니다.

아내의 부재 사유는 출장이나, 회의, 야근 등입니다. 아내가 있을 때에는 이야기가 얘들 엄마에게 집중되다 보니 아내가 없을 때 편법으로 삼겹살 데이트를 즐기는 겁니다. 그래야 아빠와 아이들 간 속 이야기가 술술 풀리니까.

 

 

“아빠, 나는 콜.”

 

 

딸이 즉각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아들은 묵묵부답. 마냥 기다릴 수만 없어, 아들이 없더라도 딸과 둘이서 삼겹살 파티를 결행하기로 했습니다. 다행이 아들과 뒤늦게 연락이 돼 셋이 모였습니다. 삼겹살 3인분 주문이 나가고 아이들이 재잘댑니다.

 

 

 

 

 

 

 

“집에서 아무 말 않니?”…“아무 말 안하겠어?”

 

 

“아빠, 나 미술학원 다니면 안 돼?”
“네가 받은 세배 돈으로 다녀라.”

 

 

딸이 애교 작전을 펼칩니다.

세배 돈이 이미 거덜 난 딸이 애교 작전을 펼칩니다. 딸의 애교 필살기에 마음이 풀립니다. 대신, “왜 미술학원을 다녀야 하는지, 아빠를 설득해 봐”라고 한 발 물러섰습니다. 딸의 설명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데, 디자인을 하려면 그림을 잘 그려야 해.”

 

 

‘하는 거 봐서’란 대답을 내뱉으려다 다시 주워 삼킵니다. 딸이 무안할까봐. 그렇지만 쉽게 허락하면 교육 효과가 떨어질 거란 걸 알기에 뜸을 들입니다. 그러는 사이, 주문했던 녹차가루를 품은 삼겹살이 나왔습니다. 주인장, 웃으며 대견하다는 듯, 한 마디 건넵니다.

 

 

“또 딸이 삼겹살 구울 거지? 딸을 참 잘 키웠어요.”

 

 

딸이 삼겹살과 마늘, 양파, 버섯 등을 차례로 불판에 올립니다.

그런데 딸 잘 키웠다는 말 처음 듣습니다. 방학과 동시에 염색하는 딸. 자기가 입고 싶은 요상한(?) 옷은 기필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고 마는 딸.

 

그래선지, 딸은 자칭 친구 사이에서 패셔니스트로 불린답니다. 이상 망측한 옷을 입는 딸에게 친구들이 그런다더군요.

 

 

“그런 옷 입어도 집에서 아무 말 않니?”
“아무 말 안하겠어? 그냥 입는 거지.”

 

 

 

 

 

 

 

“미술학원 다니고 싶어~. 엄마는 허락했는데~~~.”

 

 

 

딸은 삽겹살 육즙이 베어 나오자 뒤집습니다.

고기가 익자 가위로 먹기 좋게 자릅니다. 딸이 “아빠, 이제 먹어”라며 삼겹살을 앞 접시에 놓습니다. 이럴 때 행복감에 흠뻑 빠집니다. 딸 키우는 재미가 이런 건지….

 

딸이 구운 삼겹살 맛은 역시 세계 최고입니다. 이 틈을 타 원하는 대답을 아직 못 들은 딸 필살기를 드러냅니다.

 

 

“아빠~, 나 미술학원 다니고 싶어~. 엄마는 허락했는데~~~.”

 

 

삼겹살을 후다닥 해치운 후, 주문한 소갈비를 올리면서 딸은 또 애교입니다.

대답 대신, 허허 웃으며 “엄마 회의 끝났으면 여기로 오라고 해라”라며 딴청을 부렸습니다. 엄마가 전화를 받지 않는답니다. 아내에게 장난성 돌직구 문자를 날렸습니다.

 

 

“삽겹살 계산은 자네가 와서 하시게.”
“허걱.”

 

 

‘알았어요’ 혹은 ‘회의가 아직 안 끝나 못가요’란 문자를 내심 기다렸는데, 아내는 “허걱”이란 단어를 끄집어냈습니다. ‘살다 살다 별꼴 다 보겠다’는 줄임말임을 압니다. 또한 이 단어 속에는 ‘알겠어요’란 의미가 포함되어 있음을 본능적으로 감지합니다.

 

그러지 못할 상황이라면 ‘안 돼요’라고 단칼에 잘랐을 게 뻔합니다. 아빠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기 값은 밥만 먹은 아내가 계산했습니다. 이런 아내가, 고기 굽고 애교 피우던 딸이 고마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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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회ㆍ전어구이ㆍ전어 회무침 앞 부부 사랑
“전어, 당신도 조금 드세요. 너무 맛있어요!”

 

 

 

가을 별미, 전어회입니다.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구이입니다.

깻잎에 전어를 쌌습니다. 

전어회 한상입니다.  

  

 

 

“오늘 같이 저녁 먹어요.”

 

어제 오후, 아내는 지인과 약속했습니다. 주말은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게 대세라 불만 없었습니다. 그녀의 남편은 골프 치러 간 상황이라 셋이 식사하는 걸로 정리했습니다. 전남 여수 소호동의 ‘묵돌이 식당’으로 가던 중 전화가 왔습니다.

 

 

“우리 신랑도 온대. 저녁은 먹었대.”

 

누가 잉꼬ㆍ닭살 부부 아니랄까 봐, 그 새를 못 참고 아내가 있는 자리에 조금 늦게 합류한다는 통보였습니다. 김헌ㆍ신재은 부부는 결혼 26년차입니다. 그런데도 신재은 씨는 신혼도 아닌데 남편에게 날리는 말에 애교가 가득합니다.

 

 

“아잉~, 왜 그래~ 잉.”

 

 

오십이 넘은, 결혼 26년 차 부부 간 이런 애교 작렬은 어디에서도 듣기 힘듭니다. 그래서 더욱 예쁜 부부로 느껴집니다. 한편으론 부럽습니다. 왜냐하면 제 아내는 애교가 거의 없는 터프한 스타일이거든요. 집에서는 간혹 애교를 날리지만 밖에서는 시치미 뚝 뗍니다.

 

 

전어회ㆍ전어구이ㆍ전어 회무침 앞 부부 간 사랑 

 

맛있게 먹는 애교쟁이 신재은 씨.

양파에 싸도 맛있습니다.

태풍 등으로 인해 야채가 금값입니다.

얇게 썰어 씹히는 맛이 부드럽습니다. 

김헌, 신재은 닭살 부부입니다. 

 

 

 

메뉴는 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였습니다. 전어회ㆍ전어구이ㆍ전어 회무침. 완전 전어판이었습니다. 먼저 전어회가 나왔습니다. 이곳 ‘회’는 가늘게 썰어, 굵게 썬 회를 부담스럽게 여기는 분들에게 딱입니다. 얇게 썬 전어회 위에는 검은 깨가 얹어졌습니다.

 

상추, 고추 등 야채가 양쪽으로 나왔습니다. 태풍 등으로 인해 금값이라는 야채와 전어에 쌈장을 얹어 한입 쌌습니다. 이게 전어 맛인지, 쌈장 맛인지, 쌈장 맛인지 모를 정도로 어울렸습니다. 전어 씹히는 질감이 부드러워, 부담 없었습니다.

 

전어회가 바닥을 드러낼 즈음 김헌 씨가 짠 나타났습니다. 훤칠한 키에, 잘생긴 김헌 씨는 언제 봐도 멋있게 나이 드신 50 중반의 중년 신사였습니다. 그래 설까, 신재은 씨는 닭살 애교를 펑펑 쏘아댔습니다.

 

 

“여봉~, 이거 먹어엉~”
“너무 맛있다.”

 

 

으이그, 정말~^^. 밉지 않았습니다. 부부가 이렇게 애정을 자신 있게 표현할 수 있는 건 특권 중의 특권 아니겠습니까. 신재은 씨는 저에게 “전어 상추에 싸 아내에게 줘”라고 권하기까지 했습니다. 평소에 간혹 하는 편이지만 권하니까, 괜히 손가락이 오글거리더군요. “됐어요”하고 말았습니다.

 

 

“전어, 당신도 조금 드세요. 너무 맛있어요!”

 

 

쌈장도 한 맛합니다. 

전어회무침입니다.

쌈장도 맛있습니다.

전어 중짜리입니다. 

 

 

닭살 부부를 자랑하던 그들, 신랑이 핸드폰 하는 사이 잠시 소원하더군요. 그 모습이 낯설었습니다. 역시 이런 모습은 어울리지 않는 그들 부부였습니다. 남들 눈 의식해 부부의 작은 애정 표현에 인색한 현실에 어울리지 않은 사랑스런 부부입니다.

 

전어회를 먹고 난 후, 전어구이와 전어 회무침, 그리고 밥이 나왔습니다. 오도독 오도독 씹는 맛이 일품인 전어구이. 밥 위에 듬뿍 얹은 전어 회무침이 입맛을 돋궜습니다. 

 

 

“전어, 당신도 조금 드세요. 너무 맛있어요.”
“나, 배불러. 당신 많이 먹어.”

 

 

신재은 씨는 남편이 먹지 않은 밥까지 쓱싹쓱싹 비벼 해치웠습니다. “월요일에 서울 간다면서 이 맛있는 걸 못 먹으니까 더 먹어야겠다”는 핑계까지 댔습니다. 맛있는 건 다이어트의 적임이 분명합니다. 저도 배불러 몸을 가눌 수 없었습니다. 닭살 부부의 사랑까지 덤으로 먹었으니 얼마나 배가 부르겠어요.

 

 

전어를 묵은지에 싸도 맛있습니다.

전어구이와 전어회무침입니다. 

메뉴판입니다.

전어회무침을 밥에 비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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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비워야 편하다니까. 안그럼 못살아”
부부의 연, 싸워도 금방 화해하는 부부되길

 

 

결혼 26년차 부부입니다.

지난 토요일, 결혼 26년 차 부부랑 여수 금오도 비렁길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출발 전부터 삐걱했습니다.

만나기로 한 그들 부부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집 앞에서 나오길 기다렸습니다. 한참 만에 나타나더군요. 그들 부부 씩씩 대더군요.

“나들이 가기로 했으면 간다, 안 간다 말도 없이 아침에서야 집에 들어와.”

남편은 잔뜩 화가 나 있었습니다. 안 봐도 비디옵니다. 하여 남편 편을 들었습니다.

“남편 버리고 집 나가 아침에 들어왔단 말예욧. 그건 말도 안 돼.”

아내가 머쓱해 할 줄 알았더니 천만의 말씀, 다짜고짜 변명을 늘어놓지 뭡니까.

“날 좋아하는 후배에게 새벽에 전화가 와서 무슨 일 있나 싶어 나갔다가 이야기 하다 보니 그리 됐어요.”

틀어진(?) 남편, 가만있을 리 있나요. 날카로운 목소리로 한 마디 툭 쏘아 붙였습니다.

남편 : “아무리 그래도, 아침에 들어온 아내를 어떤 남편이 반길까?”
아내 : “서울서 오랜만에 와 남편만 보고 가냐?”

26년 차 부부의 신경전을 지켜보는 자체가 재미있을 것 같더군요. 세상살이 3대 재미 중 하나가 싸움 구경이라잖아요. 싸움은 옆에서 부추겨야 더 맛이 나지요.

여수 금오도 비렁길에 사람들이 꽤 있더군요.

나 : “형수는 뭘 잘했다고 변명? 남편 잘 만난 줄이나 아세요. 형님이 도인이네요.”
남편 : “난 괜찮아. 마음 비워야 편하다니까. 안 그러면 못살아.”

잠시 멈칫했습니다. ‘어, 이러면 안 되는데’ 싶었습니다. 왜냐고요? 이러면 싸움 구경이 김빠지니까. 여객선터미널로 향했습니다. 표를 예매하고 배 뒤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내 : “젊은 오빠가 커피 한 잔 빼 줘요.”
나 : “뭐가 예쁘다고 커피 빼 달래. 제가 빼 줄 것 같아요.”

아내 : “아잉~. 젊은 오빠 커피 한 잔 빼 주라니까.”
나 : “싫어욧. 형님 화 안 나세요.”
남편 : “화는 무슨. 남편과 아이만 보고 살다가 아이들 다 키운 후 아내의 허전한 마음을 채워 줄 수 있는 건 자유 밖에 없어.”

남편의 화가 풀렸음을 직감했는지 신경애 씨 코맹맹이 소리를 풀어내더군요.

여수 금오도 비렁길입니다.

아내 : “역시 우리 남편 최고당~. 오늘 밤 우리 남편 등 빡빡 밀어줘야지~잉.”
남편 : “….”
아내 : “앙탈 부리기는…. 내가 사랑해 줄~겡.”

애교 작렬입니다. 잠시 신경전을 벌이던 그들 부부가 손잡고 가는 걸 보니 남편 화가 싹 풀린 듯합니다.

예전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했는데, 지금은 ‘부부싸움은 바로 끝장의 지름길이다’고 하더군요. 저도 아내와 살아보니 “지는 게 이기는 것이여”란 어른들 말씀이 허튼 소리가 아니더군요.

하늘이 맺어준다는 부부의 인연, 이들 부부처럼 싸워도 금방 풀고 화해하는 부부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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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혼자 떼도 못 밀고 이렇게 까마귀처럼 다녀!
“형이 떼 밀어주니 좋아?”…“예, 시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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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우리 오랜만에 목욕탕 갈까?”
“목욕탕에 왜 가요. 집에서 하면 되지.”

아들과 목욕탕 가려면 공갈협박과 애교를 피워야 합니다. 일요일, 아들을 꼬드겨 목욕탕에 갔습니다. 때가 바글바글한 녀석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지요.

목욕탕은 한산했습니다. 탕에서 몸을 불립니다. 그러다 물을 튕기며 부자지간에 장난을 칩니다. 아들과 목욕탕 다니는 재미는 이런 거지요. 앗~, 평소 못 보던 광경이 눈에 띱니다.


넌 혼자 때도 못 밀고 이렇게 까마귀처럼 다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녀석이 동생을 데리고 탕으로 들어오더군요. 어린 형제가 어떻게 목욕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재밌겠더군요.

“때밀게 탕 속에 들어가 몸 불리자!”

동생에게 하는 말이 제법 어른스럽더군요. 그들은 탕에서 장난도 치고, 한동안 몸을 불리더니 밖으로 나갑니다.

“야, 이리와. 때밀자.”

간단명료한 명이 내려졌습니다. 동생은 쪼르르 가더니 의자에 앉아 등을 맡기더군요.

“아야~, 아파.”
“이리 안 와. 형도 힘들어.”

어째, 눈에 익은 모습이었습니다. 어른들이 빡빡 밀면 아이들이 아프다고 엄살이던데 이 형제지간도 마찬가지더군요. 때미는 건 다른 비법이 없나 봅니다. 제 아들 녀석 등을 밀면서 보니 어린 형제간 모습이 너무 귀여워 참견하고 나섰습니다.

“야, 어지간히 세게 밀어라.”
“세게 밀어서가 아니라 비눗물이 들어가 눈이 아파서 그래요.”

어린 것들이 서로 위하는 게 대견하더군요. 아들에게 한 소리 했지요. “초등학생 형이 동생 때미는 것 좀 봐. 그런데 넌 혼자 때도 못 밀고 이렇게 까마귀처럼 다녀. 거지가 친구하자 하겠다.”라고 타박했더니 찍소리도 못하더군요.


“형이 때 밀어주니 좋아?”…“예 시원해요.”

밖에서 어린 형제를 기다렸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인 김현진 군과 동생 김주호(5세) 군이더군요. 잠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빠는 어디가고 둘이 왔어?”
“아빠는 낚시 가셨어요.”

“그럼 엄마랑 목욕탕에 가면 되지 어린 네가 데리고 왔어?”
“엄마랑 다니다가 좀 컸다고 데려오지 말래서 제가 데리고 다녀요.”

“누가 목욕탕에 가자고 그랬어?”
“동생이 가자 그랬어요. 동생이 목욕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아빠는 잘 안 데리고 다니니?”
“아빠는 낚시 다니느라 우리랑 잘 안가요. 동생이랑 다니는 게 더 편해요.”

“주호야, 형이 때 밀어주니까 좋아?”
“형이 등 밀어주니 좋아요. 그리고 시원해요.”

호적에 피도 안 마른 녀석이 벌써 시원함을 알다니, 고놈 별 놈입니다. 하여튼 어린 형제를 보니 기분 참 흐뭇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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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vibary.tistory.com BlogIcon 비바리   수정/삭제   댓글쓰기

    등 밀어 본지가 까마득 합니다
    떼를 잘 밀지 않거든요.
    그나저나..형제나 자매가 있으면
    이런 모습도 있고 참 좋네요`~`

    2010.10.19 13: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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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2.14 11:29

휴대폰 요금 폭탄으로 가족회의가 소집되다
아들 핸드폰 요금 폭탄 처방은 ‘가사도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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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회의에서 핸드폰 요금 고지서를 확인하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 아들 녀석의 휴대폰 약정 기본요금은 12,500원. 그 이상을 초과할 경우 자동으로 통화가 되지 않는 걸로 했다. 하여, 요금이 이 선에서 부과될 줄 알았다.

우연찮게 요금을 보게 되었다. 매달 기본요금이 약정 요금보다 초과되어 나온 걸 확인할 수 있었다. 6월 27,430원, 7월 15,490원, 8월 83,990원, 9월 20,200원.

요금은 “비기 요금을 사용하는 경우라도 각종 정보 이용료, 수신자부담 통화료, 유료 부가서비스 이용료 등은 별도 후불 청구”되고 있었다. 요금 약정을 한 경우에도 업체에게 유리해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는 이유였다.

휴대폰 요금 폭탄으로 가족회의가 소집되다

더욱 놀라운 건 아들이 사용한 8월 핸드폰 요금 83,990원이었다. 요금에는 게임 다운로드 비용 6천원이 붙어 있었다. 요금 폭탄을 맞은 이유를 따져야 했다. 바로 가족회의가 열렸다. 

“옆 사람들에게 말했더니 다른 집은 100만원이 넘게 핸드폰 요금 폭탄을 맞는다면서 8만 원 정도면 애교로 봐줄 사안이라고 하더라. 그렇지만 엄마는 원인 규명과 사후 조치를 이참에 확실히 해야겠다. 아들, 이 요금에 대해 해명해봐.” 

가족회의가 아니라 아내의 서슬 퍼런 모습이 단연 도드라지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아들은 기가 팍 죽어 있었다.

“너 게임다운 계속 받을 거야?”
“왜 이렇게 많이 나왔을까? 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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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정 요금이라도 업자에게 유리한 조항 때문에 소비자는 불만이다.

아들 핸드폰 요금 폭탄 처방은 ‘가사도우미’

아내는 요금 고지서에 펜으로 줄을 그어가며 아이들과 하나하나 확인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였다. 그리고 사후 조치가 이뤄졌다.

“8만원 중 4만원은 너희들에게 폭탄요금 환기를 못시킨 부모 잘못으로 치고, 나머지 4만원은 용돈에서 2만원 내고, 나머지 2만원은 가사도우미 봉사로 때운다.”

불만스런 판결에 입이 나온 아들을 제외하고 다른 식구들은 대환영이었다. 아들은 “그냥 4만원 다 용돈에서 줄래요.”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아들은 가사 도우미가 ‘벌’임을 모르고 있었다.

어쨌거나, 아이들의 핸드폰 요금 약정은 업자들의 입맛에 따라 책정되어서는 안 된다. 소비자 요구와 구미에 맞아야 한다. 불공정 거래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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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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