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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떨고 있니? 반달곰 찾아 떠난 답사
지리산 반달가슴곰 답사 현장체험기

 

 

 

지난 토요일, 반달곰을 찾아 떠난 지리산 생태ㆍ문화답사에 참여했다.
이 행사는 자연환경국민신탁, 국립공원종복원센터, 강원대학교(환경법 특성화대학) 로스쿨생 등이 함께했다.

프로그램은 야생동물의 삶과 흔적, 기후변화 대응 등 특강과 섬진강변 트레킹, 반달곰 종복원사업 체험, 지리산 노고단과 주변 자연환경 답사, 절집 체험 등으로 진행됐다.

 


로스쿨 생을 위한 강연.
성삼재에서 본 지리산 일원.  
신청하면 탐방 프로그램이 가능하다.
지리산 노고단 대피소. 

 

아침 9시, 화엄사 입구 국립공원종복원센터에서 물과 김밥 등을 받아 성삼재~노고단으로 이동했다. 산행 길의 맑은 공기와 청아한 새소리 등은 상쾌함의 원천이었다.

11시 30분, 땀을 흘린 가치는 노고단 정상에 섰을 때 가치를 발했다.
산 위에서 보는 자연과 세상은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어 잠시 반달가슴곰과 위치 추적기 등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반달가슴곰은 지금 노고단 일원에 없다. GPS와 발신기 등을 보면 반달곰은 산청 쪽에 있다. 이번 답사에서 반달곰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

국립공원종복원센터 강재구 복원연구과장은 “지리산 일원에 현재 서식하는 반달가슴곰은 총 19마리”라고 소개했다.

반달가슴곰은 러시아와 북한 등에서 30마리를 국내로 들여와 15마리만 살아남았다.
또 국내에 들여온 반달곰 사이에 태어난 새끼는 6마리. 이 중 2마리는 죽고, 4마리가 생존했다.

 


노고단 대피소에 마련된 환경 전시실.
올무 등은 야생동물의 적이다.
노고단 정상 인근에 핀 야생화.
" 야, 정상이다!"

반달가슴곰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2시. 하산 길은 피아골 계곡(4시간)과 화엄사 계곡(3시간)으로 나누어 이뤄졌다.
점심은 하산 길에 해결했다. 땀 흘린 후 먹는 식사는 역시 꿀맛이었다.
오후 6시. 뒤늦게 피아골로 내려온 로스쿨 생들에게 소감을 물었다. 

조송환
: “산 등산은 힘든 시험을 준비하는 것 같다. 정상에 오른 느낌은 시험이 끝난 후의 평안함과 자유였다. 또 인간과 자연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권보라 : “힘들게 산을 오르면서 선택인 환경법에 도전해 볼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에 더 관심을 가져야겠구나 생각했다.”

박경미 : “산을 오르며 내 생각이 한쪽으로 치우쳤음을 알게 됐다. 내가 전공했던 경영과 환경의 조화를 찾아볼 생각이다. 이런 법조인도 필요하지 않을까?”

어쨌거나, 미래 법조인을 꿈꾸는 그들에게 이날은 젊은 날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이다. 

 


생태답사에 참여한 사람들. 

더위에 물이 최고다? 
자연은 휴식이요 쉼이다. 

 

하나 더, 다음은 행사에 참여했던 나의 느낌이다. 흔히들 말한다.

“다양한 경험이 부족한 법조인이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 얼마나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

나 또한 공감한다. 인간의 삶은 법에 의해 단죄할 수 없는 또 다른 영역이 있어서다.
오로지 공부에만 매달려 법조인이 됐다고 치자. 그렇다고 그들을 무조건 신뢰할 수 있을까?

나는 프로그램에서 만난 한 법학대학원생의 말에서 ‘너무 다행이다’란 생각을 했다.

“법 보다 더 중요한 게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인간성인 것 같다.”

그래서다. 단호하면서 뜨거운 가슴을 지닌 법조인이 기대되는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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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가에 핀 꽃을 누가 캐가겠어?”
자신만 아는 생활에 깃들여진 탓!

틈틈이 운동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뭐 폼 나는 운동은 아닙니다. 뒷산 오르기와 산책 정도지요. 땅과 가까이 할수록 좋다기에.

“저게 자꾸 없어지네. 왜 그러지?”
“뭐가 없어진다고 그래?”

해안도로를 걷다, 앞서던 이들의 대화를 엿듣는 꼴이 되었습니다. 무슨 소리지 싶었지요. 해안도로 옆에 심어진 화단으로 향합니다.

도로가의 화단.

화단에 핀 꽃.

꽃이 없는 화단.


“이 화단을 유심히 봤는데 차츰차츰 꽃이 줄어. 시들어 죽었으면 시든 꽃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통째로 없어진단 말야. 그제는 여기까지 있었는데 오늘 또 줄었어. 아무래도 누가 캐가는 것 같아.”
“도로가에 핀 꽃을 누가 캐가겠어?”

세심히 보았습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설마 그랬겠습니까? 고개를 살레 살레 저었습니다.

“그럼 왜 없어지냔 말이야?”
“글세, 그러네.”

그게 사실이라면 왜 캐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집에 두고 볼만한 꽃도 아닌 것 같은데. 그 사람 욕심이 많아서겠지요. 만일 캐갔다면 그 광경을 본 사람들이 있을 텐데 제지하지 않았을까?

별일 다 있다더니 별일을 만나고야 말았습니다. 행여 꽃을 캐 갔다면 그는 함께 나누는 미덕보다 자신만 아는 생활에 깃들여진 탓이겠지요.

우리네 산에 들에 핀 야생화를 보러 다니다 보니. 다른 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이제야 주위 화단에도 눈길이 가는 저를 발견하고 있습니다.

꽃이 없습니다.

이렇게 있어야 하는데...

장말 뽑아간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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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예술품으로 변신하다

사전에 순 우리말 ‘꽃누르미’, ‘누름꽃’으로 올리길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17] 꽃누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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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누르미’가 뭐야?” 할 것입니다. 일반 사람들에게 그만큼 생소한 단어입니다.

꽃누르미는 자연속의 야생화, 잎, 줄기 등의 본래 모양과 색깔, 특징들을 유지한 상태에서 건조 처리된 것을 눌러 꽃의 아름다움을 예술작품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자연이 예술품으로 거듭나는 거죠.

꽃누르미는 그림, 병풍이나 탁자, 찻상, 열쇠고리 등의 생활소품으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한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많은 정성이 스며 있습니다.

산과 들을 다니며 꽃과 꽃잎, 나무들을 채취해 정성껏 말려 밑그림에 맞게 재료들을 작품화합니다. 때론 재료를 구하는데 꼬박 일년이 걸리기도 한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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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 순 우리말 ‘꽃누르미’, ‘누름꽃’으로 올리길…

꽃누르미는 ‘누름꽃’ 또는 ‘압화(押花)’로 불리는데, 영어로는 Pressed Flower라 합니다. 1980년대 일본에서 들어와 1990년대에 퍼졌다 합니다. 아직 사전에 오르지 않았다 하니, 압화란 말보다 순 우리말 꽃누르미 또는 누름꽃으로 올리면 좋을 듯합니다.

꽃누르미 감상은 국내 유일의 상설 전시관인 구례 농업기술센터 ‘야생화 압화 전시관’에서 가능합니다. 전시작품은 매년 개최하는 국내외 공모전인 ‘대한민국 압화 대상’에서 상을 수상한 작품을 전시하니 매년 전시 작품이 바뀐다 합니다.

올해로 대한민국 압화 대전은 7회째라 합니다. 압화 대전과 압화 전시관이란 명칭도 꽃누르미 대전과 꽃누르미 전시관으로 바꾸면 금상첨화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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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대상 - 권오재 "호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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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대상 - 김춘자 "세계로 향한 새로운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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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물 대상 - 정혜련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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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화'를 꽃누르미 등으로 바꿨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다 꽃과 나무로만 만든 거 맞아요?”

최근 꽃누르미를 이용한 야생화 공예품은 구례군과 고양시에서 특화산업으로 부가가치를 높여가는 중입니다. 야생화를 눌러 말려 액자나 가구 및 생활용품 등의 장식에도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일본이나 유럽에선 이미 생활 곳곳에서 꽃누르미가 응용되어 관련 산업이 자리를 잡은 상태라 합니다. 늦은 출발이지만 염색이나 나전칠기 산업처럼 세계적인 특화 상품으로 발전되길 바랍니다.

아이들도 절로 감탄하며 “이게 다 꽃과 나무로만 만든 거 맞아요?”하며 꽃누르미 작품들을 신기해합니다. 자연을 옆에 두고픈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연에서 대하던 야생화를 예술작품으로 만나니 새로움이 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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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소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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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설 전시관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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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색 가운데 자주 빛 감도는 ‘계요등 꽃’

계요등(鷄尿藤), ‘닭 오줌 냄새나는 등나무’란 의미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14] 계요등


“어, 이거 무슨 냄새죠?”
“무슨 냄새가 난다고 그래. 어라~, 그래 이거 무슨 냄샐까?”

딸아이의 냄새 타령입니다. 기막히게 냄새를 찾아내는 코를 가졌지요. 여수시 고락산 초입에서도 여지없이 냄새를 쫓습니다.

“야! 저기 꽃이 피었네.”
“그 꽃에 코 한 번 대봐. 무슨 냄새가 나는지?”

“아~하! 이 꽃에서 나는 닭 오줌 냄새였구나.”
“야. 그게 닭 오줌 냄새인 걸 어찌 알았어? 개코구나 개코.”

닭 오줌 냄새라, 좀 구릿구릿 하죠? 닭 오줌 냄새나는 등나무를 ‘계요등’이라 부릅니다. 하여, 닭 계(鷄)ㆍ오줌 요(尿)ㆍ등나무 등(藤)자를 써 계요등 또는 ‘구린내덩굴’이라 하지요.

냄새 때문에 꽃마저 지저분하다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작은 종 또는 나팔 모양의 하얀 꽃 가운데에 자주 빛이 감돌아 새초롬한 예쁨을 뽐내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네 산하에 지천으로 피어나 쉬 만날 수 있는 꽃입니다.

학창시절, 계요등 꽃을 따 콧잔등에 대롱대롱 올려놓고, 눈을 내리 깔아 꽃을 감상하곤 했지요. 그리고 누구 꽃이 떨어지지 않고 오래 버티는지 내기도 했답니다. 내기에서 지는 아이는 아이스깨끼를 사거나 꿀밤을 맞기도 했지요.

그럼, 계요등 꽃구경에 나서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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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개망초’라 했을까? 이름 바꾸자!

‘망국’의 누명까지 뒤집어 쓴 ‘개망초’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9] 개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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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망초’도 참 억울할 것입니다. ‘예쁘게 피어 나비, 벌도 꼬이는데 사람들은 왜 내 이름을 개망초라 부를까’ 싶을 겁니다. 만일 사람이었다면 당장 법원으로 달려가 개명신청을 했을 터.

이런 ‘개망초’는 ‘계란꽃’으로도 불립니다. 6월~9월까지 꽃 피우는 개망초는 흰 꽃 가운데 자리한 노란 수술이 ‘계란 후라이’ 같다고 계란꽃으로 불린다나요.

참, 북한에서는 순우리말인 ‘돌잔꽃’이라 부른답니다. 돌이나 길가에서 자라며 잔가지가 많은 꽃이란 의미지요. 개망초 보다 계란꽃이나 돌잔꽃이 더 예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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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누가 개망초꽃이라 부르겠는가?’

안도현 님도 그의 시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누가 개망초꽃이라 부르겠는가?’ 라며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럼, 안도현 님의 시(詩) <개망초꽃> 한 번 감상해 볼까요.

                            개망초꽃

                 눈치코치 없이 아무 데서나 피는 게 아니라
                 개망초꽃은 
                 사람의 눈길이 닿아야 핀다.
                 이곳저곳 널린 밥풀 같은 꽃이라고 하지만
                 개망초꽃을 개망초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땅에 사는 동안
                 개망초꽃은 핀다.

                 더러는 바람에 누우리라
                 햇빛 받아 줄기가 시들기도 하리라
                 그 모습을 늦여름 한때
                 눈물지으며 바라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이 세상 한쪽이 얼마나 쓸쓸하겠는가
                 훗날 그 보잘것없이 자잘하고 하얀 것이
                 어느 들길에 무더기 무더기로 돋아난다 한들
                 누가 그것을 개망초꽃이라 부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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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국초’의 누명까지 뒤집어 쓴 억울한 ‘개망초’

개망초의 억울한 사연은 또 있습니다. 국치일이라 부르던 1910년 8월 29일, 우리나라가 일본의 지배에 들어갔을 때 유난히 많이 피어 ‘망국초’란 의미로 부르게 됐다 합니다.

예쁜 꽃이 앉아서 망국의 누명까지 뒤집어 쓴 거죠. 민족의 한(恨) 풀이 대상이 필요했던 탓이죠. 개망초에 붙은 망국의 멍에를 이제는 풀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뽑아도 뽑아도 밭에서 또 자라나 농부들의 속 썩이는 풀이라 하여 ‘개같이 망할 놈의 풀’ 개망초로 이름 지어졌다더군요. 그러고 보니 누명을 쓴 꽃이 악착같이 버티며 이름 바꿔달라는 것 같기도 하네요.

이런 잡초 같이 끈질긴 생명력은 한편으론 서민을, 민중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꽃말은 아이러니하게 상생의 의미를 담는 ‘화해’라 하네요. 누구랑 화해하며 상생해야 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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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맞불이라니~, 개망초도 아니고…

촛불정국에서 벌어진 폭력에 항의하며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개신교에 이어 불교계도 ‘국민주권 수호와 권력의 참회를 위한 시국법회’를 열고 있습니다. 5일에는 이들 종교계 외에도 원불교와 야권도 참여한다 합니다.

한쪽에선 ‘불법 폭력시위 근절, 불순세력 타도’와 촛불시위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연다 합니다. 맞불작전도 아니고 참 아이러니죠. 개망초도 아니고…. 어찌됐건 재미나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개망초에는 나쁜 뜻만 있는 줄 알았더니 좋은 의미도 있더군요. 농촌에서 꽃이 많이 피면 풍년이 든다고 하여 ‘풍년초’라 한다나요. 반갑기도 합니다. 정부가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 미국과의 쇠고기 수입 재협상에 나서면 국민들도 웃음 풍년들겠지요.

웃음 풍년들면 개망초도 ‘풍년초’ 혹은 ‘계란꽃’ 등으로 이름이 바뀌겠죠? 특히 해방 후 6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민족의 한이란 멍울을 짐 지울 필요는 없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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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함도 공하지 않음도 없으니”
[알콩달콩 부부 이야기 10] ‘불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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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별꽃.

無相無空無佛空하니 卽是如來眞實相이라
本空至虛無一物하되 待緣垂示萬般形이로다.

“형상도 없고 공함도 없고 공하지 않음도 없으니 바로 이것이 여래의 진실상이로다. 본래 공함에 이르러 한 물건도 없으되 인연을 대하여 드러내 보이니 만 가지 모습으로 나타내도다.” - 수산 스님 법어 중에서 -

불갑사(佛甲寺)는 백제 불교의 도래지란 의미의 불(佛)자와 육십갑자(六十甲子)의 으뜸인 갑(甲)자를 써 이름 지었다 합니다. 또 삼국시대 백제에 불교를 처음 전래한 마라난타존자가 백제 침류왕 원년(서기 384년)에 영광 법성포로 들어와 사찰을 창건한 바, 제불사(諸佛寺)의 시원(始原)이요, 으뜸이라 하여 붙여졌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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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갑사.

무릇 인간이라 함은…

지난 10일, 아내의 벗을 만나기 위한 영광 행에서 잠시 불갑사에 들렀습니다. 주유천하에서 빠질 수 없는 산사 유람이지요. 고즈넉한 적막함과 고요가 스며 있습니다. 대웅전에 이르는 동안 야생화 사진을 찍습니다. 옆에서 보던 아내, 한 마디 전합니다.

“야생화에 관심을 갖더니 구석진 자리에 핀 꽃까지 잘도 알아보고. 많이 달라진 풍경이네요!”

그 말이 마치 ‘무릇 인간이라 함은…’으로 시작되는 스님의 법어처럼 들립니다. ‘이제야 겨우 사람 꼴을 갖춰가는구나’하는 말이겠지요. 소 울음소리를 들은 양 아내에게 부끄러운 웃음을 보냅니다.

절집의 천왕문이 어떻고, 대웅전은 어떻고 하는 소리를 던져버리고 절 옆을 돌아 저수지에 오릅니다. 울창한 신록이 포근함을 전해옵니다. 새들의 합창소리에서 위안과 평화를 맛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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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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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친구의 단란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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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의 아이들.


“불갑사에서 가장 명당자리를 잡았네요!”

“새록새록 솟아나는 저 잎들을 보세요.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나요? 저 녹색도 나무마다 색깔이 다 달라요. 자연의 색을 문명이 어찌 따르겠어요. 우리가 대하는 자연은 봄인데 (우리의 삶은) 어느 계절에 와 있을까요?”

아내의 가슴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행여 고승의 환승은 아니겠지? 아내 덕에 겨우 내 움츠렸던 새싹들의 힘찬 기운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봄의 이치겠지요. 인간사, 생각하기 나름. 봄이라 여기면 봄이겠지요.

아내 친구 가족들이 오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먼저 달려오고, 시차를 두고 부부가 옵니다. 악수를 할지, 합장을 할지 잠시 망설입니다. 이런 번뇌를 간파했는지 씨~익 웃으며 “불갑사에서 가장 명당자리를 잡았네요!”하며 다가옵니다.

어느 새, 아빠의 옆구리를 끼고 있는 이빨 빠진 막내 모습에서 동자승의 해맑음을 떠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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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인연을 대하여 만 가지 모습으로 나타내도다

“야, 그거 누가 뜯었어?”
“그러게. 아이, 누가 천남성을 캐다가 뿌리가 너무 길어 안 빠졌는지 잎사귀만 버려놨어야.”

그렇잖아도 확인을 대비해 잎의 수분 정도로 뜯은 시간을 유추할 수 있다는 답까지 준비한 터라 막힘이 없습니다. 아내와 벗은 그간 떨어져 있던 시간과 공간을 이렇게 매웠습니다. 그리고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게 “공함에 이르러 한 물건도 없으되 인연을 대하여 드러내 보이니 만 가지 모습으로 나타내도다”라는 뜻은 아닐지? 텍도 없는 소리일지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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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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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에서 본 불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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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숙이고 무릎 꿇게 하는 ‘야생화’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6] 수암산의 ‘야생화’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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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양지꽃.

야생화. 혹은 들꽃은 관심을 가져야 눈에 들어옵니다. ‘보는 만큼 알고, 아는 만큼 사랑한다’는 이치지요. 야생화는 꼿꼿하고 뻣뻣하게 선 자세로는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허리 숙이고, 무릎 꿇어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자연스레 겸손을 배우는 길이지요.

계절은 어느 덧 여름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봄을 조금이라도 부여잡고 싶은 마음입니다. 우리가 쉽게 잡초라 부르는 야생화도 볼 겸, 봄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산 나들이가 최고 아니겠습니까?

하여, 지난 17일 ‘여수풀꽃사랑’모임 일행과 여수시 율촌 수암산에 올랐습니다. 콩나물시루처럼 문명의 보호 아래 닫쳐 있던 마음들이 하나 둘 열리고 있습니다. 잡초의 끈끈한 삶을 보고서 자연의 야성을 되찾아 볼 생각입니다. 청아한 새소리가 가슴을 파고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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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비싸리꽃.

재채기가 없는 ‘자연의 향’에 취하고

산행 초입에 노란 ‘솜양지꽃’이 마중 나와 있습니다. 솜양지꽃은 잎에 아기의 얼굴에 털이 뽀송뽀송 나 있는 것처럼 솜털이 있어 양지꽃과 구별합니다.

산야를 담홍색으로 물들이는 ‘땅비싸리꽃’이 본격적인 환영을 합니다. 땅비싸리는 말려서 빗자루로 사용하는 비싸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땅에 붙어 자란다 하여 이름 지어졌습니다. 꽃은 콩과 식물답게 생겼습니다.

산에 숨어 있던 자연의 향기가 곳곳에 삐쭉빼쭉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아카시아, 마삭줄, 때죽나무, 노린재나무, 국수나무, 오동나무, 이팝나무, 찔레꽃의 향기 코를 간질거립니다. 묘하게 자연의 향은 코를 간질거려도 재채기가 나질 않습니다.

연초록의 감잎에서 자연의 색감을 느낍니다. 자연에서 피는 꽃들의 색이 너무 예쁩니다. 이렇게 소리에만 민감했던 몸이 자연의 향기 속으로 빠져 들어 갑니다. 문명이 아무리 발달한들 자연의 색깔과 향기를 따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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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향을 내뿜는 흰꽃들. 때죽나무, 아카시아, 국수나무, 이팝나무(위 좌로 시계방향)

간혹 인삼, 산삼으로 착각하는 ‘백선’

‘백선(봉삼, 봉황삼)’까지 만납니다. 백선은 간혹 뿌리가 인삼이나 산삼과 비슷해 인삼과 산삼으로 착각하는 약초입니다. 어린잎에 투명한 유점이 있어서 건드리면 좋지 않은 냄새가 납니다. 이로 인해 원예용으로 환영받지 못합니다.

‘어, 이 꽃은 뭐지?’ 궁금증을 부릅니다. 국화과의 쑥부쟁이 같기는 한데 아닌 것 같습니다. 길라잡이 최상모 선생님에게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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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

“버드쟁이 나물입니다. 꽃 피는 시기와 꽃 모양, 색깔 등이 비슷해 쑥부쟁이로 여기기 쉽습니다. 키도, 비스듬히 눕는 버릇도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꽃잎 수 등으로 구별합니다. 꽃잎이 30개 정도면 쑥부쟁이, 꽃잎 절반 정도면 버드쟁이 나물입니다.”

수암산 꼭대기에 올랐습니다. 사통팔달입니다. 발 아래로 여수, 순천, 광양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고흥 팔영산도 눈에 들어옵니다. 휴식 중 음식을 나눕니다. 삶은 달걀이 일행 수보다 적어 나눠먹어야 합니다. 먹을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차례가 옵니다. 한 입에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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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쟁이나물.

작은 것에 의(義) 상하는 법

그리고 들려오는 오문수ㆍ박종석 선생님의 목소리.

“껍질을 까 길래, 반 나눠 줄 줄 알고 가만히 보고 있었는데 그걸 한 입에 쏙 넣어. 야! 너무 한다 너무해.”
“나도 안 먹었는데…”

다른 분이 사양해서 차례가 돌아온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나눠 먹을 줄 알았나 봅니다. 껍질을 까 주위를 둘러본 후 입에 넣었는데 달걀에 눈독도 들이지 않더니 뒤늦게 한방(?) 얻어맞았습니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작은 것에 의(義) 상하는 법. 두고두고 갚아야 할 것 같습니다. 대신 사진을 찍었습니다. 산천은 이렇게 옆도 보고, 뒤도 보는 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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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수암산 정상에선 '여수풀꽃사랑' 지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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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꽃미남을 ‘제비’라 불렀을까?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4] 제비꽃과 라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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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제비’, 어감이 좀 그렇죠?

그렇다는 분은 여자를 울리는 ‘꽃미남 제비’를 연상하실 겁니다. 그렇지 않은 분은 흥부에게 박씨를 물어다 준 ‘강남 갔던 제비’를 떠올렸을 겁니다.

그럼, ‘제비꽃’은 어떠신지요?

그럼, 제비꽃은 꽃미남이 좋아하는 꽃? 혹은 제비가 좋아하는 꽃? 물 찬 제비처럼 생기기도 합니다만 그건 아닙니다. 산과 들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비꽃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던 때 피는 꽃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또 과거 오랑캐들이 우리나라에 쳐들어와 식량이 떨어질 때쯤 피는 꽃이어서 ‘오랑캐꽃’. 꽃 두 개를 합치면 씨름하는 자세가 된다 하여 ‘씨름꽃’ 등의 이름이 붙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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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저한테 사기 친 거예요, 그럼?”

제비꽃은 색깔에 따라 흰색은 ‘소박함’, 보라색은 ‘사랑’, 노란 색은 ‘수줍음’, 하늘색은 ‘성실’과 ‘정결’ 등으로 각기 다릅니다. 대표적인 꽃말은 ‘사랑’과 ‘나를 생각해주오’입니다. 하여, ‘꽃미남’을 ‘제비’라 부른 걸까요?

제비와 연관된 이야기가 있어 소개합니다. 함께 야생화를 보러 간 날, 샘날 만큼 금슬 좋은 조영철ㆍ김향 부부의 말이 퍽 재미있습니다. 들어보시지요.

“예? 이 꽃이 무슨 꽃이라구요?”
“라일락이요. 그 종류만도 수 십 가지가 되지요.”
“이 꽃, 우리 집에도 있는데 남편이 다른 이름을 가르쳐 주던데…. 남편이 저한테 사기 친 거예요, 그럼?”

김향 씨, 얼굴에 울그락 불그락 꽃이 핍니다. 남편 조영철 씨, 웃는 얼굴에도 무안하고 난처한 표정이 스며 있습니다. 그게 재미있었던지 옆에서 맛난 양념을 듬뿍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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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종류가 여러가지라 헷갈리기 쉽습니다. 종영철 씨 부부처럼...

저 하늘의 별이라도 따줄 테요...

“결혼한 부부치고 사기 안친 사람 있나요? 속아 결혼하고 지금껏 사는 게지요. 남자(남편)들을 사기꾼이라 해도 할 말 없지요. 살다보면 훤히 드러날 것을…. 아직 들통 나지 않는 것 있나요?”

이 말로 치면 남자들은 죄다 도둑놈, 내지는 사기꾼입니다. 하루 밤의 꿈을 그리는 제비가 아닌, 아내를 얻기 위한 사랑의 제비였겠지요? ‘저 하늘의 별이라도 따줄 테요’ 했던 사랑의 제비.

내 경우도 그런 것 같습니다. 사기꾼이라 해도 할 말 없지요. 고생만 죽어라 시키니. 그러나 어쩌겠어요? 그렇게 사는 거지요. 무슨 뾰쪽한 수 있겠어요? ‘그놈이 그놈이라’고 위안 삼아야죠. 이게 삶이겠지요.

라일락은 우리말로 꽃 모양이 수수를 닮아 ‘수수꽃다리’, 혹은 정(丁)자처럼 생겼고, 향이 좋다 하여 ‘정향나무’라 불립니다. 노래 <베사메무쵸>에 나오는 가사 “… 리라꽃 향기에…”의 그 “리라꽃”으로도 불리는, 사랑의 밀어(密語)로 쓰이는 꽃 이름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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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철, 김향 부부. 어째, 웃음이 쑥스럽지 않나요?

 
‘미스 김’ 라일락이 각광받기까지…

라일락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어느 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가져가 정원수로 심었는데 김씨 성을 가진 여인이 죽지 않고 크게끔 도와줬다 하여 ‘미스김 라일락’이라 이름 붙였다. 후에 정원수로는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꽃이 되었다.”

믿거나 말거나, 그래서 라일락의 꽃말을 ‘청춘’ 또는 ‘젊은 날의 회상’이라고 한답니다. 제비 이야기를 하다 잠시 다른 데로 샜네요.

제비꽃은 4~5월에 긴 꽃대 끝에 피며, 줄기는 없고, 뿌리는 자주색입니다. 잎자루는 길며, 날개가 있고,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습니다. 꽃잎은 5장으로 서로 같지 않고, 긴 타원형입니다. 입술 꽃잎은 구둣주걱 모양으로 자색의 줄이 있고, 나물로 먹습니다.

구두 주걱 모양이라 하니 또 제비를 연상케 합니다. 반질반질 윤이 나는, 구두 싣는 주걱이라….

‘아, 이래서 꽃미남을 제비라 했구나!’ 새삼스럽습니다. 결혼 전에 어쩜 저도 아내를 얻기 위한 제비였을 수 있겠다 싶네요.

그러나 이런 경우는 제비라 할 순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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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운영.


자줏빛 자태를 자랑하는 ‘자운영’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2] 자운영

집안에 있으면 나른한 지난 주말 오후 길을 나섰습니다. 화창한 날, 여수시 호명동 논두렁에 자줏빛 야생화가 화사하게 피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저게 뭔 꽃이에요?”
“먼 꽃이 아니라 가까운 꽃이에요. 아니, 아직 저걸 몰랐단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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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 개그에 질타(?)가 돌아옵니다. 소 시적엔 이름과 전화번호 외우는 기계였는데 점차 이를 기억하는데 젬병이 되어가는 까닭에 애를 먹습니다. 핑계라도 대야 할 판입니다.

“그게 아니라~. 옆에 식물박사들이 많아 궁금하면 묻기만 하면 돼 굳이 이름 기억할 필요가 없어서 또 물어보는 거예요.”
“자운영(紫雲英)이에요.”

차타고 가다 자줏빛 꽃을 보았는데 자운영을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입니다. 멀리서 볼 때와 가까이에서 볼 때의 색깔이 확연히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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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비료로 각광받는 ‘자운영’

“옛날에는 가을 추수가 끝나면 자운영 씨를 뿌려 다음 해 봄에 꽃이 피고 난 후 논을 갈아엎고 모를 냅니다. 바로 거름으로 사용되는 겁니다. 뿌리혹박테리아가 있는 콩과 식물은 거름으로 사용되는 작물입니다.”

아하! 화학비료를 대체하는 녹색 비료 작물이라. 설명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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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운영 뿌리.

“자운영은 화학비료와는 달리 자연과 사람에게 이로운 산소를 배출하고, 물을 오염 시키지 않고, 땅을 건강하게 합니다. 그래서 유기농 농사를 짓기 전 자운영을 심어 땅을 거름지게 한 다음 본격적인 유기농법으로 들어갑니다. 한 번 파종하면 매년 파종할 필요 없이 영구적입니다.”

대개 야생화가 그렇듯 자운영 꽃도 단색이 아니라 자줏색과 흰색이 겹쳐 있습니다. 콩과의 두해살이풀로 잎은 어긋나고 9~11개로 된 깃 모양 겹잎입니다. 배고프던 시절 보릿고개를 넘을 때에는 나물로도 사랑받던 풀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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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운영 씨앗.

콩 부채 같은 자운영 씨앗

최상모 선생님이 자운영 씨앗을 들고 왔습니다. 콩과 식물이라더니 콩 부채 같습니다. 덕분에 꽃도 보고 씨앗까지 봅니다. 아는 게 힘이겠지요.

야생화는 이름만 들어도 마치 꽃을 본 듯합니다. ‘자운영’은 자줏빛을 머금은 구름이란 의미라 합니다. 이런 이름을 붙인 옛사람의 지혜가 감탄스러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세상은 살수록 맛이 난다더니 정말이지 맛이 나네요. 무엇이든 알아간다는 것 흐뭇하네요.

야생화, 한 번 알아보시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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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 빛나는 별 같은 ‘야생화’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별꽃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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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꽃.


야생화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는 확연합니다. 아는 사람들은 ‘아! 이 꽃이 피었구나’하고 반깁니다. 하지만 모르는 이는 야생화가 보이지 않을뿐더러 그냥 지나치고 맙니다.

작고 하얀 별꽃(Stellaria media)류는 석죽과로 별꽃, 쇠별꽃, 아기별꽃, 벼룩나물, 유럽점나도나물 등이 있습니다. 손톱 절반크기여서 유심히 보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습니다.

지난 12일 오후, 여수시민협 사람들과 상암의 호명마을로 야생화 구경을 갔습니다. 석죽과의 야생화가 지천입니다. 이곳에서 본 석죽과 중 별꽃, 쇠별꽃, 벼룩나물, 유럽점나도나물을 모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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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꽃이다냐?

“먼 꽃이죠?” “먼 꽃이 아니라 가까운 꽃”

“저게 먼(뭔, 무슨) 꽃이죠?”
“(멀다) 먼 꽃이 아니라 가까운 꽃이에요”

썰렁 개그에도 한 바탕 웃음이 터집니다. 먼 꽃이 아니라 가까운 꽃이 틀림없기에….

최상모 씨의 “별꽃류는 작아 눈 가까이에서 자세히 살펴봐야 무슨 꽃인지 구별할 수 있다”는 설명에 김순정ㆍ이정례 씨 눈을 치뜨며 보다 “정말 잘 안보이네요. 눈이 침침한 사람은 보기 힘들겠네요.”합니다.

‘별꽃’은 하얀 꽃이 자잘하게 많이 핀 모습을 보고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을 연상해서 붙인 이름입니다. 하여, 성성초(星星草)라 불리는 별꽃은 꽃잎이 10장처럼 보이지만 실은 5장입니다. 꽃잎이 깊게 갈라져 10장으로 보일뿐입니다.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잎자루는 없습니다.
 
2년생으로 흔히 잡초로 취급받는 풀로 키는 10~30㎝ 정도입니다. 줄기에는 한 줄로 길게 털이 나고, 줄기 밑에서 가지가 많이 나와 옆으로 뻗으며 자랍니다. 작고 난형인 잎은 마주나며 길이 1~2㎝, 너비 8~15㎜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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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별꽃.

별꽃과 쇠별꽃 구분은 ‘암술’

‘쇠별꽃’은 별꽃보다 약간 큰 데서 쇠별꽃이라 불립니다. 2년생 또는 다년생으로 줄기는 밑 부분이 옆으로 비스듬히 자라다가 끝이 곧추섭니다. 꽃받침과 꽃잎은 5장이지만 꽃잎이 많이 갈라져 마치 10장의 꽃잎처럼 보입니다.

수술은 10개이고 암술대는 5개로 갈라지며, 어린순은 나물로 먹습니다. 크기는 20~50cm로 자라며, 잎은 마주나고 달걀 모양에 끝이 뾰족합니다.

별꽃과 쇠별꽃 구별하기가 힘듭니다. 구별은 암술로 합니다. 꽃을 자세히 보면 암술이 Y자로 3개로 되어 있는 것이 별꽃이고, 쇠별꽃은 암술이 다섯 개로 갈라져 있습니다. 길 어디에서나 볼 수 있지만 너무 작아 눈을 크게 뜨고 살펴봐야합니다.

벼룩나물은 잎이 작으며 오밀조밀한 데서 벼룩이자리라고도 불립니다. 두해살이풀로 줄기는 높이가 25cm 정도 됩니다. 잎은 마주나고 잎자루가 없으며, 길이가 8~13㎜, 너비가 2.5~4㎜ 정도로 아주 작습니다.

4~5월에 흰 꽃이 줄기 끝에 피며 꽃잎과 꽃받침 잎은 5장, 꽃잎 끝은 2갈래로 나누어집니다. 이름에 나물이 붙은 풀은 식용이 가능합니다. 봄에 줄기와 잎은 나물로 먹으며, 한방에서 풍치 치료에 사용합니다. 암술대가 3개로 갈라지는 것이 쇠별꽃과 다른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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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나물.

나도 나물이니 먹어 달라는 ‘나도나물’

점나도나물은 이름이 참 재미있습니다. 옛날 먹고살기 힘들었던 시절, 춘궁기를 나기 위해 들로 밭으로 나물 캐던 아낙들이 나물 취급을 않자 ‘나도 나물이니 먹어 달라’는 의미에서 ‘나도나물’이라 했다던 소리가 있기도 합니다.

점나도나물 중 유럽점나도나물은 유럽이 원산지이며 점나도나물은 우리나라 자생종입니다. 잎은 근생엽과 줄기 하부의 잎은 주걱형이며 길이 1-2㎝, 폭 0.6-1㎝입니다. 위쪽의 잎은 타원형으로 잎자루는 없습니다. 꽃잎은 5개이며, 수술은 10개, 암술은 1개입니다.

이날 하루, 별꽃류를 좀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지나면 구분법을 또 잊습니다. 옆에 물으면 금방 가르쳐줄 식물박사들이 많아 이름을 신경 써 기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알아야겠습니다.

야생화를 알면 세상이 열린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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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점나도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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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별꽃, 별꽃, 벼룩나물, 유럽점나도나물.(좌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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