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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여보’라 부를 아내가 있다는 건 벅찬 행복”
부부의 삶, 생각보다 더 깊고 진한 가슴 아픈 사랑
아내가 아무 것도 안하고 숨만 쉬고 있어도 ‘행복’
부부란 서로가 힘들 때 가장 힘이 되는 거 같아요!

 

 

 

지인들과 번개모임. 오랜만이라 웃음꽃 활짝입니다.

 

 

 

“오늘 번개 시간 되남? 되면 친구들과 약속 잡고….”

 

 

지인의 전화. 내년에 육십인 지인과 그 친구들은 약속 시간 지키는 건 칼입니다. 오히려 먼저 당도하는 걸 예의로 아는 분들입니다. 요즘 요상하게 약속 시간보다 늦게 와야 바쁜 사람으로 간주하는 것 같은 잘못된 세태에 귀감입니다. 이런 분들과 약속은 언제나 환영이지요.

 

 

역시나 모두들 보자마자 함박웃음입니다. 부담 없이 만나는 사람들이라 세 명은 부부동반입니다. 한 지인 부부는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부인까지 함께 해 분위기가 한층 살았습니다. 이를 알았을까, 일행 한 명이 탁자에 비닐봉지를 툭 내놓습니다. 그러면서 쑥스럽게 던지는 말.

 

 

“제수씨 맛있게 드세요. 우리 부부가 농약도 안하고 키운 거니까.”

 

 

봉지 속에는 오이, 상추, 고추, 쑥갓, 양파가 들어 있습니다. 정년퇴직 후 소일거리 삼아 텃밭을 가꾼다는 지인의 정성입니다. 무더웠던 여름 내내 물주며, 잡초 뽑고 키웠을 걸 생각하면 땀이 녹아 있는 값진 선물입니다. 환갑에도 손잡고 있던 부부가 “고맙다”면서 봉지를 받아들었습니다. 그리곤 불쑥 ‘아내 예찬론’을 펼쳤습니다.

 

 

 

무더웠던 여름, 상추 등 직접 지은 농작물을 가져 온 지인 부부.

 

 

 

“내 아내가 옆에서 아무 것도 안하고 숨만 쉬고 있어도 더 바랄 게 없다.

자다가 눈을 떠 ‘여보’라고 부를 아내가 있다는 건 너무나 벅찬 행복이다.”

 

 

물론 그도 이런 남편이 아니었습니다. 여느 부부처럼 많이 다퉜습니다. 아내가 뭐라 하면 이를 피해 다녔다고 합니다. 아내는 이걸 더 못 견뎠다 합니다. 그랬는데, “여보라 부를 아내가 있어 행복하다”니. 부부 사이에 이게 어디 쉽던가. 그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그가 변한 건 이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평소 운동을 즐기던 건강했던 아내가 병원에서 울면서 전화했더랍니다.

 

 

“여보, 혈액 검사 결과가 좋지 않다고 큰 병원 가보래.”

 

 

부랴부랴 큰 병원을 찾았답니다. 검사 결과, ‘급성 골수성 백혈병’. 아내가 백혈병이란 소릴 듣는 순간 아무 생각 없더랍니다. 적응 할 수도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는 일. 둘이 손잡고 많이 울었답니다. 이 때 위안 받은 노래가 진시몬의 ‘애원’이었다 하더군요.

 

 

“1. 나에게 남아있는 사랑을/ 이제는 다 줄 수 밖에/

     이 사람일 거라고 이 사람뿐이라고/ 그렇게 믿었었는데/

     단 한 번도 나에게 사랑은/ 기회를 주지를 않아/

     내 앞에 누워있는 이 사람만은 안 돼/ 차라리 나를 데려가/

     사랑한다고 행복하다고/ 이렇게라도 볼 수만 있다면/

     안 돼요 이것만은 나 어떻게 살라고/ 마지막 마지막 사랑을/

     어떻게 하면 돼요 난 모든지 다 할게요/ 한번만 사랑하게 해 줘요

 

 

2. 고개를 저어 봐도 울어 봐도/ 변한 건 하나도 없어/

    왜 하필 나에게만 왜 하필 나에게만/ 이런 아픔을 주는지/

    사랑한다고 행복하다고/ 이렇게라도 볼 수 있다면/

    안 돼요 이번만은 나 어떻게 살라고/ 마지막 마지막 사랑을/

    어떻게 하면 돼요 난 뭐든지 다 할게요/ 한번만 사랑하게 해줘요/

    한번만 사랑하게 해줘요“

 

 

그는 “유행가 가사가 어떻게 내 처지와 이렇게 판박이처럼 똑같은지” 기막히더랍니다. 뿐만 아니라 아내가 죽는다고 생각하니, 아내를 보낸다고 생각하니, 그동안 못했던 게 떠오르더랍니다. “있을 때 좀 더 잘할 걸!” 엄청 반성했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아내를 살려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답니다. 의사가 전한, 아내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골수 이식.”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더랍니다. 하늘이 노랗더랍니다. 골수 이식도 항암 주사 처치가 성공해야 할 수 있는 암울한 처지.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골수 이식을 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백혈병은 국가가 관리하는 암이라 의료보험조합에서 95%, 자부담 5%라 비용부담이 적었다는 것. 문제는 누구의 골수를 어떻게 제공 받느냐는 거였답니다.

 

 

 

부부가 맞잡은 손, 위안입니다.

 

 

 

 

하늘이 도왔을까. 우여곡절 끝에 일본에 사는 처형과 조직이 맞았다고 합니다. 항암치료 5개월 만에 골수 이식에 성공했습니다. 아직까지 숙주 현상 등으로 꾸준히 병원에 들러 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희망이 없던 때를 떠올리면 매우 행복하답니다. 지인은 아내를 간병하면서 배운 게 많다고 하네요. 그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법까지 제시했습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했던가.

아내가 아팠는데 아픈 아내를 지켜봤던 내가 더 성숙해진 것 같다.

 

아내 치료할 때 보니 대부분 환자들 성격이 꼼꼼해 어긋나는 걸 못 보는 경향이더라. 안 아프려면 모든 걸 내려놓는 게 필요하다.”

 

 

형수님은 노래교실 등에 다니며 현재에 적응 중입니다. 그들 부부와 함께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습니다. 주위에 폐암, 위암, 간암, 유방암, 직장암, 췌장암 등으로 세상을 떴거나 투병 중인 분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꿋꿋하게 이겨 낸 형수가 자랑스럽습니다. 앞으로도 건강을 기원합니다. 형수가 투병 생활 중 느꼈던 부부에 대한 한 마디는 감동입니다.

 

 

“우리 남편 아니었으면 그냥 무너졌을 거예요.

부부란 서로가 힘들 때 가장 힘이 되는 거 같아요.

우린 다시 신혼이에요. 남편이 너무 고맙고 감사해요.”

 

 

‘부부’, 가까우면서도 먼 사이지요. 한 없이 사랑스럽다가도, 어느 순간 보기 싫습니다.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릅니다. 이게 다 서로에게 바라는 게 많기 때문이지 싶네요. 아름다운 부부로 살려면 무욕(無慾)의 삶이 필요할 듯합니다. “자다가 눈을 떠 ‘여보’라고 부를 아내가 있다는 건 너무나 벅찬 행복”이라는 지인 부부에게 영원한 부부의 사랑법을 배웠습니다.

 

 

“있을 때 잘해!”

 

 

 

 

백혈병을 이겨낸 아내가 한없이 사랑스럽답니다.

신혼같다던 이 부부, 아름다운 부부로 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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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dusdjajrwk.tistory.com BlogIcon 마무리한타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가슴이 먹먹해지는 포스팅이네여 ㅠㅠ

    2015.09.15 11:17 신고
    • 하늘사랑   수정/삭제

      그쵸? 정말......경험자로써 저또한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앞으로 더좋은일들이 있으실듯 행복하고 즐겁게 사세요^^

      2015.09.15 12:50

[장편소설] 비상도 1-60

 

 

거처를 옮기는 게 좋을 듯합니다.
“남편을 보내고 새로 장만한 집이예요.”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주제는 권선징악이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그는 성 여사에게 전화를 넣었다.

 

 

  “어머, 살다 보니 사부님 전화도 받게 되네요.”
  “한 번 뵈었으면 합니다.”
  “절 보고 싶다 하시면 즉시 달려가죠.”

 

 

 그녀는 호텔 안에 있었던 모양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노크소리가 들렸다.
 비상도는 김백일 의원과 통화한 내용에서부터 기자의 전화를 받은 사실을 빠짐없이 들려주었다.

 

 

  “하여 거처를 옮기는 게 좋을 듯합니다.”

 

 

 잠시 생각하던 그녀는 그게 뭐 어려운 일이냐는 듯 웃었다.

 

 

  “그럼 제 집으로 가시면 되겠네요.”
  “그건 아닙니다. 앞으로 더 힘든 일을 맞을 수도 있는데 차라리 한적한 시골집으로 내려갔으면 합니다.”


  “그곳은 너무 알려진 곳이라 안돼요.”
  “무슨 일이야 있겠습니까?”


  “사부님께서는 어떨지 몰라도 제가 걱정이 돼서 그곳은 안돼요.”
  “아침저녁으로 전화를 드리죠.”


  “그러면 제가 사부님께 양보하는 대신 사부님께서도 제 청을 하나 들어주셔야 해요.”
  “무슨?”


  “한 달만 제 집에 계셔주세요. 그 후에도 사부님께서 서울에 오시면 저의 집에 와 계신다고 약속하시구요.”
  “아무리 그래도 남의 이목도…….”


  “제겐 남의 이목보다 사부님 건강이 더 염려돼요. 사실 말씀은 드리지 않았지만 전부터 그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너무 여유로운 생활 속에 묻히다 보면 제가 했던 결심들이 흐트러질까 봐 걱정이 됩니다.”


  “그러시면 제가 바가지를 긁어드리면 되죠. 이왕 말이 나왔으니 사부님께선 제 차로 들어가시고 짐은 비서를 통해 옮기도록 하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잘 된 일인지도 몰랐다. 남의 눈에 띄지도 않을 뿐더러 당분간 용화와 함께 있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스승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내가 올 줄 알고 있었느냐?”
  “어머니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성 여사가 기쁘긴 한 모양이었다. 미리 일하는 사람에게 방을 치워놓도록 한 것도 모자라 자신이 이곳저곳을 꼼꼼히 챙겼다. 용화가 온 뒤로 집안일을 하는 아주머니를 들인 것은 바쁜 자신이 용화를 일일이 챙겨주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성 여사가 안내한 방은 햇볕이 잘 드는 화장실이 딸린 방이었다.

 

 

  “이 집은 남편을 보내고 나서 우울한 기분을 좀 바꾸려고 새로 장만한 집이예요.”
  “그렇군요.”

 

 

 비상도는 그곳에 있는 동안 외부와의 접촉을 일체 끊었다. 자신을 위해 헌신을 마다하지 않는 그녀를 위해서였다.   (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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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39

 

 

“어째 서울 사람들은 웃는 얼굴이 없을까?”
여성의 손처럼 부드러워 놀란 모양이었다.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권선징악을 주제로 하고 있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여전히 서울이란 곳은 그에게서 낯선 곳이었고 이방인이었다. 문명이란 놈에게 길들여지지 않은 탓도 있었지만 무수히 지나치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늘 그늘을 보아온 까닭이기도 했다.

 

 

  “어째 서울 사람들은 웃는 얼굴이 없을까?”

 

 

 처음 서울을 다녀오던 날 그의 마음속에 남아 있던 의문이었다. 선진국으로 간다는 것은 그만큼 정신과 육체적인 강요가 뒤따르는 법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은 모르고 반기기만 하는 모양이었다.

 

 

 무표정한 사람들, 그것은 쉼 없이 돌아가는 기계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생각할 여유를 가지지 못하고 한 방울의 기름을 얻고서 낮 밤 없이 돌아가며 그것을 살아있는 징표로 여기는 것이 현대인들이었다.

 

 비상도가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천 경장이 기자 한 사람을 데리고 나와 있었다.

 

 

  “선생님, 이쪽은 독립신문의 정 기잡니다.”
  “반갑소.”

 

 

 비상도가 손을 내밀었다. 악수를 하던 그가 깜짝 놀랐다.

 

 

  “아니, 손이…….”

 

 

 무예를 한다는 비상도의 손이 마치 여성의 손처럼 부드러워 놀란 모양이었다. 천 경장이 물었다.

 

 

  “선생님, 요즘 어디에 계십니까?”
  “왜, 잡아넣으려고?”


  “그게 아니라 지금 형편으론 선생님을 잡을 수도 안 잡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런가? 하지만 나를 잡겠다는 생각은 말게. 그 대신 내가 한 가지 약속을 함세. 뒷날 내 스스로 잡힐 때는 자네 손을 빌리겠네.”

 

 

 점심시간이라 사람들이 꽤 붐비긴 했지만 은밀하게 이야기를 나누기엔 적당한 공간이었다.

 

 

  “기자양반도 마찬가지요. 내 얼굴을 사진에 담을 생각은 하지 마시오. 대신 내가 왜 조천수 회장을 욕보이고 조폭들과 다투게 되었는지에 대해 충분히 말하리다. 단 한 가지 조건을 들어준다면 말이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는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두 사람은 그것을 읽어 내려갔다.

 

 

  『나 비상도는 다음과 같은 일들을 할 것이오. 첫째, 친일하여 그 대가로 재물을 취한 자나 독립투사들을 욕보였던 친일 인사들에 대해 나는 본인이 없는 지금 그 자손에게서라도 그 선친이 저지른 죄과에 대해 사과를 받고자 하오. 왜냐하면 그 후손들은 그때 얻은 부를 승계하였기 때문이며 또한 다시는 누란의 위기에 조국을 배신하는 인사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까닭이오.

 

 

 둘째,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이 나라의 역사의 맥을 끊어놓은 사람들을 찾아 그 이유를 들을 것이오. 다시 말해 필수였던 국사 과목을 선택으로 바꾼 교과부 관계자와 그 입안자들이오. 그들은 일제의 잔당이거나 동북공정의 하수인이라는 게 나의 생각이오.

 

 

 셋째, 매국노들의 후손들 중 국가를 상대로 조상의 땅을 찾겠다고 소송을 벌여 승소한 자들을 찾아가 철저하게 응징을 할 것이오. 모두가 잘 아는 것처럼 그들이 찾아간 땅은 매국의 대가로 일제가 그들에게 내린 하사품이었기 때문이오.

 

 

  일개 촌부인 내가 왜 나서는가. 그것은 지금껏 손을 놓고 있었던 위정자들에 대한 질책인 동시에 서민들이 애써 가꿔온 벼논에 잡풀이 더 이상 자라나지 못하도록 그 싹을 제거하는 작업인 것이오.

 

 

  굳이 내가 왜 나서야 하는가? 그것은 조상님들이 목숨 바쳐 지켜온 이 나라를 위해서 누군가 한 사람은 반드시 그 일을 해야 하는 까닭이오.』

 

 

 글을 다 읽은 두 사람을 향해 비상도가 물었다.  (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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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38

 

상선약수, 가장 으뜸가는 선은 물과 같으며 물은…
“그럼 사부님이라 할게요. 가르침을 주셨으니…….”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권선징악을 주제로 하고 있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성 여사가 예상치 못한 질문을 던졌다.

 

 

  “‘천하의 지유(至柔)는 천하의 지견(至堅)을 마음대로 구사한다’ 하였는데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아 네, 도덕경 43장에 나오는 구절이죠.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것, 즉 물은 이 세상에서 가장 굳은 것, 이를테면 금석까지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말이죠.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과도 상통하는 말입니다. 가장 으뜸가는 선은 물과 같으며 물은 모든 것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아니하고 뭇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하는 까닭에 도에 가깝다 하였습니다. 노자의 ⌜약⌟은 단순한 유약함이 아니라 ⌜강⌟을 손바닥 위에 놀릴 수 있는 유약이라는 말입니다.”


  “그런 뜻이었군요.”
  “그런데 성 여사님께서 어떻게……”


  “스님과 대화라도 하려면 공부를 해야겠기에 책을 한 권 샀어요.”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은데요. 절더러 너무 강하게 나가지 말라는 주문 같습니다.”


  “전 스님께서 별다른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에요.”

 

 

 성 여사가 창문을 내렸다. 짠 바다냄새가 차 안으로 밀려들었다. 차가 도착한 곳은 인천의 어느 바닷가였다. 자리에 앉기가 바쁘게 음식들이 상에 가득 놓였다. 아마 전화로 미리 예약을 해 둔 모양이었다.

 

 

  “일부러 사람이 없는 아침을 택했습니다.”
  “바쁘실 텐데, 저 때문에…….”
  "제겐 스님을 모시는 일이 제일 큰일이죠. “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창이 넓은 이층집이었다.

 

 

  “참 제게 다른 호칭을 써야겠습니다. 스님이라고 하니 남의 이목도 있고 또 땡중도 이런 땡중이 없으니 사실 스님은 격에 맞지가 않죠.”
  “그럼 어떻게 부르는 것이… 그냥 오빠라고 하면 어떨까요?”

 

 

 성 여사도 자신의 말이 우스웠던지 웃음으로 얼버무렸다.

 

 

  “그러면 사부님이라 할게요. 조금 전에도 가르침을 주셨으니…….”
  “그런가요?”

 

 

 두 사람의 웃음소리에 주인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두 분이 참 좋아 보이십니다.”
  “그 말씀이 고마워 다시 와야겠네요.”

 

 

 성 여사의 말이었다.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돌아오는 길에 우체국에 들렀다. 성 여사가 비상도의 편지를 가지고 우체국으로 들어갔다. 봉투에는 조동해라 적혀있었다. 남의 이목도 신경 쓰였지만 스승님께 비상도라고 쓰는 것은 예가 아니었다.

 

 

 성 여사가 돌아오자 비상도는 차에서 내려 공중전화 박스로 들어가 용화가 불러준 전화번호를 눌렀다.

 

 

  “나 비상도라는 사람일세.”
  “아니 선생님, 그러지 않아도 그곳으로 찾아 갔었는데, 지금 어디십니까?” 


  “내 말을 듣기만 하게. 오후쯤에 한 번 만났으면 하는데,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고 혼자 나온다고 약속 할 수 있는가? 아니야 기자 한 사람은 있어야겠어.”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어디가 좋은가?”
  “응. 알았네. 그럼 그때 보세.”

 

 

 비상도는 시간에 맞춰 호텔을 빠져나갔다. 꽁꽁 언 날씨 탓인지 사람들의 통행이 뜸한 편이었다.  (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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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왜 그리 속이 없을까?’ 재미
“친구와 같이 있소. 이제 믿어도 돼요!”

 

 


임재범 씨가 ‘나는 가수다’에서 그러대요.

“제가 사실 친구가 없어요, 한명도….
사적인 것까지 털어놔도 허허하고 웃어주는 친구가 없어요.
그래서 친구가 그리웠나 보죠, 순간… 너무 외로웠으니까.
항상 혼자였으니까…. 그래서 다 쏟았어요….”

고독과 친구였던 삶에 대한 고백인 셈입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지요.
그래서 임재범의 노래는 내공이 느껴지나 봅니다.

사실, 남자 세계에서 정말 이랬다간 완전 왕따입니다.
하여, 사람들이 일정 부분 세상에 맞춰 사는 것이지요.



50 중반인 지인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어이, 지금 나올 수 있지?”

“무슨 일인데요?”

“아무 것도 묻지 말고 ○○로 나와 줘.”

TV에서 연예인들의 친구 찾기 프로그램처럼 다짜고짜 나오라는 겁니다.

젊은 날 친구들이 요런 수법을 쓸 때,

“야, 또 동원령이냐?”

하면서도 부단히 불려 나갔지요.


단정한 차림의 옷을 챙겨 입고 약속 장소로 갔습니다.
지인과 그 친구들이 있더군요. 상황을 설명하대요.

“우리 세 명은 마산이 고향인 중학교 동창이야.
객지에서 믿을만한 아우를 만났는지 시험했는데 자네가 왔어. 고마워~.”

헉, 예비군 훈련이었습니다.
중년 나이에도 이런 내기가 필요한 게 남자들인 것 같습니다.

여자들이 보기에는 ‘남자들은 왜 그리 속이 없을까?’ 하겠지만,
이 또한 삶의 재미인 걸 어떡합니까.

특히 가족을 제외하고 자신을 믿고 따라주는 선ㆍ후배가 있다는 건 아주 좋은 일입니다.

 

 

 소개 중에, 갑자기 지인 친구의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진짜 중학교 친구들이랑 있다니까. 바꿔 줘? 아나, 전화 좀 받아 봐라.”

헉, 이 무슨 추태? 말로만 듣던 아내의 확인 전화였습니다.
오십 중반 친구도 눈치 9단이더군요.

“제수 씨. 잘 사요?”

그런데 아직 믿지 못했는지 통화가 끝나지 않더라고요.

“… 거짓말이라고? 다른 친구 바꿔 줄 테니 목소리 잘 들어 봐.”

“진짜, 친구들과 같이 있소. 이제 믿어도 돼요!”

한바탕 웃음이 터졌지요. 참 뭐한 부부입니다.
모양새는 빠졌지만, 웃음은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습니다.

그나저나 미주알고주알 이렇게 마음 터놓고 지낼 진정한 친구가 있을까 싶더군요!!!
‘Yes’란 답을 얻으려면 삶 잘 살아야겠지요.

가슴 나눌 벗들이 그립기만 합니다.

 

아래 추천해 주실 거죠? 고마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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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서기 앞서 국민 위한 내공쌓기가 최우선
[마음대로 미래 사회 진단하기-3] 줄서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줄서기가 당신의 미래를 좌우한다.”


우리의 현실을 비유한 말이다. 출세 등을 위해 ‘줄서기’를 잘해야 한다. 또한 우리 사회는 줄서기를 강요한다. 싫어도 줄을 서야 하는 세상인 게다. 자칫 줄서기를 잘못했을 경우 낙동강 오리알 신세를 면치 못한다.


줄서기는 좋은 말로 ‘인맥’, 혹은 ‘지인’ 쯤 되겠지. 나쁜 말로 ‘계보’랄까?


어쨌든, 줄서기는 우리네 정치, 경제, 생활 등 모든 부분을 망라한다. 긍정보다 부정적 의미가 강하다. 이걸 긍정의 힘으로 바꾸면 좋지 않을까?



“국민과의 약속을 어긴 것이라 유감스럽다.”


줄서기의 초고봉은 ‘보스’로 불린다. 우리 정치사에 있어 대표적인 예는 김영삼과 김대중일 게다. 이 둘은 경쟁에서 화합으로 때론 갈등을 낳았다.


지금 가장 잘나가는, 영향력 있는 사람을 꼽으라면 누굴 떠올릴까? 대부분 그를 지목할 것이다. 차기 대권 유력 주자니까.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으니까.


그래 설까? 무슨 일만 생기면 소위 잘나가는 정치인들이 그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이를 즐기는 것처럼 그는 하명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함구로 일관한다.


그리고 입술을 꾹 다문 채 애간장이 다 타 들어갈 때까지 기다리고 기다리다 무겁게 입을 연다. 때를 아는 게다. 이번 동남권 신공항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국민과의 약속을 어긴 것이라 유감스럽다. 공항 문제는 공약을 이행하지 않은 게 됐다.”


말도 길게 안한다. 할 말만 딱딱 골라 말한다. 그러면 원군을 얻은 듯 반가운 기색이 역력하다. 체신 머리 없는 정치인들 같으니라고.


이래가지고 무슨 놈의 정치를 한다고. 하기야 이렇게라도 줄을 서야 한 자리 차지하지. 체면이 벼슬 주는 것도 아닌데. 

 

줄서기에 앞서 국민을 위한 내공 쌓기가 최우선


내년이면 대통령선거다. 그래서 여권에서도 어차피 줄서기를 해야 한다. 이런 판에 모험을 걸었다간 찬반 신세다. 유력 주자에게 줄대기로 눈도장을 찍는 게 최고다.


지금이야 친이 친박으로 나눠져 있지만 조만 간에 정리될 게 뻔하다. 그렇지 않다면 분당 밖에 없다.


당을 쪼개기란 쉽지 않다. 까딱하다간 유력한 대통령 자리가 날아가는 아픈 현실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 어쩔 수 없이 구심점은 지나갈 권력이 아닌, 미래 권력으로 뭉쳐야 할 처지다.


하지만 줄대기도 난감하다. 처음에는 아무나 받아주지 않을 확률이 크다. 튕기고 봐야 얻을 게 많다. 충성 경쟁에도 유리하다. 그런 후 세 불리기를 통해 대통령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 들게다.


그래서 세상살이는 수 읽는 눈이 필요하다. 삶 속에서 얻은 내공은 한 순간에 큰 힘을 발휘한다. 수읽기도 하루아침에 얻어지지 않는다. 꾸준한 내공 쌓기가 필요하다.


그래서다. 자신의 출세와 정치를 위한 줄서기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내공 쌓기가 최우선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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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와의 뒤늦은 해후에 미안함이 앞서고…
봉하 마을 초입에서 만난 그에 대한 인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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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에서 본 현수막.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명언 중 하나입니다. 사후 일주기가 가까운 마당에 사뭇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오는 요즘입니다.

여수시민협 회원들과 함께 바보 노무현과의 조우를 지난 토요일에야 결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바보 노무현과의 만남은 세 번 있었습니다. 대통령에 오르기 전 두 번, 대통령이 되고 난 후 한 번이었던 걸로 기억됩니다.

어쨌든 그에 대한 인상은 ‘참 남다른 정이 많은 인간이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솔직한 정치인도 있었구나 싶을 만치 인간적이었지요. 그랬는데 이제야 그를 찾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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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노무현은 이렇게 남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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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명언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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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입구의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

“정권이, 권력이 바뀌었는데 그걸 좋아하겠어요?”

봉하 마을 가는 길은 좁았습니다. 이곳은 시간을 잘못 맞춰오면 한없이 기다려야 한다던 어느 기사님의 말이 이해되더군요. 그에게 “그럼, 길을 넓혀야 되겠네요?”라고 물었더니 돌아오는 말이 가관(?)이었습니다.

“정권이, 권력이 바뀌었는데 그걸 좋아하겠어요?”

민심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너무 슬펐습니다. 죽은 제갈량이 살아있는 자들을 물리치던 삼국지의 한 장면이 불현듯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덩달아 서거한 대통령이 한쪽 귀퉁이에 내몰려 있지만 그가 품은 가슴과 그가 남긴 가슴은 제갈량 못지않게 우리네 가슴을 마구 후벼들고 있었습니다.

마을입구에는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 건물이 이곳을 찾는 사람을 반기고 있었습니다. 그의 사진들과 함께 내걸린 현수막에는 “내 마음 속 대통령 노무현-당신의 국민이어서 행복했습니다.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란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이심전심이었을까? 마음을 담은 문구였습니다. 또 마을 길가에는 “노무현 대통령 당신을 사랑하고 기억하고 실천할 것입니다!”란 현수막이 여기저기 걸려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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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기억하고 실천할 것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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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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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깨어 있는 시민으로 살겠다던 약속.

생(生)과 사(死)가 하나인 이유는 공허함 때문?

봉하 마을에는 남녀노소를 막론한 그의 백성이었던 사람들이 그가 남긴 따스한 봄볕을 찾아 들고 있었습니다. ‘저들은 왜 이곳의 봄볕까지 찾아들었을까?’ 란 물음을 던지기도 전에 한 때 그의 국민이었던 사람들은 해답을 현수막에 적어 걸어 놓았더군요.

“님의 뜻을 따라 늘 깨어 있는 시민으로 살겠습니다.”

올 4월, 바보 노무현과의 만남은 시작부터 애처로웠습니다. 애처로운 이유요? 우리들의 다짐이 공허한 때문이었지요. 생(生)과 사(死)가 하나라는 말은 이런 이유일 것입니다,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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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기가 다가오자 새롭게 관심이 쏠리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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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lovetree0602.tistory.com BlogIcon 초록누리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립습니다. 곧 1주기네요.

    2010.04.27 09:44 신고

“땅은 감사 대상…수입은 이웃과 나눌 생각”
“새해 꿈은 삶의 연속성이 있어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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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서 만난 어설픈 농사꾼.

2009년이 밝았습니다. 누구나 가슴 속에 소망과 목표를 어느 정도 정리했을 것입니다.

“친구와 약속을 어기면 우정에 금이 가고, 자식과 맺은 약속을 어기면 존경이 사라지고, 기업과 약속을 어기면 거래가 끊긴다.”

이 약속 중, 지키지 않아도 문제되지 않는 약속이 있습니다. 그건 자신과의 약속이라 합니다.

왜냐하면 약속을 한 사실을 남들이 모를 뿐만 아니라 지키지 않아도 스스로 핑계를 대가며 용서하기에 부담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라 합니다. 그래서 자신과의 약속이 가장 큰 약속으로 여기나 봅니다.


이상인 정성자 부부.

“땅은 감사 대상…수입은 이웃과 나눌 생각”

지난 2일, 여수시 율촌면에서 올해 농사를 준비 중인 어설픈(?) 농사꾼을 만났습니다. 왜, 어설픈 농사꾼이냐고요? 이들은 현재 여가활동을 노후 일거리로 삼으려는 목표를 가진 예비 농사꾼이기 때문입니다. 이상인(59)ㆍ정성자(57) 부부와 올해 농사 설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부부에게 땅은 어떤 의미인가요?
“땅은 투기 대상이 아니라 감사 대상입니다. 감자 씨 하나를 심어도 땅 속에서는 감자가 주렁주렁 달리잖아요. 그러니 감사의 대상이지요. 자연은 사람이 노력하는 만큼 돌려주지요.”

- 지난 해 취미로 지은 농사 수입은 어떻게 썼나요?
“지난 해 깨, 배추, 무, 고추, 옥수수, 고구마 등을 심어 지인들과 나눠먹고 일부는 교회 교인들에게 팔았어요. 한 100만 원 정도 벌었는데 전부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사람 돕기에 썼어요. 올해에도 틈틈이 지은 농사 수입은 불우이웃돕기에 쓸 생각입니다.”

- 올해 농사 계획은 세웠나요?
“2월부터 상추 등을 심으려고 해요. 그러려면 밭갈이 준비를 해야 해 신년 연휴에 이렇게 잡초를 뽑고 있어요. 고추, 깨, 하지 감자, 옥수수, 배추, 무, 쑥갓 등을 심을 계획이랍니다. 땅을 놀리지 않고 농사지어야죠. 수입은 이웃과 나눌 생각입니다.”


이곳에 자신의 보금자리를 지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새해 꿈은 삶의 연속성이 있어야 하겠지요!”

- 농사 말고 올해 다른 목표는 세웠나요?
“올해에는 밭 근처인 (여수시) 율촌 문화마을에 마련한 300평 대지에 집을 지을 생각입니다. 자식들은 좀 더 기다리면 어떠냐고 하는데 부부가 올해 짓기로 의견일치를 보았거든요. 또 거제도에서 여수까지 와서 집짓기가 부담이라 올해는 운전면허증을 딸 생각입니다. 움직이는 불편을 최소화해야 하니까요.”

- 집 지으려면 쉬운 일이 아닌데, 집 설계는 한 상태인가요?
“규모를 어느 정도로 할지, 자금은 어떻게 마련할지 고민이죠. 목표가 있으면 나머지는 방법이 생기지 않을까요? 그래도 집 짓고 농사지을 생각에 생기가 넘친답니다.”

- 아직 새해 목표를 정하지 않는 사람에게 해 줄 말이 있다면 무엇이나요?
“‘대통령이 되겠다’라는 꿈은 엉뚱한 설계지요. 새해 꿈은 삶의 연속성이 있어야 하겠지요. 꿈은 자신의 삶을 묵묵히 살아갈 그 해의 목표지요. 여기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나와 내 가족에 대한 배려까지 묻어나야겠지요.”

저도 올해 목표를 세웠습니다. 지켜질지 알 수 없습니다만, 스스로의 약속이라 부단히 노력할 것입니다. 노력하다 보면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나만의 정체성을 찾겠지요. 새해 설계를 이루기 위해 올 한해에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상인ㆍ정성자 부부의 밭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베어낸 잡초가 타면서 연기를 품어내고 있었습니다. 그 잡초 타는 냄새에서 향기를 맡았습니다. 향기는 봄, 들꽃, 땅이 품어내는 자연의 숨소리처럼 느껴졌습니다. 이처럼 새해 설계도 자신의 향이 솔솔 묻어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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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은 자기 집에서 자야지. 안 그래?”
[아버지의 자화상 37] 잠

“아빠, 아빠. 이야기 좀 들어 보세요.”

숨이 꼴가닥 넘어가는 폼입니다. 대체 왜 그러지, 싶습니다. 그러나 별 관심 없는 듯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아빠, 제 이야기 좀 들어 보시라니깐요.”

시큰둥한 표정입니다. 여기서 좀 더 장난치려 했다간 자식 일에 관심 없는 아버지로 찍힐까봐 한 발 물러섭니다.

“뭔데. 그래 어디 한 번 들어보자.”
“글쎄, 친구가요~ 시험 잘 보면 우리 집에서 하루 밤 자기로 했다지 뭐예요.”

“그게 무슨 소리야?”
“저번에 시험 봤잖아요. 근데 그 시험 잘 보면 우리 집에서 하루 밤 자는 걸, 친구 부모님이 허락하기로 약속했대요.”

아이들입니다. 시험 잘 본 댓가로 같이 자는 걸 꼽을 만치 그렇게 같이 자고 싶을까?


“아빠, 허락한다 못한다 말씀을 하셔야죠!”

사연인즉, 자주 놀러오는 딸아이 친구는 지난 여름, 하룻밤 저희 집에서 잔 적이 있습니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또 자고 싶었나 봅니다. 그런데 그 부모가 저희와 상의도 없이 덥석 시험 잘 본 댓가를 저희 집에서 자는 걸 허락하고 만 것입니다.

보통 아이가 시험 잘 보면 ‘뭐 사주겠다’는 약속은 해도, 친구 집에서 하룻밤 자는 약속이라니 참 재미납니다. 하여, 빙그레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렇지만 꾹 참고 모른 체 했습니다.

“그런데 시험은 잘 봤대?”
“잘 봤대요.”

그리고 관심 없는 척 지나쳤습니다. 아빠가 아무 소리 없으니 속이 타나봅니다. 안절부절입니다. 아이의 입에서 기어이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아빠, 허락한다 못한다 말씀을 하셔야죠!”
“아빠가 한 약속이 아니라, 그 집 부모가 한 약속인데 아빠가 하락하고 말고가 어디 있어? 잠은 자기 집에서 자야지. 안 그래?”

녀석 표정이 영 아닙니다. 머리를 굴리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울면 아빠가 허락하실까?’, ‘아니면 애교로…?’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일단 오금을 박았습니다.

“내일까지 생각해 보고 결정하기로 하자. 너 하는 것 봐서 말이야!”

아내는 찬성이었습니다. 그러나 결정은 제 몫으로 남겨두었습니다.

“어디서 여자가 밖에서 잔다고 그래!”

아시다시피 어릴 적, 친구 집에서 한 번 자려면 무척 힘이 들었습니다. 남자인 저도 그러는데 여자들은 두말하면 잔소리였습죠. 울고불고 난리가 나도 허락이 떨어지질 않았죠. 대신 불호령이 떨어졌습죠.

“어디 여자가 밖에서 자고 들어 오냐. 돼 먹지 않게? 자고만 들어와 봐, 그땐 다리몽둥이 뿔라지는 줄 알어, 알았어!”

그랬는데…. 이를 어기고 몰래 자고 오던 날, 아버지가 뿌린 물바가지를 뒤집어 쓴 누이는 두 번 다시 자고 들어오는 날이 없었습죠. 특히 1박 2일 대학 MT 때나 친구들과 캠핑 갈 때, 이로 인해 애 많이 먹었습죠.

사실 아이의 친구 아버지는 제 고교 동창입니다. 저번에 저희 집에서 잔다고 했을 때, 그 친구 왈 “여자가 어디서 밖에서 잔다고 그래!” 호통을 쳤다 합니다. 제 딸이 “아빠, 친구 아빠는 너무 고지식해요. 아빠가 전화해서 설득 좀 해주세요. 녜?” 했었습니다.

오늘 밤 허락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번엔 제가 애를 좀 먹일 참입니다. ㅠㅠ~. 이게 아버지들의 마음 아닐까요?

한 아이가 성인으로 자라기까지 한 가정에서만 공이 드는 게 아니라, 가정ㆍ학교ㆍ지역사회 등 많은 손길이 스며 있다 합니다.

하여, 이번엔 무슨 이벤트를 만들어 환영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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