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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돼. 양말에 뭐 그런 게 다 있어!”
“미치고 환장하겠네. 나만 바보 되는구먼.”
“그래도 지구는 돈다.(Eppur si muove)”
목욕탕에 들어갔다 나와 양말을 신을 때…

 

 

 

 

양말은 그저 마음 내키는대로 신으면 그만인 줄 알았습니다.

 

 

 

사람이 모이면 가끔 멀쩡한 사람을 바보 만들 때가 있습니다.

이건 쪽수 노름입니다. 일전에 이런 경우가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 등산을 한 후에도 여전히 서로 할 말이 많습니다.

 

그러던 중, 차에서 한 지인이 등산화를 벗고 발을 쭉 내밀었습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터진 한 마디가 한 사람을 바보로 만든 시초가 되었습니다.

 

 

“이거 오른쪽에 신는 양말인데, 왼쪽에 신었네? 잘못 신었어.”

 

 

귀를 의심했습니다.

그냥 발에 쏙 넣기만 하면 되는 양말을 잘못 신었다니, 농담이거니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양말에 오른쪽 왼쪽이 어디 있단 말인가.

 

지금껏 마음 내키는 대로 신어왔던 양말이 아니던가.

별 희한한 소리를 다 듣겠네, 싶었습니다.

 

 

 

 

“말도 안 돼. 양말에 뭐 그런 게 다 있어!”

 

 

지인은 계속 “양말을 잘못 신었다”며 지천이었습니다.

일행들도 관심을 보이며 귀를 쫑긋했습니다.

그러자 그가 자기 등산화를 벗더니 신었던 양말 보여주며 말했습니다.

 

 

“여기 보세요. 오른쪽 발에 신는 양말에는 'R'이, 왼쪽 발에 신는 양말은 'L'이라고 표시돼 있잖아요. 그걸 아직 몰랐어요?”

 

 

‘엥?’ 하면서도 흥미가 생겼습니다.

저만 처음 듣는 말인 줄 알았더니, 다른 지인들도 “말도 안 돼. 양말에 뭐 그런 게 다 있어!”라며 반발했습니다.

그러자 그가 엄청 억울하다는 듯 말했습니다.

 

 

“옛날에 서울에 가보지 못한 사람이 대문 없는 문이 어디 있냐? 고 우겼다더니 꼭 그 짝이네.”

 

 

양말을 잘못 신었던 당사자로 지목된 지인이 “그런가?”라며, 고개를 끄떡이면서도 반신반의한 표정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말도 안 되는 억지 해학으로 반격의 고삐를 죄었습니다.

 

 

 

 

“미치고 환장하겠네. 나만 바보 되는구먼.”

 

 

아뿔싸, 양말을 내 보였는데 오른쪽 왼쪽이 씌여 있었습니다. 저도 잘못 신은 겁니다.

 

 

“라이트(Right) - 왼쪽, 레프트(Left) - 오른쪽. ‘R’이 왼쪽이지 오른쪽이냐? 너는 영어를 통 모르는구만.”

 

 

모두들 영어를 반대로 해석한 그의 돌직구성 말에 빵 터졌습니다.

하지만 영어를 모르는 사람으로 지목된 그는 가슴을 치며 억울해 했습니다.

 

 

“미치고 환장하겠네. 나만 바보 되는구먼.”

 

 

일행이 배꼽 잡는 사이, 저도 양말을 내밀었습니다.

제 양말도 'R'과 'L'이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아뿔싸, 저도 양말을 바꿔 신었습니다.

무심코 양말을 내밀었다가 무식한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때 양말 잘못 신은 지인의 기지가 발휘되었습니다.

 

 

“저것 봐. 라이트(Right) - 왼쪽, 레프트(Left) - 오른쪽 맞지? 우리는 양말을 맞게 신었고, 너가 양말을 잘못 신은 거야.”

 

 

셋 중에 둘이 양말을 틀리게 신었으니, 그게 맞다는 억지 논리였습니다.

그러니까 잘못된 대세도 대세라는 현실이 된 것입니다. 진실의 오류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옛날 그리스 철학자들의 지동설과 비교하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Eppur si muove)”

 

 

요즘은 인공위성 사진 등으로 지구 모양이 둥글다는 걸 확인할 수 있지만,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지구가 물 위에 떠 있는 편평한 원반 혹은 사각형으로 보는 게 대세였습니다.

 

이에 맞서 코페르니쿠스는 ‘지구는 둥글다’며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새로운 지동설을 주장했으나 묻혔습니다.

 

그러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지동설을 옹호하다가 로마 교황청 종교재판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습니다. 이 유죄 선고 후, 갈릴레이가 남긴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Eppur si muove)”

 

 

재밌는 건, “1633년 6월 22일 갈릴레이가 했다는 이 말은 정확한 근거가 없으면서도 사실처럼 전해져 오는 말이다”고 합니다.

 

 

 

목욕탕에 들어갔다 나와 양말을 신을 때…

 

오른쪽 왼쪽 구분이 있는 기능성 양말을 모르고 무심코 신었는데 잘못 신었더군요.

 

 

갈릴레이처럼 주위의 억압(?)으로 바보로 몰린 지인은 최근 입는 행태의 변화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요즘은 기능성 의류가 대세다. 양말도 마찬가지다. 등산 할 때 발에 차는 땀을 흡수하고 발을 보호하는 기능까지 강조되고 있다.”

 

 

다들 양말을 신어봤을 테니 아실 겁니다.

양말도 오른쪽과 왼쪽이 다릅니다.

 

목욕탕에 들어갔다 나와 양말을 신을 때 왼쪽에 신었던 양말을 오른쪽에 신었을 경우 반대쪽이 툭 튀어 나올 때가 있습니다. 바쁘지 않을 때는 차분하게 바꿔 신기도 하지만 대부분 그냥 신고 맙니다.

 

바보로 몰린 지인은 타박을 받으면서도 “요즘 등산 양말은 이런 걸 방지하기 위해 오른쪽(R)과 왼쪽(L)을 구분한다”고 설명하더군요.

 

이로 보면 참 살기 편한 세상입니다.

 

하지만 있는 사람들 말입니다.

없는 사람들이 문명을 즐기기란 쉽지 않습니다.

기능성 양말의 따뜻함처럼 훈훈한 연말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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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스타킹, 신축성 하나는 정말 끝내줬다
팬티스타킹 입고 쪽팔림 보다 추은 게 낫다


“여보, 내복 없어?”

DBS 크루즈에서 진행하는 ‘블라디보스톡 2010 winter’ 여행에 내복이 필요했다.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라는데 내복 없이 견디기는 힘들 것 같았다. 집에서 내복을 찾아도 없었다.

“이거라도 입어요. 아님, 같이 가서 사던지….”

아내가 슬그머니 내 놓은 건 팬티스타킹이었다. 이런 젠장~. 요걸 입어라니, 어디 말이나 될 법한 일인가.

“당신은 신랑이 팬티스타킹 입고 쪽팔려도 괜찮단 말이지?”
“그게 뭐 어때서요. 팬티스타킹이 얼마나 따뜻한 줄 알아요? 여자들이 추운 겨울에 이걸 신고 견디는 걸 보면 몰라요. 춥지만 안으면 되지….”

생각해 보니, “겨울 멋쟁이는 얼어 죽는다”는 말처럼, 과연 그럴까? 여자들의 팬티스타킹 성능을 시험해 것도 괜찮을 성 싶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내가 내놓은 팬티스타킹.

팬티스타킹, 신축성 하나는 정말 끝내줬다

“팬티스타킹 한 번 입어볼까?”

겸연쩍음을 숨기며 주섬주섬 챙겨 가방에 넣었다. 팬티스타킹을 집에서부터 입고 가긴 싫었다. 그나마 남아있는 알량한 남자의 자존심 때문이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도착 전, 배에서 갈아입을 생각이었다. 

배가 러시아에 도착할 즈음, 앉아서 팬티스타킹을 대충 입었다. 일어나 보니 길이가 짧다. 엉덩이 아래에 걸쳤다. 다시 앉아 발, 종아리, 허벅지 순으로 스타킹을 쭉쭉 늘렸다. 그제야 엉덩이를 덮었다. 신축성 하나는 정말 끝내줬다.

스타킹 위에 양말을 신었다. 발가락이 몹시 불편했다. 손으로 이음새 부분의 불편함을 제거했다. 발목까지 오는 팬티스타킹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블라디보스톡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저녁식사 후, 호텔 방 배정을 받았다. 제주도에서 온 30대 중반의 키다리 아저씨와 한방을 쓰게 됐다. 선수를 쳤다.

“저~, 벗은 뒤태 사진 좀 찍어줄래요?”
“어~, 팬티스타킹이네요. 저도 그거 입을 뻔했는데….”

팬티스타킹 입고, 쪽팔린 거 보다 추은 게 낫다

키다리 아저씨도 팬티스타킹에 얽힌 사연이 있었다. 그에게 얽힌 사연을 들었다.

“아내에게 ‘쫄쫄이 없냐?’고 물었더니, 팬티스타킹 입고 가라 하대요. ‘남자가 그걸 어떻게 입느냐?’고. ‘팬티스타킹 입고, 쪽팔린 거 보다 추은 게 낫다’하고 바지만 입고 왔어요. 그거 입으면 변태라고 오해할까봐. 이럴 줄 알았으면 저도 입고 올걸 그랬어요.”

어쨌거나 생각은 비슷비슷했다.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봤더니 사각 팬티가 구겨져 뒤태가 영 아니었다. 그렇잖아도 엉덩이가 개였는데 원인이 있었던 것이다. 다음 날에도 팬티스타킹을 입고 나섰다.

여자의 팬티스타킹을 입고 난 소감이 어땠냐고? 가볍고 따뜻했다. 여자들이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팬티스타킹과 미니스커트로 멋을 내는 기분을 확실히 알 것 같았다. 이렇게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은 내개 추억 아닌 추억을 선사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뒤태가 가운데 사진처럼 쭉쭉빵빵은 아니었다.남녀의 뒤태 차이는 어쩔 수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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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feelhouse.tistory.com BlogIcon ,,.,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추울때 한번 입어보도록 해야겠습니다.
    아내가 저를 혹시 오해하지 않을 까여^^;

    2010.12.20 07:41 신고
  2. Favicon of https://rubygarden.tistory.com BlogIcon 루비™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얼마나 따스한지는
    미니스커트 입고 팬티 스타킹만 신은 여자들을 보면 짐작이 가시잖아요.
    이제 벗기 힘들 듯....??

    2010.12.20 16:35 신고
  3. 은하수길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음에는 레깅스에 도전해보시길.. 아무래도 발이 뚫려있어 좀 편하지 않을까요? 저도 남편한테 한번 권유해봐야겠습니다.

    2010.12.22 01:23
  4. 담덕   수정/삭제   댓글쓰기

    겨울에 야구 할때 팬티스타킹은 아니지만 여자 레깅스를 입으면 입은것 같지도 않게 가벼우면서도 따뜻 합니다. 발까지 덮어 버리는 팬티스타킹은 스파이크 안에서 양말에 밀려 운동하긴 불편하더군요. 저도 여성용 팬티 레깅스를 겨울엔 자주 애용 합니다.
    단, 여성용을 입게 되는 이유는 남성용 레깅스도 있으나 엄청 비싸서 엄두도 못내 어쩔수 없는 선택입니다. 물론 내복 입어도 되나 내복은 운동복에 쓸려다녀 불편함이 많습니다.

    2011.05.26 14:47

“산타 할아버지 우리 집 어딘지 아세요?”
아내의 선물 ‘시집’으로 할까 고민 중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 모두들 즐거운 날 되길 바랍니다.

어제 밤, 늦게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했습니다. 계획은 야근인 아내 퇴근 전에 장식하려 했었는데 결국 아내가 집에 와서야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트리가 어디에 있는지 찾질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7년 전, 구입했던 트리를 찾느라 애먹었습니다. 트리를 장식하려고 상자를 열었더니 산타크로스 할아버지에게 보내는 아이들 편지도 들어 있었습니다.

어제 저녁 “말 안 들으면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에게 전화해서 선물 주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는 말에 “선물 안 줄까봐 그동안 속아준 거”라던 아이들의 대답을 듣고 난 후라 편지가 더 새삼스럽습니다.


“산타 할아버지에게

산타 할아버지
우리 집 어디지 아세요.
아파트에요. 알게조.”

혹시나 산타 할아버지께서 선물 안줄까봐 아파트 호수를 적고 그랬었는데…. 설거지를 한 아이들에게 일주일 용돈의 절반에다 500원을 얹어 선물을 준 상태라 더 새삼스레 느껴집니다.

큰 선물 받겠다며 큰 양말이면 좋겠다던 녀석들이었는데…. 장식이 끝나고 반짝반짝, 추억의 불이 켜집니다. 아내에게 작은 선물을 준비해야겠는데 뭘로 할까 고민 중입니다. 시집(詩集)이면 어떨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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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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