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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진신 사리 만진 영광, '다솔사'서 느끼다!

풍수지리설의 시조 도선 국사와 만남에 ‘감동’
‘고집멸도’, 모든 중생은 열반에 들 운명?
개, ‘네가 부처로구나’...염화미소와 이심전심

 

 

 

 

다솔사 가는 길입니다. 아름드리 숲길은 걸어주는 게 예의입니다.

 

 

 

 

가을 때문이지 싶습니다. 여유를 찾고 싶었습니다. 깊어가는 가을이 사람을 미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 나를 되돌아보고픈 용기가 났습니다. 지인과 시절 인연을 정하지 않고, 발길 닿는 대로 가기로 했습니다. 한가롭고 여유로운 국도와 지방도를 따라 움직였습니다.

 

 

“여기 경남 사천 곤양에 다솔사라는 절이 있어. 아늑한 절이지. 40여 년 전 대학 때 갔었는데, 그 기억이 지금도 새롭네.”

 

 

지인의 설명에 귀가 솔깃했습니다. 그동안 듣도 보도 못했던 ‘봉명산(鳳鳴山) 다솔사(多率寺)’에 혹했습니다. 정처 없이 천천히 떠도는 중에도 가보고 싶었습니다. 하여튼 다솔사란 이름만으로도 묘한 끌림이 있었습니다. 즉흥적으로 다솔사로 향하면서 지인이 말했습니다.

 

 

“옛날엔 차 몰고 가다가 들르고 싶으면 그때그때 쉬었다 가곤 했는데, 오랜만에 그런 여행 하는 기분이네.”

 

 

여행, 이런 게 맛있지요. 이런 여행 저도 처음이었습니다. 다솔사로 가는 내내 보너스 받은 것 같았습니다. 또한 저승사자에 이끌려 옥황상제 앞에선 중생이, 옥황상제에게 때를 쓴 끝에 며칠간의 삶을 보장받은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분명한 건 정신의 고향을 찾아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봉명산 다솔사 가람 

편백나무 숲길

 

 

 

 

“교수님, 이런 길은 차를 두고 걸어가는 게 길에 대한 예의 같아요.”

 

 

왜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아마, 너무나 차분하고 정적인 느낌 때문이었으리라! 차를 되돌려 주차 후, 약수 한 모금 마시고 걸었습니다. 아름드리 정겨운 솔밭과 쭉쭉 뻗은 편백나무 숲이 어우러진 맑고 싱그러운 길이 일주문(一株門)과 천왕문(天王門)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천천히 걷는 자체가 자연과 교감이었습니다.

 

 

“다솔사는 503년(신라 지증왕 4년)에 연기조사(緣起祖師)가 영악사로 창건했다. 신라시대 자장 법사(610~654), 의상 대사(625~702), 도선 국사(827~898) 등에 의해 중수됐다. 도선 국사가 중수하면서 다솔사라 다시 개칭했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숙종 때 재건되었다가 1914년에 불탄 걸 다시 지었다.”

 

 

1500여년 된 다솔사를 까마득히 몰랐습니다. 게다가 고려 태조의 출현 등을 예언한 우리나라 풍수지리설의 시조이며, ‘도선비기’로 세간에 유명한 도선 국사와의 만남만으로 감동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풍수지리설에 기반 한 해석이 뒤따랐습니다.

 

 

“다솔사가 앉은 봉명산은 명당 중의 명당인 장군대좌다. 봉명산 봉우리는 장군봉이다. 장군이 있으면 군사가 모여야 하고, 군사는 북을 쳐서 모으듯 절 뒤편 큰 바위가 북 바위고, 법당 앞에 흐르는 샘물이 장군수다. 풍수에 맞게 장군이 군사를 ‘많이 거느린다’는 의미로 다솔사라 했다.”

 

 

이를 증명하듯 다솔사 오르는 길에 ‘어금혈 봉표(御禁穴 封標-어명으로 다솔사 도량에 묘자리를 금하게 한 표석)’라는 음각글씨가 새겨진 바위가 있었습니다. 그래 설까. 땅의 음덕을 보려고 묘를 많이 썼다 합니다. 이곳에 묘를 쓰면 집안에 장군이 나온다나. 사람들이 어리석은 중생입니다. 자신이 지은 덕에 따른 인과응보(因果應報)를 모르는 게지요.

 

 

 

대양루 

어금혈 봉표 

1500여년 된 절집 다솔사 

 

 

 

대양루를 돌아 대웅전 경내로 들어섰습니다. 대웅전에 ‘적멸보궁(寂滅寶宮)’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대웅전은 보통 부처님 불상이 앉아 있습니다. 이에 반해, 적멸보궁은 부처님 몸인 진신사리가 있는 곳이라 불상이 없습니다. 부처님 몸을 불상이 대신할 수 없는 이치입니다. 내부를 보니, 안에서 건물 밖의 부처님 진신 사리탑을 볼 수 있도록 벽면이 유리로 만들어졌습니다. 매무새를 추스르고 삼귀의(三歸依) 예를 차렸습니다.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거룩한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거룩한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다솔사에서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발견된 건 “1978년 대웅전 삼존불상 개금불사 때 후불탱화 속에서 108과의 사리가 발견되면서 적멸보궁 사리탑을 건립하고 불사리를 봉안했다”고 합니다. 부처님 진신 사리는 두 종류입니다. 부처님 피부가 사리가 된 '백(흰색) 사리'와 혈관이 사리가 된 '적(붉은 색) 사리'로 나뉩니다.

 

 

 

부처님의 진신사리인 백사리와 흑사리입니다.

올 4월, 남해사 혜신스님의 도움으로 찍었습니다.

 

 

 

 

부처님과 인연이 남달랐을까. 올해 4월, 여수 남해사 혜신스님의 배려로 부처님 진신 사리인 백 사리와 적 사리 2과를 직접 손으로 만져 봤습니다. 당시, 사리를 손으로 만지면서도 무덤덤했습니다. 그랬는데, 이곳 다솔사 진신 사리탑을 보니 만져본 자체로도 영광임을 느낍니다. 3년 전, 어느 점술가의 한 마디가 떠오릅니다.

 

 

“스님 될 운명을 용케 피하셨습니다. 스님이 되셨을 때보다 덜하지만 문필가로 이름을 널리 알릴 운명입니다.”

 

 

웃어 넘겼습니다. 하지만 웃을 수만 없었습니다. 한 때 잠시 스님이 되고자 고민했던 적이 있었으니까. 아무튼, 이때 운명은 스스로 결정한다는 걸 새삼스레 깨달았습니다. 기독교 모태 신앙으로 태어났으나, 불교와 더 가깝게 지내는 걸 보면 아무래도 전생부터 부처님과 깊은 인연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부처님 진신 사리탑 

대웅전 격인 적멸보궁 

사리탑을 돌며 소원을 빌면...

 

 

 

 

 

“참선본시불방편(參禪本是拂方便) 참선이 곧 부처님의 방편이라!
성공방각차신한(成功方覺此身閒) 공을 이루어 깨치면 이 몸 한가하리니!“

 

 

부처님 사리탑으로 돌아가던 길에 본 글귀입니다. 중생이 어찌 부처님의  큰 뜻을 헤아릴까. 마음 비워 합장하며, 부처님 사리탑 주위를 돌았습니다. 대박 수능, 대입 합격 등을 기원하는 소원이 많았습니다. 모든 중생들, 부디 부처님 전에 촛불 밝혀 경이로운 인연 짓기 바랄 뿐입니다. 다음은 다솔사가 권하는 부처님 사리탑 참배 방법입니다.

 

 

“연화대 차물에 손을 세 번 담궈 몸을 청정하게 한 후 탑전에 오르십시오. 호신불을 수지합장하고 사리탑전에 시계방향으로 세 번 돌면서 소원을 기원합니다.”

 

 

부처님께선 “생로병사의 괴로움을 뜻하는 ‘고(苦)’, 괴로움의 원인으로 번뇌의 모임인 ‘집(集)’, 번뇌를 없앤 깨달음의 경계인 ‘멸(滅)’, 깨달음의 경계에 도달한 수행을 이르는 ‘도(道)’ 등 ‘고집멸도’”를 강조하셨습니다. “모든 중생이 곧 부처”라던 부처님 말씀에 따르면 궁극적으로 중생은 모두 열반에 들 운명입니다. 다만, 그 시기가 언제냐? 하는 것만 다를 뿐이지요.

 

 

 

 

나무의 위용에 압도당했습니다. 

 불상을, 유리를 통해 보는 부처님 진신 사리탑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역사의 숨결이 스며 있는 안심료.

 

 

 

 

안심료(安心寮)를 찾았습니다. 여기서 놀라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다솔사 안심료는 “노년의 만해 한용운 선생이 주도한 항일 비밀 결사단체 만당의 근거지였으며, ‘독립선언서’ 초안을 작성한 곳이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김동리 소설 <등신불>이 저술된 곳이다”고 합니다. 대단합니다.

 

 

“네가 부처로구나!”

 

 

안심료 앞에 앉아 있는 개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이 소리를 들은 한 처사님, 저를 보더니 씩 웃습니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그의 염화미소(拈華微笑)에서 이심전심(以心傳心)을 느꼈습니다. 해우소로 향했습니다. 몸에 쌓인 욕망 덩어리를 배설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근심마저 시원하게 비웠습니다. 다솔사의 온화한 지세가 온 몸을 휘감았습니다.

 

 

“교수님, 다솔사를 안내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예정 없이 결행했던 다솔사 여행은 횡재였습니다. 소리 없이 가을이 깊어갑니다. 우리네 삶도 깊어가는 가을처럼 깊어지길 바랄 뿐입니다.

 

 


 

고즈넉한 길에는... 

해우소에서 물욕을 내려놓았습니다. 

삶은 때때로 휴식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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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hanwhablog.com BlogIcon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즈넉하니 힐링하기 좋은 장소같습니다 :) 잘 보고 갑니다 ~

    2015.10.20 09:00 신고

현명한 세상나기 법, 스트레스 확 날릴 창구 갖기
미국 어학연수 중인 ‘고휘원’ 양에게 안부 전하며
마음 나누는 생일 모임, 코끝에서 녹아난 홍어삼합

 

 

 

지난 해 후배 딸이 찍어준 삼겹살 모임입니다...

당시 찍새, 고휘원 양은 지금 어학연수 중. 잘 있지? 휘원아!!!

 

 

 

다들 모임 많지요?


세상살이에서 피할 수 없는 것 중 하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엮이고 섞여 사는 게 세상 이치.

그러다보니 마음에 들든 들지 않던 자연스레 모임에 속해야 할 처지.

얼굴 도장 찍어야 할 곳을 제외하고도 직장, 친인척, 친구, 동창회, 동호회 등 넘쳐납니다.

 

 

모임, 이왕이면 스트레스 받지 않는 게 최선일 터.

여기에 즐겁고 행복이 더해지면 최고지요.

모임 스트레스에서 ‘해방’을 외치며 만든 모임이 하나 있습니다.

 

 

“모임에서의 자유를 꿈꾸는 자…”

 

 

 

<마음 나누는 생일 모임>입니다.

아무런 제약이 없어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언제든 바꿀 수 있는 ‘자유~’를 최우선 가치로 하는 모임입니다.

 

여기만큼 부담 없고, 속 편한 모임은 없습니다.

그저 염화미소, 이심전심으로 통하지요.

 

 

보면 마음 통하는 그런 만남, 스트레스 풀기에 제격이지요...

 

 

 

 

마음 나누는 모임.

 

지난해 1월 시작했으니 이번 달로 14개월째입니다.

 

구성원은 조촐하게 단 4명.

정기모임은 생일 전후, 년 4회입니다.

 

겨울 생일자가 3명. 여름 생일자가 1명.

모임 날짜와 시간은 사정에 따라 문자로 고지되며 수시로 바뀝니다.

 

 

“얼굴, 보고 싶은데….”

 

 

비용은 1차 생일자 부담.

2차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서운하면 간단히 호프 한잔 정도.

옆으로 샐 경우는 없습니다.

 

 

장소는 입에 당기는 맛집.

메뉴는 삼겹살, 오리, 새조개 삼합 등이었네요.

여수 소호동 ‘도투마리’와 문수동 ‘수복갈비‘를 왔다 갔다 했네요.

 

 

그랬는데 이번에는 홍어 삼합이 먹고 싶다는 요청으로

홍어 전문점 ‘초가집’에서 모였답니다.

 

지난 2월에 모이기로 했는데, 사정이 생겨 이제야 모였다는.

여기서 나온 말이,

 

“홍어 먹기 엄청 힘드네. 이 집에 ‘삼고초려’한 셈이네.”

 

 

삼 세 번 만에 이곳에서 모임이 성사되었으니 그럴 법도 하지요.

 

 

이번 유사는 저였지요. 메뉴는 여수막걸리와 홍어삼합...

 

 

 

모임시간은 거의 칼.

보자마자 얼굴에 환한 웃음.

 

악수보다 얼싸 앉는 친근하고 정겨운 인사.

첫 잔은 무조건 원 삿.

다음 잔부턴 알아서 마시기.

 

 

“우리 모이면서 같이 사진 찍은 거 있나?”

 

 

좋게 사진찍자 하면 될 것을….

 

참, 지난 해 여름 모임에서 동참했던 후배 딸이 찍은 사진이 있긴 합니다만, 써 먹을 틈이 없었습니다.

 

그때 삼겹살 구워줬던 고희원 양은 지금 미국 어학연수 중.(간혹 자녀들 찬조출연도 가능) 어학연수는 1년 예정이었는데 2년으로 늘어난 상황. 

 

 

“인터넷으로 보고 있지? 희원아.

고맙다 휘원아. 작년에 네가 구워 준 삼겹살 진자 맛있었는데….

건강히 어학연수 잘 마치길. 아빠가 휘원이 자랑 엄청한다.

휘원인 좋겠다. 자랑스런 딸이라서….”

 

 

이렇게 인터넷으로 소통할 줄이야!

이런 세상이 올지 몰랐다는.

 

그러고 보면 세상 좋아졌다니까.

어쨌든 스트레스 확 날릴 창구 하나쯤 갖는 것도 현명한 세상나기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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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만난 지인, 용문사 ‘혹 애인이랑 왔냐’고?

‘누구랑 같이 왔냐?’고, 뻔히 알면서 능청스런 표정….

 

 

 

 

녹차나무가 싱그럽더군요.

 

 

 

살다보면 간혹 오해 받을 때가 있습니다.

진실은 금방 풀리지요.

 

부처님의 가피가 있으면...

그래서 진리를 갈구하는 것!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사람과의 쌩뚱한 만남은 뭘까?

반반. 반가움과 어색함 중 하나지요.

 

 

경남 남해 여행에서 예정에 없던 용문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초행이라 호기심 가득했지요.

절집 유래, 가람 배치, 중요 문화제 등등….

헉헉대며 비탈길을 올라 약수 한 모금 마시니 가쁜 숨이 가라앉더군요.

 

 

용문사 대웅전을 돌다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습니다.

 

 

만날 것 같지 않던 장소에서 우연히 만난 선배.

서로 놀라움과 웃음 활짝, 반가움이 앞섰습니다.

 

 

용문사 입구입니다. 

 기와가 멋스럽더군요.

대웅전, 사람들이 제법 많더군요.

 

 

 

“누구랑 같이 왔어?”

 

 

선배의 엉뚱한 질문.

이는 요즘 세상에 피해야 할 질문 중 하나라면서요... ㅠㅠㅠ~

 

‘잘 살지?’하면 될 텐데….

반갑다보니 말이 샌 경우랄까.

대답을 어물거렸습니다.

 

경남 창원 성불사 신도들과 함께였지요.

이를 설명하자니 길고, 말해봤자 중요한 게 아니라 패스.

 

그런데 선배 씩 웃더니 의뭉스런 표정을 지었습니다.

 

 

‘혹 애인이랑 왔냐?’

 

 

하는 표정. 주책, 주책!

 

나란 사람, 뻔히 알면서 그런 능청스런 표정 짓다니….

선배에게 다가가 손가락으로 옆구리 콕 찔렀습니다.

허리춤을 움츠리던 선배, 겸연쩍은 웃음으로 미안함을 표시했습니다.

 

이심전심.

 

절집에서는 염화미소 하나면 만사형통이지요.

 

 

 

 돌과 장독대...

기와에 푹...

 

 

 

그 선배는 누구랑 왔냐고요?

저도 하마터면 눈치 없이 맞대거리로 이렇게 물어볼 뿐 했습니다.

 

 

‘형은 누구랑 같이 왔수?’

 

 

이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는데 간신히 참았지요.

 

진짜 애인이랑 왔을까 봐.

‘애인이랑 왔다’ 답하면 뒷말이 궁색 해서리.

 

 

멈칫멈칫했더니, 선배가 알아서 실토하대요.

 

 

“각시랑 같이 왔다.”

 

 

신성한 절집 그래야지요.

그제야, 경남 남해 용문사에 앉은 부처님이 방긋 웃으셨지요. ㅋㅋㅋ~^^

 

 

 

층층이  담이 단계별로 있는 극락 같았다는...

창원 성불사 신도님들과 같이 같답니다, 선배님!

앉은 곳이 부처지요... 모두 성불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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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께 ‘3배’”…“시험하지 마시게나!” 


 

반가운 스님을 만났습니다.
두 분이었습니다.

싸였던 회포를 풀어야 했습니다.

곡차 상을 앞에 두고 앉았습니다.
호박전을 안주 삼았습니다.

곡차 상 앞에는 웃음이 가득 피어났습니다.
곡차 잔에는 달도 가득했습니다.

한 스님이 호박전을 집었습니다.
그러자 다른 스님이 짓궂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스님, 그걸 다른 말로 뭐라 하렵니까?”

집어든 호박전을,
‘호박전이라 부르지 말고 다른 말로 표현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호박전이 호박전이지, 달리 무어라 할 것인가?
속세였다면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잔뜩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과연 호박전을 달리 자신의 어떤 언어로 표현할 것인가?

“….”

잠시 영겁처럼 침묵이 흘렀습니다.
고요를 깨고 스님이 답을 재촉하였습니다.

그러자 스님이 말없이 호박전을 입에 쏙 넣었습니다.
그 모습에 다른 스님이 갑자기 자세를 고쳐 정색하며 말했습니다.

“스님, 스님께 ‘3배’ 하겠습니다!”

그리고 스님들 얼굴에 염화미소가 피어났습니다.
염화미소가 거둬질 즈음 영롱한 목소리가 흘렀습니다.

“스님, 앞으로 시험하지 마시게나.”

막걸리 잔 속에 보름‘전’ 달이 가득했습니다.
큰 가르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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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08 17:07

“한지혜가 예뻐?, 내가 예뻐?”

“물어보나 마나 당연히 나지. 안 그래요?”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18] 염화미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떤 사람이 배우 이동건에게 한지혜와 꽃을 비교하며 물었대요.

(어떤 사람) “한지혜가 예쁘냐?, 꽃이 예쁘냐?”
(이동건 왈) “꽃이 아무리 예쁜들 사람에 비할 소냐!”

이야기를 들은 어떤 아내가 남편에게 이 이야기를 전한 후 물었대요.

(아내) “여보! 꽃이 예뻐?, 내가 예뻐?”
(남편 왈) “네가? 택도 없지. 꽃이 예뻐!”

그러고 그 부부 그날 밤 대판 붙었대요.

“하하하. 여보, 자네도 내게 한 번 물어보소.”
“안 해요. 긁어 부스럼 만들자구요? 답이 어떻게 나올 줄 모르는데 괜히 나만 봉변당하긴 싫어요.”

아내와 산행 길에 나눈 얘기랍니다. 푹~ 땀을 흘린 지 며칠 되니 몸이 개운치 않더이다. 아내도 그러했나 보더이다. 이심전심(以心傳心). 찌는 더위를 뚫고 저녁 산행을 감행했더이다. 여기에서 말로만 듣던 ‘염화미소(拈華微笑)’를 보게 되었더이다.

“물어보나 마나 당연히 나지. 안 그래요?”

8일, 여수 고락산 초입에 들어서니 새가 청아한 목소리로 먼저 반기더이다. ‘며칠 동안 왜 오지 않았어요?’ 하는 것 같더이다. 학기말, ‘아이들 시험 준비 돕느라 그러했지’ 이실직고 했더이다.

그랬더니 스트레스 풀고, 편한 마음으로 산에 오르라는 듯 초입부터 땀이 흐르더이다. 사람들 표정이 밝고 편하더이다. 그 편안함은 마치 세속의 번뇌를 씻고, 마음을 하나로 모아, 사찰로 들어가는 첫 번째 관문인 ‘일주문(一柱門)’을 떠올리게 하더이다.

길가로 보리딸기가 올 때마다 익고 있더이다. 아내가 보리딸기를 한웅큼 건네더이다. 그 모습이 외부의 악한 기운과 나쁜 것을 털어내고, 올바른 길을 세우고 말겠다는 듯 눈을 부릅뜨고, 마음을 일깨우려는 사천왕의 ‘천왕문(天王文)’으로 읽히더이다.

나그네 되어 길을 걸었더이다. 초목 향이 코로 스미더이다. 지렁이도 하루의 마지막 일광욕을 즐기더이다. 나비는 날개 짓을 재촉해 잠자리로 찾아들고. 나무들도 잠을 청하기 위한 막바지 준비들을 하더이다. 태양은 양을 버리고 음으로 들어가기 위해 노을을 열심히 만들고 있더이다. 아내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더이다.

“여보! 꽃이 예뻐?, 내가 예뻐? 물으면 난 뭐라 할 것 같아?”
“물어보나 마나 당연히 나지. 안 그래요?”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되짚는 길에도 ‘굴곡’과 ‘부침’이 있더이다!

여수 망마 경기장을 둘러싼 고락산 산행 길은 왼쪽으로 올랐다, 오른쪽으로 내려오는 되돌아옴이 없는 길이랍니다. 오른쪽으로 올라 왼쪽으로 내려온 적이 없어, 역발상으로 “다음에는 반대로 돌자”했더니, “그러자” 하더이다. 마음이 변했는지,

“우리, 왔던 길을 되돌아갈까요?”
“그러세.”

“앞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분명하고, 돌아가면 평탄한 길인데….”
“그렇긴 하지….”

망설이다, 길을 되짚었더이다. 다시 가는 길은 평탄한 길인 줄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이다. 굴곡(屈曲)과 부침(浮沈)이 있었더이다. 방금 걸어왔던 길인데도 부침을 까맣게 잊고 있었나 보더이다. 인생도 힘들었던 과거는 잊고 아름다움만 기억한다더니 그런가 보더이다. 그 길을 느끼며 한참을 웃고 걸었나이다.

약수터 주위에 마련된 체육시설에서 아내는 한 번도 이용 않던 물구나무서기 기구에 올라서더니 “세워 달라” 하더이다. 거꾸로 선 아내, “피가 아래로 쏠린다!”하더이다. 가만 둘 수 있나요? 장난기가 돌더이다. 배를 콕 찌르며 은근히,

“어여~ 자네, 내게 잘못한 거 있지.”
“아~뇨. 없어요. 나 내려줘요.”

“똑바로 말해. 잘못한 거 있지? 용서할 테니까, 어여 말해 봐!”
“없어요~. 아휴, 힘들어~ 빨리 내려줘요?”

모두 이런 부부되길 염원 하나이다!

옆에서 허리 돌리기를 하시던 육순의 할머니, 젊은 부부의 농 짓거리를 지켜보시고, 배시시 소리 없는 웃음을 지으시는 것 같더이다. 얼굴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공(空)의 마음이 아니어서 훔치듯 곁눈질로만 보았더이다.

할머니 얼굴에 알듯 모를 듯, 미소가 사알~짝 피었더이다. 서산마애삼존불상, ‘백제의 미소’가 떠오르더이다. 이렇게 번뇌의 속된 마음을 돌려, 해탈의 세계에 이르게 한다는 ‘'해탈문(解脫門)’을 지나온 듯한 느낌이 들더이다.

“여보, 혹 할머니의 그 웃음 보았는가?”
“옆에서 살짝 웃음 짓던 그 할머니요? 거꾸로 있었더니 눈에 확 들어오대요!”

아뿔싸~. 거꾸로 사는 게 더 느낄 수 있나 봅니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통한다는 석가모니와 가섭존자의 ‘염화미소’. 모두 이런 부부되길 염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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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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