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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해도 빛나는 ‘옷 잘 입는 사람 이야기’
“나이 들수록 깔끔하게 보이는 게 좋다”
삶의 깊이가 부족한 게 누구 탓일까, 마는

 

 

 

 

 저 마네킹처럼 중년의 몸도 근육질이면 좋을 텐데...

 

 

‘옷이 날개’라고 합니다.

옷은 자신을 더욱 빛나게 하는 수단이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겉모습에만 치중하다 보면 껍데기만 번지르르한 속은 텅텅 빈 강정이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선인들이 겉과 더불어 내면을 중하게 여기라고 했나 봅니다.

 

 

“아빤 옷이 너무 없어.”


“당신 옷 좀 사야겠어요.”

 

 

아내와 딸이 자주 하는 말입니다. 옷이 없긴 없나 봅니다.

그렇더라도 옷에 대해 별반 관심 없었습니다.

 

결혼 후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대충 편히 걸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단지, 옷은 추위와 더위 등을 피하면 되고, 추하지 않으면 그뿐이니까.

 

 

옷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겉을 치장하는 복장이란 의미의 ‘외면의 옷’입니다.

 

외면의 옷은 그 사람의 이미지와 경제력 등을 나타내는 척도입니다.

또 청빈과 겸손 혹은 허영과 사치 등을 보여주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이는 성형으로 대표되는 외모 지상주의와 맞닿아 있습니다.

 

 

둘째,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감싸는 ‘내면의 옷’입니다.

 

내면의 옷은 그 사람의 가치와 됨됨이를 판단하는 기준입니다.

자신만의 색깔로 타인과 구별되는 독특함입니다.

내공 혹은 향기로 불리기도 합니다. 때로 독선과 아집을 경계해야 합니다.

 

물론 내면의 옷과 외면의 옷이 조화를 이룰 때 가장 아름다울 것입니다.

 

 

꽃을 든 중년의 뒷모습(꽃중년)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진천의 민속』(서원대 호서문화연구소, 1975년)에 수록된 「옷 잘 입은 사람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그 집에는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원래는 외당에서 말하는 소리가 내당에 들리면 안 되지만, 워낙 손님이 많이 드나들다 보니 외당에서 하는 소리가 내당까지 들리곤 했다. 어느 날 부자가 들어 보니, 자기보다 훨씬 가난한 사람이 옷을 가장 잘 입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부자는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궁금하여 가난한 사람이 옷을 어떻게 입는지 직접 보고 싶어 했다.

 

그리하여 어느 날 부자는 가난한 사람의 집을 찾아 나섰다. 그 집에 가니 집주인이 부자를 객실로 인도하는데, 가만히 보니 무명 바지저고리를 한 벌 입고 있었다. 부자는 명주옷을 입고 갔는데, 옷을 잘 입는다는 사람이 싸구려 무명 바지저고리를 입고 있는 것이었다.

 

부자는 집주인과 마주 앉아 지필묵을 놓고 서로 글을 한 줄씩 문답하며 시간을 보내다 그 집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이튿날 아침 부자가 일어나 앉았는데, 밖에서 무명 바지저고리를 한 벌 들여보냈다. 집주인은 무명 바지저고리를 벗어 놓고 새로 들여온 무명 바지저고리로 갈아입었다. 이런 식으로 가난한 사람은 무명 바지저고리를 매일 갈아입었던 것이다.

 

그때서야 부자는 가난한 사람이 옷을 잘 입는다고 소문난 이유를 알게 되었다. 하루 입었던 옷을 가져다가 빨래를 하여 이튿날 다시 입는다는 것이 보통 정성이 아니었다. 결국 가난한 사람은 비싸고 좋은 옷을 입고 다녀서 옷을 잘 입는다고 소문난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옷을 갈아입는 그 정성이 훌륭해서 옷을 잘 입는다고 소문이 난 것이었다.”

 

 

여기에서 얻는 교훈은 외형상 초라해도 빛날 방법이 따로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눈에 빤히 보이는 물질보다 정신적 아름다움이 더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빠, 옷 매치가 영 아니다. 다시 골라 입어요.”

 

 

아빠가 입은 옷에 대한 가차 없는 딸의 품평입니다.

어쩔 수 없이, 지난 주말 아내에게 이끌려(?) 옷 매장에 갔습니다.

아내 또한 내세운 명분은 명확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과대 포장할 필요는 없지만, 나이 들면 들수록 깔끔하게 보이는 게 좋다.”

 

 

백 번 천 번 동의합니다.

중년 남편을 예쁘게 꽃중년으로 가꾸고자하는 아내 마음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서글펐습니다.

 

아무래도 아내는 남편이 노력 중인 ‘내면 옷’의 아름다움 추구에 대한 하염없는 기다림을 끝내려는 심산 같아섭니다. 삶의 깊이가 부족한 게 누구 탓일까, 마는...

 

 

아내와 함께 매장에서 본 옷들은 화려한 패션에서부터 기능과 실용성을 강조한 아웃도어까지 다양했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옷들에 비해 매장 안은 썰렁했습니다.

백화점뿐 아니라 일반 옷 매장까지 손님이 줄어 울상이라더니 눈으로 확인한 셈입니다.

 

옷 고르기는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이왕 옷을 살 거라면,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옷 고르기를 위한 몸부림이었습니다.

 

나이 들어 초라해질 자신에 대한 반발인 셈입니다.

다만, 내면의 깊이가 깊어지길 바라면서….

 

 

중년 어떡해야 매력이 깃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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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하나 사줄까?” 아닌 밤중에 홍두께
나이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야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옷 사본지 오래됐다. 있는 옷 입으면 됐지 하고 살았다. 벗지 않으면 그만이지 싶었다.

“○○○으로 나와.”

지인의 호출이다. ‘OK’ 했다. 약속 장소에서 만난 그가 말없이 따라오길 종용하며 앞장섰다.

“형님, 어딜 가는데 말도 없이 팽팽하게 가요?”
“묻지 말고 그냥 따라와.”

난감했다. 무슨 일일까? 그저 따라가는 수밖에. 그가 멈춘 곳은 옷 매장 앞이었다.

“옷 하나 사줄까?” 아닌 밤중에 홍두께

“대체 무슨 일이예요?”
“여기서 옷 하나 골라. 나는 이 옷 샀는데 편하고 좋더라고. 나하고 같은 걸로 고르던지.”

‘아닌 밤중에 홍두께’다. 세상에나 같은 남자끼리 이게 웬일인가 싶다. 진짜 ‘헉’이다. 게다가 커플도 아닌데 같은 걸 권하다니…. 입 밖으로 웃음이 픽픽 샜다.

“갑자기 옷 사줄 생각은 왜 했어요?”
“각시랑 내 양복 하나 샀는데 자네 생각이 나더라고. 자네 옷 하나 사줄까 물었더니 각시가 그러래.”

형수랑 상의했다니 안심이다. 옷을 골라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여졌다. 고민을 알았는지 “우리 사이에 웬 부담?”하며 재촉했다. 그런데 아이들 옷만 눈에 들어왔다. 부모 마음은 이런 걸까?

나이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야 한다?

“처음부터 말하지 왜 말 안했어요?”
“자네 성질 뻔히 알잖아. 매장으로 오라하면 자네가 안 올까봐 밖에서 만나자고 했어.”

속도 깊다. 이런 배려라니. 에라, 모르겠다. ‘오늘 횡재수가 들었나?’하며 옷을 고른다.

“형님, 살다 살다 별일이네.”
“나이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고 했지. 이게 내 지갑 여는 연습이야.”

그렇다면 연습 때 팍팍 조져야 한다. “한 열 벌 정도 사도 돼?” 겁을 줬다. 지인 생글생글 웃으며 알아서 하란다. 반응이 영 재미없다.

그와 같은 옷을 고르며 그에게서 배운다. ‘나이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야 한다!’는 삶의 자세를.

그렇지만 걱정이 앞선다. 난 나이 들어 저렇게 베풀며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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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isblog.joins.com/jk7111 BlogIcon 둔필승총   수정/삭제   댓글쓰기

    크하, 이거야 말로 염장 포스팅입니다요.~~
    공짜면 양잿물도 막는다는데 말입니다. 근데 정말 공짤까요? ㅎㄷㄷㄷ ^^

    2010.08.05 06:51
  2. Favicon of https://zazak.tistory.com BlogIcon 朱雀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정말 좋은 형님이시네요. ^^
    좋은 분을 곁에 두신 것 같아, 부럽기 그지 없네요.

    2010.08.05 07:40 신고
  3. Favicon of http://decemberrose71.tistory.com BlogIcon 커피믹스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지인을 두셨군요 지갑여는 연습하려면많이 비축해야하는데 그게 걱정은 걱정이네요

    2010.08.0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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