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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잠 자다 아이 담임선생님 전화 받아 보니
“저보다 더 늦은 친구가 한 명 있었어요!”


“야, 빨리 일어나 9시가 넘었어.”

지난 토요일 아침, 소파에서 자던 중 급박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와 거의 동시에 ‘따르릉~, 따르릉~’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초등 6학년 딸이 전화를 받더니, “태빈아, 선생님 전화다.”라고 하더군요. 평소 느려 터진 아들, 이날따라 잽싸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
“예, 예. 빨리 갈게요.”

전화를 끊은 아들, 허겁지겁 하더군요. 아이들은 고양이 세수만 하고 가방 챙겨 후다닥 학교에 갔습니다. 그제야 상황 파악이 되더군요. 긴장하고 지내야 할 새 학기 5일 만에 온 가족이 늦잠을 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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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지각하느라 당신 늦은 걸 깜빡 잊었네!

“여보, 아이들 깨워 학교 빨리 안 보내고 웬 늦잠?”
“쉬는 날이라 알람을 꺼놨어요. 당신 기다리느라 새벽에 잤더니 이런 일이 터졌네.”

누구를 탓할 일이 아니었습니다. 피식 웃음이 터지더군요. 아이들이 뒤늦게 학교에 간 후, 아내가 시비(?)를 걸어왔습니다.

“지금 웃음이 나와요! 아이들이 지각하는 바람에 당신 늦게 온 걸 깜빡 잊었네. 아이들도 갔으니, 이제 나한테 바가지 좀 긁혀 보시지.”

‘이제 난 죽었다.’ 싶었습니다. 이럴 땐 요령이 있어야 합니다. 딴청이 제일이지요.

“아이들, 학교에서 혼 안 나려나?”
“새 학년에 이런 일도 간혹 있어. 방학 때 늦게 일어난 여파지. 얘들도 이런 추억 한 두 개 있어도 괜찮을 거야.”

역시 통 큰 아내였습니다. 이왕지사 늦은 거 어쩌겠습니다. 아이들 몫이니 스스로 헤쳐 나가야지요. 그나저나 제겐, 발등에 떨어진 제 몫의 바가지란 불똥이 더 급했습니다.

“당신도 학교 지각해 봤어?”
“응. 학교에 가다가 햇살이 너무 좋아 미꾸라지 잡고 놀다가 늦게 간 적 있어. 지각이 아니라 땡땡이에 가까웠지….”


“근데 저보다 더 늦은 친구가 한 명 있었어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무서운(?) 아내의 바가지는 연기처럼 사라졌습니다. 자주 있는 일이 아니어서 일 것입니다. 그렇다 치고, 토요일이라 일찍 온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빛의 속도로 뛰어 갔더니 선생님이 출석 부르고 계시대요. 마침 제 이름을 불러 들어가며 ‘예’ 대답하고 끝이에요.”

딸은 무사했습니다. 그런데 아들은 재밌더군요.

“저 한 테 꼬집어 뭐라 말씀은 안하시는데, 반 학생들에게 다음부터 학교 늦으면 늦는다고 꼭 전화하래요. 근데 저보다 더 늦은 친구가 한 명 있었어요.”

내심 ‘뭐 이런 콩가루 집안이 다 있어?’ 할까 걱정이었는데 다행이었습니다. 다음부턴 술도 적당히 마셔야겠습니다. 술 먹더라도 될 수 있는 한, 자정 이전에 끝내는 게 좋을 것 같고요. 그럴 수 있으려나?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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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수입이 얼만데 그걸 없애겠어요?”
민족의 영산 지리산 등이 욕먹고 있다!


지리산을 오가는 사람들. 이들이 문화재관람료를 내기 위해 찾았을까? 단풍 때문일 것이다.

“단풍 보러 산에 와서 절에는 들르지도 않았는데 문화재관람료를 내다니. 나 참 열 받아서…. 생각할수록 기분 엿 같네.”

우리 강산을 울긋불긋 물들인 단풍.
자연이 빚어낸 절정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단풍.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단풍.

이 단풍을 놓칠 수가 없다는 듯 주말이면 관광객이 넘쳐나고 있다. 지난 9일, 핏빛 단풍을 자랑하는 지리산으로 향했다.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등산객의 표정은 밝다. 덩달아 옷도 산듯하다. 단풍 보며 쌓인 피로를 날려 버려야겠다는 듯 머리에 수건을 질끈 둘러맨 단풍객도 보인다. 산악자전거 패달을 밟는 사람도, 아이를 들쳐 업은 아버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자연 풍광을 보며 걷고 있다.

늦은 산행 길, 발걸음을 재촉해 정상에 오르면 좋으련만 느긋하게 걷는 가족을 본다. 정상에 오르긴 글렀다. 하기야 기분 내면 되지 굳이 정상에 올라야 할 당위성은 없다. 느림의 미학을 따르는 것도 좋으리라!

핏빛 단풍이 날 오라하네.

문화재관람료, “기분 잡치네. 꼭 뜯기는 기분!”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된 지 언젠데 아직도 문화재관람료를 받나?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어!”

“그 수입이 얼만데 그걸 없애겠어요? 꽤 짭짤할 걸요. 나라에서 문화재 보수도 해주고 등산객한테 관람료도 받고 일석이조잖아요. 당신 같으면 그걸 포기하겠어요?”

“몇 천원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기분 좋게 나섰다가 이거 기분 잡치네. 꼭 뜯기는 기분이야!”

등산 중 여기저기서 투덜대는 대화가 들린다. 말없이 걷기에 그 소리가 더욱 크게 들린다. 마주쳐 엇갈리던 이, 자기네들끼리 지나가며 한 마디 거든다. 

“문화재관람료 안 내려고 다른 쪽으로 올라왔지. 저 사람들은 그걸 몰라서 문화재관람료를 냈을 걸? 하하하~”

아, 지리산이여!


“그거 주차료 아니었어?”…지리산 등 명산 욕먹다!

세상은 역시 요령이 있어야 하는 걸까? 그런 수가 있었네? 참, 세상은 간혹 돌아가는 법도 알고는 있어야지? 요령을 기억하려 애쓴다.

“여보! 우리도 문화재관람료 냈어?”
“육천 원 냈어요. 어른 셋, 아이들 넷인데 어른들만 받더라고요. 양심은 있어서….”

“에이~. 그거 주차료 아니었어?”
“주차료는 무슨. 여기 영수증에 문화재 구역 입장료라고, ○○○ 주지라고 써 있어요.”

영수증을 건네받아 살핀다. 그렇게 써 있다. 01292 번호까지 박혀 있다. 1292명이 들어온 걸까? 단체를 빼면…. 똥 밟은 기분이다. 지리산 단풍은 사람 바보 만드는데 선수나 보다. 괜히 아무 죄도 없는 민족의 영산 지리산 등이 욕을 먹는다.

그래도 단풍은 욕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가슴에 담고 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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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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