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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25 몽당연필에 대한 추억

몽당연필에 대한 추억

연필 깎다 피나는 손가락을 쪽쪽 빨면…
[아버지의 자화상 31] 몽당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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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펜에 끼워 쓰던 몽당연필의 추억이 아련합니다.

소풍 보물찾기에서 연필을 찾아, 혹은 운동회 때 달리기 상품으로 받은 연필을 아끼고 아껴 쓰다가 손에 쥐어지지 않을 정도가 되면 버리기가 너무 아쉬워 애 태우던 때가 있었지요.

연필이 닮아지도록 쓰다가 작아지면 아직 쓸만한 누이의 볼펜을 몰래 꺼내 꼭 다리를 떼어내고 연필을 대신 꽂아 사용했지요. 새 연필이 아닌 몽당연필일 뿐인데도 마치 큰 연필이 있는 듯 든든했지요.

선생님이 칠판에 쓴 글을 공책에 옮길 때에는 몽당연필 흑심에 침을 발라 꾹꾹 눌러가며 꼼꼼히 글을 옮겨 적곤 했지요. 이 때, 선생님의 “글씨 예쁘게 썼네!” 칭찬 한 마디면 입이 귀에 걸렸지요.

칼로 깎기 힘들만큼 몽당연필이 작아져도 깎아 쓰려고 무진장 애를 썼지요. 더 이상 깎기 힘들어 버려야 했을 땐, 서운해 하며 미적미적 버리면서도 묘한 희열과 성취감을 느끼곤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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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깎다 칼에 배여 피나는 손가락을 쪽쪽 빨면…

연필 깎을 때는 또 어땠습니까?

몽당연필을 돌려가며 예쁘게 깎는 기술을 선보일 때면 괜스레 어깨에 힘이 들어갔지요. 깎은 연필의 흑심 가루를 정성껏 벗겨낼 때의 기분은 또 어떻고요. 그리고 깍은 연필 가루는 입 바람으로 후~훅 불어 날려버렸지요. 스트레스까지 날아가는 기분이었지요.

연필 깎다 손가락을 배어 피가 나면 손가락을 입속에 넣고 쪽쪽 빨았지요. 손톱에 때가 낀 상태인데도 왠지 달콤했지요. 간혹, 어른들이 이 모습을 볼 때면 더러운 손가락 빨지 마라며 “저놈이 또…”하기도 했지요.

요즘은 연필 깎는 기계가 있어 편리하긴 합니다. 연필을 넣어 둘둘 손잡이를 돌리기만 하면 뚝딱뚝딱 깔끔하게 깎여 나오니까요. 그렇지만 아이들이 연필 깎는 재미를 기계에 빼앗긴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때론 깨끗하게 깎인 연필 가루들이 허공으로 날리지 못하고 정형의 기계 틀 속에 갇힌 모습에서 기계화 된 아이들의 일상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합니다.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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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에서 휘어지는 연필로 변신?

“아빠, 이런 연필도 있어요. 신기하죠?”

딸,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다고 몽당연필에 대한 추억이 아련한 제게 연필 자랑을 합니다.

“아빠, 보세요. 연필이 이렇게 마음대로 휘어져요. 글도 얼마나 잘 써지는데요.”

정말 연필이 눈앞에서 마음대로 휘어집니다. <해리포터>에서 혼자 마음대로 움직이며 기사를 써 내려가던 ‘리타 스키터’의 펜 생각이 납니다.

아이의 말에 신기함과 이런 걸 가졌다는 자랑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습니다. 부러지지 않는 고무연필이라니. 이걸 기술의 승리라 해야 할까, 아이디어의 승리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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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가 반짝여야 겨우 호기심 자극

사실 말이지 요즘 연필은 천덕꾸러기(?) 신세입니다. 여기저기 굴러다니다 못해 넘쳐납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상품이라야 겨우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구매 욕구를 일으킬 뿐입니다.

부모 세대들이 학창시절, 몽당연필에도 감사하며 생활하던 때와 비교하면 많이 변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세월이 변한다 하더라도 글쓰기 도구인 연필의 본래 기능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듯 무엇이든 본래 기능이 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타고 난 본래의 소질이 있을 것입니다. 부모는 자녀들이 타고난 소질을 찾아 개발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게 역할일 것입니다.

연필이 몽당연필에서 휘어지는 아이디어 상품으로까지 진화한 것처럼 자녀 교육에도 소질 개발을 위한 다양한 변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몽당연필을 소중히 여겼던 부모 세대의 마음과 추억처럼 아이들의 마음을 키워줄 그 무언가가 필요하단 생각이 떨쳐지지 않는 건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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